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9화
12권
여기저기서 소요가 있었으나 지은 죄들이 있으니 차마 항의를 하지 못하고 가는 비명만이 나올 뿐이다.
그런 반응과는 별개로 명령서를 잘 볼 수 있게 각자의 정보체계로 전송하고 차갑게 말한다.
“규정에서 어긋난 관행의 일반화와 정당화의 주장은 관리자로서는 최악입니다.
그런 존재는 그가 만든 체계 중 가장 유용하고 효율적인 전뇌계의 관리자로서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전뇌신의 관리실패는 강력한 파괴신의 발생으로 귀결되고 우주의 대량파괴와 발전의 저해로 나타납니다.
그런 존재의 발생을 예방하고 창조신으로서 우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게 인도하는 것이 전뇌계의 관리자의 성스런 임무이며 거기에 어떤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죄가 발각된 이상 모두 책임을 지기 바랍니다.
만약 이번 규정위반으로 계약자들에게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들이 창조신이 되어 생길 미래의 발전이익까지 계산되어 손해보상이 개인 청구될 것입니다.
그 규모는 오로지 대신족이 되어 그 피해를 메우는 것밖에 없습니다.
어떤 가문이라도 파산될 액수이니 다른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완전히 하얗게 변한 전뇌신들의 얼굴을 보다가 여기서 잠시 말을 끊었다.
조금 잔인하지만 말을 해야 할 상황이다.
약간의 시행의 오차라도 바로 전면전에 앞으로 500주우주가 될 곳의 절반이 소멸한다.
어떻게든 저 방위신계에서 국지전으로 유도를 해야 한다.
“지금부터 임무 교대자들도 전원 출근하여 대기하십시오.
499주우주와 500주우주간의 전쟁 상황이 끝날 때까지 499주우주의 전뇌 관리자 전원은 퇴근 및 교대가 없습니다.
거부할 경우 즉결 처분입니다.”
그와 동시에 잠시 침묵이 있다가 멀리서 난동소리가 들려온다.
꺄아아아아아악-!
꽈아아앙-!
두두둥-!
‘저것들 죽여 버린다.’
‘왜 우리까지 피해를 입어야 해-!’
‘도대체 언제까지 대기야-!
이건 사기야.’
죽어도 정기만 있으면 신체를 부활하는 신들의 전쟁은 엄청난 장기전이다.
정기가 고갈되어 부활이 불가능할 때가지 싸우기에 지역우주이상의 광활한 지역의 대전쟁은 기본이 일 만년 이상이다.
그래서 499주우주가 아무리 압도적인 전력이라 해도 500 주우주를 완전 제압하는 데는 절반의 파괴와 5,000만년 이상으로 보고 있다.
영원을 사는 신들의 반 세대에 가까운 초장기전인 것이다.
그리고 전뇌신들의 일생의 절반을 공동책임으로 직장에 모두 바치라는 잔혹한 명령이다.
그래서 어디선가 수없는 비명소리까지 들리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
거부할 경우 금지된 ‘전뇌신의 현실계 관여’라는 죄목인 만큼 전원의 처벌이 내려질 것이고 전뇌계의 처벌은 오로지 대신족으로 재활용밖에 없다.
관리하고 있는 주신급 이상의 존재들이 워낙 강력하고 영향이 커서, 문제가 발생하면 기본이 행성의 파괴이고 복구하는 데는 대신족 이외의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또 처벌에 융통성은 없다.
대신족의 최고위 창조신 비율 중 많은 수가 계약자의 관리를 실패하거나 현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전뇌신이라는 것이 증명한다.
장구한 시간을 자유와 모습을 잃고 활용당하다 겨우 피해를 복구하고 제자리로 돌아온 고위 전뇌신들은 모두 관리 실패와 현실계 불법개입이라는 말에 이를 간다.
아니, 자신과 같은 꼴을 만들어주려고 벼르고 있다는 것이 맞다.
그런데 이 어린 것들이 감히 겁도 없이 편하게 일을 한다고 융통성을 발휘하며 현실계에 영향을 주었다.
그러니 이런 가혹한 조치가 떨어진다.
이제 저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관리업무가 최우선이다.
모처럼 개선의 여지가 많은 계약자이며 난관이 많은 임무라서 의욕이 솟구치는 기분이다.
할 일은 많지만 저 정도 계약자는 무수히 갱생시켜 창조신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본인을 괴롭혔던 전임 관리자를 마음대로 하라고 보내주면서 관계부터 개선을 하고 시작하자.’
아직도 제정신을 못 차리는 전임 관리자에게 잠시 시선을 보낸다.
저렇게 잠재력이 넘치는 계약자가 잘못된 선택으로 최악의 상황이 되었다고 카르마를 개선시켜줄 생각도 하지 않고 포기한 어리석고 무능한 전임이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따위는 없다.
단지 관개개선을 위한 선물정도이고 본인의 책임이니 당연히 감수해야할 것이다.
현장요원은 전뇌계의 절대적인 보호가 끊겨 혼자 알아서 살아남으면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에 아무 경험이 없다면 상당히 심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지만 다 자업자득이다.
고립무원의 전뇌계의 현장요원의 입장을 알려주면 알아서 화풀이를 하고 기분을 풀 것이다.
정상적인 관계로 조정하고 세심하게 관리를 하면 저 정도의 능력이라면 창조신은 금방이다.
승급에는 성격보다 능력이 더 중요하니 기본은 되었고 외부 여론을 자신이 잘 포장해주고 이끌면 된다.
그럼 자신의 완벽한 경력에 다시 공적이 추가되고 이제 현장에서 물러나 중간 관리직으로 올라간다.
그것도 무사히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성공을 하면 중급 중간관리자로 바로 승급이 보장이 되어있고 너무 희박한 성공확률로 인해 실패해도 손해는 없다.
창조신장이상만 관리하는 특급인 자신이 겨우 예비 창조신의 관리를 맡고, 이미 시작한 전면전 예방이라는 무척이나 큰 보상이 걸린 도박과 같은 임무를 받아들인 이유다.
아니, 자신의 완벽한 경력에 금이 가니 그것도 용서할 수 없는 손실이기도 하다.
현장요원으로 전임 관리자를 보내놓고 감정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동안 모든 499주우주의 관리자를 움직여서 전면전만을 막아내면 완료다.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도전할 가치는 있어 모처럼 자극이 되고 있다.
하지만 차원의 예비 창조신을 비추는 화면을 보고서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정말 말 안 듣는 계약자네.
계약된 정령신을 아무 사유가 없거나 계약해지 없이 마음대로 죽이면 카르마에 악영향이 오는데 왜 저러지?
뭐? 전뇌계가 추천한 해결방안을 못 믿겠다고?
또 함정이나 계략일 것이라고?
저 정도 불신이면 이미 중증이야.
시간 좀 걸리겠어.”
화면에 나타난 사념을 문자로 바꾸어주는 말풍선에 끝없이 ‘도저히 못 믿겠다.’와 ‘다 죽여 버린다.’라는 말이 새빨갛게 도배가 되듯 빼곡하게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거대 육전 괴수형 이동요새를 허공으로 통째로 들어 올리고 있었다.
수십 개의 압축된 행성이 거대 늑대신의 주변을 공전하면서 그 인력과 척력만으로도 신체를 부술 기세다.
주변의 정령신들과 거신족의 주신이 놀라서 도망치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말려들은 정령신들은 일일이 차원의 권능으로 빼내면서 이동시키고 계속 공중으로 끌어 올린다.
이미 대지까지 이미 송두리째 들려지고 모래알처럼 부수어 지고 있다.
창조신의 완전권능영역인 일천 km 이상의 공간과 시간, 대지 전부를 조정하고 있다.
일반 창조신도 가능할지 의문이 갈 정도로 강대한 권능을 보여주는 차원의 예비 창조신의 전신에는 살기와 투기만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니 알겠다.
“역시 전뇌계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었어―!
감히 나를 또 공격해-!
내 생명을 노렸단 말이지?
모두 날려버린다.”
몸 상태를 긴급 점검을 해보니 목 부근에 가는 피가 흐르는 부상을 입고 있다.
가볍게 피부가 갈라진 정도지만 마도 기계신이라는 생체갑옷을 가진 계약자의 엄청난 방어력을 보면 분명 잘못하면 치명타였을 것이다.
절로 한숨이 나오는 순간이다.
“499주우주는 관리자뿐만 아니라 정령신들도 제정신이 아니군요.
계약자를 진심으로 공격해서 스스로 유리한 상황을 버리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그새 무엇이 잘못 되었나요?”
전뇌계의 관리자들을 징계하는 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과거의 자료를 띄운다.
차원의 예비 창조신이 보이는 화면과 별도의 화면이 떠오르며 거꾸로 되돌리기 시작한다.
이것이 특급 전뇌신의 고유권능인 과거와 현재를 보기 좋게 조작하여 잇는 ‘사유 조작(思惟 操作)’이다.
동일한 결과일지라도 어떤 이유와 방법에 따라 영향은 천차만별이다.
그것을 가장 좋은 영향이 오도록 과거를 조정하는 권능인 것이다.
이것이 있어야만 어떤 대상도 성공적으로 창조신을 만든다는 특급이 될 수 있다.
과거를 조작하는 화면에서 80개의 압축된 행성들이 공전하며 거대한 인력과 척력을 여과 없이 발산하며 일천 km의 영역 전부를 공중으로 강제로 끌어올리며 분쇄하는 것이 시작된다.
완전히 장악된 영역만 그렇지 영향을 받으며 파괴되고 있는 부분까지 들어가면 이미 행성하나는 깔끔하게 날려먹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압축해서 저 정도라 그렇지 완전 전개되면 항성계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유추된다.
행성과는 독립적으로 무한의 신력과 정기의 회복을 지원하는 근원의 일월을 생각하면, 시간만 준다면 지역우주정도는 지울 수 있는 수준의 신격이며 권능이다.
‘이 능력이 예비 창조신 급이라고?
무슨 기준이 적용된 것이지?
절대계의 일반 창조신 중에서도 이 정도로 수준의 광역파괴를 행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는데?
아무리 마도사라서 전장에서 수호가 없으면 본래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평가가 낮아.’
고민은 잠시이고 바로 개인 능력에 대한 화면을 띄워 재조사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근원이라는 ‘진정한 칭호’다.
최상급 이하야 신기하겠지만 특급의 입장에서는 가끔 보는 칭호다.
솔직히 거의 전담 수준이고 무난하게 창조신까지 이끌어 주었다.
다만 그 이상은 혼자서 버티지 못하고 금방 사라져서 탈이지만 말이다.
‘하나 진정한 칭호를 가진 존재의 힘으로는 너무나 약해.
108개의 진정한 칭호이자 본류를 가진 존재의 힘은 결코 이정도가 아니야.
최대 출력을 발휘할 경우 그의 일격을 받아낼 정도의 강대한 존재이다.’
또 다른 화면이 튀어나오며 상세한 정보를 출력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나온 정보는 최상급 전뇌신이 출력한 정보이상의 세밀한 정보였다.
진정한 칭호는 모든 주우주와 절대계를 합해서 단 108명만이 가질 수 있는 칭호이며 본류(本流)다.
그의 칭호인 ‘진리’도 본래 108개 중의 하나였다.
그가 가진 진정한 칭호는 ‘진리’이며 그가 다른 모든 본류를 처단하고 회수하기 전까지 이들이 바로 창조주를 능가하는 진정한 지배자였다.
모든 주우주의 창조주와 법칙 자체에게 명령권까지 가진 조율자인 것이다.
그러나 그가 팔 인의 절대자와 일 인의 현자, 일 인의 초월자의 합공을 물리치고 진리의 칭호를 받고나서 단 하루 만에 다른 모든 진정한 칭호를 가진 자를 말소하고 회수를 하고 정식으로 발동된 적은 없다.
그가 다른 존재에게 몇 번 부여는 하였지만 그들은 모두 말소되었다.
자멸하거나 그에게 주제넘게 도전을 하다가 칭호를 회수당하고 우주에서 지워진 것이다.
본래는 가진 것만으로도 창조신이상이 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겨우 하급신에서 시작하더니 겨우 예비창조신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저 신체로는 칭호를 가동하는 것 자체가 자살행위이다.
화면에 나타난 진정한 칭호에 대한 세부내용을 보고 눈살을 찡그렸다.
‘그에게 3가지 대가를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진정한 근원의 칭호를 받은 절대자로서 현재 극히 일부만 활성화된 어리석지만 용감한 자라니?
이렇게 전제조건이 붙으면 3가지 대가를 완전히 지불하기 까지는 가동이 불가능하고 지금 부분 가동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3가지 대가를 지불하기 위한 길을 가고 있다고 판단되었을 경우에만 지원되는 극히 일부인 것인가?
이렇게 사연 많고 제한 많은 절대자도 드문데 신기할 정도이네.
이래서 최상급에서 특급으로 조정되었군.
끝까지 살아남아 대가를 다 치루기만 하면 절대계에서도 뛰어난 존재가 된다.
하나 3가지 대가를 치루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니 예비 창조신이라?
이 문제만 해소하면 바로 창조신이고 창조신장까지 도달한다.
의욕이 솟아오르네.’
하나 아무리 자신이라도 문제는 여전히 크다.
전뇌계의 탐색조차 피할 정도의 차원의 권능역시 유례가 없다.
거기다 ‘세계 창조’라는 궁극의 창조의 권능에 도달할 신성이라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그가 계약자에게 주어진 것만으로 보아서는 창조주이상의 존재를 만들 기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감당을 못하고 있다.
창조주조차 버거울 권능과 칭호를 동시에 부여받고도 살아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그리고 절대계도 아니고 겨우 주우주의 주신계에서 저렇게 아등바등 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창조주를 만들기 위하 시련의 부과라고 생각하면 너무 비효율적이다.
그라면 저 칭호와 권능을 부여하고 완전활성화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개인의지의 성숙이나 창조신으로서 교양 따위도 강제주입을 하면 바로 완성이다.
‘창조주를 만들기 위한 뿌린 씨앗인 것인가?
아니야-! 너무 확률이 낮아.
단지 계약자가 그에게 대가를 주기로 약속한 것에 대한 보상이로군.
감당할지 안할지는 언제나처럼 상관이 없고 말이야.
그는 약자에게 관심이 없으니 죽으면 회수되고 그걸로 끝이지.
단지 상황에 맞추어 기계적으로 처리하신 모양이네.
대가를 준다고 했으니 그에 맞는 보수를 준다는 정도?’
결론은 그에게 입을 잘못 놀린 대가를 비싸게 치루고 있다는 뜻이다.
전뇌계가 일차로 조사한 정확한 계약자에 대한 평가의 최대치는 겨우 일반마신이고 그래서 하급 전뇌신이 붙은 것이다.
본래는 칭호를 받은 절대자이며 흑마도사로서 어딘가의 마신이 되어 편하게 마계 관리나 하고 있을 운명이, 몇 마디 경솔한 말 덕분에 저렇게 창조주이상의 존재가 되어야 하는 운명으로 바뀌었다.
그와 관계된 존재들도 많이 담당을 해보았지만 이 정도로 꼬인 상황은 처음 본다.
이제까지 살아있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이 정도 부담을 안고도 전임 관리신의 악의 섞인 관리에서도 살아남았다.
최상급 전뇌신이 담당할 만한 계약자가 없어 대기하고 있는 자신에게 보고한 말이 생각난다.
‘저 계약자는 특급 전뇌신이신 르 사루비아님의 관리를 감당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두 번 다시없을 승급의 기회입니다.’
‘상위자에게 승급을 이야기 하다니 건방진 소리를 하는구나.
바로 처분을 받고 십은 것이냐?’
‘계약자가 억지로 특급의 관리를 따라오다 창조신이 되어 계약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욕망의 폭주와 주변의 과다한 기대를 못 이기고 결국 모두 자멸했습니다.
계약이 끝났기에 책임은 지지 않으셨으나 도의적인 문책을 받으셨고 당연한 승진은 정지되어서 주어진 특급의 직위입니다.
그런 무능하고 어리석은 계약자와 책임만을 추궁하는 관리자들로 인하여 유능한 전뇌신들이 중간 관리자로의 승급이 멈추어져 있습니다.
그렇게 억울하게 특급이라는 규격외의 직위를 부여를 받으신 모든 전뇌 관리신분들에게 상층부의 판단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너의 이야기만 하는구나.
나는 관심 없다.’
‘사고가 발생 시 관리하고 있는 전뇌신의 문제만이 아닌 따라오지 못한 계약자의 문제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지금처럼 과도한 징계가 조정될 명분을 얻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전뇌신들이 그렇게 대신족으로 전환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모든 전뇌신의 모범이자 희망이신 특급의 전뇌신분들이 중간관리자로 올라가셔서 바꾸어 주시기를 갈망합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다.
전뇌신의 고뇌가 있다면 전뇌계의 관리자들도 고민이 있다.
바닥에서 위를 쳐다보며 전부라고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새로운 계약자의 자료를 두고 가겠습니다.
부디 다시 한 번 능력을 보여주십시오.
전뇌계의 관리자들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할 성과를 부탁드립니다.’
놓고 간 자료를 보고 실제로 확인하고 조사한 최종 판단은 무척이나 만족스런 험난한 높은 산이다.
자신은 전뇌신들의 불만이나 관리자들의 견제도 관심 없다.
그런 것들까지 생각하였다면 분명 자신은 중간관리자로서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 그들은 모른다.
특급이라는 규격외의 계급을 가진 전뇌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다.
오로지 다른 존재가 불가능하다고 포기한 문제를 해결하고 얻는 쾌감과 우월감이다.
그래서 계약을 마친 계약자가 어찌 되든 관심은 없다.
이미 모든 문제가 해결된 존재에 아무런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다.
중간 관리자의 승급도 그런 이유이다.
이미 전뇌신으로서는 어떤 계약자도 자극을 주지 못하기에 또 다른 새로운 문제를 찾아 이동하기를 원할 뿐이다.
‘아아. 즐거워라.
모처럼 머리 아픈 문제를 가진 계약자네.
맡기를 잘했어.’
다시 화면을 띄운다.
이제 보는 화면은 3개다.
계약자의 과거로 되돌리는 모습과 현재, 그리고 상세한 분석 자료다.
가장 큰 화면 하나는 계약자의 현재를 보여준다.
지금 거대 늑대신을 소멸시키기 위해 강제로 허공으로 들어 올린 모습이다.
‘잠시 정지.’
화면을 멈춘다.
어차피 절대계도 아닌 창조주가 다스리는 주우주의 예비 창조신의 시간이다.
그런 정도야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과거로 되돌린 화면에 늑대신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인다.
자신의 충고대로 이면주신 로키나를 부르지 않고 접근해서 조사를 다시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다가 결국 포기하고 로키나를 부른다.
지시를 받은 로키나가 나타나더니 다가가서 조사를 하려한다.
그리고 2명의 목에서 피가 갑자기 솟구쳤다.
은신의 권능을 가진 정령주신의 짓이다.
‘저랬군.
원망할 만 해.
다행히 둘 다 죽지는 않았으니 조정한다.
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령주신이 몸을 던져 보호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은신한 주신이 폭주해서한 실수로 바꿀까?
둘 다로 하자.’
우우우웅-!
과거의 화면을 다시 늑대신에게 다가가는 것으로 되돌린다.
어차피 결과만 바뀌지 않으면 된다.
저들이 부상을 입은 사실만 바꾸고 과정은 완전히 바꾼다.
과정을 바꾸면 결과는 그대로지만 주변에 끼치는 영향은 완전히 바뀐다.
창조신미만의 과거와 현재를 마음대로 관여하고 결과 안에서 조정을 하여 보다 나은 성과를 보이게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수십 수백 번을 되돌려 받은 피해이상의 성과를 얻을 때가지 반복하여 보완한다.
그렇게 보완된 과거를 현재에 다시 연결한다.
이상이 없을 때까지 몇 번이라도 반복이 가능하다.
이것이 특급의 전뇌신의 힘이다.
이 정도가 되어야 어떤 계약자도 완벽한 관리를 할 수 있다.
부작용은 계약자가 그 반복과정을 무의식 속에서 기억을 하고 있어 그 횟수가 많을수록 현실에 대한 괴리감을 느끼고 미칠 확률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계약이 끝난 대부분의 문제가 많았던 계약자가 자멸을 하는 것이다.
문제가 하도 많아 되돌려서 과거 수정을 많이 한 계약자일수록 그 파국은 빠르다.
이것이 하위의 전뇌신들이 모르는 비밀이고 잔혹한 특급 관리자들의 현실이다.
괜히 세력을 가질 수 없는 특급의 직위를 감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관리에는 이런 치명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특급의 전뇌신은 그 자체로도 전뇌계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직위가 올라가 최상급의 관라자들의 과거와 현재까지 조정이 가능해지면 막을 수도 없다.
전뇌계의 최상위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승급의 견제를 하는 근본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자부심은 깨어졌다.
“이런-! 차원의 시간 권능의 개입?”
과거와 현재를 조정하는 화면이 일그러진다.
조정하려던 과거가 취소되고 완전 먹통이 되어서 현재만을 비춘다.
처음 겪는 현상에 잠시 당황했으나 곧 사정을 알게 되었다.
현실을 비춘 차원의 예비 창조신이 화면을 향해 양손으로 자신에게 감자를 먹이고 있는 것이다.
얼굴에는 한 방 먹였다는 득의의 표정이 만연하다.
빠직-!
정말 모처럼 겪는 혈압상승이다.
‘이렇게까지 재기발랄한 예비 창조신은 처음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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