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9화
8권
‘신계를 만드는 초보주신을 위한 신도 모집요강’이 빛을 발하며 말한다.
“중기 시련의 목표인 영웅들이 나타났습니다. 정의로운 계율을 부여하십시오. 인간은 갑작스런 힘의 증가로 감정이 고양된 상태라면 학살과 강간, 파괴를 자행 할 확률이 큽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빛의 주신으로서 자신의 속성에 맞게 부여하십시오.”
“하나만을 부여하노니.”
후우우우웅-!
차원의 주신의 신력이 신의 선택을 받은 영웅으로서 깨어난 자들을 비춘다.
빛의 날개가 황금빛으로 타오르며 그 신력을 더해간다.
“정의로운 영웅인 너희들의 존재로서 빛의 차원의 주신인 나를 자랑스럽게 하라. 내가 그의 자랑이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처럼-!”
꽈우우우웅-!
눈앞에 황금빛의 벽이 나타났다.
가장 선두에 서 있던 예비신도들은 깨달았다.
자신들의 신은 지금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 강해지고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기에 신력의 제공을 눈앞에 보이고 있다.
저 벽에 닻아 저 강대한 신력을 흡수하는 자가 곧 선택받을 것이다.
“크아아아아-!”
“아아아아아-!”
비명과 같은 기합이 여기저기서 울린다.
이미 모든 것을 끌어올려 태운 신체를 다시 쥐어짠다.
근육이 터져 피가 흘러도 각성된 신체의 힘과 신력이 강화하고 치료해간다.
이미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무아지경의 상태다.
여성과 노인, 아이들조차 신열에 들떠 끝없이 몸이 강화되고 있는 상태다.
영혼조차 500억이 넘는 신력이 그들을 진화시키고 있는 것을 알았다.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이 기회를 놓치면 이 물질문명만이 판치는 성단 내에서 인간으로 만족해야 하고 퇴보뿐이다.’
환생을 무의미하게 반복한 영혼들이 남김없이 일어나 현세의 기억과 육체를 깨워간다.
파지직-! 파지직-! 화르르륵-!
마침내 가장 선두에 서 있던 남자가 황금빛의 벽에 도달했다.
기이하게도 추레한 몰골의 노인이었다.
몸은 빛에 휘감겨 있지만 앙상한 뼈만 남고 삶에 찌든 주름이 수없이 나있는 형편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방금 전의 전력투구한 달리기에 육체조차 급격한 과부하가 걸려 이미 수없이 부서지고 어긋나 복구했으며 피부는 여기저기 터져나간 몰골 이었다.
비록 미세한 신력의 도움이 있으나 감당할 수 없는 상처고 당장 쓰러져 죽어도 이상이 없다.
그러나 얼굴에는 끝없이 눈물이 흐르고 입술은 신의 이름을 연호하며 버티고 있다.
수없이 맛본 현실의 괴로움에 절망한 노인의 신앙의 힘이었다.
“위대한 차원의 주신이시여-! 당신이 주신 기회를 잡고 처참한 현실에 패배해 울부짖는 신도를 보아주소서. 부모도 가족도 자식조차에게 억울하게 버림받은 이 추한 신도에게 기회를 부여하소서. 다시 도전한 기회를 주신다면 어떤 대가도 치르겠나이다. 그들에게 저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수 있다면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나이다―!”
“경쟁에 승리한 신도의 올바른 기도에 응하노라. 영웅명 ‘브레이크 스로우(Break Through)’를 부여한다. 그 의미는 ‘돌파구(突破口)’-! 모든 신도의 한계와 역경을 깨는 문이 되어 나를 빛나게 하라. 그 힘의 기초는 내가 부여하노라-!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7서클 한정발현-!”
10개의 빛의 원이 급속도로 돌며 위대한 마도를 작게나마 구현한다.
그 권능은 가장 먼저 황금빛 벽에 도달한 노인에게 부여되었고 몸으로 스며드는 힘에 희열에 차 양손을 높이 들며 받아들인다.
자신은 처음으로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고 모두를 이긴 것이다.
그 승리의 대가로서 자신의 모든 것이 될 위대한 신의 축복을 받자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이 몰아쳐왔고 신력과 권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그대로 육체를 완전히 혁파했다.
꽈드드득-!
한순간에 근육과 뼈가 다시 맞추어지고 근육이 솟아오른다.
머리카락은 신력의 영향으로 황금빛으로 완전히 바뀌고 팔은 강건함을 더해간다.
앙상한 팔다리는 사라지고 더없이 강건한 구리 빛의 근육이 솟았다.
인간으로서 아니 생물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점에 한순간 도달했고 자신은 그 사실을 알았다.
육체가 완전히 젊음을 되찾고 너무나 위대하신 신이 허락하는 한 유지될 것을 말이다.
‘아니 신을 따르며 시련을 이겨내는 한 이 육체는 영원하리라.’
기계인류가 그렇게나 도달하고자 불노불사를 간절한 믿음과 수없이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참아낸 대가로 얻었다.
하지만 기뻐할 시간도 감상에 빠질 여유도 없다.
아직 자신은 완전한 정의로운 영웅이 아니다.
저 ‘마도 기계우상’의 탑승자로 인정받아야 한다.
너무나 공정한 자신의 신은 말씀하셨다.
‘가장 먼저 도착한 자가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더럽게도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자신을 부조리하게 탈락시킨 모든 사회와는 다르게 말이다.
저절로 이가 악물려졌다.
빠드득-!
“패배하고서 다시는 후회하지 않으리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 나의 것을 지키겠다. 승리만을 위대하신 차원의 주신님께 바치리라. 내가 어떤 오욕을 뒤집어쓰는 한이 있을지라도-!”
한계를 뛰어넘은 육체가 정신을 더욱 승화시키며 주변의 환경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된다.
속도를 더 내려고 하자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대기의 벽이 느껴진다.
그 대기의 벽을 전신에 모인 신력을 방사하며 부수고 그 안으로 들어선 순간 보였다.
목표인 ‘마도 기계우상’에게 도달하는 문이 활짝 열려졌다.
저 분이 부여하시고 자신이 찾은 길이고 권능이다.
마음속이 터질 것 같은 희열을 담아 외친다.
“이것이 위대한 차원의 주신님의 자랑스러운 영웅이 될 ‘브레이크 스로우’의 힘이다. 그 분과 신도의 모든 방해물을 타파할 최고의 첨병이 될 것이다-! 목표로 가는 길을 막는 모든 것을 전부 꿰뚫어라-! 저 시간과 공간마저-! 오로지 위대한 차원의 주신님을 위하여-!”
퍼어어억-!
한순간에 모습이 사라지고 엄청난 후폭풍이 뒤를 따르던 예비신도를 날렸다.
사람의 모습으로 뚫려진 공간의 균열과 대기의 폭풍이 파괴를 부른다.
허공에 일직선으로 그어진 공간의 단락을 따라 어마어마한 파괴력이 대기를 뒤흔들었다.
초고속으로 대기를 가르고 권능으로 공간을 통과한 이적의 여파가 도시의 대기를 송두리째 뒤집은 것이다.
따악-!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높은 탑 위에 ‘마도 기계우상’의 어깨 위였고 바로 외쳤다.
그의 신은 잠시간의 여유와 자만도 용서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바로 시험을 받겠다―! 나는 위대한 차원의 주신님의 자랑스러운 영웅이 되기를 바라노라.”
‘승인한다. 그대의 힘과 신앙은 차원의 주신님의 종속신이 될 나의 탑승자가 되기 적당한다. 환영한다. 정의로운 영웅후보인 브레이크 스로우-! 이제 누가 주도하게 될지 승부를 내자.’
‘마도기계 우상’의 탑승자가 처음으로 정해진 순간이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탑승자가 주도할 것인지 인공지능이 주도 할 것인지의 승부가 남은 것이다.
그들의 신은 투신이며 투쟁 속에서 강해지기를 원하고 있기에 너무나 당연하다.
영웅의 모습이 마도기계우상의 안으로 사라지고 얼굴과 외형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완전히 모습을 나타낸 것은 금속으로 빚어진 것 같은 거대한 거인의 모습이었다.
완전 갑주로 무장한 것 같은 외형의 팔다리에 불꽃과 같은 신력의 빛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직 주도권의 전투가 끝나지 않는지 얼굴은 끝없이 일렁거렸다.
헌데 등에서 빛나는 3쌍의 날개는 중급신의 증거였다.
마도로 인하여 7서클의 초인이 된 영웅과 마도기계우상이 조화되어 8서클의 중급신이 된 것이다.
차원의 주신의 눈에서 흥미롭다는 눈빛이 반짝였다.
여기의 기계병기를 기반으로 만든 자신의 ‘마도 기계우상’의 승급이 이채로웠던 것이다.
단독이 아닌 기계신과 탑승자의 조화를 통해 강화하는 구조라서 남겨두기는 했지만 설마 1서클을 상승시킬 줄은 몰랐다.
그리고 다시 세밀히 조사해보자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 미세한 이질적인 신력의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그 신력이 조종자인 영웅과 마도기계우상과의 연결을 공고히 하며 서클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너무나 미약하나 그 권능의 신격은 상급 주신이상이다.
‘하긴 아무리 정기가 약한 우주라 해도 최고위 주신이 관리해야하는 성단이 이렇게 방치 될 리가 없지. 그럼 여기는 기계병기나 기계신의 시험장이었던가? 주신계와 마신계도 잘 모르는 것을 보니 그가 오기 전에 구성된 곳이군. 쯧-! 그럼 그렇지. 쉽게 끝날 리가 없지.’
아까부터 무엇인가 감지가 될 듯 말 듯 하다가 주신의 신체구속이 그의 칭호의 효과로 완전히 풀려나가자 정확히 감지가 되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약해져서 사라져 가지만 이 신격은 분명 상급 주신이다.
‘물질문명이 판치고 정기가 부족한 이 성단에서 다 죽어가는 것 같은데 이야기나 들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예비신도의 간절한 부름이 들려온다.
처음에 도달한 노인 외에 드디어 다른 신도가 황금빛의 벽에 도달하여 힘을 부여해주시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이다.
구성은 이제 남자와 여자가 뒤섞여 있고 아이조차 있었다.
방금 그 노인이 보인 이적에 뛰어나게 각성했던 자들이 망설임을 버리고 필사적으로 달린 것이다.
그리고 황금빛의 벽에서 신력을 추가로 흡수해서 젊어지고 강해지기는 했지만 아까 노인이 보였던 놀라운 이적을 보이는 권능부여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먼저 처음 도착한 예비 영웅들이 마도 기계우상으로 뒤질세라 달리면서 외치고 있었다.
“위대한 신이시여. 저도 도착했나이다. 저에게도 힘을-!”
“저 역시 당신을 위해서 살겠나이다. 그러니 저에게도 권능을 부여해주서.”
그러나 그들의 간절한 기도에 돌아온 대답에 모두 쓰러질 뻔했다.
“선착순은 1등만이 살아남아 영광을 취한다.”
“컥-! 너……너무 하십니다.”
“아으으으으-! 위대한 신이시여. 부디 자비를…….”
두려움도 잊고 한탄이 터져 나오고 힘이 쫙 빠진다.
절로 주저앉고 싶을 지경인데 다음 말에 더욱 필사적으로 달릴 수밖에 없었다.
“‘마도기계우상’의 인공자아에게 가장 먼저 주도권을 얻은 자에게 추가로 권능을 부여한다. 내 신도답게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라.”
“우아아아아아-!”
권능을 부여한다는 말에 비명인지 환호인지 모를 소리가 절로 나오는 영웅후보들이었다.
절망할 새도 없이 자신들을 앞지르려고 발악하며 따르는 다른 후보들 때문에 필사적으로 달릴 뿐이다.
자신들이 이미 생물의 영역을 뛰어넘은 속도를 내고 있는지도 모르며 무의식적으로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며 목표를 향해 내달린다.
이미 숨이 차는 것과 팔다리의 근육이 떨리는 것은 나중일이다.
바로 눈앞에서 다 죽어가던 노인이 초인이 되는 것을 목격했고 자신들도 어느 정도 힘을 얻었지만 이 정도에 결코 만족할 수 없기에 죽을힘을 다해 달리는 것이다.
나중에 이 처절한 달리기는 ‘마도 기계우상’이 패할 때마다 새로운 탑승자를 얻기 위해 열린다.
물론 그때마다 기존의 인공자아와 기계신이 될 자격을 얻으려는 외부 인공자아의 자리다툼도 극심하다.
탑승자들이 점점 시험 거리를 알아서 늘려가더니 마침내 행성을 1바퀴 도는 것으로 바뀌어 성단에 악명을 더해갔다.
일명 ‘너희들도 최후의 순간을 넘어서 달려보아라.’의 시작이었다.
기계 황제는 저 신의 주의가 원시인류들에게 가자 살그머니 행성파괴포의 충전을 다시 시도하려 했으나 인공지능의 경고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파손율 45프로를 초과하여 전투불능 상태입니다. 그리고 ‘신’이라고 명명된 개체의 에너지 측정능력과 범위는 성단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도 발사 준비를 하기겠습니까?”
무엇인가 억울한 감정이 듬뿍 담긴 인공지능의 목소리에 기가 팍 죽어버린다.
사실 ‘이데아’의 인공지능도 이를 갈고 분해하고 있었다.
기계인류 때문에 이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결전병기로 만들면서 세운 자존심이 허무한 패배에 갈가리 찢겨나간 것이다.
‘덤빌 것이 없어서 현 주우주의 최고위 주신이냐? 과거의 최고위 창조신의 상대로 너를 태우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니 탑승자가 중급 주신만 되었어도 이렇게 쉽게 반파되지는 않는다! 이걸 언제 복구해야하나? 아니 살아서 나갈 수나 있으려나?’
위성 크기의 기계 몸이기에 자동복구에 자원과 정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적어도 태양하나의 신력과 별 1개의 정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당황한 것은 지금 이 암울한 사태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분명히 자신을 전신이라고 말한 이상 이렇게 좋게 마무리 지을 리가 없다.
전신과 투신이라는 상대들은 그렇게 자비롭지 않다.
신계의 수호를 위해 적대하는 상대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장내는 존재들이다.
과연 저 ‘마도기계 우상’이라 불리는 기계신에 전원이 탑승하고 변형을 시작하자 신력이 자신에게 향한다.
엄청난 규모의 공간이동의 권능이었다.
저 최고위 주신이 자신을 향해 이동하려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기겁을 하며 방어기능을 작동시킨다.
“공간이동 감지-! 자동 긴급방어-! 헉-!”
“뭐냐-! 히이이이익-!”
갑자기 ‘이데아’의 가장 깊은 곳이며 중요한 동력원과 조종실이 있는 핵심에 빛 생명체가 공간이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수백 겹의 공간방어막이 없는 것처럼 뚫리고 빛에 휩싸인 신이라는 존재감에 압도되어 벌벌 떨 뿐이다.
신이라고 인정한 순간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외를 참을 수 없었는데 눈앞에서 직접 보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상급 주신의 공간간섭방어인가? 그래보았자 ‘차원’의 최고위 주신의 공간이동을 막을 수 없다. 역시 쓸데없는데 신력을 낭비하고 있군.”
뚜벅-! 뚜벅-!
발걸음 소리와 함께 조종석에 가까이 가자 기계황제는 떨리는 몸으로 황급히 의자에 내려서서 무릎을 꿇었다.
직접 본 순간 영혼의 비명으로 이제 알 수 있었다.
신이라는 존재의 힘과 기계제국이 그를 공격한 이상 지금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자신의 운명은 비참해진다는 것을 말이다.
마치 황제에게 노예가 덤빈 것처럼 말이다.
황제로서의 자존심이 산산이 부서졌기에 다급하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렇게 기계 황제가 비킨 자리를 쳐다보며 인공지능에게 말한다.
“본체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저는 ‘이데아’입니다. 황족이 아닌 당신을 탑승자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즉각 퇴고를 바랍니다. 아니면 배제하겠습니다.”
인공지능도 답답해서 환장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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