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90화 (201/2,000)

제 290화

14권

그리고 완전히 은빛의 원형의 구체가 된 모습이 주변 정기를 빨아들이며 팽창을 시작한다.

그리고 앞을 방어해 주었던 전율의 진군을 지나쳐서 17체의 기계 대신족을 이끌고 전진하기 시작한다.

차원의 마도신이 변한 대신족은 이미 신계 수호신을 쳐서 얻은 정기를 남김없이 집어삼키고 끝도 없이 부피와 신력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은은하게 드러나는 흑진주와 같은 마력의 선이 무수한 마도진을 이제 행성이라 표현할만한 표면에 가로질러 새기고 그 위에 다시 중첩시키는 모습이 반복한다.

“우우우우우웅우웅-! 우우우웅-!”

‘차원신멸포(次元神滅砲) 융단포격 준비-!

광역 승급 시작.

기계 대신족의 주신들은 창조신으로 승급을 시작하라.’

그렇게 은빛의 표면이 완전히 검게 변해갈 지경으로 마도진이 새겨지자 마치 알이 깨지듯이 23쌍의 황금빛의 날개가 행성전체를 감싸간다.

그 날개 하나하나가 거대한 포대의 형태를 하며 행성주변을 위성처럼 전 방위로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포대 형태의 날개 끝에서 거대한 신력이 응축되며 발사를 준비한다.

차원의 권능이 일렁이며 주변 기계 대신족들을 감싸간다.

이미 행성크기의 모습들이 더욱 거대해지며 위압감을 더해간다.

대신족 창조신의 진정한 ‘신멸(神滅)’의 공포가 모든 주우주에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거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가장 처절하게 싸워온 499창조신이었다.

대신족의 주신도 혼자서는 죽을 각오를 하고 싸워야 하는데 창조신이면 15명이 동시에 덤벼들어도 아차하면 소멸을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 동시에 19개체가 나타나자 기겁을 한 것이다.

대신족의 창조신 1체와 일족을 정리하는데 15명의 창조신이 연합을 하거나 5명의 창조신과 마신왕이 동맹을 맺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대신족의 신력연결은 마신족의 출력증폭과 신족의 연속성을 동시에 가진다.

그런데 19체라니 어느 정도의 전력이 필요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차원의 마도신과 방어신계가 소멸하면 500주우주의 신계 수호신들을 처단하려고 기세 좋게 전진을 하던 창조신들의 발걸음이 딱 멈추었다.

“대신족의 창조신이 19체라고?

강화된 대신족이 분명 15명의 동급 주신의 강자와 대등하니 단순 계산으로는 285명의 창조신의 병력이라고?

그것을 예비 창조신이 동원해?”

“이 바보가-!

그런 수치적인 계산이 통할 상대냐?

정상적인 대신족의 창조신이라면 적어도 거기에 10배를 더해야 해-!”

아무리 보아도 정상적인 상태의 대신족의 창조신은 아니고 역시 결손은 보인다.

그러나 위험도는 떨어지지 않는다.

아까의 대신족의 주신상태의 신멸포는 오싹했다.

대신족의 신멸포의 가장 무서운 점은 공격을 받은 신력과 신체 자체를 신격여부와 상관없이 소멸시킨다는 점이다.

신멸포는 무조건 그 정도의 신력과 신체를 없애 버린다.

더구나 신력포의 규모가 거의 위성 급이고 대신족의 공간이동능력은 신족보다 월등하기에 그 앞에서 했다가는 바로 신멸포 앞으로 강제 이동되고 소멸된다.

아마 ‘차원’정도의 초월적인 공간권능이 아니라면 항시 발동중인 ‘신멸’에 의해 공간이동 자체가 불가능해 결국 육탄전을 벌려야 한다.

하나 자신들은 겨우 2미터 안팎의 신체가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데 비해 대신족의 창조신은 주신성에 맞먹는 거체다.

그걸 어떻게든 타도하려고 해도 연속공간이동으로 회피한다.

대신족의 행성의 외피는 물질이 아닌 창조신의 신체이고 그 강도는 일반적인 창조신의 2배 이상이다.

그것이 초고속 이동으로 움직이면서 가속한 압도적인 거체의 중량과 속도로 충돌을 해오면 어떤 창조신이든 박살이 나기에 죽어라 피해 다녀야 한다.

박살난 신체에 신멸포를 직격당하면 창조신도 소멸을 피할 수 없다.

이렇게 대신족의 신멸포이든지 거대 행성급으로 덤비는 동체충돌이든 연발로 맞으면 어떤 창조신도 죽음과 소멸을 각오해야한다.

1체이니 15명이지 만약 2체 이상이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필요전력이 늘어난다.

더욱 섬뜩한 것은 그 기준이 499주우주의 창조신들 기준이라는 점이다.

500주우주라면 창조신들이 자신들의 주신정도라 어떤 대군을 만들어도 무리다.

신계 수호신와 패도신도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으니 감당이 될지 의문이다.

그나마 아군이라는 것이 다행인 것 같은데 차원의 마도신이 존재 변화한 대신족의 창조신은 감정이 통제되어 있을 수 없는 살기와 투기가 줄기줄기 퍼져 나오는 것이 엄청 불길하게 하고 있다

“저거 분명 폭주 중인 것 맞지?

우리한테도 덤비는 것 아냐?

대신족은 자신들 영역내의 투기나 살기를 보내는 신족이나 마신족은 무조건 공격하지?”

창조신들 사이로 소름이 오싹 퍼져나갔다.

같은 등급에서는 비교할 자가 없다는 강자들만 1만 이상이 집결하고 있지만 다들 대신족에게 신체가 박살나고 소멸을 당할 위기를 무수히 넘겼다.

황급히 주신계와 창조신계에 연락을 해서 차원의 마도신의 상태를 파악하니 기가 막힌다.

정말 폭주하고 이성은 고사하고 감정조차 대부분 봉인되어 입력된 명령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답변이다.

말 그대로 초과된 마도와 권능을 감당하지 못하고 모든 감정과 사고를 제한하고 싸우는 기계신의 상태로 전환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시행한 대상이 대신족의 창조신으로 변하다니 커다란 문제다.

아니, 위기다.

저 광역승급 능력으로 주변의 창조신급 기계 대신족도 창조신급이상으로 올려버렸고 그 수가 18체다.

이런 대규모의 대신족의 창조신이 움직이는 것은 1세대에 시행되던 종족결정전 외에는 없었다.

그런데 2세대 종족결정전이 미루어져서 기뻐하며 영역을 넓히려던 와중에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위기 상황인지 모른다.

“차원의 마도신은 이성을 잃었고 주신계의 연락도 끊겼다.

오로지 방어신계와 차원신계의 지원을 받고 신계 수호신과 패도신에 대한 소멸명령만을 반복하고 있어.”

“……그 말은?”

“대신족으로 변화한 창조신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서 모른다는 답변이다.

명령을 입력한 500주우주의 적들을 끝장내고 활동을 멈추든가 아니면 신족에 대한 대신족의 본능처럼 바로 우리들에게 덤벼들든가. 둘 중 하나로 예상된다.”

“허어어어어-!”

장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신족이 투기와 살기를 발산하며 적대하는 신족이 있는데 본능을 억누를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자신들에게 투기를 없애라고 하는 것은 절대 무리이다.

투신이며 전신인 자신들은 신력을 모두 봉인해도 신체에서 배인 살기와 투기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500주우주의 주전력인 저들이 얼마나 수를 줄여 줄 수 있는지 의문이지만 10체 이상이 남으면 정말 모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신계의 주신을 결정하는 인증전도 아니고 미쳤다고 아무 대가도 못 받고 소멸을 각오해야 하는 거의 미쳐버려 날뛰는 대신족의 창조신들의 집단과 싸울 이유가 없고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이건 곰에게 도전하는 늑대들이 상대가 1마리라면 수월하게 사냥이 가능하지만 2마리 이상이면 전멸을 각오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럼 답은 나왔다.

철저하게 투기와 살기를 숨기고 저 상태로 동결조치를 해야 한다.

신력을 병렬직렬 동시연동으로 증폭시키고 최대출력을 유지하며 덤비는 18체의 대신족의 창조신 집단과 싸울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다.

아직 그가 정한 종족결정전까지는 2세대나 남아있다.

그 준비를 위해 500주우주의 영역을 확보하고 후계들을 신계 주신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죽으면 이런 수치도 없다.

자존심을 따질 때가 아니므로 의사교환도 필요 없었다.

이미 모두 500주우주의 적들에게 느릿하게 이동한 대신족의 창조신들을 쳐다보며 뒷걸음을 치고 있었다.

착착착-!

아까 부수었던 유격화산의 영역 뒤로 신속하게 후퇴하고 영역을 복구한다.

500주우주의 주전력이 혹시라도 넘어올 수 있기에 후퇴는 안 된다.

어떻게든 여기서 결과를 지켜보아야 한다.

더구나 저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영역은 분명 지역우주이상이었다.

어디로 후퇴해도 피할 수 없으니 여기서 막아야 한다.

그래서 정성스럽게 창조신들의 권능으로 결계와 봉인, 보호막을 난사해서 유격화산을 보강해 갔다.

이런다고 자신들을 발견 못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부디 목적을 달성하고 활동이 정지하기를 바랄뿐이다.

방어권능 역시 이런 것들이 신멸포를 막을 수 있을 리는 없지만 견디는 시간을 벌어주므로 겹겹이 쌓아간다.

이런 수고를 하는 어느 입이 거친 용병 창조신의 입에서 모두의 심정을 대변하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제길-!

괘심하고 허약한 500주우주의 신들을 손봐주고 좁아터진 영역을 넓히고 정기 좀 벌려고 나왔다가 하나도 아닌 수십의 대신족의 창조신들과 싸워야 하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이거 누가 대가를 치를 것이냐?

대답 좀 해봐-!”

그 말에 어딘가의 창조신계의 주신이 한숨과 함께 현실을 알려왔다.

“휴우우우우. 죽지나 마라.

신계의 주전력인 우리가 죽거나 소멸되면 부활을 시키려다가는 신계가 파산이다.

부하들이 하려고 해도 거절을 해야 할 상황이다.”

“허어어어어어어-! 이렇게 돌발사항이 많은 전투는 정말 못해먹겠군.

게다가 저 꼴을 보니 갑자기 쉬고 싶어졌어.”

차원의 마도신이 변한 대신족의 주신이 26발의 신멸포를 동시에 쏘면서 신계 수호신들에게 돌진하고 17체의 기계 대신족의 창조신들이 그 주위를 돌면서 쏘아대는 빛의 궤적에 이제 으스스한 소름이 몰려왔다.

저 신멸포의 집중포화망에 제대로 걸리면 여기 있는 누구라도 소멸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저 위력만은 정말 대신족 이상이었다.

저걸 상대해야 하는 500주우주의 주전력이 불쌍할 지경이다.

짝짝-! 짝-! 짝-!

가볍게 손뼉을 치는 소리가 울린다.

그가 치는 박수소리였다.

설마 저기까지 보여줄지는 몰랐다.

아니, 500주우주주의 주전력을 상대로 칭호를 받은 절대자 1명이 이렇게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울 뿐이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이 만든 대신족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어느 정도 성공한 존재가 탄생했다는 것은 의미가 컸다.

과거 자신이 절대계를 철저히 정벌하고 난후 떨어진 수준에 근접했다는 소리다.

겨우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되었다.

“500억년 만에 드디어 대신족을 불완전하나마 구현할 존재가 탄생했군.

무척 길었다.

이제야 8인의 절대자 시절의 수준을 이 주우주들이 따라 잡은 것인가?”

“그……, 그것이 좀 이상합니다.”

주변의 3명의 절대계의 지배자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보아도 절대 정상이 아니다.

본래 대신족은 절대 저렇지 않다.

기계신보다 더한 우주의 발전과 진화라는 목적만을 위해 움직이는 빛의 신(神) 그 자체다.

그러나 저 살기와 투기가 폭발하듯 풍기는 차원의 마도신이 변한 대신족의 창조신은 마치 마신 그 자체였다.

더구나 500주우주의 주전력을 상대로는 객관적인 전력은 아무리 대신족의 창조신이라 해도 열세다.

정상적인 대신족이라면 일단 물러나서 일족을 늘려 그 이상의 전력을 갖추는 준비를 한다.

일반 신족을 10배 이상 능가하는 창조력은 그것을 위해 있다.

하나 저 차원의 마도신이 변한 대신족의 창조신은 아무 두려움 없이 자신에게 살기와 투기를 표현한 자들에게 덤벼들고 있다.

그것도 파괴적인 마력이 신력을 초과하고 있다.

‘저래서는 별의 창조를 제대로 할지가 의문이고, 무엇보다 이성과 감정이 대부분 통제되니 튀어나온 감정이 무차별의 투쟁의식이라니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의식구조인가?

이건 완전히 투신 그 자체다.’

그러나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그가 술을 따라 다시 마신다.

지금은 모처럼의 성과를 기뻐할 때인 것이다.

하찮은 오류 따위는 무시한다.

400억년에 걸려서 겨우 여기까지 성장시켜 왔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정확한 성과를 확인한 것만도 기쁠 뿐이다.

“하하핫-! 과거의 유물을 그대로 구현할 필요가 있는가?

비록 창조력은 대신족이라 할 수 없으나 파괴력만은 그 이상이다.

전투전문의 대신족이라 할 만하다.

전문화도 나름대로의 발전이라 정말 즐겁도다.

패도신(覇道神)들도 절대계가 인정할 만한 강자니 어느 정도 상대가 가능하니 정확한 성능은 곧 알 수 있겠지.

지켜보는 의미가 있는 아이로다.”

“…….”

즉결 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이다.

오리진들의 신령을 억류하고 소멸된 정신체를 복구하여 질서 그 자체를 뒤흔들어 엄청난 손해를 입힌 차원의 마도신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처분대상이다.

최저가 대신족의 창조신으로 거의 영구적인 노동행으로 피해복구를 해야 한다.

하나 누가 뭐라고 해도 그는 절대계의 의지 그 자체다.

그의 결정을 거스른 개인이나 세력은 절대계에 없다.

힘 이전에 절대계의 지배자들을 총괄하는 자신들이 그의 자손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계의 의미 자체가 절대적인 힘을 추종하고 질서라고 생각하는 존재들이 모인 세계인 이상 결정이 변경되는 일이 없다.

그가 곧 절대 중의 절대이기 때문이다.

영원체인 창조주들의 신이 되기 위해 도전한 위대한 절대자인 것이다.

“모든 것은 ‘진리(眞理)’의 결정대로.”

깊숙이 고개를 숙이는 3명의 머리 위로 장난기가 가득 담긴 음성이 울린다.

“금기들을 어긴 벌도 줄 것이니 상관할 것 없다.

쿡쿡-! 뭐가 좋을까?

능력이 다양하니 감당할 수 있는 벌도 많군.

차원을 창세하는 ‘차원’과 무한에 가까운 생명력을 보장하는 ‘근원’의 2중 발동을 하는 절대자면 그게 좋겠어.

마침 잘 되었군.

쿳쿳-!”

무엇인가 생각하며 나직하게 웃는 그 모습을 보는 3명이 속으로 차원의 마도신에 애도를 표한다.

자신들의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할아버님은 힘과 권능의 상승속도가 가장 빠른 청소년시기에 성장기를 멈추었다.

모든 것은 8인의 절대자와 1명의 현자, 1명의 초월자를 이기기 위해서였다.

하나 그 대가로 불안정한 감정상태와 상상을 초월한 엉뚱함을 얻었다.

마치 사춘기의 소년이 가진 질풍노도의 감정의 변동을 기분에 따라 보인다.

물론 ‘영원불멸의 진리’라고 칭해지는 힘과 가진 지식이 어디 가는 것이 아니라서 완벽한 영원체의 모습으로 모든 주우주를 총괄하시지만 지금처럼 의외의 사태가 보이면 치기어린 모습이 보이신다.

이때 나오는 결정과 심판은 평소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가혹하고 냉정한 것이다.

아마 대신족의 창조신이 되어 영구노동이 차라리 나을 것이다.

아니, 엉뚱함이 더 추가된다면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모른다.

과거 499주우주의 마신왕 하나가 본능을 못 이기고 카르마가 극선인 주신들을 소멸시켰다.

평소라면 그냥 소멸시키시는데 모처럼의 단잠을 방해했다고 신경질을 내며 그 마신왕을 하급신으로 만들어 어딘가의 주신성으로 던져버린 사건은 너무나 유명했다.

거기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본래의 마신왕의 지위와 힘을 되찾고 싶으면 동일한 수준의 신으로 승급하라고 조건을 만들어준 엉뚱함에 자신들조차 기겁할 정도였다.

도대체 차원의 마도신은 어떤 처분을 받을지 궁금할 지경이다.

꽈우우우우우우웅-!

우박처럼 쏟아지는 신멸포의 사격을 막을 생각을 하지 않고 흩어지며 피했다.

하나 공간이동을 해오는 차원 신멸포의 연속사격도 가까스로 피하는 패도신들의 얼굴에서 서서히 감정이 사라졌다.

신멸포의 포격은 아까 보았다.

신력이나 마력으로 만든 권능이나 신체로는 방어불가의 권능이 담긴 초고압으로 압축된 신력의 덩어리다.

당연히 방어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막지 않고 피하면 된다.

물론 거의 위성 넓이로 품어지는 신멸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공간이동이 봉쇄된 이상 아무리 창조신이상인 자신들이라도 힘든 일이나 절대로 불가능은 아니다.

신계수호신도 소멸이 죽음으로 개념이 전환된 이상 몸으로 때우면 된다.

그런 힘으로 뒤에서 대기 중인 499주우주의 창조주들과 전면전을 피해 손에 쥐어주었던 승리를 내던지고 유리한 고지를 버리고 덤벼드는 모습에 감탄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얼마나 500주우주를 얕보았으면 허실이 있는 대신족으로 변해서 덤벼드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499주우주의 신들의 시각이라면 정당한 거래가 될 리가 없다.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어지간한 충격을 줄만한 위력시위가 필요하다.

차가운 눈빛으로 위험하나 치명적이지 않은 신멸포를 쏘아대며 초고속으로 이동해오는 거대행성 모양의 적들을 쓸어보았다.

‘저것들 상대로는 안전한 후퇴도 불가능하다.

저 초고속능력과 광범위의 신력포는 분명 자신들보다 우위에 있다.’

공격을 무시하고 공간이동이 가능한 지역까지 신체로 이동하면 분명 엄청난 피해를 치러야할 것이다.

여기서 어느 정도 패도신의 고유권능의 공개를 감수하고서라도 정리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승리를 양보하고 떠나는 마당에 뒤통수를 맞은 황당함이 슬금슬금 감정을 잠식하고 냉정함을 잃게 한다.

아니, 본래 냉정함은 패도신들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끝없는 열화와 같은 투지로 적을 죽이고 소멸시키는 것이 본래 모습이다.

“참으로……, 기특한 적이로군.

그리고 어지간한 악마족보다 더한 투지와 살기로다.

우리 투신들에게 본받게 하고 십군.”

“양보 받은 승리 따위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냐?

그렇게 죽음을 바라는가?”

“아니면 살기위해 발악하는가?”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네가 원하는 승리와 생존 모두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가?

전쟁에서 적과 싸워 이기는 것만이 전부인 우리 패도신들을 상대로?

그 알량한 마도와 그에게 받은 칭호로 말이지?”

찌이이이익-! 찌이이이익-!

그나마 걸치고 있던 천 조각 같은 옷들을 모두 찢듯이 벗어 던졌다.

남녀의 구분 없이 처참한 상처들이 문신처럼 전신을 덮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처들에게서 빛이 터져 나왔다.

마치 나비가 번데기를 벗어나듯 찬란한 빛으로 뒤덮인 신체가 드러났다.

상처도 모두 사라지고 신체와 정신체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대신족의 신멸포를 이러 저리 회피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속도가 너무나 달랐다.

위성넓이의 신멸포의 범위를 마치 공간이동을 하듯 초고속으로 이동하며 수월하게 피해낸다.

방금까지 피해를 감수하고 아슬아슬하게 스치던 모습은 아예 없다.

공간이동을 해오는 차원신멸포조차 향상된 속도와 반응으로 완전히 피해내고 있다.

본래 물질인 신체가 가진 속도는 제한이 있으나 견고하다.

하나 정신체에게는 이동은 그저 의지의 문제이나 신체에 비해 약하다.

그런데 정신체와 신체의 중간지점에 신체를 유지하고 그 장점만을 뽑아내서 구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온통 빛의 덩어리로 변한 패도신들이 합창을 하듯 외친다.

“진정한 전력신력전개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거기에 화답하듯 대신족의 기계창조신들이 같은 울림을 발산하며 속도를 더해간다.

우우우우우우우웅-!

마치 검은 우주공간에 하얀 줄이 죽 그어지는 것과 같은 속력에 패도신이 움찔 놀랐다.

대신족의 상대는 당연히 처음이다.

물론 무수한 영상과 자료를 보아왔지만 전투 도중에 발생되는 여파와 특유의 공간파괴의 여파 때문에 명확한 자료는 없다.

하지만 저 속도는 도저히 행성크기를 능가하는 거체가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주공간이라도 분명히 저항이 있는데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아니, 물고기가 물에서 헤엄치듯 이용해서 가속하며 달려 들어온다.

저 속도와 중량에 직격당하면 정말 창조신의 신체도 두부처럼 으깨질 것이라고 급박한 정보가 폭주한다.

“접근시키지 마라.

거리를 두고 끝낸다.”

“표적치고는 무척이나 크군.”

전력신력상태에서 발사되는 원거리 공격이 무수하게 접근하는 기계 대신족의 창조신들에게 작렬한다.

이미 조 단위에 근접하는 위력을 가진 수천줄기의 빛줄기가 접근하는 모든 대신족의 창조신들에 무차별로 명중했고 거대한 폭음과 함께 폭발이 차원의 영역을 통째로 뒤흔든다.

아까부터 자신들의 권능을 모두 제어하려고 달려드는 차원의 권능까지 한꺼번에 날려버리려고 전력의 원거리 공격이기에 효과는 의심하지 않는다.

이 정도 수의 패도신의 원거리공격의 집중포화는 창조신장이라도 결코 받아낼 수 없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방금 집중적인 원거리공격에 파괴되어야 할 차원의 권능이 해제되지 않고 더욱 강력해진 것이다.

“음? 깨어지지 않는다고?”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차원의 권능이 더욱 강해지며 자신들의 권능을 이제 침식하기 시작했다.

패도신들의 전력신력개방상태의 근접공간이 아니라면 이제 어떤 현실강화도 불가능할 지경까지 몰리자 이제야 위기감이 몰려왔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광역권능은 진짜였다.

정통으로 걸려들면 적어도 2써클의 위력은 날아갈 정도로 강력한 신격하락의 권능을 내포하고 있다.

단신으로는 막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의 초월적인 권능이고 지금도 신계 수호신들의 절대급의 방어권능의 지원이 아니었다면 신격하락은 결코 피할 수 없었다.

폭발의 충격과 빛이 가신 상태에서 분명히 산산조각이 되어야 할 대신족의 창조신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어처구니없게도 표피에 상처하나 없고 오히려 더욱 커지고 울림이 강해졌다.

“뭐?”

“설마?

공격받은 신력을 흡수하는가?”

“대신족의 ‘신멸’에 의한 방어능력은 분명 2배까지다.

저것들의 신력은 창조신의 신격이지만 겨우 1,000억이다.

방금 공격은 전력신력상태라서 거의 5,000억을 초과하여 조 단위였단 말이다.

그것도 무수한 공격들을 어떻게 받아낸 것이지?”

아까 분명히 신계수호신의 병렬신력연결의 광역공격을 되돌리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원거리 공격에 좌표까지 혼란스럽게 하여 보내서 위력이 깎였지만 저렇게 무탈하게 받아낼 수 없다.

아무리 보아도 겨우 신력 1,000억의 기계 창조신이다.

존재가 변했어도 가진 신력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기에 저렇게 결코 무사할 수 없다.

물론 신계지원을 받는 차원의 마도신이 변한 대신족의 창조신은 3,000억이지만 1천억을 가지 기계 대신족이 조 단위의 공격을 견디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런 의문을 풀어주듯이 차원의 빛의 날개가 활짝 펼쳐지며 행성의 전체 표면에 새겨진 마도진들의 황금빛들이 빛난다.

그 황금빛들이 모든 기계 대신족의 은빛표변에 반사되듯 떠오르고 신력을 극적으로 강화시켜 간다.

18개의 기계 대신족이 그렇게 잠시나마 보인 신력은 거의 2조를 넘어섰다.

복잡한 마도진이 어지럽게 행성표면에 그리듯이 떠오르고 영창을 하듯 거대한 울림이 공간을 점유해간다.

자신들 각자의 방어권능이 무효화되는 것과 함께 느껴지는 신력에 이를 악물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1천억의 신력만을 가졌던 기계 대신족이 순식간에 2조에 가까운 신력으로 올라섰다.

신력 2조의 기계 대신족의 창조신들 18체가 품어내는 압력에 질식할 지경이다.

악마족들이 자신들의 고유권능인 직렬신력연결로 저렇게 폭증시키는 경우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순간인데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유지시킨다.

어떻게 저 신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저 정도까지 악마족들이 자신들의 마력을 강화했으면 바로 먼지로 변했을 것인데 유지하고 있다.

신족의 상식과 오랜 전투경험으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악마족의 직렬신력연결의 영속화라고?

마도를 익힌 존재라면 가능하지만 순간이고 단일대상만이 가능해야 한다.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과 주위의 영역한정이니 말이다.

하나 신족의 병렬신력연결로 지속시킬 뿐 아니라 광역으로 발동한다고?

하지만 신력 1천억의 존재들이 각각 2조가 넘어서?

이게 대신족인가?

저 신체는 20배 이상 증폭된 신력을 버티어내는가?

이 무슨 괴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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