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0화
6권
다시 변혁의 시기에 남신들이 여신부와 같은 실수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꽈아아아앙-!
원탁의 회의실문이 통째로 날아갔다.
그 부서진 파편이 중앙의 원탁까지 날아갔으나 지식의 신과 차원의 주신은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었다.
이미 이 정도는 예상했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에 무감각한 말을 내뱉을 뿐이다.
“여주신들은 더 이상 남신들의 조력이 필요 없다는 뜻이군.”
“신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남신인 투신이든 여신부의 여신이든 상관이 없으니까요. 태초의 투신들의 신력 500억과 주신의 신력 200억, 그리고 남신들의 신력 500억을 죽여서 합치면 1,200억이 됩니다. 최고위 신계로 가기 충분한 힘이지요. 여주신들 입장으로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허-! 결과만을 요구하는 카르마의 법칙을 파고들 속셈인가?”
“내부항쟁이니 선과 악, 정의와 불의 구분 따위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더 강한 자가 신계를 더 많이 발전시킨다면 그것을 바르다고 하는 것이 카르마의 법칙이니까요.”
“신계의 위기라고 판단되어 시행된 전쟁의 신에 대한 신계의 조력은?”
“풋-! 정말 우습게도 여주신들이 전쟁 결정을 내리자 관망으로 돌아섰습니다. 신계도 보다 강한 신들을 바라고 있군요. 이 이상의 혼란은 바라지 않습니다.”
“휴우-! 인증전이 모두 끝나면 평화가 올 줄 알았는데 바로 내전인가?”
“어차피 세상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낙관론자에게는 진정 잔인하죠. 하지만 아직은 전쟁은 아닙니다.”
“응? 원탁의 회의실 문이 박살나고 여주신들이 힘을 모두 개방한 전투상태에 주신 급 여신 3명이 신력을 통합하여 지원하고 있는데 말이야? 더구나 최상급 여신 전부가 전쟁에 가담하고 있어. 그나마 그랑조아가 없어 신력의 ‘무한복원’이 없으니 다행이군.”
“글쎄요. 제 ‘전투예지’도 위기감을 경고하고 있는데 상황은 전쟁의 시기가 아닙니다.”
“호오? 중급 주신의 ‘전투예지’도 전투를 경고하는데 상황은 아니다?”
“주신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니 꼭 눈앞의 현실이 전부가 아닙니다. 결국 현실은 이면의 표층에 불과하지요. 어떤 비극이나 희극도 결국 일상의 자그마한 반복의 누적에서 나옵니다. 결국 전쟁을 결정하는 것은 상층부가 아닌 모두의 의사입니다.”
“과다한 일반론이 아닐까? 결국 선전포고는 여주신들이 결정하고 먼저 했어. 원탁의 회의실문이 박살났다고-!”
“그냥 화를 못 참고 발로 찬 것에 약한 문이 부수어진 것뿐입니다. 영광의 자리를 점유하기 위해 신기를 들고 휘두른 반역도 아닌데 무슨 상관입니까?”
“허-?”
“신기를 들고 파손했다면 상황이 다르지만 단순한 발길질일 뿐이죠. 약한 문이 문제이니 고치고 수리비로 정기를 대폭 삭감하면 됩니다,”
지식의 신의 황당하다는 말에 전쟁의 신은 가볍게 대꾸할 뿐이다.
이미 전력 신력개방상태라 신력의 유동으로 의도를 파악하기도 힘들다.
중급 주신의 신력의 빛에 둘러싸여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목소리로만 판단하는데 이건 완전한 태평한 상태다.
그보다 문제는 최상급 투신 모두가 항명과 집단이탈 모의로 죽여 신력을 회수하기위해 처분 대기상태인 것이다.
‘이거 어쩌지? 모두 전투준비를 해야 하나?’
‘주신님의 응답이 없어. 이대로 싸우면 완전히 진다. 차원의 주신이 호응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싸울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총사령관인 전쟁의 신의 명령 없이 지금 상태를 바꿀 수 없다. 방금 인정한 총사령관의 의사를 바로 어긴다면 그건 전신이 아니야-!’
‘총사령관으로 인정했으니 그의 명령을 기다린다. 어차피 가족과 싸우다 죽을 상황이라면 최소한 명예라도 지켜야지.’
여주신들의 살기어린 투기와 신력을 애써 무시하고 조용히 신기에 신력을 집중시킨다.
직계들도 움직이지 않고 처분을 기다릴 뿐이다.
그 모습을 보며 가만히 고개를 저으며 다가오는 여주신들을 쳐다본다.
‘쓸 만하군. 하지만 그 뿐이지. 무엇보다 상급 신계를 유지해온 여주신을 8명이나 없어지면 완전히 치명타가 되니 죽여서도 잃어서도 안 돼. 잘못하면 내가 영광의 자리에서 꼼작도 못하고 신계의 핵을 영구히 해야 한다. 그러나 저 쪽은 신계 주신이 없어도 자신들이 돌아가면서 하면 되니 상관이 없어 저렇게 과감하게 나오는군. 정말 곤란한 상황이다.’
영겁의 세월을 여신들과 양보하고 반목하며 신계의 정기를 낭비해 왔다.
지금 벌어진 것은 언제인가는 벌어질 상황이고 그것을 모두 알고 있기에 분노도 증오도 없다.
마치 일상과 같은 아무런 분노와 증오도 없는 전쟁에 웃음이 나올 뿐이다.
이것은 전쟁이 아닌 단지 웃기는 정치행위에 불과하다.
그런 무의미한 싸움에 누구의 손을 들어줄 생각 따위는 없다.
더구나 이 사기꾼 주신의 돌발 행동에 대한 대처가 더 큰 문제다.
예상으로는 엄청난 대형 사고를 칠 것 같고 신계입장에서는 커다란 충격이 올 것이다.
그러니 그 타격을 나누어 감당할 여주신들을 처분할 수는 없다.
주신은 너무나 귀중한 존재이기에 절대 쉽게 구할 수 없고 용병주신으로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기에 완전히 전력으로 신력을 개방한 여주신들을 부지런히 살필 뿐이다.
‘대략 신력이 20억들이군. 역시 헌신서약을 할 때도 어느 정도 감추었어. 신력 20억의 전신계열의 여주신 8명의 완전한 합공과 주신살의 주신에 대한 3배 피해강요라? 거기다 1,500억이 넘는 여신들의 병렬 신력지원과 3명의 주신급 여신의 통합권능지원이면 정말 막강하군. 과연 사기꾼 주신이 결전을 피할만해. 남신들의 승산이 거의 절반 이하야. 허나 나는 다르다.’
파우우우웅-!
몸의 신력이 마력과 융합하고 요동치기 시작한다.
'전투예지'가 경고하는 위기상황에 자동으로 마법이 중첩해서 걸리며 신력을 높여간다.
이미 대신족의 최고위 주신에게 치명상을 줄 정도의 힘이다.
‘주신살의 창의 연사로 거리를 벌리고 증폭한 마력으로 일격을 가하면서 나의 주신살의 권능까지 동원하며 치고 빠지면 이길 수 있다. 그랑조아의 ‘무한복원’이 없는 이상 통합신력의 즉각적인 회복은 불가능하고 지속적으로 타격을 가하면 압도적인 통합신력도 무의미하지. 거기다 차원의 권능의 공간이동도 막을 수 없기에 나를 잡을 수도 없다. 여주신들도 나에 대해 꽤 준비한 모양이지만 나는 사기꾼 주신과 달리 본신신력만이며 무한의 정기와 신력이 있기에 그녀들보다 회복이 빠르다. ‘무한복원’이 없는 이상 여주신 4명 정도는 정면승부도 가능하다. 있다면 힘들겠지만 결국 내가 이긴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군.’
중첩된 방어마법과 증폭마법을 유지한 채 눈을 감는다.
지금이라도 달려들어 전투를 벌이고 싶은 욕구가 넘친다.
전쟁의 신의 신력을 모두 그랑조아에게 주어도 신계의 전쟁의 신의 권능은 남아있다.
승리를 위해 무슨 짓이라도 허용된 전쟁의 신의 광폭한 권능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절대 여주신들과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신계 운영에서 8명의 여주신을 빼면 정말 신계가 마비될지도 모른다.
그녀들을 대체할 만한 주신이 없는 한 처분은 절대 안 된다.
자신이 원탁의 최고위 신인 이상 신계가 엉망이 되면 카르마는 분명 책임을 물어 올 것이다.
그렇다고 영광의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영구히 신계의 핵을 하는 것은 절대사양이다.
“이게 무슨 뜻인가? 전쟁의 신과 지식의 신이여.”
원탁의 문을 박살내고 남신들에게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제압하려던 여주신들이 멈추었다.
이유는 원탁아래에 신기와 무장을 모두 해제하고 엎드린 50명의 최상급 투신과 마치 처형하려는 듯 신기를 그 목에 대고 있는 태초의 투신들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쟁의 신의 투기가 전혀 없다.
지식의 신도 신기와 무장을 갖추지 않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박살난 원탁회의실의 문을 쳐다볼 뿐이다.
저 너구리 주신에게 뒤통수를 맞을 때와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대화를 하면 안 될 것 같지만 궁금해서 말을 건네고 말았다.
“집단항명과 이탈모의를 한 전신과 투신은 전시에는 즉결처분하고 신력을 회수합니다. 평시에는 심사 후에 하지만 지금 여신부가 분열일 일으킨 지금은 평시라고 보기 힘들지요. 원탁의 결정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대기시킨 것뿐입니다. 끝나면 모두 죽여 신력을 회수할 것입니다.”
마치 책을 읽는 것 같은 딱딱한 말에 여신들이 얼어붙어 간다.
남신들과 전쟁을 하러왔는데 자신들의 전력의 반을 항명과 이탈모의로 스스로 처단한다고 한다.
더구나 그 목을 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직계의 아버지들인 태초의 투신들이다.
직계인 아들들의 목에 대고 있는 신기에 빛이 터질 듯이 넘실거리는 것이 진심이다.
더구나 전쟁을 하러온 자신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그 모습에 최상급 투신인 남신들을 반려와 아들로 두고 있던 최상급 여신의 표정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남신들의 제압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정말 가족끼리 소멸을 각오하는 전쟁 직전이라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것도 아버지의 손에 아들이 죽어 신력을 모두 회수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말이다.
“그 동안의 공을 인정하여 명예로운 죽음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백의종군의 기회를 주겠다니 기꺼이 신계를 위해 신력을 바치겠다고 합니다. 총 500억의 신력입니다. 정말 대단한 충성심입니다. 자아! 분열을 일으킨 여신부의 처분에 대한 ‘원탁의 선택’을 마무리 지어주십시오. 모든 신계의 신이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원탁의 선택’이 발동된 순간부터 모든 진행과정이 신계에 전달됩니다. 잊으셨습니까? 특별히 저의 ‘바빌로니아의 탑은 무너지지 않고 하늘에 있도다.’로 전 신계에 영상과 음성을 모두 보여주고 있지요.”
황급히 주신의 감각을 외부로 돌리자 보여 졌다.
하늘의 거대한 화면에 원탁 회의실의 모든 모습이 비추고 있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모든 신계의 신들이 하늘을 넋을 잃은 듯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화면에 비추어지는 것은 주신으로서 모든 신위와 날개를 들어낸 자신들의 모습이다.
항명과 집단이탈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남신들과 분열을 조장한 여신부를 옹호해 전투를 선택하려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 지고 있는 것이다.
“원탁의 결정을 조속히 부탁드립니다. 전쟁은 그 다음입니다. 누가 신계의 변혁을 이끌 세력으로서 올바른지 이 신계의 모든 신들에게 보여주십시오.”
전쟁의 신인 차원의 주신의 음성이 이제 전 신계에 울린다.
그러난 당황도 잠시였다.
여주신들은 원탁의 자리로 이동하며 내뱉듯이 이야기 한다.
“아직도 정치 놀음인가? 이제 지겨워서 그만하고 싶은데.”
“우리를 너무 얕보는군. 전신들의 처단을 빌미로 협박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
“최악의 경우라도 신계는 우리가 있는 한 유지된다. 그대는 중립을 지키라.”
“원하는 대로 선택을 끝내주지. 하지만 남신들의 뜻대로 되지는 않아. 허나 우리들의 뜻은 알려주지.”
여주신들이 원탁의 자리에 의지를 집중해 표를 눌러간다.
그리고 완성된 안건은 만장일치의 찬성이었다.
여주신들의 음성이 다시 신계를 전달된다.
“신계를 사사로이 어지럽히고 전신과 투신을 모독한 죄는 크다. 찬성한다.”
“자신들이 벌인 일을 해결하지 못할시 신력회수에 찬성한다.”
“승인되지 않은 무력을 동원한 집단행동은 반역이다. 당연히 찬성한다.”
“상대방의 신위를 바꾸려하는 것은 상대 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행위이며 그것이 집단에 대한 것이라면 처벌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찬성이다.”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움직여 잘못되었다면 그 집단전체는 처벌받아야 한다. 여신부의 처벌에 찬성한다.”
만장일치의 원탁의 선택이다.
해당 신의 모든 선택권과 저항권을 박탈하고 신계를 위해 처분한다.
지금 벗어나려면 아까 벌인 일의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데 방법이 있을 수 없다.
대부분 자신들이 일을 벌이면 남신들이 양보하고 끝났는데 양보할 남신들이 모두 처분을 기다리며 엎드려 있다.
거기다 태초의 투신들이 선택이 끝나기만 하면 집행하기 위해 신기까지 꺼내든 상태다.
이제야 주신 급의 여신들과 여신부의 300명의 최상급 여신들의 표정이 완전히 새하얗게 변했다.
만약 여주신들이 자신들의 편을 들지 않았으면 모두 신력을 회수당할 위기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한순간의 오판으로 모든 것을 잃고 하급신이 된 그랑조아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주신들이 전쟁을 결의하면서까지 편을 들어준 점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은 최상급 여신들의 신력이 극도로 높아졌다.
그런 모습에 전쟁의 신의 물음이 들려온다.
“여신부는 해결방안이 없는가? 너희들의 망언에 의한 신계의 분열 상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
“장난치지 마라-! 전쟁의 신이여-! 전쟁을 하려면 어서 시작하자.”
역시 돌아온 것은 선전포고와 같은 대답이다.
그러나 전쟁의 신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전신들에게 시선을 보낼 뿐이다.
“여신부의 여신들은 해결방안이 없이 분열행동을 했다. 아까 상황을 평시가 아닌 준전시의 내전으로 규정한다. 준전시의 상황에서 투신과 전신의 항명과 집단이탈모의는 즉결처형에 의한 신력회수와 최하단계의 투신으로 재임관 혹은 추방뿐이다. 너희들 중 이 처분에 한명이라도 불복한다면 처분은 모두 멈추고 그 동안의 전쟁에 대한 보상으로 신력을 유지한 채 떠나게 해주겠다. 이것이 전쟁의 신이 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관용이다.”
“.........”
전쟁의 신의 선언에 여주신들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끼어들어 말리자니 적의 전력이 보전되고 내버려두자니 저들을 직계로 둔 최상급 여신들의 표정이 마구 흔들리고 있다.
여주신들의 의사교환이 다시 교환된다.
‘어쩌지? 정말 우리와 싸우기 전에 모두 죽일 셈인가?’
‘그럴 리가? 최상급 상급 투신 50명이면 우리들 2명을 저지할 수 있는 전력이다.’
‘그것을 저렇게 쉽게 버린다고? 우린 여신부의 저 머저리들도 세력이라고 버리지 못하는데!’
‘가족의 정으로 흔들자는 수작이다. 설마 그럴 리가 없어.’
‘그.......그렇겠지.’
허나 태초의 투신들의 투기와 살기가 심상치 않다.
지극히 슬프면서도 고요하다.
더구나 알게 모르게 점점 신력의 강도가 거세어지고 있다.
“다시 한 번 저희들이 태어나 자란 이 신계를 위해 싸울 기회를 선택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전쟁의 신이시여. 규정대로 집행하소서. 저희들이 부하들에게 한 것과 똑같이 말입니다.”
“전신과 투신에게 예외와 배려는 필요 없는 것입니다. 기꺼이 저희들의 잘못에 대한 처분을 받겠습니다.”
태초의 투신들의 몸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저렇게 바르게 가르치고 전쟁터로 몰아넣었다.
거기서 수없는 죽음과 소멸을 경험하면서도 전신과 투신들은 그래야 한다고 희생을 당연시 했다.
그런데 자신들은 신계의 수호라 말하면서 여주신들을 경계하기 위하여 원탁의 회의실에 남아 아무 의미도 없는 논쟁을 일삼았다.
대 신족과 인증전을 승리로 마치고 돌아온 저들에게 준 것은 ‘경호 신’이라는 모욕과 여신전용이라는 차별뿐이다.
그래도 참고 참다가 여신부의 망언에 폭발한 저들의 목에 신기를 겨눈 자신의 모습에 정말 자신이 잘못 살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자신들의 귀에 전쟁의 신의 신언이 다시 들린다.
“태초의 투신들이 한명이라도 집행을 거부한다면 그만하겠다. 그리고 아무런 후속조치도 없을 것임을 약속한다.”
태초의 투신들이 눈을 꽉 감고서 합동으로 영창하기 시작한다.
“투신과 전신은 오직 신계의 적을 죽여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투신의 영광은 가치 있는 죽음이며 전신의 영광은 승리뿐이다. 그러기에 어떤 희생과 비난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승리를 쟁취한다. 그 길이 비록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괴로울지라도 끝까지 싸울 뿐이다.”
지식의 신도 원탁에 앉은 채 눈을 감고 나지막하게 영창하고 있다.
태초의 투신들은 지금 언제나와 같이 자신에게 어떻게 하냐고 묻지 않고 있다.
이미 마음의 준비와 결정을 다 내린 것이다.
그리고 여주신들의 적의 편에 서있는 자신의 반려의 모습이 보인다.
딸들은 다행히 상급신이라 참전하지 못한 모양이다.
허나 다른 태초의 투신들의 모든 여신의 가족이 저기 주신과 신계의 적으로 돌아선 여주신들의 편으로 있고 투신인 아들은 자신의 신기로 죽여 신력을 회수해야 할 상황이다,
영겁의 세월동안 같이 싸워온 전우인 자신은 저들의 쓰라린 감정의 파고를 너무나 아프게 느끼고 있다.
더구나 주신과의 종속신의 연결도 어찌된 일인지 거의 사라져 허탈감이 몰려오고 있다.
그러기에 먼 옛날부터 투신들에게만 내려오는 맹세를 같이 되뇔 뿐이다.
“오로지 자신을 탄생시킨 신계의 번영과 주신의 영광을 위하여 끝없는 전투를 영광으로 받아들이노라.”
태초의 투신들의 머리 위에 10개의 빛의 원이 떠오른다.
최상급 신의 전력신력개방상태이다.
그리고 광폭한 투기와 신력이 올라가고 있다.
그 순간 전쟁의 신의 신력역시 끝없이 확장되며 11개의 신력의 원이 그들 모두를 권능의 영역으로 모두를 삼켜갔다.
“‘전신의 충성서약’은 잘 들었다. 신계의 군대에 어떤 경우와 상황이든 정당한 명령에 대한 항명과 이탈은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그동안의 공을 고려하여 상급신으로 재임관을 허락한다. 어떠한 추가제재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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