제 325화
16권
잠시의 침묵과 함께 진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넌 내 혈족이다.
10중심이나 직접 개입하는 나의 혈족은 바람가의 대표 1명만 인정한다.
그 이상은 절대계가 감당이 안 된다.
절대계는 본래 10중심들의 것이지 바람가의 것이 아니다.
또 바람가는 언제인가 끝날 지배도 군림도 하지 않는다.
오직 불가능에 도전하여 가능하게 하는 초월자의 가문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것이 바람가의 모든 생사여탈권을 가진 대가주이며 혈족의 오리진으로서 의지다.”
진리가 직접 절대계의 모든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인정하며 바람가의 개입을 막는 것을 보면서 복잡 미묘한 표정의 10중심들이었다.
그런 표정을 보면서 마도신의 오리진이 진한 살기가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자신들은 기억도 못할 먼 과거의 인연으로 가진 능력에 비해 과분한 직위와 권한, 특혜를 받고 있는 저것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 바람가의 혈족은 없다.
더 괘씸한 것은 진리할아버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교육으로 1대 1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강해졌다는 점이다.
바람가의 인원이 복수로 상대하면 이기지 못할 것도 없지만 그럼 전면전이다.
일족까지 동원된 총력전으로 들어가면 역시 진리 할아버님이 10중심의 일족들에게 직접 부여한 종족권능 때문에 공멸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사정이 없었다면 이미 끝장을 보았을 것이다.
혼자서 절대계와 전 주우주를 제압하고 영구종속단계를 추진 중이신 진리 할아버님과 혈족인 바람가에게 공공연히 대적의사를 보이는 만만치 않는 적들을 내버려 둘 정도로 허술하지 않았다.
‘역시 난점은 최대 1시간의 제한이 있지만 모든 일족이 10중심급의 강자가 되는 절대의 종족권능인가?
각 10중심의 종족의 수는 10억 이상이다.
그들 모두가 10중심 급이 되면 아무리 바람가라도 정면으로는 이길 수 없다.
이것을 넘어설 방법이 없었는데 이제 생겼다.
절대급의 차원의 권능으로 분명 종족권능의 발동을 비틀었었다.
미세하나마 시간차와 효과를 바꾸었어.
내가 확실히 파악하여 틈을 만들면 끝장을 내줄 수 있다는 뜻이지.
그런데 겨우 절대급의 마도신 주제에 기원인 나조차 잠시나마 지체하게 만들 정도의 마도방위체계를 갖추다니 완전파악에 시간이 걸리겠어.
무엇보다 칭호와 마도를 마탑과 일체화시킨다는 미친 생각을 하다니?
덕분에 위력과 잠재력은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그러다 마탑이 부서지면 어쩌려고?
덕분에 제대로 위력을 내려면 마탑까지 필요해.
결국 이 빌어먹을 현세에 어느 정도 머물러야 한다.
그 시간에 저 건방진 10중심들까지 처분을 시도해 본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결국 현재에 개입한 마도신의 오리진의 입장을 걸고서 깔끔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
이렇게 요란하게 나서서 반쪽자리 권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면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 것이다.
다행히 진리 할아버님이 원하시는 목적은 이미 알고 있었고 통과방법도 준비를 했다.
“그래서 좋은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할아버님의 기준도 만족시키고 저도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입니다.
이 녀석도 편히 살겠죠.
모두 만족할 것입니다.”
“쿡-! 겨우 살기만 하겠지.
겨우 얻은 13써클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를 너에게 다 뺏기고 말이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기에는 차원의 칭호와 마도까지 이미 거의 일체화한 마탑이 문제지?
칭호와 분리가 안 되어서 완전히 파악을 못했구나?
하위 마도신의 권능파악이 안 되는 것은 마도신의 오리진으로서 그런 수치도 없으니 이렇게 보완할 생각이냐?
아니면 너 덕분에 목숨을 건졌으니 그걸 바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할 셈이냐?
마도신으로서 버릇이 또 도졌느냐?
얼마나 맞아야 그딴 약점을 잡아 이득 챙기는 짓거리를 안 할래?
이대로 몸을 반쪽내서 빼기 전에 빨리 뱉고 집에 가라.”
예리한 지적과 함께 등허리를 꾹꾹 누르는 파멸유혼검에 저절로 비명이 나오는 것을 웃음으로 메우고 입을 열었다.
“아하하하하하-!그럴 리가요?
저는 관대합니다.
그리고 마도신은 마신이 아니고 신입니다.
현실부정의 마도신의 오리진이기에 빛에 속하고 카르마의 수치도 ‘절대선’이 맞습니다.
그런 제가 그런 일방적인 가혹한 조치를 할 리가 없습니다.
보십시오. 이 카르마의 수치……. 어라? 아슬아슬하군요.”
이유는 안보아도 안다.
오랜 현실에 대한 외면으로 빛의 신으로서 가져야할 긍정의 카르마의 수치가 부족해졌다는 것은 말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마도신이 카르마를 긍정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 어느 정도 성공한 나중에는 거의 다 마도신을 포기하고 신계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더욱 절대급의 마도신이 적은 것이다.
저기 자신이 대부분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를 흡수하여 빈털터리가 된 차원의 마도신의 거지같이 허름한 모습이 보인다.
단기간에 벌인 전투의 여파와 극심한 피로, 에고 아유타를 발동한 대가로 절대계 최강의 흑염의 신체조차 마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열될 정도였다.
재빨리 마도와 권능을 다 흡수를 다 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자멸했을 것이다.
본래는 영혼과 신체까지 다 흡수하여 집으로 고이 가져가려 했지만 권능과 마도가 마탑에 절반이상 묶여있는 이상 그것도 포기다.
해결방법은 마탑을 넘겨받던가 아니면 직접 제작을 해야 한다.
이제 어느 정도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카르마도 벌어들일 겸 이렇게 나서겠습니다.”
등허리를 누르던 파멸유혼검을 마치 없는 것처럼 통과시킨 투명한 상태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몸을 세웠다.
그리고 찬란한 황금빛에 둘러싸인 26쌍의 빛의 날개와 그것을 둘러싼 이글거리는 26쌍의 흑염의 날개가 몸 전체를 둘러싼다.
갑자기 등장한 신력 1,000조를 넘나드는 강자의 등장에 일순 비상태세가 걸린 흑염일족을 흩어보며 마도신의 오리진이 말한다.
“제가 흡수한 차원의 권능과 마도, 흑염의 정기를 바탕으로 똑같이 구현한 신력 1천조로 추정되는 장래의 차원의 마도신입니다.
이것으로 진리 할아버님의 영원의 심판을 유지하겠습니다.”
“호오?
재주가 많이 늘었구나.
하지만 그래도 네가 나의 혈족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그렇게 말하던 진리의 입이 한순간 멈추었다.
마도신의 오리진의 입에서 차원의 마도신의 음성이 터져 나온 것이다.
“나는 차원이자 근원이며 마도이다-!
나보다 나약하고 연산력도 떨어지는 어리석은 존재들이여.
모두 나의 부하가 되어 진리의 가망 없는 목표인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개가 될지니 불만이 있으면 덤벼라.
진리에게 도전하는 멍청한 10중심도 예외는 없다.
방해가 되니 나를 따르든지 아니면 닥치고 있던가 하라.”
“…….”
“…….”
갑자기 내뱉은 폭언에 마도신의 오리진이 변한 14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을 어이가 없는 눈으로 잠시 쳐다보기만 하는데 커다란 웃음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킬킬킬-! 카하하하하하-!
역시 입으로 자기 무덤을 파는구나.
신력 1천조가 되니 이제 대상이 10중심과 그 이하의 모든 존재가 대상인가?
확실하게 납득할 수 있는 유일한 위인 진리 외에는 모두 적으로 돌려도 상관없다 이거지?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 뜻대로만 사는 마도신답지만 정말 이놈은 정말 곱게는 못 죽겠어.
푸하하하하하핫-!”
한참을 웃다가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클클클-! 방금 행동은 저 녀석이 회색이 되었을 경우에 나온 첫 인사말을 구현한 것입니다.
이놈은 누가 마도신이 아니랄까봐서 본인에게 손해만 없으면 화를 풀면서 날뛸 기회만 노리고 있더군요.
더구나 위험이 없거나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도전적으로 나옵니다.
어차피 당할 바에는 누가 먼저 죽는지 해보자는 거지요.
결국 가문에 속한 저처럼 물러서지는 않을 겁니다.
또 마도신이지만 칭호를 가진 절대자이며 차원의 신계를 가진 주신이기도 하니 절대로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결코 수련을 포기하지 않을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을 시공간의 왜곡에서 본신신력 1,000조와 완전한 14써클의 마도신으로 회색의 절대자가 될 때까지 교육을 시키겠습니다.
그 후 현재에서 회색의 절대자를 맡으면 됩니다.
이렇게 진리 할아버님이 원하시는 수준을 바로 구현하였으며 중간에 소멸할 위험도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리고 환영과 같이 흐릿하게 회색의 절대자가 된 것 같은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을 구현한다.
잠시 눈빛에서 복잡한 빛이 스치던 진리가 입을 열었다.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을 ‘회색’으로 승인한다.
단 지금 구현한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성격대로 행동만을 허락한다.
그리고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마도신의 오리진이 아닌 현재의 차원의 마도신이 진다.
이것은 직접 차원의 마도신이 회색의 권리를 행사할 때까지 유효하다.
현재의 차원의 마도신은 주우주로 복귀시킨다.
잘 성장시켜 보아라.”
“감사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갑자기 회색이 결정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10중심들이 다급하게 달려들었다.
“진리시여-! 이건 말도 안 됩니다.”
“결국 혈족을 10중심에 앉히시겠다는 뜻입니까?”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을 구현하여 현재의 임무를 맡기고 책임까지 떠넘긴다니 이런 황당한 발상을 하는 존재를 어떻게 10중심에 임명을 하시겠다고?”
“본인의 마도로 구현한다고요?
자기 생각대로 안한다는 보장이 없지 않습니까?”
혈족은 안 되지만 혈족이 구현하여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을 10중심에 임명한다는 소리에 직접 관련된 8인의 절대자들이 여기저기서 불만을 토로했다.
더구나 처음 하는 말을 보니 자신들과 잘 지낼 생각은 고사하고 아예 대놓고 싸우자는 것을 숨기지 않는데, 100억의 신력을 가지고 최고위 일족을 쓰러트렸으니 1,000조를 넘었다면 그 위험성은 상상이 간다.
더구나 방금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원거리 타격 전문에 기동성과 회피를 극한까지 수련한 마도의 투신이다.
동급이라면 극도로 잡기가 힘들다.
거기에 창조신까지 권능을 가졌다고 확인했는데 자칫하면 세력전에서까지 밀릴 수 있다.
하지만 진리의 판결은 단호했다.
“저 아이라면 된다. 방금 시범적으로 본인이 구현한 것은 확실하게 신력 1천조를 가졌을 경우에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언행과 권능이 맞다.
회색이 되기까지의 긴 시간과 중간 유실의 위험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른 성격으로 행동하면 즉각 제재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회색을 공석으로 둘 수 없다.
회색을 겸임하고 있는 황금이 본래의 권능을 잃을 수 있다.”
자신에게 시선이 모이자 유일하게 ‘회색의 절대자’가 임명된다는 소리에 반색을 하고 있던 황금이 황급하게 표정을 감추고 입을 다문다.
겨우 10중심의 조율이라는 말도 안 되는 업무에서 해방되는 순간이기에 뒷일은 나중에 감당할 생각인 것이다.
그렇게 정신을 잃고 널브러진 11써클의 차원의 마도신과 자신들에게 살기와 투기를 숨기지 않는 바람가의 혈족이 구현한 14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을 쳐다보는 10중심들의 표정이 극히 어두워졌다.
아무래도 이대로 밀어붙여질 것 같다.
가지각색의 생각이 10중심들을 스친다.
‘방금 신력 1,000조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 거기에 근원의 칭호까지 분명 구현했다.
놀라운 마도이며 능력이로군.
회색의 절대자를 충분히 감당하겠어.
이제 해방이다.’
‘11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이 회색이 될 때까지 저 놈과 싸워야 한다는 소리이군.’
‘광역 파괴권능은 상대로는 정말 안 좋아.
일족들이 위험하다.’
‘저걸 어쩌지?
지금 당장 쳐 죽일까?’
‘그러다 바람가의 마도신의 오리진이 완전히 회색을 차지하면?’
결국 하나의 사실로 인식이 모아졌다.
‘진리가 나선 것 중에서 초대형 사고다.
막고 해결해야할 황금이 짐을 덜었다고 저렇게 앞 뒤 안 가리고 좋아하니 완전히 큰일이다.
이걸 누가 처리하지?’
갑자기 속이 꼬이고 머리가 아파지는 10중심들이었다.
이 모든 것이 멍청하게 자기 권능과 마도, 거기에 지식과 성격까지 복사를 당한 차원의 마도신 덕분이며, 자신들과 비슷하게 강해지니 막 나가는 행동을 보니 더욱 용납을 하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당장 손을 쓰기는 힘들다.
진리의 영원의 심판의 관리에서 벗어나야 가능하고 그 영향이 어찌될지 예측이 안 된다.
그래서 쓰러진 11써클의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는 10중심의 눈에서 살기와 투기가 서서히 짙어져갔다.
그런데 쓰러진 차원의 마도신이 굉음과 함께 허공위로 다시 튕겨져 나간다.
10중심들이 눈에서 흐릿한 놀람이 일렁거렸다.
퍼어어억-!
새로이 회색이 된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이 갑자기 벌인 짓이다.
비록 마도신의 오리진이 구현했다고는 하나 분명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이 맞다.
그런데 과거의 차원의 마도신을 망설임 없이 무참하게 때리고 있는 것이다.
심하게 복부를 강타당한 듯 다시 피를 토하며 위로 날려진 차원의 마도신의 눈이 이글거리며 주시를 하고 있지만 표정은 싱글벙글이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클클-! 죽은 척하며 허점 노리기?
그거 효과 좋지-!
다만 통한다면 말이다.”
그 비웃음의 대상인 차원의 마도신은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 저 옆의 미래의 자신이라고 구현한 허상에게 느끼는 것은 완성된 차원과 마도의 혼합권능이다.
거기에 근원의 효과까지 완벽하기에 신력의 차이를 감안하면 결코 자기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마도신의 오리진이면 자신의 완벽한 직속의 오리진이기에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2만년 동안 가속된 시간 속에서 죽어라 싸우며 분명 손에 넣었던 흑염의 정기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13써클의 마도가 송두리째 증발했다.
그 빈자리를 다른 정보가 채워져 있지만 분석할 시간도 없다.
어떻게든 저자를 타도하고 다시 되돌려 받아야 한다.
그 상대가 마도신의 오리진이든 뭐든 말이다.
어차피 오리진에게 도움 받은 적은 손톱만큼도 없고 초기에 입문했을 때 받은 전뇌계로부터 받은 자료가 전부다.
그 기초자료를 기반으로 여기까지 강해진 것은 온전히 자신의 공인데 송두리째 빼앗기니 앞뒤를 가리지 않고 이를 갈며 달려들 수밖에 없다.
“으득-! 기간틱 메테오(Gigantic meteor)-! 코아(Core)-!”
차원의 마도신의 주변에 거대한 별들의 잔영이 겹치며 압축해간다.
가만히 보기에도 위험할 정도의 무엇인가가 준비되는 것 같지만 그 광경을 가만히 보던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허상의 입에서 험악한 경고가 터져 나왔다.
“이 멍청한 놈-! 구경하는 놈들이 많은 이런데서 밑천을 바닥까지 들어내지 마라-!
자기 무덤파기다.
무엇보다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직접 구현한 미래의 ‘회색’이 된 나와 마도의 연산속도를 겨룰 셈이냐?
현실부정의 권능대결?
쿡쿡-! 하찮다.”
모습이 흐릿해지며 사라졌다.
그 광경을 본 차원의 마도신이 다급하게 본인도 모습을 흐릿하게 지원지만 허공에서 다시 폭음과 함께 피가 터져 나온다.
프아아아악-!
“크윽-! 이런 빌……, 빌어먹을…….”
“난 미래의 너라니까.
어떻게 할지는 다 알고 있다.
내게 방해가 되면 과거의 나라도 용서하지 않는다.”
이 허상은 모든 권능과 마도가 자신보다 위이고 마도신의 현실부정조차 엄청난 수준차이가 나니 대항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방금 미래의 자신이라고 이야기한 것을 보니 마도신의 오리진이 흡수한 13써클을 기반으로 마도로 구현한 미래의 자신이 맞다.
목소리와 신력파장까지 자신과 같다.
거기에 창조신장의 증거인 27쌍의 빛의 날개와 거기에 덧붙여진 마신황제의 증거인 27쌍의 암흑의 날개는 항상 생각해왔던 최강의 자신이었다.
하지만 그런 꿈이었던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오리진의 오른손이 가슴을 관통하여 심장을 잡고 있었다.
더구나 권능까지 직접 접촉해서 제어하고 있으니 어떻게 반항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두근두근-!
상대의 손에 움켜쥐어져 몸부림치는 심장의 박동을 스스로 느끼며 이를 더욱 악물어갔다.
승산은 아예 없다.
숨겨놓은 최종마도를 다시 발동해도 상대가 같이 발동하면 오히려 더욱 처참하게 당한다.
창조신장과 비견되는 10중심의 최고위 일족을 쓰러뜨린 비기이지만, 원래 동일한 권능을 가진 존재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최강의 권능이지 이렇게 복사당해 버리면 끝장이다.
미래의 자신에게 모든 수단이 완전히 봉쇄되고 죽음만을 기다리는 처참한 상황인 것이다.
미래의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변해서 마도신의 오리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증오는 없지만 무척이나 대견하다는 듯 온화한 목소리였다.
그런 상대가 소중한 13써클의 권능을 흡수하고 목숨까지 위협하다니 이해가 가지 않지만 말이다.
“현실은 무엇이냐?”
“……지옥이외다.”
“그래 지옥이다.
내가 처음에 전뇌계에 마도신의 입문 자료를 올리며 처음 적어놓은 진실 중 하나지.
마도신으로서 정말 잘 배웠고 잘 해주었다.
상이다.”
퍼억-!
허상에 의해 심장이 터져나간다.
상이라 해놓고 바로 심장을 터트리고 지금 육체를 구성하고 있던 모든 흑염의 정기를 산산이 분해해 간다.
지금 능력증폭을 감당하고 있는 흑염의 정기와 권능이 그렇게 허무하게 흩어져 가자 자연스럽게 다시 창조신급으로 떨어져 간다.
그리고 허상은 점점 명확해져 간다.
어딘가의 시공왜곡에서 실시하고 있는 회색의 절대자의 교육이 거의 완료가 되어 현재에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자칫하면 미래의 자신에게 죽을 지경이다.
‘이 미친 오리진 같으니라고-!
누가 진리의 혈족이 아니라고 할까봐서 상이라 해놓고 죽이려고 달려드는 것이냐?
너도 상과 벌이 하나라고 말할 참이냐?
이대로는 강해지기 전에 모든 힘을 잃는다.
어설프게 흉내를 내지 말란 말이다.’
다행히 근원의 칭호와 차원의 권능 덕에 죽지 않는다.
머리만 완전히 박살나지 않으면서 연산만 할 수 있으면 결코 죽지 않을 정도의 불사는 이번에 이루었다.
하지만 그것도 상대에게 알려졌는지 심장을 박살낸 오른손이 피를 뚝뚝 흘리며 머리를 잡아간다.
신력의 차이나 권능의 차이를 보면 약간의 힘만 주면 끝장이 난다.
아마도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소멸할 것이고 그럼 다시 바람성의 벌레가 된다.
대책도 다 사용한 이상, 억 년에 가까운 세월을 다시 벌레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걸 생각하니 소름이 오싹 끼치다 못해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한다.
그런 떨리는 머리를 부여잡은 마도신의 오리진이 조용조용히 묻는다.
대답을 하지 않는 순간 바로 머리를 부술 듯 신력이 집중된 것이 느껴지는 살기가 넘치는 기세였다.
마도신의 오리진이면 그러고도 남는다.
“현실이 지옥이면 천국은 어디인가?”
“……마음속이오.
천국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며 꿈이오.”
“중간까지 마도신의 입문서는 잘 읽었구나.
그런데 왜 대항할 수 없는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고 말을 함부로 해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가?
나를 공격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이것도 상이다.”
우두두두둑-! 꽈우우우우웅-!
“크아아아아-!”
머리의 써클에 집중되는 마력이 모든 것을 헤집어 놓는다.
마치 거대한 용암덩어리를 뇌에 들여 붓는 것과 같은 충격이 엄습한다.
조금 전에 당했던 흡수의 권능이 차원의 권능으로 성질로 변화되어 더욱 깊숙이 파고 들어오는 것이다.
같은 성향과 미래의 자신이니 정신과 권능을 보호하는 마도 방어막들이 없는 것처럼 뚫려나간다.
‘하지만 찾는 것은 없으니 헛일이다.’
11써클 이하의 마도와 권능의 절반은 회색의 현자와 마탑과 결합되어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서 남겨놓은 것이 이렇게 적절하게 운용되었다.
‘절반의 차원의 권능을 교황으로 삼은 회색의 현자에게 맡겨놓고 마도의 절반역시 마탑에 분산시키지 않았다면 모든 것을 빼앗겼을 것이다.
그리고 마탑에 원격접속은 침입을 우려해서 나 자신도 불가능하게 막아놓았다.
제작자인 나라도 만들어 놓은 수천 겹의 차원방벽과 자연적인 대공동의 차원폭풍을 뚫고서 마탑과 직접 접촉해야 한다.
나의 기억을 가지고 나 자신이라도 예외는 없다.’
결국 포기한 듯 마력의 침투가 멈추었다.
“이런 역시 마탑과 원거리 접촉은 안 되는군,
도대체 무슨 방어체계이지?
아예 차원으로 분리를 했나?
그렇군. 아예 원거리 접촉방법이 없어.
으음-! 그래도 미래의 자신으로도 접촉이 안 되다니 이럴 수가 있나?”
머리가 풀려져 허공에서 땅으로 낙엽처럼 떨어진 차원의 마도신이 이를 갈며 다시 판단한다.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미래의 자신과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
마도신의 현실부정도 너무나 격이 달라 대처방법도 없다.
믿었던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도 대신족의 오리진에게 당해 가동이 불가능하고 저 정도 치명상은 바람성이 아니면 치유가 불가능하다.
더구나 2만년의 싸움으로 얻은 흑염의 정기마저 방금 모두 분쇄되었다.
지금의 자신은 처음 영원의 심판에 들었던 창조신급의 마도신일 뿐이다.
하지만 상대는 신력 1,000조를 넘나드는 마도신의 오리진과 회색의 절대자가 된 미래의 자신이다.
권능의 수준차이도 절망적이기에 도망밖에 없다.
남은 모든 권능을 모두 파악되면 바람가의 교보재로 활용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결국 절대로 하고 싶지 않는 명령어를 내뱉는다.
“빠득-! 두……, 두고 보자.
나는 돌아온다.
‘이계탈출(異界脫出)’-!”
위이이잉-!
짧은 명령어와 함께 몸이 분해되며 이계로 보내지는 것이 느껴진다.
마탑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같이 이동을 시작할 것이다.
일단 자신만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
더구나 완전자급자족 구조로 만든 생존마탑이 아닌가?
마도까지 절반을 상주시켜 만들어낸 방어력은 창조신급이상의 신계를 까마득하게 뛰어넘는다.
이계든 절대계이든 철벽의 요새가 되어줄 것이다.
죽어라 최고위 창조신급으로 발전시킨 신계를 놓고 가니 이가 바들바들 갈리지만 경고를 주신계에 보내놓았다.
차원의 신계를 건드는 놈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죽여서 신령연옥에 처박아 넣어 준다고 말이다.
얼마나 통할지 모르지만 진심이다.
그렇게 만드느라 심신이 너덜너덜 누더기가 되고 결국 이 꼴이 되었는데 최소한 곱게는 안 죽인다.
“어……, 어라? 이건 아닌데?
겨우 이 정도로 포기를 해?
진리할아버님이 할 때는 모두 끝까지 버티던데? 잠깐 멈추어라!
이건 간섭불가의 마도-!?”
당황한 마도신의 오리진의 목소리와 함께 절대계가 급속하게 멀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절대로 못 막는다.
괜히 마도의 권능을 절반이상을 이 기능에 처박은 것이 아니다.
대부분 차원이동 중의 외부간섭을 막기 위해서다.
그 결과로 신력의 차이 따위도 상관없다.
‘이걸 막으려면 적어도 1만 배 이상의 연산력을 가지고 발동되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
발동되면 바로 사실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중간 변경은 불가능하다.
발동자인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면 외부에서 수정불가능의 권능인 것이다.
멀어지는 절대계를 느끼며 아련하게 감정이 느껴진다.
‘결국 이렇게 되었다.
이계가 기다린다.
그것이 지옥인지 천국인지 이제까지 내가 해온 모든 노력이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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