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3화
8권
흐릿한 여신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동력원이 약간 커지는 소리를 들으며 차원의 주신은 이제 서서히 얼굴형태가 드러나는 ‘마도 기계우상’을 보았다.
아까 영웅 명을 부여하며 이능을 일깨운 노인은 역시 가장 먼저 제압하지 못했다.
인내와 끈기는 1번 절망을 맛본 인간답게 대단한 수준이지만 인공지능들은 엄청난 경험과 연산속도를 가지고 있기에 결코 근성만으로는 의사를 제압할 수 없다.
6서클 정도의 초인이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이기에 수없는 경우의 수를 도입하며 의지를 겨루는 의사 주도권 경쟁에서는 못 이긴다.
오히려 이런 머리싸움이나 병기의 세밀한 조작은 감상적인 청소년이나 여성들이 대부분 빠르다.
그래서 어느 세계의 기계병기의 조작을 대부분 아이들이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어른도 있지만 경험만 비슷하면 기본적인 반사 신경이나 사고의 연산속도에서 이길 수 가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감수성이 강하고 잡념이 없어 순수하지만 어른은 이것저것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많아 기계병기와 일체화에 문제가 있는 탓도 크다.
마치 어른이 될수록 친구 사귀기가 힘든 것처럼 말이다.
결국 제일 먼저 주도권을 얻은 탑승자는 묘령의 여성이다.
‘마도기계 우상’의 몸체가 그 증거로 여성 형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가볍게 6서클이 될 수 있게 조치해 주었다.
아무리 예비신도와의 약속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신의 믿음이 약해지니 신경을 써야한다.
과연 ‘마도기계 우상’과 융합하여 금방 중급 신까지 올라섰다.
저 모습을 보면 아마 중간계의 7서클의 초인들은 대부분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분명 지금은 행성제압병기와 동격이상이기에 총력을 기울인 기계제국의 병기와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비록 쓰레기 취급했지만 이 성단을 제압한 기계제국의 병기는 그렇게 강력하다.
인간들이 이 정도로 만들다니 칭찬해 주고 싶지만 소모된 자원을 생각하니 기가 찼을 뿐이다.
그리고 만약 탑승자가 주신 정도만 되어도 이렇게까지 무력하게 제압당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신도에게 존재를 부정당해 허신되려는 위기 속에서 우상격인 행성제압병기로 숨어든 저 여주신들은 이미 이 병기의 몸이 신체의 일부와 마찬가지이다.
주신 정도의 신력만 되찾아도 이 기계몸체로 중급 주신정도의 힘을 발휘하여 이 성단을 손쉽게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내가 관리하는 신계는 여기서 너무 멀고 정기가 너무 부족해 직접 관리는 매력이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흥미로운 기계신과의 융합을 통한 2서클을 상승시키는 권능을 놓칠 수 없다.
물론 흑 마법 출신의 주신이나 제대로 활용하겠지만 말이다.
키메라 관련 마도와 연관이 있어 이렇게 쉽게 활용하지 다른 투신계열 주신은 꿈도 못 꾼다.
그래서 방치된 것 같은데 내 입장에서는 횡재다.
기계 신 융합의 2서클의 상승이 말이 쉽지 일반 신이 주신이 될 정도의 권능이다.
마신 왕조차 10서클로 알려진 내가 11서클을 이기자 나를 호심탐탐 노렸었으니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물론 제한이 있지만 나의 마도에 적용하여 결과만 도출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막강해질 수 있다.
‘거신 족의 주신의 몸을 만들고 기계신과 융합하여 마도의 소모 없이 유지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마법을 쓸 수 있다.
그럼 대 신족 상대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용하려면 수많은 전투와 실험결과가 필요하다.
신계 주신의 임무와 헌신서약을 받기 위해 바쁜 내가 이 성단에서 한가로이 시험만 할 수는 없지.
그렇다고 대리를 시키자니 현재 내 신계에 있는 신들 중에서 이런 물질과 기계에 대해 잘 아는 신은 없어.
그래서 원래 기계인류의 계획을 추진해서 기계 신에 대해 완전히 아는 저 여 주신들이 꼭 필요해.
잘하면 지금보다 더욱 막강해질 수 있다.’
이것이 지금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이다.
그가 만든 대 신족을 당연히 능가할 수 없지만 그래도 비교할 수준의 물질계의 신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흥분이 되는 것이다.
그럼 창조신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흐릿한 여주신의 신체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입체영상인 것 같은 흐릿한 여신의 모습들이 3명 나타났다.
신력이 아니 기계로 화상을 보내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저들은 상황이 더 안 좋은 모양이다.
하긴 허신상태에서 우상에게 바쳐지는 신앙으로 버티고도 무사하면 그것도 이상하다.
이러니 신도의 신앙으로 이루어지는 신력은 투신이라면 쳐다보면 안 된다.
한참 싸우다가 유탄에 자기 신도가 있는 별이 날아가면 바로 무력화되니 말이다.
“자매들도 모두 찬성했습니다. 저희들을 주신까지 가장 빠르게 바로 회복시켜 주시고 기간한정의 종속주신으로 대우해 주시는 것이 조건입니다. 종속주신의 기간역시 이 성단에서 자연스럽게 지배종족이 나타날 때까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과거 저희들의 종속신도 종속신계에 받아들이는 것을 허락해 주신다면 진심으로 충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물론 원하시는 모든 권능과 자료는 물론 앞으로의 전투결과와 진화까지 정식으로 분석하여 전부 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주신까지 가장 빠르게 바로 회복이라면……가능합니다.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지요.”
황금빛 양피지에 방금 내용을 기록하고 서명을 하자 여 주신들도 잠시 망설이다가 다들 서명을 끝냈다.
이제 주신의 신력을 회복하면 차원의 최고위 주신의 종속신계를 지배하는 종속주신이 된다.
과거의 우주에서 최상급 주신이라는 최고위 지배층이었던 자신들로는 있을 수 없는 치욕이지만 감수를 해야 한다.
최상급 주신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다시 얻으려면 이 우상에 빙의한 상태에서 벗어나 일단 주신 정도로 신력을 회복해야 주신계에 입성이 가능하다.
그리고 최상급 주신인 자신들의 회복은 최고위 주신이상만이 가능하다.
최상급 주신의 신격을 동일 미만의 주신이 아무리 노력해보았자 신격과 권능의 차이가 비슷하면 신력의 농도가 차이가 없어 회복을 돕는 조치가 불가능한 것이다.
다른 최고위 주신도 막대한 신력의 소모와 정기가 들어가 외면을 했기에 마지막 기회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계신의 연구결과에 이 정도로 가치를 잡아줄 마도출신의 최고위 주신이 또 있을 리가 없다는 사실도 판단이 컸다.
또 어느 정도 남아있던 주신간의 연락망을 통해 긴급히 확인해본 결과 강하다고 자신의 이익만 얻으려하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는 드물게 믿을만한 관대한 주신이라는 지배적인 평가가 결정적이다.
색신이라는 악소문도 있지만 직접 보니 여신에게 그다지 흥미가 없어 보이고 주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후궁도 절대 반대한다.
무엇보다 현재 우주의 예비 창조신이라는 정말 대단한 주신이기에 자신들의 신체도 수월하게 복귀해 줄 것이라고 믿음이 가는 것이다.
“그럼 계약대로 지금 가장 빠르게 신체의 복구를 시작하도록 하지요. 저 역시 시간이 없으니 집중적으로 하겠습니다. 다만 지금 허신의 상태로는 저의 신력을 감당하시지를 못하시니 직접 정기를 드리지 못하고 간접적으로 하겠습니다. 일단 다른 분들은 행성제압병기에서 공간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하게 우주수의 차부터 드시고 계십시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간단하게 신력을 운용하더니 커다란 투명한 욕조를 4개를 만들고 거기에 그 귀한 우주수의 수액을 가득 채운다.
‘창조’를 하려면 대량의 신력이 필요한데 희미한 유동만 느껴진다.
저 정도로 자연스럽게 ‘창조’에 능숙한 관리계 주신도 드문데 투신이라니 신기할 정도다.
하긴 저러니 우리들의 기계신의 융합권능에도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이곳에서 허신의 신체를 어느 정도 복구하고 치료를 시작합니다. 들어가서 누우십시오. 다른 분들은 우주수의 차를 마시며 행성제압병기에서 신체를 분리할 정도로 일단 회복에 집중하기 바랍니다.”
자신의 흐릿한 신체를 투명욕조 수액 속으로 눕혔다. 그런데 나중에 후회한 것은 가장 빠른 치료방법을 먼저 들었어야 했다는 점이다.
아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할 것을 조금이라도 빨리 다시 주신이 되고 싶은 심정에 ‘가장 빠르게’라는 항목을 넣어서 정말 종속주신 뿐만 아니라 정식 후궁으로 빼도 박도 못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주수의 수액에 완전히 잠기어 정신을 잃고 신력회복에 들어가자 추가적인 조치를 한다.
이러는 것은 그녀들이 추구하던 기계신의 융합의 완성형을 보고 싶은 이유도 크다.
내 생각은 아마도 기계인류가 현재의 모습과 관계가 있을 것이고 내가 발전시킬 방향과는 다를 것 이다.
나는 기계신과의 조합을 어디까지나 탑승에 이의를 두는데 그녀들은 전혀 다른 구상으로 보인다.
이제 그녀의 몸안에 각인한 이 마도라면 최종 결과만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흡수 한계를 넘어 정기를 흡수해 본능조차 만족하며 잠든 그녀의 몸이 변하기 시작한다.
백금발의 머리카락이 이제 휘황찬란한 빛을 발하며 강도와 윤기가 더해가며 금속성의 빛을 띄어간다.
역시 마신 족에 비해 약한 신체의 강도를 올리고 파괴력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저 금속재질은 아다만티움 이상의 강함이 느껴진다.
더구나 신력과 연동하고 있어 손상이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차가움이 아닌 신력과 정기가 통하는 살아있는 금속이다.
신의 신체에서 신력과 정기로 만들어내는 전혀 새로운 생체금속이다.
그녀의 팔과 다리도 백금 빛의 금속체로 덮이며 빛을 더해간다.
그리고 마치 투구를 쓰는 것처럼 얼굴을 제외한 전부가 생체금속의 갑옷으로 덮여간다.
그리고 들어난 모습은 찬란한 백금발을 휘날리는 몸에 쫙 달라붙은 아주 얇은 완전 금속갑옷을 입은 것 같은 여전신의 모습이다.
기존 갑옷은 본래 방어력을 높이는 대신 신력과 체력을 소모시킨다.
그러나 마도로 파악하고 분석한 이 생체갑옷은 말 그대로 하나의 기계신이다.
착용자와 신력을 서로 연동하고 서로의 능력을 배가해 간다.
말 그대로 착용자인 신과 생체갑옷 기계신 2명이 하나로 합쳐져 신력병렬연결상태에서 싸울 수 있다.
자율의지를 가진 최상위의 신기갑옷과도 비교할 수 없는 효율을 얻을 수 있고 놀라운 점은 자체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투경험의 축적과 착용자의 의지와 발전에 의해 생체갑옷도 강해진다.
거기에 착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 모든 것을 기계신의 자아를 따로 두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착용자의 무의식에 연결되어 자동 시행되게 되어 있다.
생체갑옷 형식의 기계신을 무의식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아다만타움 이상의 경도를 가진 생체갑옷과 기계신과의 병력신력연결, 무의식으로 조정하는 조건 반사적인 기계신의 운용이 그녀들의 연구다.
잠깐 예상 전투력을 확인해 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동일 수준의 주신에 비해 2배 이상의 강함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생체갑옷 기계신의 핵을 착용만 하면 신력과 정기를 기반으로 최적화되어 갑옷으로 나타나고 그 이후로는 자체적으로 착용자에게서 발산되는 정기와 주변의 정기를 모아 진화한다.
말 그대로 발전이 아닌 진화이기에 한계는 거의 없다.
과거에는 재질상의 문제로 최상급 신이 한계였지만 나의 마도가 아다만티움을 기반으로 구현한 이 갑옷은 분명 주신이상의 신력을 무리 없이 받아내고 있다.
아다만티움의 구조에 대해 통달한 내가 발현한 마도를 기반으로 형성한 생체갑옷 기계신의 진정한 위용이다.
기계신의 핵이 작아보여도 거의 착용자와 같은 크기와 재료가 들어간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아다만티움으로 생체갑옷 기계신의 핵을 양산한다면 어떤 신계라도 파산이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받아 창조에 특화된 차원의 권능과 마도가 있다.’
내가 이렇게 마도를 시행하여 핵을 만들면 거의 공짜라는 것이다.
나만 죽도록 고생은 하겠지만 재료비는 거의 안 든다.
그렇게 마도로 만들어서 팔면 어마어마한 대가를 받을 것이다.
내 생각에 이정도의 신기면 100벌에 별 1개는 받는다.
물론 여기서 별은 신계를 세울 수 있는 별이다.
그러나 동일 수준의 상대가 이것을 착용하고 무더기로 덤비면 상위신조차 위협할 것이기에 팔 생각은 없다.
너무 뛰어난 무기는 체제를 위협하는 법이고 현 체제에 만족하는 내가 그럴 수는 없으니 조금씩 상황을 보아가며 풀어야 하겠다.
지금은 다만 가볍게 생각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가치에 감탄성이 나올 뿐이다.
그냥 흥미였는데 이것이라면 나와 완전 종속신들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겠다.
그런데 그것을 겨우 4명을 주신정도의 신력으로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얻었다.
그래서 절로 이런 소리가 튀어나온다.
“진정 대박이야. 역시 마음을 곱게 쓰기를 잘 했어. 카르마를 ‘극선’으로 유지하기 정말 천만다행이야.”
자신도 모르게 완성된 생체갑옷 기계신의 갑옷을 착용했지만 그녀가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다.
아다만티움의 은색 빛으로 빛나는 생체갑옷 기계신은 이제 제 2의 피부처럼 완전히 달라붙어 여주신의 환상적인 몸의 굴곡을 그대로 보인다.
신의 외모는 신도나 인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이며 신이 자신의 신성에 따라 선택해서 변화해 간다.
그것이 정신체이며 신도의 신앙을 받는 신의 신체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지금보다 적당히 풍만하고 아담한 모습을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였나 보다.’
갑옷의 강도를 시험하려 하려 일정 수준의 힘을 주자 강철보다 더한 강도가 속에서 저항을 한다.
완전갑옷과는 다른 피부 위에 기계신이 융합해서 만든 또 하나의 신체이다.
무게와 신력의 소모는 거의 없고 오히려 기계신의 신력과 방어력을 자신의 신력과 융합하여 1단계 이상의 공격력과 2단계 이상의 방어력을 상승시킨다.
물론 아다만티움의 재질 한계로 착용자가 일반주신이상일 경우 상급주신까지만 방어력의 상승을 보장한다.
그 정도만 해도 1단계정도로 방어력을 상승시키는 현재의 완전갑옷의 신기에 비해 획기적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되겠다.’
신력을 추가로 투입하자 얼굴에 반투명한 금속의 막이 씌워지기 시작한다.
얼굴의 윤곽을 따라서 완전히 덮자 모든 신체의 피부가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하고 신력이 올라간다.
생체갑옷 기계신과 융합을 마치니 대략 중급주신에 도달할 정도다.
‘방어력은 상급 주신급이니 대단하다.’
이제 금속성으로 빛나는 백금발의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여주신을 허공으로 올렸다.
서서히 들어나는 모습은 완전히 피부에 달라붙는 금속천 갑옷을 입은 여전사의 모습이었다.
세밀하게 묘사된 백금의 여신 상같다.
정말 놀라운 것이 이 상태는 분명 완전한 중급주신이다.
본래 신력은 일반 주신인데 기가 막힌 일이다.
“역시 최상위 주신 4명의 복합권능답군. 대단해-!”
이런 상태로 신력 교류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여주신의 본래의 흡수력에 기계신의 복원력까지 합쳐져 무서운 속도로 정기를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주신으로 신격을 회복한 이상 나의 종속주신이니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생체갑옷 기계신의 융합은 자체 신력의 회복과 치료까지 도움을 주는가? 엄청난 재료비와 제조과정만 아니라면 정말 주신계가 난리가 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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