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306화 (217/2,000)

제 306화

15권

‘영원의 심판’의 사정을 아는 존재들 사이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거의 1초 간격으로 승리판정이 연속으로 떨어진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늦어지고 있지만 거의 초를 다투는 급속의 승리이며 승급이다.

어떤 재능을 가진 신도 100년 이상이 걸린 단계를 초단위로 승급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성에 차원의 마도신이 이동된 순간 관심을 끊었던 모든 신들이 다시 확인을 하려고 해도 내부는 어지간한 존재는 확인을 할 수 없다.

오로지 시험에 든 당사자와 제약의 대가로 무한의 정보를 얻는 것이 허락된 일부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만이 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인지가 최대한 동원되자 바람성에 갑자기 나타난 거의 집 크기의 공 모양으로 축소된 시공간 충돌현상을 말이다.

그 내부에서 차원의 마도신이 곤충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분명 벌레로의 처벌이 확정되었는데 아직 인간모습이다.

거기에 인간의 모습으로 바람성의 벌레들과 피와 살이 튀는 접전을 흐릿하게 보면서 주변의 시공간이 마구 일그러지는 모습에 진마는 눈을 크게 떴다.

대충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설마 저 놈-!

절대등급의 카르마의 계약서의 시간과 공간의 권능을 유도해서 그대로 차용을 했단 말인가?

거기에 자신의 ‘차원’의 권능까지 추가해서 자신은 인간에서 벌레로 집행 시간을 극한대로 늦추었다.

그리고 주변공간은 따로 가속화해서 현실과 거의 분리된 시간의 흐름을 구성해서 영원의 심판을 치른다고?

그래서 주변의 간섭을 막고 시험시간을 최소화한다?

아무리 마도신이라지만 그런 편법을?

아니, 아예 영원의 심판을 각오하고 용병전에 들어갔단 말인가?

저 안의 시간흐름은……, 맙소사. 100년이 1초다.

저 정도면 이미 절대급의 권능이다.”

1초에 100년의 세월이 저 안에서 흐르고 있다.

집체만한 크기지만 공간역시 그 정도로 끝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결계위로 떠오른 인영은 느릿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저 싸우는 모습은 엄청난 시간을 전투를 치루면서 겹치는 장면이 화상처럼 떠오른 것이다.

저 시공간결계 안에서 차원의 마도신과 벌레들이 서로 죽음을 당하지 않고 상대를 능가하기위한 처절한 생존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패배한 자들은 가장 바닥인 하루살이로 다시 떨어지며 그 동안 쌓아올린 본신정기와 권능을 상대에게 제공해야 하기에 지독한 사투다.

그래서 시공간 충돌 결계 안으로 자욱한 피안개가 피어오를 정도다.

“그래도 처음 도전에 연승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바람성의 생명체들이 단체로 감기라도 걸렸냐?

왜 이렇게 약화되어 있어?

어라?”

너무 황당한 사태에 어처구니없어하는 진마의 눈에 바람성의 여기저기에 무엇인가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파슛-! 파슛-!

공간이 일순 갈라졌다가 다시 복귀되는 소리다.

그것이 너무도 은밀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최대한 주의를 집중하여 결국 현장을 잡아냈다.

공간균열이 나타났다 사라질 때마다 그 장소의 벌레 1마리가 사라지고 대신 오래되어 금이 간 벽돌이 떨어졌다.

즉 벌레가 있는 장소를 벽돌과 대체하여 강제이동을 시키고 있다는 소리다.

저 강대한 바람성의 생명체들조차 저항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당하고 있을 정도로 은밀하고 무엇보다 무섭게 정확하다.

만약 저 벽돌이 자신을 목표로 차원전환을 해온다면 긴장하고 움직여야 완전 회피가 가능할 정도다.

“겨우 마력으로 만든 벽돌이라고?

그걸 1초에 100년이 지나는 시간대가 다른 시공간 충돌 안에서 밖으로 던져서 상대를 고르고 있다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복잡한 심사에 인상을 쓰고 있던 창조신장 가람의 입이 열렸다.

아무리 골치 아픈 짓을 한다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저렇게 강하게 버티는 투신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축복이다.

특히 대신족을 상대로는 필수이다.

“숙련도가 무섭다.

도대체 얼마나 긴 시간을 수련 해왔기에 저런가?”

파슛-! 파슛-!

영 불만스런 표정으로 있던 가람조차 감탄을 할 정도의 고난이도의 곡예다.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어떤 권능이나 전투보다 더욱 처절함이 느껴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기술이다.

왜 처음부터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나 곧 이해가 갔다.

가람이 다시 주신계에 파악되기 시작한 차원의 마도신의 자료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산력이 불규칙하게 한계에 올랐다가 의식을 잃어야할 정도로 초월하고 다시 한계 안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대략 1초에 1번 정도 그것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인가 거의 의식을 잃을 정도의 집중을 하고 깨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그것이 1백년에서 1번 정도라면 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강제 차원이동에 대한 해답이 된다.

“완전무방비가 되는가?

절대급의 방어권능이 없으면 사용할 것이 못 되는군.

시간과 공간의 융합인 차원의 권능을 가지고도 무의식에 가깝게 모든 의식을 집중해야만 하는 기적적인 기술이야.”

“……정말 대단해.

저렇게 정확하게 시간과 공간의 불확실하며 유동적인 변동을 예측하고 계산하여 차원전환을 강제하는 존재는 본적이 없다.

1번 시도에 겨우 벽돌 크기지만 저기서 느껴지는 노력과 감정이 더 없이 감동적이야.”

파괴적인 정기와 감정으로 신체를 유지하는 마신족의 정점인 마신황제인 ‘진마’에게는 보인다.

어떤 권능과 기술이든 거기에 쌓인 처절한 감정과 과정을 알 수 있고 그것을 근거로 상세하게 적을 분석해 타도한다.

현재의 기술을 근거로 과거를 완전히 읽어서 약점을 찾아서 타도가 가능하다.

그래서 단독으로는 주우주 최강의 정신체가 마신황제인 것이다.

물론 499 주우주에서는 바닥을 모를 정도로 강해진 저 괴물 같은 진멸을 제외하고의 일이지만 말이다.

진멸의 과거를 안다고 해도 마신족으로도 무지막지하게 날뛰는 전투뿐이라 분석을 할 필요도 없다.

진멸은 그렇게 순수하게 대규모 전투에서 배양된 강자인 것이다.

하지만 차원의 마도신은 달랐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조차 놀라게 할 정도로 숙련된 강제 차원전환을 시키는 기술에는 처절함밖에 없었다.

저 기술의 분석을 시작하자 떠오른 장면은 겨우 어린티를 벗어난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이 울면서 공간 충돌현상 안으로 벽돌을 던져 넣는 모습이다.

핏줄이 서서 빨간 눈에서는 끝없이 눈물을 흘리며 바들바들 떨리는 양손으로 끝없이 벽돌을 마력으로 만들어서 공간 충돌 안으로 던져 넣고 있다.

차원의 마도신이 성장했다는 마계의 구멍이 있는 대공동이라는 곳의 특성이 생각났다.

‘주신성의 마계와 중간계의 접점이자 축이로군.

강대한 마기와 정기가 충돌하여 공간왜곡과 시간혼돈 현상이 동시 발생하지.

그런가?

이것이 차원의 마도신이 저 수준까지 ‘차원’을 익혀낸 근본이로군.

한데 현재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지만……. 과거에는 완전히 미쳤었군.’

읽어 들인 과거의 기억을 본다.

시공간 안으로 흘러들어간 벽돌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약간의 파열음이 터졌다.

그러자 마계와 중간계에 시공간 충돌현상 안쪽에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모두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지고 잔해가 밑으로 떨어진다.

바닥에는 어느 정도의 시도가 있었는지 거의 작은 산정도의 부서진 벽돌이 여기저기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던져 넣는 벽돌로 지은 집의 태반이 그렇게 허무하게 부서져 휘날릴 때마다 입술을 깨물고 넋이 나간 듯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 야 해.

그에게 받은 칭호도 이 정도의 개방으로는 겨우 목숨을 부지시켜줄 정도밖에 안 돼.

조언을 해줄 스승님도 이제 없고 이 정도의 차원의 권능으로는 하이엘프 퀸들과 제국을 감당할 수 없다.

이러면 다음 마계문이 개방 때 난 죽어.

어떻게든 마탑을 만들어 마력을 강화하고 마계의 연결통로를 열어 마신과 계약한다.

그래서 이 지긋지긋한 대수림의 대공동을 벗어난다.

난 이렇게는 절대로 못 죽어-!

으아아아아악-!

왜 이렇게 좌표계산과 힘 조절이 어려운 것이야-!

제발 내 뜻대로 움직이란 말이다-!

‘차원’이여-! 내 몸이여-!”

마신족이 보기에도 보기 딱할 정도로 몸부림치는 모습에 마신황제가 고개가 저절로 푹 숙여졌다.

‘이제 보니 진리의 영원의 심판을 살기 위해 발악하고 있는 저 미친놈이 황당한 것은 진멸과 맞먹을 정도군.

아무리 차원의 권능을 가졌다지만 저 시공간의 격류 안에다 마탑을 지어서 마계로 탈출할 생각을 할까?’

일단 마신이 가만두지 않는다.

그리고 피했다하더라도 약간의 계산실패나 오류라도 수만 개의 벽돌이 한 치의 틈도 없이 지어져야할 극도로 정밀한 마력증폭장치인 마탑의 모든 것이 허무하게 무너진다.

그러면 다시 마탑을 처음부터 지어야 하는 엄청난 행위를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곳에서 시작한 셈이다.

약간의 상식만 있어도 절대 하지 않을 무지한 행동의 극치다.

이래서는 과거를 알아보았자 한심함만 더할 뿐이다.

혹시 다른 것이 있나 조금 더 과거로 나아가 보았지만 저 기술에 약점이고 뭐고 없다.

청소년이 되고나서 수십 년을 저 짓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

결국 저 놀라운 차원전환은 오로지 끝없는 반복과 숙련으로 탄생한 기적과 같은 기술인 것이다.

저런 것은 동종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방어권능밖에 막을 수 없다.

마신황제인 자신도 피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무효화할 자신은 없다.

어떤 존재라도 저 벽돌이 자신의 급소를 노리고 들어오면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다.

신체의 일부와 벽돌을 맞바꾸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총 10만 2천 7백 개의 벽돌을 차원충돌현상 너머로 던져 단 1번의 실수도 없이 쌓아올린 생존마탑을 가진 차원의 마도신이라……. 이 정도면 절대라 칭해도 부끄럼이 없군.”

“하지만 그 정도로 바람성의 생명체들을 넘어설 수 없다.

저기는 자기만의 분야에서 ‘절대'라고 불리는 자들이 무수하게 많아.”

“그렇기는 하지. 결국 비둘기에서 시도가 끝인가?

벽돌크기 이상은 불가능한 모양이군.”

“바람성의 잘난 것들이 이제야 위기감이 느꼈나?

슬슬 나타나고 있다.”

관망하던 바람성의 비둘기들이 합심해서 지저귀고 날개 짓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인다.

꽈아아아앙-! 꽈우우우웅-!

비둘기들에게서 분노까지 느껴지는 투기가 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차원의 마도신은 하루살이에서 참새까지의 50단계를 겨우 몇 분 만에 통과했다.

그런 이제 영원의 심판의 3분의 1을 마무리 한 것이다.

시험시간을 가장 느리게 하고 약한 상대를 결계 안으로 강제 차원 이동시켜 수월하게 해치우고 자신들의 수준까지 도달하자 결국 합동으로 나선 것이다.

그러자 보고 있는 정신체들 입장으로는 골치가 지끈지끈해질 정도로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

비둘기에 날갯짓에 공간이 완전히 요동치고 요란스런 지저귐이 내품는 파동에 시간의 흐림이 비틀리고 있었다.

아까 참새들이 보였던 거대 행성을 충격파로 파괴하던 모습과는 수준이 다른 강함이다.

극한의 물리력이 현상까지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광경에 창조신장이상의 존재들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어졌다.

한 개체라면 아무 상관없지만 비둘기의 수가 억 단위를 넘어가고 있다.

어떤 무한의 권능을 가진 창조신장들도 감당 못할 전력이다.

그 엄청난 수준의 대군이 차원의 마도신이 절대등급의 카르마계약서의 권능을 이용하여 바람성에 구현한 시공간 충돌결계로 돌진하고 있다.

자신들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저런 편법으로 3분의 1을 줄인 것을 용서할 수 없다는 의지와 살기가 일치한 것이다.

하지만 시공간 충돌결계 안에서도 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킥-! 키이이익-! 킥-! 늦……, 었어.

진작 움직였어야지.

나는 이……, 이번에도 이긴……, 키이이이익-!”

웃음소리 같고 새의 울음소리 같은 차원의 마도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시공간 충돌결계가 축약을 시작하기 시작한다.

꽈드드드득-! 꽈지지지직-!

시간과 공간이 뒤틀리다 못해 광란하는 공간이 바람성을 집어삼킬 듯이 커져갔다.

보이는 것은 말려드는 순간 주신이라도 생존을 장담 못할 시공간 혼돈의 집결체였다.

그것이 폭발적으로 확정되며 산과 산맥을 집어 삼켜간다.

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검은 마력의 소용돌이가 시공간을 뿌리 채 뒤흔들며 주변을 잠식하는 것이다.

그대로 두면 주신성이라도 집어삼킬 기세였다.

그러나 그 시공간의 폭풍수의 앞으로 인영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같이 검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키가 거의 2m가 넘는 거한의 모습이다.

그리고 몸 전체가 지금이라도 음악을 연주할 것처럼 약동하는 근육이었고 그것은 여성체들도 같았다.

그들 중 하나가 자신들을 덮쳐 오는 시공간 왜곡현상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가볍게 기합성을 내질렀다.

“하아-!”

자그마한 음성이지만 결과는 놀라왔다.

일반 거대행성의 100배크기의 주신성조차 침식할 정도로 거대했던 시공간왜곡 현상이 일순 흔들리더니 그대로 소멸해버린 것이다.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진 공간에는 정말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압도적인 오라의 힘으로 발산한 파동에 모든 것이 소거된 것이다.

그리고 파괴되었던 산과 벌판도 마치 없었던 것처럼 복구되기 시작한다.

바람성의 측량하기 불가능한 정기로 인한 순간적인 행성복구현장을 둘러싸고 무수한 인영들이 추가로 나타났다.

마치 하나의 일족인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바람성의 흑염일족이다.

결국 벌레에서 인간으로 올라선 강자들의 일족인 것이다.

그런 인영들의 머리 위로 단지 투기만으로 모든 것을 질식시킬 기세인 거의 3m에 가까운 키를 가졌으며 피처럼 붉고 밤보다 더욱 어두운 흑발을 가진 남성이 입을 열었다.

“이번 신입은 꽤나 발악하는군.

겨우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이었다던데 꽤 시끄러워.

그래도 단숨에 참새까지 50단계라니 무척 쓸 만해.”

장중하게 울리는 그의 말에 나타난 모든 거한들이 머리를 가볍게 숙이며 한발자국 물러선다.

목소리나 모습에서 느껴지는 것은 오직 힘으로 모든 것을 제패할 패기뿐이었다.

여성체의 거인들 중 특히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는 특이하게도 아직 이도 제대로 안 난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아기를 양팔로 감싸 안으며 말했다.

“설마 방금 기합에 같이 소멸한 것 아닌가요?

무척 흥미가 있는 권능을 가진 신입이던데?

방금 정도의 시간관련 권능이라면 반드시 확보해야 해요.”

흑염일족은 방금 본 시간왜곡현상을 일으키는 권능을 보고 모두 달려 나왔다.

시간과 공간의 권능을 가진 존재는 습득하기가 힘들고 희귀하고 강력한 만큼 무척이나 귀중하다.

무엇보다 강함을 떠나서 권능의 응용범위가 다른 권능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더구나 시간과 권능을 융합까지 끌어올려 독자적인 세계를 구현할 단계까지 끌어올린 ‘차원’의 권능을 가졌다면 과거의 우주에서는 거의 주우주 하나를 주관하는 창조신장격인 존재였다.

아니, 지금의 수준이라면 최고위 창조신중 하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록 어딘가 허술하고 너덜너덜한 수준이지만 바람성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바람성의 생명체조차 잠시 물러나게 한 저 놀라운 시간 가속능력이라면 지금 가장 큰 문제인 아기에서 성인으로 성장에 걸리는 문제를 해결을 할 수 있기에 관심이 큰 것이다.

가장 거대한 체구를 가진 남성이 다시 조심스럽게 아기를 한손으로 쓰다듬는 여성을 보며 혀를 찼다.

그래도 족장이라 남이 보는 앞에서는 봐주고 있지만 잘못하면 나중에 바가지를 잔뜩 긁힌다.

“쯧-! 그럴 리가?

아주 가볍게 하라고 했는데?

육체가 허약해 보였으니 죽어서 벌레가 되지 않았을까?

막 진입한 신입에게는 조금 강했으니 정말 소멸을 했나?

그럼 조금 곤란한데.

어느 정도로 했냐?”

방금 시공간 왜곡현상을 기합으로 날려버린 거한을 질책하듯 쳐다보자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파괴라든가 창조라든가 거의 극한대로 수련하고 이제 신체조차 비교할 대상이 자신들밖에 없을 정도로 강화되었지만 창조신에 다다른 ‘차원’의 권능이 소중하다는 것은 잘 안다.

생명체의 진화와 발전에는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고 그것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해주는 것이 시간의 권능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래서 신족이나 행성의 초창기에 시간의 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대부분 지배자인 것이다.

물론 일정수준의 발전이 이루어지면 확장이 필요한데 공간계열의 권능까지 같이 가졌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절대적인 지배자이다.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몇몇 절대계의 지배계층이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지금 자신의 몸이 된 생명체에게 가장 절대적이면서 치명적인 효과를 가졌기에 막 일족이 시작된 지금 어떻게든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잘 인식하고 있다.

“족장이시여.

참새라면 치명상을 입을 정도만 했습니다.

그 이하라도 결코 소멸시킬 정도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대답에 족장이라 불린 거한이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주위를 흩어본다.

“그럼 이 신입이 어디 갔어?

도망친 기색은 없었는데?”

그리고 영원의 심판을 통과하지 않는 한 흑염(黑炎)의 바람성을 결코 벗어날 수 없잖아?

왜 보이지 않아?”

“글쎄요?

아시다시피 저희들의 신체는 절대계에서 가장 강하지만 그 외에는 가장 약합니다.”

“아-! 빨리 찾아-!

시끄럽게 울기 전에-!”

아기를 안고 있으면서 도끼눈이 되어가는 여성들의 눈초리에 주변의 인영들이 이제야 여기저기 감지를 하기 시작했다.

신입이 가진 ‘차원’의 권능의 필요성은 자신들도 절실하였기에 겨우 저 정도의 강함을 가진 존재가 바람성에 진입한다고 포획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러나 행성전체를 능가하는 감각을 가진 신체기관들이 활발하게 작동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제야 낭패의 표정을 지은 족장과 주변사람들의 얼굴이다.

아무래도 너무 강하게 해서 소멸된 모양이다.

그나마 제일 약한 놈에게 제일 약하게 공격하라고 했다니 유용한 시간권능을 가진 신입을 써보지도 못하고 잃었다.

바람성에서 죽으면 권능을 가지고 벌레로 떨어지지만 소멸하면 자연 발생되는 벌레의 몸에 신령을 넣어야 한다.

당연히 권능의 회복에 비교할 수 없는 시간이 걸리고 훼손될 확률이 높다.

그럼 지긋지긋한 바가지와 아기 울음소리에 계속 시달려야 한다.

이 흑염(黑炎)의 육체는 더없이 강하지만 세밀한 조정에는 아예 재능이 없다.

완전히 열거나 닫는 수밖에 없지만 극히 위험한 생명체들이 넘치는 이 바람성에서 아무리 강해도 모든 감각을 폐쇄했다가는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니 감각을 열고 닫는 방법도 쓸 수 없어 꼼짝없이 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인간이 되어도 무슨 짐승도 아니면서 틈만 나면 싸움이다.

그러니 흑염 일족이 전투광들이라고 욕먹지.’

지금도 흑염의 일족의 족장이라는 자신의 자리를 호심탐탐 노리는 것들은 끝없이 많다.

자신의 뒤에서 틈만 노리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모두 박살을 내고 싶지만 과반수가 넘으니 그것도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것들이 무슨 머리가 있어서 하는 짓도 아니고 그저 육체의 강함에 따른 본능이니 막을 수도 없다.

행성 안의 모든 생명체의 심장박동조차 들리고 분석하는 끝없이 진화된 귀로 아무리 자신의 아기라지만 그래도 흑염의 일족이라고 바로 옆에서 산맥이 뒤흔드는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더없는 고통이다.

더구나 자신을 가누지도 못해 토기도 못이길 나약한 육체라니 항상 보호를 해야 한다.

아기지만 그래도 인간이기에 다른 생명체들이 승급을 위해 호시탐탐노리고 있다.

그러나 방금 확인한 시간 가속의 권능이라면 정신체에 비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길고 긴 아기 상태의 이지와 육체를 성인 까지 바로 끌어올릴 수 있어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런데 저 허약한 놈이 힘을 과하게 써서 완전히 날렸다.

계속 인간의 육아에 시달려야 할 모양이다.

생각을 해보니 괘심하고 화가 났다.

슬슬 육체에 완전히 적응한 성깔이 서서히 검은 불꽃처럼 일렁거리는 투기를 발산을 하며 압박을 시작한다.

그 모습에 방금 기합으로 시공간 왜곡현상을 없앤 인영의 주변사람들이 슬금슬금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어김없이 족장의 일격이 실수를 한 것 같은 인영에게 터졌고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끝없이 날려져 간다.

같은 흑염의 일족이지만 수준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이다.

대부분의 인영의 얼굴에서 짜증과 한숨이 밀려왔다.

‘아-! 저 더러운 성질머리 하고는.

아니, 나도 그렇기는 하지만…….

휴우-! 흑염일족이 뭐 다 그렇지.’

끝없는 강대함만을 보유한 흑염의 육체에게 힘 대중은 가장 어렵다.

족장의 공격에는 아차하면 자신들도 말려들고 그럼 살아남기 힘들다.

아마도 피해를 받으면 열 받아서 같이 치고받고 싸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분명히 죽는다.

하지만 더없이 강대한 육체에는 인내 따위는 당연히 없다.

더구나 투기로 육체를 강화하는 흑염의 일족에게는 전투야말로 가장 강해지는 지름길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8인의 절대자 중 흑염의 재래라고 일컬어지는 족장이 상대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절대계의 종족과 모든 권능을 통틀어 가장 강대한 신체를 가지게 하는 흑염이다.

그것을 현재 최고 수준까지 익힌 족장을 상대로는 전 일족이 덤벼도 승산이 없다.

그러나 신체가 강해지는 것만큼 부작용으로 단순한 머리와 과격한 성질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 아니었다면 그의 시험을 통과하고 적절한 거래를 해서 이미 바람성을 모두 벗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복잡한 협정자체가 불가능한 머리이다 보니 모두 본의 아니게 바람성에 묶인 이 꼴이다.

다른 바람성의 일족들은 절대계에 이미 진출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나마 머리가 가장 나은 것이 폭력부터 휘두르는 족장이니 저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족장 본인의 고민이 더 컸다.

차마 일족에게는 말은 하지 못했지만 과거 끌려오기 전에 자신의 세계를 통틀어 최고의 현자이며 합리적인 이성을 가졌다고 칭송이 자자했는데 지금은 주먹이 먼저인 깡패다.

‘이런 무식한 것들을 데리고는 설득보다 구타가 100배 낫지만 역시 ‘영원한 심판’의 수련으로 만들어진 육체가 너무 강하다보니 점점 여기에 물들어 간다.’

이 강대한 신체로 해결이 안 되는 일이 거의 없으니 더욱 그렇다.

어차피 무식하기로 정평이 난 흑염의 일족이라서 말이 통하지도 않고 대부분 주먹 한 방이면 끝이다.

오죽하면 그조차 어렵게 흑염 일족의 족장이 되어 협상을 하기 위해 찾아간 자신을 보고 정말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을까.

“안 덤비나?

흑염이 무슨 대화?

아니, 협상?

후후후훗-! 가능하다면 해보아라.”

결국 단 3분 만에 안 돌아가는 머리로 이것저것 거래를 하려하다가 열 받아서 박차고 나왔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도 못 알아듣겠고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하는 이야기조차 마음에 안 찬다.

분명히 그와의 대화가 이득이라는 것이 알고는 있는데 속에서 욱하는 성질을 못 참은 것이다.

그렇다고 덤비자니 너무 힘의 격차가 크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식식 대며 나오자 당연히 일족들이 난리를 쳤지만 가장 앞서서 날뛴 것들을 한 방씩 쳐서 벌레로 되돌려주니 조용해 졌다.

더 웃긴 것은 힘으로 너무 수월하게 해결하다 보니 이제 생각하기도 귀찮아져 간다.

‘지금처럼 실수를 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들은 두들겨 패면 그만이다.

그럼 알아서 다 잘 돌아간다.

그러니 뭐 하러 입 아프게 장시간 이야기를 하나?

초월적이며 압도적인 힘이 있어 다 해결이 되는데 말이다.’

그러나 요즘 흑염일족은 자조적으로 다들 이런 말이 입에 붙었다.

‘흑염이 다 그렇지 뭐.

하아……, 어쩌다가 이렇게 무식한 흑염의 바람성으로 끌려와서 이 꼴인가?

불변의 최강이라는 황금(黃金)이라면 더 없이 좋고 가장 큰 세력을 가진 대신(大神)도 좋은데 왜 하필 여기야.

아오-! 안 돌아가는 머리로 그만 생각하자.’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