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7화
6권
주신의 직계이며 최상급 중급신 주제에 다른 신계의 최상급 하급신 정도라니 말 다했다.
이건 이 여신의 훈육이 잘 못 된 것이 아니라 저 기생오라비가 잘난 외모와 직계의 신분만 믿고 말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살아간 결과다.
‘전쟁의 신이 농경의 여신의 말을 들을 리도 없지만 말이다.’
기생오라비가 잠재력만은 한계가 중급주신이었지만 과연 도달할 시기가 올지 의문이다.
주신계에서 예비 창조신인 사기꾼 주신의 입김으로 주신 특별 교육반에 들어갔다지만 지지부진 모양이다.
그러니 종속신의 신력까지 회수하여 강제로 주신으로 만들기 위해 아들에게 주려한 것이다.
‘정말 이 주신이 예비창조신이 되더니 미친 모양이다. 망나니 아들을 주신으로 만들기 위해 영겁의 충성을 바친 종속신을 버리다니 말이다.‘
그렇게 창조신이 되면 행복할지 모르겠다.
“아-!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나의 말에 감격한 듯 더욱 눈물을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그런데 그 시선이 점점 몽롱해지는 것이 정말 부담스럽다.
이 어린 주신의 모습이 여신들에게는 정말 매력이 높은 모양이니 말이다.
그녀의 몸이 다시 달아오르고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농경의 여신이라는 것을 몰랐으면 상관없지만 반려가 있는 여신을 이렇게 대할 수 없다.
더구나 주신의 반려인 고귀한 여신이며 농경의 여신으로서 독보적인 공적이 있고 별의 전능신인 창조신급인 위대한 여신인 것이다.
경의를 담아 대해야지 욕망으로 대할 상대가 아니다.
“신력과 정기를 회복과 흡수하는 것을 다시 돕겠습니다. 준비하십시오.”
“아-! 알.......알겠어요.”
짧은 탄성과 함께 약간의 아쉬움을 보이며 망설이지만 혼합정기와 신력의 통제를 위해 나의 긴장된 얼굴을 보며 곧 전력으로 신력전개를 하며 흡수하기 시작한다.
최후의 정기까지 흡수하게 만들고 겨우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거의 정신을 잃은 그녀의 몸을 조심스럽게 상처나 유실되는 정기가 없나 확인한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신이 워낙 독한 여신들과 여성만 만나다 보니 이런 헌신적인 여신에게는 지극히 약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시 후 숨을 몰아쉬며 숨을 가다듬더니 바다처럼 푸른빛이 넘실거리는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완전한 상급 여주신의 위엄이 넘치면서도 애정이 넘치는 눈이다.
그러나 그 눈은 지극한 슬픔으로 물들어 갔다.
“전 주신은 주신계의 다른 여주신과 반려를 새로 했어요. 예비창조신이 되자 최고위 신은 상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변에서 말하며 소개가 계속 들어오자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일부의 여주신들과 어울리고 나서 정말 미안하다며 반려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하더군요. 전 최고위 신이라서 상급 주신의 의사가 우선시 되어 반려계약이 일방적으로 해제되었고요.”
“하아?”
헛웃음이 나왔다.
전형적인 막장인 희극처럼 출세하니 현모양처를 차고 새 여자를 얻었다는 뜻이다.
‘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자신의 출세가 자신의 힘만이 아닌 주변사람들 모두의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인가?’
여주신들도 농경의 여신의 부단한 중재가 없었다면 벌써 반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주신의 횡포를 농경의 여신이 얼마나 애써서 무마했는지 기록은 무수히 남아있다.
백 번 양보해서 여주신을 선택하면 당장은 신력제공이나 공유에서 이익이라도 그렇게 했다고 치지만 별의 전능신이면 비록 지금은 최고위 신이지만 창조신 급의 그릇을 가진 신체다.
신력의 원을 치유만 할 수 있다면 무한히 강해질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이 우주의 무수한 신중에서도 진정한 창조신 급은 단 1명이다.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본신 신력 1,000억을 이룬 예비창조신으로서 동일한 수준의 마신왕급과 인증전을 준비하며 수련을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위대한 존재다.
운 좋게 중간계에서 내가 주신으로 승격하여 예비 창조신의 자격만을 획득한 사기꾼 주신과는 비교자체가 안 되는 진정한 예비창조신이다.
그의 권능과 신격이 바로 전능신족인 것이다.
태고부터 존재하며 그 신격을 갈고 닦아 1,000억이라는 무지막지한 본신신력을 이룬 존재와 같은 가능성을 가진 존재를 버리고 일반 여주신을 선택한다니 정말 미쳤다.
아무리 신력의 원의 어긋남이 신력으로 치료불가여도 그렇지 정말 미친 것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확인을 해본다.
“별의 전능신이시라는 것을 반려에게 알리지 않으셨나요?”
“아니요. 이 신계로 전입신청을 했을 때 제 사정을 다 작성했거든요. 그와의 전쟁에서 한계를 넘어 신력으로 대응하다 신력의 원이 복구한계 이상으로 파손되고 복구를 계속 시도하다 죽음을 반복해서 신격이 하락되어 결국 최상급신이 되었으며 소속 신계가 없어 부활 자격미달로 정령대기소에서 대기 중이라고 말이죠.”
“하아?”
정말 순진해도 정도껏 해야지.
힘은 최상급이지만 그릇이 창조신 급이면 누구도 탐낸다.
그런데 발휘하기 불가능하면 숨겼어야 했는데 공개하니 힘든 상황의 연속이다.
‘아니 내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나도 10서클의 차원의 신위를 얻고 완전하지도 않은 채 중간계에 부모를 찾아갔다가 신계에 들켜 죽을 고생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이 정도로 순진하지는 안했다.
나갈 때 신격을 숨기려고 나름대로 대책을 취했는데 하이엘프 퀸들에게 난자당하기 직전에 빠져서 어쩔 수 없이 전력으로 상대하느라 들어났을 뿐이다.
이 농경의 여신이 어째 무상으로 공개된 농경 관련 권능이 지나치게 수준이 높아서 의아했는데 정말 순진한 성격이다.
또 겨우 최상급 신인 농경의 여신을 사기꾼 상급 주신이 수많은 세월을 쫓아다니며 구애했다하더니 이런 사정이 있었다.
하긴 본래대로 회복되기만 하면 창조신 급이니 이런 횡재가 없다.
꾸준히 신력공유만 하면 반려인 상대도 본인의 한계까지 신력이 오르니 말이다.
그러나 전신계열인 사기꾼 주신에게 치유가 가능할리 없다.
가능하면 본래 창조신급인 별의 전능신이 완치하지 못했을 리가 없는 것이다.
창조신조차 아예 재창조가 나을 정도로 세밀하고 고차원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나야 그가 준 마도의 도움으로 가능하고 꾸준히 직접치료하면 가능하지만 말이다.
그런 치료방법이 없는 사기꾼 주신은 결국 개판인 신계처럼 회복불가인 반려도 포기한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신을 반려로 하셨군요.”
“예. 신계의 중급주신의 강압적인 의지를 거부하는 것은 최상급 신으로는 언제까지 가능하지 않으니까요. 그 뒤 저의 신력의 회복을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역시 과거의 유실되고 남은 신력을 저장소에 완전 봉인하고 처음부터 쌓는 수밖에 없었어요.”
“전 주신의 신력이 몸에 없는 이유도 그 이유입니까? 처녀신이시던데요?”
“신력의 원이 파손된 상태에서 신력을 공유하면 자신의 신력만 저에게 오니 시도를 하지 않더군요. 또 그것이 정상적인 신의 반려관계이기도 하고요. 한쪽이 일방적으로 높으면 약한 상대에게만 이익이 가니 신력공유를 하지 않아요.”
결혼은 했지만 신력저하를 우려한 주신의 거부로 신력의 교류가 없어 결국 처녀신이란 소리다.
기막힌 소리만 나온다.
이 웃기는 신계는 신계의 주인인 주신과 반려조차 이해관계가 일치되어야만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모양이다.
의문이 또 있다.
내가 치료하기 전의 그녀는 잉태한 신을 기르는 항문안의 신력이 완전 봉인되어 잉태도 성숙도 시킬 수 없는 몸이었고 분신도 만들 수 없다.
‘그럼 전 전쟁의 신은 뭐지?’
“정상적인 신을 낳으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럼 전 전쟁의 신은 친자식이 아니었나요?”
“전 주신이 데리고 있던 아이였지요. 자신 혼자서 만든 분신과 같은 직계입니다. 그래도 정말 귀여운 아이였고 최상급 신 상태에서 제가 먹여 키웠는데 제가 반려에서 해제되자마자 모른 척 하더군요. 항상 보다 더 높은 신격을 가진 어머니를 바랬으니 오히려 기뻐하고요.”
“허어-! 어째 집착이 과하다고 하더니 그런 일이.”
왜 그렇게 신계의 주신을 전 전쟁의 신에게 물려주려고 했는지 알았다.
혼자서 직접 만들어낸 신은 여신과 신력공유로 만들어낸 신보다 약하다.
하지만 장점은 유사시 본체의 신의 그릇이 될 수도 있고 신력의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격의 하락도 없고 또 하나의 생명이 생기는 셈이다.
물론 분신으로 만들어진 신의 허락이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그 정도는 알아서 준비를 해두었을 것이다.
‘정말 용병신 출신이더니 카르마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선에서 별 더러운 짓을 다한다.’
분신으로 신을 만드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상급 주신의 직계가 너무 약해 이상했지만 본인의 나태덕분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계략이 있었다.
이 순진한 별의 전능신인 여신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일부러 나태하게 방치한 이유가 압도적인 신력으로 유사시 의지를 제압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흑마법에는 그런 방식이 넘치도록 있는데 그 전제조건이 시도자보다 2단계이상 약할 것이다.
그리고 예비 창조신이 되자 주신정도의 그릇이 필요해진 것이고 주신이 될 가망이 적자 신계와 영겁의 종속신을 배신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신력을 탐낸 것이다.
나로 인해 모두 무산되었으니 아마 영겁의 시간이 들어야 그 사악한 목적이 성취될 것이다.
결국 자신의 예비생명이니 어떻게든 이 신계의 주신으로 남겨두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창조신이 말대꾸에 열 받아 처박은 대신족의 용병전쟁터에서 과연 신령을 유지하고 일대 일의 승리라는 해방목적을 달성할지 의문이다.
또 성공한 다해도 그 후에는 말대꾸에 삐진 창조신의 피 말리는 교육이 들어갈 것이다.
지금 본신신력이 50억이고 아마도 1,000억이 되려면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그럴 바에는 또 한명의 예비창조신에게 투자하는 것이 완전히 나은 선택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고를 쳐가면서 창조신이 무사히 되리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그녀가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흐느끼며 말하기 시작 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빛나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달래고 있다.
“흐윽-! 흑! 주신과의 반려계약이 해제되자마자 주신계에서 쫓겨나고 갈 곳이 여기밖에 없고 부끄러워서 몰래 돌아왔어요. 흑-! 그런데 여주신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전 주신이 신계까지 포기하는 상황이라 어쩔 줄을 모르고 숨어있었던 것 이예요. 신계를 버린 전 주신의 반려라고 한다면 모두 저를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요. 용병신이 되어 떠돌기는 절대로 싫고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정령계 대기소로 돌아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은 내가 그녀의 은신을 발견해서 헤라로 생각하고 신력의 제공을 강행했던 일이다.
어째 반응이 억센 헤라가 아니고 저항하면서도 너무 부드럽더니 다른 여주신이었다.
‘그렇지만 여주신의 기척과 몸매에 차원의 권능이 아니면 최고위 주신까지 감지가 불가능한 암살자의 은신술을 가진 여주신이 또 누가 있겠는가?’
아니 혹시 또 모르겠다.
기습적으로 행한 차원의 권능의 탐색에 신계에서 걸려든 의심스런 존재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나보다는 너무 약하고 부정이 미비해서 내버려두었는데 다시 조사해보아야겠다.
혹시라도 이런 전능신이 더 뛰쳐나오면 지금의 나로는 감당이 안 된다.
정말 칭호까지 동원하여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건 정말 죽는 것이 나은데 말이다. 칭호를 동원해 싸우면 어찌 되기에 그렇게 꺼리냐고? 간단하게 그가 현장에 입회하고 전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이 모인다. 승리를 하든지 패배를 하든지 결과는 알 수 없게 된다. 칭호를 동원하면 승리는 당연하나 그 전투결과에 따라 판정을 받는 것이다. 과연 칭호를 가진 절대자로서 어울리는 존재인가를 말이다.’
딱 한번 참관한 적이 있었는데 승리하고도 고전을 이유로 죽는 것보다 못한 처벌을 받았다.
평상시 수련을 소홀히 한 결과라며 당연히 조치되는 것을 보자 왜 칭호를 가진 절대자들이 칭호의 발동이 없이 승산이 없으면 차라리 도망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다.
발동하면 이길 수는 있지만 그를 만나 존재의 판정을 받는 것이 비겁자란 치욕보다 더 큰 것이다.
“당신이 나를 그랑라하로 착각하고 신력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너무 놀라서 대응을 못하고 힘으로도 막을 수도 없었어요. 하지만 결국 신력까지 올랐으니 이런 입장으로도 신계에 다시 받아들여주면 고맙다고 생각했지요.”
울음을 그치고 눈을 가리고 말을 하는 그녀의 얼굴이 화끈거리며 달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냥 그랑조아를 생각하며 헤라를 놀리는 농담이었는데 말이다.
말하면 아무리 그녀라도 화를 낼 것 같으니 가만히 있어야겠다.
그래서 더욱 정성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연인처럼 쓰다듬어간다.
그때마다 기분이 편해지는지 말이 편해져 간다.
“여기까지 떨어지나 하면서도 이미 신의 정까지 받았고 정령신계의 대기소로 다시 가는 것보다는 낫다며 완전히 포기한 심정에 허락했지요. 설마 망가진 신력의 원을 당신이 치유가 가능할지는 몰랐어요. 그때의 창조신조차 차라리 재창조가 나을 것 같다고 포기했는데요.”
나도 그의 11서클의 마도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가 준 마도는 창조신의 권능정도는 무시할 정도로 강력하다.
이 위대한 마도로도 농경의 여신의 치료를 한 번에 완치가 안돼서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그가 준 칭호를 가진 절대자가 전투능력도 창피하게 최종마도가 적을 죽이고 분신들과 생사를 다투어야 하는 극악한 것이냐?’
내가 수준이 낮아 전투에 이 고생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수련을 해서 이 절망적인 나의 수준을 보완하거나 진화시켜야한다.
이대로는 칭호를 가진 절대자라고 말하고 다니기도 부끄럽다.
이제 그녀는 얼굴에서 손을 치우고 나의 얼굴을 보며 몽롱한 표정을 보낸다.
그 모습이 한층 더 유혹적이기에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저는 과거부터 창조신조차 포기한 이 신력의 원의 부상을 치료해주는 존재에게 영원히 봉사하기로 결심했어요.”
손이 위로 가늘게 떨며 뻗어서 나의 오른손을 잡자 그녀의 귀여운 반응에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환영합니다. 전능신족의 상급 여주신이신 가이아나이시여.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예. 저도 잘 부탁드려요. 나의 신계 주신이신 차원의 주신님. 무엇이든 당신을 원하면 하겠어요.”
“무리하지 마십시오. 아직 완벽한 치료는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으셔야하며 중급 주신까지만 권능을 사용하시고 그 이상 사용하시면 추가 심층치료가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주인님이라고 자신을 낮추지 않으셔도 과거의 농경의 여신의 권능의 무상제공의 혜택만으로 이미 저와 신계에 충분히 소중하신 존재입니다. 빛의 여주신은 자유롭고 넓은 사고에서만 권능이 오르는 법이니 자신을 제약하지 마십시오. 능력에 걸 맞는 신계관리주신의 자리를 드릴 테니 자유롭게 수련을 하시며 별의 전능신의 본래의 창조신 급의 완전한 능력을 빨리 되찾기를 바랍니다,”
“예! 예! 정말 감사합니다. 신계를 버린 전 주신의 반려였던 저를 이렇게 쉽게 받아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더구나 완전한 상급주신도 아닌 저를 신계관리주신까지 맡겨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기쁨과 감격이 서린 눈물까지 흘리며 나를 안아온다.
감동과 안도의 울음을 터트린다.
그런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신계의 변동을 확인했다.
‘이놈의 신계는 갈수록 요지경 속이다.’
신들에게는 주신급도 귀한데 그 귀중한 주신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여주신이 4명이 늘어 12명이라? 주신급의 여신도 4명이나 늘어나 8명인가? 정말 이상한 신계군. 여주신들을 규정대로 처리하자니 신계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라서 과거의 부정도 다 용서해주며 앞으로는 신계에 해를 끼치지 말고 조용히 원하는 대로 살라고 배려해주었더니 다들 이렇게 자신을 나타내니 말이야. 거기다 아무리 정령계 대기소의 여신들을 무차별로 받아들였다지만 창조신 급의 전능신족마저 있었다니 황당하군.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정령계 대기소와 정령계를 직접 방문해 보아야겠어. 단순한 패배한 신들의 집합소라고 무시하기에는 아까워. 잘 찾아보아서 이렇게 우수한 신들은 완전 종속을 시키고 본래의 신력으로 복귀시켜야지. 더구나 종속 정령신들의 본체의 권능도 곧 필요하니 말이야. 일단 신계의 정밀조사부터 실시한다.’
총 5천억의 정기를 1단위로 소모된 정기의 집행결과를 파악하여 확인을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한 어이없는 비밀신전과 월권을 행하는 모든 편법을 몽땅 날리고 부정유출 되던 모든 정기를 신계로 되돌린 것은 안중에 없다.
신계를 위해 일한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정당하기 때문이다.
그게 싫으면 나를 이기면 된다.
단 내게 지면 그대로 신력을 바닥까지 긁어내서 처분할 생각이다.
‘지금은 이계 정령신들이 더한 문제다.’
그녀들을 대체할 만한 강력한 정령신은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없고 그 지독한 성격은 지금도 치가 떨린다.
‘극선’인 주신이 되자 아주 조금은 나아졌지만 계약자인 자신에게 툭하면 덤벼들고 시비를 걸기 일쑤인 가장 성질 더럽고 흉악한 권능을 자랑하는 이계의 정령신들을 생각하자 머리가 아파온다.
하지만 신계 주신이 되면서 필요한 창조력의 수준이 높아졌다.
정령신으로 신령의 소환이 아닌 본신의 권능이 꼭 필요하니 어쩔 수 없이 정령계로 가서 관리자와 협상하고 데려와야 한다.
물론 공정한 협상이 안 되거나 수틀리면 뒤집어엎을 생각이다.
이 우주는 카르마를 준수하는 '극선'인 강자의 의사가 우선하니 말이다.
거기에 정령계대기소와 정령신계를 샅샅이 뒤져 필요한 신들을 완전 종속시켜 데려와서 최고위 신계의 자리를 채워가야 한다.
그래야 여주신들과의 계약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용병신도 고려대상이지만 용병주신 출신의 사기꾼 주신이 하는 짓을 보니 정 안되면 마지막 선발집단으로 확정이다.
그러나 단 하나의 열외도 없이 완전종속에 제어를 걸어서 허튼 짓을 못하고 일만 하게 할 생각이다.
‘전 사기꾼 주신이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살아가다 결국 주변에서 외면당해 완전히 망하는 꼴을 보니 소름이 다 끼친다.’
신계와 종속신을 버리고 신력만을 챙기려하다가 모든 신계의 권리를 잃었다.
본인이 그것을 힘으로 바꾸어보려다 창조신에게 제지를 받고 가망 없는 수련의 전투에 던져졌다.
전 주신이 별을 받고 신계를 만들어 영겁을 다스린 신계조차 좋게 생각하는 신이 이제 아무도 없고 최고위 신계로 승급시킨 나만을 칭송할 뿐이다.
더구나 상급주신에 비해 한참 격이 낮은 최고위 신이지만 누구에게나 현모양처의 모범이라고 칭송받던 반려조차 더 나은 상대가 생겼다고 버렸다가 그녀가 상급주신이 되어 내게 안겨 감사의 의미로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다.
만약 사기꾼 주신이 조금만 인내를 가지고 주위와 양보하며 협상을 했으면 결코 이렇게까지는 안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를 끝까지 신뢰와 협상으로 대했는데 그가 한 것은 결국 배신과 모략뿐이었다.
아니 내가 아닌 영겁의 시간을 충성을 바친 종속신들과 허심탄환하게 미래에 관해 대화를 했으면 아마도 나는 전쟁의 신의 역할에 만족하고 그에게 충성은 아니지만 전쟁의 신으로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리고 본인도 영광된 창조신의 길을 가고 그가 원하는 대로 비록 약간의 모자람이 있었겠지만 다 이루어졌을 것이다.
내게 혹시라도 기대를 걸고서 자신의 반려의 상황을 이야기했다면 시간이 영겁에 들도록 걸리지만 이런 식이 아닌 다른 간접방식으로 치료를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창조신이 되려던 사기꾼 주신의 옆에서 그렇게 원하던 창조신 급의 헌신적인 반려가 전력으로 도왔을 것이다.
그럼 정말 수월하게 창조신 급이 되고 창조신이 되었을 것이다.
목숨을 건 대가이기에 단 하나도 손해를 볼 수 없고 타인을 믿을 수 없다는 용병신의 이기심이 그를 망친 셈이다.
신계를 버린 전 신의 반려였던 자신을 받아주고 신력의 원을 치료해주어 나를 능가하는 창조신 급의 존재이면서도 주인님이라고 까지 부르는 다시는 만나기 힘든 헌신적인 반려와 자신의 모든 것이던 신계도 잃고 남은 것은 허울뿐인 예비 창조신뿐이다.
그것도 말대꾸를 해서 창조신님의 눈 밖에 났으니 어찌될지 뻔하다.
예비창조신이 한명 더 있으니 버려질 확률이 크다.
더구나 칭호를 가진 절대자로 백년 만에 최고위 주신이 되고 대신족의 주신과 일대 일로 싸워 우세한 승부를 보인 나도 있다.
중급 창조신의 자격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3명 중 한명만 창조신이 나오면 되는 것이다.
나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품에 안고서 신계에 다시 받아들여져 안도하며 우는 그녀를 달래며 고요히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이번의 교훈을 새긴다.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위해 사람을 희생시키지 마라. 너 역시 곧 그리될지니 자신의 욕심을 가장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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