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8화
15권
한편 차원결계 밖은 흑염일족이 짜증서린 음성을 날리며 여기저기 뒤지고 있었다.
바위를 들추고 풀숲을 헤집으며 무엇인가를 찾기 계속한다.
그때마다 놀란 벌레들이 화들짝 날라 도망쳤지만 바로 잡혔다.
흑염일족은 흑염계열 바람성의 최종단계다.
겨우 벌레들이 도망칠 수 없는 것이다.
“보호를 해줄 것이니 당장 나와라. 신입.
아님 어디 있는지 아는가?”
“윙윙-!”
‘전 아닌데요.
몰라요.’
“그럼 꺼져-!”
잡은 벌레나 동물들에게 의사를 전달하고 확인을 해본결과 역시 시간의 권능이 없다는 것을 알자마자 신경질적으로 저 멀리 허공으로 내던져 버리는 흑염일족들이 속출한다.
차원의 마도신이 어디 숨어있는지 몰라서 샅샅이 뒤지고 있는 것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지루한지 슬슬 울려고 하는 아기 얼굴들을 보는 흑염일족의 족장의 표정이 또 일그러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육아는 흑염일족과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성질이 차분하고 인내심이 강해야 하는데 투기와 분노가 권능의 근본인 흑염일족과는 정반대다.
시간의 권능을 가진 신입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어디 처박혀서 승급시험을 치루고 있다.
지금 강아지와 싸움은 자신조차 거의 1만년을 넘겨서 겨우 올라선 승급수준이다.
그걸 이런 편법으로 통과하려하다니 흑염의 바람성의 지배자로서 용납할 수 없다.
결국 행성전체가 울리는 고함소리를 내뱉는 흑염의 족장이었다.
“에라이-! 헷갈리니 신입이 아닌 것들은 당장 자기 집으로 사라져.
지금부터 눈에 띄는 것들은 모두 죽여 벌레로 되돌린다.”
바람성의 생명체들이 늦으면 검은 불에 타죽을 것 같은 환상을 보며 도망치듯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간다.
흑염일족의 족장은 그 혼잡한 광경을 보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방금 자신의 바로 뒤에서 약간의 이상을 감지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본래 현자계열인 자신이라면 바로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놈의 흑염의 권능이 차분하고 복잡한 권능을 발현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자신도 현자로 있을 때는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로 해치웠는데 지금은 정확히 파악도 안 된다.
이런 섬세하고 세밀한 권능은 투기의 극치인 흑염의 일족이 발현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다.
“아 젠장-! 이 신입 놈은 어떻게 이렇게 잘 숨어있는 것이야?
아무리 보아도 절대등급의 은밀 결계 같은데 흑염일족이 이걸 어떻게 쓰고 있어?
어떤 연산력을 가져야 이게 가능해?”
“그러게 낮아진 연산력을 높일 수련 좀 하라고 했잖아요?
당신도 옛날에는 이 수준 이상으로 가능했는데 지금은 탐지도 못해요?
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싸움만 하고 그래요?”
“……흑염이 다 그렇지 뭐.
해도 안 되는 것을 어쩌라고?”
일족들이 흩어지고 혼자가 되자 슬슬 바가지를 긁으려는 마누라의 모습에 한숨만 늘어나는 절대계 육체계열의 최강인 흑염의 절대자였다.
그보다 시급한 것은 신입의 저 끝도 없는 연승의 행진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인간으로의 승급을 거의 눈앞에 둘 정도로 빠른 승급속도다.
‘영원의 심판’을 통과하면 절대계에서 최고 수준의 일족의 일원이 될 자격을 얻고 일족의 대표에게 도전하고도 무사할 수 있다.
바람성의 각 일족의 권위는 영원의 심판이 극악할 정도로 어렵고 통과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데 있는데 이렇게 쉽게 통과하게 할 수 없다.
‘어떤 재능 있는 존재도 몇 만 년이 걸리는 영원의 심판을 겨우 몇 분 만에 통과하게 해두었다가는 절대계에서 웃음거리다.’
어떤 종족이든 한 번 떨어진 권위와 명망은 회복하기가 극히 어렵다.
아무리 자청해서 원한 것이 아닌 흑염의 절대자와 흑염일족의 족장이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주우주의 어떤 종족도 감히 따라오지 못할 압도적인 힘과 지혜로서 절대계를 떠받드는 10개의 최고위 종족 중 하나의 일원이자 대표라는 것은, 그의 공격을 버티고 살아남을 정도로 강함과 권위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비록 일족이 잘못하면 파멸유혼검으로 뼈가 다져질 정도로 얻어맞지만 그걸로 끝이다.
벌레가 되지도 않고 일족전체가 말소되지도 않는다.
그에게 있어 그만큼 중요한 일족이라는 뜻이다.
오로지 강함과 지혜, 발전 가능성을 증명하기만 하면 그가 다스리는 영역에서 지배일족으로 군림한다.
겨우 칭호를 가진 절대자였던 과거와는 격이 다른 번영과 영화를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제 그의 관리에서 거의 독립한 다른 바람성의 일족들이 증명한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에게 유일하게 철저한 관리와 보호를 받는 것이 바로 흑염의 일족과 자신이다.
“그런데 왜 흑염 일족만 이 꼴이지?
족장인 내 탓인가?
아닌데?
다른 8인의 절대자의 후계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는데.
아니, 다른 8인의 절대자의 후계와 다른 일족 모두 덤벼도 쓸어버린다.
난 강해.
그와 바람가의 상위 오리진들이 아니라면 나 혼자서 절대계라도 모조리 박살을……, 아오-! 또 이놈의 흑염이-!
가만있지 못해-!”
약간만 흥분하자 또 다시 검은 불꽃모양의 투기가 폭발하듯 터져 나온다.
권능을 추스르는 시야로 자신의 일족들이 황급히 물러나는 것이 보인다.
닿기만 하면 죽는 독극물을 보는 놀란 시선들이다.
하긴 이 흑염의 투기에 말려들면 수준이 낮은 흑염의 일족이라면 끝장이다.
흑염의 투기는 검은 색깔 그대로 치명적인 마력에 가깝다.
오로지 살상과 파괴에 특화되어 있어 스치기만 해도 거의 대부분의 물질을 파괴하고 생명체의 목숨을 끊으며 정신체를 소멸시킨다.
거기에 신체능력을 상승시키는 점에서는 그의 후계인 바람가의 오의조차 능가한다.
육체로는 개체로서는 절대계 최강이라는 용신족조차 능가하는 것이 바로 흑염 일족인 것이다.
이 강대하고 폭발적인 힘의 대가로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권능의 대부분을 익히지 못하지만 아무런 상관이 없을 정도다.
이런 무한한 투기의 집합체인 흑염의 권능은 오로지 끝없는 투쟁과 승급에서 자연스럽게 쌓인다.
바람성에서 벌레에서 인간으로 올라서기 위한 무수한 투쟁이 흑염의 일족이 되는 기반인 것이다.
참새수준만 되도 일반적인 정신체는 상대도 되지 못할 정도의 위력을 품어내게 해주는 것이 바로 흑염의 권능이다.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떠올랐다.
흑염의 투기를 정돈하느라 잠시 약해져서 머리가 잘 돌아간 순간이었다.
“잠깐……. 이 신입 놈은 어떻게 흑염의 정기를 흡수하고도 차원의 권능을 발동시켰지?
이미 참새가 아닌 강아지를 능가했는데?
차원의 권능은 모든 권능 중에 가장 연산력을 많이 필요해서 흑염 일족이라면 꿈도 못 꿀 정도로 복잡한 사고를……, 허어?”
흑염의 투기를 잠시 억누른 순간 돌아온 과거의 감각이 이상을 확인했다.
다른 차원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파동을 감지한 것이다.
기가 막히게도 바로 자신의 뒤였다.
이러니 다른 흑염의 일족들이 족장인 자신에게 가까이 못 오고 엉뚱한 곳에서 헛수고만 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신이 눈치를 못 채다니 이런 수치도 없다.
“하필 쪽팔리게 내 뒤냐?
에라이-!
이제는 애들 버릇을 가르치려면 그에게 ‘파멸유혼검’이라도 빌려야 하나?
너무 약해서 말소될 것 같아 함부로 치지도 못하니 이번에는 행운인줄 깨달아라―!
일단 튀어나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자신이 직접 공격하면 저 정도 수준이면 바로 말소된다.
그래서 결국 이상을 느낀 그 주변에 아주 멀리 가볍게 손가락을 흔들어서 파동을 보냈다.
그러나 흑염의 파동이 약간 섞인 손가락질이 벌인 결과는 끔직했다.
시야에 보이는 공간 전부가 통째로 갈라지고 절대등급의 차원결계가 박살이 나버린 것이다.
“크아아악-!”
“커어어억-!”
“푸웃-!”
차원결계를 강화하고 유지하고 있던 과거 오리진들이 엄청난 충격파에 피를 토하고 팔다리가 잘리거나 박살이 난 채 여기저기 나뒹굴고 날려졌다.
시간과 공간이 무수히 겹쳐져 만들어낸 차원결계는 일단 물리력으로는 거의 무적이다.
그런데 흑염의 절대자가 극히 조심해서 보낸 손가락질인 만든 공기파동에 스치자 무참히 박살난 상황에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란 과거 오리진들이었다.
흑염의 절대자의 맥 빠진 표정을 보니 차원결계를 깨뜨리기 위해 어느 정도로 힘을 억누르고 공격을 스치게만 하기 위해 노력했는지 알 정도이다.
이런 장난 같은 공격에 200명의 창조신들이 보강한 절대등급의 차원결계가 무참하게 찢겨나간 것이다.
결계를 파괴하고도 남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중상을 입고 쓰러진 자신들을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흑염의 절대자를 보자 온 몸이 떨려 왔다.
이건 수준이 다른 것이 아니라 존재자체가 다르다.
7써클은 초월자, 10써클까지가 신, 11써클은 주신, 12써클은 창조신이다.
13써클은 창조신장이며 영원체인 창조주는 14써클이다.
비록 약하지만 현재 창조신이라 12써클인 자신들이 흑염의 절대자의 능력측정이 안 된다.
1써클 이상이라면 어는 정도인지 측정을 할 수 있는데 전혀 모르겠고 끝없는 경외만을 불러오고 있다.
그럼 흑염의 절대자는 적어도 14써클 이상이라는 뜻이다.
상위 서클일수록 그 격차는 하위 써클의 차이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그런데 12써클에서 14써클의 차이면 감히 평범한 인간과 신정도의 능력차이다.
더 무서운 점은 흑염의 일족은 어떤 정신체의 권능도 쓰지 못한다.
단지 육체만으로 14써클에서도 최상위에 도달한 경이로운 존재가 눈앞에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정신체인 창조신인 자신들에게는 공포였다.
‘이런 괴물이-!
그도 아닌데 이런 절망적인 격차라니?’
‘우리가 이런 적과 싸우려고 준비를 해왔단 말인가?”
느껴지는 것은 모든 것을 불태우고 소멸시킬 것만 같은 끝없는 투기의 검은 불꽃이었다.
그 검은 불꽃의 투기를 피어 올리는 거한이 가소롭다는 듯이 자신들을 내려 보아도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1써클의 광역승급을 지원하던 차원의 마도신이 혼자서 전력으로 싸우느라 지원을 해제한 것이 컸다.
지금 자신들은 499주우주의 기준으로 하위 주신정도이다.
그러니 2써클 위인 14써클 이상의 위대한 존재들에게는 대항이 불가능하다.
몸이 공포에 질려 바짝 얼어붙은 창조신들을 쳐다보며 기가 차다는 흑염의 절대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절대계의 창조신장이나 일족의 오리진들도 아니고 겨우 주우주의 하급 주신들 200명의 조력이었다고?
이걸로 어떻게 참새이상의 바람성의 생명체들을 그렇게 빠르게 이겼지?
이 정도의 수준은 아무리 많아도 흑염의 권능을 가진 생명체를 능가하기는 불가능한데?
이거 오래간만에 머리를 쓰게 만드네?
뭐 어쩔 수 없지.
너희들 모두 이리 와보라.”
까닥-!
푸아아악-!
흑염의 절대자가 오른손의 2번째 손가락을 가볍게 안으로 접었다 폈다.
그러나 마치 장난 같은 그 행동에 대항할 수 없는 압력이 발생했다.
200명의 창조신들이 회복하던 몸이 무력하게 모두 가랑잎에 폭풍이 날리듯 흑염의 절대자의 발치로 끌려온 것이다.
흑염의 절대자가 가장 가까이 끌려온 과거 오리진의 목을 한 손으로 잡아 올리고 다른 한 손을 주먹을 쥐고 가볍게 이마에 대었다.
무척 살짝 대었으나 그 충격은 신의 존재자체가 뒤흔들리는 피해를 줄 정도다.
으스스한 살기가 머문 흑염의 절대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한 대 맞고 말소되기 전에 빨리 불어라.
이 잡것들아.
도대체 어떻게 이긴 거냐?
그리고 신입은 어디 있어?
맞기 전에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란 말이다.”
겨우 머리를 쓴 것이 폭력을 기반으로 하는 협박이라는 사실에 기가 막혀하는 과거 오리진들이지만 다음 순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말 차원의 마도신이 보이지 않는다.
비록 힘은 부족하나 다른 권능과 감각만은 최고위의 창조신이었던 자신들이다.
그 감각으로도 차원의 마도신을 잡을 수 가 없다.
분명 아까 강아지 다음으로 상대하던 바람성의 생명체와 치열하게 육탄전을 벌리는 순간 사라졌다.
아니, 아까 절대급의 차원결계가 부서지는 순간부터 확인이 불가능했다.
분명 자신들의 신체로 쓰이는 분신들이 이상이 없으니 이곳에는 존재한다.
전력으로 확인한 감각에서야 겨우 위치가 잡힌다.
아니, 분신인 신체덕분에 확인이 된다고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위치는 지금도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자유롭게 위치와 장소를 변화시키며 전투 중이다.
하지만 이곳은 바람성이다.
격이 다른 강함을 자랑하는 무수한 생명체가 넘치는 이곳에서 함부로 공간이동을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비등한 존재가 같은 공간에 겹쳐지면 서로 폭발하여 사라진다.
격이 높은 존재가 낮은 존재와 겹쳐지면 버틸 수는 있지만, 그렇기에 공간을 주 권능으로 하는 투신들은 항상 잘 아는 장소 시야감각 내에서만 싸워야 제 위력을 발휘하는 제한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무시하고 이렇게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싸울 수 있는 권능은 단 하나였다.
정신체에게조차 불가능이라고 전해지는 공간계열의 공격기이자 이동기였다.
어떤 장소이든 이동이 가능하여 공간의 제한이 없는 공격과 회피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모든 물질과 정신체를 다른 공간으로 강제 전환시켜 무차별로 소멸시키거나 이계로 영구 추방한다.
더구나 공간계열의 최고약점인 존재의 중복에 따른 상호소멸조차 무기로 사용해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어떤 동일수준의 권능의 공격과 방어도 이것이 발동되고 있는 이상 무의미하다.
시간과 공간을 무시하는 절대급의 권능이상의 공격이 아니라면 모두 다른 공간이나 시간대로 튕겨지거나 공격한자에게 되돌려지지 하기 때문이다.
모든 공간과 시간을 지배하는 그 권능은 절대의 공간권능이라고 불려 졌으나 그 습득 난이도와 사용할 때의 위험성이 너무 높아서 버려졌다.
권능이 지원해도 연속적으로 공간이동을 할 때의 막대한 충격을 아무리 정신체의 신체라고 해도 감당이 불가능했다.
우습게도 최고수준의 연산력이 필요한 공간계열의 절대급의 권능이 그 이상의 육체계열의 권능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래서 최초 개발자였던 태초의 창조신장조차 잠시 사용이 가능할 뿐이었다.
그리고 최초의 창조신장이 이것을 쓰고도 8인의 절대자와 2인의 초월자에 의해 자멸하듯 패배하였을 때 그 가치를 잃고 완전히 사라졌다.
습득 난이도와 신체부담에 비해 그 위력이 낮다고 평가된 것이며 실제로 익힐 수 있는 존재도 극히 드물었다,
하나 만약 창조신장의 신체가 충격을 이겨내서 계속 사용이 가능했다면 결과는 어찌 되었을지 몰랐다고 말해지는 절대적인 권능이었다.
신족의 전설적인 권능이나 그것을 차원의 마도신이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바람성의 생명체들과 싸우고 있다.
분신체인 자신들만이 겨우 알 정도로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바람성 전체를 헤집으며 상대를 분쇄하고 있다.
다시 붙잡힌 바람성의 늑대가 무차별로 발동되는 차원전환과 차원이동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이 분쇄되는 것이 느껴진다.
저 권능의 가장 무서운 점이 저것이다.
같이 공간이동을 하면서 똑같은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익숙한 시전자에 비해 생소한 피시전자는 그대로 엄청난 충격을 받는 것이다.
물론 정신체라면 어느 정도 공간이동에 저항력이 있다.
하지만 저것은 창조신장의 신체조차 제대로 감당이 불가능한 강제 차원이동의 충격이다.
그것이 시전자의 공격과 더불어 강제 차원이동의 타격까지 들어간다면 버틸 상대는 동일한 수준에서는 거의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신족은 그 기예의 앞에 ‘절대’란 한없이 높은 이름을 달아 돌아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놀라운 수준으로 재현된 모습에 탄성을 발하는 과거의 오리진들이었다.
“절대 차원기동(絶代 次元起動)-!”
“틀림없다.
이 동일공간에서의 연속적인 차원이동은 그것밖에 설명이 안 된다.”
“태초의 창조신장님의 고유권능이다.
그것이 바람성의 저 강대한 생명체들을 압도하고 있어.”
“또 이겼다.
하……, 하하하하하-!
이렇게 쉽게 바람성의 생명체들을 이기는가?
과거에 모시던 창조신장님의 절대의 권능답다.”
하지만 그에 반해 한탄의 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 무슨 일인가?
차원이동에 아무 타격을 받지 않고 있어서 계속 시행이 가능하다니?”
왜 저게 지금 저렇게 완벽하게 구현되는가?
“그때 그분께서 저 수준이었다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것인데 너무 늦었어―!”
“그래 너무 늦었지.
늦었어.”
과거의 오리진들이 희열과 회한에 젖어서 웅성거릴 때 무슨 영문인줄 모르는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흔들면서 여기저기를 확인했다.
방금 멱살을 잡고 위협한 주신을 통해 어느 정도 신입에 대해 파악하게 되자 이제야 어느 정도 추적이 가능했다.
절대계에서는 흑염일족의 특성을 이렇게 정의한다.
‘흑염은 가장 빠르게 목표를 찾아서 일격에 죽인다.’
본래 흑염의 절대자가 사냥꾼이었기에 그의 권능역시 그러했다.
비록 힘을 제외하고는 최약이기는 하지만 그 기본적인 감각과 능력자체는 주우주의 정신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리고 투기의 집합체인 흑염권능의 권능의 특성상 파괴와 더불어서 사냥감을 찾아내는 데 특화되어 있다.
어떤 상대인지 이렇게 알기만 하면 절대계의 어디 숨어있든 찾아가서 끝장을 내줄 정도다.
적을 죽이기 위한 힘은 흑염이 최고이고 목표를 절대 놓치지 않는 추적능력역시 극히 우수하기에 다른 권능은 불필요했다.
본래 흑염이 다른 권능을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이 흑염의 권능만으로도 자격이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현재 흑염의 절대자는 혼자서 그의 시험에 들어 육체계 최강인 흑염의 권능의 위력을 증명하며 다른 바람성을 압도하고 절대계의 상위 지배종족의 자리를 차지할 정도다.
그런 흑염의 절대자가 먹이를 확인한 추적감각이 발동되자 입이 딱 벌어졌다.
분명히 신입이 확인되었는데 좌표가 여기저기 무수히 바뀌고 있다.
신입이 공간을 이동하고 있는데 너무 약하다 보니 영 흐릿하다.
분명히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이라서 그래도 신력이 1,000억이 넘을 것인데 느껴지는 것은 겨우 100억 정도뿐이다.
이러면 정말 이 밑의 주신들처럼 자신의 흑염의 권능에 스치기만 해도 말소된다.
아마 다른 흑염일족이 나서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더구나 이렇게 도망을 다니며 싸우는 상대는 말소시키기는 쉬워도 잡기는 무척 어렵다.
그 상태에서 용케도 바람성의 생명체들을 이기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권능으로 부푼 위력일 뿐이다.
저런 풍선과 같은 잔재주는 자신들의 흑염과 직접 부딪치며 바로 소멸할 것이다.
그래서 저절로 이마가 찡그려지며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엥? 이건 뭐야?
뭐가 이렇게 앵앵거려?
신입이 파리로 다시 떨어졌나?
이걸 어떻게 살려서 잡지?”
“…….”
흑염의 절대자의 짜증난 말투에 과거 모든 신족의 지배자였던 태초의 창조신장의 절대라 불리던 권능이 완전히 무시당한 과거 오리진들의 얼굴이 무참히 구겨졌다.
그러나 맞는 말이었다.
500억 년 전에 창조신장의 절대적이었던 권능은 그의 관리하의 절대계에서는 겨우 귀찮을 정도로 평가받고 있었다.
바람성의 생명체들에게는 권능의 상성으로 인하여 통할지는 몰라도 결코 흑염의 일족에게는 안 통한다.
그리고 저 강대한 499주우주의 창조신들이라면 기본으로 갖추고 있을 정도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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