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10화 (221/2,000)

제 310화

15권

그러나 진득한 한숨과 함께 차원의 틈 사이에서 차원의 마도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의 따위는 관심도 없는 말투였다.

아니, 그럴 여유가 없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는데 최종단계가 꼬였다.

그것도 최악이다.

“휴우우우우-! 빌어먹을-!

전혀 틈이 없군.

아기를 계속 노렸던 내 의도와 차원의 권능을 알고서 하는 짓은 아닌 것 같고 내 ‘희생감수’처럼 자동으로 발동되는 권능의 일종인가?

흑염의 일족과 정면승부를 해야 하다니 정말 운수 더럽군.”

차원의 마도신이 입고 있는 의복은 이미 수없는 재생과 청결을 반복했지만 피에 절어있었다.

머리까지 뒤집어쓴 검은 로브가 진득한 피 냄새에 절고 거기에 뒤지지 않는 흑염의 투기가 일렁거린다.

그리고 이전과는 예리함이 다른 신력과 마력의 날개가 완전히 유형화되어 더없는 보검처럼 예기를 발산한다.

손에 들고 있던 엉망진창이 된 인간의 시체를 그대로 땅에 떨어트리며 상처로 뒤덮이고 시퍼런 멍으로 뒤덮인 팔을 회복시켜 간다.

흑염성의 인간과의 싸움에서 수만 번의 차원이동의 충격을 뒤집어쓰면서도 몸부림에 반항을 당한 흔적이다.

비록 정상적으로 흐른 시간은 3분정도지만 절대급의 카르마의 계약서가 발동한 시간가속을 이용한 결계 속에서 자신은 이미 1만년이상의 가까운 시간을 이들과 결사적으로 싸워 이겼다.

그러나 다시 정상적인 시간으로 돌아온 이 세계는 아무런 변함이 없어 꿈과 같았다.

하나 수없이 당한 부상의 회복의 흔적과 피에 절은 옷과 신체, 무엇보다 극히 일부만 흡수했어도 머릿속을 새까맣게 태울 정도로 격한 분노와 투기로 불타는 흑염의 권능은 진짜였다.

마도를 시행하고 있는 연산력을 지금도 위태롭게 유지하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의 귀로 밝은 음성이 들려왔다.

“어서 와라. 신입.

일단 한 대 맞고 죽자.”

여유로운 미소를 피우며 자신의 반려와 아기를 지키고 있던 흑염의 절대자가 움직였다.

그런데 꺼림칙한 느낌이 스친다.

이대로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은 감각이 떠오르고 고민에 잠시 빠졌다.

물론 위기감은 절대 아니고 약간 문제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항상 동전의 앞면’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설마 지금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인가?

겨우 100억의 신력을 가진 상대로 손해?

8인의 절대자인 내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태였다.

그래서 무시하고 움직이려고 했는데 갑자기 소름이 오싹 끼쳤다.

오랫동안 조용해서 깜박했다.

자신에게 붙어있는 제약을 말이다.

이미 발동되었는지 이마가 근질근질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모든 일족과 반려, 갓난아기들 앞에서 맞을 수 없다.

이제 흑염의 투기 속에서도 체면을 생각할 정도다.

“멈춰-! 직감이 시키는 대로 여기서 안 움직인다.

흑염은 고민을 절대 하지 않는다.

느낌이 온대로 바로 움직이며, 흑염의 절대자인 나는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것이 바로 ‘항상 동전의 앞면’의 오의다.”

부우우우우웅-!

언제 나타났는지 이마 바로 앞에 ‘파멸유혼검’이 아쉬운 듯 떨림을 보인다.

이건 그의 권능의 일부라서 도대체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이것만은 ‘언제나 동전의 앞면’조차 아무런 발동이 안 된다.

즉 피할 수 없는 일격이며 몸으로 때우는 해결책이 유일하다.

그대로 ‘파멸유혼검’이 다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를 부득 갈며 외쳤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수련하기 위해 선택하는 순간 망설이거나 고민하면 바로 자동공격을 해오는 ‘진리의 상’이었다.

어떤 판단이나 선택도 고민하거나 망설여서 시간을 지체하면 바로 막지 못하는 공격이 날아온다.

일반적인 공격도 아니다.

그가 가진 불가해(不可解)의 팔시조(八時調) 중 2번째인 지시무저(地時無. 땅의 시간은 바닥이 없다.) 중 초장 저시위격(底視爲擊. 바닥을 보기 위해서는 쳐라.)의 일격이다.

어떤 방어도 신체도 무사히 피하지 못한다.

오로지 그 이상의 숙련도를 쌓지 못한다면 8인의 절대자이든 바람가의 오리진이든 몸으로 버티는 것이 전부다.

저것에 연속으로 두들겨 맞고 빈사상태가 된 횟수만 쳐도 만 단위가 넘어선다.

물론 가벼운 선택을 망설여서 당한 횟수는 제외한 숫자다.

그 정도가 되니 다른 존재의 기습공격은 어떤 경우에도 웃으며 조건반사로 피할 정도다.

“썩을 놈-! 언제인가는 산산조각을 내줄 테다.”

부수겠다는 대상이 자동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파멸유혼검’인지 그것을 준 ‘진리’에게 대한 악감정인지 모를 대사를 내뱉으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진리에게 받은 은혜만 치면 도저히 갚을 도리가 없다.

칭호를 주고 절대계의 강자로 군림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적이 감당이 안 되어 개방하고 싸우다 황당한 조건을 만족 못시켜 벌레로 끌려왔다.

하나 결국 흑염의 절대자의 수준까지 주우주 전체와 맞먹는 정기를 가진 ‘바람성’과 바람가를 제외한 최강의 세력 중 하나인 ‘흑염일족’까지 주어서 절대계에 군림하게 해주신 은인중의 은인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가장 많이 자신을 팬 대상이다.

죽음을 어떤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는 파멸유혼검의 권능이 아니었다면 이미 피 먼지가 되었을 것이다.

당한 횟수로만 치면 자신만큼 처참하게 당한 8인의 절대자가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진리가 자동으로 자신을 패게 만들어서 파멸유혼검을 던져주었을까?’

‘흑염’의 절대자가 되어 반항도 해보려 했지만 아찔할 정도의 수준차이만 절감했을 뿐이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흑염의 일족도 이렇게 건사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

결혼이 귀찮다고 싫어하는 것들은 모두 자신이 당한만큼 족쳤다.

그래서 일족을 번영시켜서 한숨을 돌렸는데 과거의 악몽이 다시 살아날 뻔했다.

잠시 한숨을 쉬고 팔짱을 끼고서 검은 로브를 푹 눌러쓴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았다.

겨우 본신신력 100억의 주신이다.

그걸 자신이 직접 나서려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니, 어느 흑염의 일족이라도 차원의 마도신은 상대가 될 수 없다.

인간까지 승급되면 거의 조에 달하는 흑염의 정기가 흡수된다.

그럼 거의 1억년에 가까운 수련과 흑염의 정기 흡수가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겨우 흑염의 일족이 되고 진정한 효과를 얻게 된다.

그래서 인간이하가 흑염의 일족을 이겨서 흡수하는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

차원의 마도신이 각종 편법과 그에게 받은 절대급의 권능으로 여기까지 수월하게 이겼지만 그만큼의 흡수시간이 길 것이다.

아무리 시간가속의 권능으로 처리했어도 겨우 몇 만 년만으로는 흑염의 권능의 일부만 운용이 가능할 뿐이다.

그런데도 살기와 투기가 은은하게 진동하듯 퍼지는 것을 보니 해볼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이제야 알 것 같다.

주변의 공간에 무엇인가가 무수하게 깔려서 숨겨져 있다.

아마도 차원과 마도의 권능중 하나일 것이고 보나마나 흑염의 아기를 노리고 있다.

흑염의 일족사이에서 정식으로 태어난 아기는 기본능력이 높지만 대처능력이 떨어져서 어느 정도 성장하기까지 강아지도 이기기 힘들다.

하지만 흑염의 일족이 확실하기에 이기면 바로 통과다.

그래서 대부분의 바람성의 생명체가 갈망하는 것이지만 정식 흑염의 일족의 보호에 있는 아기를 노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차원의 마도신은 실패한다.

그리고 유일하게 이길 방법인 정식 흑염의 일족이 되려면 멀고도 멀었다.

파멸유혼검이 사라지고서 여유를 되찾은 흑염의 절대자가 말을 잇는다.

“휴우-! 하긴 급이 다르긴 하지.

그렇게 영원의 심판을 바로 통과하기를 바라면 아무 흑염의 일족이나 골라라.

이기면 합격이다.

아니면 당장 포기하고 너의 권능으로 바람성과 흑염일족에게 기여하라.

그럼 수련기간을 단축하게 도와주마.

그것이 싫다면 그렇게 결정한 나를 이기면 바로 네가 흑염이다.”

킬킬킬-! 푸하하하하핫-!

주변 흑염일족의 비웃음과 커다란 웃음이 울린다.

흑염의 권능을 정식으로 익힌 자신들은 동급에서 10배 이상의 신체능력을 가진다.

비록 권능은 약하지만 비교할 대상이 없는 신체능력은 그걸 덮고도 남는다.

당연히 바람성의 인간과 흑염일족의 차이는 10배 이상이고 신체능력의 차이이기 때문에 결코 상처하나 주지 못한다.

그래서 정식 흑염의 일족이 되려면 자체적으로 수련을 통해 흑염의 권능을 개발하는 수 밖에 없다.

일반 흑염의 일족이 그런 수준차이가 나인데 그 정점인 흑염의 절대자의 상대를 하는 것은 인간에게는 절대 무리이다.

그렇게 흑염의 절대자가 이제 귀찮다는 기색을 보이자 옆의 아기를 안고 있던 반려가 나섰다.

그래도 칭호를 가진 절대자다.

그 자존심을 이렇게 무참하게 긁으면 죽는 것을 알면서도 달려들 수 있다.

언제나 성질을 건드는 육아가 힘든 것은 같은 흑염의 권능을 가진 여성체에게도 마찬가지다.

바람성의 정기를 흡수하려 소화하기도 힘든데 육아가 겹치니 점점 발전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느낀다.

이대로 가면 남성체와 능력차이가 커지지만 일족의 번성을 위해서 출산을 포기할 수 없다.

바람가의 인간들이 흑염의 일족이 되는 것은 너무나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가장 빠른 번성방법이 출산이고 문제인 육아 기간을 단축하려면 차원의 권능을 가진 마도신을 잘 구슬려서 써야한다.

그래야지만 다른 8인의 절대자의 일족에게 수에서도 안 밀린다.

여성체들 사이에서 이미 의견이 종합되고 결정된 일이다.

잘 구슬려서 절대급의 시간과 공간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서 일족의 수를 늘린다.

다른 능력이 부족해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흑염의 일족의 기본 능력은 1조다.

하나 흑염의 권능으로 10조를 능가하는 신체능력을 가진다.

우리들의 신체를 부수고 이기려면 10조가 넘는 출력을 가진 권능이나 신력, 아니면 그 배 이상의 물리력을 가져야 한다.

너의 대우는 일반 흑염일족의 수준으로 결정할 것이니 그만 하도록 하라.”

하나 그래도 투기와 살기가 풀리지 않는다.

투기의 농도와 강도는 흑염의 일족으로서 부끄럼이 없을 정도다.

전쟁터의 최전선에서 한껏 피를 머금은 전사를 보는 것만 같다.

하지만 흑염의 일족과의 승부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힘들다.

기본적으로 파괴와 살생에 특화된 흑염의 권능은 전투에 돌입하여 폭주하면 자신이나 적 모두를 파멸을 이끌기 일쑤다.

용케 벌레에서 인간까지 이렇게 빠르게 승급되어 바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럼 아깝다.

차원의 마도신이 살기와 흥분에 싸인 눈초리가 흑염의 절대자를 쳐다보는 것을 보니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결국 확실히 말뚝을 박아야 한다.

왜 공격을 하려다 말았는지 모르지만 전투가 벌어지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흑염의 절대자의 기본 신력은 100조이다.

10배의 신체능력을 가지니 1,000조에 가까운 파괴력을 만든다.

거기에 흑염의 권능으로 1,000조 이하의 모든 공격은 무시하고 어떤 방어도 무효화하고 공격한다.

또한 그 이상의 공격을 받아도 강대한 신체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계속 강화되어 상대를 능가한다.

어떤 마도나 권능을 사용해도 ‘언제나 동전의 앞면’으로 바른 선택을 반복하여 결국 타도가 가능하다.

적으로 인식되는 어떤 방식으로 숨어도 결국 찾아내고 격멸한단다.

이 힘은 절대계에서도 절대인 것이다.

너를 죽이는데 1격 이상이 필요하지 않는다.

다른 8인의 절대자라도 근접전만이라면 말소시킬 수 있다.

창조주인 영원체를 힘만으로는 넘어서는 존재가 8인의 절대자이며 그들을 오리진으로 삼은 바람성의 일족과 주우주의 존재와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단다.

그리고 흑염일족은 절대계에서 바람가를 제외하고는 신체능력은 최강인 일족이다.

너에게 그 일족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일반 바람성의 인간이나 절대계라면 꿈에서라도 바라는 기회이다.”

꿈틀-! 우둑-! 우둑-!

100조라는 수치와 1,000조의 신체능력에 놀랐는지 차원의 마도신의 신체가 긴장하고 풀리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 느낀다.

결국 그 입이 열렸다.

침음성이지만 원하던 내용과는 달랐다.

“이것이 8인의 절대자 중 흑염의 절대의 권능인가?

‘항상 동전의 앞면’이라?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 권능의 핵심지역을 이렇게 방어하고 있는 것인가?

직접 이렇게 미끼로 나서기까지 했는데 정말 잘도 막아서고 있군.

쿡쿡-! 그래도 결과는 변하지 않아.

조금 돌아가면 그 뿐이다.

마도신에게 준비시간을 준 것을 후회하라.”

우우우우우우우우웅-!

검은 마력이 울부짖는다.

흑염의 권능과 함께 상승된 마도가 무엇인가를 소환하고 있다.

차원의 권능과 마력이 뭉쳐진 벽돌이 소환되어 주변을 가득 채운다.

그것을 가볍게 잡으며 투척 자세를 취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목표는 당연히 흑염일족의 아기들이였다.

‘100조라고?

그게 뭐 어때서?

누가 상대하기나 한데?

그리고 노리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결코 몇 억년을 흑염일족이 되려고 갇혀있을 생각은 없다.

나는 차원의 마도신-!

‘근원’이자 ‘차원’의 절대자인 것이다.’

쉬-! 쉬-!

가볍게 벽돌을 정면으로 던지자 바로 사라졌다.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의 근육질의 몸이 잠시 경직되었다.

가소롭다는 듯이 인상을 쓰며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곳에 흑염의 투기를 집중시켰다.

꽈릉-! 파사사삭-!

흑염일족의 아기들을 향해 차원전환을 일으키려던 벽돌들이 먼지가 되어 휘날린다.

차원전환이든 뭐든 어차피 그것을 뛰어넘는 힘 앞에서는 분쇄될 뿐이다.

하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수십 개의 벽돌이 다시 투척 되며 아기들을 노린다.

흑염일족들이 차원전환의 벽돌을 막아서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감이다.

이 정도로 완전한 차원전환을 막아내는 것은 육체능력만이 극대화된 흑염의 일족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다른 흑염의 일족들도 자신들의 아기를 지키기 위해 나서자 갈수록 늘어나는 차원전환의 벽돌들이 완전히 분쇄된다.

분쇄되어 날리는 먼지와 나름대로 집중해야 중간 요격이 가능한 까다로운 차원전환공격에 짜증을 내는 것이다.

“귀찮게……, 이 놈이.

절대급의 시간권능이고 뭐고 죽이는 수가 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