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00화 (111/2,000)

제 200화

9권

본래대로라면 당장 설욕을 해야겠지만 이길 자신이 없어 신체의 강화를 위해 정기를 보강하고 대기상태에 있다가 갑작스런 더없이 분노한 창조신의 호출에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런 나약한 모습들을 보는 창조주의 시선은 너무나 서늘하다.

그래도 직계이며 후계라고 너무 편하게 대우를 했는지 투지가 없다.

자신이 전투결과를 확인하고 판단하기에는 예비 창조신보다 이들이 분명 강하다.

‘신력도 권능도 최고위 창조신의 신격을 결코 주신은 감당하지 못하는데 상대의 투기와 전투경험에 압도당해 끝장이 났다.’

정형화된 신력운용과 경험부족의 간극을 파악하고 그 허점에 최대 출력으로 1격에 끝내버린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을 지경이다.

하지만 그렇게 어이없이 당한 것이 자신의 직계들이니 이런 수치가 없다.

그리고 능력은 분명 이들이 위인데 다시 반격을 시도할 엄두도 못 하고 있으니 더욱 울화가 치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최고위 창조신들을 모두 투입해-! 그리고 이번 일의 결과에 미루어두었던 결정을 내린다.”

“아버님-!”

후계인 창조신장이 경악해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창조주의 결정이 내려진다.

“창조신계의 총력으로 저 정령계의 방어선을 돌파하라-! 너희들의 어이없을 정도의 약함에 저 무도한 자들에게 시비를 걸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 이제 너희들의 존재의미와 가치를 묻겠다. 한낮 예비 창조신조차 극복을 못 한다면 모두 지배종족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체종족은 이미 준비되었다. 일부 미개발지구의 이주를 허가한다.”

웅웅-! 웅웅-! 웅웅-!

허공에 기분 좋게 흥얼거리는 것 같은 울린다.

창조주의 머리 위에 나타난 거대한 행성모양의 생명체는 대신족(代神族)의 주신이었다.

그리고 수백개체가 허공에 동시 공간이동을 해온다.

대신족을 보는 모든 신족들의 얼굴에서 공포가 어리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창조주는 정말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두려워하는 신족들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동일 등급의 신족의 2배 이상의 방어력과 악마족의 2배 이상의 공격력, 거기다 생명력은 10배를 능가한다. 거기다 일반 행성의 10배의 정기와 신도를 생산가능한 주신성의 제조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소모 정기는 동급의 신족과 동일하다. 그가 준 것이기에 거부했고 너희들이 내가 직접 창조한 신족이 아니라면 선택을 망설일 필요도 없지만 참아주었다. 그러나 터무니없이 무능의 극치를 보여준 이번 일로 인내심도 한계다.

대신족에게 일부 영역을 허락하고 만약 정령계의 방위선을 돌파 못한다면 전면 수용한다.

나는 적에게도 이렇게 베푸는 너무나 오만한 그가 정말 싫지만 단 한가지만은 마음에 든다.

‘강자를 찬양하라.’라고 말하였다.

전선으로 가서 싸워 이겨 불명예를 씻어라-!”

창조주가 정말 못 마땅한 표정을 숨기지 않으며 사라지자 창조신장과 최고위 주신은 입술을 꽉 물고서 나타난 대신족을 쳐다보았다.

대신족은 어떠한 대화도 통하지 않는 오로지 강대한 신력과 권능의 결정체 같은 존재다.

그에게 패배를 하고 도망을 치거나 투지가 꺾여서 재도전의 가치도 없다고 판정되어 신체를 개조당한 창조신의 영락한 모습이지만 그 강함과 유용성만은 신족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동일 등급의 신족이 100명이상 달려들어야 이길 수 있다는 판정에 얼마가 기겁을 했는가?’

그런데 분노한 창조주께서 저들을 받아들여 자신들과 경쟁을 허락하신 것이다.

비록 일부분의 허용이라지만 이러다 전부가 승인되면 지배종족이 저들로 채워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창조주입장에서는 아무런 불만이나 전쟁도 없이 우주를 부흥시키고 관리하는 일만을 하는 더없이 유능한 저들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을 내려 보는 대신족의 주신들의 흥겨운 울림을 멈추지 않는다.

“우웅-! 웅우웅웅-! 우우웅-! 우웅웅-!”

‘쉽겠군-! 너무나 쉬운 상대야-! 창조대신님들까지 나설 필요도 없겠어.’

“우웅-! 우웅-! 웅-! 우우웅-!”

‘허나 방심은 절대 없다. 이번에는 결코 499주우주처럼 시간을 끌다가 규격외의 초월자들이 나타날 틈을 주지 않는다. 총력을 기울여 맡은 영역을 진화시키고 이곳의 신족을 제압해 창조주님에게 지배종족으로 인정받는다.’

“웅웅웅-! 우우웅-!”

‘창조대신님들도 저 499주우주를 제압하는 대로 바로 이동을 하신다고 하셨다. 드디어 우리에게도 이 흉한 모습과 타 종족과 대화금지에서 벗어날 때가 온 것이다.’

“우우웅웅-! 우우웅-! 우우웅-!”

‘너무나 긴 기다림 끝에 온 재탄생의 기회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잡고 말리라. 무능한 저들을 치우고서-!’

무슨 말인지 모르나 의미는 알 것 같다.

자신들에 대한 비웃음과 겨우 잡은 기회에 대한 기쁨들일 것이다.

갑작스런 최고위 창조신들의 충격적인 패배와 창조주의 분노에 황망해하던 창조신장의 눈에서 서서히 열기와 살기가 일어나고 있었다.

26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하게 빛나면 펴지고 있다.

자신의 의무는 창조주의 보필이 가장 먼저이나 거기에 버금가는 것은 신족 전체의 생존이다.

그가 멋대로 순서를 정하고 ‘절대계’를 시작으로 하는 주우주의 장악이 1에서 499까지 500억년에 걸쳐 이어왔다.

‘영원 전쟁’이라 이름붙인 이 기나긴 전쟁은 단순히 지배의 문제가 아니었다.

승리 후 지배가 목적이었다면 순식간에 끝낼 힘이 그에게는 있었다.

허나 이 전쟁은 ‘누가 더 유능하고 이 우주에 도움이 되는가? 정말 기존의 것이 최선인가? 더 나은 것은 없는가?’란 도저히 물러설 수 없는 명제의 답을 내리는 영원의 전쟁이다.

그가 ‘카르마’라 불리는 오로지 우주의 진화와 발전의 결과만을 보는 기준을 내세워 모든 것을 심판하면서 처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신이 신도가 되고 신도가 신이 되는 수준의 지배종족의 교체는 약과다.

창조신조차 무능하다고 낙인이 찍힌다면 저런 모습이 되어서 지배종족으로 승리를 할 때까지 끝없이 재활용된다.

그가 완전 장악한 우주에서 오랜 기간 나태한 신족의 운명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신족이 지배종족을 유지하고 있는 주우주가 겨우 10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소수종족으로 떨어져 복귀를 위해 치열한 투쟁을 하고 있다.

그 10곳도 신족의 오리진 님들의 주우주라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전멸이다.

‘절반이상의 지배종족이 저 증오스런 악마족보다 더 끔찍한 대신족이지.’

지배종족이 되어 힘을 그대로 가진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저들은 신족으로 돌아오지 않고 진정한 지배종족이란 미명하에 뭉치고 본래의 신족을 하위종족취급을 한다.

더 지독한 사실은 그 모든 것을 창조주들이 승인을 하였고 정당한 투쟁의 결과라서 말도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그가 완전 장악한 우주에서는 신족이 전성기의 10분의 1도 못되는 그야말로 소수종족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러니 이 신족 전체의 위기 앞에서 신족 모두를 지켜야하는 창조신장의 의무와 본능이 지금 완전히 깨어난 것이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권력욕과 사적인 감정을 날려 버릴 만큼 절박하고 강렬했다.

정말 신격만 주신이지 강함은 자신과 동급인 전능신족이 지키는 방위신계를 돌파하지 못하면 창조주의 특혜에 기대면서 나태하여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신족이 전 영역에서 대신족과 경합을 해야 한다.

그것은 분명 멸망일 것이니 이제 수단방법을 가릴 상황이 아니다.

어떻게든 신족을 강화시킬 시간을 벌어야 한다.

“가두어두었던 그의 칭호를 가진 창조신들과 초월자들을 모두 동원한다. 방위신계를 돌파만 하면 신력에 맞는 직위를 내린다.”

“형님-! 그들은 그에게 고개 숙인 배덕자들입니다. 어떻게 그런 자들에게 다시 기회를-!”

꽈지지지직-!

최고위 창조신들의 눈이 커졌다.

창조신장의 신력이 갑자기 신력한계인 5,000억을 돌파해서 끝없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26쌍의 빛의 날개가 한없이 커지며 대신족까지 밀어내려 한다.

그러나 늘어난 신력에 전혀 기뻐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창조신장이 대답한다.

“창조주님의 대답이시다. 창조신들의 신력한계를 모두 푸셨다. 후회 없이 싸우고 결과를 받아들이라는 지시이시다. 그리고…….”

다음 말은 차마 하지를 못했다.

창조신장은 말 그대로 신족의 대표이며 수호자이다.

신족 전체의 의지가 대신족을 일부의 영역이나마 받아들인 사실에 더없는 공포를 느끼고 자신의 신력을 강제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없다.

‘신력 1,000억이지만 창조주급인 정령계의 방위신계의 지원을 받으면 신체가 버티는 한 영역 내에서 신력은 끝없이 올라간다. 저 무한경쟁의 우주에서 예비 창조신이 될 정도면 초일류의 투신이 분명하다. 그 투신이 전능신족이라면 분명 조 단위의 신력까지 감당이 가능할 것이니 이들을 다시 투입해보았자 상대가 안 된다.’

자신의 늘어난 신력에 비해 최고위 창조신은 극히 미비한 수준의 증가를 보인다.

신체는 직계로서 동일하나 어떠한 극한 수련이나 투쟁도 겪지 않고 오로지 주어진 압도적 권능만으로 살아온 저들에게 어떠한 기대도 없다는 뜻이다.

오로지 자신만을 강화시키니 결국 자신까지 나서라고 강요하는 격이다.

조금만 더 강자들이 있으면 좋았을 것을 경쟁자가 될 것 같아 모두 제거했더니 전부 혼자서 감당을 해야 할 판국이다.

자신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아 살려두었던 도움이 안 되는 최고위 창조신들을 데리고 신력만 주신이지 강함은 창조신을 능가하는 지독한 투신들이 넘쳐나는 저 주우주의 정령신계의 방위를 돌파해야하는 정말 곤란한 상황이다.

‘돌파만 가능하면 창조신의 수는 자신들이 비교할 수 없이 많으니 지역의 제압은 가능하지만 과연 자신과 동급인 전능신족이 지키는 창조주급의 방위신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

결국 답은 하나다.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한 번에 승부를 보아야 한다.

이제 단순한 감정싸움을 위한 도발이 이 주우주 신족 전체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바뀐 것이다.

‘배덕자이든 범죄자이든 가릴 때가 아니다.’

갑자기 과거에 자신보다 더한 재능을 보여 제거했던 직계들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애써 무시했다.

그런 신족들의 절박한 모습을 보며 대신족의 주신들은 더없이 느긋하게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우웅우웅-!”

‘그런대로 쓸 만한 투신이 하나정도는 있었군.’

“우우웅-!”

‘그래보았자 저 정도가 창조신장이면 이 주우주의 수준도 알만해.’

“우우우웅-!”

‘창조신장이 겨우 499주우주의 일반 창조신 이하라니 즐겁게 결과를 기대해도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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