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55화 (166/2,000)

제 255화

12권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대공동의 어둠에서 7써클의 궁극에 도달하여 마신과 계약하여 제한된 8써클의 하급 마신이 되어 하이엘프 제국과 끝없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말이다.

그리고 결국 몇 십 년의 싸움 끝에 주어진 수명이 다해 절망에 빠져 죽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제한된 8써클의 어떤 노력과 마도로는 결코 7써클의 극한에 도달한 하이엘프 퀸들과 하이엘프 제국을 돌파하지 못하고 대공동에 갇혀 죽어간다.

‘하급마신이 되어 하이엘프 제국과 싸우다 죽거나 영구히 봉인되는 것이 내 본래의 미래였다.'

그가 자신의 현실에 대한 절망과 희망의 갈구에 응답하지 않았다면 확정된 미래였다,

그리고 전장에서 최강이라는 말과 유일한 지인인 스승을 위해 흑마도사를 선택한 당연한 대가였다.

강제로 갇혀버린 어둠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복수심에 미쳐 날뛰는 외로운 맹수의 모습이다.

그 모습이 저들과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닌 과거 카르마의 ‘악’일 때의 불운이 선사한 고통이다.

저들을 쳐다볼수록 비참하게 전락한 자신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인 것이다.

경감심이 생기면서도 자꾸 딴 생각도 든다.

‘그런데 요즘은 차라리 그게 낫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니 돌아버리겠다.

내가 생각해도 뭐 이따위 신계가 다 있냐?

호시탐탐 반역을 노리는 주신 12명에 멀쩡한 신계를 말아먹은 불량 주신이 10명, 체제 부적응 주신도 10명이네.

이제 양아치 주신 5명이 추가되면 이게 무슨 신계냐?

멀쩡한 것은 가이아니, 한 명 뿐이로군.

그나마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 넣어서 유지는 하고 있지만 아차하면 끝장이네.

무사히 예비 창조신계로 승급이 가능하려나?

아님 못 견디고 도망치는 것이 먼저일까?

이계로 도망가면 거기 신들이 잘 해주려나?

그래도 카르마가 ‘극선이상’에 능력은 최고위 창조신이상이잖아?

편한 자리라도 하나 마련해 주려나?

휴우-! 거기라고 이곳과 다를 리가 없겠지.

인간출신의 신이 어딜 가도 편안할까?

마신왕이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을 꼬투리 잡아 죽이려고만 하지 않았다면 힘 위주인 그 쪽이 나았을까?

아니, 난 창조를 배워야 완전한 11써클이 되니 안 되는군.

이것들 데리고 죽든 살든 해보는 수밖에 길이 없어.

어딜 보아도 외통수로다.’

이들은 개인의 과거를 감안해도 변명의 여지도 없는 반역자에 불량아, 체제 부적응자와 양아치다.

어떤 신계라도 이런 주신 한 명만 있으면 흔들릴 정도인데 아예 구성원이 전부 저렇다.

오죽하면 후한 대접을 약속받고 전향한 신계가 푸대접도 억울한데 있는 밑천 다 털어먹으려 하고 혹사를 당하다 목숨까지 위협을 받아 반란을 일으킨 전적이 있던 로키나가 평정심을 잃고 똑바로 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겠느냐 말이다.

지금도 이성을 거의 잃고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는 것을 보니 인내의 한계인 것 같다.

하긴 저 인원가지고 정령주신 5명을 감당 못하고 놓쳤으니 유일한 자신감이던 능력도 회의감이 드는 모양이다.

‘음-! 지금 로키나를 보니 어째 내 미래의 모습 같다.

아니, 인간에다 흑마도사인 나는 더 비참하겠지.

에잉-! 이따위 개판인 신계인줄 알았다면 진작에 마신과 계약을 맺고 쓸어버리고 계약만 초기화할 것을 멀쩡한 신계인 줄 알고 70년 동안 준비만 하다가 이게 무슨 꼴이냐?

오히려 주신계의 의뢰를 받으며 직속주신이 되어 구르는 길이 더 좋았겠다.

문제아들 관리는 너무 힘들어.’

자꾸 부정적인 생각만 드니 그만 멈추고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다소곳이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환수주신들을 보니 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아까 전투경험만 약간 있었더라면 이계의 정령신들은 결코 탈주하지 못했을 정도로 강대한 환수신이다.

저 정도면 아마 각 환수종족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일 것인데 정말 잘도 저기까지 강해졌다.

무한한 정기를 가진 자신이 눈치를 잘못 챘지만 어마어마한 정기와 권능이 부가되었고 카르마의 지원까지 받아서 초월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아마도 생존마탑 안에서 환수 계약 때 다짜고짜 튀어나왔던 황용에 거의 도달했을 것이다.

어차피 ‘근원의 일월’로 남아도는 정기는 큰 문제가 아니다.

환수주신들에게 걸린 창조신이상의 감각이 아니라면 탐색이 불가능한 정보수집의 권능들이 문제다.

또 주렁주렁 달고 왔다.

‘아 진짜-!

또 이딴 것을 걸고서 보냈네.

이러다 나까지 이계의 간첩 노릇을 했다고 탄핵당하겠다.

그 영감이 사위며 본처 어쩌고 하며 은근 슬쩍 넘겨줄 때 알았지만 환수신들의 최고위 황족들인데 이렇게 해도 되나?

하긴 수백 명 중의 직계 중 하나라고 하니 그렇기도 하겠다.

이 주우주의 신들이 워낙 강력하고 투쟁적이라 상황을 파악하고 겸사겸사 정기도 얻을 속셈인가?

일단 차원의 권능으로 모든 관찰차단은 해놓았으니 정확한 것은 모를 것이니 다행이지만 문제로다.

젠장-! 왜 또 하필 나야.

계약을 할 때 난 카르마가 극선인데 이게 무슨 일이야?’

파짓-! 파짓-!

간단하게 환수주신들에게 걸린 정보 수집을 위한 권능들을 본인들이 모르게 없애버렸다.

나를 ‘서방님’이라 깍듯이 부르며 ‘본처’노릇을 하려는 환수주신들은 좋게 말하면 문화교류를 위한 유학생이고 나쁘게 말하면 상황파악을 위한 간첩들 되시겠다.

환수들을 소환하는 흑마도사의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겨우 7써클이다.

그 이상은 하급 마신이 되어 공짜로 마수를 다루니 대가를 지불하는 환수는 쓰지 않는다.

7써클의 흑마도사가 다루는 환수는 거의 이성을 기대하기 힘든 맹수정도이나 10써클의 흑마도사가 환수계약을 하면 당연히 고위의 환수신이 가능하니 겸사겸사 넘긴 모양이다.

물론 나는 빛의 신이 되었으니 마수는 정상적으로 못 쓰니 전력향상을 위해 환수신을 부를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아무리 최고위 신의 직위가 높고 강하다고 해도 환수신계의 황족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내가 아무리 강해도 대충 지방 귀족의 기사와 황녀정도의 신분차이인데도 다섯 명이나 넘길 때 거절을 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니 넙죽 받은 대가를 이렇게 치르고 있다.

‘차원의 권능을 다루고 빛의 신이 된 10써클의 흑마도사라는 것이 워낙 특별하니 노리고 있었다는 뜻이지.

갑자기 주신급의 환수주신을 5명이나 쉽게 계약되었다고 횡재라고 생각한 내가 병신이지.

세상 정말 아름 답구만-!

역시 공짜가 없어.’

각 세계는 차원의 벽이 가로막혀 최고위 지배층이나 나 정도의 차원의 권능이 없으면 자유로운 정보획득과 상황파악이 힘들다.

그렇다고 본인들이 간첩노릇을 하기에는 체면이 안서니 이런 수를 쓴 것이다.

최고 지배자들이 다른 세계를 기웃거리다가 정말 들켜서 항의라도 받으면 그런 수치도 없다.

더 웃긴 것은 계약된 환수주신 본인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

정말 나에게 한꺼번에 계약이란 형태로 시집을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자신들이 환수계에 있는 것은 우리 주우주에 오기 위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신부수업으로 알고 있고 말이다.

거기에 계약에 환수계와 전쟁만 발생하지 않으면 전적으로 나의 편을 들겠다고 서약한 상태다.

하지만 본인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정보수집이라면 그 조항을 피해간다.

그래서 몸에 아주 은밀하게 탐색과 정보수집의 권능을 걸어 보내고 있다.

아주 폭삭 늙어 삭을 대로 삭은 지배층답게 어린애들을 잘 가지고 놀고 있다.

하지만 이러다 꼬투리를 잡히면 자칫하면 간첩노릇까지 해야 할 지경이다.

그러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계약을 해제하자니 창조신에 필수인 강력한 속성력이 아쉽고 승인하자니 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이다.

계속 이러면 가서 이 늙은이들을 두들겨 패서 정신을 차리게 해줄 것이다.

‘그럼 양아치 5명뿐만 아니라 순진한 간첩까지 5명이 추가인가?

이런 지뢰밭도 없다.

주신계에서도 대충은 알고 있을 것인데 지금은 내 신계에 국한된 것이라 주시만 하고 있겠지?

주신계에 영향을 주거나 사고만 터지면 한꺼번에 달려들 것은 확실하겠군.

그 동안의 불만까지 아주 잘 물어뜯으러 오겠어.

역시 긴급 피난계획도 세워놓아야겠다.

창조신만 되면 주신성의 창조를 배울 수 있으니 이런 위험한 신계 주신 따위는 당장 그만두어야지.’

이계의 정령신들이 분석을 마치고 힘겹게 서명을 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조사를 해보아도 환수주신과의 차이점이나 불공정은 없다.

내게 필요한 것은 카르마를 높이기 위한 신계의 발전이다.

개인으로는 이미 최고 수치에 도달했고 집단평가만이 남았다.

신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유능한 주신들만 보충되고 정상적으로 운영만 되면 드디어 ‘절대선’이 되어 창조신에 도전한다.

마신왕 후보를 꺾고 대신족의 예비 창조신에게 승리한다면 창조신이 되는 것이다.

창조신이 되어 주신성을 찍어내기만 하면 중간계 출신의 신이라는 꼬리표 따위는 아무 상관없다.

일반 행성 일만 배의 크기와 정기를 가져 499주우주의 신계가 대신족과 막상막하로 싸우고 있는 근본 이유이다.

그러니 수틀리면 바로 이계로 돌아가서 잘 먹고 잘 살면 된다.

그러하기에 겨우 정기를 조금씩 주거나 충성을 대가로 이것저것 요구하지 않는다.

계약에 제한 사항은 많지만 이정도의 정기제공과 특혜라면 절대복종뿐만 아니라 영원한 충성까지 받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 누구보다 위대한 주신과 태초의 투신들의 관계처럼 말이다.

물론 정상적인 주신이라야 가능하지, 나처럼 중간계 출신은 거기에 더 얹어주어야 유지가 가능하다.

막말로 상위의 신이지만 과거에는 인간이었던 존재에게 신이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이니, 이들이 아무리 급해도 조건이 이렇게 후하지 않았다면 어림도 없다.

“과거의 계약을 상호동의하에 완료했으며 새로운 계약의 성립을 승인한다.”

과거의 카르마의 계약서가 사라지고 새로운 계약서가 이들과의 나의 관계를 연결한다.

그렇다고 과거와 변한 것은 크게 없다.

단지 나의 말에 완전히 복종해야 한다는 점만이 다르지만 신계 주신에게 복종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은 대가를 받고도 과거 강제계약의 혜택을 그대로 받고 있고 이 사실이 다른 주신들이 알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결국 내가 이들과의 계약을 무리하게라도 원위치로 돌리려 한 것도 신계주신이라는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나와의 계약으로 카르마의 부정에서 벗어나 다시 회복한 이계의 정령신들이 투기를 일으키며 불만표출을 멈추지 않지만, 하이엘프 제국과 신계와 싸우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과거의 흑마도사였던 나와 신계 주신의 입장은 너무나 다르기에 멈출 수 없다.

지배자가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는 순간 이미 그 조직은 와해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계의 정령신들의 투기에 반응하여 그동안 양아치 짓에 쌓이고 쌓인 정령신왕들이 지금이라도 달려들려고 한다.

아니, 들불처럼 번지는 투기와 살기가 정령계의 통로를 가득 메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감히 신계 주신의 허락도 없이 싸우려 하는 저들을 위해 가볍게 압축된 행성들을 소환했다.

그리고 머리 위들을 노리고 가볍게 띄워놓았다.

조금만 경거망동을 벌이면 바로 납작하게 만들어줄 생각이고 이들의 현재 수준으로는 차원의 예비 창조신인 나의 권능영역을 피할 수 없다.

저것에 당해본적이 있는 정령주신들은 안색이 핼쑥해져 안절부절 못하고 정령신황들도 신령조차 옭아매는 중압된 중력에 동작을 멈추었다.

그 밑의 정령신왕이야 당연히 땅바닥에 처박힌 오징어 신세다.

모두가 놀라서 동작을 멈추고 나를 쳐다만 본다.

창조신급 유격화산의 권능에서도 공간이동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것에 놀랐는지 어떤 반항도 못하고 신력의 유동도 멈추었다.

아니, 자신들은 한 개도 거의 불가능한 행성이동을 수십 개를 마음대로 공간이동을 시키는 나의 권능에 기가 질렸다는 것이 맞다.

내가 언제나 힘들게 싸우지만 상대가 너무 강하거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이지, 내가 약해서가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한다면 카르마의 간섭을 배제하면 이들 전부를 제압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

그의 개입으로 인해 괴이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진 499주우주가 아니고 외부이며 과거라면 나 역시 최강이라고 자부할만한 투신 중 하나인 것 이다.

그 힘과 권능을 실어 예비 창조신의 신계 주신으로서 그들에게 신언으로 선언한다.

“나는 차원의 권능을 가진 신계 주신이지만 전신이기도 하다.

나의 허락 없는 신들 간의 전쟁은 용서하지 않는다.

책임여부를 떠나 신성에 대한 도전으로 모두 징계할 것이다.”

나의 선언에 투기가 사라져 갔지만 역시 앙금은 남았는지 기세는 남아서 쏘아보는 것을 멈추지는 않는다.

역시 평화로운 신계로 가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바로 깨닫게 해준다.

아니, 오기는 할지 의문이다.

“정말 통제가 가능하시겠어요?

저들은 정말 구제불능입니다.

지금이라도 어떤 제어라도 해서 신계로 가야합니다.”

저 모습들을 보고 이면주신 로키나가 도저히 버틸 수 없었는지 건의를 한다.

처음 보이는 약한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과거에 신계에 반란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망각한 모양이다.

하긴 본래 그녀는 신족의 주신이 될 존재였고 실제로 단기간이나마 다스렸고 번영을 시켰다.

신계 주신으로서 영광과 보람을 느낀 것이다.

그러다가 본인이 선택을 한 번 잘못해서 이렇게 되었으니 신계에 대한 애착심이 남다르다.

아니,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안다고 할까?

천생 지배자의 운명이고 그 신성을 생각하면 너무나 탐나는 존재다.

“네가 내 후궁이 된다면 생각해 보도록 하지.”

“또 그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이들은 본래 신계의 주신들과 반드시 분란을 일으키고 직접 싸우고도 남을 것이니 대책이 필요해요.”

“상급신의 신력을 가지고는 주신의 마도로는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인데?

후궁제안도 어디까지나 임시이고 주신으로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마도가 전능이 아님을 잘 알았을 것인데?

잘못하면 이번에는 죽을 것이다.”

로키나의 목을 바라보며 하는 말에 흠칫 놀란다.

하긴 그녀도 그렇데 무력하게 죽기 직전에 몰릴 줄은 몰랐다.

나 역시 생체갑옷 기계신의 방어력이 아니면 정말 위험했다.

마도의 문제점은 준비가 없으면 너무나 약하다는 점이고 동급의 암살자는 천적과 마찬가지다.

물론 준비가 된다면 비약적으로 강함을 보인다.

나의 지적에 약간 자존심이 상했는지 삐진 목소리로 대꾸한다.

“주정뱅이에게 준비시킨 것만 있으면 중급 주신정도는 문제없어요.

그리고 많이 변형되었지만 저 ‘펜릴’만 제 기능을 찾으면 중급 주신정도는 얼마든지 몰려와도 상관이 없죠.

그러니 저걸 다시 되돌려 받아야 하겠어요.”

“안 돼.

이계의 정령신들의 것은 그들의 것이다.

손대지 마라.”

“말도 안돼요-!

본래 제작자는 저이니 제 것입니다.

신계와 싸우다 분실 했을 뿐이고 양도한 적 없어요.

제가 아니면 본래 성능도 안 나옵니다.

더구나 저들은 관리도 안 해주어서 저렇게 약화가 되었고요.”

“저 늑대신은 다시 보완해주고 너는 보강해서 새로 만들도록 하라.

지원은 얼마든지 해주겠다.”

“……얼마나 지원이 가능하시죠?

보통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어느새 시선차단의 로브조차 벗고 흑발의 갸름한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여주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마도는 기본적으로 희귀재료와 엄청난 정기를 소모하니 지원이라는 소리에 반색을 한다.

딱-! 구구구궁-!

허공에서 떨어지는 작은 바위산만한 아다만티움의 덩어리에 로키나가 입을 딱 벌린다.

신력을 올려주는 신의 금속 아다만티움의 작은 조각은 신계의 신전과 맞먹는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이게 어느 정도의 가치인줄은 알 것이다.

말 그대로 몇 개의 신계를 가진 별을 살 정도다.

나야 별을 몇 개 또 갈면 만들 수 있으니 상관없지만 다른 주신들에게 어마어마한 물질적 가치를 가진다.

어떤 마법재료나 희귀재료도 얼마든지 구해낼 수 있는 물량이다.

창조신만 되어도 신력의 낭비를 감수하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으나 같은 신력을 소모하면 주신성을 만드는 것이 낫지 아다만티움을 만드는 창조신은 없다.

그래서 희귀한 것이다.

물론 마구 뿌렸다가는 가치가 대폭 하락하고 출처도 조사 받을 것이니 주의를 해야 한다.

딱-! 우우웅-!

허공에서 다시 불러낸 것은 거대한 수영장 크기와 같은 수조다.

담긴 것은 나의 생존 마탑의 우주수가 만들어낸 수액이다.

시험에 들어가는 수준의 정기는 이것으로 얼마든지 보충을 할 수 있다.

물론 신들이 직접 흡수를 해도 부족한 신력을 보충을 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처치를 하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회복시간이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강해지기 위해서는 지성체의 신앙이나 단련이 필수로 또 필요하다.

비어진 신체의 그릇을 채우는 물이 정기와 신력이라면 그릇을 크게 만드는 것은 신앙이나 신체와 권능의 단련이라고 보면 비슷하다.

물론 나나 대부분의 투신들은 신앙보다는 단련을 선호한다.

투신들은 아무리 신도를 모아도 전투 중에 잘못하면 행성이 싹 날아가서 하급신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다만티움의 작은 바위산과 수영장크기의 욕조에 가득 담긴 우주수의 수액을 한 눈에 알아본 로키나가 한참을 말을 못하다가 결국 내뱉듯이 말했다.

“……부자시네요.”

“투신에게는 강함의 증진보다 별 가치가 없지.

더 필요하면 말해라.”

황홀하게 아다만티움의 바위산과 우주수의 수액 수영장을 쓰다듬으며 이미 자신만의 세상에 들어간 것 같다.

“그렇게 하죠.

하아아아아. 옛날에 이 정도 예산만 있어도 절대 그렇게 당하지 않았는데 워낙 가난해서 방법이 있어도 어쩔 수가 없었지요.

이 정도면 만들 수 있어요.

대신계 전멸요새(對神界 全滅要塞) ‘요르문간드’를 드디어 완성시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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