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23화 (234/2,000)

제 323화

16권

어떤 인식불가의 마도를 써도 이런 규격외의 파괴력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자신과 같이 산산조각 나며 소멸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에 흐릿한 미소를 지으며 소멸했다.

후우우우우우웅-!

차원의 마도신과 흑염의 최상위 일족이 같이 소멸하고 남은 것은 ‘에고 아유타’를 발동시킨 여파인지 양팔이 엉망이 된 창조대신만이 남아서 신력의 고동을 토해낸다.

그렇게 영원의 심판을 받던 당사자와 상대가 모두 소멸하는 사태에 잠시 멍해진 10중심이었다.

완전승리와 일격필살을 통과의 기본조건으로 하는 영원의 심판에서 같이 죽자고 저렇게 달려드는 칭호를 가진 절대자는 결코 없었다.

무승부조차 놀라운 일이지만 문제는 주우주의 하위존재에게 결국 10중심의 상위존재가 같이 죽었다는 믿을 수 없는 수치다.

10중심의 일족이 이제 절대계 최강이라는 사실은 무의미해졌다.

이제 주우주의 존재가 가능하니 절대계의 강자인 자신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하룻강아지들이 넘쳐날 것이다.

과거와 같은 권위를 얻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끔찍할 지경이다.

거듭되는 실책에 진리에게 두들겨 맞고 사태를 빨리 정리하기 위해 제안한 종족권능지원마저 최악의 사태를 불러오자 결국 이성을 상실한 황금이 흑염의 멱살을 잡아서 흔들었다.

비록 신체능력은 흑염에게 떨어지지만 어디까지나 권능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괜히 8인의 절대자의 수좌이자 10중심의 대표가 아닌 것이다.

개인과 황금일족까지 총동원한 종합전력은 최강이기 때문이다.

“이 멍청한 흑염-!

또 사고를 쳤군요.

이 상황에서 종족권능지원에 무슨 장난을 쳐서 이런 사태를 불러옵니까?

패배보다는 낫지만 공멸이라니 이 무슨 수치이며 앞으로 다른 절대계의 존재들이 우리의 지배를 납득하겠습니까?

당신이 모든 절대계를 직접 관리할 것입니까?

대답을 해 보세요-!”

“아……, 아니야-!

난 제대로 했다고-!

내가 아무리 화가 났어도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가려-!

그건 적군과 아군을 반드시 구별해야 하는 내 권능의 기본이야.

그래서 완전히 이성을 상실하고 날뛰던 순위결정전에도 사망자는 없었잖아.”

목을 잡히고서도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억울해서 미치겠다는 흑염의 절대자의 절규가 울렸다.

아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흥분한 황금의 힘이 권능과 융합하여 흑염을 압도를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신체능력은 비교할 수 없이 자신이 위지만 권능과 합친 총합적인 전력 면에서는 역시 한참 황금이 위였다.

그런 황금이 흥분하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아니, 사생결단을 낼 각오를 하면 이길지도 모른 생각에 속에서 울컥거리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다른 10중심들도 그런 흑염과 황금에게 약간 위험한 것을 느꼈지만 저 둘을 동시에 감당할 능력도 이유도 없었다.

‘둘이 싸우다 같이 소멸하면 그뿐이다.’

진리가 다시 해당 일족 중에서 선택하여 수련을 시키면 그만인 것이다.

자질만 어느 정도 있다면 10중심 이상의 능력을 가진 존재를 얼마든지 교육시켜 만들 수 있다.

진리에게 가장 무서운 점이 바로 이 교육능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 권능과 능력을 가진 진리가 시선을 영원의 심판을 양측의 소멸로 끝나 사라진 공간을 쳐다보며 지나가듯이 말했다.

“그만 두어라.

같은 10중심끼리는 사이좋게 지내도록 해야지.”

스르륵-!

황금의 손에서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힘이 빠져나가고 흑염의 목을 놓았다.

황금은 조건반사처럼 진리의 말을 충실히 따르는 자신의 신체에 기가 막혀서 이를 악물었지만 10중심의 사이가 원활해야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맞았다.

다만 서로 너무 생각과 가진 권능의 차이가 크니 참아주기가 힘이 든 것이다.

어찌되었건 대표인 자신이 이성을 살짝 잃은 것은 큰 잘못이었다.

자칫하면 흑염과 거부권이 걸린 일도 아닌 것으로 결투를 할 뻔했다.

1번의 전투에 조 단위의 엄청난 정기가 소모되는 10중심의 입장으로는 아무 이득 없는 전투는 더없는 사치였다.

“실례했습니다.

당사자가 소멸했지만 복원해서 벌레로 다시 시작하게 하시겠습니까?

사죄의 표시로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아직 안 죽었다.

그리고 상대인 최고위 일족도 벌레로 만들지 말고 현 상태로 복구시킨다.”

위이이이잉-!

진리의 결정과 함께 방금 소멸을 당했던 흑염의 최고위 일족이 복구되는 것이 보인다.

5조의 신력조차 이상 없이 복구가 진행된다.

그러자 황금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

‘역시 무엇인가 있다.

평소와 일의 처리방식이 달라.’

누구보다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다음 일을 진행하던 진리답지 않게 허공의 결투장과 대신족의 창조대신을 쳐다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온정이 넘치는 결정이라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조금 더 파고들 필요가 있다.

어쩌면 진리의 약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10중심도 의아한 듯 눈을 빛내고 있다.

‘공정성을 잃은 지배자의 타도만큼 반란을 일으키기 좋은 것이 없다.’

공평하게 지배를 하는 상위자를 타도하는 것은 힘들지만 어느 한 상대를 편애하는 순간 반역자들은 만들어진다.

지금처럼 얻어맞은 과거와 현재 절대계의 관리를 억지로 떠맡은 감정 때문에 생긴 어설픈 동맹이 아닌 진정한 10중심이 만들어진다.

드디어 공공의 적이 생기는 것이다.

“차원의 마도신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바로 벌레로 만드실 것인지?

아니면 언제나처럼 이계로 벌레로 고정시키고 영구추방을 하실 것입니까?”

“누가 피해를 입었는데?

황금조차 파악이 안 되는가?

하긴 절대급 이상의 차원의 권능을 가진 모든 존재들이 500억 년 전에 절대계와 주우주의 정리 때 근원과 함께 모두 나에게 도전을 하다 처분되고 연산력과 습득 난이도로 인하여 그 이후에는 나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 너조차 절대급 이상의 차원의 권능을 가진 마도신을 상대해 본적도 만난 적도 거의 없구나.

좋은 기회로다.

보아 두어라.

과거 가장 뛰어난 창조신장들의 고유권능이자 전유물이었던 ‘차원’의 진정한 모습을 말이다.”

‘별을 부수는 존재’라는 진화된 별을 창조하는 대신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창조대신은 반발된 충격이 엄청난 ‘에고 아유타’를 발동한 대가로 양팔은 거의 박살나고 빛의 날개도 거의 투명해진 빈사상태다.

하지만 너덜너덜해진 오른팔을 기계적으로 들어올린다.

그리고 작은 검은 태양이 손안에서 생겨나 타올랐다.

화르르르르르륵-!

검은 태양의 가운데에서 하나의 생명이 되살아난다.

산산이 부서진 그것은 처음에는 하나의 세포였다.

그러나 흑염의 권능의 불꽃이 마력이 되어 순식간에 증식을 거듭한다.

자그마한 벌레에서 인간의 모습을 갖추는 것에는 촌각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갖춘 순간, 알몸에 그대로 검붉은 색의 전신갑옷이 생겨나고 그 순간 창조신의 신격의 증거인 26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죽음에서 신이 부활하면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한데 그것조차 완전히 무시를 한다.

“500주우주의 창조주가 만든 윤회의 은퇴(輪廻隱退, Samsara of Retirementm)’와 ‘창조 신격의(創造 神格衣)’인가?

그것을 창조대신으로 발동시켜 본체를 완전복구를 하였군.

확실히 창조대신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본체는 아무 손상이 없다.

생각과 준비는 많이 했지만 어리석구나.

10억년을 준비한 비장의 수단들을 몽땅 도적맞은 것을 알면 500주우주의 창조주가 화병에 걸려서 쓰러지려 할 것이다.

아니, 벌써 쓰러졌군.

그러게 499주우주의 창조주와 직접 싸울 것이지 언제나처럼 직접 나서지 않고 부하들만 시키더니, 원하던 자존심의 복구는 고사하고 결국 휘하 신족들의 주요권능들을 모두 털렸으니 당연하겠지.

하지만 영원체간의 결말이 없는 감정싸움으로는 너무나 비싼 대가를 치렀으니 용납하지 않겠지.

무엇보다 지금 구현한 500주우주의 절대등급의 권능의 분석과 전파를 막아야 하니 어떻게든 처리를 하려고 달려들 것이다.

그것을 저 정도의 연산력이라면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인데 사용을 했는가?

이건 일단 이 순간만 넘기고 살아남으려는 발버둥이군.

승리를 위해서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주변평가는 관심이 없으니 정말 죽을 짓만 골라서 하는구나.

이래서 전쟁과 그 이후의 전후처리는 예측불가야.

확신이 있어도 함부로 할 것이 못 되지.

너무나 신중해서 처참한 패배를 자초했던 초대 근원과 너무 달라.

그 뿐 아니라 자신의 미래까지 모두 걸 수 있는 고귀한 차원과 위대한 근원이라니 나름대로 강력하군.

더구나 차원의 권능의 권능을 가진 회색의 절대자라서 재미있는 짓을 하는군.”

진리가 혼잣말을 하며 즐겁다는 웃음소리와 함께 차원의 마도신이 완전한 소멸을 죽음으로 바꾸고 부활하여 신 격의로 창조신의 신격까지 되찾아서 모든 마력을 담아 외쳤다.

“최소 2서클 이상인 흑염의 최고위 일족에게 ‘에고 아유타’로 일격필살-!

소멸에서 ‘윤회의 은퇴’로 복구하고 ‘창조 신격의’로 어떤 부상이나 신력의 저하 없이 완전승리-!

대신족의 서열 1위인 ‘성멸’ 창조대신의 제조로 저의 가능성을 증명하였나이다.

저의 미래는 ‘회색’조차 언제인가는 가능합니다.

영원의 심판의 정당한 판결을 원하옵니다.”

극도의 희열에 찬 감정을 숨기지 않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2만년의 준비가 맞아떨어져서 결국 ‘영원의 심판’의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물론 중간과정이 어느 때처럼 문제가 있지만 사소한 것이다.

결과만 좋으면 그 뿐이다.

이기면 어떻게든 되어왔다.

그러나 진리에게 통할지는 미지수다.

“통과다.

흑염의 바람성의 정기를 이용하여 만들었지만 영원의 심판에 사용한 모든 것의 통과를 인정한다.

결투를 위해 준비한 것은 모두 가지고 가도 좋다.

가기 전에 정기를 더 가져가도 상관하지 않겠다.

후후후후후훗훗-!”

“저는 최선을 다해 조건을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비록 과정은 마음에 안 드실지라도 결과는 완벽하오니 다시 검토를 요청……, 예?”

반사적으로 준비한 말이 튀어나오다 멍해졌다.

이제까지 용병전투의 보상을 받았을 경우처럼 당연히 여러 가지 도의적이고 형식적인 문제로 트집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준비한 모든 논리가 흐트러졌다.

솔직히 아기를 인질로 삼고 다른 주우주의 훔쳐 배운 권능을 마음대로 쓰는 등 나중에 두고두고 후환이 될 짓을 많이 해서 통과라는 결정이 믿기지 않는다.

바람성의 표면에서 허공에 떠 있는 자신을 보면서 미소를 머금고 낮게 웃음을 멈추지 않는 진리가 있다.

영원의 심판을 몇 번 보았지만 이런 경우가 없다.

아니, 저렇게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없었다.

‘뭔가 이상해.

평상시의 진리라면 시간이 걸리고 힘들게 이겼다고 칭호를 모두 회수하고 신격을 봉인을 할 것인데?

거기까지 각오를 했는데 이렇게 쉽게 통과라니?

더구나 왜 저 흑염의 최고위 일족까지 다시 원상태로 복구해 주시지?

진리가 영원의 심판에서 저렇게 자비로울 리가 없는데?

그리고 왜 이렇게 식은땀이 나지?

거기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당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계로 전력으로 도망치라고 경고를 하는데?

역시 몇 백분의 1정도의 오류인가?

지금 수준의 직감은 믿을 것이 못되는데?

그렇다고 무시를 할 수도 없고 그건 반드시 회수도 해야 해.’

흑염의 바람성에서 기간만으로는 2만년 동안이나 벌레에서 본신신련 100억의 예비창조신까지 강해진 자신이다.

연산력에 악영향이 오지 않을 정도로 흡수한 흑염의 정기가 당연히 주요 권능중 하나인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발현하였다.

물론 정식 흑염일족이 아니라 몇 백분의 1의 오류가 나고 있어 결코 확신할 것이 못된다.

무엇보다 원래 가진 ‘희생감수’가 조용하다.

어떤 손해를 보거나 패배를 할 것이면 이렇게 조용할 리가 없는데 오류가 분명하다.

하지만 2만 5천분의 1의 오류확률이라고 단정하고 감정대로 날뛰다, 주우주의 하급존재에게 패배라는 본인뿐만 아니라 일족까지 엄청난 망신을 당한 꼴을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결국 모든 감정을 죽이고 용병신으로 쌓아온 모든 것을 투자하여 최고위 창조신계로 진화한 차원의 신계를 포기하고 이계로 도주하는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진리가 통과라고 했으니 최대한 빨리 흑염의 바람성을 벗어나야 했다.’

하위 존재에게 패배하고 진리의 은혜로 벌레가 되지 않고 원상태로 복구 중인 최고위 일족과 이기고 영원의 심판조차 통과한 자신을 죽일 듯이 번갈아 쳐다보는 흑염의 절대자와 싸우기는 절대 싫은 것이다.

더구나 다른 10중심들의 눈초리도 싸늘한 것이 영 익숙하고 위기감이 몰려온다.

아무래도 자신의 전투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다고 꼬투리를 잡아 처리하려고 수작을 부리던 고용주인 신계 주신들의 눈빛과 같았다.

하긴 높으신 분들의 고귀한 전투와는 워낙 다르니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죽어주거나 보상을 반납할 생각 따위는 없다.

이럴 때에는 빨리 대가를 받아 사라지는 것이 삶에 도움이 된다.

괜히 저런 시선에 열을 받는다고 대들다 저들에게 얽히면 큰일이다.

정말 피눈물 나는 준비 끝에 최고위 일족까지 이길 수 있었지만 주제파악을 해야 한다.

흑염의 절대자와 정식으로 싸우면 바로 죽을 것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감……,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인사의 말과 함께 바람성에 남겨놓은 준비와 다른 것을 회수하려했던 차원의 마도신이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진리가 복구가 완료된 흑염의 최고위 일족을 수치와 분노에 말 그대로 불꽃이 되어 타오르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에게 던진 것이다.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는 반사적으로 날려진 최고위 일족의 머리를 오른손을 펴서 잡아내었다.

덥썩-!

본인과 비교하면 왜소한 덩치지만 거의 2m 50cm이 넘는 거한의 얼굴을 한 손으로 잡아서 가볍게 들어올린다.

의아한 표정을 한 흑염의 절대자는 진리가 하는 말에 얼굴이 활짝 펴졌다.

“너의 일족이니 네가 판단하고 처리하라.

나는 진리이니 삶의 기회를 주었으니 죽음의 위기도 부여한다.

쉽게 들어온 것은 쉽게 나간다.

이것이 삶의 진리이다.

흑염은 직감이나 감정 중 선택해서 처리하라.

그리고 너는 이것이 죽음의 위기이다.

설득을 잘 해서 잘 벗어나 보아라.”

“그냥 죽어-!

반역보다 주우주의 하위존재에게 패배라고?

누가 너 따위의 추한 패배자의 말을 들을까 보나?

이런 일족의 수치에게는 직감과 판단도 아깝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머리를 단숨에 부술 기세로 힘을 주자 섬뜩한 머리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울린다.

우드드드득-!

“크아아아아-!”

그렇게 처절한 비명소리가 바람성에 울렸다.

신력 1,000조의 흑염의 절대자에게 신력 5조로 하는 모든 저항이 아무소용이 없다.

마치 갓난아기가 거인에게 재롱을 피우는 것처럼 헛될 뿐이다.

주변 10중심들이 역시라는 표정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이런 빌어먹을 역시다-!

진리의 영원의 심판이 이렇게 쉬울 리가 없지?

‘언제나 동전의 앞면’의 경고가 수련부족의 몇 백분의 1의 오류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미 늦었다고?

무엇이?

이런 숙련도가 부족해 응답이 없다-!

역시 다 포기하고 도망쳐야 했어.

그런데 왜 내 희생감수는 아무 징후가 없어?

내가 저 꼴이 되어 죽을 위기인데도?

내 목숨이나 승리에는 영향이 없는가?

어라?

회수는 다 되네.

빨리 도망을 치자.’

‘희생감수’는 권능등급은 형편없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승리하고 살아남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권능이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 죽음외의 모든 희생을 감수한다.’라는 이 권능의 문제는 ‘패배’와 ‘죽음’외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복잡한 정치판 같은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뚜렷한 적이나 극단적인 위험만 있는 결투나 전쟁에서는 거의 무적이지만 그 외에는 반응이 거의 없다.

덕분에 어떤 사회경험도 없으면서 권능의 지원 없이 모든 것을 자신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하다가 계속 문제가 중첩되다가 결국 이렇게 되었다.

결국 1억년이상 먼 미래에나 자청해서 받게 될 심판을 당장 받은 것이다.

‘당장 도망을 쳐야 해-!

10억년만 수련하면 모든 것을 내 것으로 할 수 있다.

그럼 진리 외에 두려울만한 존재는 10중심 외에는 없다.

그러니 빨리-!’

보아하니 다들 패배한 흑염의 최고위 일족을 처리한다고 자신에게는 관심이 없다.

자존심이 상하지만 준비가 거의 떨어진 지금 최하위 일족이 나서도 순식간에 죽을 수 있다.

그래도 챙길 것은 다 가지고 가야한다는 과거의 용병신 버릇이 되살아난 차원의 마도신이 다른 차원에 숨겨놓은 제작한 모든 것을 생존마탑으로 차원이동을 시켰다.

1개의 행성이면서도 주우주의 모든 정기와 맞먹는 바람성에서만 제작이 가능했기에 놓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시는 바람성에 끌려 올 생각이 없기에 놓고 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큰 것을 회수하려다 동작이 딱 멈추었다.

무엇인가 커다란 손이 자신의 머리를 꽉 잡는 것을 느낀 것이다.

전력으로 다른 차원으로 회피하려고 했는데 어처구니없이 바로 따라 잡힌다.

10중심조차 혼란스러워했던 자신의 은신의 차원의 권능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분석과 확인에 특화된 마도신인 권능과 감각으로도 상대를 파악을 할 수 없다.

아까 흑염의 최고위 일족을 상대로 보였던 은신에 특화된 인식불가의 마도와 같은 종류의 권능이 측정이 불가능할 수준으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또 아까 자신은 적과 접촉한 부분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자신의 머리를 잡은 상대는 그런 약점조차 없다.

접촉면을 쳐도 마치 허공을 치는 것과 같지만 압박은 유지된다.

‘누구냐-!

이정도의 은신과 회피의 마도와 권능을 사용하는가?

절대급 이상의 마도신은 나 하나다.

그런데 나 이상의 수준이라고?

아니,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격차가 커?’

자신처럼 투명하지도 않고 아예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대가 입을 열었다.

“훗-! 모두 잡았다.

감히 할아버님 앞에서 이런 재롱을 피우다니 간이 완전히 부었구나.

하지만 정말 재미난 권능의 기능들을 선택했다.

마도로 차원의 권능을 이렇게 바꾸다니 독특해-!

더구나 겨우 이 신력으로 흑염의 최고위 일족을 상대로 영원의 심판을 부분적이나마 통과하다니 마도신의 오리진으로서 자부심이 생길 정도다.

진리를 맡으신 할아버님.

이정도로 특이하고 기특한 마도신은 정말 오랜만이군요.

이제 벌로 칭호를 축출하고 지식과 의지를 흡수를 할까요?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언제 될지도 모를 ‘회색’의 가능성을 가진 절대자보다, 바람가의 교보재가 되는 것이 우주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허락을 바랍니다.”

머리를 잡은 절대이상의 마도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진리에게 친근하게 이야기하면서 지식과 정보를 축출하고 자신을 교보재로 만들겠다는 말에 소름이 오싹 끼쳤다.

이 정체모를 마도신의 정체가 바로 나온 것이다.

진리나 바람가를 위해서라면 물불도 안 가리는 존재들이다.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의 초월자다-!

그것도 최소 신력이 10조가 넘는 마도신의 오리진-!

갑자기 왜 이런 상대가 나타나지?

이건 도망도 못 쳐-!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또 생기다니-!

그래서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바로 도망치라고……, 크아아아아아악-!’

그와 동시에 기억을 누군가에게 강제로 들여다보이고 산산조각이 되는 것 이상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자신도 마도신이다.

이것이 무엇인지 모를 리가 없다.

마도의 기초는 바로 주변의 모든 것을 분석하고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에 있다.

마도신에게 빛과 어둠도 악도 정의도 없다.

모든 것을 마력을 기준으로 하여 8써클의 신성을 얻었을 때 마도신이 되었다.

신력과 마력을 동시에 다루기 위해서는 지독할 정도의 자아와 무엇보다 구별 없는 습득력이 최우선된다.

그러나 마력과 신력을 제한 없이 다 사용하는 것보다 더 큰 마도신의 권능이 바로 이것이다.

온전히 다른 존재의 모든 것을 흡수하여 자신의 것으로 한다.

하지만 권능과 기억뿐 아니라 운명조차 본인이 차지하기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존재 흡수라고-!

설마 내 모든 정보를 얻기 위해서 기억과 인격, 권능까지 모두 먹어치울 생각인가?’

하지만 절대급의 마도신을 통째로 삼킬 허용량이 존재한다고?

아니, 이 존재가 마도신의 오리진이라면 가능하다.

제길-! 누가 먹힐 것 같으냐?

날뛰어라. 성멸-!

대신족 서열 1위의 자격으로 종족권능을 발동시켜라.’

카카카카카카칵-!

창조대신의 입에서 신력의 울림이 아닌 비명과 외침과 같은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방금까지 만신창이가 되었던 신체가 눈이 껌벅이는 것과 같은 찰나에 복원된다.

다른 종족은 따라올 수 없는 신족 특유의 방어능력 뿐 아니라 마신족 고유의 회복과 재생능력조차 10배 이상 강화시킨 대신족의 초회복 능력이었다.

‘대신족은 이것으로 일반 신족의 10배 이상의 전투력을 보여주었다.

나의 성멸은 더욱 강력하다.’

자신이 만든 창조대신은 본래는 행성생체갑옷으로만 보여주던 능력을 인간의 형성으로 발현되었고 신력조차 복구된다.

우우우우우우웅-!

어느새 바람성 외곽의 우주를 포위하듯 은회색의 대신족의 창조신들이 무수히 떠있었다.

그들이 발산하는 신력이 새로운 창조대신 서열 1위 성멸에게 폭포수처럼 부어지고 있고 그것을 당황하며 막으려는 역시 행성크기의 해방된 창조대신들이 여기저기 보이지만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아까 몰려왔던 창조대신들이 돌아가지 않고 주변에 숨어있었던 모양인지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봉인된 대신족의 통제권은 해방된 창조대신이 가진다.

상위 서열이 내린 명령을 하위 서열이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비록 정식으로 편입된 대신족은 아니지만 전뇌계가 인정하는 전투력 서열 1위이다.

그래서 지원을 겨우 약화시키는 것이 한계였고, 어느 정도 귀중한 신력과 정기의 누수를 막아낸 창조대신들의 살기어린 눈빛이 완전히 회복된 성멸에게 집중되었다.

아마도 지금의 사태를 예상하고 있었는지 특히 거대한 대신족이 거대행성을 능가하는 크기의 창조대신이 27쌍의 빛의 날개를 활짝 펴고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

그리고 장엄한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르게 의미는 거칠었다.

쿠오오오오오오-!(저 도적놈을 죽여라)-!

대신족의 창조신장에 가장 근접했던 ‘대의’의 외침에 모든 대신족의 창조대신이 모든 신력을 집중시켜 성멸을 노린다.

하지만 감히 바람성에 접근하지를 못하기에 원거리 타격을 노렸지만 그들 모두의 의지를 꺾는 음성이 신력발동자체를 막았다.

“흐음-! 역시 지금 대신족의 창조대신 1위인 ‘대의(大義)’가 서열뿐 아니라 종족권능의 일제발동의 권한까지 빼앗겼군.

이성을 가진 해방된 창조대신은 무리지만 봉인된 창조대신은 모두 성멸의 제어를 따르는가?

과연 절대급의 차원의 권능이로군.

다른 권능에 대한 영향력 하나만큼은 모든 권능 중 최상급이다.

해방된 창조대신은 강력하나 전 대신족의 1만분의 1도 안되는데 갑자기 전 세력의 대부분을 잃었으니 길길이 날뛸 만은 하구나.

하지만 어설픈 난동이나 집단행동은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족이기 전에 너 역시 칭호를 쟁취한 절대자다.

잃은 모든 것을 자신의 힘만으로 되찾아라.

어수룩하게 세력을 동원해서 망신을 당하지 말고.”

“우우우우우우우우?(흑염의 정기로 탄생된 전투를 위한 창조대신을 어떻게 힘으로 이기라 하십니까?)

우우우우웅-!(더구나 종족권능까지 찬탈하고 있습니다!)

우우우우우.(차라리 싸워 졌으면 모를까 이딴 도둑질을 당하고서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막아서는 불만보다 직위를 갑자기 찬탈한 존재 자체를 용납을 할 수 없다는 분노의 울음이 가장 거대하고 강대한 창조대신에게서 터져 나왔다.

‘설마 자신의 전투능력을 뛰어넘는 대신족을 겨우 마도신이 제작하고 변칙 등록을 시켜 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대로라면 대신족 전체가 멸망을 할 수 있는 비상사태였다.

더구나 서열 1위로 인정받은 존재가 온전하지도 않고 자아도 없는 인형이라니 이런 수치도 없었다.

하지만 진리의 손이 어느새 파멸유혼검을 놓고 등에 매인 태극천검의 손잡이를 잡자 창조대신들의 몸이 굳었다.

절대계에 진리에 대해 내려오는 말이 있다.

“진리가 휘두르는 파멸유혼검은 불멸이라 고통이 있으나 죽음은 없는 시작이며 태극천검은 필멸이라 고통은 없으나 말소뿐인 끝이다.

어떤 경우에도 태극천검을 뽑게 하지 마라.

하나의 종족이 사라지고 새로운 종족이 나타난다.”

태극천검은 권능은 죽음을 허락하지 않고 충격만을 주는 파멸유혼검처럼 별 다른 것이 없다.

충격도 없이 적중당한 상대의 모든 것을 손실 없이 정기로 바꾸어 버린다.

어떤 권능으로도 부활도 복구도 재생조차 안 된다.

완전한 정기로 바뀌어 우주의 기초가 된다.

진리가 우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사건이 벌어져 태극천검을 잡았을 때마다 적어도 하나의 종족이 처분되고 정기로 바뀌어졌다.

어떤 경우에도 죽음을 허락하지 않는 파멸유혼검을 사용하는 진리가 마음이 약하다고 마음대로 행동하려던 모든 일족에게 내려진 공평한 처분은, 일족을 이어갈만한 극히 소수의 인원을 제외한 정기로의 교체였다.

저 태극천검에 어느 정도의 생명이 죽어서 정기로 바뀌었는지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들을 상대로 뽑혀지려 하고 있었다.

“모두 죽고 싶으냐?

다음 세대의 대신족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최소한 너희들보다 2배 이상 강하고 유용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성능으로는 기존의 것을 모두 없애고 도입을 할 만큼의 수고할 가치가 없으며, 자체적으로 강해질 수 있는 너희들의 가능성을 믿고서 미룬 것이다.

하나 집단으로 강해진 동족을 손쉽게 처분하려는 종족에게 더 이상 미래는 없다.

이합집산을 반복하다 사라지겠지.

그것을 기다리느니 모두 처분하고 정기로 바꾸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우……, 우우웅?(진……, 진리시여, 저것을 동족으로 인정하란 뜻입니까?)

우우우우웅-!(의식도 자아도 없이 조작에 따라 움직이는 인형을-!)”

“그건 너와 성멸이 싸워 결정할 할 일이다.

칭호를 가진 절대자답게 1대 1로 우열을 가려라.

그리고 대신족도 흑염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지배종족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 가능성을 증명하여라.”

“우우-!(진리시여-!)

우우우우우.(그리 말씀하다면 싸워 이기겠나이다.)

우우우우-! 우우우-!(날뛰지 마라-! 인형주제에-!)”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