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0화
8권
마치 선생 같은 말투에 저절로 인상이 써진다.
이런 짓이나 하며 괴롭히는 주제에 무슨 생각해 주는 척을 해주는 것이냐?
속에서 무럭무럭 솟아오르는 악감정을 듬뿍 담아 답변해준다.
“그렇기는 하지만 마신보다는 대부분은 낫지. 그리고 어디서 최고위 주신에게 반말이냐? 정령계 대기소의 중급 주신주제에 감히-! 그렇게 까불다 죽을 각오는 되어 있느냐?”
퍼어어억-! 퍼어억-!
“에-? 커어어억-!”
“뭐-! 와아아악-!”
유들거리는 말투가 마침내 신경질을 나게 한다.
바로 공간을 뚫고 양손을 뻗어 한손에 하나씩 목을 잡아 제압하고 들어올린다.
‘반항? 방어? 3단계 이상의 차이가 나는 상대로 가능할 리가 없다.’
단순한 최대출력의 신력차이만 해도 450억 이상으로 6배의 차이다.
그래서 이렇게 간단하게 제압이 가능하다.
여기까지 오느라 강제로 당한 그 동안의 고난에 대해 가뿐하게 정산해 주리라.
저절로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우두두두둑-! 우두둑-!
“크어어억-!”
그래도 중급 주신답게 방어를 하려 하지만 아무 상관없이 목을 부러트릴 정도로 힘을 더 해갔다.
그의 칭호의 부분 개방이 풀어준 주신의 신체는 창조신 급까지 제한이 없을 정도로 강하다.
겨우 본신신력 50억 정도의 중급 주신 따위야 마도도 필요 없이 신체의 힘만으로도 이제 죽일 수 있다.
그리고 이 우주와 분리하느라 신력을 소모하고 있기에 이렇게 접촉해서 나의 결계 안으로 끌어들이며 마음껏 최고위 주신의 신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와 접촉하는 순간 중급주신 정도는 이렇게 된다.
하위 주신정도야 몸으로 이렇게 박살을 낼 정도이다.
전혀 마도사 답지 않지만 지금도 연속하여 찾고 있는 탐색을 피하려면 별 수가 없다.
‘근원’의 마도사는 결코 마도 외에는 몸으로 적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그거야 남들 다보는 정규전일 경우에만 그렇지 이런 은밀한 기동이 필요한 침투전까지 그럴 수는 없다.
‘우리 학파는 승리에 따른 생존이 최우선이다. 역시 흑마도사답게 현실 우선주의인 것이다. 이건 정말 마음에 들어.’
이때까지 억지로 당한 정기흡수와 이 속임수 문에 당한 분노를 한껏 실어서 말한다.
“이 짜증나는 권능 때문에 한 고생과 악질적인 장난에 쌓인 울화를 최고위 주신인 내게 반말을 하며 모욕한 너희들을 족쳐서라도 풀어야 하겠다.”
명분도 확실히 있다.
내가 신력 봉인을 해서 주신급으로 오해를 하고 몰라서 했든 그것은 너희들 사정이고 정령계를 관리하는 당사자들이다.
마침 잘 걸린 2명의 정령계의 관리 주신을 노려보며 투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정령계 대기소 담당인 기분 나쁜 주신 2명의 목을 붙잡고 가볍게 몸에서 떼어주려고 힘을 더 주려하자 공간이동으로 막 도착한 최상급 투신들이 달려왔다.
도착하자마자 본 것이 죽기직전의 모습이라 당황해하지만 나름 정예인 듯 포위망을 형성해간다.
허나 가소로울 뿐이다.
“너희들도 조금만 기다려라. 최고위 주신인 내게 반말을 지껄인 이것부터 정리해 주고 상대해 주지.”
그의 우주에서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무례를 범한다는 것은 곧 죽여 달라는 것과 같다.
징계가 곤란할 정도로 강한 하위자라면 상관없지만 이렇게 쉽게 죽어나갈 약자가 다수로 덤비다 죽이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과연 봉인한 나의 신격이 주신 급이지만 투신 특유의 위험감각으로 공격을 머뭇거린다.
나를 겨눈 신기가 무척이나 흔들리는 것을 보니 이것들도 백전노장들이다.
이제 내 손아귀에 잡힌 주신들의 목이 꺾여서 바로 부러지기 직전까지 가고 내 손을 잡은 양손들이 바들바들 떨며 힘이 떨어지려 하자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들의 생각으로는 주신들의 전투에 끼어들어보았자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재수 없으면 바로 같이 징계다.
지금 내가 이렇게 존재를 은폐하고 숨어서 이동한 것과 거의 같은 상황이다.
그러니 최고위 주신에게 반말을 해 징계 중이라는 나의 말에 당황해서 몸이 굳어 버린 것이다.
아니 지금 나를 공격하려는 신기를 거두어야 하나 고민 중인 신들도 보인다.
최고위의 주신에게 공격의사를 보이는 행위도 죽여 달라는 것과 같다.
이 악취미인 ‘유격 화산’의 권능에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올랐는데 잘 걸렸다.
“잠시 기다리십시오! 차원의 주신님-! 죽이시면 후임이 없습니다―!”
갑자기 헐레벌떡 다가오는 푸짐한 인상의 신이 보인다.
‘뭐야? 저건?’
도저히 신의 육체로 보이지 않는 혼자서 2인분 이상의 살찐 육체다.
남신이든 여신이든 이상적인 육체로 변하는 정신체의 몸이 저렇게 비만형의 육체가 될 수 없다.
가장 살찐 풍요의 여신이든 남신이든 대부분 성적인 매력이 집중된 곳이 풍만해지지 저렇게 골고루 살집이 붙지 않는다.
관리계열이든 전투계열이든 인증전시에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헐레벌떡 다가오는 신의 신격은 분명 최상급 신인데 완전히 풍선과 같은 몸이다.
“헤엑-! 헤엑-! 정령계 대기소의 담당 주신을 신경질 난다고 죽이시면 대리임무를 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제발 내려놓으십시오. 헤에에엑-! 하도 오래간 만에 뛰었더니 죽겠네.”
지금이라도 쓰러질 듯이 흔들리며 숨을 거칠게 숨을 내쉬는 신의 말과 내 손에서 이제 축 늘어져 가는 주신들을 보며 잠시 인상을 쓰다가 땅에다 던졌다.
생각해 보니 정령계와 대기소에 신 모집을 위해 간다고 정식 신청서와 내 인상착의와 신력 패턴까지 보냈다.
지금의 나처럼 본신신력 단련을 위해 전력신력 개방상태에서 빛으로 둘러싸여 지내는 주신은 거의 없다.
아니 그가 준 ‘근원의 일월’이 아니면 나조차 불가능하기에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주신 급의 신격이라고 못 알아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내 신위도 ‘차원’이라 극히 희귀한 것인데 모를 리가 없다.
‘여기 이 웃기게 살찐 최상급 신도 바로 내 정체를 알아보지 않았는가?’
그런데 책임자인 중급 주신인 나를 못 알아봤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설마 이것들 내 손에 죽으려고 수작을 부린 것인가? 신계 주신은 죽어도 신력하락이 낮으니 나에게 정령계 대기소 주신자리를 넘기려고 말이야. 이런 괘씸한-!’
휙-! 휙-!
그대로 목을 잡은 손을 휘둘러 공중으로 공깃돌처럼 던지고 이번에는 머리를 잡았다.
꽈드드득-! 꽈드드득-!
“크아아아악-!”
“카아아악-!”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비명이 울려 퍼지고 접근했던 신들이 황급히 신기를 치운다.
정체는 확인되었고 지금 하는 것을 보니 내가 보통 더러운 성질이 아니라는 것을 안 모양이다.
‘어디를 가나 통수를 치려는 놈들뿐이다.’
창조신님에게 징계를 당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리 기다려도 후임자가 올 생각을 안 하고 여기 박혀있으니 죽어도 본전이란 생각으로 덤빈 모양이다.
지극히 기분이 나빠져 내 손아귀에 잡혀 머리모양이 변하려고 하는 주신들에게 경고를 한다.
“죽음이 아닌 소멸을 당하면 아무리 신계 주신이라도 가뿐하게 1단계 이상은 하락이지. 너희들의 정기도 내가 회수하여 여기 신계에 직접 넣어주면 1.5단계는 떨어질 것이다. 주신급으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인증전을 시작하고 싶은 모양이니 들어주도록 하지.”
“흐으으-!”
“정령계 대기소를 위한 책임자로서 정기와 신력을 받치고 싶다는 너희들의 갸륵한 생각은 잘 알았다. 너희들의 부활도 책임지고 내가 바로 시켜주지.
주신 급 신 정도의 재생정도야 우습다.
임시 예비 창조주 후보로서 주신계에 통보하여 영구 책임자로 임명해 주리라.”
머리에 손가락이 파고들어 손자국이 남으려하고 박살을 나기 직전이다.
이제야 주신들이 다급하게 전 본신신력으로 방어를 하기 시작했다.
파고들은 손가락이 내부에서 운용되는 신력과 권능에 저항을 심각하게 받는다.
“과연 그렇지-! 아무리 최고위 주신 상대라지만 이 주우주에서 주신으로 살아남은 신들이 이렇게 무력할 리가 없다. 그러나 상황이 너무 안 좋은 것이 아니냐? 이렇게 제압된 상태에서 어떻게 반항하려고?”
신력의 원이 있는 머리를 잡혀 허공에 뜬 자세에서는 허무하게 손발만 내저을 뿐이다.
“날 몰랐다면서 덤빈 죄로 깔끔하게 소멸되어 버려라. 그리고 주신급으로 바로 부활시켜 주지-! 너희들은 영구 정령계 책임자다.”
나의 험악한 말에 이 주신들의 몸이 떠는 것이 보인다.
어째 이놈들이 자기들 머리 박살나서 소멸하는 것보다 영구 책임자라는 말에 더 겁먹는 것 같다.
‘여기가 그렇게 안 좋은 부임지인가? 그러나 내가 알게 뭐냐?’
조금만 더하면 아예 신력의 원과 머리를 같이 산산조각을 내려는데 이 뚱보신이 다급하게 외친다.
“중계 수수료를 안 받겠습니다-!”
“…….”
우뚝-!
귀에 솔깃한 소리가 들려서 나도 모르게 힘을 뺀다.
내가 데려가야 할 정령신은 여 주신들이 부탁한 명단만 해도 1만에 도달한다.
물론 대부분 상급 신 이하지만 정령계에 막대한 정기를 지불해야 한다.
거기다 정령계에 지불해야할 수수료도 정말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내가 임시 창조신 후보로서 할인을 받기위해 직접 와야 했겠는가?
그런데 공짜란다.
저절로 마음이 동하지만 일단 이것들부터 버릇을 가르쳐야 한다.
3단계 이상 상위의 최고위 주신에게 수작을 부리다니 미친 것들이다.
그래도 마음이 조금 풀리니 약간 힘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절대 더 내놓으라는 협박이 아니다.
우지직-! 우직-!
“으아아악-!”
나의 손에 가해지는 신력의 압력에 이제 체면을 불구하고 비명을 지르는 주신들을 보는 뚱보 신이 식은땀을 닦으며 말한다.
이 신기한 몸을 가진 최상급 신은 재미있다.
분위기가 딱 지식의 신처럼 온갖 고생을 혼자 껴안고 사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주신들이 그렇게 중요한가? 운영진인 최상급 신들이라면 누가 주신이 된 다해도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인데?’
아니 최상급 신이 수수료 할인을 이야기할 권한이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
떨리는 입이 벌어지며 추가 조건을 이야기 한다.
“거기에다 심층 명단과 각 신에 대한 정밀분석 보고서도 드리겠습니다.”
“더 추가해봐.”
“허어억-! 정말 곤란합니다.”
정말 우리 신계의 지식의 신 같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준비하고 유리한 협상을 혼자서 준비한다.
보아하니 실무자들의 총책임자다.
정령계의 정령신들의 분위기야 거의 괴멸적으로 나쁘니 관리하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먹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인 것 같다.
그럼 이 몸도 이해가 간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뚱보 최상급 신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한다.
“방문사실과 신 모집기간동안 여기 계시는 것에 대해 비밀엄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정령계의 방위 신계에서 귀찮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전 선택권이 있으시지만 여기 계시면 예비 창조신님의 참전 요청에 거부하시기가 힘들 것입니다. 그것을 정보통제로 막아 보겠습니다.”
“좋아-! 그럼 너는 그렇다 치고 주위의 입은 어떻게 막을 것이지? 너보다 상위의 존재도 있는데?”
그런 나의 지적에 자신감이 떠오르는 얼굴로 대답을 한다.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외부 우주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여기 강제 파견된 신들은 대부분 영구라서 화목한 친목이 우선입니다. 약간의 공을 세워도 여기를 못 벗어나면 매장되니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알아서 입을 다물 것입니다. 안 그런가? 친구들?”
다들 그 말에 주위의 신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저럴 만도 하다고 납득이 간다.
여기에서 정령계를 관리하는 신들은 말 그대로 상급자에게 밉보여 귀양내지는 출셋길에서 완전히 밀려난 존재들이다.
무슨 수를 써도 다시 복귀하기 힘들다.
‘자청해서 여기 오겠다는 미친 신이 없으면 말이다.’
그러니 남을 이기고 승급하겠다는 야망보다는 여기에서라도 안전하게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못 믿을 것이 자유롭게 나불거리는 입이라고 했다.’
친목 질을 믿는다고 하다가 뒤통수 맞고 싶은 생각 따위는 전혀 없다.
자고로 가장 확실한 것은 이해관계가 일치되는 것이 제일 좋다.
내가 잘 되어야 자기들도 편하고 내가 잘 못되면 같이 죽을 각오를 하게 만든다.
“훗-! 여기는 그런가? 밖은 좀 다르지.”
파파파파팍-!
주변의 모든 정령계 대기소 관리신들이 소리도 지르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움직여 남김없이 입고 있던 파란 제복의 가슴에 붙은 정령계 대기소의 문장들을 떼어냈다.
“허어어어?”
“와아아아!”
여기저기서 비명이 질러지고 바로 반응이 왔다.
방금 떼어낸 빨간 이 문장이 창조신의 권능인 ‘유격 화산’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신기이다.
이것이 없으면 바로 아까의 나처럼 여유 정기와 신력을 모두 빨리고 바위를 짊어진 것이 상의 부담을 받는다.
공간이동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부담은 투신이라면 2배 이상이기에 저렇게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그나마 쓰러져 죽겠다고 외치는 부끄러운 것들은 없으니 천만다행이다.
이 뚱보 신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자 대답했다.
“만일 이번 일에 문제가 생기면 내가 임시 예비 창조신의 자격으로 여기 정령계 대기소의 운영의 규칙들을 손봐주도록 하지.
일단 가볍게 맛보아라. 외부의 투신과 주신들이 어떻게 강해지고 살아가는 지를 말이다-!”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신들에게 손에 쥔 주신들을 던져주고 말한다.
가만히 서 있으면 정기흡수와 신체부담이 배로 늘어나기에 휘청거리는 한심한 것들도 보인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
“그러니 너희들도 그 상태에서 뛰어서 저기까지 갔다 와서 복귀해라.”
내가 손가락으로 길게 가리키는 곳은 정령계의 경계외곽이다.
물론 지금 정령계로 입소하는 저 신들을 지나서이다.
“헉-! 무……무리입니다.”
“힘차게 구호도 붙이고 노래도 불러-! 저기 신입 정령신들에게 모범을 보이란 말이다. 입으로만 강철과 같은 의지 어쩌고 나불대서면 이딴 악질적인 거짓 정문으로 괴롭히지 말고 관리하는 상위자로서 압도적인 힘과 의지를 보여 따르게 해-! 솔선수범하라고 항상 지껄였지? 아무리 힘들어도 입소자들 앞에서는 웃으며 견디어라. 그것이 진정한 강자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내가 여기서 지내는 동안 정령계 대기소의 전 투신들은 무조건 1일 1회 완주한다. 입소자들에게 강함의 모범을 보이기를 거부하는 자나 포기하는 들은 내가 직접 손보고 강제로 하게 해주리라. 만약…….”
나의 눈에서 화르륵 하며 불꽃과 같은 신력의 빛이 떠오른다.
진심을 담아서 하나하나 확실하게 이야기한다.
주신 급의 신력이나 위기감각만은 확실한 투신들이라 강압적인 의사전달에는 아무런 문제없다.
“내가 여기 있는 것이 외부에 소문나서 문제가 생기면 너희들은 영구히 그렇게 하도록 규칙으로 만들어 주지. 거기다 몇 가지 내가 하는 것을 추가를 해줄 것이니 어디 살아남아 보아라.”
“히이이익-!”
“투신은 강자만이 살아남고 시련에 대한 인내만이 강해지게 한다. 당장 뛰어가라-! 구호는 ‘유격 화산’-! 실시-!”
“실시-!”
막 깨어난 중급 주신까지 황급하게 저 멀리로 달려가는 것을 보며 혀를 찬다.
하여간 약자로서 서러움을 당해보아야 이런 허튼 짓을 안 한다.
하위자를 괴롭히는 악질적인 짓을 하면서 수련을 등한시 하니 투기가 저 꼴이고 이 정도에 압도당하지.
뭐 중간지점에 신력과 정기 회복지역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니 뻗을 놈은 없겠지.
뚱보 신만 혼자서 줄줄 흐르는 식은땀을 연신 닦으며 나의 눈치를 보고 있다.
그래도 말이 통하는 신은 남아있으니 업무에는 큰 무리가 없다.
일단 자세한 용건을 이야기해야 하니 말을 걸어본다.
“너는…….”
“전 안 어울리는 투신 진작 관두고 관리 전문계열로 바꾸었습니다. 운영 전담입니다-! 관리신이라고요-! 저거 하면 전 죽습니다―! 그러니 제발 살려 주십시오-!”
“…….”
잠시 침묵이 흐르고 저 멀리 투신들이 외치는 구호 소리가 울린다.
마침 입소하는 신들과 마주쳤는지 소리가 무척 커진다.
“유격-!”
“화산-!”
“유격-!”
“화…….”
그리고 놀라고 감탄하는 눈으로 자신들을 쳐다보는 입소하는 신들을 지나가자마자 소리가 잦아드는 것을 보니 힘들기도 하겠지만 눈치 하나는 잘 본다.
거기다 불안한 눈빛으로 눈알만 굴리는 이 뚱보 신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그렇게 손쉽게 업무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하여간 이 우주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이상한 일뿐이다.’
거의 거목만한 거대한 황금빛의 망치가 우주공간을 가르며 날아간다.
기묘하게도 절대 빠르지 않은 아주 느긋한 속도로 다가가는 목표는 이제 외부 주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을 5명을 모두 두들겨 패서 정기를 강제 회수한 예비창조신인 전능의 휘였다.
쳐들어 왔던 다른 주우주의 신들은 최고위 창조신들이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맥없이 정기를 빼앗기자 황급히 전력을 모두 뒤로 물리고 있었다.
그런데 눈이 뒤집힌 예비 창조신은 기세 좋게 입을 놀리던 존재와 지원을 왔던 신들이 너무 손쉽게 쓰러지자 분이 안 풀려 이제 그래도 강한 투기를 띄우며 몰려있는 자신의 최고위 주신들에게 공격을 하려고 했다,
그때 마치 유람을 하듯 자신에게 느릿하게 다가오는 황금망치를 보았다.
이마를 향해 공격을 느리게 해오지만 무시무시한 위기를 느끼고 반사적으로 막으려 하는 순간에 제정신이 들었다.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는 것이 방어를 한 자신의 권능과 방어막조차 박살을 내며 느릿하게 다가오는데 너무나 위험했다.
여기에서 눈이 뒤집혀 날뛰기에는 그동안 쌓아올린 전투경험이 너무 높아서 제정신을 차렸지만 아무 쓸모가 없다.
필사적으로 공간을 중첩하고 이동을 반복하며 저 느린 황금망치의 공격을 피하려 했지만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따라온다.
‘하긴 저것을 피한 적이 단 1번도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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