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7화
15권
족장도 머리는 안 돌아가지만 그가 여기서 상주하는 덕에 눈치는 늘었다.
무력을 쓰는 것에 그는 자신보다 더 가차 없다.
안 돌아가는 머리를 최대한 돌려서 잘 대응을 하지 않았으면 그 놈의 파멸유혼검에 진작 다진 고기가 되었을 것이다.
바람성에서 인간으로 승급한 것들이 산과 강을 부수는 사고를 칠 때마다 아무 말 없이 자신만 정기적으로 두들기는 그의 폭력에 답을 찾은 것도 과거의 경험 덕이다.
결국 모든 인간으로 승급한 존재들을 흑염일족으로 묶어서 자기 통제 하에 두어서 사고를 멈추자 겨우 맞는 것이 중지되었다.
그리고 남성체와 여성체가 모여 있으니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여 일족 자체적으로 증가추세다.
물론 무슨 범죄나 사고가 발생하면 그가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처벌하기에 열을 받아서 공정하게 벌레로 만들어 질서를 유지한다.
그것이 흑염의 일족이고 바람성의 일족 중 가장 느리게 안정화되어 번성을 준비하고 있는 일족이다.
그래도 족장이라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드러나는 일족의 구겨진 얼굴들을 보고 그만 패는 것을 멈추고 주변을 다시 흩는다.
‘이 신입 놈 정말 소멸했나?
그럴 놈이 아닌 것 같은데?
조금 보호해주면서 키워서 쓸려고 했더니.’
어차피 바람성도 적응만 하면 비할 데 없이 좋은 곳이다.
이렇게 행성이 파손된 부위가 바로 회복될 정도로 정기가 흘러넘치는 곳은 절대계와 주우주를 통틀어도 없다.
비록 칭호를 개방하고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그와 싸우다 대신족이 되는 기준미달로 벌레로 끌려왔지만 강해지기 위한 환경은 이곳이 최상이다.
특히 육체강화에서 가장 최상인 곳이 여기이기에 일단 인간까지 올라서면 벗어날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정기가 끝없이 보급되며 강해지는 곳에서 나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신입도 인간이상이 되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하지만 그 전까지 버틸 수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것을 제공하고 잘 써먹으려다 생존조차 잘 확인이 안 되니 화가 날 뿐이다.
그런데 절대등급의 카르마의 계약서가 갑자기 다시 승리선언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참새 승리-!
비둘기 승리-!
……승리-!”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승리선언이다.
바람성의 생명체들은 참새라도 외부의 권능이나 일반 공격으로는 기본적으로 거의 죽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의 생명력과 순간 복원에 가까운 회복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동급의 존재들이 1번 싸우면 거의 100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갓 들어온 신입이 벌레도 아닌 참새이상의 생명체들을 상대로 거의 1초 단위로 승리를 계속하고 있다.
아니, 어디 있는지 확인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계속 주변을 흩어보는 흑염일족의 족장과 일족원들을 멀리서 쳐다보며 정말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그였다.
그리고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보는 다른 3명이었다.
“정말 흑염은 힘하고 신체 빼고는 봐줄 것이 없군요.
바로 근처의 차원에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모르다니.”
“원래 흑염이 그랬지만 이건 너무 심해졌습니다.”
“물론 육체는 용신족 이상지만 저래서 어떻게 사용을 하실지?”
“그보다 저걸 인정을 하실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심한 것이 아닌지?”
자손들이 계속 제기하는 의문에 그가 골머리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턱을 괴었다.
갈수록 육체만 강해지고 머리가 나빠지는 흑염 일족은 큰 고민거리이다.
‘육체는 절대계 최강이지만 두뇌가 최약이면 정말 곤란하다.’
그나마 족장이 과거 뛰어난 현자라서 버티고 있지 저래서는 어디에 가도 이용만 당하다 멸족할 것이다.
그런데 그 족장도 요즘은 안돌아가는 머리를 쓰느니 잘 통하는 주먹을 먼저 휘두르니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그렇다고 겨우 저기까지 복원한 흑염의 절대자이고 일족이다.
다른 8인의 절대자들은 상대적으로 쉬웠는데 영원체조차 능가하는 신체를 가지게 하는 흑염은 너무나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기에 다시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투입된 정기와 자원의 양은 이미 주우주를 하나 새로 만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해 ‘영원한 심판’을 저런 편법으로 총동원해서 통과하려는 차원의 마도신은 귀여울 정도다.
화면에 보이는 교묘한 인식불가의 차원의 결계로 흑염일족와 바람성의 생명체들에게 몸을 숨긴 채 차원전환으로 불러들인 상대와 사투를 벌리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 보인다.
아직도 벌레의 역행을 시간계열로 늦추고 인간형성으로 싸우고 있다.
인간형성이 되었다가 벌레나 새가 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엄청난 장점이다.
그렇게 익숙한 신체로 수월하게 이겨나가고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저것이다.
“죽여라-!”
“뭐가 이렇게 질겨-!”
“그래보았자 혼자다.
집단의 힘을 보여주지.”
“신족의 집단전투력은 최고다.”
하나 둘 오리진의 권능을 후계에게 이양하고 처절한 각오로 참전을 결의한 옛 오리진들이 차원의 마도신의 분신체의 신체와 차원의 권능을 활용해서 승급되어서 같이 싸우고 있다.
그리고 차례차례 차원전환으로 끌려오는 적 1명에게 집중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본래 혼자서 치러야 하지만 분신체도 권능의 일종이다.
무엇보다 차원의 권능에서 저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 당장 중지도 못시키고 쳐다보고만 있다.
어쨌든 승급시험은 잘 통과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방금 독수리 한 마리가 200명의 창조신의 집중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죽어서 벌레로 변하는 것을 보며 흥미롭다는 표정이 지어지는 그였다.
‘아슬아슬하게 용납되는 선을 지키며 승리하고 있다.
천성의 자질이로군.’
나중에 결과를 보고 판단을 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승인을 해줄 수 있다.
무엇보다 저런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권능자체가 개인에게서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짓을 벌이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은 승급을 위해 필요한 적은 피의 계약으로 연결된 오리진들에게 맡겨놓은 상태였다.
단지 온 힘과 정신을 집중하여 특제로 만든 벽돌을 외부로 계속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전해진다.
“……앞으로 조금이다.
나의 마도의 모든 것을 보여주리라.
두고 보자.
이 썩을 것들아.
집단으로 덤벼든다고 내가 포기할 것 같으냐?”
아무래도 자신이 하고 있는 편법의 위험성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었다.
200명의 창조신이고 그것도 과거 오리진이었던 일족에서 최강자였던 존재들이다.
500주우주의 창조주가 창조신장의 절대명령에도 저항이 가능할 정도로 부여했던 권력대신 한계에 가깝게 부여하던 의무와 제한을 인계한 그 능력은, 거의 499주우주의 창조신에 근접한다.
마도로 부여된 신체역시 단순한 연산력만 따져서는 최고위 창조신에 버금가고 대신족의 창조신이 되기에 약간 모자랄 정도다.
그런 분신체가 200개면 아무리 바람성의 생명체가 강력해도 저 정도 집중공격은 못 견딘다.
이미 승급이 50단계를 뛰어넘어 간다.
흑염의 정기를 차원의 마도신이 흡수하고 그것을 또 분신체를 강화하고 집단공격을 실시한다.
그렇게 쏟아지는 창조신의 공세에 혼자 강제 차원 전환된 바람성의 생명체들이 무참하게 죽어가며 정기를 토해낸다.
적어도 정식 흑염의 일족이 아니라면 저런 전력의 차이는 뛰어넘지 못한다.
죽어가는 생명체는 얼마나 억울해하는지 분노로 눈이 뒤집혀서 날뛰지만 혼자서는 한계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여전히 자신이 약자라 생각하며 이를 갈며 다음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존재라 할지라도 자신과 타인에게 똑같이 공정하다면 용납하라.
하나 자신에게 관대하고 타인에게 가혹하다면 전사로서 자격이 없기에 처단해야 한다.
자신에게 가혹하고 타인에게 관대하지 않은 자를 진심으로 따를 존재는 없기에 가치가 없다.
이것이 꿈을 힘으로 이루기 위한 전사로서의 가장 첫걸음이다.
그리고 그 기준을 방해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베어라.’
처음 검을 들고 전사의 길을 가기로 했을 때 지성을 가르쳐주신 아버지가 해준 말이다.
현자는 받아들이나 전사는 배제한다.
그 기준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비록 가혹하나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혹시나 하여 표리부동하나 능력이 뛰어난 자들에게 기회를 줄 때마다 어김없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
반기를 드는 것은 문제가 아니나 위임시켰던 영역이 통째로 오염되는 것이 문제다.
그때마다 배신감에 치를 떨며 모두 말소하고 새로 시작해야 했다.
차원의 마도신의 행동이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킨다.
그래서 표정이 심상치 않게 굳어지는 ‘진리’의 표정에 앞의 3명이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진리’의 정신과 신체는 발전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멈추어 있다.
그래서 끝없이 발전하지만 불안정한 정신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기분이 나빠지면 무슨 일을 벌이실지 모른다.
‘진정한 진리’는 절대적이지만 예외가 있기에 성립되는 것이다.
항상 공정하신 존재의 예외가 어느 정도인지는 자신들이 보아도 소름이 끼칠 정도다.
하지만 다음에 선고되는 담담한 음성에 안도의 한숨을 깊이 몰아쉬었다.
다행히 차원의 마도신 개인의 처리로 끝내실 모양이다.
“방법이 어떻든 승리는 승리다.
그러나 저런 방법으로는 흑염의 정기를 제대로 흡수 못한다.
영원의 심판은 본래 가장 생명체의 말단인 벌레부터 투기의 결정체와 같은 흑염의 정기를 흡수하게 하여 ‘흑염’의 일족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바람성에서 벗어나려는 자는 8인의 절대자와 같은 수준의 존재가 될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그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시험의 종료는 없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합격기준을 눈치 채고 있는 것 같구나.
지금까지는 불합격이다.
하나 앞으로의 성취에 따라 너의 운명이 갈릴 것이다.
그러니 최후의 최후까지 최선을 다하라.
그것이 발악이라 할지라도 홀로 삶을 살아가는 절대자의 운명이다.”
차원의 마도신은 끝없이 만들어서 차원의 공간 저편으로 날리고 있던 벽돌을 신경질적으로 땅위에 집어던졌다.
다행히 준비는 마무리를 지었지만 전황이 바뀌었다.
독수리를 넘어서자 다음 단계인 육상으로 넘어갔다.
흑염의 오의는 본래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동성이 아닌 육체끼리 맞부딪치며 서로 피와 뼈를 부수며 쌓아가는 투기의 강화에 있다.
그래서 본격적인 흑염의 정기를 가진 첫 번째의 육상생물인 작은 개가 공간을 찢어발기는 울부짖는 순간에 차원결계에 이상을 확인한 것이다.
저 포효에 섞인 흑염의 정기의 수준은 시간과 공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본래 이때까지 미비해서 적극적으로 흡수할 가지도 없던 흑염의 정기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다.
이러면 힘과 신체는 절대계 최고이지만 그 외에는 최저라서 흑염의 일족 누구도 눈치를 채지 못한 차원결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럼 바로 자신이 저들 바로 옆의 차원에 있다는 것을 알 것이고 바로 끝장이다.
흑염 일족은 기본적으로 창조신장급이다.
더구나 저 족장이라는 특히 커다란 거한은 절대계에서도 10중심이라는 최상위의 지배자들 중 하나다.
‘흑염’의 특성자체가 전투에서 끝없이 강해지기에 ‘진리’와 ‘바람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싸움을 걸지 않을 정도인 것이다.
능력수준은 이미 합격선이지만 극한대로 강해진 신체의 부작용으로 머리를 쓰기 싫어하고 성질대로 사는 것들이라 그가 억누르고 있다.
저런 존재들의 이목과 감각을 속이는 것도 지금 ‘근원’을 완전개방하고 ‘차원’의 권능을 절대급까지 끌어올리지 않았으면 어림도 없다.
그런데 개가 짖자 그 절대급의 차원결계가 뒤흔들린다.
과거 오리진이었던 창조신들도 그것을 못 막고 있다.
앞으로 90단계를 넘게 이 상태에서 이겨야 하는데 자그마한 강아지가 울자 무너질 듯 흔들린다.
비록 근원의 칭호에 기대어 발현한 차원의 권능이지만 같은 계열에서는 비교할 대상이 거의 없는 ‘절대급’이고 신으로서 삶의 결정체이다.
그것이 겨우 절반도 처리를 못한 승급에서 이렇게 무력하게 바스러지려 하자 눈이 뒤집힌 것이다.
몸 전체를 불태울 것 같은 투기의 결정체인 흑염의 투기가 차원의 권능의 상징인 빛의 날개와 어울려 타오르며 미칠 것 같은 투지와 감정이 일어난다.
비록 간접적이지만 피의 계약에 의해 분신체와 자신은 연결되어 고통과 수련의 성과는 공유한다.
단지 승급만을 해서는 안 된다.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200개의 분신체 모두에게 본신과 동일한 연결을 해두었다
비록 직접 전투는 안했지만 분신체가 겪었던 모든 부상을 자신이 다 당했다.
그 피의 연결을 통해 어느 정도 흑염의 정기 역시 얻었다.
그렇기에 흡수된 흑염의 정기가 검은 불길이 되어 차원의 마도신의 몸을 감싸며 일어선다.
눈앞에서 적대적인 살기를 품어내고 있는 상대를 말살하겠다는 의식만이 떠오르고 그 외에는 점점 사라져 간다.
이것이 흑염의 일족이 최강의 힘을 가졌으나 머리가 나쁜 이유다.
절대계에서도 위력만으로는 최강인 흑염이 활성화시킨 투지와 분노를 막는 것은 막대한 연산력을 소모시키고 의지를 마모시킨다.
그렇기에 흑염의 일족에게 가장 큰 부담이 바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고 여기에 대부분의 연산력이 소모되고 있으며 수준이 높을수록 가중된다.
한마디로 항상 화가 나있지만 그걸 이성으로 강제로 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하나 그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 감정이 한계치를 돌파하면 파괴신보다 더 날뛸 우려가 있기에 바람성에서 해방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폭발은 연산력만으로는 대신족의 창조신이 될 만한 차원의 마도신이라고 해도 완벽히 통제할 수 없었다.
결국 욕설을 내뱉으며 최전선으로 몸을 날린다.
“이 개새끼가-!
누굴 죽이려고 함부로 마음대로 짖어?
일단 당장 너부터 죽여주마―!”
“아르르르르륵-! 아릉-!”
‘이 비겁한 놈아-! 덤벼-!’
창조신의 13쌍의 빛과 암흑의 날개가 전력 전개되며 흑염의 투기를 몸에 감싸고 역시 흑염의 투기를 불태우는 강아지에게 달려든다.
그렇게 2개의 흑염의 투기가 충돌하는 순간 200명의 창조신들은 황급히 물러서며 차원결계를 보강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제는 자신들의 수준으로는 결계를 지키면서 싸우지 못한다.
단체공격이 통하는 것도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
하나 저 흑염의 정기가 가진 권능은 이제 어지간한 신력자체를 튕겨낼 정도다.
빌린 신체로는 이것이 한계이기에 전투보다는 차원결계를 지켜야만 했다.
전투의 여파만으로도 깨질 우려가 있으나 자신들이 보강하자 다시 굳건해진다.
그 대가로 이제 전투에 참가할 수 없으니 이제 승부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달렸다.
거의 70단계를 통과하며 정기를 흡수하면서 절대등급의 카르마의 계약서가 발동한 벌레가 되는 권능을 극한대로 유보시켜 본래의 인간의 모습을 유지한 차원의 마도신이다.
본래의 형상을 읽고 강아지가 된 존재를 못 이길 이유가 없다.
거기에 이미 능력만으로는 최고위 창조신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데 무척이나 불안해지는 점이 있다.
꽈드득-! 꽈앙-!
쿠우우웅-!
“이게-!”
“깽-!”
최고 수준의 빛의 창조신과 개의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강아지가 발을 물고 늘어지면 다른 발로 차버리고 차원의 마도신이 주먹으로 내려치면 재빠르게 피하고 목을 노린다.
그걸 이마로 그대로 받아치며 튕겨내고 드러난 배를 무릎으로 차올려버린다.
다시 뒷발로 받아내며 피한다.
서로 흑염의 권능을 가졌으니 거의 육체에 대한 직접공격만이 통하기에 필사적이다.
무수한 공방이 수없이 교차하며 서로의 치명적인 급소를 노려가는 모습이 어지러울 정도다.
하지만 저 모습은 마도신의 방식이 절대 아니다.
원거리에서 마도를 이용하여 공격을 퍼붓지 저런 근접전은 투신들이 담당한다.
극도로 발달된 연산력 대신 신체가 약한 것은 마도신의 단점이다.
비록 499주우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런 사실은 잘 알고 있다.
‘마도신이 왜 접근전을 자청해서?
다른 방법도 있을 것인데?’
그런 의문은 바로 풀렸다.
이제 욕설도 내뱉지 않고 서로의 신체에 부수는데 집중하는 빛의 신과 강아지의 눈에는 검은 불꽃만이 일렁이지 약간의 이성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차원의 마도신만이 가끔 이지가 돌아오는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그때마다 흑염의 투기가 강화되고 있다.
“거의 흑염의 권능에 잠식당했군.
차원의 마도신의 연산력으로도 한계가 있나?”
“아니, 오히려 죽기 살기로 흑염의 투기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마도와 신력은 포기인 것인가?”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다.”
“어중간한 신력이나 마력이 통할 수준이 아니다.”
“그러니 저렇게라도 해야겠지.”
“겨우 바람성의 강아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과거 가졌던 오리진이 아닌 진정한 투신의 신체를 다시 만들기 전에는 여기까지다.”
방금 저 강아지에게 공격을 하다가 아무 효과도 보지 못하고, 지금 바람성과 흑염일족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차원결계를 날릴 위기를 치른 과거 오리진들의 낙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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