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46화 (57/2,000)

제 146화

6권

‘주신살’의 주신에 대한 3배의 피해강요와 최고의 전투권능의 결합, 무한한 수련의 결과는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거기다 부족한 신력을 보충할 중급여주신도 4명이나 늘어 과거 주신급 여신들이 통합신력을 제공할 때와는 위력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신력 200억에 검신인 괴물급 상급 주신을 상대를 상정하고 하이엘프 퀸들처럼 여주신들도 영겁동안 합격을 연습하고 준비해왔고 그 숙련도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중급 주신이 된 이 여주신들이 연합해서 자신에게 덤벼들어오는 것을 생각하자 소름이 오싹 몰려온다.

시간이 한참 지나자 울먹이며 흐느끼던 여주신들이 어느 정도 감정이 정리되었는지 소리가 잦아들었다.

주변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의 존재를 다시 인식하는 듯 했다.

‘자꾸 이 여주신들과는 이렇게 이상하게 얽힌다.’

여주신들이 지금 꼼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는 나의 개인신전이기에 나의 승인이 없이는 공간계열이나 시간계열은 아예 못 쓰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다른 권능도 1단계씩 기본으로 하락된다.

왜 찾아왔는지 예상은 어느 정도 되지만 이러면 또 골치 아픈 사태가 벌어진다.

여주신들로서도 억울하기가 한이 없었다.

아무리 과거의 자신들이 잘못했다 하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고 엄청난 과거의 일이었다.

그런데 망각이 없는 신들이기에 조금의 가감도 없이 자신들을 용서하지 않고 처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신신력의 강제회수는 주신성이지만 불모지였던 이곳을 수위급 상급신계로 이끈 자신들에게 너무나 비합리적이며 잔혹한 처분인데도 당연하게 검토되는 것에 절망만이 몰려와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본신신력의 회수와 부여는 창조신님 이상의 권능이고 자신들의 헌신서약은 그것을 여럿이 모여서 구현한 것이다.

본신신력은 신이 정기를 흡수하고 수련으로 발달시킨 신체의 정기와 새로 만들거나 강화된 권능을 말한다.

여주신들의 ‘헌신서약’은 여럿이 모여 성역을 형성하고 시행하는 상대의 신체의 그릇을 일시적으로 초월적으로 확대 및 강화시키며 그 신체의 그릇에 자신들이 수련으로 쌓은 권능과 신체의 정기를 각인하고 인식시켜 성역 외에서도 유지시키는 것이다.

의식의 집행자가 영겁동안 수련한 모든 권능과 정보, 강화된 신체정기를 시행상대의 커진 신체의 그릇에 집어넣어 본신신력으로 전환시키고 유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같은 시행자가 중복해서 시행하면 받는 상대에게 부여하려는 강화된 권능의 정보와 신체의 정기부위가 이미 존재하기에 중복되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또한 성역을 형성하는 신력부족으로 여럿이 나누어서 시행해야 하므로 각자의 신력과 권능이 간섭하고 권능의 용량이 광대하여 처리능력 부족으로 나누어 각인하는 과정에서 그 정보가 열화 되어 권능과 신체의 정기가 완벽하게 부여가 되지 않기에 손실이 크다.

그런데 창조신이상은 이런 제한된 부여가 아니라 1,000억 이상이라는 초월적인 신력을 바탕으로 신 자체의 권능의 정보와 신체의 정기를 단 한 번에 모두 복사하여 손실 없이 다른 신에게 부여할 수 있다.

그래서 예비창조신이 된 전 주신이 그 권능으로 직계를 강화하기 위해 신력을 확보하기 위한 음모를 꾸민 것이다.

물론 창조신도 성역을 만들기 위해 소모되는 신력이 막대하고 1서클 이하의 신력을 가진 존재만 복사가 가능하다는 제한이 붙어 일반 주신도 곤란하고 거의 최고위급이 한계지만 예외가 있다.

복사하려는 수련으로 발전시킨 권능과 신체 정기의 원본을 분리하여 그대로 상대방에게 옮기는 방법이다.

권능을 형성한 기억은 남지만 수련으로 단련한 신체의 정기와 강화시킨 권능이 모두 이관되기에 시행당한 신은 그대로 모든 신격을 잃고 갓 태어난 것처럼 초기화 된다.

그리고 복사하는 처리의 부담이 없이 단지 전달자의 역할만 수행하기에 최고위 주신까지 시행이 가능하며 권능을 받는 자의 신체의 그릇이 전부를 수용할 만큼 커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그것도 받는 자의 신체의 그릇을 초과하는 본신신력은 포기하면 되는 일이다.

받는 신에게는 더 없는 축복이지만 주어야 되는 신에게 이보다 더 잔혹한 처벌은 없다.

죽어서 신격이 하락되어도 신체의 정기와 권능은 어느 정도 기초가 남아서 빠른 복귀가 가능하지만 이것은 권능과 신체의 정기 자체를 없애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가게 한다.

그래서 본신신력까지 창조신님에게 회수당하면 신체를 이루는 정기와 모든 권능까지 사라지기에 복구할 방법도 없이 막 태어난 정신체의 상태에서 처음부터 수련하는 수밖에 없다.

종합하면 단순한 죽음은 신력은 하락하지만 과거의 신체의 정기와 권능은 기초가 남아서 과거보다 쉽게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본신신력의 회수는 태어나서 수련으로 쌓은 권능과 신체의 정기를 완전히 박탈되므로 아기신이 되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그 흉악한 처벌이 과거의 일을 문제 삼아 아무 잘못도 저지른 것이 없는데도 위험하다고 거론되고 있는 것을 알자 여주신의 이성과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 것 같았다.

다시 한참을 지나서 차원의 주신이 다시 다과를 준비해서 자신들에 건네자 그것을 마시며 서러움의 눈물만 흘릴 뿐이다.

그나마 관리계 여주신들이 어느 정도 수습을 하고 힘겹게 협정을 진행할 뿐이다.

“신계관리주신과 동맹을 해주시면 전폭적으로 협조를 하겠어요.”

“불가합니다. 관리계 여주신들께서는 신격은 충분하지만 신계관리주신이 되기에는 신계에 공적이 적으십니다. 전 농경의 여신은 권능을 신계에 무상으로 공개하여 기여한 바가 크기에 인정했습니다. 또 저는 동맹과 같은 모호한 장기계약은 안합니다.

명확한 조건에 따른 종료결과가 나오는 단기계약만을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저희들에게 신계관리주신의 자리를 주실 수 있나요?”

강대한 중급 여주신들로서는 상당히 저자세다.

하긴 아까의 일이 무척 충격적이기는 했다.

‘내가 본신신력의 전량회수의 음모를 당했으면 정말 저 신계와 주신계를 통째로 가만 안 두었다.’

어째 상황이 너무 급진적이면서 여주신들과의 전쟁으로 몰고 가기에 감이 좋지 않아 멈추기를 천만다행이다.

내가 힘이 있어 여주신들을 이겨도 전쟁의 여파로 중급신계로 하락된 관리 소홀의 책임을 면치 못하니 꼼짝없이 또 당할 뻔 했다.

자신이 전쟁의 신이기도 하지만 역시 전쟁은 최후의 방안이고 이득도 적으니 이렇게 협상을 해야 한다.

그나마 나는 복수할 힘이라도 있지만 그녀들은 징계 중이며 제한된 몸이기에 힘이 없다.

복수도 힘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분노를 삼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이 강해지기 위해서 신계관리주신의 자리와 신계의 주신인 나의 전폭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내가 과거처럼 자신의 신격을 초과한 편법은 용서하지 않기 때문이고 주신계가 저렇게 적대적으로 나오면 본인들이 강해져서 인증전을 치러야 하기에 더욱 절실하다.

그렇다고 불공정한 계약으로 착취할 생각도 없다.

자신의 욕망을 절제 못하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불공정 계약을 남발하면 잠시 이익을 보겠지만 결국 모두에게 외면당해 전 주신의 꼴이 될 뿐이다.

“농경의 여신처럼 신계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권능을 무료로 개방하십시오. 그 결과로서 판정하겠습니다. 무한정의 동맹은 거절합니다. 같은 신계의 신으로서 협조만이 가능합니다.”

“신계의 주신으로서 신력과 다른 권리를 바라지 않으시는가요?”

“본신신력의 출력이 1,000억이 넘어야 창조신이 될 수 있습니다. 도로 모은 신력은 회복도 느리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창조신 이상에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창조신을 목표로 하는 지금 최고위 주신으로서 신력증강효과 외에는 다른 권리는 관심이 없습니다.”

관리계 여주신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이 보인다.

이 엉망인 신계에서 신계 주신으로서 신력을 갈취하고 다른 곳에 나만의 신계를 세우는 기반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신도로 만든 신력은 모래성에 불과하기에 수련으로 강화된 본신신력을 길러야 한다.

더구나 그의 우주에서는 창조신이상의 강자들은 모두 본신신력이 1,000억이 넘는다.

과거의 우주에서는 그 정도면 거의 우주를 재패할 최강이지만 지금은 창조신의 기본자격에 불과할 뿐이다.

본신신력의 강화는 신도로 신력을 늘리는 것보다 너무나 힘들지만 동급신들의 싸움은 결국 본신신력의 출력에서 승패가 갈리기에 더욱 그렇다.

또 신도로 모인 신력은 잠시 상위 신으로서 권능을 누릴 수 있지만 거기에 안도하고 수련을 멈추면 본신신력이 하락해서 하위 신에게 질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풍선처럼 부푼 신력과 권능만을 믿고 자신의 강함에 착각을 하고 안주하는 것이다.

신계에서 150억이 넘는 신력의 지원을 받은 전 주신이 그것이 완전한 자신의 힘으로 착각을 하다가 과거 동급이었던 대마신에게 처참히 당하고 대신족 동급주신과의 싸움에 방해가 될 정도로 약해졌다.

그 꼴을 보니 아예 신도가 바치는 신력 따위는 무시하는 것이 좋아 관리대가로 받은 신력도 흔쾌하게 이 신계의 발전과 승급에 내어 준 것이다.

나의 완전종속신도 무한정의 정기를 보급하고 신력증강효과를 주면서 수련만을 시키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더 걸리지만 나의 완전종속신들은 최고위 신계의 최상급신의 신력증가지원을 받고 무한 정기의 지원으로 빠르게 본신신력을 회복하고 있고 과거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다.

각 종족에서 투쟁에서 승리한 종족별 대표자들은 이미 자신의 주신급의 신력과 고유 권능의 일부를 신계에 무상제공하고 그 공으로 원탁의 최고위 신의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나머지 주신급들도 신력의 회복을 시켜줄 수도 있지만 조직 운영상 공을 세울 때까지 스스로 수련하게 둔 상태다.

공적이 없는데 상을 주면 조직은 바로 무너진다.

그 사실은 이미 이정도의 관리계 여주신들이면 알 것이다.

이건 지극히 공정한 계약이라는 것을 말이다.

관리계 여주신들이 눈을 마주치며 생각을 깊게 하는 눈치다.

하긴 말이 좋아 권능의 무상공개이지 자신의 밑천을 다 보여주는 것과 같기에 지극히 곤란한 문제다.

그리고 다른 신들이 그것을 확인하고 약점이라도 찾아내면 정말 치명적이기에 승낙하기 힘들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요구인 것이다.

마도사인 나보고 생명과도 같은 모든 마도를 공개하라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물론 신의 권능이 그 정도의 중요성은 없지만 그래도 이정도의 희생으로 공적을 쌓지 않으면 신격이 있어도 갑자기 튀어나온 여주신들을 신계의 신들이 납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마도사인 나에게 다른 신의 권능은 참고하는 것 외에 별 의미가 없기에 개인적인 욕심도 아니다

그런 사실을 다 알기에 저렇게 망설이고 거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은 정말 상황이 급하고 중급신계 주신의 신력강화지원과 동일하게 지원해주는 최고위 신계관리주신은 권능의 공개보다 가치가 더 크다.

내게 완전종속 되라는 것도 아니고 신계와 운명을 같이하는 충성맹세도 아닌 이상 거절할 이유가 없기에 결론은 금방 나왔다.

“좋아요. 주신 권능의 일부 핵심만 제외하고 신계에 모두 공개하지요.”

후우우웅웅-!

그녀들의 머리 위의 신력의 원이 빛나며 방대한 지식과 권능의 해석을 신계에 부여했다.

곧 신계가 더욱 확장되고 강화되는 것이 느껴진다.

과연 관리계 중급 여주신 들이다.

단숨에 신계의 영역이 1할이 넓어지고 강화되었다.

그녀들에게는 자신이 영겁동안 쌓아온 자신들만의 권능과 지식을 다른 신들이 너무나 익히기 쉽게 공개해서인지 표정이 좋지 않지만 이 정도 공적이면 충분하다.

신계의 1할의 영역확대와 강화를 하려면 자연적으로는 1,000만년이 넘게 걸린다.

막 시작한 태아 상태의 최고위 신계가 지금 유년기로 들어선 것이다.

관리계 여주신들의 관리능력과 운영에 특화된 권능이 빚어내는 기적이다.

더구나 그녀들이 공개한 주신급의 권능은 수련만 한다면 소속 신계의 신들도 얼마든지 습득이 가능하다.

당연히 핵심이 빠진 권능이라 할지라도 주신급이기에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권능을 무상으로 공개하여 신계를 발전시킨 공적을 인정하여 중급 여주신 4명을 신계관리주신에 임명한다.”

짧은 신언과 함께 그녀들의 신력의 원에 신계의 지원이 닿으며 터질 것 같은 빛을 발한다.

그녀들은 지금 최고위 신격을 경험하며 엄청난 희열과 신력의 상승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최고위 신계관리주신의 신력증강지원과 신계의 주신인 나의 신력에 최고위 주신까지 가는 모든 장애물이 사라진 것이다.

과거와는 수련의 성과와 속도는 비교할 가치도 없다.

신격의 급이 올라갈 때마다 한계돌파에 필요한 신력과 권능의 벽이 사라진 것이니 말이다.

그녀들이 그 잠시간의 승급이 가져온 황홀함에 젖어 숨이 몰아쉴 때 전투계열 여주신들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들의 권능은 더없이 강력하지만 대부분 선천적이며 전투적인 것이다.

태어날 때의 재능이 없으면 익힐 수 없기에 완전 공개를 한다 해도 신계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그러나 다음에 이어지는 차원의 주신의 말에 더없는 감격의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 신계를 시작지에서 상급신계로 발전시킨 공으로 8명의 여주신을 신계관리주신으로 임명한다.”

자신들의 신력의 원이 신계와 연동되며 빛을 발하는 것을 보고 멈추었던 눈물이 다시 흘러나왔다.

영겁의 세월을 노력해서 아무것도 없던 행성에서 결국 상급신계를 만든 공적을 과거의 잘못을 들어 주신계는 인정을 거부했는데 차원의 주신은 반란까지 하려한 자신들을 객관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추가적인 조건 없이 말이다.

더없는 감격과 감동이 몸을 떨게 했다.

그녀들이 완전히 신계관리주신으로 인정이 되는 것을 확인하자 차원의 주신의 말이 울린다.

“이제 신계의 관리와 수련에만 집중하시면 됩니다. 전 신계에 있었던 잘못은 모두 없던 것으로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여주신들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 찼으나 곧 어두워져 갔다.

차원의 주신이 이렇게 인정해도 동맹의 증거가 없이는 신계의 신들은 결코 의심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정상적인 신계관리주신의 임무는 수행이 곤란하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그런데 자신들은 연속적인 상황조치 실패와 이제 확실하게 알게 된 외부의 최악의 인식 때문에 여론이 최악이라 힘들다.

어떻게든 최고위 주신조차 고개를 자발적으로 숙이고 친분을 유지하기 원하는 차원의 주신의 동맹이나 그에 준하는 협조체계 없이는 주신으로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당치도 않은 헛소리라고 치부하던 독립된 신계를 세우는데 제한이 있는 후궁까지 받아들일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행동과는 관계없이 연속된 따스한 배려에 마음이 그에게 쏠린 것도 크다.

물론 ‘헌신서약’의 진행도 이 조치에 반영은 했겠지만 자신들이 반란을 일으키려던 상황이면 강제로 제압해서 진행해도 카르마의 계약도 인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신계에 주신이었던 자신들에 대한 경애를 잊지 않았다.

그러니 차마 대가로 줄 것이 없어 구걸과 같은 동맹을 간청을 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그런 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관리계 여주신들이 솔직하게 말을 했다.

“현재 최고위 신계로 승급되고 과거를 모두 용서받은 신계의 모든 신은 당신만을 추종해요. 전투계열 여주신들의 종속신들마저 이탈을 염려해야 될 정도로 영향이 크고 한번 반란직전까지 벌였기에 신계의 신들의 저희를 의심하며 통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결국 당신과의 동맹이나 그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해요. 동맹이 안 되면 대부분 완전한 처녀신이 아닌 저희 입장 상 최고위 주신의 반려는 당연히 안 되지만 후궁이라도 되지 않으면 힘들어요. 이곳에 올 때도 최후에 제안을 하려고 왔어요. 주신인 저희들의 신력공유면 신력상승과 권능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후궁이니 당신의 신력제공은 선택에 맡깁니다.”

결국 말하고 말았다.

여주신들이 모두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린다.

과거 신계의 여주신이었던 자신들이 아무리 최고위 주신이고 예비창조신이라지만 반려도 아닌 종속된 후궁으로 속한다는 것은 엄청난 치욕이다.

영원을 살기에 후손이 필요가 없는 신들이 반려와 직계를 만드는 이유는 모두 신력과 권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반려는 당연히 신력제공을 하면 상대편의 신력제공을 받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같이 상생시켜 권능과 신력을 같이 높여간다.

그리고 같은 신격에 도달하고 계속 가속화하여 발전해간다.

직계를 만드는 것은 여신에게 있어 자신의 자궁의 정기와 배 속에 압축하여 저장해 놓았던 정기와 신력의 원을 활성화시켜 흡수시켜 권능과 신력을 강화하기에 출산의 고통은 크지만 피할 이유는 없다.

다만 남주신들이 여신과 신력공유로 직계를 만들어 급격하게 소모한 신력의 회복이 힘들어 피하는 것만 아니라면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주신의 후궁은 어디까지나 신력 제공과 직계의 생성을 주신의 뜻에 따르는 일방적인 관계다.

후궁이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강압적인 신력과 권능의 제공뿐이며 그것도 이유 없이 반복되면 신계의 주신을 능멸했다하여 신으로서 탄핵을 받을 이유가 된다.

자율성이 크게 제한되고 가장 큰 문제는 후궁의 신분으로는 결코 독립된 신계의 주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후궁의 선택은 본인이 하지만 해제는 주신의 의사에 따르기에 거의 영구적이다.

신력과 권능을 공유하면서 강화시켜주고 신계의 주신이 원하지 않으면 신력을 제공할 필요가 없는 후궁을 놓아줄 필요가 없기에 거의 해제는 안 해준다.

아니 어떻게든 붙잡아 두고 수를 늘리려고 혈안이 되었다고 보면 된다.

물론 반려인 여주신들이 남주신들의 신력과 정기의 낭비를 용납하지 않기에 마음대로 늘릴 수는 없다.

그것이 과거 자신들의 반려였던 남주신들이 벌인 욕망의 시작이었다.

자신들의 신계에서 꽉 잡고 함부로 못하게 했는데 동맹이 되어 왕래할 수 있는 신계가 늘어나자 통제가 풀린 다른 신계에서 여신들의 권능과 신력만 확인하고 무차별로 일을 벌인 것이다.

여주신이며 반려가 있는 자신들조차 유혹할 정도였으니 그 이하의 여신들에게 강간과 같은 강제 신력교류 같은 짓도 망설이지 않았고 결국 최고위 주신들의 반려까지 범해서 동맹 간에 전쟁을 부른 것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자신들의 부도덕한 행위로 전쟁직전인데 자신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후궁을 늘려야한다고 주장하던 반려를 생각하면 정말 소멸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가끔 후궁이 되겠다고 찾아오던 자존심을 잊은 여신들을 생각하면 이가 갈릴 지경이었다.

그런 자신들이 지금 후궁이 되겠다고 자청하는 상황까지 된 것이다.

상대가 이렇게까지 자신들을 배려하고 인정해준 차원의 주신이 아닌 다른 남주신이라면 벌써 사생결단을 낼만한 상황이고 상황이 어쩔 수 없다고 어떻게든 스스로를 납득시켜도 이제 독립주신의 꿈이 끝났다는 사실에 넋을 잃을 것만 같았다.

후궁을 늘리는 것은 차원의 주신의 신력과 권능강화에 완전한 이득이 되고 본신신력을 높여 주는 ‘헌신서약’의 대가로 독립된 주신이 될 수 있는 별을 주어도 종속신계가 되어버리니 거부를 할 리가 없다.

이제 자신들은 신계관리주신과 후궁이 되는 것이 마지막이고 영원히 영광된 신계의 주신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다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현재 상황에 따른 동맹이나 그에 준하는 조치에 대한 불가피성을 잘 알겠습니다. 동맹은 거부하나 후궁의 제안은 받아들입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