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53화 (64/2,000)

제 153화

7권

절박한 자신들의 심정과는 다른 너무나 냉담한 선을 긋는 말에 더욱 절망이 쌓이는 여주신들이다.

그러나 물러날 수 없었다.

영겁의 세월을 왜 그 치욕과 수련을 인내하며 신력과 권능을 쌓아왔는가?

무너진 신계의 복구나 마신들에 대한 복수?

이 우주는 그에 의해 약자는 인증전을 통과하지도 못하고 사라지고 태초의 신이나 마신 중 남아있는 자들은 극소수다.

쾌락과 정치를 추구하던 신들은 모두 사라지고 전장에서 군림하거나 진정 유능한 자들만이 남았다.

그리고 남은 자들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미 화려하고 나태했던 과거는 이미 지우고 극도의 단련만 하는 투신들이다.

원한을 가지고 그들에게 복수하려 하면 강자와 사투라면 투신의 권능을 높일 수 있다고 좋아하며 달려들 투신들만이 남았고 그것이 이 우주의 살아남은 과거 신과 마신들의 대부분이다.

그런 마신들에게 복수라니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들도 인증전을 치루기 위해 행한 당연한 절차였을 뿐이다.

그리고 과거 죽도록 싸우던 마신들도 무승부의 대가로 연옥계로 사라지고 그 중 투신들만이 뿔뿔이 흩어져 다른 마신계에서 싸우고 있다.

원한을 가진 자들도 그렇게 사라지고 남은 자들은 순수한 투신뿐인 상황에서 신계를 복귀하고 과거의 신하들을 복귀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버팀목이었는데 그것이 눈앞에 있는데 어찌 물러설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아 눈물만 흘릴 뿐이다.

차원의 주신의 차가운 신력이 일렁거리며 외면한다.

이미 자신들이 왜 이러는지 알고 있지만 신계 주신으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헌신서약’도 ‘축복의 모유’도 이미 대가로 주었고 남은 것은 자신의 존재뿐이다.

종속계약이라도 할 생각이지만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을 것이다.

결국 그랑라하가 말을 시작했다.“제 과거의 신계의 신들을 이 신계의 신으로 복귀시켜주신다면 제가 종속되겠습니다. 카르마의 계약서를 작성하지요.”

“불가합니다. 더 이상 신계에 사조직을 늘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카르마의 계약은 주신이상은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신계를 위해서 실시하고 결과가 좋다면 인정됩니다. 철저히 발전과 강자를 위한 계약이지요. 또 그랑라하께서는 주신이기에 종속도 안 됩니다. 제가 창조신이 아닌 이상 무리이며…….”

차원의 주신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냉혹하게 말을 이었다.

“여러분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본인들의 신계를 만들고 그때 구하십시오.”

침묵이 여주신들을 흘렀다.

자신들이라도 당연한 조치다.

아니 오히려 강제조치를 안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인내다.

아무리 본신신력이 강해지기를 갈망해도 이 정도까지 배려해주었고 자신들은 그것을 철저히 배신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재계약을 원해도 할 리가 없는 것이다.

원래 용병신일 때도 그렇게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신계를 만들 별을 받아 해도 되지만 주신계의 지원 없는 인증전과 영겁의 세월을 또 다시 신하들에게 기다림을 강요해야 한다.

그것도 자신들의 어리석음 때문에 말이다.

그랑라하가 이를 악물었다.

자신들을 믿지 못하면 믿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어떤 통제나 정신제어도 주신인 자신들에게 영향을 줄 수 없다.

주신인 자신들에게는 1서클위의 창조신의 권능 외에는 제어도 통제도 통하지 않으며 스스로만이 봉인이나 통제를 할 수 있다.

또 주신의 직계는 부모신의 1단계 밑의 성장한계까지 도달할 수 있고 계기만 있다면 창조신까지 가능하다.

신들이 주신급과 주신을 특별하게 관리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그런 주신의 강력한 제어저항과 정신방어조차 무력화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

어떤 경우라도 결코 용납하지 못하지만 모든 것이 자신들에 의해 어긋나 최악의 결과가 된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이런 자신 따위는 아까울 것도 없다.

더구나 여기까지 배려해준 차원의 주신이라면 말이다.

“신력의 원에 당신의 신력을 받아들여 통제가 가능하게 하겠습니다. 그럼 믿을 수 있을 있으시겠죠? 그러니 부디 저의 과거의 신들을 모두 이 신계에 복귀시켜 주십시오.”

“그랑라하-!”

다른 여주신들이 경악성을 내는 것과는 상관없이 눈물을 지우고 차원의 주신을 쳐다본다.

신력의 통제권을 완전히 넘기는데 조금의 망설임이나 부끄러움 없는 결의에 찬 눈빛이다.

그녀는 언제라도 신력만 조금만 회복되면 바로 신계 주신이 될 강대한 여주신인 것이다.

그리고 평상시 그녀의 하늘을 찌르는 자존심과 도도함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차원의 주신의 신력이 은은한 분노를 품고 울린다.

“여주신의 존엄을 무너뜨리지 마십시오.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신계의 주인이 될 주신은 언제나 강대하고 고귀해야 합니다. 끝없는 투쟁과 수련 속에서 강해져 신계를 얻으며 동등의 마신족과 싸워 승리해 자격을 얻고 혼자서는 항거불능의 대신족의 주신과 모든 것을 건 인증전을 통해 신계의 통치권을 인정받을 진정한 강자들입니다. 강자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정치적 함정은 사양합니다.”

그랑라하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이 차원의 주신은 이런 존재였다.

강자에 대한 순수한 동경과 존경을 품고 자신도 더욱 강해지기를 갈망하는 존재였다.

욕망은 강해지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순수한 투신인 그런 존재를 끝없이 시험하고 견제하다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한 자신이 과연 신계의 주신이 될 자격이 있을 것인가?

그 의문에 이제는 자신 있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너무나 지친 것이다.

그것은 다른 여주신들도 마찬가지여서 자신의 발언에 경악성을 질렀지만 입술을 깨물고 가만히 있었다.

저들도 알고 있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이고 놓치면 또 다시 영겁의 시간을 그들을 기다리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아니 이제 자신이 없다.

주신계도 과거의 죄를 물어 자신들을 노리고 최고위 주신들의 견제를 뚫고서 신계를 만들 자신이 없다.

그리고 어리석은 짓을 반복한 자신은 이제 여주신의 자존심을 따질 존재도 아니니 자신을 완전히 넘겨주더라도 그들을 구하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

가만히 너무나 익숙한 신언을 영창한다.

“권능 발현. ‘천공의 벼락’.”

1단계 위의 주신을 압도하고 2단계위의 주신을 위협하는 최강의 주신의 권능중 하나인 ‘천공의 벼락’이 그녀의 몸을 타고 흐른다.

머리 위에 11겹의 신력의 원이 맹렬히 회전하며 그 위력을 더해간다.

차원의 주신의 신력도 꿈틀거리며 방어를 더해간다.

주신에게 3배의 피해를 강요하는 주신살과 천공의 벼락의 조합이면 상급 주신도 피해를 입는다.

더구나 어떤 권능이 더 나올지 모르니 긴장하는 것이다.

그런 대응과는 상관없이 그랑라하의 영창이 이어진다.

“신력의 원 통일.”

머리 위의 신력의 원의 회전이 멈추고 복부에서 빛이 더해간다.

그리고 총 신력이 20억에서 100억으로 폭증한다.

차원의 주신의 신력이 놀라 요동치려 한다.

역시 마지막 필살의 수가 있었다.

그래서 자신도 계속 위기감을 느끼고 ‘전투예지’가 결전을 막았던 것이다.

머리와 하복부의 신력의 원을 하나로 합쳐 단숨에 중급주신을 뛰어넘었다.

그런데 저것은 거의 자폭기다.

신력은 중급 주신으로 올라도 일반주신의 신체가 견딜 수 없다.

저 신력으로 권능을 발산하면 신체는 반드시 부서지고 소멸한다.

문제는 주신살의 권능과 천공의 벼락이면 최소한 600억의 피해는 각오해야 한다.

최고위 주신도 잘못하면 죽는다.

나라도 치명상을 당하고 그럼 나머지 여주신들을 막을 수 없다.

긴장을 하며 신력의 방어막과 마도의 방어막을 최대한 강화시킨다.

“그랑라하…….”

여주신들의 탄식이 울린다.

그랑라하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안 것이다.

하긴 저 방법이면 결코 강제로 했다고 할 수 없다.

여주신의 완전한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고위 여신이하라면 하복부의 원을 통제하면 대부분의 권능을 간섭하지만 완전히 주신은 절반이하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2개로 나뉘어져 분리된 신력의 원을 합치면 단 1번에 남주신에게 대부분의 신력간섭을 받는 유일한 방법이다.

모든 권능의 통제권과 신력의 제어를 외부에서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신력의 원을 하나인 상태로 만들려면 여주신이라도 전력이 필요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신력이 워낙 차이가 나니 절대 강제라고 말할 수도 없다.

신력의 원을 통합시키고 가만히 안정화시켜나가자 하복부의 신력의 원이 신체를 환하게 밝힌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뒤로 몸을 돌려 무릎과 손을 바닥에 대고서 엎드렸다.

“지금 오셔서 조정하시면 저의 모든 권능과 신력을 대부분 외부에서 통제가 가능합니다. 일반 신이 아닌 여주신이라면 단순히 하복부의 원만의 통제로는 절반이하만 가능하지요. 하지만 제가 모든 권능과 신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신력의 원의 합체상태에서 가능한 대부분의 통제라면 결코 강제라고 주장할 여주신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믿어주세요. 제가 종속될 테니 부디 저의 신계의 신들을 정령계에서 구해주세요.”

스르륵-!

가이아나가 그 모습을 보고 차마 볼 수 없다는 듯이 차원의 주신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요청을 받아들여 주세요. 여주신들의 신력과 권능을 대부분 통제가 가능하시면 그녀들의 종속신이 늘어나도 결코 대항하지 못해요. 이들을 대체할 정도의 강대한 주신은 주신계에도 찾기 힘들어요. 그리고 저 아이들은 본래 자신이 아닌 신계와 자식을 위해 살아온 착한 여신들입니다. 다만 과거의 삶을 되돌리는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 저렇게 된 것 뿐이에요.”

가이아나의 애절한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긴다.

확실히 이걸로 외부에서 신력과 권능을 제어가 가능하다면 여주신의 종속신이 아무리 늘어도 상관은 없다.

대부분의 신력을 내가 통제하면 그녀들을 여주신이 아닌 최상급신 이상으로 임시 하락시킬 수도 있게 봉인이 가능하고 그럼 신계 주신의 의지를 결코 거역하지 못한다.

가이아나가 최상급 신이라 사기꾼 주신의 반복된 반려요청을 거부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더구나 정신과 신체가 완전한 상태에서 발동되는 일이라 누구도 강제라고 말 못한다.

탄핵당할 염려도 없고 어차피 채워야할 신이면 종속신이 될 여주신들의 신계의 신을 저들 휘하로 넣으면 관리나 효율이 지금 신계와는 아무 상관없는 신보다 비교할 수 없이 높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울컥하는 감정이 솟아오른다.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신계의 안정을 위해 이 방법이 최선이기는 하다.

최상급 신의 사조직까지 가진 강대한 여주신들의 모든 신력과 권능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이 신계는 결코 내 의지를 거스를 수 없다.

완전한 독재가 실현가능하다.

그럼 창조신계까지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도달한다.

‘이 강대한 여주신들을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다면 말이다. 여주신들이 자청한 일이기에 거절할 필요도 없고 이렇게 하면 안심이다.’

그러나 신력의 원을 완전히 통제하려 하자 고고하던 그랑라하의 포기와 절망의 눈물, 그리고 너무나 허무하게 발버둥치는 모습이 과거의 나 자신과 겹쳐간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