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39화 (150/2,000)

제 239화

11권

종이짝처럼 펴진 신령들이 다시 구겨진 종이처럼 마구 일그러지면 겹쳐간다.

이제 짜증을 숨기지 않는 차원의 주신이 공간을 조작하며 벌리는 일이다.

최고위 주신으로 온전한 출력을 내는 이상 주신의 신령 따위의 처리는 쉬운 일인데 이들의 귀가 꽉 막혀 자신들의 말만 하는 것에 슬슬 질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이들과 같은 소리를 하는 자들에게 당한 과거가 가장 짜증나고 위험했다.

목숨의 위험을 감수한 용병의 대가는커녕 오히려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고귀한 희생 따위는 전장에서 본 적도 없고 이들의 말에 감동한 아무 것도 모르는 순수한 자들만 죽어가고 그 수가 많을수록 이들의 위치는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

승리를 위해 결사항전을 외친 이들이 서있던 곳은 가장 안전한 후방이었으며 감동적인 말에 선동당해 흥분한 철없는 것들이 무조건 돌진하는 바람에 이길 싸움도 위험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전장에서 선봉에 서지 않는 혁명가 따위는 독극물이라는 알게 되었지.

이들은 끝까지 싸우다 이 꼴이 되어 조금은 양호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자청하여 신계를 희생시킨 자들이다.

더 악질이지.’

그래서 이들에 대한 처우는 너무나 차가웠다.

대놓고 이야기해서 본래 쳐다보지도 않을 부류지만 인재가 너무나 부족한 가난한 신계 주신이다 보니 뛰어난 권능과 신격이 너무나 아깝다.

물론 이것들은 철저하게 통제를 가할 생각이다.

“너희들의 정보를 전뇌계로부터 모두 얻었다.

그의 우주보다 더한 경쟁체계를 만들라는 창조주님의 명을 받아서 세부지침을 내린 승가람마님의 지침을 거부하고 반기를 들었다가 그 분에게 모두 패하고 이렇게 죽어 봉인되었지.

그렇게 너희들의 혁명은 모두 실패했고 그런 패배한 개의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

그런 자에게는 오로지 승낙의 말이 아니면 무조건 처리를 지속할 뿐이다.”

“차라리 소멸시켜라.

죄 없는 희생자들을 양산하는 그의 지침을 따르는 권력의 개야-!”

“또 권력의 개라고?

주신계에 아부 해보았자 약해지면 외면당하고 바로 인증전으로 처분을 당하는 끔찍한 상황인데 개 노릇을 내가 왜 하냐?

결국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내가 강해지고 유능해지며 끝없이 승진하는 수밖에 없다.

거기다 나는 출신이 중간계에 흑마도사라 아무런 지원 없이 신계에서 홀로 커야 하니, 모시는 상위자들마다 까다롭기 한정 없다. 그리고 가까스로 모은 부하들은 모두 유능하면 제정신이 아니고 제정신인 자들은 모두 무능해서 이가 갈릴 지경이다.

좋은 부하신들은 다 출신이 좋은 자들이 가져가고 나는 결국 재활용밖에 답이 없어.

그러나 나는 그도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나에게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호의만으로 도움을 준 것은 그 뿐이며 그가 만든 세계는 강하고 카르마만 지킨다면 얼마든지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의 시대다.

너희들처럼 높으신 분들의 직계로 태어나 편하게 군림하던 시대는 이제 갔어.

좋은 핏줄로 잘 태어났다고 방심하면 바로 소멸이다.

하지만 너희들처럼 잘 태어나 얻은 권력이라는 것 좀 편하게 한 번이라도 누려보았으면 정말 좋겠다.

출신만 좋으면 충성을 바치고 유능한 자들이 구름처럼 모인다고?

누구는 성향이 어떻든 주신급의 강자를 하나라도 얻는다고 이런 곳까지 와서 이 난리를 치는데?

그런 꿈같은 시기를 한때나마 누렸던 빌어먹을 과거의 권력자들아.

굉장히 부럽고 기분이 나쁘니 다시 맞고 시작하자.

그리고 기뻐해라.

어떻게든 권력의 개처럼 강제로 부려 먹어주기로 방금 결심했다.”

빠득-! 빠드드득-!

공간이 접히며 다시 신령들의 비명소리가 울리고 점점 무표정으로 바뀌는 차원의 주신이었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정령신왕들의 모집에 짜증이 난 것이다.

전뇌계의 수작만 아니라면 이계의 정령신만 인출하고 벌써 돌아갔는데 그들 이상인 이들도 발견했으니 무시를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최상위에 속하는 강자들의 신령인데 강함과 발전만이 최우선되는 499주우주에서 정령신계에 봉인을 할 정도의 흉악범이라면 어느 정도 어려우리라 예상은 했다.

그런데 카르마에 대한 반대와 혁명의 신념을 가진 신령이라니 웃기지도 않아서 대화를 포기하고 두들겨 패기만 하는 것이다.

‘미친놈에게는 말이 필요 없고 매에는 장사 없다.

권능과 직결된 것도 아니고 단지 생각의 차이 때문에 승가람마님에게 반역하고 자신의 신계와 지역우주까지 다 말아먹은 과거의 창조신들이라니 어이가 없군.

그래도 골치 아프지만 일단은 거두어야 한다.

이들은 과거 우주에서 최고위 창조신들이었으니 잘 하면 주신성의 창조의 실마리를 얻을지도 몰라.

거기에 연산력도 올릴 수 있다.

이미 죽어서 죽지도 않으니 차라리 잘 되었군.

느긋하게 설득을 계속해볼까.

절대 이것들이 짜증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정신을 차리게 하는 데는 매가 최고다.’

고통을 부여하는 차원의 주신과 비명만을 지르는 정령신왕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둘러싸고서 흥미로운 표정으로 거신족의 주신들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물질 생명체로서 최상의 진화체인 거신족은 정신체인 신에 대한 신체의 압도적인 우위와 정신저항을 가지고 행성 위라면 신족을 압도한다.

그러나 신령상태라면 물리적으로 별로 관여를 할 수 없는데 장난치듯 자신에게 던져준 주신들은 분명 신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타격과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일단 계약자의 명령이라 공격하기는 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다.

그래서 서로의 의지를 교환하며 회의 중이었다.

‘고통만을 받게 신체의 감각만을 구현화한 마도인가?

흑마도사이니 가능한가 보군.

정말 상식이 통하지가 않아.’

‘자신을 속여 치명적인 제약을 걸어 신족을 가장 싫어하는 자가 최고위 신이 되더니 신계의 주신까지 되었다.

거기서부터 이미 비상식이었지?’

‘거기다 1년도 안되었는데 주신급에서 이미 최고위 주신을 넘어서다니?

그의 칭호로도 설명이 안 될 정도로군.’

‘우리에게 보내는 정기의 순도와 강대함은 이미 창조신에 도달하고 있어.

덕분에 거의 부활이 직전이다.’

‘그보다 부활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이지?

고향 행성에 돌아가서 원수인 신계와 신들과 싸울 것인가?

같이 싸워야 하겠지?’

‘그건……. 힘들 것 같군.

계약자의 능력평가가 정확하다면 과거의 원수들을 상대로 우리만으로는 승산이 절대 없다.’

‘그래. 정말 많이 변했어.

우리들도 과거의 우주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달을 정도니 말이야.’

‘저 정도의 능력과 권능이 이 주우주에서는 겨우 최고위 주신이라니?

도대체 창조신들은 어느 수준의 괴물들인가?’

‘이래서는 우리들이 신체를 가지고 정상적으로 부활해도 결코 이길 수 없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공간과 시간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무형의 존재를 유형화하고 마음대로 구기며 발로 축구공을 차듯 하늘로 쳐올리는 차원의 주신의 모습에 기가 질릴 정도다.

상식적으로는 자신보다 상위의 신격을 가진 존재에게 저 정도의 변형을 가하지 못한다.

저들이 아무리 신체를 잃어 정령신이 되었으며 자신들에게 당해서 권능은 사용은 못하지만 창조신의 신격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신이 인간을 다루듯이 조정한다.

신격을 뛰어넘는 권능의 강대함이 무엇인가 보여주는 광경인 것이다.

“아아아아아악-!”

“카아아아악-!”

되살려진 감각으로 전해지는 가감 없는 처절한 고통에 이제 여유가 없어진 정령신왕들의 비명소리가 정령계를 울린다.

거신족의 주신들이 주변을 돌아보니 이미 정령이나 정령왕들은 모두 멀리 도망쳐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

자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신격을 가진 신령이 지르는 처절한 비명소리에 도망을 친 것이다.

주변의 정령신도 이계의 정령신들의 수색을 중단하고 그 광경을 쳐다볼 뿐이다.

“그래 아직도 그의 발전의 카르마의 반역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이 남았느냐?

신계 주신으로서 더없이 편했던 부러운 과거를 지낸 혁명가님들아-!

충성스런 부하들이 모든 것을 해주었느니 팔다리도 필요가 없었겠지?”

찌찌지지지직-!

“아아아아악-!

이……, 이럴 수가-!”

신령들의 몸에서 사지가 천처럼 갈라지고 날려진다.

모든 정령신왕들의 팔다리를 모두 찢어버린 것이다.

창조신의 신령은 결코 주신의 신격으로는 어떤 신력과 권능이라도 소멸하지는 않는다.

아니, 본래 타격도 불가능한데 이제 본질까지 훼손하고 있다.

오직 창조신장이상의 존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차원의 주신이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 잘려진 자신들의 신체의 일부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는 정령신왕들의 귀로 천둥과 같은 선고가 울린다.

“나의 권능은 ‘차원’이다.

하나 너희들이 알고 있는 단순한 시간과 공간을 조정하는 결계가 아니다.

그에게 받은 마도로 얻은 나만의 차원의 권능의 진정한 힘은 ‘법칙 창조’와 ‘세계 구현’이다.

비록 제한된 11써클이라 나와 연계된 법칙을 바꾸지만 광역으로 법칙을 조정한다.

카르마조차 일부 회피가 가능한 나만의 마도이며 권능이다.

그런 내 앞에 불가능은 없다.

오로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신력이 끝없이 정련되면 더없는 빛을 발산한다.

주신으로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신력의 순도를 가지고 일부지만 주우주의 법칙을 배제하고 창조신의 신령의 본질은 훼손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일부 변형된다.

창조신의 신령은 주신은 절대 파손이 불가능하다는 법칙을 차원의 주신만은 가능하다는 것으로 바꾸고 그대로 갈기갈기 찢어발긴다.

“나 역시 이 주우주가 절대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다.

아니, 솔직히 너무 경쟁만 강조하고 힘들게 살게 해서 무척 불만족스럽지.

하나 그것은 일면에 불과하다.

그가 만든 카르마의 법칙은 너무나 거대하고 순수하기에 끝없는 발전을 이끈다.

그이 영역에 든 주우주들의 수준은 이미 1써클 이상으로 강해지고 생명역시 100배로 늘었다.

그 와중에 죽어간 자들은 위에 군림할 자격이 없고 발전된 세상에 살 자격이 없는 무능한 자들에 불과하다.

너희들의 혁명역시 거기에 적응을 못한 어리광에 불과하지.

그 무능한 것들을 이끌고 무엇을 이룰 수 있나?

겨우 일반 창조신의 방어신계를 창조신장이 전 세력을 이끌고도 돌파를 못하고 희생만을 늘리는 더없는 한심한 결과를 내는 졸작들뿐이다.”

팔 다리가 모두 제거되고 몸통과 머리만 남은 정령신왕들이 허공에 떠오른다.

처음 당해보는 처참한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공황상태에 빠져 당황할 뿐이다.

“신계 주신인 나는 그런 한심한 것들이 상위자를 군림하여 수준이 떨어져가는 신계 따위는 용납하지 않는다.

너희들에게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은 주신성을 넘어서는 창조신성의 가는 길이다.

나의 창조신이 되는 길을 너희들의 권능과 신격으로 열어라.

그러면 정당한 대가를 주고 신체와 신력을 회복시켜 주리라.

그러나 끝까지 거부한다면 이 상태로 강제 활용해 주지.

약간 효용성은 떨어지지만 나의 카르마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는 하위 주신들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

근원의 길잡이-!”

이마에서 붉은 빛이 휘황하게 빛난다.

그리고 약간의 핏방울이 배어나오며 금속체의 끝이 들어나자 더욱 빛이 강해진다.

이마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바늘과 같은 모양의 금속체가 커지며 그대로 오른손에 지팡이 형태로 쥐어진다.

붉은 보석의 봉처럼 빛나는 지팡이로 모습이 바뀐 ‘근원의 길잡이’를 휘둘러서 신혈을 끝에 모았다.

신령의 흡수를 위한 준비단계이다.

“나의 마도의 지팡이다.

그 기능은 사령의 대량 영구보관과 나의 마도와 연산력의 보완이다.

본래 근원학파의 과거 종주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었으니 딱 좋구나.

어차피 7써클도 안되어서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잔소리만 하더니 잘 되었어.

재질도 정련된 데몬 아다만티움으로 강화했으니 너희들도 충분히 감수한다.

마지막으로 너희들에게 명령한다.”

차원의 주신의 신력이 서늘한 살기를 더해간다.

“너희들이 말한 권력의 개의 개가 되어라.

내가 지시하는 어떤 지시도 수행하며 신계의 발전에 전부를 희생하라.

그래서 더 많은 대가를 받고 높은 직위에 올라서 본래의 강함을 회복하여 이 주우주의정상에 서서 자신의 신념대로 세상을 원하는 대로 정상적으로 바꾸라.

그럴 노력과 희생을 하지 않고 비슷한 것들끼리 편하게 모여서 기회와 혼란만을 부추기 지마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착한 존재들을 현혹하여 앞장세우지 말고 자유와 평등을 위해 자신부터 희생하란 말이다.

이 독극물 같은 일상의 반역자들아-!”

꽈아아아앙-!

가볍게 휘두른 지팡이에 허공에 떠 있는 팔다리가 잘려진 신령들이 모두 겹쳐져서 관통되어 땅에 박혀든다.

신령의 중추가 모두 꿰어져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정령신왕들의 경악을 했다.

신령을 관통하는 근원의 지팡이가 신령을 흡수하려는 시도에 기겁을 한 것이다.

이 잔혹한 최고위 주신은 정말 자신들을 이곳에 흡수시켜 강제 활용할 생각이란 것을 깨달은 것이다.

차원의 주신은 폭풍과 같은 선고는 계속된다.

“최후의 정당한 기회를 잡기 위해 권력의 개의 개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카르마의 질서를 뒤흔들고 내가 관리하는 신계에 혁명을 일으킬 신념을 지킨다고 한다면, 이대로 모두 ‘근원의 길잡이’에 봉인하고 너희들의 권능과 연산력만 잘 사용해 준다.

신족다운 정상적인 계약이 아니라고?

걱정하지마라.

나는 자비롭고 관대한 모범적인 빛의 주신이며 공정한 신계 주신이다.

이렇게 강제 활용을 하나 내가 창조신이 되면 신체와 신력을 복구시켜주는 대가가 너무나 후한 계약이다.

단지 이 속에서 계속 잠들어 있고 깨어나면 너희들은 모두 주신으로 돌아와 있을 것이고 강자로서 이 주우주의 일원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전뇌계와 주신계는 이러면 불만은 없겠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대답이 들려온다.

그 대답에 정령신왕의 표정이 완전히 절망에 물들어갔다.

이 주우주는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이익과 강자만을 쫓아서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아니, 그의 카르마에 반항하여 반대한 자신들에게는 아무리 과거 창조신이었다고 해도 어떤 보호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발전의 카르마에 합당한 판단이며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빛의 최고위 신계 주신다운 공정한 처분이십니다.

극히 위험한 반역자들까지 활용하여 신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신계의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제발 전능의 휘님의 전장에 참전을 부탁…….”

삐이이익-!

주신계의 전언을 강제로 끊어버린 차원의 주신이 근원의 길잡이로 땅에 박힌 신령들을 굽어보며 말한다.

“권력의 개의 개가 되라는 요구에 대한 승인을 하겠는가?

아니면 근원의 길잡이에 봉인되어 나를 돕겠는가?

이제 어느 쪽을 선택하든 나는 상관없다.

바로 대답하라.”

하나 거부라는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과거가 모두의 머릿속에서 스쳐갔다.

이것과 같은 상황이 과거에도 있었다.

자신들이 일족을 이끌고 창조신인 시절에 ‘가람’의 칭호를 쟁취하고 전대의 창조신장을 타도한 승가람마가 말했다.

모든 창조신이 집합한 상태에서 전달된 창조주님의 의지는 충격이었다.

‘창조주님의 지시로 오로지 발전과 강자만을 중시하는 새로운 질서의 우주에는 강자만이 우선된다.

대신족에 대항하기 위해 강자들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악마족을 마신족으로 인정하고 이 주우주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

신계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죽이고 따르라.’

거기에 대한 대답은 자신들의 대답은 지금과 같았다.

아무런 세력도 없이 본인의 힘만으로 창조신장의 자리를 얻고 창조주의 인증까지 받은 그에 대한 불만역시 폭발했다.

‘자신의 오리진을 타도하고 영광의 자리를 빼앗은 부덕한 자의 지시 따위는 듣지 않겠다.

타락한 악마족을 인정하라니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와 망언을 사죄하라.’

용서할 수 없는 타락한 악마족을 인정한다는 선포에 그 자리에서 신족의 6할이 반란 결정에 찬성하고 승가람마를 포위했다.

그리고 그때 ‘진멸’이라는 창조신이 나섰다.

이 자와 비슷한 삼엄한 투기를 가지고 일족 앞에 막아선 것이다.

거기에 증오스런 마신황제까지 ‘진마’란 칭호를 보이며 나타났다.

‘걸려든 것은 겨우 6할인가?

가급적 이들 전부이기를 바랐는데 이것 참 나중에 1번 더 일해야 하겠군.’

‘모두 신체를 빼앗고 새로운 우주를 위한 정기로 바꾼다.

신족의 체제를 개편한 후에 마신족과 장기 계약을 위한 계약금을 지불한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의 마신황제의 말이 뒤를 이었다.

‘이거 정말 할 생각이었어?

절반이 넘는 창조신들과 일족들을 모두 죽여 정기로 바꾼다고?

너희들은 신족이지 마신족이 아니라고.

그의 전장에서 반역자들과 싸우다가 어디 잘못 맞았냐?

미친 것 아냐?’

‘넌 마신족이나 잘 정리해라.

우리 일에 관여하지 말고 말이야.’

‘지금 저들과 우리 행동의 모든 것은 신족을 위해서다.

저들이 반란을 벌인 것은 신족의 명예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처단하여 정기를 회수하는 것은 신족의 번영을 위한 것이다.

악마족의 인정을 막기 위해 6할이 넘는 창조신들이 모든 일족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켜서 끝가지 저항을 하며 모두 토벌되었으니 외부의 누구도 비난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반란 끝에 자신의 약함에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일족 전체의 신체를 스스로 바친 위대한 결정은 신계의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고 그 희생역시 길이 전해질 것이다.

그렇게 신족의 역사는 기록되어지고 저들은 위대한 시작을 위한 희생자로서 적혀질 것이다.

명예를 목숨보다 중시하는 영광스런 과거의 신족에게 선고한다.

숭고한 이상보다는 참혹한 현실의 타파가 우선이다.

과거의 창조신장은 어떻게 했는지 모르나 나는 다르다.

신족의 오리진으로서 신족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다면 기꺼이 피의 길을 가겠노라.’

일족 전체를 이끌고 반란을 일으킨 자신들을 완전히 무시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대답에 일순 넋을 잃었다.

정기가 대규모로 필요해서 반란을 부추긴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무 세력도 없이 단 둘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떠오르자 ‘진멸’이란 창조신이 서서히 움직이며 외친다.

‘아아-! 역사의 정리는 너희들이 알아서 하고 나는 이들을 처분한다.

철없는 것들아-!

우리가 본 그의 세계와 전장은 대가없는 희생과 희생 없는 승리 따위는 절대 없었다.

498주우주의 안쪽에는 너희들이 만족하며 삶을 찬미한 허약한 이 주우주 따위는 순식간에 점령할 강자들이 넘쳐났고 그들 역시 그에 의해 약해지면 바로 처분당하기에 치열하게 싸우고 살아간다.

너희들처럼 현실에 만족하고 살아가는 자들은 모두 사라졌다.’

처음 겪을 정도의 엄청난 신력이 모든 창조신을 압박하고 신력의 원 속에 떠오른 것은 팔다리와 머리가 분해된 인영이 그려진 끔찍한 문양이었다.

거기서 퍼져 나오는 살기와 투기는 창조신이 자신들조차 꼼짝하지 못하게 한다.

‘498주우주와 창조주님이 방금 그에게 완전복속을 선택했고 우리 창조주님이 그에게 무참히 패배하였다.

이제 이 주우주는 499주우주로 칭해지며 카르마의 법칙이 적용이 시작된다.

그리고 패배 끝에 재활용된 창조신들이 대신족이 되어 다시 복귀할 기회를 잡기 위해 모두 몰려오고 있다.

이제 분열된 의견을 조정할 시간이 없다.

그의 영역에서는 너희들처럼 결과보다 위대한 희생과 명예로운 과정을 주장하고 분열했던 신족은 모두 멸족되고 대신족만이 남았노라.

나는 신족의 일원으로서 그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

그러니 모두 죽어 정기를 신계를 위해 바쳐라.

창조주님께 반란을 일으킨 자들에 대한 처분을 지금 집행한다.’

거대한 신력의 파동과 함께, 그리고 의식이 끊겼다.

다시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신체를 잃고 정령신계라는 듣도 보도 못한 이곳이었다.

여기는 지속적으로 자체 생산되는 여유 정기를 빼앗기고 방위신계를 위해 신격을 강제 활용되는 신들의 재활용을 위한 감옥이었다.

당연히 반항하고 벗어나려 했으나 관리자와 전뇌계의 전뇌신들에 의해 위험분자로 낙인찍혀 감옥에 영구 봉인되어 버렸다. 그리고 의식이 깨어있는 상태에서 무수한 신들이 이곳으로 끌려와서 견디지 못하고 자멸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물론 자신들을 따르던 일족들도 모두 있었고 여유 정기를 끝없이 흡수당하는 희망 없는 삶에 견디지 못하고 모두 소멸 해갔다.

그 광경을 보며 세상을 원망하는 분노와 한이 차곡차곡 쌓여나갔지만 타락만은 할 수 없었다.

악마족을 마신족으로 인정할 수 없어 벌인 반란이고 혁명이었는데 자신들이 악마신이 된다면 그것은 정말로 용서할 수 없는 대죄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신념은 아집이다.

아집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일족까지 무의미하게 희생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와 같은 투기를 가지고 그의 칭호까지 가진 최고위 차원의 주신이란 이 자도 같이 행동한다.

끝없이 도발하고 반항하자 바로 처분하려 달려든다.

과거의 그때도 신족의 명예와 존속을 위한 자신들의 반항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악마족의 인정을 동등하게 하지 않고 어느 정도 차별을 둔다고 했다면 일족 전체까지 가담시키지는 않았다.

반란을 부추기고 신체를 처분당해 정기를 빼앗긴 그때와 같다.

아니, 이 자는 대놓고 창조신의 연산력과 권능만을 원한다고 말한다.

‘역시 우리의 사상은 필요 없는가?

오로지 능력만이 전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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