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57화 (168/2,000)

제 257화

12권

아까 처음 나타났던 위세는 어디 갔는지 장난감이 되어 허공을 날며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늑대신이었다.

시야차단의 로브의 머리 부분을 가볍게 젖혀서 본래의 얼굴을 드러내고 토리나를 쳐다보는 로키나의 얼굴에서 섬뜩한 미소가 떠올랐다.

‘과거에 비해 확연하게 강해졌다.’

기본적으로 권능에 저항력이 있는 펜릴을 힘으로 들어서 내던지는 것은 생각도 못한 일이다.

어차피 좋게는 풀릴 가망 따위는 없는 악연과 원수가 첩첩산중이고 자신도 그냥은 넘어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본래는 가볍게 한방 먹여서 정문까지 돌파할 생각이었는데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자신도 과거와는 천지차이다.

혼자서 여기저기 병력을 빌리고 빈곤하게 싸우던 시절은 갔다.

주신이라면 성질들은 더럽고 도저히 신뢰가 안가지만 강대한 존재들만 저들의 배가 넘게 있다.

주신급도 그렇고 그 외의 병력도 배가 넘는데 패배의 요소 따위는 없다.

다만 자신은 상급신이라는 비참한 꼴이 되어서 영겁에 가까운 시간동안 정령계에 숨어 지냈는데 전쟁터에서 패배를 안겨준 주요인이었던 토리나가 저렇게 잘 살고 있는 것에 혈압이 솟구치고 있었다.

그게 지금 새파랗게 감정과 투기가 일어나고 있는 이유다.

“호홋-! 정말 중급이상으로 놀랄 정도로 강해졌네.

그 동안 잘 먹고 잘 살았던 모양이야.

그런데 허술해 보이네.

실전을 경험한 적은 거의 없는 모양이지?

오랜 평화를 즐겼나봐?

전투감각은 바닥인 것 같은데 지구력은 그 전과 같은지 한번 볼까?”

딱-!

그렇게 말하고 가볍게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주변의 대지가 어둠으로 물들었다.

아니, 그림자가 확정되어 주변 10km를 남김없이 잠식을 해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음산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헬 오브 니플하임(Hel of Niflheim)-!

사계 자체를 소환하여 무한대의 신령이상의 존재로 공격하는 마도이지.

사자소환의 마도로서는 궁극 중 하나야.

그 때는 정기도 예산도 부족해서 사용 못했지만 지금은 달라.

이번에는 확실한 물주를 얻었으니 지쳐 움직이지 못하고 패배하는 것은 너다.”

우우우우우우웅-! 우우우우우-!

마력의 울림과 사자의 고통서린 울음이 겹치며 기묘하고도 끔찍한 화음이 울며 일순간에 영역 내에 모든 지역이 사계로 변경되었다.

그와 동시에 영역 내의 모든 신들의 신력을 하락시킨다.

“그리고 신들은 사계에서는 신력의 사용이 제한되지.

적어도 0.5써클은 내려간다.

그리고 여기에 죽지 않는 불사의 군대가 추가되면 어떻게 될까?”

푸하하하하하학-!

그림자들이 일어선다.

본래 사령의 육체에 그림자가 육체가 되어 일어섰다.

과거의 거인족부터 시작해서 무수한 괴물형태의 괴수들과 인간 형태까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일어선 것이다.

적어도 십만 단위의 8써클 이상의 사령들로 이루어진 죽은 자들의 군대가 한순간에 나타나자 토리나와 주변 주신들의 얼굴에 낭패의 표정이 떠올랐다.

주신의 신격으로도 소멸이 안 되는 고위의 사령들이 10만 단위로 음산한 울음을 발산하는 것은 험난한 전투를 예고하는 것이다.

여기가 사계로 변한 이상 아마도 죽여도 다시 살아날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고 자신들도 사계로 변한 이곳에서 저들의 공격을 받으면 조금씩 타격을 입게 되고 그럼 위험한 것이다.

이런 경우의 답은 오직 하나였다.

마도를 주관하고 있는 발현자를 먼저 쳐서 해제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토리나도 이미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내달리고 있었다.

과거의 친분이고 나발이고 전장에서 서보니 속임수에 당했던 원한만 새록새록 기억이 나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치이-! 역시 그때처럼 너부터 끝장을 내준다!”

꽈르르르르릉-!

자신의 벼락의 속성을 극한대로 끌어올려 신체를 가속한다.

원래 벼락은 원거리 공격에만 쓰이는 것이 아닌 신체의 반응과 속도를 상승시키는 것이 바른 용도다.

물론 그 벼락을 견딜만한 신체의 단련이 먼저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신이라고 하더라도 타고나야 하만 극히 소수가 아니라 거의 없다.

하나 자신은 바로 거의 유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신체의 힘과 벼락을 동등하게 같이 다루는 투신이다.

파아아아아아아-!

벼락의 줄기로 화한 토리나가 사령의 군대를 재로 만들며 일직선으로 돌진한다.

이미 힘을 배가시키고 속력까지 올린 이상 움직임 자체가 공격이다.

직선의 돌격로 앞의 모든 것이 분쇄되고 순간에 토르나의 앞까지 육박을 했다.

마도의 주신의 최대 문제점인 접근전과 반응이 느리다는 것을 노린 것이고, 과거에도 기습적으로 행한 이 공격으로 빈사상태로 몰아넣고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 뒤의 일은 너무 심하다고 반대했으나 이미 분노한 신족들의 집행을 막지 못한 후회가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장에서는 오직 적의 타도를 목적으로 집중할 뿐이다.

그대로 신력의 원이 위치한 머리를 강타해갔다.

그러나 벼락의 파괴력까지 집중시킨 ‘묠니르’가 로키나의 머리에 작렬을 하려는 순간, 두 배 이상 거대한 망치가 사이에서 나타나 회심의 일격을 막아갔다.

이미 준비가 되어있었는지 정확하게 망치의 궤도가 일치되어 있었다.

아까 거대 늑대신을 한 팔로 받아내 자신의 자존심을 긁었던 거구의 여신이다.

그런데 묘하게 허점이 넘치고 휘두르는 자세도 이상하다.

무엇보다 자신은 위에서 아래로 갈기고 있고 상대는 아래에서 위로 쳐올리고 있는데 누가 이길지는 당연한 일이다.

당연히 아래로 내려찍는 자신이다.

“뭐야-! 감히 최강의 파괴력을 가진 벼락의 일격과 혼합된 내 혼신의 공격을 겨우 그 따위 망치와 허술한 자세로 막아보겠다고?

산산이 부수어 주마.”

따아아아아아앙-! 파지지지지직-!

“컥-!”

“음-!”

망치와 망치가 정확하게 위와 아래에서 마주치고 불꽃과 폭음을 울렸다.

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충격에 자칫하면 신기를 놓칠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토리나의 얼굴이 수치심과 분노에 터질 듯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자신이 더 힘을 줄 수 있는 유리한 자세인데 동등하다는 것은 자신보다 완력이 위란 소리다.

그리고 같은 위력이상의 벼락의 속성으로 무효화가 안 된다면 힘이 자신보다 위라도 이렇게 대등할 리가 없다.

놀랍게도 벼락의 신성을 가진 자신의 벼락과 맞먹을 정도의 번개가 망치에서 격렬한 불꽃과 전격을 줄기줄기 쏘아내고 있다.

자신처럼 신성 자체가 벼락이 아닌 이상 대등한 위력은 꿈도 못 꾼다.

신성이 벼락이 아니면서 최고의 속도와 파괴력을 가진 벼락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다루는 일족은 오직 천공신족의 황족이다.

이제야 상대가 어떤 신족인지 겨우 안 것이다.

아니, 그랑라하와 비슷한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머리카락을 보고 짐작을 해야 했다.

“천공신족이냐?

그것도 그랑라하와 동급의 벼락을 다루는 황족이라고?

그게 흔한 존재였나?

많아야 일족 중에서 하나나 둘이상은 없을 것인데?

그리고 이 완력은 또 뭐냐?

우우욱-! 이이이이이게-!”

우두둑-! 우둑-! 끼이이이익-! 끼이이이익-!

망치와 망치가 부딪친 충격이 가시자마자 바로 다시 엄청난 힘이 아래에서 위로 치켜 올리며 밀리고 있다.

온 몸의 근육이 터질 듯이 팽창하며 그 힘에 억눌러갔지만 상대의 근육역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그 힘을 더한다.

아니, 그 와중에도 더 강해지고 있었다.

‘힘을 증폭시키는 권능인가?

하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올릴 수는 없는데?

무엇보다 이렇게 권능을 발동하고 있는데도 신력의 소모가 거의 없다고?

아니, 저것은 권능을 뛰어넘는 무엇인가다.’

힘의 증폭에 관해서는 자신의 배가역대(倍加力帯) ‘메긴 교르드(Megin gjord)’ 이상의 권능은 본적이 없다.

자신의 벼락의 신성과 극도로 단련된 신체와 결합한 초월적인 고유권능인 것이다.

가장 큰 확신은 모든 권능은 강력한 대신에 막대한 신력과 정기를 소모하는데 이 상대는 그것이 전혀 없다.

이 정도로 격렬하게 힘을 겨루고 있는데 마치 산책을 나온 것처럼 신력의 파동이 일정한 것이다.

바로 앞에서 급속도로 힘과 신체가 강해지는 것이 보이는데 신력의 소모나 없이 권능의 발동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기이한 상황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다.

아니, 힘을 중시하는 주신들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가 이런 권능을 사용한다고 했다.

동급에서는 비교할 수 없는 강함의 근원을 알 수 있는 선포였다.

만약 그것이 확실하다면 이 상황이 이해가 간다.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신력의 소모가 없이 이런 권능이상의 신체능력을 보이는 것은 그것이 유일하다.

이런 제길-!

과다출력으로 신력이 떨어졌다-!

당한다.’

한순간에 대량 소모된 신력이 결국 회복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일시 완력 강화가 풀린 순간 결국 균형이 무너졌다.

파가가가강-! 퍼어어억-!

아래에서 위로 휘두르는 어마어마한 충격에 날려지는 망치를 필사적으로 잡은 손을 따라 달려들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튕겨진 토리나가 어깨가 빠질 것 같은 통증 속에서도 적의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에 자신을 전력으로 강타하여 이렇게 날려 보내면서도 약간의 신력의 유동도 없었고 소모도 없었다.

자신은 힘으로는 동급뿐 아니라 1단계 위의 주신에게도 져 본적이 없는 투신이다.

그런데 권능의 사용도 없이 순수한 힘으로 자신을 이렇게 한 것이고 그것을 가능하게는 하는 절대권능은 오직 하나였다.

‘불가해(不可解)의 팔시조(八時調)의 첫 번째 ‘천시무극(天時無極)’.

하늘의 때는 한이 없도다.

그 중에서 초장 천등위단(天登爲鍊).

하늘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단련하라 를 익힌 상대라고?

뭐냐-!

갑자기 왜 이런 괴물이 튀어나오는 거야-!

아니, 뭐 하러 불법으로 신계를 쳐들어와-!

어디가도 신계 주신을 할 것인데?

그보다 내가 이따위 망신을 당하다니-!

그것도 모두와 로키나 앞에서-!

컥-!’

꽈아아아앙-!

토리나가 그대로 신계의 정문의 높은 위쪽까지 날아가 굉음과 함께 처박히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는 전투 여주신들이었다.

그녀의 완력은 자신들 중 최고였고 벼락의 속성까지 가동하면 속력까지 올리면 거의 상대할 존재가 없다.

거기에 극한의 신체단련을 통한 방어력까지 치면 순수한 전투력으로는 최상급이다.

그래서 혼자서 적진에 난입하고 설쳐도 걱정을 안했는데 신령의 대군을 일으킨 마도의 주신을 제거하러 언제나처럼 적진에 뛰어 들어 갔다가 어이없이 힘으로 밀려서 당하고 되돌아 온 것이다.

그래도 덕분에 모두 상황을 파악했다.

저 거구의 여주신이 아무 신력의 소모 없이 권능이상의 신체의 힘을 구현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미 정령계의 방어신계의 상황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었고 모든 전투상황의 분석 자료까지 제공되어 습득을 하고 있다.

거기에 저런 권능이 아닌 신체의 기적을 알려준 것이 있다.

가장 강대한 예비 창조신이신 전능의 휘의 권능을 뛰어넘는 그의 오의였다.

설명과 화면을 보았을 때는 강력한지를 몰랐는데 직접 보고 확인을 하니 소름이 오싹 끼쳐왔다.

“권능의 발동에 신력의 소모가 없다.

그럼 언제까지라도 전력으로 싸울 수 있다는 의미이지.

그리고 주신에서 초월적인 완력과 무한의 지구력, 방어력이란 소리인가?

예비 창조신급 이상의 강자라는 소리이지만 이상하게 위화감이 드네.”

“그렇지?

묘하게 위기감이 안 들어.

뭔가 이상하네?

마치 허세를 부리고 있는 적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니, 저 진영 전체가 그러내.”

쿠우우웅-!

정문 위에서 그대로 떨어진 토리나가 내는 소리에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

그리고 힐끔 바닥에 처박힌 모습을 보고서 다를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손에 대었다.

땅바닥에 정면으로 떨어진 토리나의 투기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흙에 얼굴을 묻은 채로 이를 바득바득 가는 소리도 들려온다.

거기에 벼락이 줄기줄기 퍼져나가고 대기까지 폭풍이 되어 휘몰아치고 있다.

바로 미쳐 날뛰기 직전이다.

그 모습에 한숨을 쉬며 바로 거리를 벌린다.

자고로 눈이 뒤집힌 미친 년 옆에 있으면 좋은 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진리다.

저러면 불똥이나 안 튀면 다행이다.

“일 났다.

우린 잠시 피해있자고.

그랑라하. 번개 방어막.”

각자의 속성을 더해 몇 겹의 방어막을 형성하고 가장 외부에 그랑라하가 벼락의 방어막까지 추가하자 관망의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래. 처음 보는 신력의 파동인데 누구지?

천공신족의 황족수준의 신은 극히 드문데.”

“그러게 말이야.

뒤의 주신들도 권능의 수준이 아주 높아.

과거 오리진급인데?”

“지금은 상관없지만 저들도 뭔가 이상한데?

권능은 강한데 상당히 약해 보여.”

대충은 투기와 신력의 파동으로 분석이 끝나고 승산역시 분석한 결과 이상 없이 낙승이다.

저것이 적의 전력의 전부라면 결코 자신들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주신살(主神殺)의 권능이 있는 한 최고위 주신이상의 존재가 아니라면 초전박살을 낼 무력이 자신들에 있다.

상급 주신 중 최상이었던 누구보다 위대한 주신조차 4명으로 제압이 가능한 자신들이다.

‘동급의 주신들 몇 십 명 따위에게 밀릴 정도면 과거에 끝장이 났다.’

거기에 지금은 최고위 신계의 집중된 지원까지 받아 권능과 신력까지 극한까지 올라있는 상태다.

토리나도 그의 오의를 익힌 초월적인 존재에게 불의의 일격을 받아 잠시 저 꼴이 되었지만 저렇게 쉽게 무너질 투신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해 보니 오의를 익힌 상대도 어딘가 심각한 결손이 있는 상태이기에 걱정은 없다.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선 신병 같은 모습이고 투기이기에 더욱 그렇다.

단지 유일한 걱정이 있다.

이곳의 전장을 모든 신계의 신들이 보고 있다는 점과 싸우고 있는 상대가 토리나라는 점이다.

잠시 당한 수치가 문제가 아니라 저러고 나서 다음이 문제다.

“다들 보는데 설마 그 꼴을 하며 날뛰지는 않겠지?”

“설마 이제 원탁의 신도 아니고 최고위 신계의 신계관리주신에 신계 주신의 후궁이라는 체면이 있는데 그러겠어?”

“안되는데.

겨우 여주신 다운 품위 있는 삶을 찾았는데.”

하지만 자신들도 모르게 전투 여주신들과 관리 여주신들은 인상을 마구 찌푸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안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이었다.

이럴 때 안 저러면 투신의 이름이 운다는 식으로 막 나간다.

찌찌직-! 파가가가강-!

옷과 갑옷이 찢기고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남은 것은 최고위 주신이 만들어준 신력을 올려주는 속옷뿐이다.

거의 치부만 가린 몰골을 하고서 땅에서 일어선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드디어 두려워하던 사태가 오자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온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찢어진 옷 사이로 투기가 폭풍처럼 일어나고 벼락이 대지를 달린다.

신체가 커지고 근육도 전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부풀고 수축을 반복한다.

입에서는 이를 갈다 못해 맹수처럼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다.

흑발은 이미 소용돌이치는 투기에 의해 하늘로 치솟아 오른 지 오래다.

거기에 신력과 권능도 폭발적으로 폭증하고 있다.

배가역대(倍加力帯) ‘메긴 교르드(Megin gjord)’의 모습이 아예 유형화되어 허리에 채워지고 묠니르의 손잡이에서는 쇠사슬이 튀어나와 팔을 감아간다.

그리고 쇠사슬이 찢겨진 옷과 갑옷을 대신해서 온 몸을 감아간다.

어딜 봐도 광전사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투기 또한 미쳐 날뛴다.

거기에 더 무서운 것은 번개와 폭풍이 주변을 완전히 잠식해가며 모든 것을 파괴하기 시작한 점이다.

영역에 든 모든 사령들이 순식간에 재로 변하고 갈가리 찢겨 날려진다.

여주신들이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듯 머리를 푹 숙이며 한탄을 시작했다.

“스톰 오브 버서커(Storm of Berserk)다-!

정말 신계의 미친년이 되려고 작정을 했나?

적당히 할 수도 있잖아?

다짜고짜 왜 저거야?”

“아마 저게 아니라면 힘으로 못 누른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그나저나 망했다.

이제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나.

보나마나 다 똑같은 수준으로 볼 텐데 말이야.”

“몇 달 우아하게 생활해서 나름대로 신계관리주신의 품위라는 것을 쌓아놨는데 한 방에 날리네.”

“아아-! 벌써 눈빛들이 무서워.

저걸 어떻게 해야 속이 시원하지.”

안 봐도 뻔하다.

지금 벼락에 재가 되고 폭풍에 날라 간 것은 적만이 아니다.

벼락과 폭풍의 영역에 든 모든 것이 파괴되었고 지켜야할 정문조차 삐꺽거린다.

신계 방어막도 작렬하는 번개에 요동을 치고 있고 폭풍에 일그러진다.

이건 오히려 아군을 공격하는 자폭공격에 가깝다.

그 중심에 있는 토리나는 산발한 흑발에 옷도 거의 찢긴 미친 년 꼴로 흉악하게 투기와 살기만을 발산하고 있다.

그 모습에 적뿐만 아니라 뒤에 대기하고 있던 태초의 투신 및 기타 신계의 신들의 눈도 놀란 토끼눈이다.

저것이 과거에 신계 주신 시절에 수없이 도전하는 주신들을 잡아 죽이면서 보았던 두려움에 찬 그 눈빛들이다.

날이 가면 갈수록 격화되는 신계들과의 전투에 몰입하다보니 어느새 광전사나 파괴신과 비슷하게 변해서 최전선에서 피에 물들어 날뛰는 자신들의 모습이 있었고 결국 아군조차 두려워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계 주신을 두려워하며 피하는 신계를 이끌고 무슨 운영이 되겠는가?’

당연히 모든 일이 꼬이고 되는 일도 엉켰다.

한마디로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다가 마계의 공격을 못 막고 신계는 무너지고 망할 바에는 같이 망하자고 마계와 행성까지 초토화를 시킨 죄가 자신들이 정령계로 보내진 이유다.

이번에는 절대 그런 절차를 안 밞고 가급적 우아하게 살자고 합의까지 하고서 저렇게 날뛴다.

“크아아아아압-!”

파슈슈슈슈슝-!

이젠 권능의 이름도 외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을 모독한 상대를 박살나기 위해 전력을 다할 뿐이다.

빛보다 빠르게 던져진 묠니르가 방어를 할 여유도 주지 않고 그대로 거구의 여주신을 직격했다.

꽈아아아아앙-!

신체와 신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아닌 금속끼리 충동하는 굉음이 울린다.

“역시 신력으로 강화한 신기 이상의 강도.

신체만으로는 최상위 주신이상인가?

겨우 중급주신도 안 되는 신격으로?”

산산조각이 안 나는 모습에 여주신들의 놀람은 컸지만 아까와는 반대로 이번에는 버티지를 못하고 거구의 여주신이 가랑잎처럼 날려진다.

극한대의 번개의 권능으로 파괴력을 올리고 폭풍의 권능으로 속도를 증가시킨 데다가 완력증폭의 권능까지 초월적으로 발휘되어 주신으로는 경이적인 파괴력을 구현한 것이다.

거기에 신체의 손상을 돌보지 않는 광전사의 증폭까지 합치면 그야말로 최고위 주신도 무시를 못할 치명적인 일격이 된다.

“크르르르르륵-!”

차르르르르륵-!

몸을 감고 있던 쇠사슬이 풀려나가면서 뒤로 날려진 거구의 여주신의 발목을 옭아맨다.

아무리 광전사가 되었지만 당연히 아직 전투에 관련된 이성은 어느 정도 남아있다.

만약 쇠사슬을 몸을 감았다가는 저 상상을 초월하는 완력에 산산조각이 날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전력으로 내던진 묠니르에 직격을 당했어도 팔다리가 멀쩡하다는 것은 전투감각을 더욱 새롭게 하고 있었다.

상급 주신조차 저렇게 무방비로 맞았으면 끝장날 일격에 입에서 약간 피가 날 정도다.

직격을 반사적으로 막은 팔도 약간 멍이 든 정도다.

막무가내로 몰아붙여서 이길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분노 속에서도 알 정도다.

하나 동물적인 감각으로 해결책을 찾아낸다.

“카아아아악-!”

휘이이이이잉-! 꽈아아아아아앙-! 파지지지직-!

신계의 방어막이 송두리째 뒤흔들린다.

토리나가 발을 묶은 쇠사슬을 휘둘러 그대로 초고속으로 신계의 방어막에 처박은 것이다.

땅으로 휘둘러봤자 저 몸이 타격을 입을 것 같지가 않다.

그럼 가장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장 단단하고 침입하려는 모든 존재에게 피해를 주는 방어막이라는 것이 머리에 스친 것이다.

전력을 다한 일격이 치명타가 안 되자 어느 정도 이성이 되돌아온 토리나의 음성이 허공을 울렸다.

“죽어라-!"

꽈아아아앙-! 꽈아아아앙-! 꽈아아아앙-!

길어진 쇠사슬이 완력과 원심력까지 받아서 그대로 신계의 방어막에 거구의 여주신의 몸을 처박아간다.

과연 이번에는 효과가 있다.

최고위 신계의 방어막은 기본적으로 1,000억 미만의 신력을 가진 존재의 침입과 공격에 철벽의 방어력과 억지로 파고들려면 추가 피해를 준다.

자신의 전력의 일격에 버티던 몸이 여기저기 상처가 나며 피를 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효과가 있자 저절로 완력과 신력이 더해진다.

아니, 갑작스런 일격에 당한 패배에 더러웠던 기분이 풀리며 슬슬 야성이 꿈틀거린다.

“크하하하하하-!”

광소를 흘리며 거구의 여주신을 매단 쇠사슬을 휘둘러 정신없이 신계의 방어막으로 내려 박아가는 토리나였다.

‘역시 신격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지 그대로 충격과 피해가 제대로 들어가고 있다.’

거의 의식조차 잃을 정도로 피해를 입자 벼락과 폭풍의 광역파괴에도 영향을 받는 듯 여기저기 피부가 찢기고 검게 물들어간다.

이대로라면 압승이라고 생각한 토리나의 웃음은 뒤통수에 엄청난 충격이 오면서 멈추었다.

퍼어어어억-!

“커어억-! 왜……?”

도끼눈이 된 전투와 관리 여주신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여파로 쇠사슬이 풀리고 모처럼 박살내기 직전인 괘씸한 거구의 여주신이 풀려나 적 진영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화를 내며 외쳤다.

본래 광전사 상태면 달려드는 것이 당연하지만 아무리 자신이라도 저들 모두가 있을 때 달려들면 죽도록 맞는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소리만 지른다.

“왜 방해야-!

조금만 더하면 끝장이었는데-!”

그러나 대답은 너무나 차갑고 매서웠다.

특히 그랑라하의 목소리는 떨리기까지 했다.

이건 무슨 친구인지 원수인지 구분이 안 간다.

같은 벼락을 다루는 주신의 입장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상황이다.

아니, 자신도 전장에서 저렇게 보여질까봐 두려워질 상황이다.

“신계가?

아님 우리 입장이?

그리고 당장 옷 제대로 못 입어?

네가 아직도 야만종족의 헐벗고 가난한 주신인줄 알아?

왜 멀쩡한 옷은 다 찢고 속옷만 입고 과거 그 때처럼 설쳐?

지금 신계 멸망직전이야?

거기다 이 벼락과 폭풍의 광역피해도 안 치워?

신계와 우리까지 타격을 받고 있잖아-!”

그 뒤로 끝없이 이어지는 비난의 물결에 저절로 몸이 움츠러진다.

이럴 때 잘못 덤비면 단체로 구타를 당한 경험이 여러 번이다.

저들은 친구고 나발이고 손해를 보면 용서를 절대 안하는 성향들이다.

물론 자신도 같지만 서로 잘못을 하면 사양도 용서도 없다.

전장에서 동맹으로 만난 사이라서 무지 살벌한 것이다.

역시 바로 빈정거림까지 섞인 무차별 폭언이 쏟아진다.

그나마 전장이라고 구타는 안할 모양이다.

“네가 왜 신계를 공격해-!

정신 못 차릴래?

이 사고뭉치야.”

“아-! 정말 같이 못 있겠다.

저건 툭하면 사고나 치고 수습은 우리 몫이야.”

“이걸 어쩐다.

방어막과 정문이 거의 부서지기 직전이야.

저거 월급에서 깎자고.”

“힘도 좋아.

혼자서 최고위 신계방어막과 정문을 저렇게 갉아 먹다니.

아니, 도구가 강한 것인가?”

“주신을 초월한 신체 강도다.

일반 신기의 공격은 거의 무효화하고 있었으니 공격으로서는 유효했는데 결과가…….”

“아예 저들을 돕는 반란군이라고 낙인을 찍어라.

정문과 방어막의 일부를 파괴당한 신계 자아가 우리를 적으로 확인할 것인지 판단 중이다.“

“정말 미치겠네.

모반 아니라니까-!

우리는 저들이 누군지도 잘 몰라-!”

힐끔 머리가 식어 둘러본 순식간에 벌어진 참상에 저절로 헛기침이 나온다.

정문은 반파되어 무슨 방어력이 있을까 의심스럽고 주변 방어막도 여기저기 파손되어 구멍투성이로 변해 있다.

방어전을 치룬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돌파를 하려고 공격을 한 꼴이 된 것이다.

신계의 자아조차 이 사태를 분석하며 자신들을 배반한 적으로 판정할지 고민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꼴에 관리 여주신들이 기겁을 하며 막아선 것이다.

과연 막아서고 호소가 먹혔는지 온건한 판정이 내려졌다.

“적과 아군의 구분에 관한 정밀 판정 중.

신계에 대한 피해보다 적과 주신에 대한 피해가 크다는 것을 인정함.

하나 더 이상 신계에 피해를 입힐시 적으로 규정함.”

그제야 완전히 상황을 파악한 토리나가 쑥스런 표정으로 신기와 갑옷을 다시 되돌리고 이성을 찾고 정면을 주시했다.

뒤통수에 살벌한 시선들이 수백 개가 꽂히지만 이왕 벌어진 일 어쩔 것이냐고 싹 무시하고 적만을 쳐다본다.

이 정도에 신경을 쓸 성격이었으면 과거에 절대 그렇게 편하게 살지 못했다.

자신의 화려하고 강력한 일격에 의식을 완전히 잃은 거구의 여주신이 뒤로 실려 가는 것을 보고 의기양양한 미소를 감추지를 못했다.

‘저 정도면 못 되도 중상이고 자신의 완승이다.’

속이 다 시원한 것이다.

하지만 다음 들려오는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저건 적진 속에 홀로 처박아야 쓸모가 있지.

아군 속에 두면 절대 안 돼.

무슨 권능이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로 파괴하나?

자신이 빛의 주신인지 파괴신인지 구분도 못해.”

“저러니 제가 나섰다하면 크게 이겨도 적과 아군의 피해가 대등하지.

자기만 공적만 쌓으면 끝인 줄 아나?

조금 분별력이 생긴 줄 알았더니 더 심각해 졌네.”

“너 뒤로 가 있어.

한번만 더 앞에 나와 설치면 바로 적진에 던져버린다.

혹시나 후퇴를 할 때 뒤나 잘 맡아.

혼자서-!”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비난이었다.

저렇게 이야기를 몇 번 하고서 수정이 안 되자 바로 미끼역할을 주로 떠맡게 하여서 원수가 된 로키나가 입이 마르도록 하던 소리다.

아니, 험악함이 1단계 더 상승되었다.

로키나는 적어도 적진에 던져버린다는 소리를 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거기에 후퇴에서 적을 저지한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저건 분명히 죽음을 각오하고 혼자서 지키라고 시킬 분위기다.

역시 동급이상의 친구들의 불만과 비난의 시선을 싹 무시한 대가가 컸다.

과거야 로키나나 오딘 정도만 둘이 다 있어야 상대가 되었지만 지금 여기에는 자신과 비등한 주신들이 많다.

하다못해 두 명만 되어도 꼼짝없이 두들겨 맞을 상황인데 잠시 과거에 젖어 날뛴 대가가 컸다.

한동안 조신하게 있지 않으면 무슨 꼬투리라도 잡아올 것이다.

물론 변명을 할 말은 과거부터 있었다.

‘나보고 어쩌라고?

본래 이렇게 태어났는데-!

약한 것들이 죄지.

알아서 잘 피해.’

과거에 이런 비난을 받았을 때 수시로 내뱉었지만 지금은 감당하기 힘든 재앙을 부를 말이 혀 끝가지 오는 것을 꽉 깨물고 전면을 주시했다.

자신의 벼락과 번개의 광역 파괴권능에 사령들도 모두 쓸려나갔지만 로키나는 정기만 소모했지 별 타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도를 다루는 주신들이 까다로운 이유는 마도로 발생한 현상을 타도해도 본체를 치지 않으면 결코 죽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시간을 주면 줄수록 약점을 분석하여 더 강하게 덤벼온다.

방심과 시간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은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다.

서로의 의지를 교환한 전투 여주신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신들의 전쟁의 정석대로 귀찮고 위협적인 마도를 쓰는 주신을 치기 위해서였다.

그런 전투 여주신들의 기민한 반응을 보고 혀를 차는 로키나와 정령주신들이었다.

특히 신체의 복구를 겨우 시작하여 힘을 회복하고 있는 정령신황들의 실망은 매우 컸다.

전투 여주신들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겨우 주신들이라고 내심 얕보고 있었다.

하나 방금 그의 오의를 익힌 신체를 믿고 덤빈 헤파이스가 약간의 우세를 보이다가 바로 박살이 났다.

자신들은 동급이하의 공격을 완전 무효화하고 엄청난 완력을 갖춘 헤파이스를 이길 도모할 방법조차 찾지 못했다.

그런데 저 광전사 같은 전투여주신은 신계의 피해를 무릅쓰고 방어막에 직격을 시켜 상위의 신격을 이용해 이겨내는 상식을 초월하는 전투방식을 보여주며 승리를 한다.

상세한 자료를 보고서도 승리할 방법을 찾지 못한 자신들과 전장에서 부딪치자마자 바로 찾아내고 승리한 차이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이 자명한 결과에 과거 자신들은 일족의 오리진이며 최고위 창조신이었다는 자부심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분명 넘겨주신 자료대로군.

현 주우주의 기준으로도 상급에 도달하기 직전인 중급 주신이상의 투신들이다.

신계 주신님께서 넘겨주신 정기로 신체를 막 형성한 상태로는 도저히 감당을 할 수 없다.

우리는 본래의 힘을 되찾을 때까지 고개를 숙이겠다.”

“…….”

그 말에 험악한 미소를 띠고 정령신황을 노려보는 토리나였다.

신체는 껍데기뿐인 정령신황이지만 그래도 중급 주신정도의 힘은 있다.

그런데 겨우 만든 신체가 파괴되기 싫어 물러서겠다는 말을 한다.

이것들이 정말 과거의 체계를 지키기 위해 일족 전부와 창조신의 신격까지 걸고서 달려든 부적응자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그렇다고 당장 이들 모두를 처리할 정도의 힘이 죽음을 반복해 떨어진 상급신의 신격으로는 없고, 일단은 아군이다.

그러나 깎인 승산만큼 또 다시 살기가 치밀어 오른다.

그런 로키나의 험악한 표정에 변명이 아닌 진심으로 답변하는 정령신황들이다.

“우리는 변했다.

아니, 변해야 한다.

우리를 처단하고 얻은 정기로 발전의 기반으로 삼은 가람의 승가람마와 일족 전체를 외면한 신족 전체에게 보여주고 싶다.

우리 일족의 몰락은 개인의 어리석음 때문이었지 결코 일족자체가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일족을 부흥할 책임이 우리의 자존심보다 중요하다.

신계주신님께서 충성하여 가장 빠르게 강해지기 위한 길을 얻을 뿐이다.

과거 하위의 주신에게 고개를 숙여서 조금이라도 그 결과가 빨라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겠다.

그대의 명령도 물론 들을 것이다.

신계 주신이 이번에 정령계에서 모집한 모든 신들에 대한 관할권을 그대에게 넘겨준 이상 아무 불만이 없이 따른다.”

로키나의 살벌한 표정을 쳐다보며 이를 악물며 하는 말에 납득은 했다.

그들의 손에는 신계 주신인 차원의 창조신이 넘겨준 과거 자신들이 다스리던 일족의 현황이 마구 구겨진 채 움켜쥐어 들려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간단했다.

‘전 일족 멸족-!’

모든 일족이 사라지고 극소수만이 용병신으로 생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승가람마가 창조신들을 숙청한 뒤에 주신이하의 일족들까지 처리한 것도 아니다.

모두 숙청했다면 증오라도 할 것인데 단지 방치했을 뿐이다.

자신들의 일족은 모두 강자우선으로 변한 주우주의 정책에 고위의 창조신들을 모두 잃고 우왕좌왕하다 거대한 흐름에 밀려 사라지거나 소멸했다,

그래도 원망과 복수를 하고 싶지만 자신들의 신계주신이 된 차원의 예비 창조신은 단호했다.

“근원의 칭호와 차원의 마도를 걸고 과거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신체를 만들 방법을 알려준다.

그 대가는 신계와 나에 대한 충성이다.

인간출신인 나에게 충성을 하는 것이 꺼림칙하다고 덤비는 것은 상관없으나 신계에 대한 반역은 용서하지 않는다.

그리고 명심하라.

너희들이 강해질 수 있는 길은 강자 우선의 이 주우주로만 가능하다.

499주우주의 창조신장이신 승가람마님의 ‘가람(伽藍).”의 칭호만이 신족의 발전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선택하라.

또 다시 가망 없는 싸움에 나서서 주위까지 같이 소멸을 할 것인가?

아니면 어떤 치욕도 참고서 과거를 뛰어넘는 힘을 갖추고 멸족한 일족을 재건할 것인가?”

“…….”

누구도 답변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정령신황과 정련신왕들은 모두 과거라면 최고위 일족의 창조신이나 그 직계인 주신들이 최후까지 살아남아 영락한 모습이다.

그런 자신들에 모든 과거를 포기하고 신계에서 처음부터 시작할 것을 강요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용납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힘에 눌리고 절박한 처지의 자신들이라도 자존심만은 살아있기에 정기를 계속 흡수당하는 정령계에서도 버티었다.

그리고 상황이 다시 일변했다.

자신들이 계약한 곳이 초창기에 과거 수없는 주신과 신계를 패배시키고 멸망시킨 경력을 숨기고 자신의 일족들을 거의 데리고 들어간 정령계의 여주신들이 세운 신계이며, 이미 중급주신이상의 신력을 가지고 최고위 신계의 신계관리주신으로 출세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녀에게 원한은 없으나 소문을 들은 자들은 당연히 기겁을 하며 해제를 하려 했다. 하지만 본인의 사정 때문에 그만 둘 경우 백배를 물어내라는 악성조항 때문에 모두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는 상태였다.

도망칠 수 없자 바로 적대감을 보이며 뭉치고 있다.

덤으로 아직 신계에 남아있던 여주신들의 종속신들도 뭉쳐서 세력화하며 벌써 대립을 시작하고 있었다.

벌써 뒤에서는 결투까지 벌어지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 상황을 파악한 차원의 예비창조신과 이면주신 로키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신계에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자리싸움인가?

과연 정령신계 출신의 신들은 다르군.

기대가 어긋나지 않아.”

“역시 근본은 변하지 않는군요.

저들은 자신들이 신계를 어떻게 망하게 했는지 벌써 잊었어요.”

화조차 내지 않고 씁쓸한 표정의 차원의 예비 창조신의 말에 괜히 자신들의 얼굴이 화끈해졌다.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주어지지도 않을 과실을 가지고 싸우고 있는 한심한 상태인 것이다.

더 웃긴 사태가 벌어진 것은 모든 의욕을 잃고 정기흡수조차 무시하고 삶을 정령계의 일부처럼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던 정령신왕들이 그녀들에게 원한을 다시 새기고 있던 추가로 모집에 응한 사건이다.

자신들도 모르던 그녀에게 원한을 가진 정령신왕들은 거의 20명이 넘었다.

그들이 충성을 대가로 원한 것은 단 하나였다.

다시 그들과 싸울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얼마의 신계와 주신들을 죽여 왔기에 정령계에서 모든 희망을 잃고 거의 소멸한 신들 중에서 남은 자들이 대부분 이렇게 원한을 가지는지 모를 지경이다.

“악명도 명성인가?

과연 대단하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소멸만을 기다리겠다던 너희들도 내게 충성을 맹세하는 대신 그녀들과 다시 동등하게 싸울 기회를 보장을 해달라고?

지금 내가 나의 신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파괴신을 모집하는 줄 아느냐?

그들은 나의 신계주신이며 강대한 투신들이다.

너희들이 그녀들을 대체할 수 있다면 그런 제안을 할 수도 있으나 지금은 불가능하지 않는가?”

정령계 대기소의 신들과 정령신들의 아우성이 울렸다.

어떤 충성도 바치겠으니 부디 싸울 기회를 달라는 은둔했던 정령신왕을 필두로 달려왔다.

정령신 모두가 이대로 신계에서 악명 높은 그녀들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다고 결정을 했다.

그 결정에 내려진 선고는 하나였다.

모든 정령신이 신계로 이동하는 차원의 문의 앞에서 선고를 들었다.

“나는 차원이며 근원의 칭호를 가진 신계주신 이전에 중간계 출신의 용병신이다.

자신의 강함만을 믿고 싸워 이겨 여기까지 왔노라.

약자의 권력싸움은 용서를 하지 않으나 강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는 투쟁은 권장한다.

그러니 현재 나의 신계와 여주신들과 싸워라.

신계 주신인 내가 승인한다.

이긴 자에게는 영광이 주어질 것이고 패자에게는 굴종과 다시 도전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이면주신 로키나에게 모든 정령신의 지배권을 준다.

그녀의 지휘 하에 준비를 갖추어 도전하라.”

그 자리에서 신계 주신의 권리의 일부가 로키나에게 위임되었다.

상상을 초월한 조치와 자신에게 이전된 무수한 정령신들의 명령권을 확인하고 기가 막힌다는 대답이 뒤를 따랐다.

“당신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요.

이러다 신계전체가 무너지면 아무리 강해도 책임이 막중할 것인데요?

아니, 예비 창조신인 당신이 그녀들 편에 선다면 아무 의미가 없군요.

이렇게 굴복시킬 생각은 좋지 않아요.

아니면 신계를 멸망시키고 새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신가요?”

삐딱한 대답에 별 상관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할 수 있다면 해보아라.

나는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 이 전투에 관여하지 않겠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 싸우라.”

잠시 뚫어져라 신계 주신을 쳐다본 로키나가 넘겨받은 정령신의 명령권을 자신의 권능과 결합했다.

신계의 발전과 승리라면 신계 주신조차 능가하는 고유권능이다.

그 전제조건이 신계 주신이 자신에게 권한과 권능을 허락을 하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과거라면 모든 신계 주신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될 권능으로 전쟁이 벌어지자 반란을 우려한 주변 신들에게 무수한 제약과 무리한 거래를 해야 할 입장이었고 곧 한계에 도달했다.

끝까지 자신에게 권능과 신들의 명령권을 넘기기를 거부하고 의심을 한 것이다.

덕분에 마신족과의 전투에 승리는커녕 자신이 반란군이 되어 신계의 멸망에 앞장을 선 과거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새로운 신계 주신이 된 차원의 예비 창조신은 권능과 마도의 개방뿐 아니라 아예 무수한 정령신에 대한 지휘권조차 넘겨주었다.

자신의 주신의 마도와는 비교될 수 없는 창조신에 도달 직전인 마도가 결합되고, 차원의 권능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애고 근원의 칭호가 잠재력을 끝없이 상승시키고 있다.

지금은 비록 신격은 상급신이나, 이면주신의 권능으로 마도만으로도 상급 주신이상을 능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과거라면 꿈도 못 꿀 힘이고 주신조차 감당 못할 마도이다

새로이 변한 주우주에서 예비 창조신이라면 과거 창조신장급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을 정도로 강대한 무력인 것이다.

“그렇게 하지요.

이들을 이끌고 지금의 신계와 신계관리주신들을 타도하고 저희들이 대체 하겠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절대로 그대로 넘어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과거의 패배로 인해 정령계로 떨어진 원한 따위는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었으나 다시 본다고 생각하니 이 증오를 막을 수가 없군요.

신계 주신님께서 직접 막는다고 하셔도 언제인가는 터질 내전이었겠지요.

그러니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진심으로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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