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45화 (156/2,000)

제 245화

11권

다행히 둘을 잡았으니 내 차원의 검색을 속인 은밀 권능을 분석하면 추적이 가능해진다.

그래도 충실하게 대답한 늑대신을 풀어주고 거신족의 주신의 폴리모프를 해제하고 내려선다.

살았다는 표정의 늑대신을 보고 갑자기 떠오른 의문을 묻는다.

분명 이 간사한 늑대도 동맹일 것인데 너무 빠르고 순순하게 대답을 한다.

카르마의 계약을 어기면 엄청난 불이익을 받게 되는데 말이다.

“넌 카르마의 동맹 계약을 안했나?

왜 이렇게 쉽게 정보를 제공을 하냐?”

당연하다는 듯 대답이 바로 들려왔다.

‘동맹계약을 한 것은 과거의 주인님이지 전 아닙니다.

전 종속신에 불과합니다.

또 그런 위험한 계약을 할 리가 없지요.

거기다 계약상대가 그녀들이라니 말도 안 됩니다.

전 그렇게 어리석지 않습니다.’

뭔가 확실한 답변이면서 짜증이 밀려온다.

자기 주인은 어리석고 위험한 계약을 해도 본인은 살짝 피했다는 뜻이다.

“아하? 그러셔?

그들과 전부 정령신 계약을 맺은 나도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겠네?”

‘그럴 리가요?

동등한 관계라면 어리석지만 상하관계라면 꽤 쓸 만한 계약입니다.

일단 무척 강하고 유능하니까요.

잘 다룰 수만 있으면 무척 좋은 계약이십니다.’

이계 정령신들과 동맹을 맺은 주인을 보고 어리석다고 말하고 생존을 위해 주인을 갈아타는 것이 당연하게 행동하는 늑대신을 자근자근 밟아 줄까하다가 포기했다.

어째 동물에서 신격화된 늑대신 답지 않게 지식계열의 신같이 틀린 말은 아니니 말이다.

지금은 그럴 시간도 없고 빨리 추적을 해야 한다.

일단은 잡은 이계의 정령신들의 권능구조를 확인을 해보려 했는데 아예 모르겠다.

아니, 나의 검색을 아예 회피하고 있다고 보인다.

문제는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 이들이 실체인지 의심이 일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점이다.

나의 의문에 늑대신이 재빨리 의지를 보낸다.

이 간사한 늑대는 정말 눈치 빠른 것은 따라올 신이 없을 것 같다.

더구나 평소에는 멍청한 동물신 흉내를 내면서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혹시라도 있을 주인님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만든 특정대상 지정의 탐색회피 권능입니다.’

한마디로 나의 탐색을 피하기 위해서 만든 특화 권능이란 소리다.

“나를 특정해서 특화시킨 것이란 소리지?

그래서 나는 아예 파악도 안 되고?”

‘정답입니다.

역시 영민하십니다.’

이제 무식한 대신에 용맹하기로 유명한 동물신 주제에 아부까지 한다.

5km는 넘을 꼬리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흔들며 먼지가 날린다.

그렇다고 화내며 대응하기에는 워낙 지금 바쁘다.

다시 확인한 바로는 이 정도의 특화권능을 발휘하며 제 위력을 발휘하려면 일반 신력의 원으로는 어림도 없다.

“작동기제는 역시 하복부의 신력의 원인가?”

‘예. 주인님이 여주신들에게 부여한 마도권능을 참고로 배신선택(背信選擇) 메데이아가 만든 상시 발동용 은밀 권능입니다.’

역시 여주신들에게 함부로 마도권능을 부여 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분명 차원이 분리된 나의 주신전에서 시행해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와 계약으로 연결된 이들은 그것을 확인한 모양이다.

출산뿐 아니라 평시에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마력과 권능을 동시에 발휘하는 주신이라면 응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모르겠다.

“하아-! 그건 또 어떻게 사용을 했지?

하복부의 마력의 원을 조정할 신력이 부족할 것인데?”

나야 그가 준 마도와 차원의 권능의 동시운용으로 가능하지만, 여신들의 하복부의 신력의 원을 활성화하거나 마도권능을 부여하려면 적어도 2써클 이상의 권능과 신력이 필요하다.

주신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그래서 마력부족으로 고민을 하더니 마도구를 하나씩 만들어서 나누어주고 직접 몸에 넣게 했습니다.

권능의 발동이 아니라 신력의 원에서 정기를 흡수한 마도구의 위력이라 보시면 정확합니다.’

띠이잉-!

약간 머리에 충격이 오지만 절로 고개가 끄덕이는 방법이다.

하복부의 마력의 원에 직접 개입을 못하면 정기만 활용하고 마도구로 발동시키는 구조다.

물론 직접 발동을 시키는 것보다 당연히 수준이 떨어지지만 보조의 역할이라면 문제가 없다.

출산의 준비가 필요가 없어 오로지 머리에 신력의 원이 집중된 남신은 불가능하지만 하복부에 또 다른 신력의 원을 가진 여신들이라면 제한적인 추가 권능을 부여할 수 있다.

본인들의 은밀 권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제작자가 현혹의 마도를 가진 메데이아에 특정대상에 특화시키면 아무리 나라도 당연히 검색이 힘들다.

“그런 수가 있었나?

그래서 아예 검색이 안 되었군.

적어도 특정영역에 집중하면 0.5써클 정도는 강화가 되겠어.”

원인은 알았으니 해결도 간단하다.

주변의 정령신황과 거신족의 주신들이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아까 엔릴의 은밀 권능을 복사한 전능신족의 정령신황은 잠깐사이에 숙련도를 올렸는지 거의 최고의 능력을 보이고 있다.

놀라운 신체의 성능에 감동하여 상기된 표정으로 보고를 한다.

“나머지도 무척 흐릿하지만 추적은 바로 가능합니다.”

전능신족의 권능 복사 능력이 있고 이들은 차원의 권능도 어느 정도 감지가 가능하니 역시 추적이 가능한 모양이다.

나의 검색을 회피한다고 특화시키다 보니 동일 권능을 가진 이들의 탐색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설마 그녀들도 내가 혼자가 아닌 정령신황들을 잔뜩 끌고서 추격을 할지는 몰랐을 것이다.

나도 전뇌신이 어설픈 방해를 한 대가로 이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벌써 전뇌계에게 난리를 치며 책임을 지라고 했겠지.

“일단 쫓아라.

반드시 죽이지 말고 제압하라.

결계막을 외부에서 돌파하는데 발각이 되어서 바로 도망을 쳤을 것이나 정령계 대기소에서는 장거리 공간이동이나 초고속 이동이 불가능하니 이동 중일 것이다.

그리고 겨우 회복하여 정기가 부족한 신체로는 유격화산의 권능을 돌파하지 못하니 어차피 정문으로 밖에 가지 못한다.

그들을 잡기만 하면 비록 그 신체를 능가하지는 못하나 버금가는 신체를 만들 기반을 전수해준다.

그리고 그 신체 역시 유사시에 사용이 가능하게 허락을 해주겠다.”

“반드시 잡아내겠습니다.”

그의 칭호의 부분 가동으로 모든 제약을 풀린 내 몸을 기반으로 조정된 신체가 주는 강대함에 매료된 정령신황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이동을 한다.

특히 전능신족의 정령신황들의 표정은 결연한 표정이다.

저 신체를 얻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할 표정으로 전력을 다해 추적을 하며 이동을 한다.

그 뒤를 거신족의 주신들이 따라서 이동을 하자 혀를 내밀며 꼬리를 흔들고 있는 늑대신만 남았다.

‘과거 신족의 권능의 문제점을 대부분 해결한 신체니 필사적이군.

잡는 것은 걱정이 없겠어.

저 신체는 고유권능조차 모두 복사하고 숙련도도 순식간에 상승한다.

제한이 없는 주신의 신체는 정말 무섭군.

신체의 기본적인 재능만으로는 최상급이다.’

과거 신족의 문제점은 너무나 간단하다.

나도 경지가 높아지고 안 일이지만 어떤 권능도 신체의 단련이 떨어진다면 그 효과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끝없는 단련도 답이지만 전능의 휘처럼 끝없는 재능을 가진 자는 거의 없기에 제한된 신체를 가진 대부분의 존재들은 불가능한 일이다.

해결책은 오로지 하나다.

제한이 없는 신체를 가지고 끝없는 단련을 한다.

이미 제한이 있는 신체를 가졌다면 내가 이들에게 넘겨준 신체처럼 재조정을 받으면 된다.

그렇게 제한 없는 신체를 가진 신들이 부모가 되면 태어나는 자들도 제한 없는 신체를 가지게 된다.

그러면 혼혈이 발생하기까지 일족 전체의 고유 특성이 되고 능신족이 될 것이다.

‘일단 가이아나부터 치료하면서 재조정을 해보자.

다행히 전능의 휘와 전지의 성의 자료도 거의 확보를 했으니 수월하겠어.’

그나마 신계에서 명망이 높은 것이 가이아나다.

아니, 거의 유일하다.

상급 주신의 신력뿐만 아니라 제대로 카르마의 ‘극선’을 유지하고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더구나 500주우주의 창조신장과 대등한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강대한 전능의 휘가 이끄는 전능신족의 일원이기도 하니 결코 홀대를 할 수 없다.

물론 예비 창조신인 나보다 높은 발언권을 가질 수 는 없지만 신계에 온화한 안주인은 필요한 법이다.

지금도 급격한 신계의 확장과 발전에 헉헉거리며 따라오기 애를 먹고 있는 신계의 신들이 포기하고 나가떨어지면 곤란하다.

그러니 챙겨주는 상위자도 필요하다.

내가 사회성이 부족하고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니 그것을 메울 존재로서 안성맞춤이다.

그러다 신계의 신들을 이끌고 신계 주신의 자리를 빼앗으려 덤비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신계의 신들 전부가 덤벼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만큼 내가 강해지면 모두 해결된다.

좋은 발전의 자극이 될 것이고 그러다 안 되면 다 포기하고 도망가면 된다.

어차피 어설프게 타협하며 살면 그에게 주기로 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어림도 없다.

하지만 이들까지 신계에 전부 포함된다면 과연 통합을 할 만한 존재가 있을까?’

내가 정령계에 오면서 거둔 기계주신들과 정령대기소의 대기신들, 정령신황과 이계 정령신들까지 합하면 현재 신계를 뛰어넘는 전력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는 저들까지 합하면 감당 못할 수준이 된다.

여신과 남신이 대립하고 있는 신계의 현 상황은 내가 아무리 힘으로 내려 눌러도 해결이 안 된다.

뿌리 깊은 불신과 경계는 2단계 신계 승급에 따른 직위 상승의 욕구로 멈추어 있을 뿐이다.

오로지 공동의 적에 준하는 위협이 등장해야만 감정싸움을 멈추고 합동을 할 것이다.

그러다 잘못되면 어떻게 하냐고?

여신과 남신들이 서로 싸우고 새로 유입된 신들까지 삼파전의 개판이 될 확률이 크다.

하지만 신계 주신인 내가 있다.

‘신계 주신이 허락하지 않은 투쟁에서 패배한 신은 전부 신체의 정기를 회수하고 정령계로 내쫓아 버린다.

신계의 발전을 위해 강한 신이 많이 필요하기에 신계 주신은 강자의 편을 든다.

이것이 억울하면 너희들이 싫어하는 상대보다 강해지도록 노력하라.’

그렇게 하면 간단한 일이다.

어차피 사회경험이 전무한 내게 신계 주신으로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방법은 독재와, 거기에 따른 불만을 무마할 비교할 수 없는 이익의 제공뿐이다.

어떤 천재도 아무런 실패나 경험 없이 신계를 다스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도의 강화나 권능의 개발 이상으로 신계나 신들 관리는 어렵다.

더구나 나는 본래 인간이기에 신족들에게 존경심을 받기보다는 우습게 여겨질 확률이 크기에 더욱 그러하다.

적어도 창조신 이상이 되어야만 이 꼬리표가 사라질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3명의 정령신황과 수십 명의 정령신왕들의 신령이 나의 주위에 내려서며 허리를 숙인다.

아까부터 힐끔거리며 주변에서 확인을 하던 존재들이고 대부분이 투신인 남신들에게 가혹한 정령계의 특성상 다 여신들이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의지를 교환하더니 결국 의사결정이 끝난 모양이다.

“저희들에게도 저 정령신황과 같은 신체를 주십시오.

그럼 어떤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세상이 이런 것이다.

지위와 힘이 있고 권능이 강대한 자에게는 도움을 바라는 자들이 반드시 많이 온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충성을 받는다.

물론 이런 이해로 형성된 관계는 당연히 기간 한정에 언제든지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안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중간계 출신의 이질적인 신이며 신계를 다스려본 경험이 아주 없는 지금 나에게 가능한 것은 이것 밖에 없다.

어설프게 책이나 지식 전수의 간접경험으로 대응을 했다가는 단숨에 파국이라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실제로 사기꾼 주신이 당한 것도 비슷한 경우이다.

괜히 투신이 인품 좋은 신계 주신을 연기했다가 완전히 꼬인 경우다.

차라리 처음부터 약육강식의 진정한 전신으로서 신계에 군림했다면 그렇게까지 당했을 리라 없다.

투신은 투신 나름대로의 신계주신의 길이 있는데 관리신이 쓴 책과 자료만 믿고 정치흉내를 내려 하다가 자기 발등을 찍고 거기다 신력까지 저하되어 버렸다.

과거 여주신들이 처음 신격을 드러내고 압박하며 협상을 제안했을 때는 사기꾼 주신의 전력이 오히려 위였다.

그 뒤 협상을 통해 주도권이 여주신들에게 넘어간 뒤 전력 차가 장기간에 걸쳐 역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전장의 투신답게 어울리지도 익숙하지 않은 정치적인 협상보다 사생결단을 내려고 했다면 결코 여신 전용의 개판인 신계까지 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신계운용을 해보지 못한 경험부족이 부른 실수다.

이 문제는 용병신 출신인 모든 신계 주신에게 공통이라 대신 신계를 관리해 주는 신계관리주신이라는 직위가 생긴 것이다.

물론 저 신계관리주신도 관리를 못하면 바로 반란을 당한다.

나와 동맹을 맺은 정령계 대기소의 신계 주신이 반려와 부하들에게 당한 것처럼 말이다.

‘이걸 예상하고 경험부족이라서 독자적으로 홀로 움직일 수 있는 창조신이 될 때까지 생존 마탑에서 전뇌계가 주는 의뢰나 가끔 해결하며 마도의 수련이나 하려고 했는데 계속 상황이 꼬여가니 어쩔 수 없군.’

위이이이잉-!

차원 공간에 겹겹이 봉인을 하고 제압해둔 2명의 이계 정령신을 꺼냈다.

원인도 알았고 문제도 알았으니 해결을 할 시간이다.

그리고 내게 신체를 대가로 절대충성을 맹세한 이들도 시험을 해야 한다.

아무리 이해관계에 의한 충성의 맹세를 받는다고 해도 아무나 받아들일 수 없다.

이들은 물론 이미 과거 주신급 이상의 강자로 공인받았지만 골라내어야 한다.

‘강자도 2종류다.

하나는 이미 태어났을 때부터 강한 자이고, 다른 하나는 약자가 강해진 경우다.

태어났을 때부터 강자는 전능의 휘와 같이 타고난 지배자이기에 나의 밑에 둘 수 없다.

진정한 지도자는 자기보다 뛰어난 인재를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던데 가장 개소리다.

뭐하려 인망 있고 능력 있는 인재가 자기보다 못한 상위자 밑에서 열심히 일을 하겠는가?’

반란과 배신은 필연이고 능력 있는 하급자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를 따르는 세력이 자동적으로 그렇게 만든다.

그리고 쓰러지거나 쫓겨나는 상급자에게 어쩔 수 없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명분까지 챙기면 끝장을 내는 것이 상급자보다 유능한 하급자가 하는 짓이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을 오리진으로서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혈족이나 일족이 필요하지만 칭호를 받은 나에게는 권능의 전수가 온전히 불가능하니 꿈에 불과하다.

다행히 그런 유능하고 인망 있는 신이 중간계 출신의 내게 올 리도 없으니 신경을 끈다.

솔직히 문제가 넘치는 이들도 감지덕지이니 어떻게든 잘 운용하면 된다.

결국 이런 입장의 내가 관리하는 지금 급속도로 최고위 신계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약자가 강해진 유형의 강자가 필요하다.

약자가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다.

‘강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과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각오이지.

각오가 없는 강자는 결국 제자리걸음만 하고 타인의 발목을 잡게 된다.’

자신의 허락이나 거부의 말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정령신황들을 보며 조용히 이계 정령신들에게 양팔을 뻗었다.

일단 강제계약을 맺으면서 어긋났던 관계를 되돌려야 한다.

끝까지 이계의 정령신들이 저항하여서 싸워 쓰러트리고 맺은 계약이기에 너무나 내게 불리하다.

쌍방이 동의하지 않는 강제계약은 그의 카르마가 약자에게 부여하는 카르마의 보정을 받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일단 카르마도 긍정적으로 조정되고 알게 모르게 약자에게 해택이 많다.

거기다 그 당시 종합 카르마가 ‘악’인 내게 추가로 엄청난 계약상 불이익이 부여되었다.

그때 이들과 계약한 카르마의 계약서의 내용은 본래 이랬다.

‘계약자는 정기를 보급하는 대신 정령신은 절대 복종을 한다.’

그런데 거기에 나의 종합카르마가 ‘악’이란 점과 강제계약의 부작용, 정령신의 약자의 보정까지 붙어서 치명적인 악성조건이 자동으로 붙었다.

‘하나 계약자의 카르마가 악이므로 정령신은 절대 복종을 할 필요가 없으며 계약자에게 계약의 유지를 위한 노력의 의무를 부여한다.

또한 계약자보다 카르마가 위인 정령신을 위해 조력할 의무역시 부여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내가 당연히 핏대를 올리며 항의를 했다.

‘뭐야-!

그럼 정령신의 계약이 아니잖아-!

나보고 이들의 신으로서 복귀를 도우라는 것이잖아?

안 해-!

취소야-!’

그런데 설마 카르마의 계약의 중간관리를 창조신님이 직접 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특이사항이 발생하자 바로 직접 대답이 날아온 것이다.

‘종합카르마가 악인 존재에게 계약의 조정이나 취소, 선택권 따위는 없다.

본래 계약조차 할 수 없으나 개인 성향이 ‘선’이라서 아주 특별히 허락한 것이다.

그러니 닥치고 카르마가 너보다 위인 정령신들의 복귀를 도와라.

아니면 당장 카르마에 대한 질서의 도전으로 처분을 해줄까?

아주 카르마 수준이 아슬아슬하구나.’

‘하겠습니다.

계약만 되어도 감지덕지가 맞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카르마의 계약서가 사무적인 말투에서 벗어나 중간 관리자의 험악한 살기를 품자 어쩔 수 없이 수긍한 계약이다.

먼저 정령신의 계약과 동시에 발동되는 강제 명령권은 고사하고 동의가 없으면 명령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생존마탑을 만들 때도 당연히 반대를 할 것이기에 아무 도움도 못 받고 내가 알아서 대체해야 했다.

계약의 존재 자체로도 10써클 “나의 세계를 여기 구현하니 따를지어다."를 사용을 할 수 있지만 너무나 부조리하다.

그리고 정당한 명령을 해도 추가로 정기를 주어야 한다.

배교자의 처단은 신족에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기에 나섰지만 엄청난 양의 추가 정기를 지불을 했다.

그 때 받은 정기로 이들이 신체까지 회복을 한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유지뿐 아니라 발전까지 책임을 져주어야 했다.

이들이 워낙 강하다보니 유지 정기가 엄청나다.

거기에 이들의 권능을 대가로 나의 차원의 권능과 지식까지 개방이 되었다.

정령신 계약을 하다가 이렇게 되어버리니 정신이 확 깨었다.

본래 이들과 계약하고 대공동의 마탑을 포위하고 내 목숨을 노리는 하이엘프 제국을 쓸어버리려고 했는데 바로 포기하고 용병신을 뛰며 카르마 벌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계약자에게 일방적인 유리한 정령신의 계약까지 그 꼴이면 무슨 짓을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신계에 대한 복수보다 생존마탑의 건설로 목표를 바꾸었다.

그런데 내가 ‘극선’이 되고 최고위 주신이 되고나서까지 최초의 강제계약이 유지되어 권능의 공유와 지식까지 일방적으로 이들에게 유리하게 흘러간 모양이다.

이렇게 과거보다 더 강대한 힘을 손에 넣고서 정령계를 뒤집을 정도니 말이다.

지금 확인을 해보니 카르마가 ‘극선’이 되고나서도 과거 강제계약에 따른 조항들이 살아있다.

정상적인 강제명령권만은 되돌려 받았으나 역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정령신 계약해제를 바란다.

나의 이름은 스스로 버려 없으나 나의 칭호만은 남았노라.

‘고귀하고 위대한 흑마도사’의 이름으로 맺은 이계 정령신과의 계약해제를 원한다.”

이계 정령신의 머리에 손을 얹고 이 골치 덩어리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계약을 풀어간다.

이제 ‘극선’이 되었으니 더 이상 이런 불공정한 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카르마의 계약을 알리는 황금빛의 양피지가 대답을 토해냈다.

“정령신에 사전설정에 의해 자동 거부되었습니다.

강제계약은 강자의 의사에 따라 가능하나 제한이 걸립니다.

해제는 약자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먼저 합의를 보시기를 권고합니다.

조정을 거치고 합의 후에 재요청 바랍니다.”

“…….”

휘이이이이잉-!

황금빛의 양피지가 사라지고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친다.

생각해보니 이들이 정령계에서 도망친 사유 중에 가장 큰 것이 이것이다.

아무리 정령계와 원수가 되어도 이렇게 탈주를 감행할 정도로 약한 마음을 가진 정령신들이 아니다.

모두와 끝장을 보려고 하면 했지 도망은 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힘의 기반이 된 내가 신계주신이 된 이상 이런 일방적인 불공정 계약을 유지할 리가 없다.

실제로 신계 주신은 개인적인 사정을 봐줘서는 안 되는 자리이기에 이계 정령신들과 계약을 갱신을 가장 먼저 하려 했다. 하지만 워낙 일이 많이 발생하였고 어차피 정령계로 모집을 하려 와야 했기에 같이 처리한다고 뒤로 미루었다.

강해진 이상 이들에게 주는 정기는 크게 부담이 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당연히 이들에게 그런 의사는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나 너무나 유능하고 머리가 좋다보니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눈치를 채고 정령계에 내 신력이 느껴지자마자 튀었다.

거기다 전뇌계의 멍청한 관리자가 나를 전능의 휘의 전장에 보내려고 압박용으로 훼방을 놓는다고 신체까지 해방을 시켜주자 망설일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실로 대단한 행동력에 결단력이다.

겨우 정령신왕들에게 예비 창조신이 이런 계약을 유지할 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바로 탈주를 하다니 말이다.

그 유능함에 찬사를 보낼 지경이다.

당한 것이 나만 아니라면 말이다.

저절로 이가 부득 갈려지고 신력이 날뛴다.

“계약해지의 자동거부라고?

뿌드드득-!

말도 필요 없고 정말 해보자 이거지?

지긋지긋한 과거는 도저히 쉽게 떨쳐지지 않는군.

이번에 어떻게든 정리하고 정상으로 되돌린다.”

강제계약이 여파와 과거 카르마가 악인 시절의 제약이 계속 따라 붙는다.

이제 보니 이들이 도망치면서 약자로서의 권리까지 발동한 모양이다.

그럼 그 대상인 나는 소재파악뿐 아니라 인식조차 흐려지는 것을 보니 단순히 마도구의 특정대상 은폐를 뛰어넘었다.

과거 내가 용병신시절에 자주 애용하던 약자의 보호정책이다.

불공정 계약을 한 강자는 약자의 위치를 찾을 수도 알 수도 없다.

이런 카르마의 계약의 보호에 의해 2써클 위의 상대를 쓰러트린 나의 권능을 노린 마신왕조차 나를 인식하지 못하고 내가 전쟁터에 나설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나 역시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직접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약자시절 그 유용하던 도움이 이제 강해진 나에게 제약으로 다가온다.

만약 정령신황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들을 발견조차 못했을 것이다.

예비 창조신의 1,000억이 넘는 신력의 파동에 정령신왕들이 황급히 무릎을 꿇고 복종의 표시를 한다.

신족의 본성은 창조주에 대한 복종이며 상위자에 대한 충성이며 질서의 유지이다.

그러니 신체를 잃고 정령신으로 전락한 자신들의 수십 배를 능가하는 신력을 가진 예비 창조신이 발산하는 전력에 무의식적으로 복종을 하는 것이다.

그런 그들의 신령의 일부로서 머리카락을 잘라서 나의 근원의 지팡이로 빨아들인다.

한 번 최종마도 ‘’을 해본 이상 추가 영창지원을 할 정도의 신령을 채우면 나머지는 극히 일부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리고 추적을 하는 자들에게 팔 다리의 신체도 되돌리고 일부만을 접수했다.

이러면 추적을 더 빠르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모두 받아들인다.

하나 조건이 있다.”

긴장의 눈빛을 멈추지 않고 나를 올려다본다.

저 심정을 잘 안다.

그나마 유리한 계약을 따내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고 선택을 기다리던 내 모습이다.

그랬던 내가 계약의 주체가 되어 과거라면 잘 쳐다보지도 못할 신분을 가졌던 자들에게 절대복종의 계약을 맺고 있다.

역시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언제인가는 광명이 온다.

하지만 지금 감상에 젖을 여유가 없다.

병력이 더 필요하다.

“이계의 정령신들을 이길 수 있는가?

아니, 잡아서 데려올 수 있는가?

그럼 일시적으로 저들과 같은 신체도 부여해 주겠다.”

“물론입니다.

신체만 돌아온다면 반드시 잡아서 바치겠습니다.”

“그들의 토벌은 저희도 갈망하는 바입니다.”

머리를 더욱 조아리지만 숨길 수 없는 투기와 살기가 몰아친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난리를 쳤기에 내게 압도당한 상태에서도 이런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보낸 10명의 정령신황들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객관적으로 판단해도 잡는 것이 무리다.

카르마의 법칙의 약자의 수호가 없다고 해도 하복부의 신력의 원을 마도구로 발동한 은밀의 권능은 주신이 감지할 수준이 아니다.

거기다 정령신황들을 동원하여 엔릴과 아르테미스를 잡은 것을 안 지금 메데이아가 나만을 특정해서 발동시킬 리가 없다.

다행히 엔릴은 잡아서 속도는 늦추었지만 현혹의 마도의 권능을 동원하면 그들을 피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전능신족의 정령신황이라고 해도 마도의 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탐지가 어렵다.

내가 카르마의 약자 수호의 불인식의 제약이 걸린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수로 밀어붙이는 것뿐이다.

“11서클 ‘주신의 강림(Advent of Master gods)’.”

어차피 발동되고 있던 마도이기에 추가 신체 부여는 쉬운 일이다.

돌아온 주신의 신체에 환호하는 정령신왕들을 쳐다보며 명령한다.

“조건은 앞의 자들과 같다.

그 신체에 버금가는 신체를 만들 법을 알려주고 유사시 사용이 가능하게 해주겠다.

그러니 가서 잡아-!

정당한 계약해지조차 거부한 이계 정령신들이 정령계 대기소를 벗어나 본래의 세계소로 돌아가기 전에 어떻게든 막으란 말이다.

이 늑대신이 냄새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니 앞세우고 빨리 쫓아라.”

아까부터 이 늑대신이 꼬리로 날리는 먼지는 도저히 못 참겠다.

아니, 이 간사한 늑대신이 내게 주인님이라고 아부를 하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면서 먹이로 남긴 꼬리에 독을 바른 느낌이 자꾸 밀려온다.

정말 내 앞에 있는 이들이 엔릴인지 아르테미스인지 확신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카르마의 약자수호의 권능인지 메데이아의 현혹의 권능인지 자꾸 인식이 불일치되고 있다.

거기다 내 ‘전투예지’와 ‘희생감수’가 자꾸 불길한 예고를 한다.

함정에 빠졌다는 감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감각의 주체는 저 순진한 눈망울을 만들며 애완견처럼 혀를 내밀고 꼬리를 흔들고 있는 늑대신이다.

분명 저것이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는데 차분하게 조질 시간이 없다.

아니, 나의 마도를 대부분 아는 메데이아가 대책 없이 나에게 던져줄 리가 없다.

용량문제로 이들이 여기 남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나의 최대출력은 1,000억이다.

그들이 아무리 강해도 겨우 50억 안팎이고 다섯이 합쳐도 250억이 안 된다.

그런데 나를 통과시키기 위해 열린 정령계의 문은 안전을 위해 2배인 2,000억 이상으로 크게 열린다.

그럼 충분히 같이 도망칠 수 있는데 이 2명은 남아있다.

동료를 위한 희생 따위는 죽어도 할 성향이 아니니 결국 속임수라는 것이다.

‘트루 엔드 데스(True and Death)로 죽든 말든 상관없이 심문해 볼까?

아니, 분명 대비책을 세워두었을 것이니 시간낭비다.’

트루 엔드 데스(True and Death)도 무의식까지 진실로 믿고 있으면 소용이 없고 그런 현혹은 메데이아의 주특기다.

그러니 이것도 곁에 두면 분명 무엇인가 계속 헷갈리게 할 것이다.

지금처럼 꼬리로 땅을 쓰며 나름대로 귀여움을 받겠다고 애교를 부리면서 혼란을 부추기면서 말이다.

“너도 꼬리 그만 흔들어-!

먼지 그만 날리고 당장 앞장서서 달려.”

뻐어어엉-!

“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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