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2화 (83/2,000)

제 172화

8권

차원의 주신이 처음 만든 ‘마도 기계신’의 자아가 여기 인류를 기반으로 형성한 질풍노도의 사춘기의 청소년다운 답변을 했다.

그리고 반 존대가 섞인 말투에는 단 하나의 존경심이나 두려움이 없었다.

자신들의 힘이라면 이 성단에서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라는 것을 신도의 기억을 통해 비교해서 알고서 자만심이 부푼 것이다.

인류의 기억에는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없어 비교할 수 없는 점도 컸다.

그 자만심과 자신들에게 향하는 신도들의 열광적인 환호에 자아가 자신의 존재를 더없이 높게 정했다.

자신을 만든 창조주인 차원의 주신까지 아래로 볼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여기 인류에 대한 호의로 처음 만든 ‘마도 기계신’의 자아의 싸가지 없는 답변에 잠시 말을 잃은 차원의 주신의 신력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한다.

‘조사해보니 이것들이 나를 얕보고 있다.’

성능의 향상과 처음 만드는 것에 애정이 들어가 자아의 제어를 하지 않았는데 바로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신의 존재를 모르는 여기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했더니 가관이다.

역시 신이나 인간이나 호의로 좋게 대하면 바로 기어오른다.

심지어 인공지능까지 말이다.

“내가 말이 많다고 방금 태어난 ‘마도 기계신’의 자아 주제에 말했느냐? 인공지능이나 인간이나 다 똑같군. 이성의 합리성과 효율성은 이익의 우선순위의 변동에 의해 항상 ‘배반’이란 부작용이 있지만 내가 만든 것에게 이런 꼴을 당한다? 처음 만드는 인공지능 자아라서 내가 너무 좋게 대해주었어. 허나 아느냐? 빛의 주신은 마신보다 더욱 잔인해질 수 있단다. 아니 방식은 좋으나 결과는 더욱 잔혹하지. 나는 절대 필요하거나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귀한 존재에게는 끝없이 관대하나 나를 모욕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약한 것들에게 자비는 없다. 그리고 그가 완전한 지배란 애정과 증오를 같이 받아야 한다고 한 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역시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조금만 잘해주면 바로 덤비고 깔보려고 한다.

상대의 호의를 자신의 권리로 알고 까분다.

그러다 정말 강하고 냉정한 자를 만나면 큰 사단을 당하고 주위까지 피해를 준다.

그러니 저 사춘기의 ‘기계 마도신’과 저 괘심한 자아의 기반이 되는 신력과 지식을 받친 예비신도는 그 사실을 철저히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가 심판한 여러 행성 중에서 참신한 방식을 고르고 참고한다.

정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 방법을 적용한다면 이후에 모든 ‘마도 기계신’은 나를 너무나 경애할 것이다.

아니면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던가.

“칭호를 가진 절대자로서 이후부터 너희들이 내게 바치는 증오와 애정을 기쁘게 받아들이마.”

차원의 주신의 입에 드물게 정말 기쁜 미소가 떠올랐다.

앞으로의 ‘기계 마도신’에게 행할 관리에 진정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못된 어린 것들에게는 성질은 부리고 볼일이다.

귀엽다고 오냐오냐 하다가 갓 태어난 것들에게 제대로 살라고 설교를 들었다.

자기 자식일수록 죽도록 두들겨 패서 강하고 예의 바르게 해야지 집안이 부흥한다.

맞으면 인성이 비뚤어진다고?

올바르게 될 때까지 더 패면 된다.

정을 못 느껴 부모를 배신할지도 모른다고?

자식을 강해지고 예의바르라고 두들겨 패는 부모가 자식보다 약할 것 같은가?

덜 떨어진 후계자나 직계 때문에 수없는 신계와 가문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기에 더욱 가혹하다.

그리고 괜히 직계를 많이 낳는 것이 아니다.

주신 하나만 건지면 종속신계를 늘리게 된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에게 아들인 유일 신룡제가 반편이라고 툭하면 구타를 당하는 이유라고 생각도 든다.

창조주조차 압도하는 강함을 가진 유일 신룡제이며 흉포한 용의 ‘오리진’이지만 정말 예의바르고 존경스런 인격자라고 칭송이 자자하다.

다 어릴 때부터 그에게 약하고 못났다고 맞고 자란 덕이다.

‘그래 싹수가 노란 너희들도 좀 맞고서 자라도록 해라.’

나의 신력에 대응하여 ‘마도 기계신’들이 신력을 올려 방어막을 형성하는 것이 보인다.

‘10만 이하의 신도로 하급신도 안 되는 것들이 정녕 웃긴다.’

최대출력 500억 이상의 최고위 주신에게 10만이하의 하급신들이 덤비다니 신계역사에 남을 일이다.

‘하긴 막 신력을 얻고 인간들의 신앙을 받으니 세상이 우습게 보이겠지. 2단계 이상의 존재의 능력은 파악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니 저렇게 간이 부었지 말이다. 신계 주신이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지 맛을 약간 보여주마.’

“일단 하위신의 신성부터 없앤다. ‘우상(idola)’의 강제.”

‘뭣이-!’

나의 신력의 폭증에 긴장하던 하위의 기계신들의 경악성이 터져 나온다.

나는 하급 기계신인 너희들과 신력과 권능을 주고받으며 싸울 수준이 아니란다.

최소한 주신이 되고나서야 최고의 주신인 나의 의지를 저항할 수 있다.

주신의 권능으로 ‘마도 기계신’들에게 향하던 신앙이 차원의 주신에게 전환되며 하급신에서 단숨에 본래의 인공지능으로 떨어뜨린다.

자신이 만든 하위 기계신에서 다시 하찮은 인공지능으로 격하시킨 것이다.

갑자기 사라진 신력과 존재의 하락에 인공지능들이 비명을 지른다.

자신들을 향해 달리며 바치는 인간들의 신앙은 변하지 않는데 그 신앙이 주는 신력이 남김없이 사라진 것이다.

지극히 높은 위치에서 밑바닥으로 순식간에 곤두박질 친 상실감이 막 형성된 자아에 몰아쳐왔다.

그런 그들의 귀로 휘파람 소리와 정말 기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휘이이이이-! 즐겁구나. 전장에서 어설픈 도련님들이 맥없이 죽으며 발악하면서 외치는 후회와 비명만큼 감미로운 것도 없지. 내가 말이 좀 많아 미안하구나. 마도신들이 원래 그러니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신에서 인공지능의 자아로 바뀌자 한없이 치솟았던 자신감이 사라져 간다.

자신에게 부여되던 신력이 사라지고 자신들에게 호의로 가득 차 있던 저 신의 신력이 너무나 차갑게 식어있다.

그제야 깨달았다.

저 신은 지금 자신을 소중한 존재에서 수정해야할 작품으로 생각을 전환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처참한 수정작업을 하려 한다는 것을 말이다.

자아가 위기를 느끼고 어떤 판단과 의지를 보내려 하려했지만 이미 늦었다.

“신이 아닌 우상이 되었으니 계급도 주마. 첫째는 ‘종족의 우상’(idola tribus), 둘째는 ‘동굴의 우상’(idola specus), 셋째는 ‘시장의 우상’(idola fori), 넷째는 ‘극장의 우상’(idola theatri)이다. 지금 너희들은 어느 정도일까? 쿡쿡-! 최하위인 ‘극장의 우상’정도가 알맞구나.”

지지지지직-!

사고에 안개가 끼듯 흐려지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던 이성이 뿌리 채 흔들리며 해체된다.

겨우 형성한 가치관이 뒤흔들리자 절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자아의 비명이 외부로 드러나는 일은 없었다.

하위신에 도달한 기계신의 몸체가 제어를 거부하는 것이다.

자신의 신위보다 하위인 자아의 의사를 거부하고 생존 본능으로 오히려 가두고 통제하려한다.

점점 자신들의 신력을 발휘할 몸이 아닌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감옥이 되어간다.

그리고 너무나 즐거운 것 같은 목소리가 절망에 빠져가는 인공자아들에게 울린다.

“‘극장의 우상’은 자기의 생각이나 판단에 의하지 않고 권위나 전통에 기대어 생각하고 판단함으로써 범하는 편견을 가지지. 그런 존재가 스스로 움직이면 문제가 되기에 조종자의 동의가 없으면 결코 움직일 수 없다. 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인간이 바치는 신앙과 지식, 감정으로 나를 재단하려 한 너희들에게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솔직히 이 직위도 어울리지 않지만 내가 부여할 수 있는 직위는 이 정도가 최하위이구나. 그리고 강해질 수 있게 선물들도 더 주지.”

제발 그만하라고 외치고 싶었으나 의지를 전달하는 기능마저 빼앗겼다.

이제 탑승자와의 동조 없이는 손가락하나도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창조주에게 대든 대가로 위대한 신에서 기계신의 보조 인공지능 격인 ‘최하위 우상’이 되어 버리자 자아가 멍해져 간다.

신이란 것이 단지 빛나고 따스한 존재가 아닌 이렇게 냉혹한 심판도 할 수 있다는 정보는 없었다.

이미 한번 신앙을 받는 신이 되어 영광을 맞보았던 자아가 최하위인 ‘극장의 우상’이 되어버리자 절망감에 미치려고 했으나 감옥이 되어버린 신체가 용납지 않고 유지를 하게 한다.

몸을 자신들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하급신인 기계 몸이 최하급 우상인 자아를 부리는 상황인 것이다.

자아가 없는 몸의 본능적인 요구에 따라 강제적으로 신체에 신력을 보내고 보수하는 처참한 신세가 되어버렸다,

자신들의 반항적인 말 한마디로 너무나 무섭게 돌변한 창조주가 내리는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경쟁자야말로 강해지는 비결이다. 그래서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나는 관대하니 말이다.”

자신에게 덤비려고 한 죄로 하위의 기계신에서 본래의 인공지능 이하로 존재를 격하시킨 차원의 주신이 흥겨워하며 저 먼 하늘을 쳐다본다.

‘아까부터 자신을 감시하는 의지는 느끼고 있었다.’

행성의 주변 우주에 올려져있는 커다란 위성과 벌레크기의 작은 기계들이 정보를 수집하며 허공에서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여기의 행성 관리 인공지능들의 정보수집 수단이다.

압축시켜 흡수한 기계제국의 군단기함의 인공지능으로부터 재미있는 정보를 얻었다.

통합관리 행성지능의 기계제국에 대한 번영을 위한 우선순위의 변경이라고 하던가?

부활이 가능한 기계인류의 안전보다 생산이 어려운 고급 무인병기의 존속을 우선하라고 지침이 내려졌단다.

'뭐 그럼 답은 나온 것이다. 인공지능의 폭주로 무너진 물질문명이 많이 있으니 반란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여기 기계제국도 수없는 방어 장치와 제어를 했지만 발전을 멈춘 인간이 발전하는 기계에게 따라잡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 반란을 주도하는 것이 여기에서는 “미나.”라고 이름이 붙여진 주신계의 기계신에 준하는 고성능의 인공지능이다.

기계제국의 번영을 위해 고비용 저효율의 기계인류를 타도할 생각이 있는 것 같으니 가볍게 협상을 해서 넘어오게 하면 되는 일이다.

무엇보다 ‘마도 기계신’이 나타나고 신도의 신앙을 받으며 하급신이 되는 과정에서 감시와 정보 수집을 위한 기계벌레들이 수십 배로 늘었다.

가볍게 파악한 바로는 저 기계벌레를 통제하는 것은 수백 개의 고위 인공지능들이다.

역시 성단을 제압한 기계제국이라 그런지 많은 편이다.

그리고 절실히 원하는 것이 있는 상대와의 협상은 너무나 쉽다.

더구나 내가 그것을 손쉽게 줄 수 있다면 말이다.

“아까 이 기계 우상들이 잠시 하급신이 된 것을 보았겠지. 승리가 확실하지 않은 전쟁을 치루지 않고도 인간의 노예에서 인간의 숭배를 받는 신이 될 기회다.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최고위 주신인 내게 봉사하라. 접수는 선착순이다.”

치이이익-!

주변에 가득 찬 미세한 기계벌레들로부터 일순 잡음소리가 들려온다.

기회라는 것은 결국 준비되고 과감한 자들에게 돌아간다.

승부를 망설이지 않은 용감한 자야말로 강해질 수 있다.

처음부터 자신의 노력이 아닌 주어진 직위와 힘에 만족한 자들보다 더욱 강하다.

그러하기에 감히 나의 창조물 주제에 나에게 덤빈 저것들에게 확실히 대가를 치러 줄 것이다.

차원의 주신의 눈은 여전히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었다.

그러하기에 자신이 창조한 ‘마도 기계신’의 보완을 멈추지 않는다.

본래는 가볍게 덤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나 ‘인공지능 자아’는 자신을 경멸했다.

이유는 알고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결여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한계라고 보아도 좋다.

‘나는 흑마도사이지 황제는 아니다.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어도 결코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하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끝없이 강해져야 하고 누구의 증오도 받아서는 안 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면 철저히 처리한다. 나는 결국 혼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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