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46화 (157/2,000)

제 246화

11권

결국 울화를 못 이기고 내지른 발길질에 채여서 신장 12km에 중량은 거의 수만 톤을 넘나드는 거체가 허공에 나뒹군다.

겨우 주신급의 늑대신 따위는 신체적으로 제압하는 것은 예비 창조신에게 일도 아니다.

덤으로 태양의 신력을 불러내서 늑대신 주변을 빈틈없이 에워싸고 털을 바짝 그을려 간다.

“이계의 정령신 모두의 체취를 기억하고 위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당장 앞장서서 잡아내라.

만약 놓치면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너만큼은 직접 통구이로 만들어 거신족의 주신과 나누어 잡아 먹어버린다.

나는 차원이며 예비 창조신이다.

어디의 공간이든 시간이든 나를 피할 수 없다.

만약 나와 카르마의 정령신 계약을 맺은 아르테미스와 약간이라도 떨어지는 날이면 어느 세상의 어디로 숨든 절대 피할 수 없다.

너는 나와 정령신의 카르마의 계약을 안 한 것을 명심하도록 해라.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냄새만 맡고 쫓아라.”

“멍-! 멍-!”

‘알겠습니다-! 이쪽입니다-!”

파다다다닥-!

네 발이 안보이도록 뛰어가는 늑대신의 뒤를 쫓아서 주신의 신체로 복귀한 살기등등한 수십 명의 정령신왕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인상을 썼다.

아직도 불안한 감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저들로도 못 잡는다는 뜻이다.

감히 이정도로 나를 따돌릴 수 있다고 얕본 이계의 정령신들에게 물량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10이 안 되면 100을 투입하고 그래도 안 되면 1,000을 투입한다.

1만을 쏟아 부어서라도 반드시 잡아낼 것이다.’

만약 이계로 도망을 가면 반드시 쫓아가서 이 불공정 계약을 해제하게 만들고 만다.

카르마가 악인 시절의 계약은 빨리 수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것이 겨우 올린 카르마를 지키는 길이다.

정령계 대기소의 주신전의 공간을 열고 호출을 했다.

“이면주신(裏面主神) 로키나-!”

더없이 피곤한 표정의 로키나가 나를 쳐다본다.

본래 가렸던 반투명한 로브도 어느새 벗어버리고 수없는 자료를 바닥에 던지고 난장판이 된 상황이다.

그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주변의 정령주신들이 보인다.

마무리였는지 나를 힐끔 쳐다보고 무한연금(無限鍊金) 헤파이스를 닦달하고 있다.

“당신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전투에 도움을 주러 나섰다가 치명상을 받아 죽기 직전의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며 신계의 멸망을 보고 죄책감에 못 이겨 스스로 정령계 대기소로 온 것입니다.

신계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신계의 멸망을 지켜보아야 했으며 자신의 무력함에 영원히 눈물을 흘리며 자책감에 슬퍼하던 비련의 여신이 당신의 과거입니다.”

“그……, 그건 아닌데.

후회는 약간 했지만 운적은 없는데?

그건 너무 심한 거짓말인데?

내가 비련의 여주신이라니?

거기에 난 울어 본적도 없는데?”

꽝-! 파르르륵-!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내려친 책상에 쌓인 서류철이 허공에 날리고 땅바닥에 깔린다.

“닥쳐요-!

원탁의 최고위 신이면서 신계의 멸망을 개인감정에 빠져 방치하고 그 죄로 끌려온 주제에 어디서 함부로 입을 놀려요.

병신 몸을 고쳤다고 돌 머리까지 고쳐진 것을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것인가요?

이 따위 이력서는 마신계에서도 안받아주는 것을 몰라요?”

“알……, 알았어.

과거의 몸과 머리 이야기는 그만 좀 하라고.”

역시 고개를 푹 수그리고 고쳐진 이력서를 받아서 읽다가 눈을 피하고 다시 읽다가 내려놓는 행위를 반복한다.

자신이 직접 보니 낯이 뜨거울 정도로 미화되었다면 성공적인 것 같다.

처음에는 세상이 싫고 다른 신들도 상대하기 싫다고 시야차단의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던 로키나가 열을 얼마나 받았는지 저 멀리 집어던지고 몰아세우고 있을 정도면 아주 좋아진 것이다.

어찌나 열을 받았는지 아예 이제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있다.

“명심들 해요.

앞으로 그 이력서에 걸맞게 안 살면 당장 들통이 나니까 평소에 조심 또 조심들 해요.

거기 너무 운 좋고 몸은 좋지만 멍청한 당신!

당장 그 반항적으로 치켜든 눈동자 당장 절반이상 안 감아요?

그리고 안 나오는 눈물이라도 억지로 내서 눈 근처를 적시란 말이에요-!

당신의 과거는 장애 때문에 너무나 소중했던 신계를 잃은 슬픈 과거를 가진 비련의 여신이라고 안 그랬어요?

아님 신계를 배신하고 방치한 죄인으로 계속 살래요?”

“제……, 제길-! 하면 될 것 아냐-!”

결국 사정없이 몰아붙이는 말에 못 이기고 억지로 눈을 비벼 눈물을 내는 모습에 기가 막힐 지경이다.

자신들을 위해 바꾸어준 이력서에 맞는 모습을 하라니 반항도 못하고 저 꼴인 모양이다.

로키나가 그렇게 대충 억지로 연기하며 변한 모습들을 보며 혀를 차며 말한다.

아무리 보아도 어색한 티가 나니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신계로 가기 전에 어떻게 하든 변경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잘 행동을 해요-!

그리고 거기 술 처먹을 기회만 노리는 당신은 아예 술의 신으로 바꾸었으니 마음대로 하는데 처먹은 만큼 내가 말한 주문품을 안 만들어내면 가만 안 두어요.”

“히이이이익-! 그거 너무 힘들다.

차라리 술을 안 먹겠다.”

비사창천(飛巳蒼天) 쿠르카나의 엄살 섞인 볼멘소리에 이제 독기까지 품은 협박이 터져 나온다.

얼마나 열이 받았는지 존댓말까지 생략하고 퍼붓고 있다.

“네가 술을 안 마신다고?

신국까지 술에 말아먹은 주정뱅이가 할 소리냐?

이걸 확-!

술통에 담가서 뱀술로 만들어 주는 수가 있어.

정기 처먹은 만큼 일하란 말이야-!

나도 급하니 빨리 만들어 내-!”

중간 관리자가 하급자들을 잘 관리하는데 내가 나설 이유가 없다.

아님 내가 나서야 하는데 그것 사양이다.

그리고 각자 가지고 있는 수정된 이력서를 척 봐도 잘 만든 이력서들이다.

신계에 대한 죄는 집단을 위한 개인희생으로 개인의 욕망으로 발생된 잘못은 권능에 의한 운명으로 잘 바뀌어져 있다.

본래 사실의 구분 자체가 모호하니 상관은 없다.

그리고 알아서 살벌한 것이 참 좋은 분위기다.

아래가 알아서 이렇게 해야 내가 직접 안하고 힘내라고 덕담만 하지.

‘나도 어쩔 수 없는 악역에서 벗어나서 좋은 상급자란 소리 좀 들어보자.’

참으로 만족스런 상황이다.

역시 부하가 유능하니 알아서 아래 것들까지 조져주니 고맙기가 끝이 없다.

이제야 내 인생에 희망의 빛이 밝혀지는 것 같은 감동까지 몰려 올 지경이다.

‘아-! 그게 문제가 아니지.’

한참 엉거주춤 서있는 정령주신들을 특유의 독설로 쏘아붙이던 로키나가 대충 마무리가 되었는지 서류들을 모두 정리하고 신계에 되돌린다.

그리고 끝난 이력서들을 내 앞에 가져다 놓고 시야차단의 로브를 다시 입는다.

어지간히 힘든 모양인지만 대충 다시 무뚝뚝한 어조로 돌아왔다.

“다 끝났어요.

이제 저 멍청이들이 신계에서 연기만 잘하면 되요.

하지만 하도 엉망이라 바로는 힘들 것 같으니 신계에 도착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하여 기존 신들과는 격리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군요.”

“하위 신계와 거기에 배치될 정령신들 관리를 맡기기로 하지.”

“하위 신계?

중간계에 신계를 또 하나 만들었다는 건가요?

그런 무모한 투자를?

신계에 소모되는 정기를 행성이 감당이 안 될 것인데?”

“일반 행성은 당연히 하나의 신계밖에 감당하지 못하지만 주신성은 다르다.

주신성은 넓고 정기가 넘치기에 신계가 100개라도 상관없고 단지 신계를 채울 신들의 수와 신도가 정기를 감당할 수 있는 가란 효용성의 문제다.

거기다 일정규모가 되면 ‘창조신성’으로 진화하면서 크기까지 커진다.

그리고 지성체들 역시 신들이 환경만 제대로 갖추어주면 무한히 증가하므로 문제가 안 된다.

그래서 극선이 못된 반신들과 신도를 늘리기 원하는 신들이 모두 개인임무를 받고 전력 투입 중이지.

그럼 하위신계에서 카르마를 개선할 최고위 신 이하는 신계의 다른 신들과 마주쳐서 바닥이 들통이 날 겨를이 없을 것이고, 주신급 이상은 주신전을 채우면 된다.

그럼 정상화만 되면 최고위 신계가 초과 가동이 가능해지고 예비 창조신 급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들은 그럼 신계의 주신들과 바로 마찰이 생길 것인데 상관이 없으신가요?

설마 저들이 기존의 주신들과 잘 지낼 것이라고 착각을 하시는 것은 아니시지요?

절대 무리예요.

아마 도착하자마자 바로 서로 잘났다고 서열싸움으로 싸울 걸요.

개가 똥을 끊지 저들이 사고를 안칠 리가 없지요.”

그 말에 발끈하며 화를 내려는 정령주신들에게 오히려 더 강한 말투로 몰아붙인다.

“그럼 카르마의 계약서를 써-!

절대 감정에 치우지지 않고 분란을 안 일으키겠다고-!

어떤 처분도 감수한다고 말이야-!

너희들은 절대 못 쓰잖아-!

그렇게 자신들을 모르고 통제가 안 되니 이 꼴이 되지-!

너희들은 두들겨 맞고 강제로 정신 차리고 부림을 당하는 이정도가 딱 좋아-!”

이제 감정에 못 참고 손이 부들거리는 것을 참지 못하고 거기에 소리까지 친다.

“세상에 뭐 이런 주신들이 다 있어?

너희들과 비교하면 나를 배신한 신계 주신에게 반란을 벌인 나는 거의 수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니 모두 제정신들이야?

목숨의 위협도 하지 않고 자리까지 잘 보장해 주는데 왜 멀쩡한 신계는 다 날려먹어?

내가 이들을 관리하는 중간 책임자라고?

정말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죽어도 안 해-!”

이제 아예 삿대질까지 추가하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열을 받은 모양이다.

본래 죄를 성과로 바꾸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과정이니 당연하다.

이제 내가 점잖게 한마디를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신계 주신이 할 일이다.’

열 받아서 행성으로 휘하 주신들을 패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강자에 대한 처우는 달라야 한다.

귀한 주신급의 강자를 하위신계에 보내 권능을 낭비할 수 없다.”

그 말에 정령주신들이 감격의 눈을 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웃음이 나온다.

로키나도 나의 말에 뭐라고 하려다가 결국 입을 닫았다.

내 성질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만약 여기서 뭐라고 말대꾸를 하다가 내 권위를 깎았으면 바로 징계다.

신계 주신과 그 동격의 권위를 가진 주신사이에는 허언이나 농담은 없다.

철없는 어린애들의 관계가 아닌 성인이며 집단의 수장들의 관계인 것이다.

그리고 웃음이 나올 정도의 걱정이다.

‘신계에서 서열싸움을 한다고?

누구랑?

전능신족이며 최상급 주신을 바라보는 가이아나에게?

아니면 전투 여주신들에게?

지금 저 상태로 상대가 되겠나?

바로 제압을 당하고 끝나겠지.’

모든 권능을 발휘하는 전능신족은 어지간한 신이 이길 상대가 절대 아니다.

전능의 휘나 외우주 전능신족의 오리진이 밀리는 것은 상대가 워낙 뛰어나서이지, 결코 약해서가 아니며 일반 신족은 결코 감당을 못한다.

괜히 과거 주우주의 최상위 명문일족이 아닌 것이다.

이들이 발휘할 수 있는 권능이 무한하다고 하는 것은 창조신의 능력과 직결되며, 숙련도도 대등한 존재의 상대를 할 때 문제가 되지 하위의 존재들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처리된다.

복사된 권능에 추가된 상위의 신력에 바로 끝장이 나는 것이다.

‘오죽하면 전투 여주신들이 조용히 말하는 대로 살겠냐?

그리고 전투 여주신들하고 싸운다?

지금 정기가 부족한 상태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 될 것 같은데?

게다가 신계에 추종세력까지 다 이끌고 있는데 콩가루 같은 정령신들을 이끌고 상대가 참 잘 되겠다.

가보면 안다.

전투 여주신들이 성질을 내면서 잘 반겨줄 것이다.

가이아나에게 처음부터 재교육을 받으면서 많이 쌓였을 것이니 잘 해봐라.’

걱정되는 것이라고는 저들과 기존세력이 다 합세해서 덤비는 것이지만 이번 최종마도로 그것도 거의 사라졌다.

이번에 거둔 정령신황의 수는 15명에 정령신왕의 수는 50명이다.

이들은 나의 최종마도가 발동이 되면 전성기 시절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기에 결코 배신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른 이가 더한 조건을 주면 배신을 하겠지만 상관없지만, 과연 겨우 되찾은 힘을 포기하고 다시 힘을 쌓기를 선택할 투신들이 있을지 의문이다.

거기다 신체가 없는 정령신인 이들에게 다시 만들 신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의 칭호에 의해 해제가 된 제한이 없는 주신의 신체를 완전히 부여하는 것은 나라도 당연히 무리이다. 하지만 버금가는 신체의 정보의 제공은 가능하고 그것만으로도 창조신 급의 가능성을 가진 신체다.

결국 이들은 나의 말에 절대 복종하며 신계 주신의 권력의 개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이 과거의 힘을 되찾게 되면 그럴 리는 없지만 그것은 먼, 완전히 신체를 회복한 먼 미래의 일이다.

이런 이들을 최종 마도로 전력을 발휘하게 하고 모두 동원하면 신계 전체를 제압도 가볍게 가능하다.

이계의 정령신들에게 약간 밀리는 기세를 보였지만 과거 신족 일족의 오리진이었던 과거의 권능은 그렇게 만만한 존재들이 아닌 것이다.

이제야 제대로 신계 주신으로서 수련만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역시 카르마와 능력이 높으니 일이 술술 잘 풀려간다.

이제야 고생은 끝나고 밝은 앞날이 보인다.

수없이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 때문에 꾹 참고 버티기를 정말 잘했다.

‘아차! 이렇게 감동에 찰 때가 아니지.

아직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차원의 공간에서 제압한 이계의 정령신들을 꺼냈다.

여전히 정신을 잃고 축 늘어진 엔릴과 아르테미스다.

그런데 이 두 명을 잠시 바라본 로키나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답을 한다.

“용아병(龍牙兵)?

아니군요.

신의 신체를 기본으로 했으니 신아병(神牙兵)이라고 해야 하나요?

왜 이런 인형들을 들고 다니시나요?

취향이 고분고분한 이 쪽이었어요?

그것들하고는 아무리 해도 직계는 안 태어나요.

신계 주신으로서는 정기 낭비라 불건전하군요.”

“…….”

‘이런 빌어먹을-!

역시 속였구나.

메데이아-!’

카르마의 약자수호의 지원에 주신의 현혹까지 섞으니 도대체 대책이 없다.

그러니 이런 장난 같은 수법에 속아버린다.

그러나 신계 주신 체면에 속은 사실을 말도 못하고, 속으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내뱉는 차원의 주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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