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7화 (88/2,000)

제 177화

8권

항상 승산을 염두에 두는 군인들의 입장에서는 제일 화가 나는 부분이었다.

상대의 전력은 미지수이지만 강력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수백 년을 전쟁터에서 살면서 수없이 기계몸체를 잃고 다시 재생되며 각인된 감각이 불길함을 토해내고 있는데 명령은 무조건 포획이다.

행성관리 인공지능들이 추산한 광학계의 공격만 반사하고 물리계 공격은 유효하다는 분석도 믿을 수가 없다.

운석의 추가공격이야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한 행성에 90개가 동시에 떨어지면 끝장이다.

그런데 그런 간단한 사실을 저 불노불사에 목맨 귀족기계인간들은 모른 척 한다.

하긴 1,000년의 뇌의 복사수명이 다해가고 있어 극도로 초초한 것은 아는데 이건 다시 검토해야 한다.

가늠할 수 없는 전력을 가진 적과의 전투는 가장 어리석은 행위인 것이다.

‘더구나 처음에는 단지 체류요청만 원하지 않았다고 했지 않는가?’

체류를 보장하고 보상을 주고 얻을 약간의 체액과 세포로도 얼마든지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전쟁을 망설이는 가장 불안한 이유가 저 빛의 생명체에서 느껴지는 초월적인 존재감보다 엄청난 호전성이다.

아무리 공격을 당했다고 하지만 이번 일과는 상관없는 유인 행성들의 수도들을 모두 공격했다.

이건 보통 전투적인 사고방식이 아니고 만약 공간이동을 해가며 행성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

무엇보다 저 영상을 볼 때마다 이제 사라진 고대의 기록이 떠오른다.

기계인류가 기계의 몸에 자신의 영혼을 심었을 때 완전히 사라진 초 고대 종교에 내려오는 존재들이다.

“저 생명체와 유사한 고대 자료가 있지?”

“예. 화면에 출력했습니다.”

거의 낡아 떨어져가는 책을 스캔하고 재생시킨 듯 어설픈 삽화가 그려진 화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삽화에 그려진 생명체의 모습은 화면에서 7군단의 집중공격을 받으면서도 아무런 영향이 없는 빛의 생명체와 너무나 유사했다.

삽화 안에서는 아름다운 여성형의 인간의 모습에 13쌍의 날개를 가진 인간이 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자비로워 보였다,

허나 저 빛 생명체는 남성 형에 잔혹할 정도의 파괴를 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리고 그 옆의 설명에 모인 모든 장성 급들이 침음성을 발하고 있다.

“신의 사랑과 심판을 시행하는 13쌍의 빛의 날개를 가진 최고위 천사인가?”

“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제 와서 무슨-!”

"신의 존재는 기계제국 초기에 무수한 조사와 실험결과 결국 없는 것으로 결정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그럼 무엇으로 저 존재를 설명하지? 생명체 하나가 기계제국 전체를 위협하는데 다르게 설명할 방법이 있나?”

까마득히 과거에 누구도 믿지 않게 되어 고대의 종교에 나온 존재가 지금 실존하며 날뛰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기계 몸을 얻고 제한된 영생을 얻어 이 성단을 제압하며 어떤 악행을 했어도 나타나지 않던 환상의 존재가 눈앞에 있다.

‘신(神) 여기 있다.’

모든 신력을 소모하고 허신이 되어서 결국 이동기지의 인공지능과 동일화된 ‘미나’는 황당하기만 했다.

직접 보지 못하면 없는 것으로 결정하는 그들의 어처구니없는 결론에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믿지도 않을 테니 침묵하라고 통합 행성관리 인공지능 ‘미나’에 의해 비밀통신이 전달된 것이다.

지켜야 할 의리도 없는 것이 자신들의 통제를 벗어난 기계제국은 이미 물질문명만이 발전의 한계를 도달했고 자원을 극도로 소모하며 성단내의 모든 생명체를 착취하고 있다.

완전히 분해된 행성도 수백 개가 넘고 성단외곽 외에는 자원이 없을 지경이다.

그러니 결코 성단 외곽으로 나가면 안 된다.

외부의 성단에는 신족과 마신 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전쟁터이고 이렇게 영락한 자신들은 결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그것은 자신들의 파멸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여기의 인간들은 너무나 오래 신의 가호를 잃고 너무나 정신적으로 약해지고 정기가 줄어 가치가 없어 버려진 성단이라는 것이 유일한 방호막이란 것을 잘 알고 있는 자신들이다.

지금의 신족들은 여기를 쓰레기 취급이라 관심도 없지만 영역을 침범하면 여기를 모두 파괴할 정도로 호전적인 자들이다.

‘허상의 신이 된 자신들은 이제 주신이라는 불리는 과거의 창조신 급의 강자들을 막을 수 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성단규모의 공간이동의 시험 때마다 고의의 사고를 유발하고 외부의 정보를 조작해서 막았지만 이제 그것도 한계였다.

잦은 실패를 의심하기 시작한 기계인류들이 자신들의 영역 외에서 별도로 연구로 성과를 보이고 있고 계산상 100년 안에 구현할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미친 것들이 지나가는 주신을 공격한 것이다.

‘과거의 우주라면 최고위 창조신에 동등한 최고위 주신이다.’

통합행성 관리지능 ‘미나’의 판단으로는 극도로 위험하지만 기계인류들이 이 상태로 성단외부로 나가면 신족의 분노를 살 것이다.

그럼 어차피 멸망할 것이 당연하니 이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여 기계인류의 전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결정이 났지만 이것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며 일을 키운다.

행성제압병기 전부를 동원하며 심리적으로 굴복을 시도하는 것으로 확정한 것이다.

물질계에 집중된 기계제국의 군사력은 일반주신조차 감당 못할 전력인데 최고위 주신의 분노를 사면 정말 이 성단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 상황에서 갑자기 행성관리지능들의 비밀통신도 끊기고 불안해하는데 우주에서 커다란 화면이 대 함대에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거기서 음성과 함께 13쌍의 빛의 날개를 활짝 펴며 신성을 드러낸 주신의 음성이 성단 전체에 울려 퍼진다.

“나는 차원의 주신, 최고위 신계의 신계 주신이며 11서클의 수행자이다. 잠시 체류를 하려다 너희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카르마가 ‘극선’인 주신에게 이유 없는 공격은 곧 멸망의 죄다. 주신계와 마신계의 불간섭의 확인도 끝나 깔끔하게 모두 정리할 생각이니 최대한 발버둥을 치도록 해라. 그러나 나는 전신이며 투신이기에 너희들의 무모하지만 용감한 도전을 기쁘게 생각하노라. 그래서 여기 개전의 축포다.”

화면상의 빛의 생명체의 머리 위의 빛을 발하며 광대한 신력을 뿌린다.

11겹의 빛의 원이 끝없이 퍼지며 성단전체를 휘감는 것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보며 이동기지 인공지능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과거에 그의 전쟁에서 많이 보았던 모습이다.

‘정말 창조신의 권능발동? 외부의 우주가 벌써 저렇게 변했는가?’

“클레쉬 플래닛(Clash Planet). 연속발동.”

화면상에 각 별의 대도시를 노리고 운석이 또다시 강하한다.

방금 전의 대참사를 누가 했는지 완전히 알려주는 모습에 경악했지만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르다.

완전히 준비된 행성방위체계가 자동으로 가동되며 운석을 완전히 분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수만 발의 광학병기가 운석을 태워 소멸시키고 질량병기가 산산이 부순다.

거대운석의 또 다른 강하에 비명을 지르던 기계인류들이 함성을 지른다.

그리고 허무하게 사라진 운석이 불꽃이 되어 행성을 대기에 사라졌다.

모든 행성이 운석방어에 성공했다.

그리고 운 좋게 수도 외부에 가있어 살아남은 임시 기계 황제가 된 기계인간이 탑승한 위성크기의 초거대 행성제압병기에서 득의의 음성이 대군단과 각 행성에 공간이동통신으로 울려 퍼진다.

“기계제국의 힘을 보았느냐-! 당장 토벌하여 포획해주리라. 이런 짓을 하고도 신이라고? 이 무도한 악마주제에-!”

“…….”

차원의 주신의 신력의 날개가 다시 접혀졌다.

차분히 가라앉은 모습을 보고 불길한 생각이 기지 인공지능의 머리에 스쳤지만 지금 자신들은 기계인류를 막을 수가 없다.

기계제국의 초창기와는 는 달리 모든 통제권이 거의 저들에게 넘어간 것이다.

감정이 없어진 것 같은 딱딱한 음성이 차원의 주신의 입에서 울린다.

“넌 이 기계인류의 황제냐? 그리고 내가 악마라? 난 신에게 패배한 적이 없다만?”

“기계제국을 불시에 습격하고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가? 그러나 네가 파괴한 1억의 기계신체도 곧 복귀할 것이다. 영원불멸의 기계인류의 위대함 앞에 무릎 꿇으라-! 이 추악한 악마야!“

“…….”

예상된 운석 공격을 아무 피해 없이 방어하자 기가 완전히 살아난 임시 기계 황제의 황당한 폭언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차원의 주신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휴우ㅡ! 이 성단의 인류와 기계인류는 무식하니 정말 용감하군. 전 행성에 이런 운석방위구조를 준비한 것은 가상하다만 재미있구나. ‘극선’인 최고위 주신인 내가 패배자에 추악한 악마라? 쿡쿡쿡-! 설마 저 원시적인 행성방위 체계들을 믿는 것인가?”

위이이이이잉-!

다시 11겹의 빛의 신력의 원이 다시 확장되며 빛을 발한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며 임시 예비 기계 황제가 단호하게 외친다.

“몇 번을 해도 똑같다. 우리 기계제국의 행성방위기능은 수백 개의 운석에 방어가 가능하다. 외부의 어떤 위협에도 방어가 가능하다.”

워낙 많은 수의 기계인류가 소멸되어 완전 재생까지 수십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황제조차 즉각 부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과부하가 걸려있다.

그리고 저 빛의 생명체를 포획하면 지금 황제가 부활해도 자신이 기계 황제가 되는 것을 약조 받아 황족만이 가동할 수 있는 초거대 행성제압병기 ‘이데아’까지 끌고 왔다.

완전히 멀어진 황제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것이다.

“기간틱 메테오(Gigantic meteor). 미니멈(Minimum) 연속 발동.”

파가가가가가각-!

갑자기 화면상에 전 행성에 제 2도시가 폭발하듯 비산한다.

굉음이 울리며 무수한 거대한 빌딩들과 시설물들이 날려진다.

그리고 사라진 도시에는 거대한 운석이 하나씩 위치하고 그 외에는 모두 사라졌다.

하늘을 치솟던 빌딩도 무수한 기계인류조차 원인도 모르고 소멸된 것이다.

지금 기계제국에 다시 5천만이 넘는 기계인류가 파괴되었다.

이제 총 1억 5천만의 기계인류가 파괴되고 재생에 들어갔다.

피해는 이제 100년 이내에 복구가 불가능하고 들어가는 자원역시 천문학적이다.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재생에 집중해야 재생이 유지된다.

그리고 굳게 믿고 있던 자신들이 자랑하던 행성방어시스템이 아무런 효력이 발휘 못하는 충격적인 상황에 모든 기계인류가 말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차원의 주신의 은은한 노기가 섞인 음성이 다시 전해진다.

“다시 이야기를 해 보거라. 기계 황제야. 누가 패배자인 악마라고?”

“우…….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그대는 신이 아닌 악마다-! 타도해야할 대상이다.”

주어질 황제의 자리에 대한 욕망과 불노불사에 대한 갈망, 초거대 위성 급 행성제압병기 ‘이데아’가 주는 자신감이 공포를 억누르고 외치게 한다.

그리고 이제 뚜렷하게 보이는 빛으로 뭉쳐진 차원의 주신의 얼굴에서 섬뜩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 광경을 보는 인공지능들은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저기에 나설 수 있는 권한만 있었다면 벌써 뛰쳐나가 저 기계 황제의 입을 막았을 것이다.

‘멈춰-! 이 미친 것들아-! 우주의 지배종족인 신족을 감히 패배자인 ‘악마’라고 모독하지 마라.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대죄란 말이다.’

이제 100개 이상으로 늘어난 행성제압병기의 대군이 7행성으로 공간이동을 시작하려는 것이 보인다.

우주의 이동을 위해 구형의 위성형태에서 백병전을 위해 인간형으로 변형한 상태들이다.

거대한 크기의 강철의 거인들이 그 위용과 수많은 병기를 부착하고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거대한 검을 든 강철거인들도 있고 총기류를 부착하여 질량병기로 완전히 준비한 상태다.

그 가운데에 임시 기계 황제가 탑승한 위성크기의 ‘이데아’조차 인간형으로 변형을 완료하고 이동을 준비해 간다.

주신의 공격력에 경악한 기계인류가 포획을 포기하더라도 단숨에 달려들 계획이다.

저 총 화력은 행성을 파괴할 정도다.

하지만 자신들은 안다.

신성이 없는 저것들이 정신체인 신이나 마신들에게 얼마나 무의미한 전력인지 말이다.

본래 저렇게 편향적으로 발전시킬 목적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기계인류가 저주스러운 기계 몸을 얻고서 자신들조차 제어를 할 때부터 시작된 잘못된 발전이었다. 저 상태로는 정말 주신하나 이기지 못한다.

과거 최고위의 창조신급인 저 강대한 최고위 주신을 이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더구나 최고위 주신에게 ‘악마’라고 용서할 수 없는 도발도 했기에 이 성단 전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모든 기지 인공지능들이 이 돌발 상황에 비명을 지르며 제어를 박살내고 막아야 하나 고민을 하는데 차원의 주신의 정말 유쾌하다는 웃음소리가 울린다.

“하하하하하하-! 바로 ‘위대하고 자비로우신 신이시여 저희를 용서하소서.’이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이런 짓을 하는 지독한 악마에게 결코 그럴 수 없다-!”

“정말 그럴까? 정말 여기 기계인류와 인류는 유쾌할 정도로 무지하고 무모하구나. 초월적인 존재나 신에 대한 두려움이 아예 거세된 것처럼 말이다. 훗-! 후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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