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69화 (80/2,000)

제 169화

7권

이 기계인류가 영혼의 분석까지 완전히 마무리 짓지 못하고 고통과 죽음을 피해 기계 몸에 자신의 영혼의 의지를 넘긴 대가는 복사와 재생을 반복할 수 록 생기는 영혼의 결손과 인성의 파괴이다.

두뇌의 일부를 떼어내 두뇌 칩을 만들고 영혼의 의지를 옮긴 만큼 영혼과 인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본능이 강해지는 것이다.

이것의 최종결과는 바로 최하위 기계 파괴신의 대량양산이다.

발전이 아닌 자유의지를 가진 인류의 가장 타락한 모습이 예약되어 있는 것이다.

영혼의 의식이 떠났음에도 의지를 가지고 생존을 갈망하는 두뇌 칩들이 그 전조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유쾌하구나.

나를 절대적인 신으로 모시고 봉사를 할 것이니 다시 살려달라는 것이냐?

본체로 돌아간 대부분의 영혼의 의지가 버린 너희들은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영혼을 스스로 조각낸 너희들에게 받는 신앙은 너무나 하찮구나.”

수백만 개의 두뇌 칩이 경련하며 의사를 전한다.

대부분의 영혼의 의지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오직 생존의 욕구뿐이다.

이들은 인류로 칠 수 없고 잔류사념이나 유령정도이다.

기계인류가 만들어낸 공해인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 쓸모가 없다.

꽈지지지직-!

압축해서 가지고 있던 모든 두뇌 칩을 부수어서 다시 자원으로 돌렸다.

조금만 손보면 내가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산물이다.

그가 만들어낸 전파계와 기계신의 원시형태와 같다고 본다.

지식도 남김없이 흡수하고 희귀한 자원도 모두 접수했다.

본래 영혼에서 분리되어 버린 일부 따위는 아무 가치가 없고 마지막에 거하던 두뇌의 일부가 부서지자 산산이 흩어지며 사계로 보내지는 것이 보인다.

‘저들은 사계의 부유령 중 하나가 되어 끝없이 떠돌 것이다.

자신의 본체의 영혼이 사계로 내려가 하나가 되는 순간까지 말이다.’

하나가 된다고 정상적인 영혼일리도 없고 미쳐 날뛰는 악령이 될 뿐이다.

그것이 정상적인 진화에서 벋어나 사특하게 살아남은 자들의 말로다.

어떤 존재든지 생존을 원하지만 이 우주는 이런 무가치하고 약한 자의 갈망 따위는 듣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강해지고 가치가 있는 존재가 되려고 발버둥치는 것이다.

그렇게 영혼의 일부가 섞여있던 수백만 개의 두뇌 칩을 부수고 도시를 내려다본다.

아직도 무기와 손에 닺는 모든 금속체가 지금도 허공으로 떠올라서 뭉치고 있다.

나를 바라보며 손가락질 하는 인류도 보이고 신체를 구성하던 기계가 분해되어 남은 생체부분으로 숨을 몰아쉬는 인류도 보인다.

태어나면서부터 기계의 몸을 받은 자들이 아니고 공을 세우거나 돈으로 산 자들이다.

아직 수명이 다하지 않아 두뇌 칩을 받지 않았기에 가치가 남아있는 자들이다.

그들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비명소리가 울린다.

살려만 주면 어떤 대가라도 지불한다고 이동구성으로 외친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돈이든 자원이든 무엇이라도 대가를 치루겠습니다.”

자신들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이다.

생존의 본능이 영혼의 의지를 깨우치며 누가 자신들을 구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도시에 쓰러진 수천 명의 기계로 몸을 보강한 인류가 한마음으로 구원을 요청한다.

비록 자신들을 이렇게 만들어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살려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도 저 빛에 쌓인 존재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무슨 대가라도 치루겠다는 마음의 외침이 전해진다.

역시 정말 약한 자들이라 그런지 절실하고 순수한 마음이 전해온다.

그래서 응답을 들려주었다.

“일단 죄를 회개하고 앞으로 남을 돕고 착하게 살겠다고 맹세해라.

그럼 내게 덤빈 것을 용서해주고 살려주마.”

“........?”

냉혹한 기계인류에 지배당하던 인류에게 처음 강림한 위대한 최고위 주신은 그들에게는 이해가 불가능했다.

빛의 신도가 되는 첫 번째의 조건이 바로 과거의 잘못을 회개하고 착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들이 잘 못 들었나 하는 식이다.

‘여기 인류의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

회개하고 착한 사람이 되면 신에게 덤빈 죄를 용서하고 살려주겠다는 말이 그렇게 이상한가?’

잠시 주신계에서 배포한 ‘신계를 만드는 초보주신을 위한 신도 모집요강’을 다시 본다.

‘나 역시 주신이 되니 신기하게도 공짜로 배달이 왔다.

정기에 환장한 주신계가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처음부분만 읽어보다가 대신족과의 전쟁 때문에 구석에 박아놓았던 것이다.

내용은 역시 평이했다.

“첫 번째 빛의 신의 신도는 무조건 착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과거의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회개해야 하고 신에게 용서받아 앞으로 착하게 살겠다고 맹세하며 긍정의 감정을 신앙으로 바쳐야지 신의 신력과 정기로 바뀝니다.

신도는 반드시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악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신력에 방해가 되니 과감하게 버리세요.

가끔 신도를 빠르게 늘리려면 악한 사람도 회개시켜야 한다고 노력하시는 신들도 계신데 신력낭비입니다.

사람의 근본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아주 가끔 천벌을 보여주어서 신의 위엄을 세우는 용도로만 사용하세요.

일단 신도로 받아들인 뒤 잘못을 저지르기를 기다렸다가 신벌의 본보기로 삼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대부분의 주신님들께서는 신벌은 시청각 효과가 확실한 번개와 자연발화를 선호하십니다.”

‘으음-! 뭔가 이상하지만 분명히 처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맞는데.......’

백지 상태의 인간을 신도 모집한 것은 처음이라 감이 안 잡힌다.

전쟁신의 신국이야 원래 독실한 신도였으니 과거의 전쟁신보다 더한 권능을 보여주면 되었지만 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인간들이니 무엇을 자신들이 바래야 하는지도 모른다.

‘내가 신앙의 대가로 무엇을 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언제 저렇게 약하고 신을 모르는 지성체를 만나봤어야 이해가 되지.’

7써클이 될 때까지 하이엘프 제국과 죽어라 싸우다 신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그를 만나고 10써클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주신급인 그랑조아와 싸우고 나중에는 신계 전체와 드잡이를 했기에 알 리가 없었다.

‘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인류에게 신앙을 얻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게 뭐냐?

나는 전신이지 관리신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나의 의지에 반응하여 ‘신계를 만드는 초보주신을 위한 신도 모집요강’의 내용이 추가되기 시작한다.

“나는 전신이지 관리신이 아니라고 절규하시는 대부분의 주신님들의 의사를 감안하여 주신계에서는 관리전문 기계신을 대여운영하고 있습니다.

초기 발생한 지성체들이 일정수준의 신앙심을 가질 때까지 위탁 관리를 해드립니다.

전문적이며 일반 신처럼 정기보급이 필요 없는 기계신들의 대여비는 너무나 저렴한 가격으로서 주신계 세금에 1프로만이 추가되고 영구 대여하실 경우 일시금이 아닌 장기 분할 납부도 가능......”

쫘아아아악-!

더 이상 볼 것도 없이 찢어버렸다.

‘어째 책자는 공짜로 보내주더니 기계신 광고였다.

이 주신계가 정말 정기 확보에 미쳐버렸나 보다.’

최고위 주신이라고 바가지를 최고로 씌우려고 한다.

죽도록 전투와 수련을 거듭하다 겨우 신계를 얻은 투신계의 일반주신에게는 기계신까지 대여비를 받거나 팔아먹고 있는 모양이다.

‘말 안 듣고 정기소모도 많은 일반신보다 정기도 거의 안 먹는 기계신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기계신의 한계는 명확하다.’

말 그대로 주어진 과정대로 하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둔감하고 융통성이 적어 초기에는 유용하지만 중기만 넘어가도 별의 생명과 신도가 무수하게 죽어나가거나 멸종한다.

가능성보다는 효율성을 중시하여 대부분의 종을 사멸처리하고 가장 유용한 개체만 남겨두었다 별의 환경변화에 멸종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리고 시키면 절대 복종하는 기계신에 맛들인 주신은 말 많고 탈 많은 일반신들을 모집하지 않는다.

그래서 절대복종에 익숙해져 대부분 나태해지고 권능역시 약해진다.

‘종의 다양성과 공정한 경쟁은 바로 별의 발전인 것이며 신 역시 같다.’

더 큰 문제는 기계신만이 있는 신계는 아무런 권능의 강화와 발전을 지원할 수 없는 유아기 상태라는 것이다.

신계는 신들이 발산하는 다양한 신력과 권능, 중간계의 정기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기계신을 처음 시작하는 주신들에게 판매하려는 것이다.

나중에는 기계신들이 늘어날수록 주신계에 납부해야 되는 세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기계신 1대에 주신계에 내야할 세금에서 1프로가 추가면 100대면 100프로이고 그럼 세금이 2배로 늘어난다.

일반 신계에 1,000명의 신이 필요하니 기계신으로 거의 채우면 신계 주신의 분량을 제외한 신계의 모든 정기를 거의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완전 사기인 것이다.

‘편하다고 막 쓰다가 아차하면 수렁이다.

주신계의 직할 관리신계보다 못한 꼴이 된다.’

그래서 짜증 섞인 감정과 더불어 내뱉는다.

“젠장-! 어디가나 벗겨먹으려는 놈들뿐이군.

인간들아-!

살고 싶으면 착하게 산다고 내게 맹세하고 아니면 내게 덤빈 대가로 죽어라.”

결국 자신에게는 이런 것이 어울린다.

언제 내가 약자들하고 거래를 해봤어야 잘 구슬려 보지.

항상 나보다 강자들에게 치어가면서 불공정 계약을 했고 요즘 들어서 좋아졌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전혀 빛의 주신 같지는 않고 마신 같지만 이것이 차라리 편하다.

그리고 효과도 있고 말이다.

사람이든 신이든 성격대로 사는 것이 편하다.

괜히 어울리지도 않는 행동을 하다가 사고만 터지니 말이다.

“착하게 살겠다고 맹세하겠습니다.”

“앞으로 착하게 살겠습니다.”

“전 원래 착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맹세의 인증이 온다.

자신들의 신체를 유지하던 기계들이 모두 사라져서 죽기 직전이니 다들 진심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신과의 맹세를 우습게 안다.

어기면 바로 신벌이라는 것도 모르는군.’

카르마도 어떤 제약을 하지 않기에 배교자는 몰살이라는 처분이 생기는 것이다.

내가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무덤 판 순간이 떠오르며 기가 차 왔다.

‘그래도 나는 관대하니 다시 확인해 주마.

나처럼 억울한 삶을 만들기 싫으니 말이다.’

내게 속았다고 원한을 가지는 존재가 생기는 것은 질색이다.

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니 알아들을지 모르지만 그건 자기들 소관이고 말이다.

“신과의 약속이다.

착하게 살지 않으면 그 영혼과 육체는 천벌을 받아 죽어서 모든 정기를 회수 당하고 사계로 보내진다.

신중히 약속하라.”

“신이 뭐죠?

사계는요?

죽음은 끝이 아닌가요?”

“죽으면 다 끝나는데 무슨 소리죠?”

“역시 못 알아듣는구나.”

이제 내가 설명하는 일이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물질문명의 하나의 정점인 기계제국의 노예들이니 영혼에 대해 알리도 없고 죽음은 끝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 자살율도 높고 생에 아무런 미련도 없으니 신과의 약속의 의미조차 모른다.

이것들을 처음부터 가르쳐서 신도로 삼을 가치가 있는지 회의감이 밀려온다.

‘내게 덤빈 이 빌어먹을 것들을 몽땅 처리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관리여신은 남아도니 파견하기로 하고 여기 별들은 기계제국을 모두 없애고 정상적인 인류로 채우는 조건으로 설득해서 말이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