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84화 (195/2,000)

제 284화

14권

이유는 모른다.

다만 동화차례가 된 창조주들이 두려워하는 것에 비하면 마치 이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 도전을 해 간다.

그리고 휘하의 전력조차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광기에 찬 창조주의 전투를 보이며 이기지는 못하지만 어떤 공격도 버티고 버티었다.

그래서 아무리 길어도 하루면 끝날 주우주 전 전력의 제압이 이틀이나 소모되었다.

3명의 머리에 499주우주의 창조주가 영원체이면서도 너무나 권능과 힘을 소모하여 말소직전에 도달할 정도로 고갈된 신체를 이끌고 최후에 정신을 잃으며 짐승처럼 외친 목소리가 생생히 울려 퍼졌다.

“보라-! 이 어리석은 자들아-!

나와 내 주우주는 너희들보다 2배 이상 버티었다.

난 틀리지 않았다-!

모든 존재에게는 창조주가 앞장선 강함의 추구야말로 올바른 길이다.

화합은 진정한 위기 앞에 방해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정답이었다는 말이다.

나야말로 진정한 창조주다.”

지독한 원한과 만족에 싸인 외침을 내뱉으며 그렇게 499주우주의 제압은 끝났다.

499주우주의 창조주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절대계가 조사한 결과는 의외였다.

간단하게 창조주들에게서 499창조주는 왕따였고 관리하는 주우주역시 최약체로 멸시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다른 창조주들과는 너무나 다른 이상과 행동 때문이다.

“통일과 화합이 아닌 다름과 경쟁이야말로 세계의 발전원리이다.

또한 창조주는 그 전면에 서서 앞장서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코 달콤한 결과만을 원하는 권한의 위임은 책임의 회피다.”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미 모든 존재의 위에 오른 창조주들에게 가진 주우주의 안정과 번영은 당연한 일이고 필요한 양 이상의 정기가 자동으로 보급되는 이상 더 이상의 전투를 할 필요가 없다.

창조주의 위는 더 이상 없기 때문이며 창조주들끼리 싸워도 주우주가 존재하는 한 영원불멸의 존재성을 획득한 영원체의 특성으로 승부조차 나지 않는다.

그래서 신족이 지배세력으로 대리 관리를 하고 타락을 방지하기 위해 악마족이 저항세력으로 움직이고, 창조주간에는 서로 평화로운 삶을 영유하고 있는데 갑자기 다시 현장에서 뛰면서 경쟁하자고 주장하니 미친 창조주 취급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어렵게 직접 주우주를 이끌어 왔다.

창조주가 나서서 주우주를 직접 관리하며 현장에서 뛰자 효과는 확실했다.

하지만 모든 존재들이 분명 강해지기는 하지만 버티지 못하고 편한 생활을 찾아 다른 주우주로 가버리고, 그들에게서 시작된 악소문이 당연히 돌아서 하위의 주우주로 낙인찍혀 갔다.

모든 노력과 열정을 다하고도 맡은 주우주는 갈수록 약해져 가고 평가는 나빠진다.

그럴수록 미친 듯이 더욱 일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유능한 창조신이상의 존재들이 버티지 못하고 떠나자 이제 창조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편의를 무시할 정도로 일만을 해갔다.

보다 못한 창조주들이 집단으로 499주우주의 창조주에게 경고했다.

“창조주답게 직접 일을 하지 말고 부하들에게 위임하고 창조주의 품위를 지키라.

이 이상 특이행동을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

“난 내가 믿는 나의 일을 할 뿐이다.

너희들이 정한 품위는 너희만 지켜라.

나는 나의 길을 간다.

결과만이 모든 것을 심판할 것이다.”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관계에서 정상적인 대화가 될 리가 없다.

결국 창조주들에게 왕따를 당하며 무시를 당해도 본인의 수련과 주우주의 발전에 매달렸다.

그렇지만 모든 주우주에게 고립된 주우주는 성장한계가 있었고 점점 피폐해져 갔다.

물론 소속된 개인들은 분명히 강했지만 버티지 못하거나 포기한 존재들이 워낙 많아 수가 너무 적은 것이다.

결국 절대적인 충성을 받아야할 부하들에게조차 외면당하면서 망해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다른 창조주들에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을 멈추지 않은 499주우주의 창조주에게는 그의 주우주의 동화를 위한 지원은 구원이었다.

창조주로서 존재의미를 증명해줄 유일한 방안이었기 때문이기에 그렇게 필사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그마치 10세대를 버티며 본인과 휘하세력을 강화하며 도전을 계속해왔다.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그에게는 다른 창조주와 맞서서 영원한 투쟁을 선택한 창조주가 나쁘게 여기지 않기에 나름대로 좋게 생각해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대답은 외외였다.

“아니다.

499주우주에 이번에 부족하나마 차원의 창조신이 생겼다.

그러나 권능이 재미있어 웃고 있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의미는 지대했기에 모두 얼굴이 굳어졌다.

그의 입에서 재미가 있어 웃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소리이며 차원의 창조신이 나왔다는 것은 곧 영역확장을 의미했다.

자신들도 절대계의 지배세력을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 주우주의 변화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세력을 이끌지 않는 그 외에는 차원의 창조신이 탄생했다는 말을 무시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화면을 잠시 바라보며 차원의 마도신을 살펴본 본 3인의 얼굴에 곧 황당하다는 표정이 모두 떠올랐다.

“창조신으로서는 개인에 대한 1써클의 승급지원만으로도 대부분의 권능이 소모되는데 그걸 광역으로 하며 자신의 하락을 감수하다니 이게 무슨 비효율적인 선택인지?

그리고 연산력 부족으로 움직일 수도 없다면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이 아닙니다.”

“다른 현실부정은 이해가 가는데 왜 차원의 창조신이 저런 악수를 두었는지?

차라리 자신을 1써클을 상승시키고 이동하며 싸우면 저보다 더 강력할 것 인데?

아무리 부하를 승급시켜도 본인이 약하면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마신을 마신왕으로 만들어도 초월의 권능을 가진 존재가 아니면 본래 위력을 가질 수 없는데 초월의 권능을 가진 주신이상의 존재는 무척 희귀합니다.

본래 차원이 필요한 인원을 채울 수가 없습니다.”

서로 종족이 달라 관점도 다르다 보니 의견은 나누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차원의 창조신으로서는 낙제인 권능이다.

하지만 그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웃기는 했지만 직접 전투적인 부분이지 그 점만 무시하면 절대계에서도 수위에 들 만한 권능이다.

“하나 보조적인 권능으로서 더없이 유용은 하다.

창조신급의 신격을 느껴본 존재들은 느끼지 못한 존재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성장에 유리하고 차원의 권능이면 지원조차 가능하다.”

“하지만 할아버님. 정작 본인이 약하면 아무 소용이…….”

감히 끝까지 반론을 하지 못하지만 저건 너무 이상했다.

절대적인 명령권을 가진 창조신장이면 모르지만 저 차원의 창조신은 아무리 보아도 흑마도사의 마도신이다.

그럼 자신보다 승급된 부하들을 다룰 수 없다.

힘이 전부인 흑마도사나 마도신이 인망이나 덕으로 자신보다 강해진 존재를 다룬다는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다.

일반적인 빛의 신들도 부하들과 힘의 관계가 역전되면 당연히 탄핵되거나 반란이 일어난다.

저 소멸에서 복귀시켜 마신왕으로 승급시킨 마신도 만약 차원의 권능이 없으면 다시 소멸된다는 보장이 없었다면 어떤 사정이 있어도 저런 계약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저 정도 경지의 존재에게 과거의 고마움과 현재의 손해 중 어느 것이 중요할지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 혼자서 전장에서 싸워야 하는 마도신이니 웃고 있는 것이지.

어떻게 감당을 하려나?

하하하하하하.”

“차원의 창조신이 저런 권능이라니?

훗! 흥미롭군요.”

이제야 납득이 간다는 듯 같이 웃으며 화면을 쳐다보는 3명의 얼굴에서 서서히 영향을 분석하는 듯 눈빛이 복잡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인의 입장으로서는 영 아니지만 만약 부하로 둔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절대계의 입장에서는 출신이 인간이든 신이든 마신이든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강함만이 바로 전부이기 때문이다.

* * *

한편 차원의 신계는 편안했다.

차원의 마도신이 본인의 절대 자랑스럽지 못한 전투성향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하여 신계 자아에게 전투상황에 대해 절대적으로 함구하게 한 덕이다.

물론 나중에 다 밝혀지겠지만 직접 현장을 보는 것과 나중에 기록으로 보는 것은 너무나 다르고 저 정도 규모의 파괴가 이루어지면 정확한 기록도 힘들다.

물론 차원창세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무한복원’을 지원받은 그랑조아는 전장상황을 알고 있지만 주신급으로 겨우 복귀한 지금 수준으로 창조신이상의 전장으로 판정이 난 이상 신계를 통한 권능 지원 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더구나 차원의 마도신으로부터 신계 자아와 같은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게 ‘명령’까지 받은 상태이며 종속신으로서는 본인에게 아무 위해가 없기에 따를 수밖에 없다.

이제 기존의 수백억의 엘프들을 거의 하이엘프로 바꾸어서 중간계의 자연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공으로 카르마의 ‘극악’에서 벗어나 ‘극선’에 도달을 했다.

이제 신체를 회복시키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신계에 환희에 차서 복귀해보니 완전히 변해있고 대부분이 처음 보는 신들이다.

결국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여주신들을 찾았지만 모두 후궁이 되어 신계 주신의 신전에 있다는 소리에 기가 막혔다.

여주신들이 남주신들을 얼마나 불신하고 싫어하는지 잘 아는 이상 예절이나 주변의 시선을 따지지 않고 바로 쳐들어갔다.

그러나 찾아낸 것은 여주신들과 정령주신간의 엄청난 살기가 몰아치고 있는 우주수의 대욕탕의 안이었다.

여주신들과 정령여주신들이 같이 주신전의 우주수의 대욕탕에서 몸을 담그며 회복하고 저들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여기도 상황이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하아아아. 상황이 많이 복잡해졌네요. 어머니.”

“그……, 그렇지.

하지만 곧 정리가 될 것이다.”

어쩐지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새빨개진 얼굴로 말을 돌리는 그랑라하의 모습도 낯설고, 그 강하신 이모님들이 골치가 아픈 표정으로 욕탕에서 같이 몸을 담그고 있는 주변의 존재들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기이했다.

상급 주신에게조차 당당했던 분들이 복잡한 얼굴들이다.

그리고 대욕탕의 반대쪽에 언제 이렇게 수가 늘었는지, 본래 신계에서는 귀한 주신급들이 우글거리며 그 넓은 대욕탕을 채우고 있고, 감히 여주신들에게 도끼눈을 뜨고 노려보는 정령 여주신들도 거의 200명을 넘기고 있다.

자신들은 주신이 8명이고 주신급은 겨우 5명인데 정령신들의 신체가 없다는 제약을 고려해도 최소 2배가 넘는 전력 차이다.

그 중앙에 최상급신의 신체이면서도 자신조차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은 차원의 권능을 줄기줄기 뿌리는 흑발의 정령신이 가장 문제다.

아무리 보아도 차원의 권능인데 이질적이지만 묘하게 강화되어 있어 척 보아도 강하다.

거기다 차원의 권능으로 신체가 약한 정령신들의 회복도 돕고 있다.

이건 적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태고 같은 신계라면 어떻게든 과거처럼 동맹을 맺어야 한다.

어차피 여주신들도 그렇게 동맹이 되었으니 어렵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분위기를 보니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다들 서로 철천지원수를 보는 표정이다.

아마 차원의 주신이 신계 안에서 투쟁금지이고 어긴다면 모두 차원의 정령계로 감금한다는 통보가 없었으면 벌써 여기저기서 전투가 벌어졌을 것이다.

“과거의 적들이군요?

최초의 주신대전에서의 생존자들인가요?

투신이 대부분인 남주신들은 모두 정기와 권능을 회수당하고 처분을 당했으니 그 반려나 소속 여주신들이군요.

동맹 가능성은 전혀 없겠어요.

정상에서 바닥에 처박은 것이 저희들이었으니 신계에 들어온 이상 똑같이 복수하려고 덤벼들었을 것이고 그래서 현재 무승부로 대치 중인가요?

이게 사실이죠?”

“그……, 그래.”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