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9화
13권
당연히 거부한다.
많이 보아왔던 영원한 심판은 지금 자신에게도 공포다.
그러니 패배해 죽어도 편히 끝날 수 있으니 지금 저렇게 차원의 마도신이 저러고 있는 것이다.
화면너머로 2개의 창조신급 신계를 육체가 붕괴하는 것조차 감수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이 보인다.
이제 자신도 상대하기 귀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격하게 능력을 끌어올린 것을 보니 이미 미래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겨우 11써클 초입의 예비 창조신이 이미 2써클을 강제로 끌어올렸으니 아무리 근원의 칭호가 대단해도 절대 무사할리 없다.
그러나 앞에 500주우주의 본진인 무수한 신족들의 대군을 쳐다보는 눈에는 단 하나의 두려움이나 망설임도 없이 오직 이기겠다는 투지만이 넘실거린다.
겨우 용병전투에 저러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와 맺은 차원의 마도와 근원의 칭호를 받은 대가를 생각하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차피 저 정도의 힘으로는 언제인가는 누군가에게 패배하고 죽어서 그에게 영원한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편히 죽을 수 있는 기회이고 만에 하나 저렇게 강해져서 살 기회가 온다면 자신도 저럴 것이다.
거기에 그가 자신의 전투를 직접 보아준다면 투신으로서 그 이상의 영광도 없다.
하나 차원의 마도신은 정말 분노하고 있었다.
오리진들을 죽이고 신령을 억압하는 정신체의 공적이 될 만한 짓을 하면서 벌어들인 정기가 주신계가 승급대가로 모두 가져가고 텅텅 비었다.
비록 죽음을 각오했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한 것이다.
“정말 하나도 남기지 않다니-!
그게 얼마인데?
버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가져가는 것은 너무나 쉽구나.
이 더러운 세상-!
거기서 몽땅 처먹은 값은 해서 원망도 못 하게 하다니-!
으와아아아아아-!”
화르르르르륵-!
숨길 것도 없이 극도로 분노한 고함을 치는 차원의 마도신의 등에 26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한 빛을 발하며 태양처럼 타오른다.
양쪽으로 펼쳐진 양 손의 끝에 방어신계와 차원신계의 지원의 증거인 빛의 원이 더없이 찬란한 빛을 발한다.
신계주신으로서 완전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증거였다.
쉴 새 없이 신계에 명령어를 동시에 입력하며 조정해 간다.
창조신을 뛰어넘는 연산력이 감당을 못하며 비명을 지르며 육체가 붕괴해도 어차피 이렇게까지 힘을 끌어올린 이상 죽기 아니면 살기였다.
믿을 것은 근원의 칭호가 가진 생명력과 잠재력의 증가뿐이다.
“병렬 신계 연결-!
차원의 신계는 차원의 신력을 보좌하고 그리고 방어신계는 마도를 보강하라.”
아무리 근원의 칭호가 신력과 마력을 공존시키고 융합을 시켜도 그 과정에 부담이 안 걸릴 수 없다.
정령계의 신들은 비록 자신이 주신급 이상을 거의 긁어 갔어도 하위 신들은 무수히 많다.
그래도 마도두뇌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감정이나 불필요한 연산을 제거한 이상 거의 상위의 창조신계를 능가하는 성능이다.
그러니 11개의 마력의 원이 안정적으로 그려지며 희미한 12개의 마력의 원이 나타나며 주변의 영역을 다시 심층적으로 침식해 들어간다.
거기에 지지 않겠다는 듯 차원의 신계 자아의 보고가 뒤를 이어간다.
“초월급의 권능을 가진 신계관리주신들의 권능지원은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의 대답은 너무나 다급한 외침이었다.
“그랑조아는-!
무한복원의 지원은 아직 인가?
아직도 창조신계의 신계관리주신은 예비 창조신급 이상이 아니면 안 된다는 규정타령이냐?
내가 죽으면 너도 반드시 소멸해라.”
급박하게 명령을 하며 협박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12써클에 소모되는 차원의 신력소모량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제까지 사용했던 적을 죽여 강탈한 본신정기까지 주신계가 남김없이 창조신성의 승급 대가로 가져가서 거지 신세다.
비록 우주수의 수액이나 근원의 일월로 무한의 정기를 보충할 수 있으나 그 정도로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 결코 아니다.
물론 어느 정도 가능은 하지만 고갈되고 채워지는 변동에 견디지 못한 육체가 자멸하려 하고 있다.
거의 모든 신력이 순간순간 바닥까지 소모되며 채워지기를 반복하니 미칠 노릇인 것이다.
결국 12써클은 역시 현재 자신의 신격으로는 너무나 무리였다.
본래 자신의 신력은 기껏해야 75억 정도였고 그것을 마도증폭으로 올라선 예비 창조신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또 다시 근원의 칭호로 다시 올라선 대가로 신체를 유지할 신력이 부족하여 신체 자체가 붕괴하려 하고 있었다.
근원의 칭호도 자신의 신력과 정기로 가동되는 이상 기본이 부족하다면 대책이 없다.
그 유일한 대책은 오직 그랑조아의 ‘무한복원’의 권능뿐이다.
사용한 신력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바꾸는 차원창세까지 가능한 자신조차 불가능한 신력회복에 특화된 독보적인 초월급 권능이다.
그런데 저 창조신급으로 올라선 신계 자아가 감히 규정을 들먹이며 거부의사를 표시하려다 마도두뇌로 대체하겠다고 협박을 하나 처리를 겨우 한 것이다.
자신이 죽으면 같이 신계 자아도 소멸하도록 내용도 추가해버리니 이제야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전장상황을 고려하여 임시로 신계관리주신에 임명시켰습니다.
권능지원이 들어갑니다.”
사르르르륵-! 뿌드드드득-!
찬란한 녹색의 생명의 빛이 넘쳐흐른다.
차원에 뒤지지 않는 강대한 권능의 빛이 육체를 점령하고 그대로 안정화시켜 간다.
부상도 신력도 모두 본래대로 회복시키고 복원해간다.
주신급의 시절에 그랑조아가 전투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수준이 다를 정도의 속도에 회복을 해간다.
마치 신력과 신체가 최상의 상태로 현실에 고정된 것과 같다.
과연 그 강대하고 자존심이 강한 여주신들이 두말없이 여신들의 대표이며 다음 신계주신으로 인정한 여신다운 권능이었다.
덕분에 지나친 신력소모로 자폭 직전에 겨우 안정을 회복하고 숨을 몰아쉬는 차원의 마도신의 귀에 신계 자아가 의지를 전달한다.
“그리고 신계주신님께 지금 임시 신계관리주신이 된 그랑조아의 전언입니다.
‘종속신으로서 살려주고 지원해준 빚은 나의 권능의 전력지원으로 갚았으니 이제 대등한 입장이다. 신계 주신이 되기 위해 이제 정당하게 도전하겠다.’입니다.
회신을 하시겠습니까?”
전혀 변하지 않았다.
자신은 도저히 이해 못 할 수준의 집착이다.
지금도 자신은 카르마의 상승만 아니라면 당장 버리고 싶은 머리 아픈 신계주신의 자리에 저렇게 목을 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에 주신급 신까지 신격을 복구한 능력을 보니 망상이 아니라는 점이 더 문제다.
여주신중 대표 격인 그랑라하의 후계이며 자질과 능력까지 넘치니 아마 신계주신을 하면 자신보다 몇 배는 나을 것이다.
하지만 신계 주신의 자리를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지금 창조신성으로 올라선 공적을 대가로 카르마의 수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대로 ‘절대선(絶代善)’에 도달할 기세다.
그럼 이 정도의 마도는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고 자신이 구상했던 꿈에 불과하던 마도역시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카르마의 지원은 그렇게 위대하기 때문이다.
“쿡쿡-! 신계를 원한다면 가지라고 하라.
단 지금의 나를 이길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똑똑히 보아라.
이것이 진정한 마도의 12써클이다.
“전멸세계(全滅世界)!”
- 마법계열 : 시공 및 차원마법, 공격계, 발현시
- 효 과
한계까지 압축되어 폭발 직전인 거대 행성들을 차원이동으로 바로 소환하여 지역우주범위에 뿌리고 동시에 연쇄 폭발시켜 간다.
행성의 폭발로 촉발된 지역우주급의 동시 파괴는 순수한 물리력이기에 일단 성공하면 권능으로는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창조신이라해도 직격을 받으면 거의 치명상을 입게 되거나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범위는 거의 13써클이나 위력은 한 11써클이고 폭발 범위를 줄일수록 위력은 증가한다.
- 제 한
차원의 권능과 12써클 이상의 마도를 가지고 융합하지 않으면 발현이 불가능하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보기는 화려한데 실속이 없다.
뭐 이렇게 힘들어?
위이이이이이이이잉-!
차원의 빛의 날개가 거대하게 확장되며 펄럭인다.
그 화려한 날갯짓 속에서 거대한 행성들의 모습이 살짝 보이는 것과 동시에 빛들이 별처럼 점멸한다.
아까처럼 권능이 부족하고 신격이 모자라서 임시방편으로 행성들을 서로 부딪쳐 얻은 어설픈 파괴력이 아니다.
행성을 그대로 압축하고 압축하여 폭발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창조신도 무방비로 당하면 그대로 즉사할 정도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의 주변에 그런 별들이 반짝이며 수천 개가 떠오른다.
그 속에 품은 파괴력을 알아본 500주우주의 창조신들이 다급하게 소리치며 방어막을 극대화시킨 것과 동시에 반짝이는 빛들이 동시에 사라졌다.
꽈아아아아아아앙-!
지역우주 전체가 뒤흔들리는 것 같은 굉음과 함께 하나의 거대한 빛이 본진 정 중앙에 나타났다.
운 나쁘게도 폭발의 중앙에 휩쓸린 신족의 함대들이 종이 짝처럼 분해되며 가루가 되어 소멸하고 창조신들의 몸도 필사적인 방어에 힘입어 무사는 하나 부상은 피할 수 없었다.
다만 반격은 하지 못하고 폭발의 여파에 날려지지 않게 버티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광경이 수천개소에서 동시에 터지자 본진이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으나 이미 예상은 했기에 방어막을 최대한 강화하며 잘 버티는 500주우주의 창조신들이었다.
똑같은 공격에 두 번 당할 정도로 약한 신이 창조신이 되지 못하는 것은 모든 주우주가 같았다.
그러나 별의 폭발의 여파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던 창조신들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전방에 방어신계에서 빛의 날개를 펄럭이는 차원의 마도신 주변에 다시 별의 빛이 일렁거린 것을 본 것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저것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였다.
저 차원의 마도신은 이 정도의 규모의 광역파괴를 연발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조신들도 1번 정도라면 수월하게 막을 수 있지만 연속공격이면 결코 막을 수 없다.
아니, 일부의 창조신을 제외하고는 전멸이다.
선발대의 치욕스런 절차를 또 밞는 것이다.
“후퇴-!”
“물러서라-!”
그러나 외침보다 저 증오스런 차원의 마도신의 영창이 먼저였다.
“신족도 마신족도 그 근원인 별의 폭발 속에서 모두 허무로 돌아가라.
전멸세계-! 연속영창-!”
꽈르르르르르르릉-!
처음의 폭발과 겹쳐진 충격이 그대로 500주우주의 본진을 강타하려 한다.
그리고 그 위로 차원의 마도신의 외침이 뒤를 이었다.
“한 번이 안 되면 두 번-!
그래도 안 되면 몇 번이라도 시도해주리라.
승리를 위하여-!”
차원의 마도신의 영창과 함께 500주우주의 창조신이 별들의 폭발을 막느라 흔들린 권능과 방어막에 동일한 충격이상이 몰려오자 눈이 커다랗게 떠진다.
위력은 약하지만 지역우주 전체를 휘감을 정도의 규모와 영역의 별들의 파괴다.
그걸 설마 연속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자신들로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힘이다.
처음 일격에 거의 방어막이 남아가고 복구 중인 창조신들의 얼굴에서 완전히 혈색이 사라졌다.
“설……, 설마.
우리도-!
이런 바보 같은-!”
겨우 예비 창조신에게 오리진들과 창조신들이 몰살당하고 신령까지 구속되자 그 한심함에 분노를 터트리며 창조신장님의 전선 사수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일부의 세력을 이끌고 왔다.
그런데 지금 같은 운명을 당하려 하자 수치심에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다.
거기다 죽으면 저 미친 예비 창조신이 신령까지 구속하여 부활도 불가능하다.
정기까지 지원하고 적을 돕는 꼴이니 신계의 전신으로서 이 정도 불명예도 없다.
필사적으로 방어막을 복구하려해도 별이 한계까지 압축되어 핵융합 하여 폭발한 위력을 버틴 충격을 단시간에 회복하는 것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어려웠다.
폭발력이 덮쳐오는 것을 두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만 있던 500주우주의 창조신들의 귀에 고막이 터질 것 같은 고함이 덮쳐온 것은 동시였다.
“이 한심한 것들-!
적은 단 1명이다.
아무리 신계의 방위와 치안을 담당하는 창조신들이라지만 이게 무슨 꼴이냐-!”
“무능하다-!
저열하다-!
모두 징계가 필요하다.
살아남은 창조신들은 시말서를 제출하라.”
“진정 너희들이 500주우주의 자랑스러운 신족들인가?
우리들은 가르침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우리까지 나서게 하다니 이 무슨 수치인가?”
“다른 주우주의 모든 신이 이 추태에 모두 비웃는 도다.
이 수치를 어찌 할꼬?
너희들의 처형과 적의 피로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진정 어리석은 것들이로다.
적의 허실에 속아 이게 무슨 꼴인가?
겨우 이 정도 권능에 이런 피해라니 이게 무슨 꼴이냐?”
“치워라-!
속임수로 뒤범벅된 하찮은 잡기와 불길한 경지로다.
이런 것에 당하다니 오리진들과 창조신들은 뭐하는 것들이냐?”
“잘 죽었다.
이번에야말로 우리 손으로 정리하고 말 것이다.
신계 수호신의 제한을 일시 정지하는 한이 있더라도 용서하지 않겠다.”
꽈우우우우우웅-!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신력의 날개의 빛과 함께 별의 폭발이 마치 먼지처럼 사그라진다.
아무런 권능이 아닌 단지 신력의 파동과 소리만으로 삭제를 해버린 것이다.
창조신들을 쓸어버릴 것처럼 달려들던 파괴의 파동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별들의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눈조차 가려진 황금빛의 전신갑옷으로 온몸을 감싼 투신들이었다.
조금씩 모습을 나타나내더니 그 수는 순식간에 1만 명을 넘어선다.
나타난 신들의 모습은 공통으로 전신에 번쩍이는 동일한 황금빛의 전신갑옷과 신력의 빛을 둘러서 복장이 통일된 군인 같은 모습이지만 물리력으로는 최상위에 속하는 별의 폭발조차 가벼운 신력파동으로 억눌러버리는 그 위력은 허무하게 당하던 창조신들과는 너무나 달랐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날개의 개수가 거대한 단 1쌍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금속성의 황금빛으로 완전히 유형화된 빛의 날개였다.
신족의 신격은 날개의 수로 결정되는데 이것은 하급신의 신분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그 광채와 크기로 권능을 과시하는데 이런 식으로 물질화하는 경우는 신력을 보조하기 위해 신기를 추가로 사용하는 미숙한 신들밖에 없으나, 가볍게 별의 폭발을 무효화시키는 모습은 이미 한계를 초월한 투신들임을 나타내었다.
그래서 그들이 나타나자 창조신들의 고개와 허리가 다급하게 굽혀지며 극도의 예를 다하며 힘을 모아 외친다.
“수라승혼(修羅乘昏)-!
유일수신(唯一修身)-!
신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신계 수호신들을 뵈옵니다.”
“모든 투신과 전신들의 스승이시여-!
영광을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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