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9화
9권
언제인가는 창조신들이 뽑아내는 주신성이 들어설 항성계가 부족이 예상되고 해결을 위해서는 침공밖에 선택이 없다.
시비가 걸리기를 원하는 것은 주변의 창조주뿐만 아니라 끝없이 발전하는 창조신계를 지탱해야하는 창조신장에게도 절실했던 것이다.
20조를 넘나드는 스산한 살기가 서린 신력의 파동에 주변의 최고위 창조신들의 안색이 핼쑥해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처참한 전쟁의 예감이 몰려왔다.
한편 정령계 대기소의 봉인소에서도 상황이 급박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수백 명의 최상급 신들을 벌레를 잡듯 처단해 버린 최고위 주신이 자신들도 반란실패의 책임을 물어서 자신들의 신체를 신력으로 부술 듯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범죄 대상자들을 전부 처리했으니 이제 반론이나 여한은 없겠지? 주신답게 깔끔하게 죽어 신계의 기반이 되어라. 주신급 정령신으로 새 출발은 잘해라.”
요즘 바깥의 빛의 주신들은 마신보다 상황 대처가 더 지독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리 용서할 수 없는 죄인들이라 하지만 죽여서 정령신으로 하는 결정이 너무나 빠르다.
이러니 반란을 일으킨 자신들도 같은 운명일 것이다.
그러니 살기위해 자신들의 머리가 부서지지 않게 필사적인 노력과 함께 간청을 계속 해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충성을 바치겠다고 했는데 반란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반문에 말문이 막히고 견습 조차 거부당했다.
그리고 협상이 거부될 때마다 가해지는 폭행이 늘어서 주신 하나는 발에 밟혀서 부서지기 직전이고 나머지 2명은 무식한 손아귀 힘에 머리가 터질 위기를 겪고 있었다.
신력 차이가 워낙 크고 기이하게 높은 신체의 물리적 힘에 대항은 꿈도 못 꾸고 버티는 것만 가능했다.
이러다 죽어서 신격이 하락하면 정령계에서는 정말 다시는 주신이 못 되는 수가 있기에 결사적이었다.
“호오? 정기의 기본 유지만 되는 인턴(Intern)신으로 봉사하겠다고? 출근하고 신체를 유지할 정기만 주는 거의 무보수인데?”
“예-! 받아만 주시면 승급되는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습니다.”
“정령신 관리가 무척 힘들다고 하던데?”
“그것도 하겠습니다.”
“충실한 신계의 일꾼으로 만들겠습니다.”
어쩌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다급함에 정신없이 외친 것이다.
그제야 만족한 듯 풀려난 자신들의 신체의 손상을 치료하며 안정을 찾아가자 방금 계약조건에 기가 막혔다.
주신 체면에 무보수로 일하는 것을 자청한 셈이다.
그러나 지금도 약간의 살기를 품고 자신들을 노려보는 시선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손가락이 꼼지락 할 때마다 금속음이 계속 울리는 것을 보니 약간의 거부만 하면 바로 죽여서 정기를 회수할 기세다.
“정령신들이 모두 자신의 본래신력으로 자리를 잡을 때가지 정령신들의 관리를 담당하라. 인턴기간이 끝날 때까지 용병신으로 대우하니 이것이 반란 실패의 대가이다. 중급 주신으로 완전히 승급하면 신계관리주신에 도전할 자격을 주겠다. 이겨서 자신의 자리를 쟁취하고 명예를 회복하라.”
“알겠습니다.”
차원의 주신이 그래도 빛의 최고위 주신이라고 나름대로 관대하다고 생각이 된다.
‘반란에 실패한 자신들을 바로 처분하지 않고 이렇게 기회를 주지 않는가?’
‘유격 화산’의 정기 흡수의 권능 속에서도 중급 주신에 거의 도달한 자신들이라면 신계관리주신정도야 얼마든지 이겨서 차지할 수 있다.
그런 낙관적인 생각을 하면 신격이 하락하지 않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들을 보며 차원의 주신은 딱한 듯 혀를 차고 있었다.
자신의 신계 사정을 잘 모르니 바로 신계관리주신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어이가 없는 것이다.
‘내 신계관리주신들은 주신들을 하도 죽여서 주신살(主神殺)을 가진 중급 여주신들이 8명에 연산력은 상급을 초과하는 거의 상급인 관리 여주신이 4명이다. 어지간한 주신은 절대 못 이긴다. 거기다 전능신족인 별의 창조신이라 불리는 상급 여주신도 있다. 부디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보아라. 하여간 주신은 너무 비싸-! 원탁의 신 정도는 허락해 주지.’
조금 불쌍해졌지만 무시한다.
정기의 여유는 분명 있지만 아껴야지 나중에 힘들지 않는다.
거의 중급을 바라보는 주신들을 공짜와 다름없이 고용했으니 나름대로 성공적이다.
‘반란자들인데 왜 안 죽이냐고? 무슨 이익이 있다고 죽이나?’
여기 최상급 신들을 싹 죽여 정기를 회수한 것은 신격에 비해 과다한 정기를 품고 있어 낭비가 많기 때문이다.
저 정령계 대기소의 신계주신도 갑자기 싹 죽여 정령신으로 만들자 당황한 것 같지만 넘치는 정기에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이미 이들의 넘치는 부정에 정나미가 떨어졌고 언제나 관리신이 주는 용돈 같은 정기에 쪼들려 살다가 갑자기 받는 자리수가 2자리나 올랐으니 기쁘면서도 어이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저들을 살려 저 신격으로 데려가기 위해서다.
저들이 가진 신력의 절반정도가 여기 신들을 죽여 흡수한 것이니 돌려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받을 대상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도 달라고 하면 상큼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신과 주신 급의 차이는 말할 필요 없이 크고 인증전을 치루고 신계의 발전을 위해서 주신이 1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에서 나의 전력을 내가 줄일 리가 없다.
물론 반란실패는 그냥 넘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무보수로 일하게 하는 것은 당연하고 덤으로 지금 신계관리주신들에게 이겨야 정상적인 주신대우를 하는 정도면 주신계도 납득할 것이다.
더구나 그 밑에 부하로 둔다면 오히려 너무 심하다고 할지도 모른다.
나의 신계관리주신들의 악명은 전 주신계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기뻐해야 하나?’
잠시 복잡해지는 머리를 흔들며 이번에 받아들인 주신들과 여기 신계주신을 모두 사무실로 보내 명단을 뽑게 했다.
이 과거 뚱보신이 자신의 유용성을 증명하기 위해 가져온 완전한 우수 정령신 명단을 보니 필요한 신의 반도 못 채우겠다.
지금 2단계로 급속하게 승급한 나의 신계의 빈자리는 최상위 신이하일수록 엄청나다.
다행히 신계관리주신이 거의 채워져서 다행이지 반란을 모의했다고 다 죽였다면 현상유지도 곤란할 뻔 했다.
‘이렇게 신의 수가 모자라니 주신들이라도 많아야 한다.’
최상급 신이하도 절반이상 채워야지 정상적인 신계의 기능이 되고 주신성도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 사기꾼 주신처럼 마구 받아들였다가 주도권을 잃는 사태를 겪을 수 없기에 선발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거기다 여주신들에 ‘헌신서약’의 대가로 주어야 하는 별까지 생각하니 암울하다.
신력 상쇄의 고통까지 몰려오니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져 짜증이 몰려온다.
그래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방어막을 없는 것처럼 깨어 부수며 전진하고 있다.
유혹계열의 여주신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든 신력방어막이라지만 어차피 중급 주신이다.
3단계 위의 최고위 주신의 출력 앞에서는 모든 방어가 무의미하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신력의 파동만으로 돌파가 가능하고 반격도 의미가 없다.
그렇게 투명한 유리처럼 구성된 권능의 방어를 통과하듯 지나가자 바로 목표가 보였다.
그런데 상태가 이상하다.
수정과 같은 반투명한 결정체 안에 완전히 의식을 잃은 여신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슬쩍 상태를 확인해보니 가관이다.
“휴우-! 그럼 그렇지. 자기 신력의 2배가 넘는 잡다한 신력을 흡수하고 멀쩡할 리가 없지.”
단일 신이 내려준 신력이라면 상관없지만 최상급 신들에게 약간씩 넘겨받은 신력들이니 융합이 흡수가 잘 되지 않고 충돌하고 있다.
그래도 여주신이라 조금씩 흡수하고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른다.
아마 마지막 힘으로 상위주신까지 막는 투명수정결계를 만들고 그대로 의식을 잃은 모양이다.
한쪽의 머리카락은 타오르는 듯 붉고 다른 한쪽은 검다.
모두 장발의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미형의 얼굴과 몸을 가지고 있지만 이래서야 어떻게 많은 신을 낳고 기를 수 있을지 의문이 갈 정도 허약해 보인다.
지금의 여주신이 터질 것 같은 풍만함과 강함을 자랑하는 절정기의 여성이라면 이들은 막 성인이 된 여성같은 느낌이다.
도대체 여기의 관리신들이 무엇을 보고 넘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어려 보이는데 마신족도 아니니 권능자체가 유혹계열일리는 없다.
기계 여주신들도 처음에는 이보다 더 날씬했는데 신력을 회복하더니 많이 좋아졌으니 이들도 같을 것이다.
아직 넘겨받은 신력들을 융합을 못시켜서 일반 주신정도이니 말이다.
일단 위험성은 없어 보이니 강제로 주신으로 삼아야 하겠다.
정령계에 주신이 오는 경우는 현재에는 거의 없으니 귀중한 자원이다.
거부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 지금 상대의 사정을 다 받아 줄만큼 여유는 없다.
아까부터 소름이 오싹오싹해지는 것이 터무니없는 사태가 벌어지려는 징조다.
어서 여기를 정리하고 빠져나가야 한다.
차원의 권능으로 살짝 파악해본 전쟁터의 상황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으득-! 도대체 이 어처구니가 없는 신력들은 뭐냐? 죽도록 고생해서 500억의 최대출력을 가졌더니 본신신력이 1,000억을 넘나드는 창조신들이 무수하게 집결하고 있다니? 저기서 난 아직도 최하위 말단인가? 더구나 외부에도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이 저렇게 많이 있었어? 게다가 1,000억 이상인 창조신급들 이라니? 정말 잘못하면 더럽게 걸려들겠다.”
외부 주우주의 창조신들이라면 어떻게 피할 수 있다.
칭호를 부분 개방하면 상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칭호를 가진 절대자이고 신력도 절반이하라면 도망도 불가능하다.
그쪽도 절대 완전개방을 할리는 없지만 부분개방만으로도 같은 동급이다.
거기다 나의 마도와 같은 특화된 권능을 가졌을 것이니 내가 우위인 점이 없다.
오히려 그들보다 신력이 반도 안 되는 열세인 지금의 나라면 정말 위험하다.
어차피 힘이라면 넘쳐나는 윗분들이 처리하실 것이니 살벌한 이 전쟁터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비 창조신님인 전능의 휘께서 폭주하며 무슨 일을 벌이셨는지 살기가 넘쳐흐른다.
저 정도의 존재들이 보이기에는 상상도 안가는 감정들이 얽혀서 공간이 파열되려 한다.
양쪽의 중심에 있는 강자들이 보이는 투기가 가만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쳐다보는 의식을 잠식하려 한다.
최소 창조신의 전장으로 판단되는 저 곳에 진정한 최고위 주신도 아닌 나는 정말 위험하다.
그의 마지막을 정리해 주기 위해서 어떤 오명을 얻더라도 나는 살아남아야 한다.
저런 무가치한 주도권과 감정싸움에 끼어들어서 위험을 자초할 생각 따위는 없다.
‘시작을 상위자들이 했으니 정리도 높은 분들끼리 해라. 그렇게 서로가 마음에 안 들면 차라리 둘이서 결투를 해서 한쪽이 소멸을 하던가 하지 이 무슨 폭거인가?’
인간들의 전쟁 원인의 절반이상은 상위자들의 감정싸움이라더니 딱 그 꼴이다.
스스스슥-!
양손을 뻗어서 수정의 핵을 뚫고서 그녀들의 몸에 손을 댄다.
“원하는 것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에 도전할 가치가 있다.”
휘이이잉-!
본래대로라면 하복부의 신력의 원에 직접 각인하면 좋겠지만 지금 그럴 여력이 없다.
과연 수정의 핵들이 그녀들에게 급속하게 흡수되는 것을 보고 그대로 창조신의 보석 안에 넣어버렸다.
그곳은 주신은 꼼짝을 할 수 없는 창조신의 감옥과도 같으니 흡수가 끝나도 다른 수단을 선택할 수 없다.
나중에 천천히 설득내지는 협박으로 잘 마무리를 해야겠다.
지금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치이이이-! 미치겠군. 뭐가 오는 것이냐? 지금도 이정도인데 도대체 뭐가?”
‘유격화산’의 권능이 물밀듯이 나의 몸을 덮치며 분해를 할 것 같다.
당장 막을 수도 있지만 무수한 위기를 넘으며 강화된 나의 ‘전투예지’와 ‘희생감수’가 경고한다.
만약 강해지기 위한 시련을 거부 하면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수십 명이 넘는 1,000억이 넘는 창조신들과 같은 등급의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 외에도 더 위험한 상대가 남아있다는 예측이다.
저들이 저래 보았자 이쪽의 창조신이 단 한 분만 나오시면 상황 끝이니 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마도와 권능은 절대계의 탐색을 피하느라 다 사용하고 본신신력만으로 여기서 버티니 죽을 맛이다.
그나마 마도 기계신과 혼합이 아니었으면 정말 움직이지도 못할 지경이다.
그래도 정령 주신을 5명이나 얻었으니 그것을 위안으로 삼을 뿐이다.
“창조신급의 칭호를 가진 절대자보다 더 위험한 무엇인가가 있는가?”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물었지만 해답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분명히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창조주들의 분노였다.
아무리 신들의 수준과 신격의 격차가 벌어져도 애써 무시해왔다.
신들의 신력이 아무리 높아도 어차피 영원체인 자신들이 나서면 언제든지 정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 괴이할 정도로 강함에만 미쳐가는 499창조주라 생각했는데 설마 본신신력 10조라는 자신들조차 당장 감당이 안 될 창조신장이 있을 줄 은 몰랐다.
거기다 아무리 신력 제한을 풀었어도 5조가 넘는 최고위 창조신들이 10명이나 있다니 말이다.
더구나 그 중 절반이 본래 자신들의 직계였다는 것이 이성을 잃게 한다.
남아 있는 후계라는 것들은 간단한 지시도 수행 못하고 예비창조신에게 다 죽어서 부활 중인데 저 주우주로 넘어간 직계는 창조주조차 함부로 못할 강자가 되었다.
말 그대로 자신들의 무능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겨우 예비창조신에게 전원 죽음을 당한 것이 정말이냐?”
“직위는 예비 창조신이나 신력 1,000억이 넘는 창조신장 급의 전능신족으로 확인 되었었습니다.”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가? 그래서 날개가 창조신의 26쌍이던가?”
“그것이 주신의 13쌍으로…….”
우르르르릉-!
창조주의 분노에 따라 주우주의 중심인 창조주계가 완전히 뒤흔들리고 보고를 하던 창조신장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영겁의 세월을 모시며 그와의 전쟁이후에 처음 들어보는 격렬한 분노가 서린 음성이 터진 탓이다.
“이 무능한 것들이 권력싸움에 정신이 나갔느냐? 26쌍의 창조신과 13쌍의 주신의 권능의 차이가 어떤지 알면서 그런 변명을 하느냐? 전투도 아닌 도발이었다. 그런데 후퇴도 못하고 일격에 당해서 정기까지 5,000억이나 빼앗기고 무슨 면목으로 부활을 하고 있는 것이냐.”
속에서 씹어 뱉는 것 같은 노성이 창조주의 어전을 울린다.
그 앞에 막 부활을 끝낸 최고위 창조신들과 창조신장이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엎드려 있을 뿐이다.
최고위 창조신들도 억울한 것이 분명 자신들과 같은 전능신족이 분명한데 들어온 공격은 방심한 상태에서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1격에 치명타를 허용하고 죽었는데도 다시 상대하라면 얼마나 버틸지 자신을 할 수 없다.
‘그런 강자가 겨우 예비 창조신으로 일만 년 이상이나 승급을 못하고 있다니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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