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20화 (231/2,000)

제 320화

16권

갑자기 벌어진 일에 잠시 열이 받아 마비되었던 직감이 다시 발동되었다.

그 직감이 보여주는 것은 방금 나타난 대신족의 창조대신에게 몸 전체가 20조각으로 갈라지고 처참하게 난자되어 사라지는 최상위 일족의 모습이었다.

“전투력은 비교할 수도 없는데 어떻게?

뭐야? 내 탓이라고?

패배할 확률이 거의 없었는데 나의 지시로 이렇게 된다고?

말도 안 돼-!

아니-?”

직감이 또 다른 위기를 경고한다.

황급하게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로브를 벗어던진 차원의 마도신이 찬란한 황금빛과 흑진주처럼 검은 빛에 둘러싸여 모습을 확인을 못하지만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신력과 마력의 증폭이 이루어지고 있다.

절대계 최강의 흑염 일족의 신체가 흑염의 절대자인 자신에게 알려오고 있다.

절대계에서도 기적인 100배의 신력상승폭을 넘어서고 있는 증폭을 지금 해내고 있다.

영창처럼 자기에게 말하는 독백이 이어져 간다.

“하나. 이길 조건은 완료했다.

둘. 이제 기회를 만든다.

내가 직접 간다.

주우주 최강의 기술들을 가지고서 절대계 최강의 흑염에게서 틈을 만든다―!”

화르르르르륵-! 우우우우우웅-!

창조신임을 알리는 26쌍의 빛의 날개가 일순 타오르며 서서히 오른손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도신 특유의 검은 날개도 응축되며 왼손에 모여들었다.

마치 얇은 금속의 장갑처럼 양손에 둘러싼 신력과 마력을 눈앞에 들어 올리고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공손한 듯하지만 곧 이어지는 미친 것 같은 웃음은 광기를 전해주었다.

“이길 조건을 완성 시켜 준 흑염의 절대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크하하하하하하핫-! 절대 차원기동(絶代 次元起動)-!”

“멈춰라-!”

얼마나 다급한지 이것이 진리가 주재하는 영원의 심판인지도 잊고서 뛰쳐나가는 흑염의 절대자였다.

직감이 알려준 대로라면 바로 다음 순간 승패는 결정이 났다.

예비 창조신이 영원의 심판의 상대로 최상위 흑염일족이 선정된 것은 상관없지만 정말 일격필살에 완전승리를 하면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일족이라는 간판은 내려야 했다.

‘자신이 어떤 대가와 희생을 치르고 겨우 차선책으로 얻은 명예인데 이렇게 잃을 수 없다.’

그 모습에 다시 화가 치미는 진리였지만 눈을 감았다.

또 직감을 무시하고 감정대로 행동을 했으니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감정적이고 열정적인 흑염은 홀로 살아갈 때는 문제가 없지만 동료이거나 높은 위치에 있을 때는 문제가 커진다고 하지 않았느냐?

하긴 1대도 알고서도 참을 수 없었으니 2대도 말을 들을 리가 없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나아지게 하겠습니다.”

10중심을 대표하여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황금의 절대자를 쳐다보며 혀를 차며 말했다.

“쯧-! 네가 중재하느라 고생이 많다.

그런데 진리 대항동맹이라던가?

용케도 만들었구나.

하지만 지금의 이성과 인내가 부족한 10중심들을 가지고 어떻게 운영하려고?

황금의 1대는 이상적인 미래를 위해 살다가 힘이 다해 죽었는데 너는 마음대로 안 되는 10중심 때문에 속 터져 죽겠구나.”

“……잘 버티고 있습니다.”

갑자기 10중심 중 8인의 절대자들이 만든 은밀한 동맹을 언급하는 진리의 무심한 말에 식은땀이 날 정도다.

어찌 보면 반역과 같은 행위이기에 당장 처분당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를 리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전 주우주와 절대계를 정보와 대신족, 카르마의 계약으로서 관리를 보완하고 있는 전뇌계의 존재가 있는 한 언제나 진리의 손바닥 안인 것이다.

그래서 전뇌계를 폐지하려고 했는데 흑염의 절대자가 자꾸 반대하니 문제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할 것이니 자꾸 머리만 아파오는 것이다.

모든 공격을 적중시키는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가지고도 자신의 감정과 분노를 못 이겨 차원의 마도신을 잡지 못하고 놓치는 모습에 이제 한숨이 나오고 있다.

무식하기로 유명한 흑염이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은밀하고 복잡한 절대 차원기동을 뒤쫓지 못하고 길길이 날뛰는 흑염의 절대자를 보자 저절로 나오는 자연현상이다.

과거 서열 결정전 때처럼 미친 듯이 권능을 완전 발동시켰으면 충분히 잡을 것인데 그때 5명을 이기고 상위 서열의 목적을 이루고서 삶에 대한 독기가 사라졌다.

삶에 대한 독기가 사라진 흑염의 절대자의 권능은 급감한다.

그래서 지금 허점투성이인 저 꼴이다.

그렇다고 최상의 상태로 되돌리면 보나마나 다른 10중심들과 충돌할 것이다.

어차피 10중심의 상대는 10중심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리에게 거의 완전하게 고개를 숙인 지금 갈 곳이 없어진 투쟁심이 어디로 향할지 보지 않아도 당연한 일이다.

‘휴우우우우우-!

힘들다.

그렇다고 저 전투능력을 버리고서는 진리의 상대가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감싸주어야 해.

하지만 다른 8인의 절대자들도 저 독단과 돌출행동을 도저히 못 참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니 진퇴양난이로군.

차라리 과거 칭호를 가진 절대자로서 홀로 살아가던 때가 그리워.

아니, 진리에게 두들겨 맞으며 수련하던 때가 가장 행복했어.’

10중심의 대표라는 황금의 역할뿐 아니라 중재까지 떠맡은 것에 한계를 느끼고 진리 대항동맹을 만들었다가 더욱 수렁에 빠지게 된 황금의 자책이었다.

그런 상황과는 별도로 바람성의 허공에서는 대신족의 창조대신과 흑염일족의 최상위 전사가 전투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너무나 일방적이다.

흑염일족이 일방적으로 기세로 몰아붙이고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

아무리 대신족의 창조대신이 강해도 어차피 신족이다.

전투에 특화된 흑염일족과는 전투력은 한참 아래다.

신력조차 5배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겨우 1조의 신력을 가지고 10조가 넘는 최고위 창조대신이 넘쳐나는 대신족에서 서열이 1위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물질과 정신체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양단하며 파괴하는 거대한 도끼모양의 ‘파호톤’의 발동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

더구나 휘두르는 완력은 절대계 최고 수준의 신체능력을 증폭하는 ‘폭혈’이다.

그 위력은 동급의 존재라면 단숨에 승부를 결정지을 정도다.

역시 거대 행성크기의 대신족의 거체에 그대로 적중되는 ‘파호톤’이 일으키는 폭음이 천지를 울린다.

그 위력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폭풍 앞의 가랑잎처럼 행성크기의 거체가 정신없이 뒤로 밀려난다.

꽈드드드드득-! 퍼어어어어억-!

그대로 피를 토하며 무참하게 쓰러지는 창조대신을 바라보는 흑염의 절대자의 얼굴이 처참하게 굳어졌다.

자기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저 창조대신은 ‘파호톤’의 직격을 당하고도 반쪽이 안 났다.

거기다 차원의 마도신이 절대차원기동으로 최상위 일족의 뒤로 접근하는 것을 감지되었다.

자신조차 잘 파악이 안 되는 차원의 마도신이니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다.

‘폭혈’과 ‘파호톤’이 조합된 위력만을 따지면 절대계 최고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사용직후에 경직과 급격한 신력감소는 피할 수 없다.

저 상태에서 불시에 공격을 당하면 엄청난 피해를 당한다.

흑염의 절대자인 자신조차 연속 5번이 한계였고 그것으로 다른 8인의 절대자를 죽음 직전에 몰아넣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싸울 몸이 안 되어 순위결정전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4위다.

그런데 최상위 일족이 가능한 것은 겨우 한 번이다.

결정기로서 사용하면 잠시간의 극심한 피로상태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창조대신이 피투성이가 되어 날려지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승리의 미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상황은 최악이었다.

차원의 마도신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잊고 있다.

하긴 자신이라도 본신신력 100억의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저 차원의 마도신의 신체는 흑염일족의 신체다.

마도로 무슨 수를 사용을 했는지 모르지만 100배 이상의 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대출력이 1조라는 소리이다.

이대로 무방비로 쳐 맞으면 아까 자신처럼 위험하다.

“안 돼-! 뒤다. 뒤-!

뒤를 보란 말이다.”

“…….”

하지만 무식한 흑염이 차원의 복잡한 은신을 파악할 리가 없으니 아무리 알려주어도 남의 승부에 끼어들어 훈수를 드는 추태에 불과하다,

그렇게 흑염의 절대자가 날뛰는 모습을 보는 진리의 몸에서 살기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상황이 급하고 10중심이라 해도 자신이 직접 관리하고 있는 영원한 심판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귀중한 흑염의 절대자라고 해도 지금이라도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정기를 절약을 하는 좋은 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투우우우욱-!

파멸유혼검을 잡은 오른손이 등 뒤에 매인 태극천검으로 향한다.

그와 동시에 10중심이라도 질식할 것 같은 살기가 몰아치기 시작한다.

파멸유혼검은 절대로 죽이지 않으나 이 검으로 하는 공격은 다르다.

죽이는 것도 살리는 것도 소유자의 마음에 있다.

한 방이면 현재의 10중심도 말소된다.

그렇게 흑염을 죽이려는 진리의 행동에 황급하게 막으려고 나선 황금보다 먼저 입을 떼는 존재가 있었다.

자신의 아들인 유일용신제였다.

“아버님. ‘불살(不殺)’의 가율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바람가의 총가주로서 모범을 보이셔야 합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뒤에 공손히 고개를 숙인 자신들의 혈족들이 보인다.

자신의 아들과 손자, 증손자이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 탄생시킨 진정한 오리진들이다.

이들의 능력과 기여도는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잠시 행동을 멈추었지만 등 뒤의 태극천검을 움켜쥔 손은 아직 놓지 않았다.

“500억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내가 죽이고 멸망시킨 생명이 얼마인지 아느냐?

바람가의 삼불계(三不計)가 이미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율대로라면 현 가주에게 처단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 말에 길게 고개를 숙이며 오른쪽의 신족의 오리진이 대답한다.

“전쟁과 개인의 투쟁은 다르다고 가르치신 것이 할아버님이십니다.

통치과정에서 발생한 전투와 같은 대규모 살생은 필요불가결로 허락되나 개인적인 결투에 의한 살생은 금지입니다.

이것은 바람가의 족쇄이며 강함에 대한 명예입니다.”

또한 마신족의 오리진 역시 추가적으로 보완을 했다.

“개인 간의 살생은 살인으로 금지되어 있으나 이끄는 조직을 위한 살생은 전쟁으로 권장되옵니다.

그러하오니 흑염을 죽이시는 것은 부디 올바른 판단을 바라옵니다.

다시 만들려면 엄청난 부담입니다.

하나 8인의 절대자 모두를 죽이시는 것은 적극 찬성하옵니다.

저희가 바로 대체하겠습니다.”

말투는 지극히 공손하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처분을 하시려면 흑염 뿐 아니라 8인의 절대자 전부를 처단하자는 의견이다.

8인의 절대자들이 이끄는 절대계는 진정한 초월자와 오리진들의 집합체인 바람가로서도 만만치 않은 눈의 가시와 같은 방해물이다.

하지만 자신 모두를 처분하자는 공개적인 말에 8인의 절대자들의 눈에서 서서히 살기가 떠오르고 거기에 응하여 투기가 일으키는 친손자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다들 죽일 듯이 바라보지만 결코 먼저 덤비지 않는다.

서로가 싸우면 절대로 무사할지 않을 정도로 비등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탓이다.

아니, 이미 거부권을 행사하고 무효화하기 위해 수 없이 부딪치면서 깨달은 일이다.

그래서 이들은 결코 외롭지 않다.

영원히 겨룰만한 상대가 이렇게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1대의 10중심처럼 권태와 이상에 찌들어 자멸을 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은 한참 나중이다.

그래서 이들을 반대를 무릅쓰고 많은 정기와 노력을 퍼부어 만들어냈다.

극한대로 팽창하고 강해진 바람가를 견제하고 상대할 만한 절대계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서로 대등하게 여길 정도인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10중심 중 현자계열의 최강자인 ‘회색’이 없으니 중구난방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발전이 저하되는 것이 유일한 고민이지만 지금까지 정말 성공적이다.

그러니 흑염의 절대자를 처분을 하는 것은 너무나 이른 일이다.

지금은 대놓고 내 앞에서 살기를 풍기며 분란을 일으키려는 어린 것들부터 버릇을 고치는 것이 더 급하다.

툭-!

등 뒤의 태극천검을 놓고 다시 불살의 계율의 증거인 파멸유혼검을 들었다.

일단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검을 놓자 반색을 띤 혈손들과 8인의 절대자들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서서히 얼굴에 공포의 기색을 보이는 존재가 2명이 있었다.

8인의 절대자의 대표인 황금과 바람가의 현가주인 유일용신제다.

역시 하도 오랫동안 내 옆에서 부대끼다보니 대충은 아는 모양이다.

“흑염은 저희 8인의 절대자들이 책임치고 버릇을 가르치겠습니다. 컥-!”

“아이들의 예의교육은 다시 시키겠으니 노여움을 제발 푸십시오. 꽥-!”

어느새 진리가 휘두른 파멸유혼검에 가격을 당해 그대로 땅에 처박힌 2명이었다.

“강자인 내가 참을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애들 교육까지 내가 나설 필요역시 없지.

어차피 절대계와 바람가의 수장은 너희들이니 각자 알아서 잘 해야지?

어린 것들에게 말이 끊겨서 기분이 나쁘고 황당할 말을 들으니 일단 맞자.

예의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것이냐?”

살기를 풀풀 날리며 파멸유혼검을 허공을 지켜드는 진리의 모습에 죽었다는 표정을 지은 황금과 진리가 필사적으로 외쳤다.

“진리시여-! 저들은 다 컸습니다.

어느 정도 강해졌다고 과거처럼 저의 말도 잘 안 듣습니다.

그런데 왜 저한테만 이러십니까?

직접 하셔도 충분합니다.

허어어억-!”

“아버님-! 이미 분가하여 독립한 아이들이 애라니요?

성숙한 성인입니다.

후손들도 있습니다.

직접 교육을 하셔도 버틸 수 있습니다.

왁-!”

퍼어어어억-! 퍼어어억-!

“닥쳐-!

그럼 내가 약한 애들을 직접 패야 하느냐?

다 큰 너희들이 알아서 해-!”

정신없이 변명하며 외치는 황금과 유일용신체가 무차별로 쏟아지는 공격을 피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희극처럼 펼쳐진다.

아까 흑염의 절대자를 교육시킬 때와는 너무나 다른 강도를 가진 공격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2명의 모습은 처절했다.

그 모습에 한발자국씩 물러나는 다른 8인의 절대자와 바람가의 오리진들이었다.

특히 바람가의 오리진들은 진리가 주우주와 흑염의 바람성에 주로 머물면서 조용해져서 잊었지만 새삼스럽게 과거의 공포가 되살아남을 느꼈다.

아직 치기와 고집이 살아있던 어린 시절에 사고를 치고 변명을 하면 진리가 항상 하는 말이 있었다.

“바람가는 무가(武家)다.

그러니 힘으로 자신을 증명하라.

힘도 없는 주제에 입만 놀리면 맞는다는 소리란다.

아가들아.

하지만 아직 교육이 덜되고 약한 너희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다 무심하게 방치한 부모 탓이지.

그러니 따라 오너라.

오래간만에 대련이나 하자꾸나.”

그리고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 아버지가 뒷마당으로 끌려가고 매타작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이후에 수련과 교육이 처절할 정도로 강화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바람가는 모두 대를 잇는 혈손으로 이어졌기에 부모로서 모두 당했던 사실이다.

다행히 결혼하고 아기가 다 자라면 직접 손대시는 일이 없지만 정말 공포였다.

진심으로 때리는 단 한 대만 제대로 맞으면 왜 진리가 절대계와 주우주의 절대적인 최강인지 알 정도다.

이제 피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최대한 웅크리고 무참하게 두들겨 맞는 황금과 유일용신제를 쳐다보는 10중심과 바람가의 오리진들은 공통된 생각을 했다.

‘진리 휘하에서는 총책임자는 정말 할 것이 못되네.

툭하면 대표가 책임을 지나?

그냥 2인자나 3인자로 만족하자.’

절대계와 바람가의 그 오랜 역사에서 현가주인 유일용신제와 10중심의 대표인 황금에 대한 반란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어떻게든 대표와 가주자리를 넘기고 책임을 지는 입장을 벗어나려고 했지만 진리와 다른 이들에게 거부당한 일만 무수히 있을 뿐이다.

갑작스럽게 자기 대신 두들겨지기 시작한 황금 때문에 냉정을 되찾은 흑염의 절대자가 슬쩍 8인의 절대자들 사이로 파고든 것이 그것이 증명한다.

그런 진리와 10중심들의 일과와는 다르게 영원의 심판은 이어지고 있었다.

“허어어어억-!

이런-!

내가 진다고?

주우주의 예비창조신 따위에게?”

흑염의 최상위 일족이 기겁을 하며 억지로 일으킨 ‘파호톤’을 휘두른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극도로 떨어진 체력과 신력으로 인하여 돌아온 위기상황을 알려준다.

뒤로 접근한 차원의 마도신의 일격으로 심장이 뽑혀나가는 미래였다.

결코 근접을 시켜서는 안 된다.

접근전의 최강인 흑염일족의 최상위 일족이 거리를 두지 않으면 접근전에 패배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지금 적의 모습조차 직접 확인이 안 되는 상태에서 믿을 것은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다.

다가올 미래를 막기 위해 모든 권능을 총동원하여 전력을 다하고 굳어진 신체에서 피를 토하는 내상을 감수하며 전력공격을 퍼부었다.

파지지지지직-!

하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알려준 확정된 목표가 어지러워지며 흩어진다.

‘파호톤’이 흐려진 목표를 적중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유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전뇌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바로 분석결과가 전달되었다.

차원의 12써클의 권능이 가진 3가지 현실부정중 하나와 ‘절대 차원기동’이였다.

“뭣이? 1만분의 1로 확률의 빗나갈 수 있는 희소한 경우의 수를 완전회피로 확정?

그걸 항시 유지한다고?

그것도 광역?

어떤 권능과 연산력을 가졌기에 그것이 가능해?

그것이 겨우 차원의 12써클의 권능이라고?

겨우 12써클의 권능으로 13써클이며 신력 5조인 나를 상대로 효과가 있다고?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이놈은 너무 익숙해?

나와 수십 번을 싸운 것 같다.”

근접공격을 연속으로 하는 일격은 흑염일족을 능가할 존재는 없다.

이미 ‘파호톤’의 전력공격이 빗나간 순간 주변 모든 공간을 그물로 엮듯 난자했다.

그런데 그 모든 공격도 흘리듯이 피하고 접근한다.

자신의 모든 공격의 간격과 틈을 파악하고 회피하며 물이 모래에 스며들 듯 다가오고 있다.

이건 권능 이전에 자신과 엄청난 횟수의 전투를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전뇌계도 파악하기 힘들다.

저들이 아는 것은 과거와 현재의 자료뿐이며 보여서 공개된 것뿐이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밖으로 들어나지 않는 권능은 잘 모른다.

적은 이미 인접을 해왔다.

방금 전 보았던 가슴에서 심장을 뽑히고 죽어가는 모습이 현실이 다가온다.

“좋다-! 이 놈 어디 덤벼보아라.

절대계 최강의 신체를 뚫을 공격기가 주우주에 있다면 어디 해보아라.”

모든 잔존신력을 ‘폭혈’의 신체강화로 집중했다.

삐걱거리던 신체가 극한대로 강화되며 강화되어 간다.

이 상태라면 ‘파호톤’의 직격이 아니라면 결코 관통상을 줄 수 없다.

하지만 실실 웃는 것과 같은 차원의 마도신의 목소리가 바로 가슴 앞에서 울렸다.

“개인기로는 분명 없어.

하지만 합격기로는 부족하나마 하나가 있지.”

황급히 아래를 내려 본 순간 황금빛과 검은색으로 일렁이는 양손이 앞으로 내밀고 버티고선 차원의 마도신이 웃으며 말한다.

“쿳쿳-! 넌 어떻게 매번 항상 이렇게 똑같이 대응을 할까?

역시 머리가 굳은 최상위 일족이 돌발 상황이 많은 아기보다 차라리 상대하기가 편해.

자기보다 약자라면 힘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니 말이야.”

“뭣이-! 네 놈 설마 흑염의 최상위 일족과도 싸워 본적이?

아니, 이럴 때가 아니야.

죽어라-!”

“최후의 대사와 반응조차 언제나 똑같군.

너나 죽어라.”

파지지지지지지지직-! 우우우우우웅-!

놀람과 함께 반사적으로 공격을 한 대가로 잠시 방어태세가 흔들린 신체 속으로 무엇인가 침투해온다.

차원의 마도신이 기다렸다는 듯이 무방비상태인 가슴으로 양손으로 쑤시듯이 전력으로 내지른 것이다.

당연히 신체의 강도가 너무 차이가 크니 오히려 차원의 마도신의 양손이 뭉개지며 피가 자신의 몸과 차원의 마도신의 몸에 뿌려진다.

타격에 따른 효과는 전혀 없다.

하지만 거기서 투사된 극도로 정제된 신력과 마력이 침투하며 신체 속에서 합쳐진다.

그 목표는 자신의 심장이었다.

“에고 아유타(Ego Aayuta)-!

드디어 목표를 확정했다-!”

심장에서 합쳐진 마력과 신력의 집합체들이 미친 듯이 융합하며 폭발을 하려한다.

그것을 억누르며 차원의 마도신을 잡아간다,

몸속에 파고든 신력과 마력의 융합이 심상치가 않다.

이대로 심장에서 폭발하면 아무리 흑염의 최상위 일족인 자신이라도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모든 권능은 발현자만 죽이면 진행이 멈춘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퍼부은 모든 공격이 다시 빗나가기 시작한다.

자신의 바로 앞에 존재하는데도 약간의 회피동작과 차원의 권능으로 모두 피해간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

“절대 차원기동으로 적에게 접근하여 신마합동 자살기(神魔合同 自殺技)……, 아니, 절명기(絶命技)인 ‘아유타’를 홀로 발동시킨다.

이것이 주우주의 마도신이 가질 수 있는 현재의 최고의 힘이다.

칭호를 자유롭게 해방하고 바람성의 정기도 필요가 없는 먼 미래에는 10중심의 하나인 회색이 되겠다고 자부하는 근거이다.

그러니 견딜 수 있으면 어디 견디어보아라.”

“이 미친 놈-! 그만두지 못 해.

이런 것으로는 흑염의 최상위 일족인 나를 못 죽여.

무엇보다 넌 이미 끝이다.

영원의 심판 도전 중임을 잊었느냐?

그런데 넌 자신의 부상을 감수했다.

완전승리와 일격필살의 조건을 성립 못 시킨 너는 끝장이다.

커어어억-!”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억-!

신체 내부에서 터지는 ‘에고 아유타’는 흑염일족의 내구력을 초월했다.

신체내부가 으스러지는 파괴력에 입에서 피화살을 토하며 흑염의 최상위 일족이 뒤로 튕겨져 나간다.

그러나 권능의 중심인 심장은 무사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으로 흑염의 권능으로 보호한 덕이다.

하지만 가슴근육과 갈비뼈가 통째로 박살이 나고 심장이 드러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들어난 심장을 어느새 완벽하게 회복한 양손으로 꽉 쥐어가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부상? 어디?

내가 차원이기 이전에 근원(根源)임을 잊었느냐?

투기와 삶의 의지가 있는 한 나의 생명력은 무한이다.

더구나 약하나마 흑염의 신체가 가지는 회복력과 신체강도라면 이 정도로 완전회복은 우습지.

어떤 부상도 근원의 칭호를 완전 개방한 현재의 나에게는 의미가 없어.

그리고 진리가 주재하는 영원의 심판을 자청해서 받은 내가 통과요건을 잊을 것 같으냐?

일격필살도 완성직전이다.

그래서 이것이 과정이란 것이지.

크크크크하하하하핫-!

이제 네가 벗어날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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