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1화
7권
7서클의 초인과 대등한 수천의 하이엘프 리틀 퀸들과 아무리 싸워도 수가 줄지 않는 정예 수천만의 하이엘프 정예군단은 인간의 제국이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8서클의 중급신이 된 하이엘프 퀸들을 막을 초인 전력도 없었다.
유일한 인간족의 8서클의 중급신이 된 전 용사도 그 무서운 전쟁의 신의 교황으로서 종속신과 싸울 수가 없으니 모두 눈물을 머금고 해방시키거나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 중에 들어가는 신력의 부족 따위는 그녀의 ‘무한복원’의 권능 앞에 결코 없고 이렇게 1년간 전력으로 몰아붙여 온 결과 제국의 피해를 거의 복구해낸 것이다.신력 15억이지만 ‘무한’이라 불리는 초월적인 권능을 가진 그랑조아가 보이는 기적에 하이엘프 제국은 광신도가 되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발생한다.
“고향을 지키겠다고 하는 북쪽 하이엘프들의 집단 반발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주모자는 처분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수림은 풍요롭고 넓다.
세계수만 보충이 가능하다면 100억의 인구까지 감당한다.
그러나 100년에 한번 발생하는 마계의 문의 개방에 따른 대전쟁은 너무나 위험했다.
그 전쟁을 치루며 사느니 차라리 인간들의 시민으로 살겠다는 자들도 당연히 나온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그랑조아의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다.
숙청이었다.
“이주명령을 거부하는 하이엘프들은 모두 정리해라. 다시 세계수로 영혼을 돌려서 철저히 교육시켜 재탄생시킨다. 그들을 따르고 이주를 거부한 엘프들도 처분하도록 하라. 전투를 거부하는 비겁한 자와 나를 거부하는 자는 필요 없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고향을 떠나기를 거부하는 모든 하이엘프들과 엘프들은 처분되어 세계수로 되돌리고 대수림으로 모든 정기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그 수 역시 수천만에 달하고 재탄생에 들어가는 신력역시 수백억으로 막대하나 거칠 것이 없었다.
정기와 신력이 제한된 다른 신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그녀에게 수만 명의 엘프를 하이엘프로 진화시키고 재탄생시키는 수천만 단위의 신력의 회복 따위는 쉬웠다.
그래서 이렇게 과감한 처분이 가능한 것이다.
더구나 8서클 이지만 힘은 9서클에 도달하는 하이엘프 퀸들이 앞장서자 이정도의 빠른 복구와 발전이 가능했다.
“다크엘프들의 준동이 있었습니다. 엘프들이 사라진 숲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워진 세계수의 점유를 도모하는 대규모의 다크엘프의 일족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세계수를 모두 이곳으로 옮긴다. 이 곳 외에 숲은 자연성장에 맡기고 세계수의 정기를 끊어 엘프의 수치인 다크엘프들을 고사시킨다. 모든 세계수의 의사를 묻고 동의하지 않는 세계수는 봉인한다.”
우주수를 타고 그녀의 의사가 모든 세계수에 전해지고 대수림의 정련된 정기가 주는 영양을 아는 모든 세계수가 동의했다.
마족과의 전쟁은 정기를 보급하는 그들에게까지 피해가 오지 않고 더구나 하이엘프들이 10억이 넘어간다면 안전을 보장받고 급속도로 성장을 이룰 수 있기에 거부할 리가 없었다.
더구나 그랑조아가 어떤 식으로 하이엘프 제국을 만들었고 발전시키는지 아는 지금 망설일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 봉인시킨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절할 수도 없다.
다만 어떻게 거대한 자신들을 이동시킬 것이란 문제가 있었으나 그랑조아의 강화된 권능이 더 빛을 발한다.
“차원의 권능으로 공간을 넘는다. ‘무한복원’ 발동. 모든 사용된 신력을 복원한다. 연속 광역공간이동-!”
신의 기적이 강림했다.
수십 개체의 거대한 세계수가 단숨에 자신이 뿌리내린 대지와 같이 대수림의 안으로 이동된 것이다.
세계수들이 굉음을 울리며 대수림의 외곽을 성벽처럼 둘러싸며 뿌리내려 간다.
대수림에서 제약을 받는 마력이 아닌 신력이 보여주는 기적이다.
공간이동은 본래 법칙을 뒤흔들기에 마도에 속하고 신족은 이 정도로 대규모의 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차원의 주신이 별을 움직이는 것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차원의 권능을 파악하고 연구하여 여기까지 개발했다.
지난 일 년간 하이엘프 퀸들을 종속신으로 삼으려다 역류당한 수치에 절치부심하며 권능과 신력을 갈고 닦아 과거보다 강해진 상태이다.
하이엘프 제국을 과거보다 번성시키자 카르마도 ‘극악’에서 ‘중립’으로까지 돌아오고 있다.
‘중립’은 하이엘프 신도가 20억이 넘고 하이엘프 제국이 2배 이상의 번영을 이룰 때 ‘극선’이 된다.
그러면 다시 최고위 신이 되어 신계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연산이 극도로 많이 필요하여 너무나 힘들게 차원의 권능의 일부를 구현하자 자신의 ‘무한복원’과 연동되어 이제 주신급이 아닌 진정한 주신이 될 길을 연 것을 말이다.
‘원탁의 최고위 신이 아닌 주신으로서 복귀할 수 있다. 드디어 저 너구리 주신에게 신계의 주신의 자리를 놓고 신위전을 걸고 모든 여주신과 여신의 지원을 얻어 승리할 최소 자격이 된 것이다.’
자신의 자랑스럽고 강대한 여주신인 어머니가 제시한 최소의 조건인 일반주신의 벽을 드디어 넘은 것을 깨달았다.
과거라면 꿈도 못 꿀 광역 공간을 마음대로 다루며 무한복원을 자신만이 아닌 공간 개념으로 무제한으로 발현시킬 수 있다.
‘이 권능과 힘이라면 같은 신력이라면 결코 너구리 주신에게 밀리지 않는다. 원탁의 최고위 신인 여주신님들과 최상위 여신들의 전폭적인 권능지원과 병렬신력연력이라면 너구리 주신과 태초의 투신조차 압도할 수 있다. 모든 투신들이 덤벼도 무한으로 신력을 유지하고 정기의 고갈이 없는 자신을 이길 수 없기에 신계의 완전한 제압이 가능하다. 그럼 완벽한 신계의 주신이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랑조아의 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신계의 주신이 될 그랑조아다. 동정 따위는 받지 않는다. 빌린 신력은 배로 갚아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동등한 존재가 되어 누가 위인지 보여줄 것이다.”
결의를 다짐하는 그녀의 등 뒤에 주신의 증거인 13번째의 날개가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전쟁의 신국.
과거 7억의 신도를 자랑하던 제국은 지금 몰려드는 인구로 15억을 초과하여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쟁의 대신전 앞에 설치된 ‘전신의 진정한 축복’이라 불리는 불사불멸의 대광장에 매일 수천의 전사와 마법사들이 자신의 무력과 세력의 명예를 걸고 사투를 벌리며 그 명성을 더하고 있었다.
그 광장을 둘러싼 거대한 관람석에는 수천만의 시민이 함성을 지르며 승자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런 피가 끓는 초인들의 투쟁을 목격하게 해준 전쟁신의 축복에 감사한다.
본래는 전쟁신의 교황선출전이 끝나고 5년 뒤를 기약하면 공사 중인 대광장이었다.
그런데 죽음도 부상도 존재하지 않게 하는 위대한 10서클의 마도가 존재하는 광장이라 전 중간계에서 마도사들이 어떻게든 마도의 한 자락이라도 건지러 몰려왔었다.
그리고 광장에 걸린 마법진에서 순수한 마력이 항시 다량 유동되고 자신들의 마력을 높이는 현상을 알게 되자 아예 천막을 치고 눌러 앉고 순식간에 천막촌이 형성되었다.
거기에 흑마법사들까지 대부분 몰려왔으니 그 수는 이미 수만이 넘었다.
오라의 증진에도 효과가 있고 대련과 사투가 가장 빠르게 강해지는 지름길인 전사들 역시 몰려들었는데 처음에는 구역을 나누고 평화로웠다.
하지만 그 넓은 대광장이 꽉 채워지고 오라가 난무하는 대련 중에 날아온 유탄에 부상하거나 겨우 자리 잡은 천막이 날아가는 일들이 속출하자 시비가 붙어 결국 전투가 벌어지고 말았다.
인명피해나 부상의 우려가 없어 전력으로 날뛰는 초인들 앞에 수만 동의 천막이 단숨에 날아가고 그 다음부터는 일진일퇴의 땅뺏기 공방전을 벌리고 있었다.
광장을 벗어나서까지 감정싸움을 벌리려 했으나 이곳의 교황은 10서클의 마법갑옷 ‘전신의 갑옷’에 의해 8서클의 중급신이 된 존재다.
거기다 1,000천이 넘는 7서클 최상위의 마스터들이 치안을 유지하며 작은 공이라도 세우겠다고 눈을 부라리고 있다.
결국 대광장안에서만 자신들의 영역을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다.
거기에 따라 전쟁의 신국은 장사를 시작했다.
7서클 마스터수준의 신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가의 성물이 대량으로 절실히 필요하여 돈독이 오른 부교황이 관람료와 숙박비, 거기다 소모품까지 거액으로 초인들에게 부과하여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초인들의 항의는 있었지만 단 한 마디로 일축했다.
“그럼 나가.”
젊음을 되찾고 절실한 신앙과 대량의 성물의 지원으로 7서클의 벽을 마침내 넘은 부교황의 패기가 전쟁신의 신전에서는 그들을 압도하는 것이기에 말을 더 이상 못하고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8서클의 교황까지 살기를 줄기줄기 뿌리고 있으니 말이다.
어차피 초인들은 다 부자라 큰 문제도 없었고 말이다.
이렇게 잘 나가는 전쟁신의 교국은 오래간 만에 시끄러워졌다.
대부분의 제국과 왕국들의 최고위층이 모두 모인 것이다.
알현실의 거대 원탁을 꽉 채운 황제들과 왕들이 전쟁신의 교황과 부교황을 상대로 성토하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들이 대부분 모시는 신들의 교황과 대주교들도 자리에 모여 수천 명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쟁의 신국이 선봉으로 나서주어야 하오-!”
“하이엘프 퀸들은 8서클의 중급신으로 확인되었으니 당연히 전쟁신의 교황께서 나서주어야 하지 않소-!”
“수만의 노예들을 모두 강탈당했는데 왜 이리 무시하시는 것이요?”
“그리고 이 황당한 공간 이동비는 뭐요? 초인은 1000골드에 귀족은 남작이 1만 골드고 작위가 올라갈수록 1만 골드 추가? 왕족은 10만 골드에 황제는 100만 골드를 내라니 당신들 미쳤소? 이번에 이곳에 이동하면서 낸 골드가 1,000만 골드요-! 그것도 왕복비라고 1,000만 골드를 선금으로 더 빼갔단 말이오-!”
“돈 애기는 그렇다 치고 왜 추기경들과 대신관들을 최전선으로 보내는 거요? 덕분에 우리 측도 신전에 견습신관 밖에 없을 지경이오. 전쟁신이라 아무리 전쟁터에서 신앙을 찾는다지만 너무하지 않소?”
그러나 전쟁신의 교황과 부교황은 얼굴에 미소만을 머금고 들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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