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7화
6권
역시 받아들인다.
신계의 주신으로서 영광된 자신들은 사라지고 최고위 주신의 후궁만이 남았다.
각오는 했지만 발밑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자신들을 계속 배려해준 그의 후궁이기에 받아들이지만 절망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제 자신이 그렇게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영원히 사라졌다.
그리고 멍해진 자신들의 귀로 차원의 주신의 말이 계속 울린다.
“업무상 필요하시다하니 임시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신력의 공유나 제공은 본인의 의사에 맡기고 후궁의 해제권 역시 드리겠습니다. 만약 제 휘하에 별을 가지고 종속신계를 세우고 싶으시면 규정된 정기의 제공 외에 완전한 자치권을 요구하셔도 받아들일 테니 원하실 때 독립하시면 됩니다. 다른 계약도 내용의 변경 없이 그대로 시행합니다.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시고 계약을 지켜주십시오.”
여주신들의 입이 딱 벌려지며 차원의 주신의 몸을 완전히 감싸는 빛을 쳐다본다.
빛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아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정말 관용이 넘치는 조치다.
그의 말대로라면 자신들에게 선택권이 모두 부여되어 후궁이 아닌 거의 반려이고 후궁의 강제적인 의무는 사라진다.
종속신계의 자치권까지 배려해 주면 자신들에게 차원의 주신은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이러면 신계의 신들도 자신들이 그와 신계의 아군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는 내용이다.
단지 신계관리주신의 일을 최선을 다하면 신계는 발전하고 신계의 주신에게 영향이 가겠지만 미비한 수준이다.
자신들이라면 상대가 이런 상황이라면 끝까지 몰아붙여 최고의 이익을 뽑아냈을 것인데 차원의 주신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이익을 보장 해준다.
헌신서약이 걸려있어도 너무나 관대하다.
결국 묻지 않을 수 없다.
“차원의 주신님께 아무런 이익이 없는데 저희에게 다르게 원하시는 것은 없나요?”
“업무상 필요하시다기에 조치해 드린 것뿐입니다. 그대로 시행될 것이니 이제 안심하고 돌아가시면 됩니다.”
용무가 다 끝났으면 그만 나가라는 온건한 축객령이다.
원하던 힘을 키울 신계관리주신의 자리와 동맹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신계의 주신의 후궁이나 의무가 없고 해제 권리까지 있어 반려와 거의 같은 권위까지 얻어 더없이 좋은 상태이지만 무엇인가 속에서 치밀어 오른다.
자신들은 이렇게까지 거지처럼 무차별로 받으면서 아무것도 대가로 줄 것이 없는 하찮은 존재들이 아닌 것이다.
신계에서 여신들 중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우며 강대한 존재가 여주신들이다.
그런데 거지처럼 받기만 하고 대가를 지불하지 못한다면 이건 여주신들의 자존심의 문제다.
그러나 신력이나 정기, 재물까지 그에게 부족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자신들에게 신계를 세울 별 따위는 없고 그는 지금은 이것하나지만 곧 수많은 별을 휘하에 둘 창조신될 존재이기에 지금의 자신들이 줄 것은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익을 자신들만 보고 마무리 지으면 앞으로는 사무적인 관계와 추가계약은 없다.
자신들이 파악한 그의 용병계약은 거의 불공정이었고 그 다음에는 계약요청을 과거의 불공정을 명분삼아 모두 거부하고 추가계약을 받아들인 존재는 공정하게 집행한 영원히 군림하는 대마신과 몇몇 뿐이다.
분명 이 차원의 주신은 이렇게 자신들을 한번 배려해주고 다음에는 외면할 생각인 것이다.
차후 창조신이 될 존재에게 그렇게 되면 이미 주신계에서 최악의 상황이 된 자신들이 독립된 신계를 만들어도 유지가 불가능하다.
아무리 서로 돕는다고 해도 상위신계의 지원은 필수고 그 유일한 줄은 차원의 주신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더구나 차원의 주신이 이렇게 계약에 있어서 상대를 배려하고 관용이 넘친다면 그를 배신하면 어찌되는지는 전 주신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떻게든 차원의 주신의 마음을 돌리거나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관리계 여주신들이 이를 악물고 서로의 의지를 교환하다 한참을 망설이다 말하기 시작한다.
“본신신력을 획기적으로 높여드릴 수 있어요. 허나 저희들에게 너무나 막대한 희생을 요구하기에 실시하는 대신 완전한 자치권을 가진 신계를 세울 별과 보호를 원해요. 그리고 방법에 대해 남신들에게 절대 비밀엄수와 소모된 신력회복과 그동안 보호를 해주셔야 해요.”
“허헉-! 너........너희들-!”
“시끄러워-! 지금 수단을 가릴 상황이 아니야. 너희들은 완전히 모르지만 우리 상황은 거의 끝장이라고. 나중에 설명을 해줄 테니 가만히 있어. 하기 싫으면 빠지고-!”
관리계열 여주신들이 중급주신의 힘까지 드러내며 짜증을 내자 전투계열 여주신들의 당혹성과 함께 표정이 급변했다.
저 내용은 자신들이 ‘헌신서약’때 제시했던 것과 거의 같은 내용이 아닌가?
전투계열인 자신들이야 과거 휘하로 있던 신들을 다시 신계로 복귀시키기 위해 신계의 주신이 되는 것이 절실하니 어쩔 수 없지만 저 관리계열 여주신들은 상황이 다르다.
거의 자리가 없지만 신계의 주신에게 충성이나 종속을 맹세하면 신계관리주신이나 주신계에 관리자리가 많다.
관리계열 여주신들이 저럴 정도로 우리가 궁지에 몰린 것인가라는 의문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가 오늘 있었던 일을 몇 가지 떠올리자 저절로 고개가 푹 숙여졌다.
이 신계의 신계관리주신이나 종속신계를 만들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예감이 몰려온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전투계열 여주신들이 반발이 적자 관리계열 여주신들이 고개를 잠시 갸우뚱 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카르마의 계약서를 꺼내 하나하나 작성해나가면 인증을 해간다.
“저희들 4명은 신력 50억의 중급 여주신이며 차원의 주신님과 계열이 다르니 40억 이상의 본신신력 향상을 보장합니다. 만약 부족할 시에는 그만큼의 신력만큼 봉사를 하겠습니다. 신계를 세울 별을 주실 때마다 10억을 올려드리지요. 그리고 저희들과 장기적인 친분을 유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약하겠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른 여주신들과 동일 조건으로 하되 증가폭이 크니 별의 규모는 중급이상으로 상향하겠습니다. 계약의 우선순위도 진행 중인 사항을 제외하고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그녀들이 서명한 카르마의 계약서에 바로 서명을 하였다.
차원의 주신의 입장으로서는 이미 한번 전투계열 여주신들과 ‘헌신서약’으로 계약한 내용이기에 거리낌이 없다.
신계를 만들 별을 만드는 것은 중노동이지만 본신신력 40억이 추가로 증가한다면 춤을 추며 기뻐할 일이다.
여주신들이 합세하여 신력을 일시 강화시키고 거기에 자신들의 수련의 기억과 정기를 상대의 신체에 인증시켜 본신신력을 올려주는 ‘헌신서약’의 성격상 여주신의 의지 없이 강제로 시행도 불가능하고 한 신계에 1명밖에 없는 여주신들이 이 정도로 모여 있지 않은 다른 신계는 시도도 되지 않는 이 신계만의 특혜와 같은 상황인 것이다.
더구나 그녀들의 권능과 경험, 신력이 자신에게 본신을 이루는 정기와 같이 복사되면 헤라가 주었던 ‘주신살’처럼 또 어떤 권능이 부여될지 모른다.
아니 중급주신이 되어 활동하기 시작한 자신의 칭호인 ‘근원’이 어떻게 발전할지도 너무나 기대되어 즐겁다.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기분이다.
한편 관리계 여주신들의 눈이 도끼눈이 되어 전투계 여주신들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계약서에 보이는 세부사항은 다른 여주신들과 동일하다에 이제까지의 모든 의문이 풀렸다.
역시 반란을 용서할 차원의 주신이 아닌데 ‘헌신서약’ 때문에 배려해 준 것이다.
살벌한 의지가 그녀들에게 쏟아진다.
‘너희들 이미 시행을 한 것이야? 지금처럼 최악의 상황도 아니었는데 모두 미쳤어?’
‘도대체 무슨 짓이야-! 어째 너무 강력하고 발전이 빠르다고 했더니 모두 다해 준거야?’
‘어떤 수준까지 한 거지? 설마 신력뿐 아니라 신체의 감각까지 다 해준 것은 아니지? 그런 일까지 정말 했어?’‘50억의 본신신력이 이제야 이해가 가-! 1명에게 8명이 몽땅 해 준거야?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싸우려고 하다니 완전히 미쳤어-!’
‘정기를 몰래 빌린 우리하고는 격이 다른 사고라고-! 게다가 왜 우리에게는 비밀로 하고 너희들만 일을 벌려?
그러고도 친구야-!’
도둑년이라고 몰아붙여 졌던 원한이라도 푸는지 의지의 전달이 머리를 울릴 정도다.
애써 무시하며 외면하고 그 중 그랑라하의 표정이 제일 굳어갔다.
결국 숨어있던 여주신 4명까지 ‘헌신서약’으로 차원의 주신에게 달라붙은 격이다.
그것도 신격은 중급 여주신이고 앞으로 예상하건데 그 수가 갈수록 늘어갈 분위기다.
그런데 자신은 반려도 아닌 후궁이고 선택권은 다 가진 자신이지만 막을 수도 없고 그럴 입장도 아니기에 원망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차원의 주신이 모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그의 신력과 지원을 바라고 저렇게 달려드는 상황이니 더욱 말도 못하겠다.
자신의 욕망이나 신력의 향상을 목적으로 후궁을 늘리거나 강제로 신력공유를 하고 다녔던 남주신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자신들에게 한참을 추궁하던 관리계열 여주신들이 분이 풀렸는지 차원의 주신에게 사근거리며 말을 건네는 것이 보여도 이를 갈면서도 뭐라고 하지를 못하겠다.
다만 그때 빨리 관계를 진행을 더 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직 늦지 않았다고 전의를 불태울 뿐이다.
다른 여주신들도 비슷한 시선이다.
과거에는 없던 경쟁자가 갑자기 나타난 셈이다.
그것도 자신들이 아는 한 대단한 여우들이기에 과연 하는 짓이 정말 만만치 않다.
언제 차원의 주신을 보았다고 더없이 부드럽고 정말 신계의 주신의 후궁처럼 아양이라도 떨 기세다.
하긴 ‘헌신서약’까지 하겠다고 약속한 마당에 꺼릴 것도 없지만 너무 심하다.
“이곳의 정기와 신력은 신력태양공동보다 약하지만 흡수가 정말 편해 효율이 높군요. 배려해주시면 이곳에서 지내고 싶어요. 물론 대가는 신력공유와 권능제공으로 지불하지요.”
그러면서 살짝 고개를 숙여 자신들의 더 없이 풍만한 가슴의 굴곡을 보이며 유혹한다.
그 모습에 전투계열 여주신들의 이마에서 십자가모양의 핏줄이 솟아오를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
차원의 주신의 개인 신전에 대놓고 들어와서 신계의 안주인 노릇들을 할 생각인 것이다.
이곳의 무한한 정기와 신력을 흡수하면서 신계의 신계관리주신의 지원까지 얻으면 그 발전의 속도는 정말 상상하기 어렵다.
자신들도 무척이나 간절히 바라지만 애인이나 후궁이란 소문이 날까봐 두려워 절대 못했는데 저들은 아예 유혹까지 하며 간청하는 것이다.
물론 이미 해제권을 가진 임시지만 후궁이 되어서 부끄러울 것도 없지만 차마 부탁할 수 없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반란을 일으키려한 자신들이 아닌가?
그리고 신들은 자신의 개인 신전에 반려 외에는 머물게 하지 않고 직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무방비에서의 암습은 신력이 아무리 높아도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수련자인 차원의 주신에게 유혹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지금도 전력신력개방상태를 유지하며 수련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반응이 이상하다.
“죄송하지만 저는 집안에 저 외에 외인을 지내게 하지 않습니다. 공적인 ‘헌신서약’의 신력회복이면 상관없지만 다만......“
“다만?”
우우우우웅-!
차원의 주신이 신력개방상태를 풀자 빛이 사라지고 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
드러난 모습에 여주신들은 너무나 놀라서 말을 하지 못했다.
차원의 주신의 모습이 과거 상처투성이의 날렵한 전사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자신들도 처음 보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런 주신의 소년 모습이었다.
보고 있는 자신들의 기분이 몽롱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소년신이다.
혹시 환영의 권능인가 확인해도 분명히 저것은 진체이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대신족의 주신과 싸우다 인간의 정보를 거의 유실하고 신으로서만 진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신의 진체는 제가 신이 되고나서 바로 봉인을 했기에 이런 소년의 모습이지만 갓난아이와 같습니다. 이 신체를 기르기 위해서는 여주신의 축복도 필요합니다. 성장기간 동안은 허락하겠습니다.”
일반 여주신인 자신들에게 태어난 직계들은 1서클이 하락되어 대부분 신력이 1억 정도의 최상급신이 된다.
창조여신에게 태어난 직계조차 10억 정도의 최고위 신이 한계다.
성장한계는 태어나게 한 신의 1단계 정도로 차이가 있지만 주신이 되려면 극도의 노력으로 벽을 타파해야한다.
그리고 당연히 신력이 강할수록 정신체인 신은 아름답고 순수한 신력을 가진 어릴 때일수록 더하다.
성장하면서 그 순수한 신력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외모가 권능으로 바뀌어 권능에 걸맞은 외형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있을 수 없는 신력 50억의 주신의 소년신이 들어나자 이미 어린 신들을 키워보았던 여주신뿐만 아니라 처녀 여주신까지 표정이 완전히 몽롱해질 정도로 매혹된 것이다.
“축복으로 인해 소모된 본신의 정기와 신력은 제가 바로 채워드리고 회복되신 후 안정기까지는 편하게 계셔도 됩니다.”
이 아름답고 강대한 소년 신에게 애정 어린 축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환영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아기 신에게 축복하면서 자신들의 본신신력도 소모되지만 아기신의 순순한 신력의 혼합신력이 발생하여 자신들의 신체를 강화시키고 그릇을 넓혀간다.더구나 신력 50억의 아기신의 순수한 혼합신력과 이곳의 무한의 정기와 신력으로 회복하면 그 효과는 터무니없이 클 것이다.
직계가 아닌 남주신에게 축복를 한다는 것은 여주신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미 자신들은 강제성이 없고 자유롭게 해제할 수 있지만 공식으로 인정된 후궁의 입장이다.
저렇게 아름다운 소년 신에게 매료되어 축복하는 것도 정말 기쁜 일이다라며 스스로 납득을 하려 한다.
아무리 자신들이 완전한 후궁은 아니라고 해도 아까 최고위 주신이 마지막에 한 말을 생각해보니 이미 주신계에 소문이 파다하게 날 것이고 수습불가능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아름답고 따스한 신력을 가진 소년주신은 다시는 없을 것 같고 너무나 사랑스러워 아픈 과거 때문에 남주신에 대한 거부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비록 완전한 처녀신이 아니라 자격이 모자라서 반려는 안 되지만 얼마든지 신력공유와 권능을 제공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후궁인 입장이다.
그것도 상대가 창조신이 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가장 유망한 예비창조신이고 최고위 주신이기에 수유는 오히려 영광일수도 있다.
자신들은 최상급신이 아닌 창조신의 어머니의 역할도 이렇게 나누지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더욱 황홀감이 밀려왔다.
강한 신을 낳고 기르면 자신의 신력과 권능, 그리고 주신계에서의 입장은 더욱 더 강해진다.
그런데 일부지만 창조신의 어머니의 역할이라니 그 얼마나 영광스럽고 과거의 추문 따위는 완전히 날려버릴 일이다.
그것이 단지 저 아름다운 소년 신을 품고서 축복만 하면 되는 일이라면 거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 너무나 부끄럽지만 임시지만 후궁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꺼릴 것이 없다.
아니 본래 그가 원하면 더한 부끄러운 일이라도 해야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렇게 끝까지 예의를 갖추고 대해주니 애정이 더해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꿈꾸는 것 같은 표정으로 여주신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붉히자 차원의 주신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들에게 가까이 온다.
소파가운데를 가로막던 탁자와 다과는 이미 그가 사라지게 하고 원형으로 배치된 소파만 남아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상태다.
더없이 아름다운 소년신이 다가오자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끝없이 달아올랐다.
마치 첫사랑에 빠졌던 소녀 신처럼 말이다.
차원의 주신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설득이 된 것이다.
‘앞으로는 각자 서로 도와가며 누구도 넘볼 수 없게 자신의 신력과 권능을 강화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신계의 정리는 마무리 단계이다.
이제 중간계의 반신들과 광신자들을 정리할 순서이다.
그리고 지식의 신은 지금 골머리를 앓을 정도로 고민하고 있었다.
80석으로 늘어난 원탁의 자리는 지금 공석이 너무나 많아서 승급기회가 무수하다.
과거처럼 자리가 없어 아옹다옹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자격 있는 주신급 신이 없다.
아니 남신이 없다는 것이 정확한 상황이다.
진정한 주신급인 지식의 신과 신계의 주신님에게 완전종속 된 여신부의 수장인 3명, 갑자기 나타난 주신급 여신 3명, 그리고 직속세력인 3명을 합쳐 10명이 모두이고 나머지 70석이 공석이 되어버렸다.
주신급 이상과 공적이 없으면 원탁의 최고위 신이 되지 못한다는 규정이 철저하게 준수된 결과다.
거기다 새로이 원탁의 최고위 신이 된 주신급들은 자신들의 권능을 대부분 공개함으로써 자신들의 힘과 공적을 증명했다.
그래서 모든 신들이 그들이 내놓은 권능을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을 익히며 칭송이 자자하다.
그녀들이 주신급의 강자이며 권능을 공개하여 신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의심할 신이 없는 것이다.
강하고 공적이 있기에 불만은 없지만 문제는 과거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여신들 위주의 구성이다.
‘이건 남신들에게 더 상황이 나빠진 것이다.’
신계의 실무를 하는 원탁의 최고위 신의 자리에는 주신급만이 앉을 수 있게 되어서 과거와 같이 남신은 자신 혼자이고 다른 태초의 투신들은 모두 최상급 상급이라 자격도 없다.
과거에는 자리가 비면 최상급 상급도 올렸는데 지금은 말도 못한다.
또 신계관리주신의 16석 중 13석이 여주신이 차지하고 자신은 주신이 아니라 앉을 자격조차 없다.
‘주신도 아닌데 승급을 이야기를 했다가는 있는 자리에서도 쫓아내고도 남을 차원의 주신님이다. 아니 신계의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신력회수를 할 것이다. 얼마 전에도 냉혹하게 신세대 투신과 여신부의 여신을 그렇게 처분하지 않았는가? 그나마 귀한 주신급이니 사정은 봐주시겠지만 주신이 못 된 지금은 조용히 있는 것이 신상에 좋다.’
결과적으로 과거에 서로 견제하고 싸우던 여주신들이 관리자로 모두 올라가고 새로 원탁의 최고위 신이 된 것도 모두 여신이다.
‘정말 어서 주신이 되어야지 서러워서 못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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