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25화 (36/2,000)

제 125화

5권

빛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리고 원탁의 자리에 앉자 원탁회의장이 침묵에 잠겼다.

몇 달 전에 20억이던 주신이 추정신력 50억이 되어 돌아온 위용에 기가 막힐 뿐이다.

빛 속에서 음성이 계속 들려온다.

“저번 인증전의 그의 포상과 이번 용병계약의 대가입니다. 아시는 분이 신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것이 전력개방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카르마의 ‘극선’을 더 높이라 조언하셔서 이렇게 실례하고 있습니다.”

“그…… 그런가? 무척 힘들 텐데?”

“저는 차원이며 마도사이니 익숙해지면 상관없습니다. 무엇보다 신체의 내구와 크기가 급속히 오르고 있으니 만족스럽군요. 카르마가 더 ‘극선’이 되면 효과가 더 커진다고 하니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위험한데.”

주신의 신력이 넘실거리며 눈앞에서 증가하고 있다.

11겹의 빛의 원이 끝없이 맞물려 회전하며 지금이라도 풀어져 신력을 폭발시켜 버릴 것이다.

저 상태는 말이 전력개방상태이지 신력을 폭주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신체의 내구도가 유지가 가능하지만 조절을 실패하면 폭발한다.

10억의 신력을 가진 주신은 어지간한 행성은 파괴가 가능한데 50억이면 신계뿐 아니라 중간계도 끝장이 난다.

제한시간은 최고위 신인 자신들이라도 10분정도이고 주신은 30분정도이다.

그 후로 신력고갈 상태에 빠지는데 차원의 주신의 말투는 계속 유지하고 온 모양이다.

그러니 폭발직전의 포탄을 보는 것처럼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다.

보아하니 출근부터 계속해서 유지하고 온 모양인데 얼마나 시간이 남았는지 머릿속에서 맹렬히 계산중이다.

‘아차하면 가족이라도 데리고 도망가야 한다.’

여주신들도 엄청나게 놀랐는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폭발은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태양의 신력과 차원의 신력의 결합은 이 상태를 항시 유지가 가능합니다. 제가 분노하거나 이성만 잃지 않으면 위험은 없습니다.”

“아, 그런가? 수련 때문이면 할 말이 없지만 조심하게.”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누구보다도 위대한 주신께서는 늦으시는군요.”

“도련님의 수련과 창조신님이 복원해주신 팔을 단련하기 위해 주신계로 가셔서 폐관수련을 하시는 중이시지. 일단 신계 원탁회의는 우리끼리 운영하라 말씀하셨네. "

“아, 그래요? 주신계로 폐관수련이요? 좋지요-! 정말 좋은 시기에 하는군요!”

우우우웅-!

차원의 주신의 빛의 원이 급격하게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서 터져 나오는 신력에 헛바람이 집어삼켜졌다.

감정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신력폭주현상이다.

비명이 터져 나올 정도의 위력이다.

저 냉정한 차원의 주신이 가끔 돌아버릴 때가 있던데 그런 상황이다.

휴가 중에 용병을 갔다고 하더니 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주신님과 마주칠 일이 있을 리가 없는데?

이 분이 또 무슨 사기라도 치셨나?

황급히 차원의 주신을 가라앉히기 위해 달래야 한다.

이런 식으로 신계가 날아가면 이런 희극도 없다.

“무…… 무슨 일이 있었나?”

으드드득-!

차원의 주신이 분노에 이를 가는 소리가 원탁 회의실을 울린다.

태초의 투신들도 누구보다 위대한 주신과의 거의 동급인 압박감에 바짝 얼어붙었다.

신력의 차이는 크지만 본신의 신력은 거의 대등한 위력이다.

지독하게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덤벼들면 죽인다는 살기가 자신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럴 심산인 것이 완전 전투태세다.

차원의 주신의 몸을 빛의 원이 전신을 돌며 끝없이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저것이 폭발하거나 난사되면 여기 원탁회의는 전멸이다.

그 긴장 속의 잠시 후에 신력이 씻은 듯이 가라앉는다.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힌 것이다.

“뭐, 당사자 간에 문제이니 직접 풀어야 하지요. 정말 실례했습니다.”

갑자기 폭증하고 사라진 신력에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자신조차 바짝 얼어붙어버렸다.

최상급 신들은 당연히 숨도 못 쉬고 있다.

신계의 진정한 힘인 주신의 위력 앞에 압도당한 것이다.

본래 주신은 신계의 모든 신의 힘이 합친 것과 동일한 수준인 것이다.

단 몇 억의 차이라도 주신의 벽을 넘은 자와 아닌 자는 거의 비교가 될 수 없다.

더구나 본신신력 50억의 중급주신이면 치고 빠지며 싸우면 감당이 안 된다.

그리고 지금 건들면 정말 신계와 같이 폭사하겠다는 의지가 넘실거린다.

어떤 사태인지 알기 위해 여주신중 한명이 겨우 말을 붙인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요?”

“…….”

빛이 또 한 번 출렁이지만 아까처럼 폭증하지는 않는다.

다만 잠시 말이 없다가 차원의 주신의 말을 하기 시작한다.

"의뢰주인 그 곳의 창조신께서 저를 잘 알더군요. 담당주신이 주신계에 색신으로 소문을 다 내서 창조신조차 모르는 이가 없다고 말이죠.”

“하-! 그럴 리가?”

“제정신이야? 그런 소문을 주신계에 왜 내?”

“아직 시작도 안한 주신을 매장할 생각이야?”

“창조신님들까지 아신다고? 그럼 끝이잖아-! 되돌리지도 못해.”

“컥-!”

여주신의 노기서린 말들과 지식의 신이 신음소리와 함께 그대로 원탁에 자신의 머리를 박아간다.

장난이 아니라 정말 비장한 모습과 표정이다.

쿵-!

지식의 머리와 손에 원탁이 울리는 소리가 나며 한탄이 마음속에도 울린다.

정말 억울해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상황이 잘 나가니 또 도지셨다. 제발 평상시에 입조심을 하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서 한동안 안하더니 또 시작이야.’

용병시절 주신을 모시고 한 과거의 고생이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놈의 마음대로 떠벌리는 입 때문에 잔뜩 적을 만들고 해결하느라 죽을 고생을 했는데 이 별에 와서 잠잠하더니 또 사고를 친 것이다.

그것도 지금처럼 결정적인 시국에 말실수를 하실까봐서 주신계에 폐관수련을 추천해 보냈더니 이미 사고를 치고 가신 것이다.

‘차원의 주신이 저렇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니 그대로 넘어가기는 글렀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어째 원탁회의장에서까지 전력신력개방상태인지 궁금했는데 주신과 끝장을 보려 한 것이다.

하긴 보통 악소문이 아니고 분명 과거 성격상 있는 것 없는 것 최대한 부풀려서 사기를 치듯 하셨을 것이고 아무리 사실이라도 그렇게 소문내고 다니면 자신도 못 참는다.

지금 여주신들이 분기 탱탱하게 차원의 주신을 위로하며 주신을 성토하는 모습에 긴 삶 중 2번째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다.

차원의 주신도 여주신들의 눈이 반짝이며 기뻐하는 모습에 황당할 지경이다.

나의 일에 왜 갑자기 저렇게 반색을 하며 주신을 성토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왜 저 지식의 신이 저렇게 절망적인 난리를 부리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말이다.

하지만 이 태초의 투신들이 감히 원탁회의장에서 신기를 잡고 투기를 피우는 것도 용납이 안 된다.

아무리 주신급이 50명이지만 11써클의 마도사 출신이며 차원의 권능을 가진 마도신이라면 시간을 투자하면 몰살이 가능하다.

사기꾼 주신이 나서도 원거리에서 타격하면 저들은 결코 버틸 수 없다.

저번 대신족과의 인증전에서 나의 힘을 확실히 알았을 것인데도 감히 투기를 보인다.

약자가 강자에게 무리지어 덤비는 것은 좋지만 비슷해야 가능하지 지금은 학살 수준의 승패가 갈린다.

‘나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감히 나에게 살기를 뿌리다니 이것들도 죽으려고 작정을 했다.’

사기꾼 주신이 뿌린 소문에 핏대가 올라갈 정도로 화난 상황이다.

주신적으로 출근하려는 순간부터 사기꾼 주신의 얼굴을 생각하니 혈압이 올라 전력신력개방상태가 되었다.

여신들의 전용은 아니고 다만 유지시간이 여신들이 긴 것뿐이어서 수월하게 적용이 가능했고 근원의 일원과 연결하여 유지시간도 거의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사기꾼 신력 차이는 크지만 본신 신력으로는 대등하고 흑마도사의 힘까지 동원하면 우세를 점할 수 있다.

그래서 사과하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끝장을 내려 했는데 마침 주신계로 폐관수련을 갔다고 한다.

그것도 가족까지 몽땅 데리고서 말이다.

‘창조신으로 승급예정이더니 아주 누릴 것을 다 누리는 모양이다.’

주신계에 주신도 아닌 최상급 신들을 주신계에 데리고 갈 정도니 말이다.

‘그렇게 간이 부었으니 내 악소문을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지 말이다. 이 기회에 아주 박살을 내버린다. 가장 먼저 약자주제에 투기와 신기를 들이대고 있는 태초의 투신들부터 어루만져 준다. ‘

나의 살의와 투지가 그들에게 광폭하게 다가간다.

그리고 신력을 실으며 말한다.

“전쟁의 신 앞에서 투기와 살기를 보이는 것은 나에 대한 선전포고이겠지?”

“모두 신기와 투기를 치워. 원탁회의장이다.”

지식의 신이 어느새 나의 눈치를 읽었는지 황급히 말리는 소리가 들리고 태초의 투신들이 순식간에 신기를 치웠다.

그리고 어느새 헛기침을 하며 갑자기 노인흉내를 내며 골골거리기 시작한다.

“나이를 먹으니 예전 같지가 않아. 안 아픈 데가 없어.”

어떤 태초의 투신은 약병 같은 것을 꺼내더니 마시기까지 한다.

어디에도 아까 투지가 넘치는 모습은 없고 애써 약한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더구나 잔기침하면서 몸을 떠는 모습도 보인다.

‘이 교활한 영감들이-! 영원을 사는 신에게 나이와 노화가 무슨 상관이냐? 충성을 바칠 사기꾼 주신이 없으니 지는 싸움에 목숨 걸고 싸울 이유가 없다 이거지?’

그보다 이대로 날뛰면 신계 주신에게 당한 것을 종속신에게 풀려고 죽이려는 미친놈이 되겠다. ‘

사정을 모르고 최고위 신들의 숨겨진 투기를 감지 못하는 최상급 신이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여기서 날뛰면 바로 전쟁의 신이 행패를 부린 꼴이다.’

그래도 원탁의 최고위 신인 ‘극선’이기에 그런 꼴을 보이면 카르마에 아주 약간의 악영향이 온다.

‘으득-! 죽고 싶으면 어서 모두 덤벼보아라. 아주 꼬치를 만들어주마.’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투지와 살기를 거두고 원탁의 중앙에 시선을 향한다.

당사자가 없으니 화도 식었고 공적인 업무 시간이다.

‘주신계의 폐관수련이면 꽤 장기간이다.

창조신의 자격을 얻은 이상 이 신계가 망하지만 않으면 이상이 없으니 마음을 푹 놓은 모양이군.

주신이 발생된 신계의 특혜로 마계의 전면전도 면제이고 말이다.

그리고 기생오라비 전 전쟁신까지 끌고 가서 수련을 시키다니 어지간히 창조신이 되고 싶은 모양이지. ‘

지금 정신머리로 마신왕과의 인증전을 어떻게 이길 생각인지 모르겠다.

‘나중에 보면 초거대 주신살의 창의 압축버전으로 몸을 꿰어 줄 테다.’

그리고 태초의 투신들이 서로 바쁘게 의지가 전달되는 것을 듣는다.

‘뭐야? 본신신력 50억의 중급주신? 분명히 20억이었잖아?’

‘차원의 주신은 마도신이라 일대 다수에 강점이 있어 여주신들처럼 협공이 안 돼-!’

‘차원의 공간이동을 막으려면 2단계 이상의 신력이 필요하고 원거리 전문 마도사출신이잖아!

그럼 거리를 1번이라도 주면 막을 수 없다고!’

‘커어어억-! 주신님이 과거처럼 사고를 쳤다고? 차원의 주신을 색신으로 주신계에 소문을 뿌려? 한참동안 그런 짓은 안하셨잖아!’

‘왜 하필 결정적인 이럴 때에 그러신대.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럼 우리가 조금만 잘못하면 차원의 주신이 죽이려고 달려들겠군. 전력을 줄여놓아야 하니 말이야.’

‘방금 전에도 전쟁의 신이 있는 곳에서 살기와 투기를 보인 것은 선전포고라고 죽이려고 했어. 조심들하고 최대한 넘겨보자고.’

‘으으으! 옛날에도 이러다 모두에게 찍혀서 대가도 없이 최전선으로 쫓겨날 뻔 했잖아!’

참 웃긴 것이 사기꾼 주신이 악소문을 내었다는 것을 의심하는 자들은 없다.

어떻게 살아왔기에 종속신들에게 이런 분야에서 신용이 없는지 모르겠다.

한순간 폭풍이 일 것 같은 원탁회의장이다.

내가 오기 전에도 여주신과 태초의 투신들이 무엇인가 마찰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은 내가 알바가 아니다.

지식의 신이 주신의 대리를 맡고 있지만 그의 신력으로는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하다.

‘보아하니 거의 내전까지 갈 것 같으나 그것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여주신들과 모든 계약을 완료하고 ‘헌신서약’으로 본신신력을 증가시킬 때까지 번영해 주어야 한다.

서로 싸우다 신계를 말아먹고 여주신들이 신력을 잃으면 그 순간부터 기약이 없는 장기계약이 된다.

그건 절대 사양이다.

따아악-!

가볍게 손을 튕겨서 사전에 준비한 물건들을 소환했다.

주먹만 한 신력증강 보석 안에 우주수(世界樹)의 수액인 ‘넥타르’를 담은 것이다.

가치로 말하면 여기 신계의 조그마한 개인신전을 살 정도다.

나야 약간의 마력만 사용하면 되는 일이니 아무 상관이 없다.

이번 중간계의 하위신계 형성에 약간 여론의 도움을 받기 위해 준비한 물건들이다.

‘대놓고 이야기해서 뇌물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란 소리고 일일이 말로 설득하고 신경 쓰기 귀찮기 때문에 하는 짓이다.

그것을 주신전의 최상급 신 1,000명의 앞에 모두 소환하지 잠시 놀란 것 같더니 가치를 알아보고 더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다른 주신성 신계의 최고위 신 정도면 이 정도는 귀한 정도지 저렇게 놀랄 수준이 아니다.

이 신계는 모두 가난하지는 않지만 절대 부유하지도 않다.

그러니 이정도 보석이나 사치품에 놀라는 것이다.

덕분에 부의 집중이 없어 전체적인 발전이 빠르지만 이런 분야의 수준이 낮은 문제가 있다.

“모두 드십시오. 이번 용병대가로 많은 것을 받아, 예의로 내는 것입니다.”

“호오-! 역시 화끈하군. ‘넥타르’인가? 잘 마시겠네.”

지식의 신의 감탄성이 울리며 보석병을 따고 마시자 은은하게 신체가 빛나고 신력의 불균형이 일부 보완된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최상급 신들도 마시고 감탄성을 낸다.

다른 신계에서는 고위신의 전공이나 업적의 보상이기에 여기 신계 신 입장으로서는 마시는 상황이 거의 드물다.

대부분 신을 생성하고 발전시키기에 정기가 집중되기에 이런 귀물로 개인적인 포상보다는 훈장을 부여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력증강보석으로 만든 보석용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가치는 그것이 몇 배 더 크다.

이것을 돌려주어야 하는 고민들이 보인다.

“용병 복귀선물이니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조금 전쟁의 신의 업무추진을 도와주시면 됩니다.”

그 말에 화색이 돌며 모두 챙기는 것이 보인다.

얼굴에는 미소가 감돌고 게다가 모두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받으니 비난받을 부담도 없다.

아까 다 죽어가는 노인 흉내를 내던 태초의 신들조차도 싱글벙글 이다.

당연히 여주신과 여신들도 기뻐하는 것이 아까의 대립은 보이지 않을 정도다.

무슨 말이 나와도 좋게 넘어갈 정도로 분위기가 좋아진다.

'과연 공짜와 뇌물의 힘이 대단하긴 하군. 충성과 호의를 재물로 살 수 있다면 아끼는 것은 바보짓이지. '

전쟁터에서 경험을 되새기며 원탁회의의 흐름을 주시한다.

갑작스런 횡재에 다들 희색이 만연해서 원활한 진행이다.

이미 회의는 시작되어 중간계에서 각자의 영역으로 수많은 요청과 처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최상급 하급에서 시작된 안건들 중 간단하게 조치가 가능한 것들은 모두 바로 처리하고 안 되는 것은 상위신에게 보고하는 식이다.

그럼 중급신이 또 조치하고 안 되는 것은 다시 상위신에게 간다.

결국 간단하고 많은 작은 요청은 하급신이 하고 어려운 것일수록 신력이 강한 상급신이 하기에 노는 신이 없고 처리가 안 되는 일도 거의 없다.

극도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신계의 구조다.

중간계의 신도들의 요청은 대부분 전쟁과는 관계없는 것이다 보니 여신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워낙 넓고 풍부한 행성이라 국가간의 투쟁이 거의 없어 저기 태초의 투신들이 하품을 할 정도니 말이다.

게다가 워낙 번영에 관계되는 일이 많다보니 생산과 탄생특화 여신들을 제외한 다른 권능을 가진 여신들은 일이 적다.

이러니 인력이 남아돈다는 말이 나온다.

처리한 업무의 양과 질에 따라 바로 정기가 분배되고 업무가 없는 분야의 신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여기의 체계에서도 결국 빈익빈 부익부가 안 생길 수 없다.

체계가 요구하는 능력은 다를 지어도 개인차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처리하는 일이 없으니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고 용족들이 관리하는 중간계에 가끔 침입하는 하급 마족토벌이라도 하려는 분위기가 왜 생겼는지 알겠다.

이미 영겁에 이르도록 가다듬은 체계라서 모든 업무는 순간에 처리되고 신도의 요청에 응한 대가인 정기와 신력이 신계로 유입되어 전체적으로 활기가 넘친다.

그리고 최상급 상급으로도 처리가 안 되고 남은 안건들이 원탁의 최고위 신들의 앞에 놓인다.

그제야 원탁 회의실에 긴장감이 높아진다.

중급신이하들이 단체로 올린 청원과 중간계에서 올라 온 국가단위의 안건들이다.

이것이 바로 진짜다.

그리고 저절로 눈을 감아야하는 사태가 눈앞에서 벌어진다.

“그럼 중급이하 남신들이 올린 남신들의 상급신 할당제에 대한 안건은 거부되었습니다. 이유는 성에 의한 차별은 불평등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여신이 소수였을 때 여신들의 할당제는 통과시켰지 않소? 그런데 왜 지금은 불평등이고 차별이요? 남신들의 권리도 보장하시오-!”

지식의 신과 남신들이 핏대가 올릴 정도로 소리치는 것이 들리지만 신계 만능의 의결방안이

진행된다.

과거 상식이 안 통해 나를 그렇게 골탕 먹이던 ‘다수결’이다.

“다수결에 의해 부결되었음을 통보합니다.”

“말도 안 돼-! 이건 다수의 횡포요.”

“원칙에도 안 맞는 안건을 당연히 통과시킬 수 없지요-!”

“그럼 과거 당신이 주장하던 약자에 대한 배려는 뭐요? 왜 남신이 약자가 되었는데 원칙타령이오?”

회의장이 단숨에 아수라장이 되고 고성이 오고간다.

‘다수결이라? 9할이 여신들이고 통과되면 자기 자리가 날아가니 남신할당제는 거부가 당연하지. 지금 신계가 과거처럼 확장되던 시기도 아니고 안정되어 자리가 제한되니 말이야. 불평등한 차별적인 할당 권리를 먼저 보장한 남신들이 병신들이지. 설마 상황이 바뀌면 여신들이 그것을 반대로 배려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가? 원칙을 내세워 지금처럼 거부하면 끝이잖아? 있는 자의 아량도 정도껏이지 이 정도면 거의 정신병 수준이다.’

지식의 신이 얼굴이 시뻘게져 뭐라고 하지만 눈은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는지 냉정하다.

‘저거 연기다.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승인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대로 넘기면 남신들의 지지를 잃고 자신의 원탁 최고위신의 자리도 위험하기에 하는 연기다. ‘

여주신들도 입장을 아는지 심드렁하게 받아치고 있다.

진심이 아닌 상대와 진심으로 싸우는 것만큼 바보짓도 없다.

나의 전쟁신의 자리는 위험하지 않으냐고?

마신성이나 인증전 중인 세계가 아니면 모를까 주신성이면 전쟁은 거의 없다.

국가단위의 전쟁신의 일은 당연히 없고 정기의 대가도 거의 없으니 노리는 신도 적다.

오죽하면 기본이 최상급 상급인 주신의 직계인 기생오라비가 최상급신 중급이었겠는가?

‘원하는 놈이 있으면 당장 던져주고 이 웃기는 신계를 뜨고 싶다. 아니, 이제 여주신들과 계약 때문에 그것도 안 되는군. ‘

내가 나서면 이 흐름은 바꿀 수 있지만 이 난장판에 몸을 푹 담가야 한다.

아무런 대가도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남신들의 권리를 요청하는 안건은 줄을 잇고 올라오고 그때마다 희극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난 못보고 못 들었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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