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4화
10권
주신들의 놀람과는 상관없이 망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허공에 고정된 금속의 바로 앞이다.
꾹-!
허공에 떠 있던 금속에 순간 점이 찍혀나가는 것과 같은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권능으로 모든 충격을 바늘보다 더 작은 타점으로 집중시켰다.
겨우 상급신의 신력밖에 없는 자신이 아무리 권능을 발동시켜도 이 놀라운 귀물은 제련은 불가능하다.
하나 유일한 방법이 있다.
신력으로 안 되면 물리력을 집중시켜 뛰어넘는다.
이 방법으로 주신조차 파괴할 수 없는 강도를 가진 무수한 신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엉망이라서 신계의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방금 전에 금속에 가한 충격에 진동을 시작한다.
주변의 여주신들은 연속된 놀라운 모습에 경악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정도로 휘두른 저 거대 망치가 발산한 모든 충격을 남김없이 금속 안으로 때려 박아 넣은 것이다.
반탄력이 엄청날 것인데 한 치의 틈도 없이 힘으로 밀착시켜 밀어붙이고 있다.
거기다 저 허공에 고정시킨 권능이 어떤 종류인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금속덩어리를 감싼다.
그렇게 망치의 충격력과 금속 반발력의 모든 것을 타격력으로 바뀌고 극히 미세한 지점에 집중시켜 아다만티움 이상이라 판정했던 금속을 상처 입혔다.
그런데 망치를 잡은 한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뒤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귀청을 찢는 것 같은 굉음이 울려 퍼졌다.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앙-!
처절한 비명과 같은 굉음이 유형의 충격파가 되어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아다만티움의 가해진 충격에 비례하여 반발되는 성질이 발동된 것이다.
어느 정도의 충격인지 반발력만으로 사무실이 통째로 날아갈 상황이다.
이 굉음은 분명 정령계 대기소 전체를 뒤흔들었을 것이다.
그 파장을 가볍게 수습하는 차원의 주신은 저절로 감탄성이 나왔다.
겨우 상급신으로 주신이상의 신기에만 사용하는 강도를 가진 금속을 손상시킬 정도로 물리적인 충격을 발현한 것이다.
자신의 마도로도 가능할지 모를 위업이다.
그러나 여주신은 그런 주변의 반응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금속만을 쳐다보았다.
분명하게 금속의 표면에 작은 점이 찍혔다.
그것을 본 연금의 여주신의 얼굴에 희열이 넘쳐흘렀다.
약하게나마 통한 것이다.
그럼 간단하다.
끝없이 두들기면 된다.
언제인가는 완전히 분쇄되어 자신에게 모든 것을 허락할 것이다.
오른 발을 그대로 바닥에 찍어서 고정시키고 망치를 휘두르는데 거추장스러운 상의를 찢어버리듯 벗어던졌다.
꾸꿍-! 찌찌지직-!
상체가 알몸이 되고 완벽히 단련된 넓은 상체에 가슴이 튀어나오듯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어떤 육체계열의 투신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발달된 압도적인 크기의 상체가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더구나 남주신들조차 비교하라면 고개를 내저을만한 뚜렷한 복근, 팔 근육과 등 근육이 들어났다.
‘이 근육은 휘두르는 동작에 최적화하여 수없이 단련되고 압축되어 있는 자신의 자랑이다.’
원자단위의 미세타격을 조정하는 섬세함과 순간적인 폭발력을 내는 탄력, 자신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유지되는 지구력을 보장하는 더없는 자랑거리다.
자신의 몸만큼은 힘의 신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을 정도로 끝없이 단련된 강대한 육체다.
비록 여신이 되어 신격이 하락되었어도 무수한 망치질을 통해 단련된 신체의 권능만큼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고 따라와 주었다.
그리고 여신으로 몸을 재구성해도 저주처럼 따라온 자신의 눈과 코가 일그러진 추한 얼굴 따위는 상관없을 정도의 자부심을 가지게 해준다.
어차피 망치질에 얼굴의 미추 따위는 무의미하다.
오로지 이 육체만 있으면 언제까지나 해나갈 수 있다.
다시 혼신의 힘을 더해 망치를 휘두른다.
슉-! 꾹-!
정확하게 아까 점이 찍혔던 표면의 그 장소에 다시 조금 더 깊게 파여 나간다.
그 장면을 보던 여주신들이 이제 입을 크게 벌리고 다물지를 못했다.
‘저것은 아무리 주신이라도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저 무식한 크기와 무게를 보이는 중병기가 저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휘두르는 근육을 어느 정도까지 조정을 해야 가능한 경지인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아마도 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숙련을 겪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방금 전과 동일하게 엄청난 굉음이 금속으로부터 울리며 몸이 튕겨나간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양손이 마치 강철처럼 경직되어 거대 망치의 손잡이를 잡고 몽둥이를 휘두르듯 잡아간다.
순간 상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니, 하체와 금속사이에 수많은 황금 빛줄기와 인영이 채워졌다고 보아야 한다.
슈슈슈슈슈-! 까까까까강-!
폭음과 함께 연속되는 타격에 금속내부로 우겨넣어지는 것이 보인다.
몸이 움직이는 소리로 믿기지 않는 파공음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마치 그려지는 것과 같은 망치를 휘두르는 전 과정이 일순간에 연속사진처럼 새겨진 듯 공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피부 위로 완전히 구분되어 솟아오른 복근, 모든 근육들이 허공에 모습을 드러내며 수백 명이 마치 겹치듯이 나타난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였다.
금속표면에 생긴 바늘 끝만 한 점이었다.
그 한 점에 거대한 망치와 인영이 환상처럼 하나로 합쳐지듯 모아진다.
파사사사삿-!
그리고 목표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갔다.
금속을 고정한 허공의 반대편에 망치를 휘두른 것을 끝낸 모습인 두 손으로 잡은 망치가 앞으로 고정된 여주신이 나타났다.
주신들만이 사용하는 신기의 재료인 아다만티움의 재질의 2배 이상의 경도를 가진 데몬 아다만티움이 겨우 상급신의 신력과 권능이 담긴 타격을 못 이기고 산산이 부서져간 것이다.
‘2써클의 신격의 차이를 메울 만한 권능이며 위업이다.’
마도 권능을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금속자체의 방어력은 분명 중급 주신이상이라는 것을 아는 차원의 주신이 놀란 침음 성을 뱉을 정도다.
‘중급 주신이라도 저 연속공격에 정통으로 걸려들면 결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상급신인데도 저 정도면 본래의 주신의 상태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
최소한 최고위 주신만이 버틸 정도의 공격력인가?
놀라운 권능이다.’
거대한 황금빛의 망치는 다시 몸 크기로 줄어들고 가루가 된 금속을 바라보며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쳐다보았다.
‘자신의 권능을 이렇게까지 버틴 기특한 금속이 어디 있던가?’
결국 이것까지 사용하고서야 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을 주신으로 만들어준 위대한 권능이다.
그러나 처음 발현에 대장간에서 홀로 사용했기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권능이다.
다시는 보일 기회도 없었다.
아니, 이것을 버틸 금속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정확하다.
권능은 간단했다.
‘허공에 고장한 금속이 파쇄가 될 때까지 타격을 끝없이 집어넣는다.’
이것을 자신은 스스로 이렇게 이름 붙였다.
“무한 연금(Infinite Alchemy).”
미세한 가루로 반짝이는 은회색 가루와 영롱하게 빛나는 붉은 색의 입자가 섞여 아름답게 빛나는 금속의 운무 속에서 추한 얼굴로는 있을 수 없는 황홀한 미소를 띠우며 웃는다.
무한이라는 가장 영광된 칭호를 가진 권능을 선보이면서 말이다.
차원의 주신은 자신의 마도가 자동으로 시행한 권능의 분석결과를 접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권능의 강약의 구분은 단 하나로 나누어진다.
‘무한인가? 유한인가?’
어떤 종류나 파괴력도 무시하는 완벽한 기준이다.
과거 암흑과 빛의 구분을 뛰어넘는 차원의 신성을 드디어 얻고서 이제 무적이라며 하늘을 뚫을 것처럼 치솟던 자만심을 산산이 부서트린 그랑조아의 ‘무한 복원(Infinite Restoration)’의 악몽이 생각났다.
그랑조아의 무한복원은 세계를 구축하고 상대의 신성을 하락시키는 ‘차원 천라(次元 天羅)’를 무한히 유지하는 신력으로 맞부딪쳐왔고 자신은 사용할수록 떨어지는 신력에 그야말로 절망을 맛보았다.
‘오죽 구석에 몰렸으면 정말 말소될 각오를 하고 아직 미숙한 차원의 신력을 전력개방을 하여 이 세계에서 완전히 격리하려 했을까?’
아슬아슬하게 그랑조아가 물러섰기 망정이지 정말 거기서 운명이 끝날 순간이었다.
분명 위력은 자신이 위인데 지구력에서 밀려버린 어이없는 결투였다.
그 뒤 심정적으로 절망에 빠져서 카르마의 계약을 잘 확인 안하고 서명했다 현재까지 이 고생이다.
‘권능의 관건은 영속성이지!
정말 무한인가?
아니면 제한된 유한인가?
그 기준에 의해 구분이 되며 바로 진정한 주신의 권능이 된다.
그랑조아의 무한복원과 같이 그 권능의 강대함은 다른 권능을 압도한다.
창조신까지 바라보는 초월적인 권능으로 확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회복이 아닌 타격의 능력이 무한대인 것인가?
아니, 신체가 받쳐주는 한 가능하니 그렇지도 않겠지만 가능할 수도 있겠군.
적합한 신력의 원천만 있다면 저 단련된 신체는 연속된 충격과 소모를 감당하겠어.
하지만 저렇게 어긋난 신체로는 저 수준이 불가능한데 용케도 저기까지 도달했다.”
한계가 풀려 창조신에 도달한 신체가 전력으로 가동한 마도의 권능이 저 여주신의 모든 것을 확인한다.
정신체인 신으로서 있을 수 없는 얼굴이 기이하게 어긋난 원인도 당연히 확인했다.
최대한 숨기려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리 역시 어긋난 불구다.
걸어 다니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뛸 수 없을 정도이다.
비정상적으로 단련된 상체가 불편한 하체의 반작용인 것도 같지만 그 덕분에 감히 ‘무한’이라 불리는 권능을 얻었다면 그 정도야 감수가 가능하다.
단지 속에서 열불이 솟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타고난 최고의 투신이 될 재능인가?
정말 황당할 정도로 대단하군.
정상적인 신족의 수준이 아니야.’
분명 헤라가 제우스에 대한 반감으로 속여서 반려의 신력만으로 낳은 반쪽짜리 직계일 것인데 어처구니가 없이 그것이 오히려 복이 되어 신체와 신력의 순수성을 높였다.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스스로 단련을 해온 것이다.
‘재능만으로 천공신족의 오리진에 도달할 정도라니 어처구니가 없군.’
분명 태어나자마자 막 태어난 아기로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의 신력과 신체를 가진 직계에 두려움을 느낀 제우스가 반려 앞에서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전력으로 신체와 신력의 본질을 훼손했다.
헤라가 개입할 여지도 주지 않고 바로 신계의 가호도 없는 중간계에 버렸다.
중간계에서 신은 1할의 힘밖에 쓰지 못하고 권능 역시 제한되기에 안심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주신조차 제압할 정도의 권능을 가진 신기를 만들 정도로 스스로 단련했다.
그것도 목숨을 걸 정도도 아닌 단지 열심히 한 정도의 노력으로 말이다.
소요기간도 겨우 50년 정도다.
누구는 죽도록 고생하며 생사의 고비를 수없이 넘기며 단련을 해서 주신급이 되는데 100년 이상이 걸렸는데 1할의 재능만으로 절반의 기한으로 주신급에 도달한 것이다.
마음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질투와 살기가 일어났다.
자신은 가지지 못한 우수한 재능에 대한 질투였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하위 주신으로 삼아 순조롭게 성장을 한다면 자신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경각심이다.
노력은 어지간해서는 결코 재능의 차이를 메울 수 없다.
재능이 있는 자가 게으름을 피우기를 바라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생각이며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비슷한 노력을 하게 되면 재능이 있는 자가 정상에 선다.
그리고 재능이 없거나 적은 자는 결국 그 밑에서 명령을 받으며 일하게 된다.
시작이 위일지라도 뛰어난 재능을 따라잡지 못하고 뒤쳐져 한탄만 하게 된다.
이것은 대부분의 삶의 결말이다.
‘지금 죽일까?
면접을 보는 동안 신기를 꺼내 위협한 것으로 치면 약간의 물의는 있겠지만 가능하다.’
모락모락 분명 신계에서 자신을 능가할 경쟁자를 제거하고 싶은 생각이 밀려왔다.
제우스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갔다.
‘겨우 상급신의 신격을 보고 최고위 주신인 자신도 이렇게 위기감을 느끼는데 겨우 중급 주신인 제우스가 이런 뛰어난 직계가 태어났으니 얼마나 겁을 집어먹었을까?’
게다가 본인도 반란을 일으켜 아버지를 죽이고 신계 주신이 되었으니 더했을 것이다.
자신보다 더 강한 헤라가 보일 반대가 걱정되지 않았다면 바로 소멸시켰을 정도였을 것이다.
그래서 저렇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권능을 다해 본질을 비틀어 놨다.
하지만 그러고도 저기까지 도달한 존재다.
정말 무서운 재능이며 권능이라 자신의 판단으로는 성장한계가 최소한 창조신이상이다.
정상적인 직계가 아니라 최고 수준의 재능을 가진 부모들의 반목에서 생존하기 위해 돌연변이로 생긴 터무니없이 강대한 신족인 것이다.
만에 하나 정상적으로 성장했다면 과거의 주신급인 자신은 쳐다볼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신격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앞에 저렇게 상급신의 존재로 있다.
‘지금이라면 간단히 처리를 할 수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의 하위신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어떻게 올라선 직위인데 또 다시 그런 꼴을 당할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무능을 직시하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죽여야 하겠다.’
마음속이 온통 살기가 차올랐다.
치욕은 적을수록 좋다.
자청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런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저 여주신은 11써클에 도달한 자신이 보기에도 경이로운 권능을 보인다.
“무한 연금(Infinite Alchemy)-! 소성-!”
꽈우우우우웅-!
망치를 잡지 않은 왼손이 허공을 움켜잡는다.
손아귀 안으로 방금 가루가 되어 부서진 금속들이 남김없이 빨려 들어가며 모아진다.
그리고 손에서 근육이 약동하며 그것을 손아귀 힘으로 압축했다.
꽈지지지징-!
금속이 우그러드는 소리가 울린다.
중급 주신이상의 신체강도를 능가하는 데몬 아다만티움을 손아귀 힘만으로 압축하고 있다.
‘도대체 아무런 권능의 도움 없이 신체의 힘만으로 저것이 가능한가?’
일반 주신이 신체를 오라로 증폭하면 겨우 가능할지 모르는데 단지 상급신의 신력만으로 저러고 있다.
만약 중급주신이 된다면 최고위 주신의 신체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더욱 꼬투리를 잡아서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진다.
그러나 잘 안되는지 인상이 찌푸려진다.
물리력만으로 마음대로 할 금속이 아니다.
자신도 행성들의 충돌로 겨우 얻은 것이니 당연히 무리다.
약간 안도의 감정이 들며 살기가 누그러지려 하는데 망치를 잡은 손이 풀리는 것이 보인다.
쿵-!
사무실바닥에 떨어진 거대망치의 무게에 일순 주신전이 흔들렸다.
도대체 저 망치의 무게가 얼마이기에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가?
하긴 물리력만으로 최고위 마족의 정신체가 혼합한 금속을 분쇄하는 위업을 보일 정도면 저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저것을 들고 휘두른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감탄하는 순간 다음 광경에 눈이 커졌다.
꽈득-! 꽈득-!
가슴 앞에서 마주친 양손이 서로 감싸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산처럼 솟은 젖가슴도 보통 여성의 두 배가 넘을 것 같은 상체도 문제가 아니다.
팔의 근육이 마치 금속처럼 변할 정도로 압축되어서 데몬 아다만티움을 본래의 덩어리진 모습으로 되돌린다.
금속의 입자가 맞물리며 내는 괴이한 음이 울리며 소름이 오싹 몰려왔다.
만약 지금의 자신이 저 팔에 잡혀 저렇게 당하면 벗어나거나 버틸 수 있을까란 의문이 온 것이다.
결론은 지금은 가능하나 그녀가 중급주신이상이 되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다.
잡히는 순간 지금 가지고 있는 어떤 권능이나 마도도 견디지 못한다.
완전히 결정이 내려졌다.
‘지금 죽인다.
내가 중간계 출신인 이상 신족을 완전히 믿을 수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데 저런 위험한 존재를 절대 살려둘 수 없다.
내 신계에 나보다 뛰어난 신 따위는 필요가 없다.’
죽인 핑계야 만들면 된다.
최고위 주신이 상급 정령신이 무례를 범해 죽여 정령계로 보냈다고 뭐라고 할 주신계가 아니다.
완전한 정령신이 되면 저 경이로운 신체도 끝이다.
신령만이 남아 누구도 찾지 않는 소환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그럼 이 위기감과 추한 질투의 감정도 사라질 것이다.
상급신의 상태로는 최고위 주신의 일격도 막지 못한다.
권능의 분석도 어느 정도 끝났으니 적당한 종속신들을 가르치면 된다.
힘들겠지만 언제인가는 도달할 것이다.
그렇게 처리를 결정할 때 연금의 과정도 끝났다.
파슈슈슉-!
손아귀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손아귀 사이에서 영롱한 붉은 빛이 사무실을 환하게 밝힌다.
주먹크기의 데몬 아다만티움이 호두크기로 재조성이 끝났다.
보석과 같은 빛을 발하는 소재에 눈이 갔다.
놀랍게도 마력도 신력도 아닌 순수한 힘이 느껴진다.
거기다 상급 주신의 신체이상으로 강도가 향상되었다.
물리력만으로 데몬 아다만티움의 승급을 정말 해낸 것이다.
‘그래서 죽여야 해-!
용납할 수준의 재능이 아니다.
그의 도움을 받은 나도 불가능한 일을 하다니 존재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
우두두둑-! 띵-! 띵-!
꽉 손을 잡자 관절이 긴장하고 마도 기계신의 금속음이 울린다.
생체 기계신이 혼합 된 나의 신체의 강도는 신족을 월등히 능가한다.
일격이면 저 신체라도 상급신이기에 갈기갈기 찢어 죽일 수 있다.
신력의 차이가 강도를 무시하는 것이다.
“하아아아. 이런 귀여운 아이라니.
정말 사랑스럽구나.
넌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까?”
자신이 ‘무한 연금’으로 새로이 만들어낸 지고의 보석과 같은 금속을 보면서 더없이 기쁜 표정을 짓는 추한 얼굴의 여주신이 보인다.
그리고 차가운 살기를 심어서 신체를 움직이려 한다.
어차피 신계의 최후를 외면한 주신 따위에게 베풀 자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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