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4화
5권
“신들은 ‘극선’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번에 반신들이 상위신에게 덤빈 행위라 차원의 주신은 카르마 하락이 없으니 단숨에 모두 죽일 텐데 이걸 어쩐다.”
“한 집단의 수장이라는 것이 이럴 때 정말 귀찮아.”
“어떻게든 ‘중립’인 반신들에게 회수한 신력을 여신들에게 되돌려야 해.”
“차원의 주신에게 대신 줄 것이 없잖아?”
“어떻게든 찾아보자고.”
한없이 험악한 여주신들의 말과 일부 반신들의 비명과 함께 신계의 휴가는 끝나간다.
원탁회의장이 다시 빛을 발하며 신계가 다시 신력과 주신의 권능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여주신들이 혀를 차며 이제 절반은 시체인 ‘선’을 유지한 반신들을 중간계로 되돌린다.
‘선’인 그들이라도 ‘극선’이 아닌 이상 신계에 신력을 오염시키기에 장기간 대기시키면 안 된다.
물론 처소에서 꼼작이라도 하면 명령 불복종으로 당장 죽이겠다는 협박은 덤이다.
최상급 여신들이 엎드린 채 눈치를 보다 여주신들의 험악한 눈빛에 흐트러진 모습을 황급히 정돈하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다시 자신들의 자리로 향한다.
남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의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최상급 신 중 대표들의 자리로 말이다.
그리고 앞의 최상급 신들의 상위 서열의 자리가 하나 둘 채워지고 모두 자리에 앉아있는 여주신들에게 극도의 존경의 예를 표한다.
최상급 신들 중 남신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여신들을 주관하는 그녀들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들의 예를 당연하게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는 여주신들이다.
휴가가 끝나고 첫 정식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직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하위서열의 신세대의 최상급 여신들이 그제야 들어오면서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고참 최상급 여신들의 대표들이 황급히 눈치를 주면서 말리지만 잠깐뿐이다.
긴 휴가 끝에 오래만의 반가운 만남이고 방금 전의 무서운 모습을 보지 못한 그들에게 상위자에 대한 위기감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더구나 수는 신세대들의 여신들이 더 많으니 분위기 장악도 힘들다.
마신과의 전쟁도 남신들의 일이고 신력만 증가하고 유지하면 되는 그들에게 지금 분위기를 파악할 능력도 없다.
다만 최상급 여신들의 대표들만 쩔쩔 매며 식은땀을 흘릴 뿐이다.
그러니 여주신들의 눈이 점점 험악해지고 있는 것이다.
‘저 철없는 것들을 어쩐다.’
‘아무래도 이번 일이 끝나면 고난과 위기라는 것을 맛보게 하는 것이 좋겠지.’
‘아니, 차원의 주신에게 기본 전투훈련이라도 받게 하던가.’
‘거절할 걸. 저번에 왜 여기 여신을 전투에 참가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저런 정신 상태와 전투 능력이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하던데.’
‘으득-! 저것들을 가만 놔두나 봐라.’
‘오는군. 태초의 투신들과 지식의 신이 말이야. 투기가 엄청난데.’
‘썩을 것들이 이제는 대신족은 없어 여유가 있단 말이지.’
‘마신과의 전쟁도 소강상태니 말이야.
정말 한판 해야 할지 모르겠군,’
지식의 신이 신세대의 최상급여신들에게 가벼운 인사와 답변을 하며 오는 것이 보인다.
“안녕들 하세요. 오늘은 특히 아름다우시군요. 바뀐 머리가 정말 어울립니다.”
“어머-! 역시 지식의 신님은 눈이 좋으세요. 우리 남편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하하. 아마 부끄러워 말을 못하고 있을 뿐이겠죠. 오늘 아마 이야기 할 것입니다.”
한숨이 나오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최고위 신의 신위전을 위해 어느 정도 인기관리는 해야 한다.
외부에서 보았을 때 아무 이상이 없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그리고 원탁에 와서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가볍게 고개를 숙여 반응이 필요가 없다는 인사를 하고 여주신들도 같은 방식으로 응대한다.
어느새 태초의 투신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침묵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여기저기 흩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혹시 있을 마신의 침입을 막는 원탁회의장의 보호망이며 여주신들의 포위망이다.
최상급 하급여신들로는 모를 숨겨진 투기와 신력이 팽팽하게 여주신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의 투기와 신력이 전쟁을 치르며 발전했지만 역시 여주신들의 주신의 권능과 신력이 압도하고 있다.
더구나 그녀들은 과거 주신으로서 수없이 주신들을 죽여 ‘주신살’까지 갖추고 있다.
신력 200억의 주신과 태초의 투신들이라 할지라도 공멸을 피할 수 없고 남은 것은 폐허가 된 신계와 그녀들 일부일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여주신으로서 신계를 발전시키는 권능은 자신들로는 대체가 불가능하고 꼭 필요하기에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신계의 영겁의 세월동안 벌인 대립구도다.
서로 이렇게 경쟁하며 신계를 발전시켜 왔다.
그래서 신력을 증가시켜 보급을 받는 대신에 여신의 우선권과 전쟁까지 전담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인기관리를 위해 여신들을 극도로 챙기는 도련님 덕분이 크기도 하지만 지금은 주신께서 직접 수련을 시키고 있으니 상관없다.
현재 차원의 주신은 완전한 전신이며 마도사이기에 더 이상 전쟁의 약점은 없다.
대신족과 마신족의 위협이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대신족은 없고 마족도 마신의 승급으로 안정되었다.
이제 남신의 힘을 모아, 여신에게 기울어진 우선권을 돌려받을 때가 온 것이다.
더구나 전쟁과 엘프의 신인 차원의 주신도 여기 여신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히 남신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편을 들것이다.
그럼 여주신들을 이길 수는 없으나 우세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에 여신들의 종속신들이 아주 기분 좋은 대형 사고를 쳐주었다.
‘대신족의 주신과 거의 혼자 싸워 이긴 차원의 주신에게 중간계에 독자적인 하위신계를 세우겠다고 요구하다니 정말 미친 것들이다. 공들여 정보조작을 한 보람이 있어.’
분명 차원의 주신의 성격상 남김없이 직접 죽일 것이고 반신들이 사라지면 최소한 최상급 상급여신 102명이 상급 신으로 떨어진다.
그럼 빈자리에 전쟁에서 공을 세운 남신들을 올리면 된다.
그 정도 남신들의 세력이면 얼마든지 이 원탁회의를 과거와 다르게 조정할 수 있다.
드디어 다른 신계에게서 웃기는 신계라는 비웃음을 벗어나는 것이다.
지식의 신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어리고 그것을 보는 여주신들이 이를 갈았다.
‘너의 짓이냐? 지식의 신이여?’
‘무슨 말씀이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반신들이 차원의 주신에게 하위신계 설립요구를 올리도록 조작한 것이 너냐는 말이다?’
‘설마요? 여신들의 하위 신에게 남신인 저의 말이 통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여주신들의 추궁에 예의바른 의사를 전하는 지식의 신의 말에 더욱 치를 떨었다.
분명히 저 지식의 신의 수작이 포함되었을 텐데 증거가 없다.
그런 그녀들의 표정을 보며 이제 만면에 미소를 지르며 말을 잇는다.
‘다만 정보의 통제는 약간 했습니다. 신계의 가장 큰 변수를 대신족의 전쟁이전에 소문이 나서는 안 되어서 말입니다. 마력 10억과 신력 10억의 예비주신으로만 공식적으로 등재한 상태입니다. 여신들은 전쟁에 대해 모르니 주신님과의 비무에도 힘의 판단을 잘 못하더군요. 신력 200억의 주신님에게 부상을 입혔는데도 예비주신이라는 말에 의문을 표하는 여신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무척 수월했습니다. 그런데 그 정보를 보고서 차원의 주신을 업신여겨 반신들이 이런 무례를 범하다니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감히 반신들이 하위신계를 설립하겠다고 중간계를 통괄하는 주신에게 요구하다니 말입니다. 모두 죽여서 신력을 회수해야 하는 긴급사항입니다.’
‘역시 너의 짓 이었구나! 우리가 이대로 당할 줄 아느냐-?’
우둑-! 둑-! 둑-!
최고위 여신들의 신력의 날개가 펴지려고 한다.
여주신들의 표정에서 완전히 표정이 사라지고 태초의 투신들도 어느 새인가 무기를 소환해서 손에 쥐고 있다.
그런데도 신력의 유동은 없고 투기만 당사자들에게만 쏘아간다.
벌써 이런 짓을 한지가 영겁의 세월이기에 상급신 정도로는 눈치도 못 챈다.
단지 최상급 신들만이 긴장하며 신력을 지원할 준비를 할 뿐이다.
여주신의 위협에도 지식의 신의 여유로운 표정을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미 이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차피 자신들은 주신이 아니다.
‘주신살’의 힘이 통하지 않는 이상 최소한 버티기는 가능하고 주신이 참전하면 그걸로 비슷하다.
더구나 반신들의 반란에 관련된 이상 태초의 여신들은 모르지만 신세대 여신들이 여주신들에게 신력을 지원할리 없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여신들의 분열의 기회인 것이다.
그랑조아의 ‘무한복원’의 권능이 여주신들에게 없는 이상 대등할 수 있다.
차원의 주신만 남신 편에 가세하면 드디어 압도를 할 수 있다.
오랜 기간의 공작이 열매를 맺은 순간이기에 책사로서의 감정이 고양되고 있다.
‘반신들의 문제는 어차피 터지기 직전이었으니 그의 손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게 하고 신력을 그에게 주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는 본신의 신력만을 수련하는 수련자인 이상 적당한 협상을 한다면 다시 신계에 돌려줄 것입니다. 창조신이 되실 주신께서는 전쟁에서 소멸을 각오하고 싸운 남신들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실 의향과 능력이 있으십니다. 허나 여주신들께서 과연 신력의 대가를 지불하실 수 있으신지요? 아니면 차원의 주신에게 정당하게 얻은 신력을 힘으로 빼앗으실 것인지? ‘극선’인 빛의 신이 그러면 ‘선’이 되실 것인데 말입니다. 그럼 곤란하시지 않나요?’
결정타다.
여신들의 빛의 날개가 펴지려다 멈추는 것을 보고 그동안의 심려와 울화가 날아갈 듯 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여신전용인지 뭔지에 출입을 제한을 당할 때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혈압이 치솟았다.
게다가 모두 자신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나 둘 늘리는 것을 용납한 것이다.
딸을 둘이나 가져 그 귀여운 아이들이 혜택을 보고는 있지만 그랑조아에게 야수의 신이 신위전과 비무에서 져서 원탁의 최고위 남신이 자신밖에 없자 모든 남신들의 비난이 자신에게 쏟아졌다.
야수의 신 자식은 그랑조아에게 진 것이 창피하다고 마침 밀리던 전쟁터로 도망가 버리고 주신과 여주신들 사이에서 양쪽으로 받은 스트레스에 아주 치를 떨었다.
결국 출근길까지 여신전용이 되며 대로로 못 오고 뒷길을 빙빙 돌아, 걸으면서 언젠가는 이것을 모두 갚아, 주리라고 이를 갈던 긴 세월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반신들에게 가벼운 정보조작만으로 얻은 성과다.
아예 지금 쇄기를 박아주어야 한다.
‘크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하위신인 반신들의 신력 박탈로 비어진 최상급신의 자리에 남신들이 자리 잡으면 됩니다. 이제 전쟁을 주관하던 남신들도 쉴 때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대신족도 없고 마계만 주의하면 됩니다. 누구보다도 위대한 주신님과 차원의 주신이 있는 한 마계는 문제가 안 됩니다. 용병대가야 창조신이 되시면 얼마든지 지불이 가능하죠. 여주신님들의 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기는커녕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최고위 신을 그렇게 오래했지만 있는 것이라고 개인신전과 월급을 모은 약간의 재산뿐이다.
그나마 부하 여신들 관리에 다 나간다.
부정과 부패도 전혀 없기에 존경스런 부분이다.
하지만 자신은 여신들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남신들을 이끌고 버티어 오던 상황이다.
남신들의 원탁의 정족수가 지금의 2배가 되면 쓴 맛을 보여줄 것이다.
‘철없는 신세대 여신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식은 죽 먹기다.
무엇보다 그동안 너구리 주신이라든가 사기꾼 주신이라든가 라고 비웃음 당하던 주신님이 아니시다.
여주신이나 다른 신계에 고개 숙여 협조할 때마다 짜증이 몰아쳤지만 지금은 아니다.
창조신이 되실 주신이시기에 하는 일마다 협조가 들어오고 일하는 맛이 나고 있다.
창조신이 되실 주신이라는 말 한마디에 지금 여주신들도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윗사람이 잘 나가야 아랫사람도 산다.
정말 차원의 주신을 신계의 최고위신으로 밀어붙이기 정말 잘한 것이다.
그가 와서 창조신의 자격도 얻고 대신족과 인증전도 무사히 치러 냈다.
‘이제 이 여신전용의 웃기는 신계만 잘 조정하여 발전시키면 완벽하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서 영광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여주신의 완전히 굳은 얼굴을 보며 정말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은 기분이다.
익숙한 신력이 다가오는 것이 느낀다.
이 상황을 만들어준 정말 고마운 차원의 주신이다.
오르지 않는 신력으로 괴로워하는 자신들의 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신력을 증가시켜 주고 업무협조만 받았다.
차원의 주신이지만 사심 없이 전쟁의 최고위신으로만 임무를 수행한다.
본래는 엄청난 주신의 용병대가를 지불해야 하는데 말이다.
권력이나 물욕, 여신에 대한 욕심도 없고 투쟁과 자기수련에만 집중하는 전신이기에 더욱 호감이 간다.
책사이며 투신으로서 이 정도로 친근감이 가는 존재도 드물다.
믿을 수 있는 전우이며 가장 큰 전력인 것이다.
이제 입이 찢어질 것 같은 웃음을 지으며 주신전의 출입구를 바라보며 인사를 반갑게 건넨다.
여주신도 그런 지식의 신의 모습에 혀를 차지만 자신들도 반갑게 인사를 해야 한다.
계약도 있고 지금 그의 성질을 건들면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신력 50억의 중급주신이 되어 단독으로는 이길 수도 없다.
개인적으로 밀리는 힘과 끝장난 현재 상황이 더욱 숙이고 들어가야 할 상황이지만 일단 그에게는 감정도 없다.
오히려 ‘헌신서약’의 대가로 좋은 별을 받기위해서 적극 협조해야할 상황이다.
“어서 오게-! 잘 쉬었나? 전쟁의 신? 컥-?”
“어서 와요. 연락이 잘 안 되서 걱정? 아?”
“잘 쉬었나보네. 신력이 아주 좋아. 뭐야-!”
지신의 신과 여주신들이 경악성을 지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주신전의 원탁회의장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차원의 주신의 모습에 넋이 나갈 정도로 놀란 것이다.
전신에 빛이 쌓여 서서히 걸어오는 그의 모습이 가려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13쌍의 마력의 날개는 이미 알고 있어 그렇다 치고 머리 위에 떠 있는 11겹의 빛나는 원은 분명 주신의 전력신력개방상태다.
그것에 신체의 모든 신력이 꿈틀거리며 활성화되고 강화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저 상태를 유지하는데 어느 정도의 신력이 소모되는지 아는 자신들이기에 더욱 놀란 것이다.
그것을 아무런 힘든 기색 없이 유지하고 있다.
태초의 투신들이 바짝 긴장하고 신기를 꽉 쥔 손에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순수한 투기와 강대한 신력이 자신과 격이 다른 존재라는 것을 강제로 인지시키는 것 같았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의 투기가 전해오는데 맞받아칠 엄두가 안 난다.
아니, 받아치는 순간 갈가리 찢어놓겠다는 의지도 느껴진다.
“안녕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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