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8화
9권
“허어어억-!”
이제야 보였다.
예비 창조신이신 전능의 휘께서 방위신계의 핵으로서 방어영역과 탐지를 주우주 경계까지 확장시키자 은신해있던 무수한 신과 창조신이 나타난 것이다.
최고위 창조신만도 이미 20명을 넘어섰다.
‘이건 3개 이상의 주우주의 연합이다. 도대체 창조주님께서 창조주계에서 어떻게 하셨기에 저런 대병력이 겨우 시비를 걸 명목으로 움직인단 말인가?’
보나마나 바닥까지 자존심을 긁고 죽도록 팼겠지만 이건 너무한다.
그래도 같은 동맹인데 이건 완전 끝장을 보자는 살기를 숨기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예비창조신에게 최고위 창조신 5명이 합공을 하고도 맥없이 죽어나가서 권위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니 저들도 절박하다.
그런데 폭주해서 이런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의 비장한 목소리가 울린다.
“어떻게든 우리 전력만으로 막고 물리쳐야 한다. 다른 창조신계의 도움을 받는 순간 전장은 확장되고 연쇄적으로 다른 주우주의 침공이 이루어진다. 반드시 여기의 경계 시비에 의한 국지전으로 명분을 한정 해야만 한다. 아직 우리들의 주우주는 연합과 전면전을 치룰 전력이 아니다.”
“…….”
차라리 적이면 타도하기가 쉽지 어설픈 동맹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한편 시비를 걸러온 다른 주우주의 창조주들은 이를 부득 갈며 눈앞에 나타난 현황을 바라볼 뿐이다.
창조주는 수련 중이라며 방문을 거부하다고 감히 방해를 한 존재들의 능력치 때문이다.
강제로 돌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확인을 해보니 믿을 수 없는 숫자가 나타나고 있었다.
자신들이 확인하고도 황당한 수치였다.
‘499주우주의 창조신장 가람(伽藍)의 승가람마(Sangharama). 성체수 1,000조의 창조주성(創造主星)에 신계 보유, 신력은 공식 10조이며 최대출력 20조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신도는 없다고? 10조가 전부 본신신력? 전투능력 등급은 주우주 기준으로는 측정불가라고?’
절로 장탄식이 나오는 수준이다.
아무리 영원체인 자신들이라도 저 정도 수준의 창조신장을 타도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들어갈지 모른다.
아니 자신들도 무수한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우주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이 정도의 신력을 허락하지 않는다.
어떤 최고위 창조신이라고 해도 5천억의 제한을 둔다.
1조가 넘어가면 그 순간 반기를 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그마치 20배 이상의 신력을 가진 창조주급 창조신이 버젓이 자신들을 막아서고 있다.
게다가 창조주 대리라고 반말을 하며 몰아붙이는데 일단 힘에서 밀리니 어쩔 수가 없다.
“정말 10조라고? 창조주만이 허가된 1조 이상의 신력을 허락했단 말인가?”
“어떻게 10조가 가능한가? 아무리 정신체이지만 영원체도 아닌 신체가 견딜 수 있나? 그리고 저 정도의 수련을 쌓을 시간이 어디 있다고 저런 수치가 나와?”
모든 것은 뜻대로 되고 있었다.
어떻게든 개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억지와 같은 최고위 창조신들을 동원한 대규모의 도발을 감행했고 그들이 모두 죽어서 신령만이 복귀했다는 소식이 왔다.
겨우 이 주우주를 동맹에서 문제 삼을 건수가 생긴 것이다.
‘드디어 이 동맹인지 원수인지 모를 499 주우주를 밀어 붙일 때가 왔다.’
처음에 499주우주가 그에 대한 대항동맹의 가입을 신청할 때는 정말 환영했다.
그런데 그에게 당한 패배를 정정당당하게 설욕한다고 이 미친 창조주가 폭주에 가까운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대적인 그가 준 모든 지식과 지원을 아무 가감 없이 받아들이고 거기에 자신의 의지까지 더해 신들까지 무한경쟁의 지옥으로 집어넣은 것이다.
자신의 주우주를 어떻게 하든 알바는 아니지만 문제는 자신들의 주우주의 신들과 초월자들이 마치 홀리듯이 이 우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창조주의 직계나 주세력은 이상이 없다.
문제는 그들을 받쳐줄 주변세력에서 핵심이 되는 더없이 강대한 투신들이 약간의 이상이나 승급에 누락이 되면 모든 것을 버리고 이 주우주로 떠나는 심각한 상황이다.
그것도 용병신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천박한 직위로 시작을 하는 것을 알고도 가는 것을 보니 속이 터질 지경이다.
그렇다고 직접 따지면 바로 무력행사를 해대니 이렇게 꼬투리를 잡을 수밖에 없다.
창조신들의 부상까지 생각했지만 죽음을 당했다니 어이가 없지만 오히려 잘 되었다고 자위하고 단체로 몰려왔다.
‘보상도 확실히 뜯어내고 비정상적인 운영을 동맹에서 문제 삼아 본래대로 되돌려야지 더 이상의 신들의 유출이 안 된다. 물론 죽은 창조신들의 부활에 들어가는 정기를 생각하니 어떻게든 이들에게 받아내야 한다.’
그런데 창조주에게 직접 따지겠다고 나선 자신들을 당당하게 막아선 이 규격외의 창조신장과 최고위 창조신들을 보니 속에서 더 화가 끓어올랐다.
본신신력 10조의 창조신장은 2명이면 어찌 제압할 수 있어도 5조가 넘는 10명의 다른 최고위 창조신까지 어찌할 수 없다.
자신들은 6명이니 완전히 수에서도 밀리고 있다.
어떻게 이 주우주가 미쳐 돌아가서 창조주급의 창조신들이 10명이나 나오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그리고 더 열이 받는 상황은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창조주들이 최고위 창조신들의 얼굴을 보더니 여기저기서 노호성이 터져 나오고 변명하는 소리가 가득한 것이다.
정말 어이없게도 막아선 10명의 최고위 창조신중 5명이 자신들의 직계들이었다.
그러니 저렇게 감정을 못 참고 창조주 체면에 외치고 있다.
“왜 네가 여기 있느냐? 아무리 전장에서 무단이탈했다지만 넌 나의 직계인데 이럴 수 있는가? 비록 후계는 아니지만 어찌 이런 배신을 할 수 있느냐?”
“살기 위해서입니다.”
“뭐야-! 누가 감히 창조주의 직계를 죽이려 하는가? 그리고 5조 이상의 신력을 가진 창조신의 목숨을 어떻게 위협해-!”
“처음 100억에서 여기로 와서 필사적으로 올린 신력입니다. 다른 후계들에게 악마 족과 전투임무 수행 중 치명상을 입은 상태에서 단체로 공격당해 죽을 뻔하고 겨우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보고는 결코 없었다! 네가 적과의 전투가 두려워 무단이탈했다는 보고를 받았고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진실의 눈으로 확인도 했단 말이다.”
“진실의 눈의 권능이 만능이 아닙니다. 피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들에게 저는 적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들과 싸우다 도망쳤으니 당연히 보고는 진실입니다. 아무 세력도 없이 잠재능력만 높은 경쟁자는 결국 처분이 되어서 숨겼지만 마신 족과 전투에서 어쩔 수 없이 본래의 실력을 보이자 바로 처분이 들어오더군요.”
“허-!”
“출신을 모르고 치명상도 입었지만 귀한 강한 주신이라고 치료해주었습니다. (대신 빚을 잔뜩 씌워 소멸을 각오해야하는 인증전에 강제로 부려먹었다.) 공정한 대가도 주었습니다. (용병신이라고 많기는 했지만 부상 치료를 하면 다 나갈 정도다.) 신계까지 부여해주었습니다. (주신성을 하나 주고 등급이 오를 때마다 마신족, 대신족까지 다시 인증전을 치르느라 수십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서 차라리 고향에 돌아가 죽을까하고 수없이 고민했다.) 저를 여기까지 지탱해준 것은 이곳입니다. (빚진 것 빨리 갚지 않으면 죽음과 소멸도 용납할 수 없다고 협박당했다.).”
이성과 감정이 혼돈해서 본심이 튀어 나오려고 했지만 일단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창조주들은 넘어갈 모양이었다.
“과거는 상관없다-! 당장 복귀를 해라. 본신신력 5조 이상의 창조신이라면 창조주의 대리가 가능하다. 네가 후계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제 신계는 여기 있고……무엇보다 창조신계에 빚을 다 못 갚아서 불가능합니다. 이 직계 놈들이 인증전을 개판으로 치루는 바람에…….그냥 동결시킬 것을……더럽게 약한 주제에 무슨 독립신계의 주신으로 시작을 한다고……철없는 반려와 무능한 자식들이 원수지.”
뜻 모를 소리를 하며 갑자기 횡설수설하기 시작하는 직계의 말투에 저절로 호통을 쳤다.
“빚이라니? 창조주급 창조신을 누가 감히 빚쟁이로 만들어? 누가 강제로 받아낼 수 있다고-!”
아무 대답도 못하고 힐끔 힐끔 창조신장을 바라보는 꼴을 보니 상황이 짐작이 간다.
말이 좋아 2배이지 5조이상의 격차는 감당이 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저런 존재가 명분을 가지고 강제징수를 하면 막을 도리가 없다.
그리고 빚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미약한 살기마저 뿌리는 것이 변제나 양보해줄 기세가 절대 아니다.
더구나 당당하게 26쌍의 빛의 날개 외에도 암흑의 날개를 1쌍을 보이는 것을 보니 이미 ‘혼돈’까지 손에 넣어 창조주조차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러나 영원체인 자신들의 적은 아니다. 아무리 신력이 높아도 쓰면 쓸수록 신력은 감소하고 죽음과 소멸을 겪는 정신체 따위는 창조주의 상대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인지 창조신장을 바라보며 호기롭게 외친다.
“내가 지금 갚아 줄 것이니 당장 복귀해라-! 얼마냐?”
“100조의 정기.”
“…….”
가볍게 대우주(Super Universe)단위의 지성체의 총 숫자가 나온다.
창조주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 상상을 초월한 정기에 경악했다.
‘아무리 창조주라지만 감당할 수 있는 물량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사고를 쳤기에 저런 빚을 지는지 알고 십을 정도다.
그리고 다른 창조주 직계의 최고위 창조신들도 한숨을 푹푹 쉬는 것을 보니 대동소이한 모양이라 기겁을 할 지경이다.
“어떤 사기를 당했기에 그런 빚이 나와-! 아니 어떻게 그런 손실이 있는데 창조신계가 유지가 되는 것이야?”
“최고위 창조신계 발전에 차용한 정기가 90조, 자기들 직계들 인증전 지원에 10조다. 용병으로 참전한 신계주신과 마신족에게 나와 창조신계가 일단 대신 지불했으니 신속하게 갚지 않으면 그의 전장으로 보내겠다. 언제나처럼 강제징수다.”
“허어어억-! 제발 그것만은-! 바로 주신성을 만들어 갚겠습니다.”
차가운 협박에 창조신들이 이동구성으로 외치는 소리에 창조주들의 얼굴빛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자신들의 우주에서 저 정도의 강자에게 감히 빚을 갚으라고 강요하고 감히 강제징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여기서 일상다반사인지 정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증전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신계 주신의 자격을 시험하기 위해서 치루는 것이라고 하던데 저렇게 정기가 많이 소모가 되는가? 그런 무의미한 소비가 어디 있는가?’
그런데 창조신장이 짧게 끊어서 말한다.
“신계 주신과 창조신들에게 신용을 잃으면 어떤 대가를 주어도 다시는 참전하지 않는다. 용병 보수는 그들의 목숨과 신력을 건 투쟁에 대한 대가임을 절대 잊지 마라. 그것이 너희들 자신의 미래의 참전대가이기도 하다.”
“알겠습니다!”
“빚을 다 갚을 때까지 보수는 없다. 일반 용병신으로 판정한다.”
“컥-!”
“허억-!”
“신계 운영이 적……적자인데. 이걸 어쩐다.”
무보수라는 말에 다들 절망에 빠진 얼굴을 보니 이렇게 평상시에 사는 모양이다.
이런 곳이 뭐가 좋다고 다들 오는지 모르겠다.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우리 측의 창조신이 5명이나 그대들의 창조신에게 살해당했다. 정확한 사유와 보상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없애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이다.”
“창조신들이 나서서 싸운 적은 없다. 모든 창조신은 권능 습득을 위해 소집된 상태이고 모든 성단의 관리는 주신이 관리한다.
착오가 있는 모양이군.”
“뭐라-! 감히 시치미를 뗄 생각인가-?”
이제 대화고 뭐고 가만두지 않을 생각으로 공격을 준비하는데 창조신장이 비웃듯이 말한다.
“예비 창조신 하나가 경계를 침범한 정체불명의 주신들을 죽였다는 보고는 받았다. 주신들 따위의 다툼 때문에 창조주들이 항의하러 올리는 없을 것이니 착각이겠지?”
"뭐야-! 예비 창조신이라고? 감히 헛소리를……잠시만.”
자신들의 뒤에서 황급히 다가온 창조신의 추가보고에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정말 예비 창조신 1명에게 최고위 창조신 5명이 모두 당했다고-! 분명히 날개가 13쌍인 주신이었다고?”
“예. 다시 확인을 해보니 분명합니다.”
“이……이-! 그 보고를 왜 지금 하느냐-!”
이 사실을 창조주 연합에서 알면 499주우주를 문제를 삼기 전에 비웃음거리가 된다.
당사자인 자신들조차 최고위 창조신들이 단 1명의 예비창조신에게 모두 죽어서 도망쳐 오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혹시나 해서 재차 확인한 투신의 직위는 예비 창조신이 맞다.
그것도 1만년 이상 전부터 승급을 위한 시험을 통과 못해 ‘영구 예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꽤 유명한 예비 창조신이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절로 말문이 막히며 이를 부득 갈다가 돌아섰다.
다시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돌아서는 창조주들을 바라보며 창조신장은 더욱 차가워진 눈을 빛내며 다짐하고 있었다.
‘정령계를 넘어서는 순간 침공으로 판정하고 모두 죽여서 이 주우주의 기반으로 삼아주리라. 너희들의 주우주의 영역도 잘 받아주지.’
지금 발전을 위한 정기가 부족한 것은 다른 주우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창조신들도 강해지는 속도와 직계들이 늘어나는 것이 너무나 빠르다. 다행히 주신성이라 큰 문제는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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