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42화 (53/2,000)

제 142화

6권

어느새 다가왔는지 자신의 목에 닿은 그랑라하의 손에 하얀 천공의 벼락이 극도로 압축되어서 번쩍이며 위협한다.

저것이 자신과 접촉되는 순간 중급주신인 신체지만 머리와 몸이 깔끔하게 분리될 것이다.

이래서 전투계열 주신과는 가급적 단거리에서 싸워서는 안 된다.

개념권능을 발동할 시간이 없는 지근거리까지 접근시키면 관리계열로는 승산이 없는 것이다.

“지금 죽을래? 차원의 주신에게 어떤 처분을 당하더라도 친구인 우리를 속이고 정기를 빼돌린 너희들을 당장 죽이고 싶은데?”

“알……알았어. 빌린 정기만큼은 자진반납을 할께.”

“후우우우우-! 너를 보니 다른 관리계 여주신들도 같겠지? 다른 년들에게도 전해. 자진반납을 안하면 그 목을 잘라서 주신살의 능력을 강화시킨다고.”“자진반납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할 것이야. 어차피 신계관리주신의 일을 하려면 이런 과거는 약점이 되니까 말이야.”

“정말 짜증나네. 직접 관리하는 것을 제외하고 부하들에게 맡긴 것은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었어. 반신들은 반란을 계획하고 중간계는 배신을 준비하며 여신부와 주신급인 이 철없는 것들도 제정신이 아니었다니 도대체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 고생을 한 것이야? 게다가 너희들까지 정기를 빼돌리고 내 밑의 것들도 똑같아. 과거의 죄를 용서해준다는 면죄부 받고 좋아 날뛰는 꼴이라니 어이가 없어. 몽땅 다 쓸어버리고 싶은데 그러면 살아남을 것들이 거의 없으니 그러지도 못하고 이게 무슨 꼴이야.”

지은 죄가 있으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분노가 가라앉기만 기다릴 뿐이다.

힘이 약하니 별 수 없고 속으로만 한마디만 했다.

‘너희들이 주신과 정치싸움만 하느라 관리가 느슨하니 가능했지. 그나마 아무것도 안 챙기는 너희들에게 들키면 죽으니 적게 했지만 말이야. 정말 쉽고 편한 시절 다 갔네. 어떻게든 차원의 주신에게 잘 보여서 신계관리주신의 자리를 받아야 하는데. 상급자가 되어야지 저 독한 성격에 피해를 안보고 부려먹지.’

그러나 이 소리를 하면 정말 당장 목이 달아난다.

그랑조아가 독하기로 유명하지만 이 그랑라하에 비하면 착한 편이다.

단지 그랑조아가 주신이 되는데 도움이 되려고 성질을 참고 있을 뿐인데 거의 한계인 모양이다.

아직도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식식대고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신계의 법칙에 변화가 일고 있다.

강대한 주신의 신력이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고 있는 것이다.

“상급 여주신의 신력이 왜 갑자기? 뭐야? 왜 주신전 내부에서?”

의문을 품을 시간도 없이 신계전체에 신계의 주인인 차원의 주신의 신언이 울린다.

“신계관리주신에 전능신족의 상급 주신인 대지의 여신 ‘가이아나’를 임명한다.”

그랑라하와 관리계 여주신의 표정이 멍해졌다.

갑자기 튀어나온 상급주신이 신계관리주신으로 임명되었는데 신력을 구성하는 굉장히 익숙한 정기가 분명히 자신들의 신계소속이다.

‘그런데 자신들 12명을 제외하고 여주신이 또 있었는가?’

이제 자신들도 이 신계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런데 행성의 여신이면 자신들도 잘 모르는 신격이다.

그리고 이 따스하고 포근한 신력은 누군가와 굉장히 닮았다.

누구인지 기억이 날 것 같은 데 이상하게 생각이 안 난다.

다음에 이어지는 차원의 주신의 말에 충격을 받기 전에 말이다.

“그리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과거 자신이 수행한 농경의 여신도 같이 겸직한다.”

“허억-! 그녀가 회복이 된 것인가?”

“뭐-! 말도 안 돼-! 신력의 원의 부상은 신력으로는 치료불가능이야-! 신력을 받아들이고 발산이 되는 중추가 고장이 났는데 무슨 수로 그걸 고쳐?”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 태초의 신이라면 모르는 자가 없다.

순진하게도 자신의 과거와 사정을 모두 쓰고 들어왔으니 말이다.

과거 위대한 창조신 급의 존재였지만 그와의 대전쟁 시기에 출력을 초과해서 장시간 유지한 탓에 신력의 원이 망가져 지위와 신격을 모두 잃었다.

그래도 과거 신체의 그릇은 창조신 급이라 혹시나 하고 너구리 주신이 목을 매고 쫓아 다녔다.

하지만 모든 치료방법이 불가능해서 결국 모든 신격을 포기하고 농경의 신으로 새로 쌓아갔다.

영겁의 세월동안 어떤 고생을 하며 다시 최고위 신에 올라선지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상급주신으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아마 그녀가 누군지 모두 깨달았을 것이다.

“그보다 신계를 버린 전 주신의 반려가 왜 여기 있는 것이야-!”

“그러게. 무슨 일이야?”

그녀에게는 아무런 원한도 없고 오히려 호감만 있다.

사적인 욕심도 없고 신력은 주신보다 못하지만 권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다들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신계를 버린 전 신계의 주신의 반려가 새로운 신계의 신계관리주신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역시 의문과 불만을 가질 새도 없다.

차원의 주신의 신언이 전 신계와 신계에 인증되고 있다.

“전 주신과 반려계약은 해제되었으므로 여신들의 대표를 겸직했던 과거와는 달리 순수한 신계관리주신과 농경의 여신의 역할만을 한다. 그러나 현 신계에서 가장 강한 신격을 가졌으므로 나의 부재 시 대리역할을 수행하는 신계의 주신 대리에 임명한다. 또한 과거 신계에서 이루어졌던 모든 사항은 동일하게 용서한다. 주신대행의 결정을 어길 자는 행성의 여신보다 더한 신격을 증명 하거나 나를 이겨라. 그 전에는 불변이며 거부할 시 신력회수 처분을 한다.”

차원의 주신의 거대한 신력이 넘실거리며 신계 전체에 이 사실을 각인시켰다.

말 그대로 법칙이 되어가는 것이다.

신계의 주신의 말을 거역하려면 싸워 이기면 된다는 사실이 말이다.

하지만 이 신계에 그와 싸우려는 자가 존재할 수도 없고 이길 자도 없다.

최고위 주신의 힘 이전에 신계의 2단계 승급과 그가 신계의 주신으로 존재함으로서 얻는 수많은 혜택을 이미 모두 알고 있다.

더구나 창조신님에게 예비창조신의 임시자격까지 직접 수여받았다.

창조신이 되기에 가장 빠르고 가까운 존재라는 것을 증명 받았는데 자신의 존재가 걸린 사항이 아닌데 덤빌 신이 있을 리 없다.

말 그대로 잘 못 보이면 영겁동안 괴롭다.

관리여주신의 입이 크게 벌려지며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말이 흘러나왔다.

“신계의 주신 대리? 주신의 반려보다 권위가 더하잖아? 과거 따위는 관심도 없고 현재의 신격만 본다는 것인가? 이거 너무 파격적이고 극단적인데? 과연 전투계열 출신의 마도신이네.”

“…….”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조치에 자신들이 그에 대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신계의 권력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들과의 계약을 완수하기 위해 무엇이든 활용할 생각이라는 것을 말이다.

최고위 주신계가 완전하게 자리 잡으면 그 공은 너무나 크기에 수많은 별이 주어질 것이다.

카르마의 인정도 배가 되어 신력도 폭증하고 자신들도 완전히 신계를 가진 주신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카르마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때 가장 안정적이고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갑자기 짜증이 더욱 몰려왔다.

차원의 주신이 신계의 주신이 된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달라붙는 여신들이 장난이 아니다,

숨어있던 관리계 여주신도 나오고 종속된 최상급 상급여신도 움직이려 할 정도니 말 다한 셈이다.

무엇보다 행성의 여신이자 농경의 여신이 그에게 가서 무슨 짓을 했기에 신력의 원을 회복하고 단숨에 상급주신이 되어 신계관리주신에 주신대행까지 받았느냐 말이다.

상상을 할수록 기분이 나빠지고 불편한 생각만 든다.

그리고 주신전의 차원결계가 풀리는 것이 보인다.

“결계가 풀렸네. 우리도 가봐야지.”

“그래야지. 그런데 넌 왜 온 거야?”

“신계관리주신을 얻으려고. 죄는 있지만 중급주신에 관리계 주신이면 충분하다고 생각되어서 협상을 하려고 했는데 상황을 보니 신격만 충분하면 인증되겠네. 어서 가자고.”

“으득-! 잘도 도둑년 주제에-!”

“빌린 정기는 금방 반납을 할 테니 화 그만 내. 어라? 늦었네.”

주신전에 차원의 주신의 신력이 사라졌다.

그의 개인신전으로 공간이동을 한 것이다.

이제 생각해 보니 차원의 주신은 신계 주신이라 아무런 제약이 없기에 공간이동도 자유롭기에 걸어서 이동할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지붕위로 올라간 닭 쫓던 개의 처지가 된 여주신들이 기가 막혀 잠시 말을 잊었지만 다시 황급하게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신계관리 주신 자리가 16석이 있어 안심할 때가 아니다.

지금 늦었다가는 정말 또 뭐가 튀어나올지 자신들도 장담이 안 된다.

주신은 12명이 되고 방금 1석이 줄었으니 3석만이 여유다.

전 주신의 반려까지 갑자기 상급주신이 되어 신계관리주신의 자리를 차지하니 조급함에 몸이 달아오를 지경이다.

완전히 파악했다고 생각한 이 신계는 자신들이 정말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관리여주신이 은신상태로 이동하면서 그랑라하에게 말한다.

“우리 외에는 분명 주신이 없지?”

“이제 도저히 모르겠어! 처음 받을 때 전 주신과 태초의 투신들이 일일이 다 확인하지 않았잖아? 우리도 받아들여지는 입장이라 확인할 수가 없었어. 또 신력 봉인을 완전히 하면 직접 접촉하기 전까지는 확인이 불가능해.”

그렇게 이동하다가 또 다른 황당한 상황을 겪게 되었다.

“어라? 주신급이 갑자기 4명이 늘어 7명이 되었다.”

“하아-? 이건 또 뭐야? 그것도 관리계열? 이 썩을 것들이 그렇게나 관리신 모집을 할 때는 안 나타나더니?”

“이것들도 정기를 빼돌리다 차원의 주신에게 다 걸린 모양이네? 정말 유능하긴 하네. 이걸 어떻게 다 찾았나? 절대 발견하지 못하게 수없이 과정을 꼬고 현혹장치를 걸었을 텐데? 아-! 설마 5,000억의 정기 집행결과를 예산과 전부 다 맞추어 봐서 확인한 것인가?”

“휘이-! 말이 좋아 5,000억이지 그 광대한 자료를 순간에 처리하다니 전투주신보다 관리주신이 더 맞겠는데? 마도사 계열 주신이라더니 연산력이 거의 창조신이상이네.”

“뭐야? 그게?”

“어떤 부정과 편법도 결국 총예산에서 집행된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집행결과와 예산을 대조해서 찾으면 확인이 모두 가능해. 어떤 현혹이나 조작도 투자한 만큼의 결과를 속일 수는 없으니 완벽하게 확인 가능하지.” “그런 방법이 있었어?”

그랑라하가 좋은 걸 배웠다는 듯 말하자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정기 집행결과는 수없는 변수에 따라 달라지기에 그 모든 것을 고려해서 정확한 추정치를 뽑아내지 않으면 오히려 더 오차가 커져. 5천억의 집행결과는 1,000만 건이 넘고 그 모든 것을 고려해서 결과를 추정하고 대조 확인해야 하는데 신뢰할 수 있는 정확성을 기하고 평균을 얻기 위해서는 100배의 반복연산은 필요하지. 더구나 몽땅 끄집어낸 것을 보니 거의 소수점이하로 집행결과를 추정해낸 모양인데 전투계열은 절대 무리야. 우리도 이런 짧은 기간에는 불가능하고.”

“하아. 정말 어쩔 도리가 없네. 이 괘씸한 주신급들을 어쩐다.”

“과거의 잘못은 모두 용서를 결정한 차원의 주신이 자리를 주겠지. 그걸 계산하고 자신을 드러낸 모양이니 말이야. 지금 잘못 하면 모두 신력회수 되고 정령계행이라는 것은 알지? 그런데 너희들은 왜 무사해?”

“뭐가-! 우리가 무사하다는 것에 불만이 있어? 지금 끝장을 내줄까?”

갑자기 왜 안 죽었냐고 묻는 직설적인 대답에 발끈하다가 다음 말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차원의 주신의 전투적인 성향을 예측하면 반란을 벌인 수장들인 너희들을 모두 죽이고 신력회수가 최우선이거든. 그동안의 공을 고려해도 징계는 해야 되는데 아무 탈도 없이 무사하니 이상하지. 이 정도 관리능력이라면 전투계열 주신의 서툰 관리는 필요 없는데? 여신 세력의 수장들이라도 이상한데.”

“닥치고 네 신전으로 꺼져. 어디까지 따라오는 거야?”

“다들 네 신전에 모여 있어. 차원의 주신의 신전과 가깝고 여주신들이 모두 있기에 거기를 집결장소로 쓰고 있지.”

“뭐야-!”

과연 자신의 신전 안에 여주신들이 늘어난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늘어난 여주신들이 모두 중급 주신이다.

‘예상한대로 모두 도둑년들이었다.’

눈 꼬리가 저절로 치켜 오르며 옆의 관리주신부터 치려고 했지만 이미 저 앞으로 필사적으로 달려가 허락도 없이 자신의 신전 안에 들어간 상태다.

“으득-! 정말 모두 가만 안두겠어.”

계속되는 악재와 처리가 불가능한 곤란의 연속에 모처럼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봉인이 스스로 풀릴 지경인 그랑라하였다.

천공의 벼락의 신력을 개방한 상태에서 자신의 신전 안으로 들어가 권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한편 지식의 신과 태초의 투신들은 신력변제 축하파티 중이다.

영겁의 세월을 짓누르던 신력채무도 변제되고 걱정하던 모든 일도 너무나 쉽게 풀려 모처럼 기분이 좋게 태초의 투신들은 술판을 벌리고 있다.

새로운 신계의 주신이 저렇게 강대한 이상 이제 여주신들의 반란도 걱정할 것 없고 자신들의 손으로 죽여 최상급의 신력을 회수하고 상급신으로 재생시킨 직계들도 최고위 신계의 지원으로 신력은 하락되어도 신체는 오히려 강화되어 부활되었다.

최고위 신계의 4배의 수련효과를 보장하는 것을 확인하고 더구나 과거의 면죄부까지 받자 당장 반신들과의 전쟁에 참가하여 공을 세우겠다고 기특하게도 수련장으로 달려갔다.

여신부의 여신들도 상황은 같아서 권능 개발실로 뛰어갔으니 원망보다 칭송이 넘쳐난다.

더구나 최고위의 신계의 차원이 다른 효과를 모두 겪으니 주신이 바뀌어 세상이 완전히 인간들이 말하는 천국처럼 변했다고 다들 좋아하고 축제 분위기다.

자신들도 다행히 반려인 여신들과 직접 싸우지는 않아 가정도 큰 무리는 없이 오히려 그동안 미안했다는 사과를 들었고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여신부의 직계들도 앞으로는 더 잘하겠다는데 역시 소속 신계는 잘 나가고 볼일이다.

또 최고위 신의 자리인 원탁이 80석으로 8배가 늘어나 비록 차원의 주신님의 완전 종속신들이 많이 있지만 승급 가능성은 충분하니 가장으로서 대우가 달라진 것이다.

반신들과 중간계의 전투에 꼭 공을 세워 승급해야 한다고 격려와 오늘은 쉬고 오라고 여유 정기까지 받았다.

그러니 자신들도 모처럼 긴장을 풀고 회포를 풀고 있는데 그대로 술을 뿜으며 쓰러질 뻔했다.

이번에 전 신계주신의 반려이자 농경의 여신이 상급 주신으로 복귀하여 신계관리주신과 신계주신 대리의 임명에 기절직전으로 놀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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