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1화
12권
유격화산도 정령계도 자신이 만들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비록 그에 의해 승급조건이 거의 2써클 이상이라 이 꼴이지, 연산력만큼은 창조신을 초월한다고 자부를 하는 자신이다.
‘정령신은 신계의 것이나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유격화산의 정기 흡수의 권능과 신령을 가두고 권능과 신격을 강제 활용하는 정령계는 현재 내가 아는 한 최고의 권능이고, 그것을 마도로 재해석하여 내게 적용시켜 강해진다.
이것으로 반드시 예비 창조신을 넘는다.
반드시 마신왕 후보와 대신족의 예비 창조신에게 승리한다.’
이것으로 대충 모든 것이 끝났다.
정말 긴 신 모집이었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돌아왔다.
그렇게 부담되고 짜증나던 신계의 자리지만 다시 앉으니 안정감이 몰려왔다.
안도감에 신의 육체가 되어서 넘치는 정기로 느끼지도 못했던 수면욕까지 밀려올 지경이다.
하지만 그 편안함도 곧 깨어졌다.
신계 전체가 뒤흔들리는 충격이 전해져온 것이다.
저절로 이마에 혈관이 솟구칠 지경이다.
꿈틀-!
당연히 누군지는 알고 있다.
정령주신들과 신계관리주신들이 갑자기 펼쳐진 유격화산의 권능에 잠깐 놀랐으나 별 영향이 없자 바로 격돌한 것이다.
모든 권능에 완벽이란 없고 방어도 반드시 허점이 있다.
전투를 벌이는 저들이 있는 곳은 바로 정문 앞의 일직선의 통로였고 다른 정령신도 유격화산의 권능을 파악하자마자 황급히 영역 밖으로 도망친 뒤였다.
그리고 영향을 받지 않는 정문 앞 직선 통로 위에 남은 것은 주신급 이상의 강자들뿐이다.
화면을 보니 수많은 의지가 난무하지만 결국 의사표현은 단 두 가지다.
“너희들을 이기면 신계관리주신은 우리 차지다.”
“굴러온 돌에 약한 주제에 말만 잘하네.
정령계로 다시 되돌려주지.”
역시 수는 적지만 여주신들이 완전히 밀어붙이고 있다.
너무 쉽게 끝장이 나서 이해가 가지 않지만 거대 육전요새로 변했던 펜릴은 이미 거의 박살이 나서 뻗어있고, 신계 전멸요새라던 요르문간드도 조각조각 나서 거의 실체화를 잃어버린 상태다.
‘아무리 동급의 주신이라도 역시 정령신에서 막 벗어난 상태로는 신체를 극한대까지 단련시킨 여주신들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어차피 과거의 기준이니 지금 통할 리가 없지만 너무 빠르다.
그러나 로키나는 역시 강하군.’
로키나를 상대하는 토리나와 그랑라하는 여주신들 중 최고의 강자에 속한다.
단순한 전투력만으로 따지면 동급 주신뿐 아니라 1단계 상위의 주신이라도 그녀들을 이길 수 없다.
그런데 그 2명을 자신의 완전한 지원을 받은 이면주신의 권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휘두르는 불의 검에서 무수한 룬문자의 마도가 작렬하여 자신을 강화시키고 상대를 약화시킨다.
저것이 바로 마도의 주신이 싸우는 정석의 방법이고 접근전에서도 거의 밀리지 않는 신체능력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 전황을 바꾸려하고 차원의 권능을 강화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급신의 신체로는 예비 창조신에 도달한 자신의 권능의 1할도 끌어 쓰지 못한다.
거기에 자신의 마도는 그가 준 특제품이라 완전한 주신의 신격으로도 절반정도가 한계일 것이다.
결국 로키나의 패배는 기정사실이었다.
여주신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상대할 존재가 아닌 것이다.
‘쓸데없는 고집이야.
주신의 신격만 되어도 저 중 1명은 압도할 수 있는데 안 하더니 잘못하면 패배하겠군.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다.
신계의 정기 흡수는 이상이 없고 신력으로의 전환도 완벽해서 소모보다 2배 이상 전투에서 축출한 증가가 빠르다.
주신이상의 존재들이 전투를 하면 할수록 신계에서 신들에게 부여할 수 있는 정기와 신력은 무한히 증가할 것이니 오히려 권장을 해야 할 지경이로군.
싸움과 투쟁을 권장하고 강할수록 성공할 수 있는 투신성의 신계라면 어울리는군.’
구구구구구구궁-!
신계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주신급 이상의 존재 수십 명이 한 전장에서 난장판을 벌이자 발생되는 파괴력과 권능의 파동을 다 합치면 거의 예비 창조신급이니 신계가 전투의 충격을 흡수 못해 발생한 지진이다.
계속되는 전투의 충격을 가볍게 하기 위해 차원의 권능을 방어막을 추가하여 막았다.
한데 차원의 권능을 추가해도 신계에 가해지는 충격의 감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법칙을 창조하는 자신의 차원의 권능이 하위의 주신의 권능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소리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건?
내 예비 창조신급의 차원의 권능이 여주신들의 공격에 관통되고 있다고?”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다.
예비 창조신에 도달한 자신의 차원의 권능은 정말 강력하다.
그러나 화면 너머에 분노한 로키나가 외치는 고함소리에 답이 바로 나왔다.
여기저기 관통상을 당한 것을 보니 차원의 권능의 방어력을 믿었다가 한 번에 당한 모양이다.
“왜 신계관리주신이 신계 주신의 차원의 권능에 면역을 가지고 있어?
후궁들이면서 면역은 얻어서 뭐하려고?
너희들 도대체 뭐하는 것들이야-!
무슨 짓을 하며 살고 있는 거냐고-!
모두 반역을 할 생각이냐?”
신랄하게 말을 내뱉는 로키나의 말에 다른 여주신들이 차마 대꾸를 하지 못하고 딴 소리만 한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으니 너무 따지지 말자.”
“이렇게 도움은 되고 있잖아?”
“정말 입장 곤란하게 만들고 있어-!”
“신입답게 바닥으로 갈 것이지 어딜 덤벼-!”
“이것들도 끈질겨-!
과거의 일은 그만 넘어가자고-!”
여주신들도 할 말이 없는지 한마디씩만 하고 더욱 치열하게 공격을 퍼붓는 모습이다.
거기에 부상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로키나가 마도로 바로 치료하고 다시 전투를 벌이는 모습이 겹친다.
로키나에게 2명이 참전한 정령신황들에게 4명이 정령주신들에게 두 명이 싸우고 주신급 이하의 정령신들에게는 태초의 투신들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제 원한이고 뭐고 눈이 뒤집혀서 싸우고 있은 상태라서 쉽게 끝나지 않을 전투다.
황당한 것은 자신의 차원의 권능을 없는 것처럼 뚫고 있는 여주신들이다.
아예 차원의 권능이 없는 것처럼 자유롭게 공격을 하고 있다.
로키나가 차원천라로 신력을 제한해오니 숨겨놓았던 것을 들어낸 모양이다.
‘차원권능의 무효화인가?
저것은 자신에게는 치명적이다.’
차원의 권능이 안 통하면 마도 외에는 없는데 접근전으로는 제대로 싸울 수가 없다.
영창의 시간을 벌어주고 적을 제압하는 것인 차원의 권능인데, 저번의 헌신서약의 의식에서 모두 면역을 얻어낸 모양이다.
이해는 하지만 골치가 띵하고 아파 온다.
그렇다고 인증전을 고려하니 주신 수십 명을 작은 인원으로 쓸어버리는 강력한 투신들을 처분을 할 수도 없고 헌신서약과 카르마의 계약서도 걸려있다.
그러니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온다.
“그냥 넘어가자.
차원의 신력 파동을 조금 바꾸면 되는 일이니 말이야.”
말과 동시에 신력파동을 바뀌자 정상으로 전투의 충격을 막아내는 차원의 권능에 신계의 충격이 완전히 사라지고 고요를 찾았다.
그리고 한숨을 푹 쉬며 공간에서 차와 주전자를 꺼내 쓴 차를 끓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신계주신의 신력에 면역을 얻었다는 말에 안절부절못하던 가이아나가 황급히 잔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아무래도 안식 따위는 없을 것 같았다.
하긴 신계에 올라올 때부터 사투를 벌일 각오를 하고 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단지 최고위 신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악을 할 각오였는데 어쩌다가 신계 주신이 되어 이런 꼴이 되었는지 한숨만 나온다.
전투는 의외로 빨리 끝나고 있다.
정령계에서 정기를 흡수당하며 권능의 발현까지 제한된 정령신들이 상급주신과 태초의 투신들을 상대로 필사적으로 수련해온 여주신들을 이길 수 없다.
폭발적인 권능의 가동과 함께 약한 신체로 인해 지구력을 잃고 그대로 밀리고 있다.
“현재 신계의 투신들과 정령신과의 전력이 4배차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오히려 신계의 신들이 더 강한 것 같은데?”
“그것이 여주신들의 전력을 단지 동급의 주신으로 판단을 한 저의 실수입니다.”
신계 자아의 즉답에 미진함이 느껴진다.
어차피 주신계가 기본설계를 내려주고 건들지 못하게 만든 비밀이 많은 신계다.
절대 주신계에 반항을 하지 못하고 악영향을 주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 제한사항에 걸린 모양이다.
“되었다.
너도 사정이 있겠지?
하나 한 가지만 정확히 대답하라.
내가 정령신과 신계의 신들의 연합을 감당을 할 수 있는가?
숨겨진 모든 힘을 기준으로 한다.”
“연산 중입니다.”
한참의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대답이 들려왔다.
“승산은 5할 입니다.”
“겨우 5할?
내가 말이냐?
주신들을 상대로 겨우 5할?”
화르르르르륵-!
모든 전력을 개방했다.
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이미 정령계에서 이계 정령신들과 그 난리를 치며 전력으로 싸운 덕에 주신계에 모든 보고가 들어갔다.
임시가 아닌 정식 예비 창조신이란 직위도 바로 정령계의 전투현장에서 받은 것이다.
거기에 전능의 휘님의 전장에 참전요청까지 들어왔지만 무시했다.
주변상황도 그렇고 가장 큰 문제는 동급이상의 주신에게 약한 마도의 주신의 약점 때문이다.
동급 이상에게 치명상을 줄 만한 마도를 발동하려면 영창을 해야 하는데 절대 그 시간을 안준다.
나의 전적인 지원을 얻고 같은 마도의 주신인 로키나의 능력은 거의 상급 주신을 능가하는데, 아무리 강해도 중급 주신인 2명에게 패배를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데 나보다 강대한 전능의 휘님이 동급의 마신왕 후보까지 동원하고서도 밀리고 있는 전장에 달려간다면 죽을 확률이 9할이다.
대신족의 인증전의 보수가 아니라면 죽음에 의한 타격을 회복할 수 없고 나는 절대 죽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마도신은 시간을 주면 줄수록 아군을 유리하게 만들기에 어느 전장에서든 최우선 타격대상이다.
단순한 권능의 지원뿐 아니라 전쟁의 발상부터가 일반 투신들과는 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약간의 승산만 있어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로 이끄는 마도를 익힌 존재들의 기본 특성이다.
그러니 대등한 전력인 여주신이 2명이나 붙어서 로키나를 저렇게 처리하려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화면 너머에 토리나와 그랑라하의 벼락의 권능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로키나가 이를 악물고 사투를 벌리고 있었다.
눈에서 이글거리는 분노를 보니 이미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오랜 악연을 가진 경쟁자에게 승리를 자신한 우세한 전투에서 참패를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불의 검이 이제 형상을 잃을 정도로 타오르며 빛을 발한다.
거대한 룬의 문자들이 허공에 떠올라 마도를 구현한다.
그 강대한 마도는 저 불의 검의 신기에 포함되어 있어 영창시간이 필요치 않은 기습의 일격이었기에 대응의 시간을 주지 않는다.
벼락을 뿌리며 접근전을 벌이던 그랑라하와 토리나가 헛바람을 내뱉으며 튕겨났다.
주신조차 재로 만들 화력을 순간에 품어낸 것이다.
“레바테인 최대출력-!
무스펠하임(Muspelheim)-!
이 세상을 모두 태워라-!
자신이 빛의 신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썩어 빠진 신들까지 모두-!”
불의 검이 분해되며 터무니없이 거대한 불의 세계수가 나타났다.
거기서 자란 화염의 가지가 전면의 모든 여주신을 쓸어간다.
단 한순간에 모든 전장을 불꽃으로 돌리고 재로 만들어간다.
거기에 대응하여 급하게 모든 권능을 방어로 돌린 여주신들이 기겁을 했다.
“태양신을 능가하는 화력이라고?
이정도면 거의 창조신 급의 권능이다.”
“재가 될 뻔했네.”
이것이 일반적인 신들의 반응이지만 관리계열 여주신들의 반응은 달랐다.
자신들을 위협할 정도로 광역의 화력을 품어내던 초월적인 신기가 저 한 방에 그대로 소멸하고 있을 알고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저들이 새로 모집한 정령신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과거의 원한 때문에 벌어진 내전 비슷한 전쟁이지만 결국 모두 신계의 자원이고 정기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신기의 생산단가와 자릿수가 다른 최고 수준의 신기가 단지 적의 견제만으로 어처구니없이 사라졌다.
효과라도 있으면 넘어갈 것인데 상대도 멀쩡하다.
그렇지 않아도 텅 빈 신계를 채우느라 소모되는 정기에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는데 저런 비싼 신기를 마구 써대니 이가 갈릴 지경이다.
그렇다고 지은 죄와 체면이 있지 신계 주신인 차원의 최고위 주신에게 마구 손을 벌릴 입장도 아니다.
결국 아끼고 아껴서 신계를 발전시키고 있었는데 누가 마도의 주신이 아니랄까봐서 낭비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니, 저 정도의 신기를 소모품 취급을 해?
정기로 치면 저게 얼마짜리인데-!”
“응? 얼마인데?”
토리나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을 묻자 관리계열 여주신들의 얼굴이 험악하게 굳어졌다.
갈수록 강한 권능을 보이고 있는 마도의 여주신의 원한의 대상이 토리나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에게 원한을 가지고 덤빈 다른 정령주신들이야 어차피 허약해서 대충 제압이 끝나 가는데, 토리나에게 원한을 기진 저 마도의 여주신은 갈수록 더 날뛰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냉정하고 이성적인 마도의 주신을 저렇게 광분하게 만들 정도로 원한을 쌓을 수 있는지 모를 정도다.
아무리 보아도 토리나 보다 능력이 위인데 이기고 살아있다니 비정상이다.
“저 불의 검의 신기에 포함된 정기는 신계 1년 운영비 이상이야-!
너의 신계관리주신의 정기의 보수 1만년이 방금 사라졌다-!
당장 막아-!
지금도 겨우 흑자인데 이게 무슨 짓이야?”
“내 월급의 1만년?”
그 말에 토리나가 입을 딱 벌리고 말을 잊지 못하고 자신의 방어막을 두들기는 불의 세계수를 보며 소리를 친다.
“저게 정말-!
물주 잘 만났다고 비싼 것을 마구 써대네.
전에도 그러더니 더 심해졌어.
그런데 뭐야-!
저거?
또 있었어?”
어느새 로키나의 손에 쥐어진 것은 방금 날려버린 불의 검과 같은 모양이었다.
단지 불이 아닌 얼음이 그 구성요소라는 점이 달랐다.
불의 세계수의 광역공격으로 꼼짝없이 묶여버린 여주신들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지금 자신들이 연합하여 만든 방어막도 저 불의 신기로 구현한 화염의 마도를 겨우 버티고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만약 반대속성의 공격이 지금 가해진다면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방어막을 풀고 나서자니 화염의 권능에 바로 재가 될 것 같다.
로키나가 얼음의 검에서 풍기는 냉기보다 더한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불의 영역에서 버티고 있는 여주신들을 오연하게 내려다보며 말한다.
“무한의 예산을 가진 마도의 주신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여주지.
시간도 부족하고 무능한 부하 덕에 하나밖에 못 만들었다만 과거처럼 구질구질하게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고민을 할 필요가 없으니 아주 좋아.
이제 내 앞에서 잘난 척하던 너부터 확실하게 밞아주겠다.”
“로……, 로키나 우린 의자매잖아.
그것도 수없이 전장에서 같이 싸운 전우이기도 하고.
이제 같은 신계이니 다시 친하게 지내자고.”
다가오는 위기와 주변의 여주신들의 도끼눈에 어쩔 수 없이 협상을 하려는 토리나 이었다.
그러나 그 말에 상큼한 비웃음이 돌아왔다.
“의자매? 전우?
아라라라? 그랬니?
말과 행동은 원수 대하듯이 했지만 마음만은 그랬구나.
그런 주제에 전쟁회의 때마다 내 계획을 듣지도 않고 지루하다고 망치로 탁자를 부수고 적에게 돌격하니?
광전사로 변해 적진에서 날뛰는 널 구하느라 내가 얼마나 머리가 아팠는지 알아?
그런데 자신을 늦게 구해주고 미끼로 삼았다고 승전축하장에서 화를 내?
덕분에 승리를 이끌고도 내 입장이 끝장난 것은 기억에서 아예 없지?
결국 오딘 외에 유일하게 인정하고 믿었던 너 덕분에 내가 이 꼴이 되었지.
그러니 이제 죽어.”
파슈슈수우웅-!
화염의 권능을 얼음의 권능의 검이 가르며 내리꽂힌다.
느릿하게 자신들에게 떨어지는 얼음의 검을 보며 여주신들의 얼굴이 더욱 검어져갔다.
불의 권능과 만난 얼음의 검의 주변에서 대소멸의 현상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저기에 말려들면 바로 신체가 소멸을 할 정도의 강대한 파괴현상을 보이고 있다.
“니플하임(Niflheim)-!
무스펠하임(Muspelheim)이 주신이 구현할 수 있는 화염의 마도의 궁극이라면 이것은 빙결의 마도의 궁극이지.
그 능력은 주신의 권능과 신령조차 얼어 붙이고 신체는 가루로 분해하고 봉인시킨다.”
꽈드드드드드득-! 화가가가가가가각-!
여주신들의 통합권능의 방어막에 직결된 얼음의 검에서 투명하고 거대한 세계수가 자라나며 불의 세계수와 합쳐지고 자욱한 안개가 신계 전체와 여주신들을 모두 덮어갔다.
그리고 불과 얼음의 권능이 공간내의 모든 것을 통째로 재로 불태우고 얼어 붙여서 가루로 만들어 날린다.
유형과 무형을 가리지 않고 갈가리 찢다 못해 고운 가루로 분해해버리는 마도의 권능에 태초의 투신들과 정령신들이 필사적으로 양쪽으로 도주하는 것을 보며 만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저 안에서 주신이라면 결코 무사할 수 없기에 완전히 끝난 것이다.
이것으로 신계와 정령신들에게 자신의 힘을 증명을 했고 가뿐하게 저들을 처리해 비어진 신계관리주신의 자리까지 모두 넘겨받았다.
이제 정령신황이나 정령주신 중 그나마 쓸 만한 것들을 임명하고 신계를 운영하면 탄탄대로다.
신체와 힘은 부실하나 주신의 신격은 오히려 저들보다 높기에 더욱 수월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인 전투라면 이런 식으로 직접 나서서 아슬아슬하게 쓸어버리지 않고 전 병력을 동원해 수월하게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지휘권을 신계 주신에게 넘겨받았어도 마음으로 따르지 않으면 제대로 전력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저들 전부를 뛰어넘은 함을 보이지 않으면 저 양아치와 낙오자들인 정령신들은 결코 따르지 않기에 벌인 일이다.
전군을 동원해서 밀어붙이지 않고 직접 나선 이유이기도 했다.
중급 주신들이 강력해보았자 예비 창조신에 도달한 신계주신의 차원의 권능과 마도의 권능의 지원으로 최상급 주신조차 이길 수 있는 자신에게 상대가 안 되리라 판단했는데 겨우 두 명을 상대하며 자칫하면 위험할 뻔했다.
상급 주신조차 위협하는 중급 주신이며 저 정도의 악명을 가지고도 살아있어 이상했는데 오로지 힘으로 생존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밖에 없을 정도다.
하나 이걸로 끝이다.
과거의 악연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신계의 권력도 손에 쥐었다.
차원의 예비 창조신의 신용도 확실한 이상 신계를 접수하기 완벽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것이 무한대의 소멸공간인 ‘깅능가가프’.
차원의 예비창조신이신 신계주신님의 권능을 이면주신인 나의 고유권능으로 받아서 만들어낸 현재 나의 최종마도지.
주신으로서 궁극에 도달한 두 개의 마도를 격돌시켜 창조신급의 마도의 파괴력을 만든다.
그 앞에 주신의 권능과 신체 따위는 무시되고 죽음도 아닌 소멸을 시킨다.
그러니 모두 잘 가.
나도 이런 상황에 온 것은 참 마음이 아프지만 상황이 이러니 어쩌겠어?
신계를 가로채는 상황이라 조금은 미안하니 관리는 내가 잘 해주지.”
자욱한 안개 속에 가라앉은 과거의 악우와 여주신들에게 묵념을 하는 로키나였다.
하지만 곧 인상이 험악하게 변해갔다.
주신이라면 결코 버틸 수 없는 저 불과 얼음의 혼합속성의 융합 속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으드득-! 누가 잘 가라고-?
갑자기 튀어나온 너 따위에게 우리가 죽을 고생을 하면 만든 신계를 넘긴다고-!
그럴 바에는 아예 우리 손으로 부수어 버린다.
이것이 너의 최종마도라면 우리들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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