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15화 (226/2,000)

제 315화

16권

절대급의 카르마의 계약서의 대가로 걸린 것이 화상으로 떠오른다.

끝도 없이 펼쳐진 우주에 무수한 별과 같은 인영들이 떠오른다.

일반 행성의 1만배 크기의 주신성을 능가하는 모습들도 부지기수다.

아무리 보아도 정상적인 존재가 아닌 대신족과 무엇인가가 혼재된 모습들이다.

그 주위를 돌며 움직이는 정신체들도 어느 하나 평범한 수준들이 아니다.

거의 창조신장급 이상인 존재인 듯 엄청난 위엄과 투기를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두를 압도할 만큼 거대한 검은 불길로 일렁이는 존재가 전진을 시작했다.

‘아무리 보아도 주우주간의 전쟁이상의 대규모 정신체들과 초월체들이 동원된 대전쟁이다.’

그리고 그 인영과 엄청난 수의 정신체들이 전진하는 방향에서 노성이 들려왔다.

찬란한 황금빛으로 뒤덮인 수억의 존재를 이끌고 있는 가장 빛나는 존재다.

10중심 중 8인의 절대자들의 수장인 ‘황금(黃金)’이 틀림없었다.

황금을 중심으로 8인의 절대자와 일족들이 총집결해서 대군을 맞이하고 있었다.

“성멸(星滅)이자 회색(灰色)-! 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10중심인 당신이 우리들을 대적합니까?

그리고 원수지간인 주우주와 대신족의 연합까지 어떻게 이끌고서?”

그러자 형용할 수 없이 거대한 검은 불길의 거인의 이마에서 검은 로브를 눌러쓴 존재가 모습을 나타냈다.

키가 조금 컸지만 분명 차원의 마도신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느껴지는 마력과 권능은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고 8인의 절대자들과 맞먹을 정도의 투기와 살기를 품어내고 있었다.

14쌍의 마력의 원이 품어지며 의사를 전달한다.

“황금(黃金)이시여. 우리는 아군이며 동료이니 ‘창세(創世)’라고 부르십시오.

‘성멸(星滅)’은 적이 저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그리고 ‘회색’이 능력이 부족한 주제에 막 나가는 8인의 절대자를 제어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수단의 선택이야 제가 ‘회색’인 이상 자유롭습니다.

서로 원수지간인 적의 이용 정도야 기본이죠.”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검은 검을 든 8인의 절대자 중 하나가 검을 뽑아들며 외쳤다.

“절대계 전체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도 적이 아니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이지 마라.

적이 아니라면 우리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는 이 차원의 권능부터 풀지 못해-!

이게 무슨 짓이냐?”

그 말에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음성과 함께 거대한 인영속으로 사라지며 차원의 마도신의 음성이 울린다.

“진정한 ‘차원’의 권능영역에서는 나의 허가 없이는 죽음도 소멸도 없다.

나의 ‘절대 마도’를 기반으로 진정한 ‘불사불멸’을 구현한다.

지금처럼 능력을 내리고 올리는 것은 부가적인 것뿐이다.

그러니 죽는 소리하지 말고 원하는 대로 싸워봐.

그리고 ‘창세’인 내가 전쟁이 아닌 주우주 연합과 절대계간의 친선시합이라고 말했지.

그걸 곡해한 것은 네 놈이다.

내가 ‘성멸’로 불리게 되니 속이 시원하냐?

응? 이 말귀 못 알아먹는 지겨운 박쥐새끼야.

그리고 정말 전쟁이었으면 이미 끝났어.

내가 미쳤다고 8인의 절대자와 일족들을 상대로 이렇게 정정당당하게 나설까?

근거지인 바람성부터 다 날려버리고 뒤통수를 쳤다.

무엇보다 이제 설득도 지쳤다.

너희들이 무시하던 주우주의 세력들에게 쓴 맛을 봐야 제정신을 차리고 할 일을 할 것이니 어디 모두 지쳐 쓰러질 때까지 마음껏 싸워봐라.”

쿠궁-! 쿠궁-!

우주가 울리는 굉음과 함께 발걸음이 빨라지며, 붉은 불꽃이 태양처럼 일렁이며 8인의 절대자를 향하여 달려들기를 시작한다.

그 위압감은 결코 8인의 절대자의 밑이 아니었다.

어느 새인가 27쌍의 물질화된 빛과 암흑의 날개가 모든 영역과 차원을 점유하고 전장으로 삼았다.

차원의 절대적인 권능 앞에 모든 법칙이 새로이 쓰이고 변경된다.

8인의 절대자들조차 멋대로 감소하는 신력과 써클의 하향에 쓴 미소를 감추지 않으며 각자의 절대 신기를 뽑아들면서 전력으로 달려든다.

그들의 일족들도 진군을 시작했지만 당혹감을 멈추지 못했다.

분명 수준은 자신들이 비교할 수 없이 높으나 적이 너무나 많았다.

더구나 칭호를 가진 자들도 부지기수고 거의가 창조신장급이상이다.

신족과 마신족 뿐만 아니라 초월자들도 엄청난 숫자다.

거기에 대신족의 창조신과 창조대신들도 모두 몰려온 모양이다.

대신족의 창조신은 자신들과 거의 동격이고 창조대신이면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

그뿐 아니라 거대행성크기의 대신족 뿐만 아니라 해방된 대신족들도 여기저기 보이는 것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리 회색이 여기저기 발이 넓다고 하지만 거의 원수들인 저들을 연합시키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 의문은 차원의 마도신의 거체에서 발산되는 투기어린 외침에 의해 풀렸다.

“대신족들이여-!

너희들이 그렇게 원하던 절대계와의 공정한 평가전이다.

진리(眞理)의 앞에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라.

그리고 주우주의 강자들이여-!

바라던 대로 직접 경험하라.

너희들을 무시하던 절대계의 존재들이 어느 정도인지를-!”

그 외침에 호응하듯 주우주와 대신족의 세력이 투기와 살기가 폭증하며 전력으로 발산하는 신멸포와 권능들이 작렬했다.

차원의 권능에 의해 강화되고 승격된 공격들이라 소름이 오싹 끼칠 정도로 위협적이다.

자신들을 극한대까지 약화시키고 있는 차원의 영역 안에서 직격은 정말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아군일 때는 저 독선적인 성향으로 여기저기 마찰을 일으켜 문제아라서 무시했는데 적으로 돌아서니 이만큼 위협적인 존재도 없다.

“우우우우우웅!(대신족이 모든 것을 관리한다!)

우우우우우우우웅-!(절대계의 8인의 절대자와 일족이 아닌 우리다-!)”

“주우주 출신이신 10중심 중 회색인 ‘성멸창세(星滅創世)’께서 특별히 마련해준 자리다.

위에서 내려다보며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저 건방진 절대계에게 주우주 연합의 힘을 보여준다.

쳐라-!”

꽈아아아아앙-!

8인의 절대자의 일족과 주우주와 대신족의 연합군이 부딪치고 8인의 절대자와 차원의 마도신이 격돌하는 순간 화상이 끝났다.

‘아아아아아아? 이거 정말인가?’

‘뭐야? 이거?’

‘대가로 건 것이 설마 이거라고?’

‘이런 미친-!

현자계열 최강인 ‘회색(灰色)’이 왜 주우주에서 나와?’

‘다시 분석해-! 이럴 리가 없어.’

다른 특급 전뇌신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혼란스런 상황에 어찌 할지를 몰랐다.

결국 담당자인 르 사루비아가 정리해서 결론을 낸다.

‘차원의 마도신이 절대급의 카르마의 계약에 건 것은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밝은 미래입니다.

현재와 과거를 모두 걸었다가 잃었기에 남은 미래의 가능성 전부를 걸었군요.’

‘그것이 하필이면 회색인가?

이걸 어쩌지?’

대답을 기다리는 흑염의 절대자에게 바로 보고를 할 수가 없었다.

‘10중심 중 하나인 회색이 되어 8인의 절대자에게 대적하는 미래를 걸었다고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나?’

‘회색(灰色)’은 현자계열의 최강자로서 전뇌계의 주인이다.

아니, 투신들의 전투력에 한없이 밀려나고 있는 연산력을 주권능으로 하는 모든 관리신의 희망이다.

화상에서 본 것이 사실이고 8인의 절대자 전체와 맞상대가 가능할 정도로 강하다면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하지만 담당자의 냉정한 말이 뒤따랐다.

‘그대로 보고하셔야 돼요.’

‘왜? 지켜야 하지 않나?

아-!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있었지.

거짓이 통할 리가 없군.’

‘언제 올지 모를 미래이고 무엇보다 극히 확률이 낮아요.

차원의 권능과 근원의 칭호, 마도의 종합권능이 회색이라면 차라리 전뇌계에서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 빨라요.’

‘……그렇기는 하지.’

계산은 빨랐다.

주우주의 존재를 결코 전뇌계의 주인으로 인정할 수 없었고 담당자가 저렇게 질색을 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곤란한 존재인줄 알만 하다.

무엇보다 절대자의 사기적인 권능을 잠시 잊었다.

직감으로 모든 선택과 미래를 언제나 올바르게 알아내는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있는 이상 속일 수 없다.

전뇌계의 선택은 특급 전뇌신들의 신속한 결정으로 이루어졌다.

‘방금 나타난 회색(灰色)의 권능의 기본은 마도이며 절대적인 연산력을 견디기 위해 근원과 같은 재생과 생명력 특화의 칭호가 필요하고 전투와 변화한 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 차원을 사용하는 종합권능이 필요하다.

진화 방향이 제시된 이상 전뇌계에서 탄생시킬 수 있다.’

‘찬성한다.’

‘8인의 절대자 전체와 전쟁을 걸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보다 현명하고 온화한 존재가 전뇌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저 성격은 집단의 수장으로서 어울리지 않는다.’

‘담당자인 르 사루비아의 선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독선적이고 편협한 성격이 치명적으로 작용되어 결국 진실을 보고한다.

이 대답을 듣는 순간 흑염의 절대자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고 있다.

‘흑염의 절대자가 회색의 절대자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럼 차원의 마도신을 어떻게든 말살하려 들 것이지만 회색의 절대자로의 방향성을 알았으니 상관없는 일이다.

“차원의 마도신이 계약에 건 것은 자신의 모든 미래의 가능성입니다.

그 미래는 10중심의 하나인 회색(灰色)이며 8인의 절대자의 조율자이며 대적자입니다.

그 가치는 주우주의 오리진들 수백 명의 목숨을 바친 전투의 협조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영구계약이 아닌 잃었던 신체를 되찾아 주는 것으로 제한되었습니다.”

“…….”

꿈틀-!

흑염의 절대자의 이마에서 핏대가 솟구쳤다.

그리고 으스스한 음성이 내뱉듯이 터져 나왔다.

“저 썩을 놈이 장차 10중심 중 현자인 회색(灰色)이라고?

거기에 8인의 절대자들의 조율자이며 대적자?

내 손에 스치기만 해도 말소될 놈이?

인질을 잡고 속임수만 남발하는 놈이 현자?

그게 말이 되냐?”

그런데 또 다시 섬뜩한 느낌이 뇌리를 스친다.

위기 감각이 몰려오고 파멸유혼검이 허공에 나타나는 것을 보니 진짜라는 뜻이다.

“윽-! 정말이군.

그런데 언제?”

겨우 100억의 본신신력을 가진 차원의 마도신이 언제 1,000조 이상의 능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진리에게 집중지도를 받지 않는 한 수백억 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수백억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진리가 관리하는 존재의 미래는 거의 정해지지 않고 각자의 노력과 환경에 의해 끝없이 진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칭호를 가진 존재들 모두가 스스로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8인의 절대자 이상의 존재에 반드시 도달할 것입니다.

차원의 마도신이 절대급의 계약에 건 것은 바로 그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이며 운명의 결정입니다.

그것을 ‘진리’에게 맹세한 것입니다.”

“허어? ‘진리’에게 직접 맹세라고?”

진리의 이름이 나오자 잠시 멍해진 흑염의 절대자가 자신이 8인의 절대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뇌리를 스치자 온 몸이 덜덜 떨려왔다.

흑염일족의 최강자로서 절대자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교육받았는데 너무나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선택권이 있어 아슬아슬하게 기간을 길게 잡아서 견디어냈다.

그런데 모든 것을 걸어서 진리에게 맹세하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진리의 직계들마저 힘들어 하는 그 훈련과정을 속성으로 치룰 것이다.

‘저 수준으로는 결코 통과할 수 없고 소멸될 뿐이다.

만약 버티고 통과해서 8인의 절대자와 동격의 힘을 가지면 그것도 커다란 문제다.’

영원체를 능가하는 힘을 가지고 절대적으로 군림하던 1대째의 8인의 절대자들이 멸망한 결정적 이유가 회색의 배신 때문이었다.

생명체이며 반정신체의 정신으로는 주어진 영생을 견디지 못하고 미치기 직전인 8인의 절대자들을 제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배신은 확실했다.

과거 8인의 절대자의 장단점과 역사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 받은 내용을 되새겨 보니 저절로 살기가 듬뿍 배어나왔다.

이미 영원의 심판이 문제가 아니다.

저 차원의 마도신이 10중심의 하나인 회색이 되면 어찌될지 안 봐도 뻔하다.

“과거 현자계열의 회색과 투사계열인 흑염은 원수 사이였지.

아니, 8인의 절대자 전부와 사이가 극히 안 좋았지?

저 놈을 보니 대충 이해가 가는군.

그런데 이 상황에서 정확히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전뇌계는 차원의 마도신이 회색이 되는 것을 포기할 생각인가?”

“……예.”

잠시 망설였지만 대답은 바로 나왔다.

바로 앞에 확실한 기회가 있는데 언제 올지 모를 미래를 기다릴 수 없다.

잠시 언제나 동전의 앞면으로 진실여부를 확인한 흑염의 절대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다.

전뇌계가 흑염의 일족을 돕는 동안에는 원하는 대로 패쇄 제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주지.”

“감사합니다.

전력으로 돕겠습니다.”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특급 전뇌신이었다.

너무나 쉽게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본래 회색이 될 가능성이 있는 차원의 마도신은 반드시 죽어서 바람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지만, 본래 그럴 운명이라며 애써 뇌리에서 지울 뿐이다.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살기를 감추지 못한 흑염의 절대자가 시선을 본래로 돌리는 순간, 갑자기 오리진들의 몸에서 절대자들의 시야조차 일시 멀게 할 정도의 빛이 터져 나왔다.

200명의 오리진들의 육체가 일제히 불타오르며 권능으로 변하는 것을 보는 순간 거의 금기시된 권능이 떠올랐다.

신체를 희생하여 일시적으로 권능을 급증시킨다.

그 위력은 그야말로 발군의 것이다.

하지만 정신체들의 신령조차 감당 못할 파괴력과 타격에 의해 소멸될 위험이 있어 시행되지 않는다.

“빛의 신의 자기희생(自己犧牲)-!

이 미친 것들이 무슨 짓이냐?

흑염일족은 그런 것으로는 가벼운 부상만을 입지 절대로 안 죽는다.

개죽음일 뿐이다.”

하지만 빛의 기둥으로 변한 200명의 오리진들의 중앙에 선 차원의 마도신이 손을 들어 차원결계를 내부에서 깨부수고 나타난 상대로 지목된 최상위의 흑염일족을 가리킨다.

그러자 오리진들의 빛의 기둥들이 남김없이 모두 허공에서 사라졌다가 흑염일족의 신체에 작렬한다.

자기희생으로 발산하는 권능의 전력공격은 뼈를 부러뜨리지는 못하지만 피부와 근육에 상처를 주기에 충분한 힘이었다.

“크아아아아악-!”

피투성이로 변해가는 흑염일족이 비명인지 분노의 외침인지 모를 괴성을 지르는 것을 보고 차원의 마도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리진들의 자기희생의 공격이 통한다면 다음의 일격에 끝장을 낼 수 있다.

‘이제 모든 준비는 완료되었다.’

신체를 잃고 신령만이 남았으며 공격의 여파로 흐릿해지는 전 오리진들의 신령을 보며 확고한 감사의 의지를 전했다.

어찌 보면 희박하다 못해 불가능한 미래의 가능성만을 믿고 제약이 있는 신체를 포기하는 신뢰를 보여주었다.

2만년동안 흑염 바람성의 생명체들과 같이 싸우며 서로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결정이다.

“너희들의 목숨 감사히 받았다.

그럼 다음에는 나의 목숨 아니, 미래 전부를 걸고 보여 주리라.

나의 마도와 권능이 불러올 가능성을 말이다.

나의 차원의 권능이여.

근원의 칭호를 완전 개방하라-!

나는 다시 영원의 심판에 들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통과해 주마.”

후우우우우웅-!

이제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의 근원의 칭호의 바깥의 원이 몸 주위를 뒤덮고 안의 정삼각형이 머리와 다리를 덮어간다.

카르마의 계약을 거치지 않은 칭호의 완전개방은 그의 직접 심판을 부른다.

거기에 다른 칭호를 가진 절대자 모두가 관여한다.

그러니 합격 기준이 터무니없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일격필살’과 ‘완전승리’외에 ‘발전 가능성’까지 입증을 해야 하기에 대부분 바람성의 벌레가 되지도 못하고 말소처분을 받았다.

모든 이의 기준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인 것이다.

하지만 진리의 자랑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급의 카르마의 계약조차 통과 못한 지금 이 길 밖에 없다.

실수에 대한 보상은 커다란 공적으로 덮는 길 뿐이다.

“오소서-! 진리(眞理)시여-!

근원이자 차원이 절대급의 카르마 계약의 친견(親見)이 아닌 당신의 직접 심판을 바라옵니다.

상대는 신력 5조의 흑염일족의 최상위 종족으로서 상대로서 신력 100억인 저의 전부를 건 싸움의 대상으로서 부족함이 없사옵니다.”

차원의 마도신의 돌발된 행동에 잠시 고요해진 바람성과, 너무나 놀라 더없이 창백해진 흑염의 절대자와 특급 전뇌신이었다.

그가 친견하는 절대급의 카르마의 계약을 남발하더니 이제 아무 조건 없이 칭호를 완전개방하고 진리조차 직접 불러들였다.

어떻게 봉인된 칭호를 다시 풀었는지 모르지만 대형사고가 터진 것이다.

‘이러면 칭호를 가진 모든 존재가 바람성에 그가 주재하는 심판을 참관하기 몰려올 것이다.’

신력 100억의 예비 창조신을 상대로 최상위 흑염의 일족이 질리는 없겠지만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심각한 경고를 발산한다.

‘잘못하면 질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니, 지고 이기고를 떠나서 방금 주우주의 전 오리진들의 자기희생의 공격들에 의해, 비록 경상이지만 피투성이가 된 흑염일족의 모습은 절대계 최강의 육체를 가졌다는 명성을 완전히 똥통에 처박는 것이다.

거기에 절대계의 10중심 중 최강의 근접 전투력을 가진 흑염일족이 주우주의 정신체들에게 엉망이 된 꼴을 진리에게 보이다니 이런 수치도 없다.

다른 8인의 절대자들에게 두고두고 망신을 당할 일이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멍해지는 흑염의 절대자의 뒤에서 너무나 익숙한 변성기에 들어간 것 같은 소년의 목소리가 울렸다.

“흑염일족을 근원이자 차원의 칭호의 완전개방상대로 인정한다.

그럼 영원한 심판을 내가 직접 주관한다.

말소에 대한 후회가 없도록 전력을 다하여 가능성을 보이라.”

진리(眞理)가 직접 강림했다.

“…….”

하지만 자신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공간이동이든 아님 직접이동이든 어떤 존재도 자신의 감각을 벗어날 수 없다.

권능의 발동이나 신체의 움직임에는 반드시 미세한 공간의 파동이나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고 흑염의 절대자는 그 모든 것에 반응하여 적을 격멸한다.

영역 안에서 흑염의 투기와 살기를 벗어나는 어떤 권능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절대 감각을 아예 무시하는 권능발동의 자연스러움에 기가 막힐 뿐이다.

지금 더욱 열이 받는 것은 진리의 뒤에 서있는 3명 때문이다.

저쪽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확인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흑염의 바람성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은 흑염의 절대자의 허락을 받은 존재뿐인데 결코 승인을 해준 적이 없다.

어느 바람성이든 무단 침입은 무조건 죽이고 소멸하며 말소시킨다.

몰래 찾아오는 것들치고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리가 없는 악적들이기 때문이다.

초월자들의 가문이며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의 오리진 들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이 죽일 놈들이-!

감히 내 흑염의 바람성에 나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들어오다니-!

으드드드득-! 이 잘난 척만 하는 황금(黃金)-!

뭐가 완벽한 절대 행성방위체계냐?

바람가의 혈족들은 감지도 못하는 주제에?

이것들을 정말 믿고 한패를 맺어야 하나?’

황금이 8인의 절대자의 동맹의 증거라며 설치해준 절대 행성방위체계는 역시 한계가 있다.

‘아무런 이상도 확인하지 못하고 바람가의 혈족들이 이렇게 자신의 앞에 무단침입을 하고도 천연덕스럽게 서있지 않는가?’

무표정한 얼굴로 흑염의 절대자인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에 발작을 하려고 했지만 진리의 혈족들이고 그의 앞이다.

자칫하면 처분당할 위험이 있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려고 했다.

아무리 자신의 별에서 정기를 추가해주고 있었지만 절대 찾아갈 용기도 없고 만나기만 하면 가혹하게 수련을 시키니 도망만 다녔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보게 된 이상 그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인다.

아니, 도망을 치다가 무슨 꼴을 당할지 과거의 경험이 계속 떠오르고, 무엇보다 투기와 살기의 집합체인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보여주는 미래는 모두 처참하게 당한 몰골이다.

지금의 수준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기에 온몸에 굳고 입에서 저절로 극존칭이 튀어나왔다.

“진리를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 헉-!

이건 존대가 아니고……, 꽥-!”

퍼어어어어억-!

꽈아아아아아아앙-!

행성이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흑염의 절대자의 머리가 그대로 땅에 처 박혔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고 뭐고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을 정도의 절대의 빠름에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진리가 지금처럼 가볍게 휘두른 일격도 막지도 피하지도 못하고 정신을 잃은 것이다.

‘직감이 가르쳐 주어도 막을 시간이 없다.’

물론 절대계 최강의 근접전 전문인 자신에게 이렇게 신체반응이 못 따라갈 정도로 빠른 존재는 ‘진리’외에는 없기에 문제는 없다.

그러나 철통의 방어와 완벽한 적중을 제공하는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겨우 속도의 차이 때문에 완전무력화 되는 것은 정말 공포고 더 강해지고 빨리지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물론 그 대안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자신도 모른다.

수준이 높을수록 발전에는 엄청난 수련과 시간이 필요한데 모든 주우주와 절대계를 통틀어 ‘진리’보다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존재가 없어 그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아무 대응도 못하고 머리가 땅에 박힌 채 바들바들 떠는 흑염의 절대자의 머리에 방금 휘두른 듯 떨리는 목검형태의 ‘파멸유혼검’이 눌러진다.

악동과 같은 미소를 띤 진리의 입에서 한심하다는 힐난이 쏟아졌다.

“내게 존댓말 하지 말라고 했지.

아무 쓸모도 없는 호의와 존경에 너무나 약한 지금의 수준에 만족할까 두렵고, 쓸데없이 높기만 한 직위에 안주할까 부끄럽다.

그러니 나를 높게 보고 존경하며 포기하지 말고, 이렇게 맞았으니 악착같이 힘을 키워 덤벼.

다른 8인의 절대자는 몇 번 박살이 나고 나서는 다들 이를 갈며 잘하던데 가장 많이 맞은 너만 왜 항상 이 꼴이냐?

이만큼 당했으면 반드시 갚아주겠다고 이를 갈아야 하는데 넌 왜 갈수록 주인을 만난 강아지 꼴이냐?

이 멍청한 흑염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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