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07화 (118/2,000)

제 207화

9권

저절로 탄식이 나왔다.

저 행성들이공간이동을 하는 장소는 바로 자신들의 육체 안이다.

‘정말 끝장을 낼 생각인가?’

다시 방어막을 유지할 신력도 시간도 없다.

멍하게 공간이동을 해오는 행성들을 느끼고 어떻게든 신력으로 막아내기 위해 불의 권능을 다시 일으켰다.

그러나 저 공격을 주신의 신체로는 결코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자신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마신이었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당하지 않을 것인데 절망이 몰려온다.

한 번의 우위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방심한 대가가 너무나 컸다.

어떻게든 먼저 최대한의 합동기로 공격을 해야 했다.

스스로 자초한 절대 불리한 여건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고 싶은 호기심의 대가가 너무나 큰 것이다.

그러다 이 초월적인 마도의 연속공격에 허무하게 패배한다.

아까 이 주신이 방심해 진 패배자 따위는 나 자신이라도 절대 용서치 않겠다고 외친 것이 머리에 스친다.

지금 몸을 그의 다리는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전력을 쏟아내고 있음이 느껴진다.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하여 자초한 불리한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상위인 주신도 이런데 하위의 주신이 방심을 했으니 죽어도 싸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전장에서 여유라니 최고위의 전직 마신답지 않은 수치스런 행위이다.

단지 부족한 자신을 여기까지 믿고 따라와 준 그녀에게 미안할 뿐이다.

주신으로 바뀌며 권능과 신력이 하락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도 말이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몸을 감싸듯이 덮쳐온다.

행성의 공간이동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듯이 말이다.

본래 번개의 초월속성인 그녀의 속력이면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인데 아직도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급박한 의지의 교환을 보냈다.

“하……하지마-! 너라도 벗어나-!”

“안 됩니다-! 이렇게 죽으시면-!

그 분을 다시 보셔야지요.”

“크으윽-! 이런-!”

퍼어어억-! 퍼퍼퍽-! 빠지직-!

이 주신의 허벅지 위로 쓰러지듯 몸이 눌러지는 것과 동시에 피가 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몸속으로 이동해온 행성의 폭발에 팔 다리의 주요관절이 남김없이 부서지고 몸의 급소도 남김없이 파괴되었다.

아무리 강대한 주신의 신체라도 이런 거대행성의 충돌과는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저렇게 압축되어 타점이 좁혀져 충격이 배가되면 말 그대로 소멸을 할 수 도 있다.

더구나 몸 안쪽에서 터지니 피해가 정말괴멸 적이다.

그리고 행성의 모든 것을 폭발력으로 돌려서 행성의 잔해 따위는 아예 없다.

지독한 것이 차라리 원래의 모양을 찾으며 타격을 주면 신체가 찢겨나가고 말았을 것인데 전부 폭발력으로 전환하여 타격을 입으니 더욱 피해가 트다.

그녀가 나를 보호하려고 했어도 공간이동이 좌표가 아닌 자동 목표조정인 듯 신체의 대부분을 완전히 박살을 냈다.

일부는 빗나간 것 같지만 이제 완전히 전투불능이다.

자신의 몸을 어미 새가 새끼 새를 품듯이 덮은 그녀의 몸에서도 피가 흘러서 타고 흐른다.

그녀도 가늘게 떨기만 하는 것을 보니 거의 치명상을 입은 것 같다.

의식도 없는지 상황을 파악하려는 의지 전달에도 아무 반응도 없고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거친 숨만 몰아쉴 뿐이다.

아무 공격도 못하고 너무나 허무하게 패배한 것이다.

이제 패배에 따른 가혹한 처분만이 남았다.

자신의 몸을 희생시킬 수 도 있는 수단으로 공격할 정도의 투신이라면 얼마나 가혹할지 예상이 된다.

아마도 처음대로 모든 정기와 신력을 빼앗기고 소멸이겠지.

하지만 공정한 싸움이었으니 후회는 없다.

다만 마신으로 싸웠으면 좋았을 것이란 미련이 남는다.

그런데 주신의 치를 떨며 분해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떨리듯이 울리며 들려온다.

“이……이 끝까지 예측 못할 망할 정령 주신들 같으니라고……크흡-!”

물컹-! 꾸욱-!

그녀가 덮은 몸에 추가로 무게가 실리는 것이 느껴진다.

위의 상황을 그녀가 덮고 있으니 잘 모르겠지만 이 무모한 주신도 타격을 엄청나게 받은 것 같다.

마신에서 전직한 자신들과 다른 순수한 빛의 주신의 신혈이 위에서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설마 아까 그녀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덮친 것을 예상 못하고 자신도 공격을 받았다는 것인가?’

바로 자폭을 한 것과 똑같다.

신력을 확인해 보니 거의 바닥을 보일 정도로 타격이 심하다.

아니 신체의 관절이 대부분 파괴되어 꼼짝도 못하는 자신들보다 더 신력고갈이 심하다.

신체의 유지조차 버거울 정도로 신력이 내려가 있다.

그럼 이것은 완전한 패배가 아닌 무승부다.

그런데 저 주신이 계속해서 힘겨운 영창을 하며 권능을 발현한다.

저 상태에서도 권능을 발휘하다니 지독한 의지다.

“근……근원의 일월. 최……대 출력.”

화아아아아아-!

갑자기 어마어마한 빛의 신력과 정기가 느껴진다.

너무나 급속하게 저 주신의 신력과 정기가 복구되는 것이 확인되자 저절로 비명이 나왔다.

단 한 번에 모든 상처를 치유하고 신력까지 거의 대부분을 회복하려는 기세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너무나 놀라운 사실에 신체의 고통마저 잊을 정도다.

‘말도 안 되는-! 적어도 최상급 주신의 신력과 정기를 이렇게 빠르게 보충하는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도대체 어떤 권능과 신력을 가졌기에 이런 것이 가능하지?

이건 마치 상처의 회복이 아닌 창조신만이 가능하다는 소멸을 회복시키는 복원과 같지 않은가?’

우둑-! 띵-! 우두둑-! 띠띵-!

근육과 관절이 긴장이 풀리는 소리와 함께 기이한 금속음도 같이 들린다.

놀랍게도 신체와 신력이 거의 완전히 회복되었다.

자신들의 몸은 너무나 커다란 타격을 받아서 회복이 안 되고 오히려 정기가 감소하며 죽어가고 있는데 자신들보다 더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예측되는 저 주신은 그 짧은 시간에 회복하고 있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왜 여기의 신계주신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고 자신들의 처분을 이 주신에게 넘겼으며 이렇게 자신감 있게 위험을 자초하며 자신들과 싸울 수 있었는지 말이다.

'창조신의 복원에 가까운 회복력. 그것도 신체손상뿐 아니라 소모한 신력까지 동시에 가능하단 말이지. 그럼 최소한 최고위 주신-! 이런 상대로 여유를 부렸단 말인가? 현역인 최고위 주신인 투신을 상대로 말이야.’

상대의 실력을 읽지 못하고 방심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대가가 처참한 패배라면 당연한 일이다.

너무나 한심스러워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그렇게 차원의 주신이 주신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었지만 차원의 주신의 신계에서는 별 일이 없었다.

차원의 주신이 부재 중지이만 신계주신 대리인 가이아나 때문이다.

전능신족의 여주신이 신력의 원을 본래대로 회복하고 상급 주신으로 복귀를 알리자 오히려 주신계에서 축전이 날아오고 다른 주신들인 전능신족들이 열렬한 환영과 축하선물을 보내고 있다.

전능신족이 비록 과거의 영광이 퇴색되었지만 서서히 본래의 성세를 되찾고 있는 최상위 신족이고 무엇보다 가장 유력한 예비창조신인 전능의 휘가 전능신족이기에 알아서 편의를 보아주는 상태다.

그리고 가이아나의 신력회복의 상태가 우주수의 정기와 아다만티움의 대신전의 정기에 힘입어 급속도로 최상급 주신까지 회복되어가자 또 다른 강대한 최고위 주신의 탄생을 바라며 지원까지 늘려주는 형편이다.

무엇보다 그녀가 과거 주신의 반려로서 쌓아온 헌신에 따른 극상의 평판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전투계열의 여주신들은 현재 본신신력 50억에 도달하여 완전한 중급 주신의 신력을 갖추었고 하복부의 신력의 원에 새겨진 마도 권능에 의해 보유 중이던 혼합정기를 흡수하며 급속도로 강해지는 상태다.

그리고 차원의 주신의 부재에 따라서 주신 대리인 가이아나의 허락을 받고서 대신전 지하의 수련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원래는 입궁이 금지하였으나 차원의 완전 종속신들의 수련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워낙 신력의 차이가 크고 권능의 위력이 차이가 나 주신급의 3명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버티지를 못하는 것이다.

신계주신 대리 가이아나는 신계 주신과의 계약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원칙 하에 1개의 조건을 들고서 허락했다.

그 뒤 1천명의 종속신과 8명의 여주신의 수련을 위한 전투가 연일 벌어진다.

죽음도 소멸도 없는 최고위 주신이 만든 수련공간이라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격전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상대가 안 되었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다른 주신급의 존재들이 서서히 실력을 회복해가자 백중세를 띠고 있었다.

더구나 그가 마도권능을 부여한 3명의 신족과 마족, 절대자의 대표자들은 자신들을 상대로 잘 버티고 있다.

그들이 서로의 권능으로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며 자신들의 발목을 묶으면 바로 전체공격이 쏟아진다.

이 상태에서 신족들이 병렬 신력연결과 마족이 직렬 마력연결을 한 상태에서 덤비고 절대자들이 기이한 권능과 힘으로 덤비자 오히려 밀리고 있다.

처음에는 단 1명으로도 제압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8명 전부가 참전을 해도 백중세이다.

아무리 실전에서 장기간 멀어져서 전투감각이 줄었지만 이렇게 밀리는 것은 용서가 되지 않는 여주신들이 결국 주신의 권능들까지 발동을 하며 밀어붙이고 있었다.

파지지지징-! 파지지직-!

각 속성의 최고위의 권능들이 공간을 유린하며 신족과 마족, 절대자들의 군세의 여기저기를 할퀴듯 물어뜯어간다.

신력의 격차를 제외하면 주신 중 최강의 권능과 전투력을 가진 최악의 재앙의 여주신들이란 이름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위력들을 보인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공격은 역시 벼락계열의 권능이었고 본신의 ‘천공의 여왕’의 모습을 완전히 보인 헤라가 수련 공간 전부를 영역에 집어넣고 원통형의 번개의 방어막에서 난사를 하고 있다.

“천공 벽렬회랑(天空 霹靂回廊)-!”

남주신들을 전장에서 유린하던 전성기의 위력을 완전히 되찾은 최고위의 벼락의 권능이 위용을 드러낸다.

아군도 가리지 않는 무차별의 천공의 벼락의 공격이 전장을 뒤덮고 비처럼 내리자 나름대로 진영을 가지고 압박하던 완전 종속 신들의 군세가 단숨에 박살이 났다.

불시에 가해진 기습과 같은 권능에 그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저기 튕겨진 완전 종속 신들의 모습과 함께 전장이 고요를 되찾았다.

벼락의 잔향에 공간이 자욱하게 먼지와 재가 일렁이면서 시야를 가릴 정도다.

그리고 돌발적인 벼락의 최고위 권능을 같이 뒤집어쓴 여 주신들이 험악한 소리가 뒤따른다.

자신들에게조차 언급을 하지 않고 발산한 권능에 타격을 입었다.

거기다 모처럼 큰마음을 먹고 갖추어 입은 전신갑옷의 여기저기 그을리고 망가져서 화를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치이이잇-! 이년아-! 아군도 모두 죽일 셈이냐-! 쏘면 쏜다고 말을 해야 할 것 아냐?”

“너희들이면 큰 피해도 없고 안 죽을 정도로 조정한 것이야. 그리고 저 아이들이 또 대비하면 안 끝나니 말이야.”

“그래도 그렇지-! 다짜고짜 이렇게 다 죽이면 어쩌자고? 수련이 안 되잖아-! 그리고 내 갑옷 어쩔 것이야-! 당장 물어내-!”

흑발의 여주신이 헤라의 태연한 말에 열을 더 받아 소리쳤다.

물론 오래간만에 꺼내 입은 주신이 입는 전투갑옷이 망가진 이유가 더 컸다.

벼락의 속성인 그녀에게 이 정도의 벼락은 결코 타격을 주지 못하지만 갑옷과 옷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신계관리주신이 되자 주신계가 주는 정기가 과거 원탁의 신 때와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해져 정말 큰 마음먹고 다시 구현한 것인데 망가졌다.

다시 구현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니 물어내라고 저렇게 소리를 치는 것이다.

그러나 헤라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고개를 저으면서 먼지가 가라앉는 전장을 가리켰다.

벼락의 권능을 가진 주신의 최고위 광역기에서도 버티고 서 있는 종속 신들이 있었다.

수련 중에 추가로 주신 급에 도달한 4명과 대표인 3명이다.

그리고 사망에 이른 존재는 아무도 없고 모두 중상에서 멈추었는지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여 주신들이 모두 놀라서 말을 못할 정도다.

설마 사망자도 없고 저렇게 버틸 주신급이 있을 줄은 몰랐다.

중급 주신인 자신들도 다 막지 못하고 방어구에 손상을 입었는데 놀라운 일이다.

“헤에에? 정말이네. 이 정도면 보통 중급주신은 못 견딜 정도인데 설마 아직 싸울 힘이 남을 정도로 막아낸 것이야?”

“그이가 부여한 마도 권능의 복합 발동.”

헤라가 짧은 해설 한마디로 착착한 심정과 상황을 대변했다.

기하학적으로 빛나는 마력의 원이 저 종족 대표인 주신급 3명의 심장에서 떠올라 삼중으로 방어막을 형성하고 대부분의 벼락의 권능을 방어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주신급 3명이 중급 주신들이 연합해도 감당하기 힘든 자신의 최고위 벼락의 광역권능을 대부분 무효화시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낸 것이다.

그것도 기습적으로 발동한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벼락의 권능을 말이다.

전력도 아닌 반사적으로 발동시킨 허술한 마도권능이 보여주는 방어력에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리고 저 마도권능은 자신들에게도 아무 대가없이 부여될 수도 있었다.

본인 신계의 신계관리 주신의 강함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제공할 성향을 가질 차원의 주신이다.

자신들이 그렇게 연속된 판단착오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런 후회가 밀려오는 심정과는 관계없이 그나마 같은 벼락속성이라 가장 친한 흑발의 여주신이 울상으로 자신의 망가진 갑옷을 매만지며 애통해 하는 것을 보고 머리가 아파왔다.

‘투신으로 돌아오니 본색이 들어난다.’

도대체 어떤 신계였는지 보고 싶을 정도로 여주신이면서도 가난한 티가 넘치고 욕설을 달고 산다.

이것이 정말 진짜 여주신이 맞는지 과거를 확인을 해보고 싶을 정도다.

본래 주신이라는 것은 신들의 최고의 존재로서 극히 뛰어난 재능과 한계를 넘는 수련으로 모든 면에서 능력이 극대화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

그것은 아무리 자신들의 직계라도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능력에 분명 지적인 능력이 포함되는데 아무리 잘 쳐 주어도 머리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지가 않다.

분명히 부족한 지력을 무력으로 덮으면서 올랐을 것이다.

하긴 그러니 자신과의 사귐에서 손해를 보면서도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자신의 망가진 갑옷을 어떻게든 수리를 하려고 창조의 권능을 해보려 하지만 전투계열의 여주신으로는 주신의 갑옷의 섬세한 수리는 절대 무리다.

구현에도 정말 큰 정기가 필요했으니 말이다.

더구나 전투력만 극대화한 자신들은 솔직히 물질창조에서는 일반 주신보다 떨어진다.

그러니 다른 여주신도 자신들이 갑옷이 처참히 망가진 것을 확인하고 화를 참지 못하고 발작하려 했지만 본인들의 권능이 모자라 방어를 못했으니 참는 표정이다.

여주신의 자존심상 자신이 약해서 생긴 손해를 다른 동료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니 흑발의 여주신이 대표로 이렇게 투덜거리고 있을 뿐이다.

“아오-! 그 가장 더럽고 치사한 년이라면 마법으로 이런 것은 쉽게 고칠 것인데? 나도 배울 것을 그랬어. 가르쳐 준다고 했을 때 잠깐 들어보니 머리가 아파서 안했더니 정말 후회가 되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