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3화
14권
갑자기 나타난 마도신에 의해 전혀 다른 형태로 발현된 대신족의 모습에 나름대로 이번에는 다르겠지 하면 기대하던 존재들의 입에서 불평이 터져 나왔다.
500억년에 가까운 기다림은 아무리 영원체라 해도 짧은 기간이 아니다.
그런데 저래서는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그 이상의 기다림이 필요할 것 같다.
“그도 의외로 과거에 집착한단 말이야.
그들과 관계있는 것을 저렇게라도 남겨두고 싶을까?”
“절반은 인간이라 그렇지.
그런 것을 추억이라고 하더군.”
“그는 절대 건들지 마라.
자칫하면 우리들 모두 저 해방된 대신족이 아닌 구속된 대신족의 창조대신이 되어 영구노동을 하는 수가 있어.
그가 의미 없는 감정놀이를 하는 불안정한 지금의 상태가 가장 좋아.”
“그렇긴 하지.
하지만 이래서 언제 이계로 진출을 하지?
대신족의 신체만이 이계에서 힘의 저하를 막는다.
그런데 대신족의 개량은 고사하고 구속에도 힘들어하는 전뇌계가 무슨 가치가 있고 희망이 있지?”
“그럼 제일 불만 많은 네가 그에게 항의를 해보지 그래?
아마 영원체고 뭐고 벌레로 만들어 버릴 것 같은데?
본인이 500억 년 전에 만든 대신족을 능가하는 것도 못 만드는 못난 영원체 주제에 건방지다고 바로 처분이겠군.”
“……다시 원점이군.”
“그래 이렇게 되는 것이지.
그가 만든 대신족 이상의 신체를 우리가 만들어내지 않는 한 변하지 않을 사실이고 진리이지.
그리고 이것이 자신이 만든 주우주에게 감정을 가지게 된 우리들에게 최선이고 말이야.”
“우리는 그가 본래 영원 중의 영원으로 돌아가지 않게 주의해야 해.”
“그럼 우리 역시 무능하다고 처분대상이라는 것을 명심해.”
그가 전뇌계에 대신족의 제작임무를 넘긴 이유는 절대계의 지배자들 모두가 알고 있다.
인간의 사춘기 시절에 멈춘 신체의 부작용인 불안정한 감정이다.
그러나 이렇게 절반은 인간이라고 뒤에서 흉을 보고도 무사한 것도 그 감정덕분인 것을 아니 감히 뭐라고 할 수 없다.
막말로 지금이라도 자신들을 모두 제거하고 대신족으로 채워도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절대계에도 없다.
아니, 지금이라도 본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날이면 영원체의 9할이 처분 되었던 대심판이 또 벌어진다.
그는 본래 ‘진리’의 절대자 따위가 아니며 ‘절대 중의 절대’이며 ‘영원 중의 영원’이다.
감정 따위는 없으며 오로지 합리적인 이성의 결정체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본래 회색의 현자에게 그렇게 만들어지고 8인의 절대자와의 가르침과 투쟁의 의해 그 이상으로 강화된 존재이지만 초월자 ‘힘의 상징’과의 혈연과 자신과의 약속에 의해 스스로 지금 수준으로 내려섰기에 어중간한 존재들도 겨우 살아 있다.
그런 그가 한계가 존재하는 이 주우주에서 ‘영원한 행복’이라는 절대 성립할 수 없는 감정적인 목표를 포기하고 ‘영원한 번영’이라는 이성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순간 이런 자유나 행복도 끝장이다.
아마도 모두 이성이 없이 주우주의 발전만을 위해 본능으로 움직이는 대신족이 되어 움직일 것이다.
그것은 주우주에서 창조주라고 으스대는 일부의 영원체라고 다를 것 없다.
발전이 더딘 신족이나 불안정한 마신족보다 100배 이상 우월한 대신족으로 채워져 끝도 없이 발전만 하는 세계야말로 본래 영원체가 가져야할 목표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버벅거리는 추태를 보인다면 바로 처분이고 본래의 해방된 대신족으로 만든다.
창조주조차 감당하는 정신체의 극한의 신체가 바로 대신족이고 무한의 가능성을 가진다.
다만 지금은 조를 넘는 정기를 흡수하고도 모자라서 주변의 공간조차 해체하며 흡수하는 것이 감당이 안 되어 내버려둘 뿐이다.
그래서 저 해방된 대신족의 창조신이 날뛰면 결정적으로 영원체도 위험했다.
본래 성능과 효과를 아는 창조주들이 불안해하고 결정을 미루는 이유였다.
차원의 마도신이 최종적으로 변화를 끝냈는지 능력현황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신족의 차원의 창조신이며 ‘근원’
-카르마 속성 : 종합판정 극선이상(개인판정 극선/ 집단 판정 최고위 창조신계 주신 절대선이상)
-11써클 주신 : 본신신력 75억 / 최대 마도 증폭시 최대출력 11조 5,000억
-세부신력 : 차원의 주신 권능 20억, 태양의 권능 20억, 마력 35억
-주요기술 : 9써클 20,000개 동시 사용. 10써클 2,000개 동시 사용. 11서클 200개 사용, 무제한인 12써클 20개 사용.
-장 비 : 주신살의 창, 마왕의 마도구, 근원의 길잡이
-특수권능 : 칭호 ‘근원’으로 투기가 있는 한 즉시 회복 및 강화 가능
-특이사항 : 칭호 ‘근원’의 완전가동으로 권능의 강함과 영역은 창조신을 넘어서며 ‘차원’의 영역에서라면 영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휘하에 둔 존재에게 투지가 살아있는 한 무한의 생명력과 잠재력을 보조함.
-판정결과 : 최고위 창조신급 / 집단으로는 창조신장급
단독으로는 최고위 창조신급이나 휘하에 주신의 인원이 있을 경우 등급이 상승됨
현재 기계 창조신이 18체를 보유하여 창조신장급이라고 판단됨.
※ 대군지원으로 특화된 전투신 : 광역 1써클 상승과 1써클 하락을 무제한으로 시행함.
전투효율의 극대화까지 감안하면 주우주단위의 군세를 이끌 때 절대급의 투신으로 판정.
해방된 대신족의 차원 창조신의 황당한 능력치를 보며 고개를 내젓는 그에게 복속된 주우주의 창조주들이었다.
겨우 본신신력 75억의 주신이 그가 준 마도와 권능, 칭호를 총 동원해 올린 출력의 수치는 10조를 넘어섰다.
거기다 주우주 단위의 군세를 이끌 경우 절대급의 강자다.
아까 보여준 광역파괴 권능이 20발이 동시에 터지면 그 이하의 어지간한 상대는 모두 몰살이다.
물론 이 정도로는 영원체들의 상대는 안 되고 다만 시간이 걸리는 상대다.
하나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권능이며 가장 중요한 사실은 거의 칭호급으로 올라선 ‘차원’의 권능으로 휘하의 군세가 영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능력자체가 급이 다르니 자신들이 질 것은 없지만 저런 존재가 하나가 아닌 무수한 수가 달려들면 어찌될지 모른다는 극히 희박한 위험만으로도 오싹한 것이다.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저 전장과 지원에 특화된 광역권능을 가진 차원의 마도신은 언제인가는 무수한 존재들을 자신과 같은 영역으로 이끌 것이다.
그렇게 발전된 출력 10조가 넘는 존재들이 무한으로 덤벼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사한 존재는 아무리 영원체라도 그 뿐이다.
도대체 그는 무슨 생각으로 저런 존재들을 용납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지경이다.
그런 의문의 대상인 그는 최종 확정된 차원의 마도신의 출력상황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비록 출력은 본래 차원의 절대자가 가져야할 위력보다 현저하게 낮지만 특수능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전장의 통제와 성장지원에 특화된 광역권능을 가진 차원의 절대자라니 이렇게 귀한 존재도 드물다,
개인 능력역시 광역권능에 대부분의 연산력을 빼앗겨 자신의 능력이 하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급의 존재와 사투를 벌일 정도다.
더구나 그것이 겨우 100년 정도의 시간으로 올린 성과라니 기꺼울 뿐이다.
“저기가 지금의 한계로군.
벌을 줄 보람이 있겠어.”
‘벌’이라는 말에 이제 편하게 가부좌를 하고서 앉아있던 3명의 표정이 동일하게 묘한 표정을 지었다.
‘진리’의 절대자에게는 오직 ‘영원한 심판’만이 존재한다.
‘영원한 심판’은 재판에서 무죄와 유죄가 정해지는 것처럼 일방적인 선고는 없다.
반드시 ‘벌’과 ‘상’이 공존한다.
그가 내리는 상은 주변에서 보았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잔인한 처분이 될 수 있고 벌은 엄청난 영광일 수도 있다,
워낙 살아온 세월과 사고의 기준이 너무 다르고 크니 오는 부작용이다.
그래서 직접 ‘벌’이라고 언급하신 적이 없을 정도이고 대부분 ‘처분’이다.
‘그 정도로 만족하신 상대인가?
광역권능은 중요하지만 개인으로는 아무리보아도 하급인데?’
절대계의 지배자중 최상위인 자신들 휘하의 투신이라면 누가 나서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허약한 차원의 절대자다.
최대출력이 10조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쓸 만한 초월권능도 없다.
물론 대군을 이끌면 다르겠지만 주우주이상의 전력을 이끌고 도전한 최초의 ‘근원’도 결국 말소되었다.
개인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증거이며 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친견을 하실 상대조차 아니다.
그런데 저런 식으로 즐거워하고 상을 무엇을 줄까 고민하는 모습까지 보이신다.
그래서 의문이 떠올랐지만 가만히 화면을 쳐다본다.
어떤 대신족의 창조신이 되어 해방되어도 특이점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변화한 힘만으로도 비록 500주우주의 신족들의 전력을 압도하나 그 정도 힘은 절대계의 정예 투신들 중 누구라도 가지고 있다.
아니, 차원의 마도신이 가진 ‘근원’이나 ‘차원’을 가지고 단 하나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비교도 할 수 없이 강해질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을 제외한 누구나 갈구하는 칭호와 권능을 동시에 부여할 정도로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신이나 마신, 용신의 관점에서는 절대로 아니다.
가진 잠재력은 겨우 평범한 정도이고 어떻게 저기까지 강해졌는지 그 노력을 치하하고 싶을 정도로 딱한 수준의 재능이다.
결국 더 이상의 고민을 포기하고 묻는다.
“아무리 보아도 ‘근원’의 칭호나 ‘차원’의 권능을 받을 상대가 아닙니다.
그런 지원을 받고도 겨우 저 정도의 투신이 한계라면 절대계에서는 하급의 존재입니다.
왜 칭호나 권능을 하나조차 감당 못할 존재에게 두 개를 동시에 부여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저희들에게는 쓸모가 없으나 다른 존재들에게는 생사를 걸고 획득하려는 보물들이니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할아버님. 우매한 후손들에게 가르침을 주십시오.”
어디에도 판단이 잘못되었을 것이라는 의심은 없다.
그렇다고 잠시의 변덕으로 저런 중요한 것들을 뿌리실 분이 아니다.
아니, 그러기에는 자신들의 이상적인 목표는 너무나 냉철하고 정확했다.
아마 사춘기의 불안정한 육체가 아니었다면 자신들을 제외하고 모든 것은 대신족으로 채워져 운영되고 이계로 이미 영역을 확장했을 것이다.
그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자신들의 절대계와 주우주에 어떻게든 파악하고 관여하려는 이계들의 존재들은 짜증이 난다.
그 모든 것을 막아내고 총괄하는 것이 저 분이 아니었다면 이미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이계로 가면 힘이 1만분의 1로 떨어져도 자신들이라면 아무 문제없다.
그리고 이미 이계는 초토화되어 멸망했을 것이고 자신들의 관리 하에 있을 것이다.
그런 초월적인 존재인 자신들을 이끄는 저 분은 적에게는 본래 아무런 감정이 없이 냉혹한 이성으로 이득을 따져 기계적인 처분만을 하시던 본래의 모습이다.
그 냉정한 이성을 제어하는 것이 사춘기의 불안정한 감정이 있기에 망정이지 본래대로라면 아마도 주우주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그것이 좋을지 나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판단할 수 있는 존재는 저 분의 후손인 자신들 외에는 없다는 것은 자신할 수 있다,
아니, 자신들이라도 규격이하의 존재라면 모조리 처분당할 것이다.
이성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어긋난 것은 용납지 않고 감정만이 다름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 점만은 결과적으로 이런 세계를 만든 회색의 현자 사이안에게 감사하고 있다.
불안정한 감정을 가지고 계시니 이런 어리석은 질문에도 저런 즐거운 모습을 숨기지 않으면서 상냥하게 대답을 해주고 계신다.
“저래서 주었다.”
완전히 주신성 크기의 대신족이 창조신이 된 차원의 마도신이 한껏 그 날개를 펼쳐 올린다.
이미 그 날개 하나가 방어신계를 완전히 뒤덮을 정도다.
절대계에서는 평범한 거신이며 신력의 낭비라고 혀를 차지만 최소한 주우주에서는 창조신장이하로는 감당이 안 될 힘을 손에 넣었다.
그대로 전투를 속행한다면 아무리 주우주를 대표하는 전력들이라고 해도 몰살은 피할 수 없다.
지금 변형시기에 덤벼들면 승산이 있었는데도 수십 배를 넘는 신력의 파동에 꼼짝도 못하고 있다.
물론 숨어있던 존재들이 나온다면 달라지겠지만 시간이 맞지 않는다.
아까 보여주었던 ‘전멸세계(全滅世界)’라는 지역우주단위의 광역파괴 권능의 연사만으로 깨끗이 저 전장을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쉬운 전투를 하기 전에 대신족의 입술이 떨리며 음성이 울린다.
“우우……, 웅웅-! 항……, 항복하라. 셋을 세……, 겠다. 우웅-!”
처음 듣는 대신족의 음성은 떨렸지만 너무나 웅장한 신력으로 넘쳐흘렀다.
그러나 그 내용은 너무나 이해가 불가능하다.
저런 힘을 얻고도 항복을 권유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기서 500주우주의 주전력을 쓸어버리면 얻을 정기의 양은 거의 100조가 넘고 바로 가능하다.
대신족에게 허락되지 않은 대화까지 가능할 정도로 연산력이 뛰어난 차원의 마도신이다.
대신족을 해방할 정도로 강해지고서도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과연 대단한 인내심이고 자비심이다.
결국 그 모습을 보고 3명중 가운데에 있던 절대자가 감탄을 내뱉었다.
“강함이 전부가 아닌 약자에 대한 배려라니 과연 아버님이 칭호를 주실만한…….”
“어떻게 그런 해석이 나와?
이 반쪽자리 아들놈이-!”
“꽥-!”
뻐어어어어억-!
대답대신 용서 없이 휘둘러진 파멸유혼검에 의해 머리를 강타당한 가운데의 인영이 비명과 함께 체면을 잊고 바닥을 뒹굴었다.
저것을 맞고도 살아있는 것은 ‘불살’의 권능이 담긴 저 신기의 속성에 당연하지만 산산조각이 나지 않는 것은 육체의 강인함이 컸다.
본래 ‘파멸유혼검’은 단순한 목검이 아닌 불살이나 불멸의 특성을 가진 절대자 대상으로 특화된 절대신기였다.
신체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산산조각을 내서 행동과 권능의 발동을 막고 부활조차 못하게 한다.
신력에 의해 강도가 무한히 상승하는 ‘파멸유혼검’의 일격에 견디어낸다는 것은 동급의 출력을 가진 존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신에게는 흔한 목검에 불과하나 경지가 높을수록 등급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절대신기였다.
그러니 할아버님에게 들려지면 영원체조차 말소하기 직전의 상태로 만드는 최고의 무기가 된다.
비록 가볍게 휘둘렀지만 절대계 최고의 강대한 육체를 가진 유일용신제(唯一龍神帝)가 아니었다면 먼지로 변해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먼지가 되어도 살아 있다는 점이 무시무시한 점이다.
하지만 강대한 육체로 파손이 안 되어도 비명을 안 지르고 버틸 정도의 타격은 절대 아니다.
절대계 지배자 전부와 싸워도 티도 안날 강대한 신체의 생명력이 단숨에 죽기직전까지 줄어들고 미칠 것 같은 통증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몸부림치는 것이 전부다.
그나마 이렇게 작은 혹으로 끝나는 것도 자신뿐이지만 곧 들려오는 노여움이 가득한 소리에 바짝 긴장을 했다.
“지시한 용신족을 어떻게든 1억 명을 넘기라는 지시는 또 못했느냐?
500억년동안 기다려준 결과가 용신족의 보호 종족 채택이냐?
시키지 못하겠으면 너의 직계라도 어떻게든 수를 늘려야 하는데 대답이 또 저는 반려만을 사랑합니다?
그래 너 좀 맞고 보자-!”
꽈꽈꽈꽈꽈곽-!
파멸유혼검이 사라지면서 무수한 타격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물론 익숙한 듯 최대한 웅크리고 그 공격을 받아내고 있지만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정도로 처절한 고통이 엄습한다.
한 방 한 방이 우주를 가를 정도의 타격이 끝도 없이 울리고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노여운 음성이 울렸다.
“이 반쪽짜리 아들놈아-!
약자에 대한 배려?
그딴 기준가지고 칭호를 주고 권능까지 준다고?
어떤 미친 절대자와 영원체가 그 짓을 해?
그런 판단을 하면 나중에 용신족 뿐만 아니라 절대계와 주우주조차 말아먹을 생각이냐?
네가 그 꼴이니 용신족이 그 능력을 가지고도 저 꼴이지-!
이번 지배자 총회에서 극소수인 보호종족으로 선정되었다고?
절대계 초기에 초월적인 신체와 권능으로 가장 강대한 부족이었던 너희들이 현실유지에만 급급하더니 그런 꼴이다-!
기본능력이 창조신장이상인 용신족이 가진 잠재력만 보면 대신족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네가 용신제가 되기 전까지는 내가 나서서 그렇게 만들 계획이었는데 본인의 종족이라고 네 어미까지 앞세워 간절히 원해서 넘겨주었더니 부흥은 고사하고 현상유지도 못해 1억 명도 안 되는 극소수부족으로 만들어 버려?
그런데 뭐 개인의 인권과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욕망이 아닌 진정한 사랑?
그래서 일족의 출산율이 급감하는 것을 놔두어서 저 꼴로 만들어?
처음 1억 명에서 이제 1,000만도 아슬아슬하지?
그러고도 네가 용신족의 전부인 오리진이냐?”
심각한 위기의식이 밀려왔다.
이대로 나가면 정말 엄청나게 언제나처럼 맞는다.
500억년동안 무수하게 혼났던 점이다.
일족의 부흥을 넘어 절대계의 지배세력을 형성하는 것은 차후 주우주의 공간에 가득 채울 정기를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수가 중요하다.
출력은 올리는 것은 수월해도 영역의 확장은 힘들기 때문에 저 넓은 주우주를 모두 맡으려면 최소 10조 단위의 인원이 필요하다.
아무리 개인이 강대한 용신족이라고 해도 1조가 넘어야 하는데 인구가 감소 중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놈의 개인주의와 자의식이 과도해서 그렇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높은 능력과 모든 것을 예측 가능한 연산력을 가지고 있느니, 가족이나 집단보다 본인을 우선시하여 대부분의 용신족이 행성이나 항성계를 하나 가지고 홀로 살아간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가족도 자식도 반려도 어차피 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는 용신족의 일반적인 정서라서 벌어지는 일이라 출생률이 정지 상태다.
그렇게 자유롭게 살다 지겨워지면 스스로 소멸한다.
그래서 불사불멸의 용신족이 늘어나기는 고사하고 계속 감소 중이다.
그러니 그 총책임자인 자신이 항상 이렇게 치도곤을 맞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강제로 아이를 낳게 할 수 없고 더 이상 살기 귀찮다고 소멸하는 것을 막을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아버님에게 넘겨지는 날이면 바로 대숙청에 대부분의 일족이 처분당하고 대신족 비슷하게 운영을 하실 것이니 필사적으로 막아야 했다.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바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이미 서로 한두 번 서로 겪은 상황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겨우 생각한 변명이 개인의 자유와 진실한 사랑의 추구는 초월자였던 할아버님의 선택?
아오-! 이놈의 반쪽짜리 자식-!
개인능력만 높으면 뭐하나?
집단의 수장으로서는 이렇게 낙제점인데?
언제인가는 나대신 가문 전체를 이끌 유일한 가능성이 있는 아들놈이 이 꼴이니 과거처럼 위험을 감수하고 마음대로 하지를 못하겠어.
500억년동안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
그리고 어디다 대고 능력 없는 부랑자와 싸가지 없는 패륜아 같은 대사를 같이 입에 올리느냐?
능력도 안 되는 반쪽자리가 감히 위대한 아버지를 입에 올려-!”
뻐어어어억-!
한손에 들고 있던 술병을 그대로 입에 물고 단숨에 삼켜버리고 파멸유혼검을 손에 들고 휘두르는 모습에 어느새 멀찌감치 떨어진 2명이 화면을 주시했다.
인격적으로 자신의 아버지인 유일용신제를 존경하나 종족의 관리 면에서는 그 우유부단함과 용신족 특유의 극도의 개인주의 팽배로 수가 하락 중이다.
일족의 전부인 오리진으로서는 용납 못할 사태다.
유일용신제인 아버님이 가진 능력이 워낙 독보적이라 절대계에서 버티고 있지 아마 진작 멸족되었을 정도다.
말려도 들을 분이 두 분 다 아니시고 나름대로 저 교육에 공감이 가는 곳이 많으니 외면하고 화면을 들여 보았다.
자신들이 아는 대신족은 어떤 경우에도 이성은 없다.
이해타산을 따지지 못하고 오로지 우주의 발전과 진화를 위한 본능과 목적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 전제조건이 타종족의 대화수단의 유실이라는 것은 기본인데 대화를 하려하고 있다.
해방된 대신족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오른쪽의 절대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몸이 아무 생각 없이 움직여서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상황에 적절한 허세고 사기로군.
어처구니가 없다.”
정신체의 진화의 극한인 대신족의 창조신을 정밀조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창조신이상인 영원체 외에는 안 된다.
그래서 몸 전체를 확인하고 의식까지 정밀조사하자 결과가 나왔다.
대신족의 해방된 육체를 겨우 주우주의 예비창조신이 감당을 할 리가 없다는 점에서 이미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워낙 자연스러워서 자신들조차 넘어갈 뻔했다.
아니, 조사 결과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대화가 아닌 조건반사다.
대신족의 신체를 감당 못한 의식은 완전히 끊겼다.
그런 의지를 대신해 신체가 본능적으로 하고 있는 방어행위다.”
“대화는 의지가 좌우하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본능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의사소통이 아닙니까?
어떻게 본능이 상황에 맞춘 대화를 시도하는지?”
왼편에 있던 절대자가 황급히 같은 과정으로 의식과 신체를 확인한 결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정말 의식이 없고 조건반사적으로 나온 신체활동이다.
신체를 감당 못한 의지는 스스로 봉인중이고 그동안 쌓아온 생존 본능만이 활동하며 신체를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단순한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을 넘어 가장 효과적인 말을 하게하고 있다.
마도신이 의지가 없으면 당연히 그 위력은 급감하고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본능이 어쩔 수 없이 그동안 기억했던 이 상황에 가장 알맞은 말을 몸을 움직여 꾸며대고 있다.
잠꼬대가 절묘하게 주변상황에 맞추어 나오고 있다.
저런 일이 벌리다니 감탄이 저절로 나올 상황이다.
“기막힌 놈이군요.
의식도 이성도 없는데 본능적으로 저런 것이 가능하다니?
의식이 없이도 본능적으로 전투를 계속하는 투신들은 넘쳐나지만 대화와 협상을 시도하는 존재는 처음 봅니다.
본능은 투쟁을 담당하고 이성은 대화를 주관하는데 그 법칙을 완전히 뛰어 넘었습니다.”
“……나도 저런 것은 처음 본다.
정말 대단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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