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9화
15권
신멸포를 쏘려는 순간 창조신장의 후계가 창에 관통되어 고통에 일그러진 입술을 살짝 움직이며 말하는 것이 보였다.
아니, 자신의 전투감각이 맹렬하게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 맞았다.
이대로 싸우면 진다고 말이다.
“기……, 다……, 렸……, 다.
오리……, 진들과 정기 모두를 돌려받겠다.
차……, 원의 마도신.”
꽈우우우우웅-! 푸슛-!
불길한 예감과는 달리 이미 전력으로 쏘아낸 신멸포는 대신족의 창조신의 신살에 특화된 자폭과 주신살의 창에 심장이 관통되어 죽기 직전의 500주우주의 주전력들을 쓸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창조신장의 후계가 움직였다.
가슴에 관통되어 있던 특제 주신살의 창이 가루가 되어 휘날리고 신멸포의 일격을 몸으로 받아낸 것이다.
“왜 창조신장을 신족이 절대로 이기지 못하는지 보아라.
이것이 진정한 투신의 창조신장의 힘이며 권능이다.
무한 신력흡수-!”
간단한 권능을 부르는 신언으로 신멸포의 궤도상으로 뛰어드는 창조신장의 후계의 모습에 순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러나 신력을 초고압으로 압축하여 어떤 신족도 막기가 불가능한 신멸포가 창조신장 후계의 몸으로 흡수되는 것을 보는 순간 경악성을 터트렸다.
주신살의 가슴의 상처도 어느 정도 치유되고 신력까지 회복되는 것을 보니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이 미친-! 주신살이 주는 신격의 타격을 무시하고 흡수와 방어의 초월권능을 2개나 발동시켜?
설마 물리공격은 전부 무효화하는가?
그리고 신체가 없어서 대충 만들었지만 신력으로는 막기가 불가능한 대신족의 초고압의 신멸포다.
그걸 방어한단 말인가?
아니, 흡수까지 해?”
“나는 본래 그렇게 되도록 창조된 존재다.
신족을 이끌고 그와 대신족과의 전투를 위해 만들어지고 키워졌도다.
태어난 목적 자체가 다르다.
감히 천한 인간출신의 예비 창조신주제에 겁 없이 영광된 창조신장의 후계와 창조신들에게 비하하고 덤비고 날뛴 대가를 받아라-!
용서는 없다.”
그러나 그런 냉혹한 심판 선언과는 다르게 차원의 마도신이 외치는 억울하다는 말에 일순 말이 막혔다.
“이 사기꾼들아-!
너희들이 속였으니 내가 속았지-!
속인 너희들이 잘못이지 속은 내가 잘못이냐?
어디서 속은 것도 억울한데 약자가 강자한테 덤빈 죄까지 뒤집어 추가 하냐?”
길길이 날뛰는 차원의 마도신의 신랄한 비판이 뒤를 이었다.
“저 창조신장은 왜 저렇게 약해?
저게 모든 신족의 오리진이며 최강자인 창조신장이 맞느냐고?
그리고 왜 허접한 500주우주의 신족 후계 주제에 ‘무한’의 권능을 2개나 운용하고 물리공격조차 무효화하는데?
이건 종류만 다르지 대신족보다 더 악질이잖아?
이러면 절대로 참전하지 않았어.
그리고 상위의 존재인 창조신장이 그의 오의를 익혔다고 하지만 단 2명의 예비 창조신에게 쩔쩔매는데 후계는 왜 이렇게 강해?
이게 속임수란 말이다.
저 창조신장과 한심한 창조신들을 보면 당연히 나처럼 얕보고 달려들지.”
아직도 전능의 휘와 전지의 성의 합공을 받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창조신장의 난감한 상태를 확인한 후계의 얼굴이 곤혹스러워졌다.
‘어찌 내 입으로 말하겠는가?
500주우주의 창조신장은 본래 관리신이시지 투신이 아니라서 실전에서 패도신조차 이기지 못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말렸지만 신족을 위해 자기 한 목숨을 희생하겠다는 고집을 꺾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다.
그것이 이런 대참패를 불렀다.
관리신이 가진 예측과 전망이 통할만큼 전장상황의 변동이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전투 외에는 완벽한 창조신장이시다.
힘은 약하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존재인 것이다.
이런 난세가 아니라면 신족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실 충분한 능력이 있으셨다.
“아……, 아버님을 모독하지 마라.
그 인망과 덕망으로 신족의 자랑이신…….”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이제 속았다는 분노까지 겹친 차원의 마도신의 외침이었다.
“닥쳐-! 그가 일으킨 대신족들에게 신족과 마신족이 모두 결단나기 직전인 지금, 세상에 무슨 인망과 덕망이 필요해서 관리신이 창조신장인가?
더구나 아무리 보아도 관리신 주제에 최전선에 전력을 이끌고 오니 이런 참패를 당하지.
500주우주는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구나.
그리고 내가 지금 쏟아 부은 마도만 해도 인증전을 위해 일반 대신족의 창조신의 일족을 토벌할 정도다.
그런데 낱낱이 공개되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마도와 전략을 짜야 된다.
거기에 확실한 승리를 위해 나는 절대등급의 카르마의 계약까지 했단 말이다-!
자칫하면 이겨도 끝장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잘난 신족의 영광?
거기에 인질을 돌려줘?
나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
대책이 없으면 말도 꺼내지 마라.
그리고 사교성이 자랑이신 관리신이시면 전쟁터에 나오지 말고 후방에서 지원이나 하라고 해.
아군에게 피해주지 말고-!”
“…….”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관리신이 투신의 말을 들을 리도 설득 될 리도 없었다.
처음 주장한대로 나 혼자 움직여서 방어신계를 돌파하면 끝날 일을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이게 무슨 꼴인가?
차라리 그때 기절을 시키고 처리할 것을 도대체 이 피해를 어떻게 복귀하지?’
감정에 가득차서 내뱉는 차원의 마도신의 노성에 화가 나기보다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창조신장의 후계였다.
창조신장에게 발각되면 절대명령을 받아 다시 되돌아가게 될까봐서 은밀히 이동하며 무수히 고민하던 부분이었다.
이대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이다.
하나 신족에게 있어 반란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다.
499주우주의 창조신장인 승가람마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권능과 힘으로 신족을 발전시켜도 혁명을 일으켜 그 자리에 올랐다는 원죄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승가람마가 다스리는 신계의 신들에 대한 평가역시 그 강대한 권능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대적해보니 499주우주의 창조신들과 싸우면 어떤 주우주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강대하다.
‘신족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반역자가 만든 배덕의 신계인데 왜 이렇게 신들은 강하고 신계는 풍요로운가?
방어신계를 부수는데 내 전력이 필요할 정도인가?
창조신도 아닌 예비창조신들이 나와 패도신들과 맞상대를 하고 일반적인 신이라면 기가 질릴 조가 넘는 정기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수납하려고 한다.
무수한 희생을 감수하며 만들어진 나와 패도신, 신계수호신들이 이렇게 무력하게?
아니……, 아니야.
우린 그를 대비해 만들어진 대인 특화의 투신들이다.
이런 행성규모의 크기를 가진 대신족들과는 상성이 최악이라서 어떻게든 준비를 더 하기 위해서 막아야 한다.’
“이런 놓쳤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순간 차원의 마도신이 또 다시 흐릿해지며 사라져간다.
정기가 자신들의 주우주에 돌아오지 않고 방어신계로 흡수되는 것을 보고 자폭을 했어도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무슨 은신권능인지 창조신장에 도달한 자신조차 위치를 확인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죽은 척을 하는 치욕을 감수하며 끌어들였는데 이 악독한 놈이 설마 신살의 권능을 가진 저주의 창을 모든 패도신들과 신계수호신들의 심장에 박아 넣을 줄은 몰랐다.
자신이야 신격과 물리공격 무효화로 피해 경감을 한다고 해도 다른 신들은 대신족의 폭발의 여파와 방금 일격으로 모두 죽기 직전이다.
“이 놈-! 도망치지 마라-!
신족답게 정정당당하게 싸우란 말이다-!”
급박하게 모든 신력을 끌어 모아서 차원의 마도신이 사라지려는 광범위한 주변 공간을 빛의 검으로 난자해 간다.
이번에 놓치고 다시 회복해서 달려들면 정말 상대할 방법이 없다.
힘은 자신은 우세하지만 혼자다.
방어신계의 방어라는 고정된 목표대신 신계를 공격하기 위해 기계 대신족들과 마신왕들이 연합해 오면 지금처럼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거대행성 크기의 신체를 가진 대신족의 창조신을 이길 존재는 아무리 보아도 대인전에 특화된 패도신들과 신계 수호신 중에는 없다.
대신족에 대응하는 존재를 다시 만들지 않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다.
파슛-!
일부의 공간에서 반응이 왔다.
차원이상의 공간권능을 가진 존재만이 현재 공간이동이 가능하기에 그 틈에 있는 것은 놈 밖에 없다.
이번에 끝장을 내야 한다.
“으드드득-!”
극대화된 빛의 검으로 그대로 그 공간 자체를 양단했다.
빠가가가각-!
거대한 원모양의 구체가 갈라지는 느낌이 왔다.
‘잡았다-!
아-! 아니다.
이건 행성? 폭발한다-!’
대신족의 거대신체를 자폭으로 날려버린 차원의 마도신을 감싼 중심핵은 겨우 집채만 한 크기의 바위와 같았다.
그런데 빛의 검에 걸려 양단된 무엇인가는 행성크기다.
행성들이 주위 공간에 숨겨져 있었다.
억지로 공간이동을 하면 저 행성과 충돌해서 산산조각이 공간의 틈을 떠돌 것이다.
꽈아아아아앙-!
행성이 폭발하는 굉음과 함께 신족의 신체로도 감당 못할 충격파가 또 다시 덮쳐 온다.
신족이 왜 권능과 신력을 사용하지 않고 이런 ‘행성폭발’을 주력으로 하는지 모르지만 정말 대처하기 힘들다.
비록 신족의 신체가 물리력으로는 거의 무적이지만 그래도 물질이다.
이런 내구한계를 초월하는 별의 폭발과 항성계의 폭발에는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그리고 그 충격을 무시하려고 하면 이렇게 엄청난 신력을 소모해야 한다.
그런 공격이 자꾸 받으면 신체가 무사해도 신력고갈로 소멸할 것이다.
그 폭발영역에 포함된 패도신들과 신계수호신들을 다급하게 다시 보호를 걸고 몸으로 막아낸다.
막대한 타격으로 고갈되어가는 정기와 신력의 여파로 저절로 신음이 나올 지경이다.
역시 방어신계를 수호하던 예비 창조신인 검신에게 타격을 받은 것이 너무나 피해가 크다.
무슨 권능인지 모르지만 창조신장으로 올라선 지금도 여파가 남아서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자신의 팔 다리를 신체로 분리시키려고 호심탐탐 노리고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 엄청난 신력과 권능이 지속적으로 소모되고 있다.
빨리 신계로 돌아가서 처치를 받아야 하는데 저 차원의 마도신이 독사처럼 발꿈치를 물려고 놓아주지 않으니 그것도 힘들다.
더구나 패도신들과 신계수호신을 지키면서는 도저히 전력을 제대로 사용을 못하는데 여기에 행성폭발과 같은 초월적인 물리력을 계속 막아내려 하니 여기저기 무리가 가고 있다.
“크으으읍-!
패도신들과 신계 수호신들은 전력으로 신계로 돌아가서 전력을 정비하라.”
그 말과 함께 모든 신들을 초고속으로 튕겨내었다.
‘어느 정도 영역만 벗어나면 이 지긋지긋한 ‘차원’의 공간이동제약에서 벗어날 것이고 그럼 신계로 복귀가 가능하다.’
하나 또 다시 소모된 대량의 신력소모에 터져 나오는 신음을 삼키며 완전히 사라진 차원의 마도신을 찾기 위해 광범위한 탐색권능을 깔았다.
한 번 보아서 어느 정도 저 은신권능을 알아냈기에 모든 권능을 집중하면 최소한 흐릿하게나마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후퇴하는 신들의 뒤를 쫓아 기습하려고 이동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치는 것은 가능하다.
하나 곧 인상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저……, 추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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