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6화
5권
이번에야 말로 위기는 없다.
상대는 기껏해야 중간계의 10써클의 절대자 수십 명이다.
압도적인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1,000명이 넘는 10써클들을 확보했다.
그들을 모두 중간계에 풀어 명분을 대고 절대자들을 사냥할 것이다.
덤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직접 가서 죽인다.
대부분 반신들이라 신들의 반발도 예상되지만 계속 죽여 경지를 7써클까지 낮추어야 한다.
그래야지 다른 환란을 막는다.
어떤 경우라도 중간계에 자체 신계의 구성을 용납할 수 없다.
그 결론은 나의 전쟁의 신의 신력 확보를 한 경우를 보면 알듯이 중간계에 현신한 신들의 급격한 세력 확장과 이 신계의 충돌이다.
눈앞에서 보이는 신들의 기적이 성녀를 통해 보이는 기적보다 매력적인 것이다.
더구나 1할의 힘의 제약도 없다.
급격히 강해지는 그들과 약해지는 신계의 갈등이 촉발되면 마신성의 예를 보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는 늦다.
“너희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신력이 아우성치는 중에 보석에 나온 여마신들이 마기를 피어 올리며 버티고 있다.
그 수는 250명이다.
마신성의 전투가 처절하기는 했던 모양이다.
상급마신이면 후방인데 이정도 인원이 소멸되었다니 말이다.
그녀들은 마신족답게 천옷 보다는 대부분 금속갑옷을 입고 있고 검정색의 눈빛 역시 서늘한 금속 빛을 띠고 있다.
마신족답게 결코 순순히 굴복할 생각은 없는 것이다.
“우리들은 마신족이며 마신왕을 따른다. 빛의 주신 따위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럼 내가 어떻게 나오리라는 것도 알고 있겠지?”
“지더라도 우린 마신족이다. 어떤 제어가 있더라도 신족의 의지에 자의로 복종하는 법은 없다.”
“그럼 바로 보석 안으로 돌아가도록.”
“뭣?”
“너희들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서 말이다. 훗-!”
가볍게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에 마신족들이 흠칫하며 놀라 당황하며 얼굴이 빨개지는 인원이 있다.
정말 이 놈의 얼굴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말이다.
이런 여유 있는 협상이 가능한 이유는 하나다.
설마 내가 그 동안 여유가 없어 당했는데 필요한 인원만큼만 확보할 리가 없다.
솔직히 지금 최상급 하급인 여신들만으로도 충분하다.
중간계에서 신이나 마신이 1할의 힘만 발휘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을지라도 나의 ‘차원개벽(次元開闢)’과 근원의 일월까지 동원하면 10할 이상의 힘을 발휘하게 할 수 있다.
다만 내가 직접 나서면 신계의 반발이 크다.
어른이 아기 목을 잡고 흔드는 꼴이기 때문이다.
결국 체면 때문에 사기꾼 주신도 어쩌지 못하고 나에게 넘긴 것이다.
그래서 직접 싸우는 것보다 대리전을 통한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 추가 인원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부담이 없는 것이 어차피 그들을 죽이지만 소멸이 아니다.
그러기에 카르마도 통치행위로 인정하여 나에게 부정을 적용할 수 없다.
‘계속 죽어서 7써클 이하로 떨어져도 정신 못 차리면 ‘주신살의 창’에 영구봉인이다. ‘
나의 말에 당황해하는 마신족들이다.
저 창조신의 보석 안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다.
정신체인 그들이 죽을 리도 없고 완전한 무의 공간에 다시 갇힐 것이다.
그것도 언제 나올지 모르는 영구다.
그러나 마신족인 그들이 그런 협박에 응할 리는 없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어린애처럼 감정싸움으로 유리한 협상을 포기할 때는 지났다.
“마신왕은 대신족과의 용병계약의 대가로 너희들의 모든 권리는 나에게 넘겨왔다. 그리고 나는 11써클에 도달한 흑마도사로서 완전종속 계약을 제안한다. 조건은 신족과 같다. 신족과 같은 수준의 지원도 확실히 해준다. 공을 세우면 다시 자유롭게 해주겠다.”
“…….”
여마신들이 침묵에 들어간다.
그녀들이 나의 얼굴과 신족들이 최상급 신이 되어 엎드려 명령을 기다리는 것을 보며 갈등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입은 장비와 옷에 굉장히 망설이고 있다.
상급 여마신으로는 꿈도 못 꿀 대마신급의 장비들이다.
정령계도 가기는 싫고 저 안에서 영구히 대기할 수는 없다.
종속계약을 하면 최상급마신이 될 수 있고 자유의 기회도 있다.
더구나 11써클의 마도신인 지금의 나는 마력 쪽이라면 거의 대마신과 동격이다.
대신족의 최고위 주신과 싸워 살아남은 지금 그것을 부정할 존재는 없다.
종속이 된다 해도 부끄러울 것은 전혀 없다.
물론 저 여마신들이 그 정도 지원으로도 완전 종속을 납득할리 없다.
그러나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없고 협상은 낙관적이다.
무엇보다 나의 얼굴만 바라보고 얼굴만 붉히는 여마신들이 태반이다.
높은 정신체의 외모와 매력은 속성구분 없이 영향을 미친다.
아름다움은 종족의 공통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의 나는 30억의 신력을 가진 순수한 정신체 상태다.
그것을 겨우 마력 몇 천만의 여마신들이 감당할리 없다.
결국 모든 여마신들이 나의 얼굴만 멍하니 쳐다보다 결국 결정을 내렸다.
“고귀하고 위대한 흑마도사와의 종속계약을 받아들인다. 조건은 신족들과 같은 지원과 공을 세울시 자유마신으로 풀어줄 것이다.”
“승인하다. 전과를 기대한다.”
11개의 마력의 원이 그녀들의 정신체에 나의 계약을 새겨간다.
종속된 그녀들의 심상이 나에게 흘러들어온다.
'뭐냐? 이 분홍빛 상상은? 허-! 품에 안겨있는 것은 나냐? '
이 여마신들이 힘의 증가나 장비보다 나의 귀여운 외모에 매혹당한 상태다.
어째 이 자존심 강한 마신족들이 순순히 종속계약을 한다했다.
이거 정말 무슨 수를 내야 하겠다.
완전히 얼굴로 여자를 후리는 기둥서방이 된 느낌이다.
어쨌든 완전 종속계약을 했으니 지원을 해준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니 너 역시 그러하리라.”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신족과 같은 주문을 말하며 그들을 9쌍의 암흑의 날개를 가진 최상급 하급마신으로 이끈다.
허름한 옷과 갑옷을 모두 데몬 아다만티움의 재질로 대마신정도의 장비로 바꾸었다.
마력의 보충은 나의 무한의 정기를 기반으로 대수림의 마기를 끌어 모아, 충당했다.
그런데 아까 신족들과는 비슷하지만 반응이 너무나 화끈하다.
“꺄아아아아악-!”
“아윽-! 무슨 정기가 이리 강해-!”
“이건 대마신님 이상의 마기?”
마기가 보충되는 순간부터 모두 비명과 같은 비음을 지르며 난리가 났다.
‘아차-! 나의 정순된 정기와 마기는 정신체들에게는 극도의 쾌락을 주지. 더구나 지금 나는 11써클이다.’
무려 색의 화신인 써큐버스 퀸조차 정신을 못 차리게 하는 정기와 마기다.
그것이 대마신이 준 일부의 정기로 11써클의 초입에 들면서 다시 강화되었다.
그것을 그녀들의 경지를 올리고 부족해진 마력을 보충하기 위해 거의 10배 이상의 나의 정기와 마력을 쏟아, 부었으니 이 난리가 난 것이다.
더구나 나에게 호감이 강해진 상태라서 상황이 더해졌다.
나에게 감히 가까이 오지는 못하고 250명의 여마신들이 결코 자신들의 손상을 줄 수 없는 갑옷을 벗으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황급히 마기의 유입을 추가로 투입하여 끝내자 제정신을 유지하는 여마신들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 무사히 3억의 마력을 가진 9쌍의 날개를 가졌다는 것뿐이다.
순간에 벌어진 난장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게 신앙과 같은 절대복종을 맹세한 여신들도 침만 삼킬 뿐 가만히 있다.
하긴 나조차 놀랄 지경이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알현실에 가늘게 떠는 목소리가 울린다.
“서…… 서큐버스 퀸을 실신시킨 색신이라더니…….”
“…….”
정신을 거의 잃은 여마신들이 흐릿하게 말하는 소리에 이마에 핏대가 올라갈 지경이다.
‘누가 색신이냐?
이건 극도로 정화한 마기가 정신체에 흡수되는 과정에 주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나는 손가락 까닥 하나 안 대었다.
그리고 이 어린 외모로 색신이 가당키도 하나?
저 놈의 소문은 도대체 어디까지 간 거야-!
창조신부터 저 먼 마신성까지 안 퍼진데 곳이 없다.
이걸 어떻게 바꾸지?
나는 근원의 수행자란 말이다. '
역대 근원학파의 종주 중에 이런 소문이 난 것은 나밖에 없다.
주신이 되어도 악소문이 쫓아다니더니 이제는 창조신까지 계약대가로 여성만 챙겨준다.
이러다가는 용병대가로 모두 여성만 준다고 할 것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당연히 나의 어린 시절의 방종과 같은 호기심과 욕망 때문이다.
‘휴우-! 어릴 때 여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큐버스를 소환하는 것이 아니었어.”
아무리 한탄을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더구나 갈수록 상황만 꼬여간다.
이제 나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색신이 맞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멀리 날렸다.
인정하면 정말 끝도 없이 말려들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뭐, 일단 일은 잘되고 있다.
남은 것은 정령소 대기소에서조차 사고를 친 죄인 여신들과 여마신만 깔끔하게 정리하면 된다.
‘최상급 하급여신이 505명, 최상급 하급여마신이 250명이면 내가 지원하면 중간계의 절대자들을 압도할 전력으로 충분하다.
절대자급 102명과 나머지 수인 153명을 어쩐다?’
허공에 나를 공격하는 자세로 고정된 허름한 여절대자들과 골칫덩어리 수인 여신과 여마신들을 과연 활용할지 고민이 시작된다.
효과는 확실하지만 관리에 머리 아플 것 같다.
하지만 투입을 안 하면 내가 직접 나서야 될 것 같다.
그럼 신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막말로 어른이 자기 자식을 때리는 꼴이니 말이다.
그런 심각한 고민을 하는 나의 모습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이며 그것을 보고 모두 얼굴을 붉히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은 나중 일이다.
결국 활용 결정을 내렸다.
과거처럼 완전히 준비를 하지 않고 요행수를 바라고 덤비는 것은 전의 대신족의 최고위와 싸운 것으로 끝낸다.
덕분에 이런 아이 몰골이다.
나도 이제 철들 때가 되었다.
딱-! 꽈꽝-!
창조신의 보석에서 풀려나오자마자 막대한 질량이 알현실의 바닥을 친다.
눈앞에 들어난 모습들에 어이가 없어 한탄이 나온다.
‘신력제어의 구속구들? 덤으로 중력증가제어까지?’
정신제어까지 다중 중첩되었는데 거기다 신체를 완전 구속하는 장비까지 완비된 상태다.
얼굴에는 신언영창을 막기 위해 입에는 금속 구속구가 물려있고 눈에는 권능의 발현을 막기 위해 눈가리개까지 완전히 막혀있다.
기본적인 속옷 외에는 의복이나 장비도 없고 전신이 신력제어의 권능을 가진 쇠사슬이 전신을 휘감고 있다.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신이든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마신이든 공평하게 구속해서 거기다 꼼짝도 하지 못할 정도의 중력제어까지 걸려있다.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중력에 짓눌려 바닥에 깔려 꿈틀거리는 상태다.
아다만티움의 바닥이 아니면 당장 밑으로 꺼질 지경의 압력이다.
숨쉬기도 힘들 압력 일 텐데 그 속에서도 쇠사슬을 흔들며 저항하고 있다.
그리고 전신에 그려진 6개의 문신이 신력과 마력으로 그들을 제어하고 있다.
그 가혹한 제어 속에서도 처절하고 증오가 넘치는 신음과 마력과 신력이 넘친다.
6쌍의 빛의 날개와 암흑의 날개가 제어를 지금이라도 부술 듯 펄럭인다.
“우욱! 욱!”
그런 그들의 모습에 신족과 마신족이 경악성을 질렀다.
“제 6층의 신력제어? 구제불능판정의 중범죄자들?”
“저 분은? 분명 소멸을 확인하였는데 존재한단 말인가? "
그녀들의 말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맺힌다.
이번 용병의 대가는 확실하였다.
느껴지는 흉악한 신력과 마력에 정말 흡족한 것이다.
저들이 보이는 신족과 마신족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생명을 죽여 쌓은 살기와 투기가 진정 만족스럽다.
‘정말 용도에 맞는 자들이로군. 종족의 구분없이 완전히 투신화한 강자들이다. 역시 신족과 마신족 중에서 저런 자들이 없을 리 없지. 창조신께서 잘 골라 주셨어. 나중에 인사라도 가야겠군.’
굶주린 흉포한 맹수를 보는 것 같은 감각이 몸에 묻어났다.
나의 정말 만족스러워하는 귀여운 미소에 여신과 여마신들이 몸을 떤다.
자신을 보며 정말 저들을 거둘 것 인지 묻는 것 같은 시선들을 보인다.
내가 용병시절 죽인 자들과 싸운 자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하지만 그 살의와 투쟁의 의욕은 높이 산다.
“자리를 치우고 그들의 자리를 만들라.”
완전 상위신인 나의 말에 따라 그녀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순식간에 알현실의 좌우에 인파가 갈려져 부복한 가운데 구속구에 묶인 수인들만 남는다.
“육체 정신봉인 완전해제. 정기 보충.”
신력과 마력은 봉인상태여서 그런지 충분하다.
다시 보니 나름대로 최상급신중 최고위급이상들이다.
다만 죄수가 되면서 상급신으로 신격이 격하되고 정기가 고갈상태인 것뿐이다.
그 정기의 고갈만 보충하니 신력 구속구를 자신들의 힘으로 풀어 헤치고 일어선다.
신력이 해방되자 극도의 중력 따위는 무시하고 자신들의 몸을 복구한다.
‘진정 강하고 광폭한 자들이다.’
웃음을 참지 못한 얼굴로 황좌에 앉아, 그들을 쳐다본다.
그들이 그런 나의 얼굴을 보니 잠시 멈칫하더니 투기와 살기를 피어오르며 말한다.
“귀여운 꼬마야. 풀어주었으니 이번에는 봐준다.”
“우리 마계로 가는 문을 열어라-! 드디어 복수의 시간이다.”
“창조신에게 넘겨받았다고 소유물 취급했다면 넌 죽었다.”
욕설과 살기가 뒤범벅된 말이 넘어온다.
이들에게는 나의 외모가 별 소용이 없나보다.
‘천만 다행이다. 인큐버스 킹도 아니고 신과 마신을 유혹하는 외모라니 웃기지도 않았다. ‘
더구나 이 익숙한 전장의 향기라니 참을 수 없을 정도다.
“훗훗-! 후하하하핫-!”
13쌍의 날개가 한껏 펴진다.
마치 실제의 날개인 것처럼 유형화된 빛의 날개가 주변을 덮고 그들에게 나의 존재감을 알린다.
‘과거에 최상급 신 이상이었겠지만 어차피 지금은 상급신이다.
중급 주신인 나에게는 결코 상대가 안 된다. ‘
그러나 그들도 나의 신력에 반응하여 신력 구속구를 들어올린다.
단 하나도 압도적인 신력에 굴복하는 자들은 없다.
“나를 압박하는 자는 죽인다.”
“죽여-!”
신력의 구속구가 흉기가 되어 나에게 쏟아진다.
‘하기 저것도 잘 쓰면 훌륭한 무기지.’
기본적으로 신력을 제어하는 권능과 질량만으로도 어지간한 신족은 힘을 못 쓴다.
허나 상대 나름이다.
더구나 이곳은 나의 신전이다.
모든 신력과 정기가 나의 의지에 있으며 공간과 시간조차 나의 것이다.
하늘을 가두어 현상을 바꾸는 권능이 여기서는 숨 쉬는 것보다 쉽다.
“차원천라(次元天羅). 조건은 모든 이동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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