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17화 (128/2,000)

제 217화

10권

방금 싸우려고 했던 2명을 제외한 몇 명의 주신이 각자의 권능으로 행성을 들어 올리며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다가 그 질문에 나를 쳐다본다.

“계약 전이다.

정령계의 주신들에게 무례의 공동책임을 물었을 뿐이다.”

“그……, 그럴 수가-!”

말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으면 조금 더 올려도 되겠다.

절대 질투심으로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벌은 공평하게 혹독해야 한다.

능력에 따라 가중 부담을 해야 공정한 것이다.

쿠우우우웅-!

“카으으으윽-!”

가뿐하게 행성 하나를 올리자 이제 말도 못하고 시뻘게진 얼굴로 버틸 뿐이다.

다른 주신도 무엇인가 말을 하려하다가 행성 하나가 추가되자 입을 꽉 다문다.

용병신으로 굴러먹다 운 좋게 최고위 주신이 된 내 주제에 무슨 영광을 얻겠다고 품위 있게 대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유능하리다 믿고 일 좀 떠넘기려한 주신조차 전 정령신 앞에서 개인적인 전투나 벌이려 하다니 말이다.

빨리 끝내고 마지막으로 정령계에서 쓸 만한 신령이나 얻으러 가야하는데 시간만 끌게 한다.

거기서는 내 이계의 정령신만한 강자들이 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계약 전까지 정령신들의 잘못은 연대책임을 묻겠다.”

우우우우웅-!

신력의 원과 빛의 날개가 울부짖으며 확장한다.

외부로의 발산은 무리지만 최소한 보여줄 수 있다.

나의 신격과 권능의 강함을 보이지 않으면 결코 이들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신력의 원이 단숨에 주신전을 초과하여 정령계 대기소 전체를 영역으로 집어넣는다.

나의 권능의 영역은 일반적인 주신의 1,000km가 아니다.

그의 칭호로 인해 풀린 신체는 창조신과 동격인 100만km다.

그러니 정령계 대기소가 넓다하나 쉬울 뿐이다.

그리고 정령계 대기소의 허공에 다시 수십 개의 행성을 띄웠다.

“관리신이든 정령신이든 구분하기 이제 귀찮다.

앞으로는 연대책임을 묻는다.

상위자를 모독하고 신의 품위를 손상시킨 책임은 정령계 대기소가 공동으로 져라.”

꽈우우우우우웅-! 꽈우우웅-!

본래의 크기에서 백분의 일로 줄인 행성들을 동시 낙하시킨다.

행성자체의 중력과 인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에서 외부로 발산하게 만든다.

그것이 그대로 지상으로 내려 박아가자 당연히 난리가 난 정령신과 관리신들이 기겁하며 막아서는 것이 보인다.

최상급 신은 모두 내가 죽여 정령계로 보냈으니 죽도록 고생을 하지 않으면 막기 힘들다.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전 신력과 신격으로 방어를 하는 모습을 보니 조금 마음이 풀린다.

“소리를 내면 행성을 추가한다.”

가볍게 협박으로 마무리하고 모든 정령신의 과거를 ‘퍼스날 히스토리(Personal History)’로 작성을 시작한다.

물론 마음속에서는 불만이 한 가득이다.

‘내 팔자가 다 그렇지.

언제 편하게 살았다고 부하 덕을 보겠는가?

사고나 치지 말고 조용히 살아라.

젠장-! 좋은 꿈이었어.’

투덜거리며 작성되는 이력서의 세부내용을 흩어보는 차원의 주신의 주변에는 수백 개가 넘는 행성을 깔려죽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티는 정령신과 관리신들이 신음소리만 넘치고 있다.

차라라라락-!

잠시 후 모든 신청을 한 정령신들의 과거의 기록은 다 완성되었다.

수 만권의 책이 된 이력서가 허공을 날라서 각자의 앞에 떨어진다.

그리고 거기에 거의 동일한 내용의 계약서가 주어졌다.

“신계 공인의 계약서다.

거기에서 신력의 발전에 제한이 가해질 수 있는 무조건적인 충성이나 제약은 제외했다.

그리고 극선이 아닌 자는 신계에 들일 수 없기에 하위신계에서 카르마를 쌓게 한다.

극선이 되면 신계에서 직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

단 주신급 이상은 그런 조치가 불필요하므로 제외다.

서명을 하도록.”

바르르르르-!

양손을 묶어놓고 모든 신력을 행성의 무게를 버티는 상황에 어떻게 서명을 하냐고 외치고 싶지만 그럴 여력도 없다.

무엇보다 이런 광대한 영역에 수백 개의 행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주신이라니 상상도 가지 않는다.

도대체 밖의 우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 정도의 신이 겨우 최고위 주신인지 의문이 갈 정도다.

그런대 그런 사정 따위는 전혀 봐줄 것 같지 않다.

“전원 서명이 끝나면 풀어주도록 하지.”

어째 즐거운 표정이다.

말썽부리는 어린애들을 단체로 기합을 주는 선생님과 같아 보일 정도다.

얼마나 절묘하게 무게를 배분했는지 겨우 서명을 할 정도의 여력은 남아있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서명을 마무리하자 행성들이 사라진다.

서명을 끝낸 계약서가 날아가더니 누군가의 앞에 쌓인다.

“정리 잘하고 조직 잘 만들어라.

네가 정령신의 대표다.”

수천 장의 계약서를 보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를 다 알았을 것인데도 맡긴다는 것인가?

신계주신에게 반란까지 수차례 벌였었다.

방금 순간도 과거의 원수를 만나 감정을 못 이겨 싸움을 벌이려고 했는데도 말이다.

어떤 생각으로 맡기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이런 식은 절대 사양이다.

하려면 뺏어야지 떠넘기는 것을 받을 것 같은가?

난 계략의 신이며 반란을 수없이 벌였던 신이다.

그런 자신이 이까짓 강제 계약 따위를 순순히 따를 것 같으냐?

당장 찢어발기려고 하는데 거기다 직위의 백지 임명장의 묶음까지 얹어준다.

완전히 알아서 하라는 소리다.

황당해서 쳐다보자 즐거운 것 같은 신력이 전해져온다.

“마음껏 해도 좋다.

참-! ‘토리나’라고 잘 알고 있나?”

“…….”

갑자기 너무나 짜증나는 그 이름이 튀어나온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 다 알았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지긋지긋하게 자신을 따라 당기며 들어왔던 이름이다.

신계에서 얽히고 비교당하는 순간부터 고난이 시작되었다.

자신에게 없는 높은 신분과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얻은 인망을 바탕으로 얻은 영광된 승리는 자신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은 승리와 이익을 간단하게 더러운 것으로 만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서로 가진 힘에 감탄하여 의자매를 맺을 정도로 좋았지만 각자의 완전히 다른 입장과 성향이 점점 적대적으로 바꾸게 했다.

주신의 직계와 적대종족에서 전향한 신이 어울려서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어야 했다.

거기에 주변이 부추기며 몇 가지 사건도 끼어들으니 용납할 수 없는 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신계가 멸망되며 다 끝난 일이다.

지금은 추억에 불과하다.

눈앞에 나타난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저 년만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다음 말에 충격을 받고 말았다.

“내 최고위 신계에 신계관리주신으로 있다.

총 32배의 신력지원을 받으며 현재 중급을 넘어 상급 주신을 바라보고 있지.

현재 상급신인 너와는 비교가 안 되는군.

아니, 다시 대등해질 기회가 오려나?

시간이 갈수록 불가능해질 것 같은데?

아무 상관이 없나?

쿡쿡-!

잘 짜서 가져오고 관리를 잘하면 고려를 해 주지.”

꽈아아아아악-!

저절로 손에 힘이 가서 임명장을 움켜쥐었다.

어디서 감히 추억 같은 소리를 한다.

처음 신계에 자신의 악소문을 내게 만든 원흉이다.

처음부터 자신이 계략의 신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식과 지혜의 신에 가까웠다.

그런데 자신은 그래도 피해를 줄여보겠다고 심혈을 기울려 만든 계획을 비겁하다고 떠벌리고 다니다 적에게 정보가 들어가서 산통을 다 깼다.

그래서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시행하여 겨우 승리를 했더니 본인은 전장 맨 앞에서 남들이 볼 때 몇 번 화려하게 번개를 치고 망치를 휘둘러서 공적을 다 가져갔다.

그래도 신계에서 처음 맺은 의자매라 몇 번은 참아주고 좋게 이야기 했더니 적반하장 격으로 아예 대놓고 난리를 치며 소문을 내는 바람에 신계에 도저히 못 믿을 계략의 신으로 확정하게 만들었다.

몇 번 가벼운 복수는 했지만 그 무식한 힘과 권능으로 더 화려하게 날뛰며 승리 후에 계략을 다 까발리며 자신을 비난하며 오히려 궁지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을 하고 승리를 해도 역효과와 의심을 사서 궁지에 몰렸다.

결국 반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을 형성하는데 아주 지대한 공연을 한 원수다.

더 열이 받는 것은 악감정으로 하면 마음 놓고 복수라도 하겠는데 자신에 대한 호의와 안타까운 감정으로 충고로서 그러니 처리를 망설이다 그렇게 되어버린 사실이다.

결국 자신이 상급신으로 떨어져 여기에 처박히게 한 가장 큰 원흉인 것이다.

‘무엇보다 일족까지 포기하고 선택한 반려를 뺏어간 일을 용서할까 보냐!’

맹렬하게 계약서와 이력서를 보며 조직도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이미 방금 보았던 자신과 같은 신계의 여주신따위는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저 정도는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다.

지금은 건재를 알게 된 가장 큰 원흉을 처리할 때다.’

그것도 최고위 신계 관리주신으로 지내며 벌써 상급 주신을 바라볼 정도로 잘 먹고 잘 산다고 하니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자신은 정령계 대기소에서 정기흡수를 피해 상급신으로 위장한 채 숨어서 연명만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너보다 인정받아서 상위자가 되어서 마구 부려 먹어주마-!

옛날과는 반대의 입장에 처하게 해줄 것이야.

마침 저 과격한 신계주신도 너보다는 나와 잘 맞을 것 같으니 이번에는 내가 유리해.’

복수심에 활활 불타며 계략을 짜는 것조차 잊었다.

정령계 방위신계의 정문이 열린다.

그리고 13쌍의 빛의 날개를 휘날리며 주신들이 정문 앞에 내려섰다.

가장 정면에 있는 것은 현재 정령계 방위신계의 신계주신인 전능의 휘와 주변의 14명은 최고위 주신들이다.

그들이 안전한 방어막 안이 아닌 외부에서 적을 치기위해 나타난 것이다.

돌연히 등장한 강대한 투신들의 등장에 적의 진영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겨우 15명의 투신들만이 수십만을 넘어가는 자신들을 도발하듯 방어결계 밖으로 나선 무모함 때문이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정령계는 창조신의 권능으로 보호되는 곳이지만 어떤 권능도 완전함은 없다.

그러하기에 방어막의 한 곳만은 확실히 약점을 만들어 내고 그곳이 정문이다.

그 반대급부로 다른 곳을 강화시켜 절대 무너지지 않을 방어벽을 만드는 것이 모든 방어신계의 기본 설계이다.

대신 그 약점은 그야말로 바늘 끝처럼 좁고 1인의 신으로도 완전히 방어가 가능하다.

그 약점을 지키는 것이 방어신계 주신의 최우선 임무였다.

진정 강한 주신이라면 오로지 혼자서도 어떤 침입도 용납하지 않으나, 만약 약하다면 너무나 허무하게 돌파되기에 완전히 실력이 검증된 주신만이 보내진다.

그리고 홀로 정문을 사수하는 신계 주신을 호위하는 자들 당연히 정예 중에 중이다.

그래서 지금 예비 창조신 휘와 최고위 주신들이 정문 앞에서 진을 치고 적을 기다라고 있다.

다른 주신들은 저 대군을 소수로 막아내려고 방어막의 정문을 나선 그들을 존경의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우우우우우웅-!

예비 창조신 전능의 휘의 13쌍의 빛의 날개가 창조신 급의 방어신계의 지원을 받아서 신력이 1조를 넘나든다.

신체의 극한을 넘어 초월까지 단련된 그릇은 너끈히 그것을 감당해내고 있다.

전력신력 개방상태인 그는 이미 과거의 우주에서 최고위 창조신 따위는 잡졸로 취급할 정도로 힘이다.

외부 주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정도는 소멸까지 시킬 정도로 강대하다.

그러나 긴장을 멈출 수 없는 것이 저 쪽의 창조신장의 기세와 신력이 심상치 않고 너무 적의 수가 많다.

방어신계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쪽에서의 방어는 위험하다.

그래서 이렇게 황당하게 밖으로 내몰린 것이다.

‘만약 약점인 정문이 깨어지면서 균열이 확장되면 그대로 침입을 허용할 수 있다.

그래서 밖으로 나와 싸울 필요가 있다.

그러니 가장 강대한 나와 최고위 주신들이 적들과 가장 맞서 싸우리라.

단 1명의 침입도 용서하지 마라.

이 주우주는 우리가 무수한 희생을 치루며 만들어낸 모든 것이다.

누구도 더럽힐 수 없다.’

이것이 정문에 나오면서 자신의 명령으로 집결한 휘하 주신과 독립 주신들에게 연설한 내용이다.

방어신계가 뒤집어질 것 같은 뜨거운 환호와 갈채 속에서 나왔다.

그러나 속은 천불이 나고 있었다.

“정녕 방어신계를 잘 만들었단 말이야.

설계자 얼굴 좀 보고 싶군.”

입으로는 칭찬을 하지만 저절로 이가 갈릴 정도로 흥분을 하고 있다.

이제 알고 보니 최전선의 방어 신계는 설계부터 철저하게 신계 주신과 소수 정예의 결전을 유도하는 형태다.

방어하는 신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약점인 정문의 외곽을 지키는 신계 주신에 적의 전력을 집중 시켜 적을 말소하는 효율성만 강조한다.

정말 결계의 방어력도 올리고 가장 강한 신계 주신에게 집중 된 적을 물리칠 수 있어 효율성은 좋지만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전력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물론 전면의 일부만 개방되기에 많아야 1번에 3명 정도지만 계속 엄청난 전투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감당해야하는 신계 주신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소멸까지 각오해야 하기에 당연히 거부한다.

그러나 방어 신계의 자아는 내부의 운영용의 신계와는 강제성이나 자율성이 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적의 전력을 보고 이번에 움직여서 자신을 역으로 강압했다.

창조신계에 성실 의무 위반 및 능력 부족으로 징계 건의보고를 하겠단다.

예비 창조신이라서 창조신급 신계에 내린 긴급 강제 복종명령도 무시당했다.

그러니 꼼짝도 못하고 이렇게 된 것이다.

강제로 보내지느니 멋들어지게 연설을 하고 사기를 높이고 왔지만 이런 꼴을 당하니 정말 살기가 싫어질 지경이다.

‘신계 자아에게 결전을 강요당하는 신계 주신이라니 어이가 없군.

그래 네가 예비 창조신인 나보다 창조신급 신계이기에 자기가 높다 이거지?

두고 보자.

반드시 창조신이 되어 이 굴욕을 갚아 주리라.’

이제 전능의 휘의 얼굴에서 섬뜩한 살기가 몰아치고 있었다.

어차피 앞에는 적밖에 없고 아군은 안전한 방어막 안에 있어 더 이상의 연기도 필요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적을 죽여서 정기를 최대한 보급하여 정문을 보강할 수밖에 없다.

주변의 최고위 주신도 결의에 찬 얼굴이지만 속은 대동소이했다.

특히 독립 신계의 주신은 암담한 심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역시 최악의 전장이었어.

이게 무슨 꼴인가?

주신급 용병신 시절에도 이러지는 않았다.’

‘가면 안 된다고 그렇게 권능이 경고가 들어왔는데 강제로 끌려오니 완전히 최전선의 거점 사수대 신세군.

내가 최고위 주신이 정말 맞나?’

‘여기 주우주는 보상은 외부와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데 항상 이래-!

언제나 이따위의 전장이야.

정말 바깥처럼 쉬운 전쟁 좀 해 봤으면 좋겠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감각이 오는데 너희들은 어때?’

‘너도 그러냐?

아까부터 위기 예보의 수치가 급상승하고 있긴 하지.

기록을 갱신 중이네.’

‘이거 무사히 살 수 있으려나?

죽으면 정말 손해인데.

지금도 인증전에서 개판을 치는 직계 놈들 때문에 신계가 적자라서 죽을 맛인데 나까지 그러면 부도가 날지도 몰라.

그나마 이번 보수로 숨을 돌리고 여유가 생겨서 반려와 후궁들은 좋아하던데 이 꼴이니 정말 죽을 맛이군.’

‘어떻게든 살아보자고.

일단 정식 참전 대가는 받았으니 값은 해야지.’

‘그것도 없으면 정말 도망가고 싶을 지경이다.

으득-! 상대도 안 되는 것들이 수만 많으니 정말 성가시네.’

본래는 편하게 방어신계 안에서 방어막만을 가동할 생각이었는데 방어 신계가 적의 전력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렸다.

약점인 정문에 저 정도 수준의 적들의 공격의 직격을 장기간 연속으로 받으면 파손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럼 안에서 들어오는 적을 포위하고 요격하는 것이 정설인데, 일단 정문이 파괴되면 절대 방어벽의 균열이 확장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래서 성문 밖에서 요격과 방어를 강요를 당했다.

그 말을 듣고 아무리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자신들과 다른 최고위 주신들이지만 얼굴이 완전히 창백해졌다.

지금 모여들은 적들의 수는 이미 자신들의 100배가 넘어선다.

‘수준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창조신장까지 왔다.’

그런데 그래도 보호가 되는 방어막이 아닌 정문 앞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지키라고 강권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곳의 방어력을 약간만 희생하면 보완이 가능하지 않느냐는 제안도 거부되었다.

말 그대로 신계 주신은 안전한 성벽 안에서 수성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기본 지침이란다.

그러니 정문을 외부에서 수호하라고 모두 내쫓기듯 내보내진 것이다.

신계주신의 의사는 거의 절대적이나 이렇게 신계 자체의 생존이나 기본목적에서는 신계자체의 자율이 발휘된다.

전능의 휘가 신계 주신이나 창조신급 신계의 자율의사를 예비 창조신의 신격으로는 완전히 통제가 불가능한 것이다.

신계는 오로지 목적을 최우선만으로 하기 때문에 신계의 격을 능가하는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이런 기본방침에서 거부될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소수병력이 정문 방어전을 치르게 되었다.

물론 신계의 지원도 여기에 집중되니 해볼 만하지만 설계자의 악취미의 극치다.

방어신계의 안전을 높이기 위해서 신계 주신과 정예 신들을 무자비하게 부려먹는 것이다.

졸지에 강제로 안전한 주신전에서 최전선으로 쫓겨나게 된 예비창조신 휘와 최고위 주신들의 얼굴이 당연히 무참히 찌그러진 이유다.

이제 전면에 보이는 폭이 십여m 정도 되는 투명한 벽으로 된 원통형의 통로로만이 적이 올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지역은 ‘유격 화산’의 권능으로 정기가 무차별적으로 신계로 흡수된다.

신계 주신을 최전선인 정문 앞에서 보내고 외부와 내부에서 이중으로 방어막을 쳐서 얻어낸 강화기에 효과는 절대적이다.

자신들이 이렇게 정문에서 방어결계를 보강하는 한 다른 곳으로 돌격해 오는 것은 절대 무리이다.

‘적들도 여기에 뻥 뚫어놓은 통로가 있으니 그야말로 여기로 전력으로 돌진해 올 것이다.’

자신들의 임무는 그들을 격퇴하고 신계의 정문에 연속적인 타격을 막는 것이다.

덤으로 적을 죽여 정기를 신계로 돌려야 한다.

그럼 정문이 강화되어 일정기간 완전한 방어결계가 형성되어 안심할 수 있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결전을 강요하는 방어신계의 구조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열이 받는 상황이다.

바깥의 우주에서는 최고위 주신은커녕 일반 주신만 되어도 피 한 방울 안 보고 놀고먹는데 499주우주의 자신들은 툭하면 최전선에서 결사대다.

‘그나마 적들이 방어결계의 특성을 잘 모르니 시간을 벌 수는 있다.’

설마 신계 주신과 최고위 신들을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해 위험에 내모는 방어신계가 있으리라고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주우주 출신인 자신들조차 방어신계가 이런 기능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으니 말이다.

주신들이 신력의 강화는 신경도 안 쓰고 권력 잡기에만 신경을 쓰는 저들은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현재 신계 주신보다 높은 창조신 급 방위신계라고 예비 창조신의 통제를 벗어나 싸가지 없는 자율성을 발휘한 신계의 자아가 기름에 불을 붙인다.

“지침에 따라 상대진영에 아군의 방어막의 특성을 통보했습니다.

적의 수신을 확인했습니다.

부디 많은 전과를 부탁드립니다.

정기를 확보할수록 방어막 보강의 시간도 단축됩니다.”

“…….”

뿌드득-! 우드드득-! 휘이잉-! 위이잉-!

저절로 이가 갈리고 신체가 경련을 하고 신력의 원과 빛의 날개가 전력개방이 된다.

‘아예 여기로 적을 불러들이고 있다.’

여기의 방어신계의 설계자를 만나면 정말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적의 진영을 노려볼 뿐이다.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도발을 당하고도 참으면 사기에 엄청난 영향이 오니 저들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선두가 창조신장이다.

거기다 전에 보았던 허름한 최고위 창조신들과는 다른 살벌한 분위기의 최고위 창조신들도 수십 명이 가세하고 있다.

그 뒤로 무수한 창조신들의 신영이 이어진다.

분명 최고위 지배자들이 분명한 그들이 사생결단을 낼 기세로 공간을 가르며 달려들고 있다.

예비 창조신인 전능의 휘가 한숨을 쉬며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외부 주우주의 최고 권력자들이 도대체 왜 말단병사처럼 돌격해오는데?

너도 이 주우주의 황당한 상황에 열을 받았냐?

그래도 저번보다는 낫긴 낫구나.

본래 전쟁은 이래야 하지.

말이 필요 없다.

강자만이 살아남는다.’

투신의 전투의 방식은 하나다.

‘투지를 가진 적에게는 더한 살기를 보태어 돌려준다.’

이 주우주에서 투신들이 살아가야하는 처절한 삶에 두려움을 느낀 적은 많았으나 모두 이겨내야만 신계 주신의 직위에 오를 수 있다.

그리고 그에 패배하고 처참히 몰락했던 전능신족의 부흥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전능의 휘가 너무나 써늘하게 그들의 투기를 평가절하 하며 외친다.

“전쟁의 시작이다.

수없는 인증전과 용병전투에서 겪은 고난에 비교하면 이 정도는 가볍다.

마신족의 살신(殺神)의 권능에 죽음을 느끼고 대신족의 신멸(神滅)에 소멸을 경험한 것에 비하면 저 정도의 투기는 장난이다.

편한 곳에 잘 태어나서 높은 신력을 자연스럽게 얻고 직위를 유지하기 혈안이 된 약자들에게 느낄 경외 따위는 없다.

겨우 저 정도라면 신격이 어떻든 수가 얼마이든 상관없다.

창조신 급 방어신계의 지원을 얻어 창조신의 능력을 가지게 된 진정한 투신들의 저력을 보여주어라.

전장에서의 명령은 오직 하나다-!

적은 모두 죽여라-!”

그러자 방어 신계가 정말 어이없게 자신들을 사지에 몰아넣었다고 투덜거리던 모습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원되는 신력과 정기의 지원을 남김없이 받아들이며 무표정한 얼굴로 바뀐 전능의 휘와 최고위 주신들이 너무나 편안하게 적들을 맞이한다.

자신들에게는 일상과 같은 전투가 다가온 것이다.

최고의 자리에서 몰락한 일족의 부흥을 원하는 전능의 휘에게는 어떤 임무라도 최상의 성과를 보여야 하기에 자진해서 앞장서는 전투이다.

비록 억지로 앞세워졌다고 하나 이 전장의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며 공적이다.

카르마조차 이 전장에서의 모든 행위에 대해 자신에게 부과한다.

그리고 오직 하나의 기준을 적용한다.

‘아군의 피해를 얼마나 줄여 승리했는가?’

전장인 별과 지역우주 전체를 파괴하지 않는 한 어떤 수단도 용납한다.

모든 승리에 대한 보상이 온전하게 자신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그것이 신계의 자아 따위에게 내몰림을 당해 투덜거리면서도 나온 이유다.

무엇보다 방어결계가 뚫리는 날이면 자신이 아무리 생각해도 끝장이다.

‘상대의 수는 자신들보다 압도적이고 허약해도 신격이 높다.’

최소한 진정한 투신이라 말할 수 있는 중급 주신이상만이 저쪽의 창조신들을 감당이 가능하다.

더구나 아무리 신력이 1조밖에 안 되는 허약한 창조신장이라도 상대할 존재는 자신밖에 없다.

‘그리고 저 쪽도 창조신장이 아니라면 자신을 막을 수 없다.’

결국 방어할 병력은 적고 막아야 할 적은 많다.

그럼 정문은 연속된 공격을 버틸 수 없으니 침입을 허용할 것이고 안에서의 방어는 분명히 허점을 보일 것이다.

요격전은 필수였다.

자신이 창조신장만 막으면 희생을 최소화하고 적을 타도할 수 있다.

‘어차피 이러려고 했다.

창조신장의 상대로는 아무리 강대한 최고위 독립신계 주신들이라도 버거워.

자칫 단체로 소멸이라도 당하면 정기가 부족해지고 단숨에 전세가 기운다.

직접 보니 나도 상대가 가능할지 의문이로군?

하지만 쉽게 지지는 않는다.’

꽈지지지지직-!

11겹의 신력의 원을 전력으로 개방한다.

머리로부터 시작된 신력의 원이 양팔의 주먹과 발끝에서 서리며 빛난다.

그리고 반투명한 12번째의 신력의 원이 그대로 전신을 점유해 간다.

신체를 강제로 주신에서 창조신이상으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13겹의 원이 머리 위에 나타난다.

11써클에서 13써클로 일시적으로 신체를 한정해서 올라선 것이다.

그의 수련을 필사적으로 따라하며 이것을 겨우 완성하고 나서야 감히 말할 수 있었다.

전능신족의 영광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 전장에서의 승리 또한 기초가 되어줄 것이기에 얼마든지 최전선에 설 수 있다.

“전능신족의 초월권능.

올마이티 옴팔레(Almighty Omphale)!

그 권능은 신체가 허락하는 한계 내에서 2써클의 상승-!

이제 신격은 대등하다.

창조신장이고 뭐고 나의 신계를 위협하는 적은 가만두지 않는다.

잡졸들은 너희들이 맡아라.”

“명령 받았습니다.”

“처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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