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64화 (75/2,000)

제 164화

7권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상대를 질투하며 사는 것이 인간이다.

자신의 심상확인에 2명의 복잡한 생각이 보인다.

‘왜 나는 중급주신이상의 신력을 온전히 지원받아도 주신급인데 왜 저 차원의 성녀는 아무 도움이 없어도 최상급 신이야.

나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이야.’

‘나도 이제 최상급 신인데 왜 아무런 관심이 없으시지? 최상급 신 정도로는 안 되나? 아무리 ‘확률 예측’을 가졌다지만 신력의 재능도 없는 사이아나에게는 신력의 절반의 통제권을 넘겨주셨는데? 게다가 난 유혹하고도 거부당했지. 난 정말 아름다운 것일까?’

상대에 대한 부러움이 시기와 질투가 되고 자신에 대한 의심이 소용돌이친다.

이것이 인간이고 그러기에 서로 충돌하고 반목한다.

황제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가만히 두어야 하지만 지금 그 무서운 차원의 주신의 교황 된 입장에서는 사지로 가는 기분이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차원의 성녀가 성녀들을 통합하지 않고 있다.

처음에 급속도로 상승하던 교육효과가 지금 아찔할 정도로 정체된 것이다.

최상급 신이상이 된 두 존재의 반목에 모든 영령과 여성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

결국 이 황녀가 대표자격으로 올라온 것이다.

“이러다 7서클이 단 1명도 안 나오고 성과가 없으면 저희는 모두 돌이 되요. 과거에 기회를 많이 주셨기에 결과가 안 나오면 바로 조치하실 것인데 ‘확률 예측’에 교황님들이나 성녀님은 예외라고 나오나요? 책임자들이시니 더 가혹 하실 텐데요? 어떻게 되나요?”

황녀의 차가운 음성에 한창 주신급의 신력을 올려 압박하던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동안 대량의 연산이 필요하고 머리가 복잡해 멈춘 ‘확률 예측’ 아니 이제 ‘확률 확정’이 된 주신급의 권능이 움직이더니 끔직한 결과를 알려주었다.

“어……어떻게 해-! 신과의 약속을 어긴 죄로 ‘안티 카르마’로 영령과 인간 모두 소멸당하고 전원 기억말소에 사계추방이야.”

“이 가스나야-! 그걸 왜 이제 이야기 해?”

“너의 권능은 이제 ‘확률 고정’이잖아-! 바꾸지도 못해-!”

“지금 뭐라고 하셨죠? 왜 우리까지 당해야 해요-!”

기억이란 경지의 기초다.

그것이 사라지면 영령이 아닌 평범한 사령이 된다.

겨우 7서클의 경지까지 올라온 모든 경지가 사라지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초인들이나 초월자들에게는 죽음이나 소멸보다 더욱 가혹한 처사다.

모든 노력과 수련의 결과가 사라지고 자신이 과거 어떤 존재였는지도 모른 채 사계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를 전생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 처분을 받은 범죄자들에게 전생의 기회가 올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영령들도 이미 한번 죽었던 몸이라 죽음이나 소멸에 두려움이 적지만 이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거기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덜덜 떨며 황제의 영령을 붙잡고 울기 시작하자 단숨에 난장판이 되었다.

상황을 밖에서 듣고 있던 영령대표들이 기겁하며 몰려온 것이다.

“‘안티 카르마’가 뭐야?”

“실패하면 그냥 사계로 돌아가는 것 아니었어?”

“미치겠네! 그동안 잘 나간다고 정쟁만 하더니 끝장 직전이었다고-!”

말이 좋아 7서클이지 재능을 가진 자가 필사적으로 평생을 수련하고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

여기 모인 여성들도 재능은 우수하나 솔직히 1년 안에 7서클이 되기는 무리다.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울면서 전달하는 정보에 모든 영령이 비명을 질렀다.

마법 중에서 이만큼 흉악한 것이 있을까란 의문이 들 정도의 마도인 것이다.

허공에 빛나는 글자로 써진 마도는 그야말로 흑마법 그 자체였다.

‘안티 카르마’

여기서 원령이나 원망이 안 생길정도로 착하게 살아온 영령은 없다.

삶이란 것은 끝없는 투쟁이고 승리하는 자만이 올라설 수 있으니 말이다.

살아있을 때 누구보다 높은 직위와 경지를 이루었던 자신들이었기에 원한을 가진 자들은 수없이 많다.

아니 전쟁터에서 자신들을 저주하며 죽어간 일반 병사만 해도 수만이 넘는 영령들이 부지기수다.

거기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설명 옆에 붙은 간단한 주석이 있는 것이다.

사이아나도 언제 저 추가 설명이 붙었는지 몰랐는지 놀란 표정이다.

그리고 그 내용에 완전히 이성을 잃을 지경이었다,

‘확장마탑 영역한정으로 인간과 영령대상으로 자동발동까지 189일 12시간 32분 18초, 17초, 16초…….’

죽음과 같은 침묵이 마탑에 흘렀다.

어디선가 마족들이 날아와 자신들은 제외인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사라지고 대상자인 인간과 영령만 남아 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쳐다본다.

지금 싸우거나 정쟁할 시간도 없다.

이 확장마탑은 차원의 권능으로 보호되어있어 주신도 못 들어오니 물론 자신들도 못 나간다.

꼼짝없이 6개월 뒤 당할 운명을 회색의 현자가 예측하고 울고 있다.

황제영령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열며 이야기한다.

“너 '확률 고정'은 정말 결과가 안 바뀌나? ‘확률 예측’은 그래도 죽을 고생을 하면 바뀌었잖아?”

“신의 기적 수준의 오차밖에 없어. 어떻게 해? 응? 응?”

“이 가시나 잡것아-! 진작에 알려주었으며 싸우는 것을 가만 안 두었다. 난 하급신이지 너처럼 주신급이 아닌데 내가 무엇을 해-!”

“난……난 그냥 힘이 생기고 보니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건데.”

“차원의 주신님께 기간연장을 부탁드리면?”

“즉결처분 확정이야. 우리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신 것은 아니거든. 무능한 자들을 참으실 리가 없어.”

“아으으으으-! 진작 알려줄 것이지. 절반이나 시간을 그냥 흘려보냈어. 기적이나 바라야 하겠네.”

교황들이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자 잠시 충격을 받았던 차원의 성녀가 말을 이었다.

“신이라면 우리다. 기적은 우리가 일으키면 된다.”

“맞아-! 나도 지금 주신급 신이었지. 더구나 시간과 공간보다 상위의 차원의 권능을 가진 신!”

회색의 현자 사이아나가 얼굴빛이 밝아지면 다시 권능을 발동시켜 재 연산한다.

그녀가 가진 권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황의 가정이 잘못되거나 아무 정보가 없다면 예측이 어긋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가끔 발생하여 신뢰를 못 받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확률은 절대적이지만 초반의 실수에 이미 신용을 잃은 것이다.

이번에는 자신이 신이라는 것을 아직 인지 못하고 있는 실수였다.

자기 이상의 존재의 시간을 간섭 하지는 못하지만 이하라면 가능하다.

자신의 차원의 권능으로 일정 공간에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하고 수련강도를 높이자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다.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밝은 음성이 터져 나왔다.

“좋아-! 가능하네. 집중교육 대상은 전쟁신의 성녀이고 방식은 ‘전장공유’를 응용한 집단대련과 교육. 교육시간이 완료될 동안 시간은 내가 느리게 할께.”

“정신의 회복과 신체강화는 내가 맡도록 하지.”

“전쟁신의 성녀의 재능으로는 예상 교육시간은 25년. 대련횟수는 10만 2천회이하야. 신력으로 연장시킨 시간으로도 아슬아슬한데.”

“영령들을 단체로 투입하면?”

“10년! 대련횟수는 4만 이하니 충분해.”

“어서 불러-! 바로 시작한다.”

“혹시나 모르니 다른 아이들도 교육을 강화한다. 전 영령들에게 지금 상황을 알리고 사정 봐주지 말고 몰아붙이라고 해-!

비상이다.”

황제영령의 자신의 의지에 따르게 하는 ‘노블리스 오빌리제’의 권능이 담긴 전언이 퍼져나가고 천국과 같은 환경에서 나른해져 가던 영령들과 여성들은 발칵 뒤집혔다.

허공에 ‘안티카르마’의 끔직한 내용과 발동시간의 감소가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불려온 전쟁신의 성녀가 순박한 눈을 깜박이며 두려워하고 있었다.

같은 성녀지만 최상급 신이 된 차원의 성녀가 불타는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고 주신급인 교황들과 영령들이 자신을 둘러싼 것이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와 같다.

아직 옷을 입으라는 명령이 없어 알몸으로 지냈지만 아무 부족함이 없는 따스한 마탑 안의 공기에서 한기를 느끼고 긴장감에 식은땀이 날 정도다.

전쟁신국에서 올라오는 신력이 최고위 신급을 넘어서면서 과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졌지만 초인이라는 7서클의 벽은 너무나 두껍다.

그것을 넘으려하면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소멸할 정도의 노력이나 수련이 필요하다.

그러고도 대다수가 넘지 못하는 높은 벽이다.

과거 독한 여신들에게 질린 전쟁신의 여성취향대로 순박하고 착한 성녀라 그 벽 앞에서 멈춘 상태였다.

그러나 전쟁신국에서 오는 신력은 이미 7서클을 넘어서서 가장 가망성이 높아서 지목을 당한 것이다.

넘치는 신력에 맞는 그릇만 강화시면 7서클인 것이고 그것은 수련과 사투가 가장 효과적이다.

위이잉-!

공간에 떠 있는 마탑 위의 공간에 차원의 교황이 시간의 결계를 치고 차원의 성녀가 마치 새끼 사자의 목을 물고서 옮기는 어미 사자처럼 가볍게 들고서 그 결계 안으로 들어간다.

갑자기 목을 잡히고 마탑 안으로 이동당해 아무 정보도 모르는 전쟁신의 성녀가 겨우 압박감을 이기고 물어보았다.

“저……저어기? 무슨 일이신지?”

“7서클이 될 때까지 수련과 대련이란다.

차원의 주신님의 부신격인 전쟁신의 성녀이기도 하니 열심히 해야지?”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반드시 열심히 하게 된단다.”

분명히 말투는 더없이 자애가 넘치는데 무엇인가 소름이 오싹 끼치는 예감을 느끼며 차원의 교황이 전력으로 형성한 시간의 제어공간으로 들어가는 전쟁신의 성녀였다.

그 뒤를 투기를 흘리며 영령들의 대표들이 따라나서고 하늘에는 ‘안티 카르만’의 발동시간을 알리는 시간의 감소만이 보일 뿐이다.

이 모든 것을 벌인 차원의 주신은 정령계로 신 모집을 위해 이동 중이었다.

우주공간의 한 쪽에 13쌍의 빛의 날개를 펼친 채 빛에 휘감긴 존재가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주변에는 칠흑과 같은 어둠의 공간이고 저 멀리 무수한 별들이 보인다.

성스러운 빛에 휩싸인 인영의 입에서는 거친 언사가 쏟아지고 있었다.

“제기랄-! 내가 정말 ‘극선’이 맞나?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 아니 ‘극선’이라 산 것인가? 잘못했으면 차원의 미아로 떠돌거나 창조신계에서 죽을 뻔 했다. 이 우주의 차원의 전체 좌표가 흔들일 정도로 전투를 벌이다니? 젠장-! 그래서 진정한 예비 창조신님과 마신왕 후보라는 것이냐? 최고위 주신급의 차원의 권능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라 이거지? 약한 말단은 서러워서 살겠나? 싸우려면 창조신계에 가서 싸우란 말이다. 왜 주신계에 와서 행패야-!”

여주신들이 벌이는 짓을 수습하고 하도 골치가 아파 대충 정령계로 좌표를 찍고 차원이동을 했는데 바로 죽을 뻔 했다.

정령계는 이 우주의 모든 기반을 형성하는 토양이며 기초이기에 가장 외부이다.

행성으로 비유하면 주신계가 있는 곳은 행성내부라고 보고 정령계는 대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그러기에 공간이동은 어림도 없고 초장거리 차원이동을 해야 한다.

신계외부로 공간이동을 하고 정령계의 좌표만 확인하고 바로 차원이동을 했는데 높으신 분들의 인증전의 여파에 말려들었다.

재수가 없으려니 가는 길목의 차원좌표가 주신계와 창조신계 사이의 격리 우주에서 영겁동안 벌어지고 있는 창조신 인증전의 영향을 받아 아주 살짝 어긋나 있었던 것이다.

더 열 받는 것은 일부러 직격한 것도 아니고 공방전의 여파로 벌어진 일이고 그것조차 내 최고위 주신의 차원의 권능이 감당 못하고 튕겨진 사실이다.

‘약한 것은 죄이니 항의도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아주 미세한 오류라 의사전달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라서 눈치를 채지 못한 상태에서 최대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나는 최고위 주신이라는 것을 깜박한 점이다.

결국 내 잘못이다.

중급 주신으로는 무시할 오차가 최대출력상태인 최고위 주신인 상태에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초장거리 차원이동이라 그대로 창조신계로 튕겨나갈 수도 있었다.

절반의 확률로 창조신계로 신격도 갖추지 못하고 이동당해 고농도의 신력에 압살당해 죽을 뻔 했다.

이럴 때 ‘극선’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면서 한숨을 쉴 뿐이다.

절반의 확률이면 거의 좋은 쪽으로 가니 말이다.

주신계와 정령계의 사이의 우주에 운 좋게 걸쳐진 것이다.

“차원좌표의 안정화까지는 1달인가? 그때까지 여기서 이렇게 버티어야한다고? 바빠 죽겠는데 정말 짜증나네.”

저절로 인상이 찌그러진다.

이 사고를 황급하게 전뇌계에 연락을 하니 워낙 미세한 오류라 자연회복으로 결정을 보았다 한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하란 소리냐고 묻자 연속 장거리 공간이동을 하던지 안정화가 끝나는 1 달 후에 이동하란 결론이 통보되었다.

바로 구조를 원하면 별 하나분의 정기를 지불하란다.

‘언제부터 전뇌계와 주신계도 악덕업체가 되어가나? 다들 정기가 부족하니 인정사정이 없다.’

최고위 주신체면에 구조요청을 하기도 뭐하고 장거리 공간이동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거리라서 결국 대기다.

절대 정기가 부족하거나 대가로 지불할 별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최고위 주신의 체면이 먼저라고 생각하지만 1달을 여기서 버티고 말지 미쳤다고 이런 일에 별을 지불하나? '헌신서약’의 대가로 주어야 되는 별도 아직 다 못 모았다. 누구에게 바가지를 씌우려고 가소로운 시도냐?’

이를 부득부득 갈며 중급주신으로 신격을 떨어뜨리고 차원이동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미세한 차원좌표의 오류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결국 2주일째 이러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 떠서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마도의 구상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나는 인간이다.

아무리 마도에 열중해도 전후좌우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저 멀리 행성의 빛만 보이니 이건 마치 감옥에 갇혀서 멍하니 창살 밖의 하늘만 쳐다보는 꼴이다.

아니 말단병사가 야간 초소근무를 하며 도시의 불빛을 하염없이 쳐다보는 셈이다.

결국 2주일 후 생명의 자취가 있는 별을 찾아 장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했다.

다행스럽게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성과 과학을 갖춘 행성이 있었다.

우주의 구조는 대부분 가장 안정적인 구형이고 가장 중심에 창조주님이 계셔서 핵의 역할을 하신다.

그 다음에 양파껍질처럼 창조신계, 주신계, 신계, 중간계, 물질계, 정령계로 크게 나누어지고 있다.

내가 가려는 정령계는 바로 이 우주의 최고 외곽이며 다른 우주와의 경계막인 셈이다.

거기서도 다른 주우주와 전투가 벌어진다.

그에게 종속되기를 거부하고 투쟁을 계속했지만 다른 우주가 보았을 때는 그의 지원을 받아 강대해지고 있기에 변절자 취급이다.

물론 그에게 도전했다 연속패배기록을 갱신하고 갈수록 더 두들겨 맞고 있는 창조주님 때문에 전면적으로 적대하지는 않는다.

성격도 갈수록 험악해지고 다른 창조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해진 상태라 창조주계에서 뭐라고 대놓고 말 못한다고 한다.

약간의 기분만 나빠지면 좋은 주먹 놔두고 왜 말로 하냐며 멱살 잡고서 흔드니 말이다.

그러고도 창조주계에서 어쩌지 못할 정도로 강해지신 상태다.

하지만 그런 행동에 열 받은 창조주들이 밑의 창조신들을 시켜 대놓고 욕하고 전쟁을 도발한다.

창조주님에게 '과격한 행동은 민폐가 되니 자제해주십시오.' 하는 지극히 용감한 창조신 따위는 물론 없다.

‘과거에는 온화하셔서 평소에는 무척 자애로우신데 가끔 그와의 패배의 기억에 발작하신다고 하니 말이다.’

그 발작이 말을 잘 안 듣거나 마음에 안 드는 창조신과 마신왕 앞에서만 벌어지니 문제다.

창조주님이 주제하는 회의 때마다 대신족의 창조신, 창조신, 마신왕을 구분하지 않고 참석하고 휘하 존재가 인증전에서 처참한 패배를 하면 대면보고를 한다.

그러나 패배보고를 하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고 발작하시는 바람에 모든 최고위층들이 보는 앞에서 얻어맞기 일쑤다.

‘반항은 안하냐고?’

창조주님은 본래 이 주우주 자체다.

창조주께 비롯된 존재들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고 덤빌 수도 없다.

여기에 과거와는 달리 개인적으로도 강해져서 전 우주의 전력이 모여 대항해도 못 이긴단다.

얼마나 한이 맺혀 단련하셨는지 창조신장님과 마신황제, 대신족의 예비 창조신과 연합해도 버티지도 못하는 수준이다.

과거 힘이 모자라서 마신족과 신족의 대립을 어쩔 수 없이 방치하던 창조주님이 아니다.

그에게 대항 의지를 불태우며 수련하고 도전하시다 영향을 너무 받았는지 신족과 마신족이 마찰이 발생할 때 아래처럼 말씀하셨다.

“계속 잡음을 낼 것이면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싸워서 결판을 내고 약자는 모두 사라져라. 그리고 무승부가 나면 둘 다 지우고 대신족(代神族)에게 이 우주를 맡기겠다. 그와의 싸움에 도움이 안 되는 종족 따위는 나의 우주에 필요 없다. 나는 그에게 받은 치욕을 갚기 위해서는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강해질 것이다.”

정말 저 말을 신족과 마신족이 대규모 전쟁을 벌이려는 전장에서 하시고 전 우주에 선포하셨다.

기겁을 한 전장의 신족과 마신족이 항의를 했지만 정말 거기의 모든 존재가 지워지고 정기를 회수 당했다.

방금 그에게 패배해서 죽도록 맞고 돌아와서 발작이 일어난 상태였던 것이다.

그 당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과거처럼 연합해서 창조주님께 항의하려 하다가 정말 이 우주에서 신족과 마신족이 모두 지워질 뻔 했다.

창조주들님 입장에서는 시키면 착실하게 행성을 만들고 번성시키는 일만 하며 우주를 발전시키는 대신족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그가 주었고 그와 싸우다 패배했지만 강대하고 말 잘 듣는 유능한 대신족을 이 우주의 지배계급으로 삼으시려고 한 것이다.

지금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심각한 상황을 파악하고 다급하게 직위를 장악하고 사죄했다.

신족에게 반기를 들며 은근슬쩍 창조주님께도 대항을 하려던 마신족도 그대로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터무니없이 강해진 창조주는 발작하면 단호했고 자신들 혼자서는 감당 못할 대신족들이 이미 무수하게 들어와서 창조주님께 아부를 하고 있으니 정말 모두 처분 당할 상황이었다.

이렇게 처분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상황이고 대신족과의 주도권 싸움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하기에 창조신님들 입장에서는 한마디 말도 못하고 대신족과 마신족의 상대도 골치 아픈데 상대도 안 되는 것들이 짜증나게 한다며 주신만을 파견 보내 막고 있다.

이 우주의 주신은 전투능력만으로는 다른 우주의 창조신 급이지만 다른 권능은 약하기에 열세를 보여 방어만 한다.

이곳이 바로 창조신들의 전장이며 상대는 다른 우주의 창조신들과 정예 병력이다.

창조신들이 직접 나서기에는 체면이 안서고 창조신끼리의 사투는 정치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곁으로는 그에 대항해 창조주들 간의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고위층인 창조신들 간의 전투는 문제가 커지기에 하위 주신들만 고생하고 있다.

‘물론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수준이지만 정말 위험하다.’

아무리 전투능력이 허약한 다른 우주의 창조신들이라지만 주신의 권능만으로는 정면대결은 위험하고 주신에 비해 높은 신격의 타격으로 소멸되기도 하기에 주신들이 가장 꺼려하는 전장이다.

그리고 너무 광대한 지역이라 구역을 나누어서 창조신님들이 관리하고 사고를 친 주신들이나 마음에 안 드는 주신들을 보내서 견제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가끔 지역담당 주신이 적대 창조신들에게 소멸되면 소생되기 전까지 대가를 받고 파견을 보내기도 한다.

사기꾼 주신도 거기 보내져서 열심히 정기와 별을 벌고 있을 것이다.

이 우주의 주신을 소멸시킬 정도면 상대 창조신도 어느 정도 강자인데 삼가 명복을 빈다.

그런데 막상 행성에 내려서니 어이가 없다.

꽤 장거리를 이동해서 찾은 발전된 행성이고 과학이라는 기계신들도 엄청나게 발전되어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온 곳이다.

나는 빛의 주신이기에 빛의 날개를 활짝 펴고 우호적인 의사도 보냈다.

그런데 다짜고짜 공격을 받고 있다.

하위 물질계의 모든 공격은 현실을 조작하고 법칙을 주관하고 변화시키는 주신계의 신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아예 존재 자체의 밀도가 다른 것이다.

내가 아다만티움이라면 이곳의 모든 현상과 변화는 공기이하다.

최소한 태양이상의 고열이나 블랙홀이상의 압력에만 약간의 타격을 받는데 이것들이 가소로운 금속체와 광선들을 쏴댄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작은 거인족 형태의 금속인형과 유선형의 비행물체들에서는 무수하게 광선과 작은 금속물체가 날아오다 나의 존재자체의 압력을 이기지못하고 자연 소멸한다.

우주를 여행할 정도로 기계신이 발달된 곳이라 그런지 행성의 상공에서도 커다란 고열의 빛줄기가 무수하게 나를 노리고 발사되고 있다.

행성주변의 위성과 우주공간에 떠 있던 금속 배에서도 끝없이 포화가 쏟아진다.

그래보았자 최고위 주신인 나는 고사하고 일반주신 하나 어쩌지 못한다.

아무 영향도 없지만 슬슬 짜증이 나고 있다.

바쁜 와중에 잠시 쉬려고 하다가 이게 무슨 꼴인지 모르겠다.

무수한 기계신들이 느껴지고 나에 대한 적의로 움직이고 있다.

아직 물질에 지배되고 현상조차 간섭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신이라고 불리기도 부끄럽다.

“죽고 싶으냐? 아니 모두 부서져서 완전히 기능이 정지되고 싶으냐? 기계신들이여-! 너희들은 신들이 쓸모없어 방치한 세계의 최종 관리자라는 것을 잊었느냐? 반신보다 못한 주제에 감히 최고위 주신인 내게 덤비다니 각오는 되어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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