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4화
12권
지금도 서로를 보며 으르렁거리는 여주신들과 정령신들을 보며 섬뜩한 미소를 짓는 차원의 예비창조신과, 아까부터 암담한 상황에 신계 주신의 표정만 살피고 있던 지식의 신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순간이었다.
지식의 신은 지금은 신계주신이신 차원의 예비 창조신님과는 흑마도사로서 처음 신격을 얻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력으로는 신으로 오를 수 없는 인간이 주신급의 존재가 되어서 어이가 없어 확인을 해보니 그의 칭호를 가진 절대자라는 사실에 관심을 끊었다.
흑마법을 익힌 신을 신계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신이기에 어차피 여주신들이 알아서 처리를 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일이 풀리나 했더니 의외로 강하여 주신을 제외하고 독보적으로 강하던 무한복원의 권능을 가진 그랑조아가 소멸까지 몰려서 카르마의 불공정 계약만을 강제로 맺게 하는 것으로 멈추었다.
그 뒤 바로 카르마의 부정을 받고 필사적으로 대공동으로 도망을 치는 것을 보았다.
그 후 알아서 소멸했으리라 믿었는데 겨우 70년만에 신계를 위협할 정도로 강대해져서 최고위신이 되고 대신족과의 전쟁의 결과 신계의 주신까지 되었다.
그 후 모든 자료를 모아서 확인을 여기저기 해본결과 용병신으로 활동하던 기록까지 얻을 수 있었다.
아니, 10써클의 마도를 쓰며 종합카르마가 악인 존재의 용병신의 기록의 집합이었다.
아니, 갑자기 나타난 10써클의 마도를 쓰는 용병신들의 전투기록의 종합이었는데 혼자서는 겨우 수십 년 만에 이룰 수 없는 전공들이 모였다.
‘용병 계약으로는 토벌한 11써클의 절대자 1인, 주신 10명, 주신급은 다수로 확인됨.
그 외 대신족의 전장에 수십 회 이상, 기타 전장에 수백 번 이상 참전한 것으로 유추됨.
공식계약상으로는 포기 없으며 기한 내 실패는 있으나 그 후 무보수로도 토벌을 완료함.
모든 계약 과정에서 권능의 강대함과 상식을 초월하는 전략으로 어떤 전투에서도 패배는 없었으며 아군의 승리를 이끌어 냄.
소속 및 행성소속이 불명인 주신급 신으로서 상승불패의 마도신이나 전투신으로 통용되었음.
차원의 최고위 주신의 용병전투로 예상되는 세부전투는 아래와 같음.
11써클의 마도사의 반란진압, 가장 빠른 주신의 대신족의 인증전의…….’
나열되는 전투기록은 개인으로 보기에는 있을 수 없는 수없는 더할 나위없는 악조건의 전투를 반복하며 끝까지 살아남은 처절한 기록들이었다.
주신계로서 열세라고 포기된 전투의 모두에 신계 주신의 발자취가 있었다.
이 정도의 강대한 투신이라면 카르마가 악이라고 해도 최고위 신의 신앙으로 부작용을 막고서 신계에 받아들일 가치가 있으나 모든 신계가 포기했다.
‘분명 신격을 가진 빛의 신이나 계약완료와 생존을 위해서라면 아군뿐 아니라 자신조차 미끼로 쓸 정도로 잔혹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음.
인증전 상대인 마신들조차 치를 떨 정도로 지독하고 냉정한 전투를 벌이며 특유의 마도로 적군의 본진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유린함.
생존을 위해서는 극도로 몸을 사리나 계약 내에서라면 적의 모든 창고의 바닥까지 모두 긁어갈 정도로 탐욕이 엄청남.
차원의 최고위 주신으로 추정되는 상승불패의 마도신의 전투결과에서 무승부로 끝나도 적군이 파산직전까지 몰리는 상황이 다수 발생함.
전투신이나 지휘관으로서 더없이 우수한 용병신이나 승리 후 적군과 협상할 경우 강탈한 물건들을 돌려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요망함,’
여기까지는 좋다.
용병신이 계약금 외에 다른 보상을 탐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아니, 적군이 파산할 정도로 강탈했다면 칭찬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신계가 편입을 포기한 이유들이 화인처럼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
‘승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무능한 아군의 처단을 여러 번 확인됨.
그리고 임무수행 중 사망하였으나 그 이유에 의문이 가는 신들 다수 존재함.
대부분 첫 전투에 파견된 직계들이라 주신이상의 존재들이 그 사유를 철저히 확인을 했으나, 본인들의 정황기억이 불분명하여 원인불명으로 판정되었음. 그러나 그 당시의 정황으로 보아 거의 전투에 방해가 된다고 처분한 것으로 유추됨.
승리를 위한다는 사유는 완벽하나 빛의 신으로서 심각할 정도로 자비심이 없음.
주신계의 판단은 주신이상의 권능의 강대함과 마도신으로서 전략성, 마신이상의 잔혹함, 계약의 완료와 승리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맹목성을 보았을 때 가장 위험한 존재로 판단하여 배제하려하였음. 그러나 카르마의 불공정계약만을 자처하는 이상한 존재이기에 어떤 추적도 불가능하여 단지 승산이 없어 포기 직전의 전투에서 용병신으로만 활용을 승인함.
하나 상승불패의 전투신으로서 능력에는 이견이 없으며 적군에게는…….’
생각이 거기까지 갔을 때 다음 말에 정신이 확 다시 살아났다.
승리와 계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능한 아군을 처분하는데 주저 않는 무서운 신계 주신이 자신을 지명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 과거와는 달리 넘쳐나는 주신급이라 원탁의 최고위 신도 위태로운 상황이라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그냥 바닥에서 속편하게 살자고 마음먹은 지식의 신의 절반은 은퇴계획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
“지식의 신은 왜 아직도 주신이 되지를 못했는가?
최고위 신계의 지원이라면 충분할 것인데 나태한 것이 아닌가?
시련이 필요한가?”
말은 아무 감정이 없지만 내용은 무서웠다.
빨리 주신이 안 되면 어디의 전쟁터에 파견을 보내겠다는 뜻이다.
“그……, 그게 아니오라. 정기가 부족을 해서 신체가 지원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군.
확실히 정기가 부족하여 신체의 강화가 부족해.”
변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분명 사실이다.
자신의 권능은 분명 주신이상이다.
그러나 워낙 없이 시작을 하고 전의 신계주신에게 빚까지 지고서 살다보니 아무리해도 자신의 신체에 투자를 할 여력이 없다.
신계의 지원은 늘었지만 그것을 감당할 신체의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자신의 대답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신계 주신의 눈이 이제 저 멀리 잘 보이지도 않는 먼 자리에 위치한 의기소침한 태초의 투신들을 바라본다.
자신과 동일한 사유로 자신에게 투자할 여력이 없어 모두 주신급이 되는 것을 실패하고 이제 최고위 신의 말석자리에만 만족을 해야만 하는 처지들이다.
전투경험이나 투신의 강함으로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모두 빈한한 처지들이라 모처럼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또 과거의 여주신들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2명 이상 감당할 수 없고 이렇게 주신이 많아진 이상 신계에서 최고위 투신은 고위층의 가치도 거의 없다.
주신 하나의 역할이 다른 신들 수백을 감당하니 말이다.
그래서 힘이 빠진 그들의 귀로 신계주신의 음성이 들려왔다.
“태초의 투신들은 들으라.
강함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는 되었는가?”
그 말에 자신들조차 모르게 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으며 답했다.
본능적으로 이것이 또 다른 기회라는 것을 안 것이다.
아니, 이대로 다시 아무것도 아닌 말단의 투신으로 내려서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신계주신이 자신들에게 지금처럼 불러주기를 기다라고 있었다.
“원하옵니다.
어떤 충성이라도 바칠 것이오니 다시 저희들에게 기회를 주옵소서.”
“그럼 죽어라.
그 몸으로는 지금이 한계이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사아아아아아-!
주신전에서 싸늘한 한파가 몰려오는 느낌이 왔다.
신계관리주신이 된 주신들과 원탁의 최고위 신이 된 주신급 신들조차 아무 말을 못하고 입을 딱 벌릴 뿐이다.
아무리 현재의 신체가 약하다고 하지만 영겁의 세월동안 같이했던 신체다.
다짜고짜 죽어서 다시 시작하라니 이런 억지도 없다.
하나 태초의 투신들은 한참의 침묵의 시간이 지난 후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의지의 교환도 필요 없었다.
이 신체로는 더 이상 강해지는 것은 무리라는 것은 수없는 한계의 도전결과로 잘 알았다.
단지 다시 시작할 용기가 없었을 뿐이다.
“신계주신께서 원하신다면 투신으로서 받아들일 뿐입니다.”
“기간틱 메테오.”
대답과 거의 동시에 나지막한 영창이 울려 퍼졌다.
어떤 강대한 마력의 유동도 없는 조용한 영창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놀라왔다.
퍼어어어어억-! 스르르르르륵-!
태초의 투신들 99명의 신체가 동시에 터져나가며 핏물로 화하고 나타난 것은 붉은 피로 적셔진 금속의 구체였다.
주신전의 누구도 어떤 마력의 유동이나 권능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99명의 최고위 신에 도달한 태초의 투신들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린 것이다.
어떤 공격에도 무의식적으로 반격을 하는 진정한 투신들이 허무하게 죽어버렸다.
아무리 받아들이기 마음을 먹었어도 그래도 태초의 투신들이라 불리는 최고의 전투신들이 동시에 당해버린 이 사태에 저들의 힘을 가장 잘 아는 전투계열 여주신들이 멍하게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핏물로 화한 태초의 투신들의 신체의 잔해와 어떻게 당했는지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의 신령들이 나타나자 바로 다음 단계가 이어졌다.
태초의 투신들의 신령과 신체의 핏물들이 마치 빨려들듯이 이마에서 빛나는 창조신의 보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모든 신은 죽으면 반드시 신령이 소속 신계로 돌아가서 부활을 기다린다.
그런데 그 법칙을 무시하고 보석 안으로 남김없이 빨려 들어가는 모습에 주신전의 모든 신이 벌떡 일어섰다.
저것이 의미하는 것은 크다.
자신들의 신계주신은 주신계가 만든 법칙조차 마음대로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근원의 정령신계라 한다.
그 효과는 신령의 흡수와 권능의 강화라고 해야 하겠군.
창조신의 신격이 되거나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나오지 못하니 감옥이라고도 해야 하나?
여기에서 일단 권능과 신격을 강화하라.”
나지막한 신계 주신의 음성에 모든 정령신들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이마의 창조신의 보석의 안을 확인해 보고 깨달았다.
벌집모양의 무수한 작은 신전이 끝없이 이어진 모습은 초기의 정령신계의 모습이었다.
패배감과 희망이 없음을 견디지 못한 무수한 신들이 소멸을 하고 나서 넓어진 것이 지금의 정령계다.
물론 관처럼 신계의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닌 나름대로 자그마한 작은 집 크기지만 소름이 오싹 끼쳐오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들의 신계주신의 이마에서 태초의 투신이라는 최고위 신들의 신령을 완벽하게 빨아들였다.
눈부시게 빛나며 신력과 권능이 빛나는 창조신의 보석이 공포로서 다가오는 순간이다.
빛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입술이 가느다란 호선을 보이며 웃고 있는 것을 보니 속에서 치솟던 과거의 원수에 대한 증오가 싹 사라져갔다.
과거의 원한보다 현실의 위협이 무엇보다 큰 것이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식의 신도 죽겠는가?”
너무나 태연한 신계 주신의 말에 지식의 신의 눈빛이 여러 차례 흔들렸다.
자신의 동료인 태초의 투신들이 너무나 가볍게 전멸하고 신령조차 저 근원의 정령신계에 흡수되었다.
아무리 신이 정신체로서 신체가 부수적이라 하지만 그래도 죽음이다.
물론 다시 강화되어서 돌아온다는 약속이 있지만 감정적으로 그렇게 가볍게 처리를 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단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저렇게 처분을 한다.
한계에 도달한 신체대신에 더 강한 신체를 받아 성장하는 것이 옳겠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용병신들의 수십 년 간의 전공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투신의 결정답지만 말이다.
그리고 주신계의 평가가 정확했으면서도 부족했음을 알게 해준다.
자신도 저렇게 새롭게 태어나면 좋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정기를 도와주신다면 반드시 주신이 되어 보답을 하겠습니다.”
“그런가?
이제 보니 지식의 신도 죽을 수 없는 이유가 있었군.
그의 심판의 흔적인가?
그대도 힘들겠어.”
쿵-!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각되었다.
창조신조차 확인을 못하게 보안작업을 해두었는데도 뚫렸다고?
정말 창조신이상의 권능과 분석능력인가?
아니, 이것이 차원의 창조신의 힘인가?
모든 법칙과 권능을 무효화하고 새로이 만든다고?
그런 사기 같은 권능이 가능하다고?’
자신의 놀람과 불안한 심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심정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환하게 웃음을 짓는 신계주신의 선고가 내려졌다.
“같은 입장의 동지였었군.
받으라.
갚은 것은 신계에 기여를 하는 것으로 하라.
기대하겠다.”
우주수의 수액이 가득 담긴 수통이 눈앞에 나타나자 잠시 쳐다보고 그대로 잡았다.
조건으로는 절대 마다할 사항도 아니다.
아니, 신계 주신이 자신의 정체를 안 이상 자신의 운명은 모두 차원의 창조신에게 걸렸다.
이제 목숨을 걸고 운명을 걸어야 할 판국이다.
꿀꺽-! 꿀꺽-! 꿀꺽-!
그대로 뚜껑을 따고 입안으로 들이켰다.
어찌 만들어냈는지 모르나 행성단위의 생태계를 관리하는 세계수의 모체이며 최대 성장할 경우 항성계 규모의 정기를 관리하고 생산하는 창조신이 아니라면 직접 재배는 꿈도 못 꾸는 그 귀중한 우주수를 마음먹은 대로 운영하는 신계관리주신이다.
자신의 목을 타고 신체 구석구석을 활성화하고 가뭄에 마른 땅이 빗물을 흡수하듯 한없이 흡수를 해간다.
그 효과는 과거 마셔보았던 우주수의 수액이상이다.
‘이건 효과가 더 강화되어있군.
무슨 권능이 이런가?
과거의 전성기라도 상대가 가능할지?
불가능하겠군.’
이제 더 놀랄 기력도 없다.
자신의 신체가 완벽하게 주신으로서 변해가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미 과거에 올라섰던 경지의 다른 길이다.
기반만 된다면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수월하게 될지는 몰랐다.
주신급이 되는 것으로도 영겁의 시간과 무수한 노력, 대가를 바랄 수 없는 무조건적인 충성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주신이 되었다.
단지 신계에 기여하라는 너무나 간단하면서도 무거운 의무를 지는 대가로 말이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정이 요동치고 머리위로 11겹의 신력의 원이 요동치며 주신의 권능을 발산한다.
“지식의 주신이 된 것을 축하한다.
원탁의 최고위 신의 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해 신계를 번영과 발전에 힘쓰라.
이들 주신급이 된 태초의 투신들을 이끌고 신계의 질서를 유지하라.”
파아아앗-!
이마에서 태초의 투신들의 신령들이 다시 튀어나왔다.
한눈에 보아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신격이 강해지고 신력의 빛이 강해진 것이 보인다.
과거 빈한했던 시절 얻은 신체의 모든 제약을 풀고서 그동안의 투쟁의 경험과 쌓아올린 권능으로 단숨에 주신급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신령의 머리 위로 바로 붉은 보석과 같은 액체가 그대로 부어지며 신체를 형성해간다.
그 신체의 파동과 형성에 정령신황들이 기겁을 했다.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자신들의 신계주신이 ‘주신의 강림’이라는 마도로 임시로 얻었던 강대한 신체다.
그때 맛보았던 전성기보다 강력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신체를 익숙하게 다루지 못해 이계의 정령신들에게 치욕을 맛보았지만 순수한 전력만으로는 압도적이었다.
물론 지금 진짜 신체도 키워가고 있지만 아직도 까마득한 귀중한 주신의 신체가 저렇게 뿌려지고 있다.
“나의 연구 성과다.
제한이 없는 신의 신체이고 너희들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강해질 것이다.
이제까지 신계를 위해 헌신한 포상이다.
앞으로 지식의 주신과 태초의 투신들은 신계주신대리 가이아나의 보좌를 하라.”
주신급의 권능조차 부족하다는 듯 약동하는 신체의 반응에 황홀감과 감격이 몰아치며 양 무릎을 꿇고 고개를 땅에 대는 태초의 투신들과 지식의 신들이었다.
순식간에 주신과 주신급의 신들이 만들어지는 광경에 넋이 나간 모든 신계의 신들을 쳐다보며 자신의 이마의 창조신의 보석을 오른손으로 만지면 선고한다.
“신계의 발전에 저해가 된다면 부활의 가망이 없는 완전한 죽음과 가장 처참한 과거로의 회귀를 준다.”
거의 대부분이 정령신 출신이라 이 선고는 더없는 공포였다.
그리고 왼손을 펴서 주신이 된 지식의 신과 주신급이 된 태초의 투신들을 가리킨다.
저들이야말로 자신의 의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이며 앞으로 신계가 가야할 길이다.
노력하고 헌신하는 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강해지고 높아지는 것이 자기가 원하는 신계였다.
과거가 어쨌든 출신이 어떠하든 그것이 뭐냔 말인가?
현재에 얼마나 기여를 하며 밝은 미래를 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신계에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신격의 향상이 있을 것이다.
모두 주신을 목적으로 정진하고 신계를 위해 헌신하라.
여기에 벗어날 경우 어떤 협상도 조정도 없다.
오로지 즉결심판만이 있을 뿐이다.
단지 주신급이상의 강자만이 조정을 받을 것이다.”
이제 최고위 신계가 된 신계에 신계주신의 신언이 새겨진다.
신계발전과 번영이 최우선되고 주신급이상의 강자들은 배려를 받는다.
세부적인 규율은 변하지 않으나 이제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야 신계가 완전히 변혁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신들과 자신들이 몸담은 신계가 어떤 곳인지 깨달은 정령신들의 눈빛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열망서린 눈빛의 중심에 선 영광의 자리에 앉은 신계주신이 몸을 일으켜 허공으로 양손을 들어올렸다.
허공에 나타난 것은 투기로 그려지는 거대한 원과 그 안에 떠오른 삼각형의 문양이었다.
“나는 차원의 창조신이기 이전에 그에게 근원(根源)의 칭호를 받은 절대자-!
그렇다-!
모든 것의 시작이며 바탕인 것이다.
발전과 진화에 영광을-!
분란과 퇴보에 심판을 내릴 뿐이다-!”
이 모든 것은 그의 카르마의 기준에 맞기에 정당하도다.
나는 오로지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그의 자랑이 되기 위해서-!”
모든 신과 정령신을 압도하는 강렬한 의지가 담긴 차원의 예비 창조신의 신언이 신령들에 새겨진다.
신계주신의 의지는 신계소속의 신들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치고 권능까지 강화시켜 간다.
그것이 강력한 신계주신이 중시되고 그 휘하의 신들이 강한 이유다.
여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주신급 이상의 신들뿐이다.
본래 창조신계에서 기본설계를 한 신계의 기본 성능이었다. 하지만 그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낼 주신이 없어 거의 사장된 기능이 지금, 가공할 연산력을 가진 차원의 예비 창조신에 의해 완전히 발휘된 것이다.
이제 신계의 모든 신들이 차원의 권능의 영향을 받으며 그렇게 조금씩 권능이 강화되어간다.
그리고 강렬한 의지에 감화된 신들일수록 더욱 강해져 간다.
지금 유일하게 부족했던 정기를 보충하여 1단계씩 승급이 되고도 계속 강해지고 있는 지식의 신과 태초의 투신들처럼 말이다.
이제야 근원의 절대자이며 차원의 예비 창조신의 신계의 진정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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