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13화 (24/2,000)

제 113화

5권

“마도신다운 변환능력이지만 칭호를 가진 상위의 절대자에게까지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니야. 그리고 나는 휴가 중이라 살생도 못해. 상대를 압도하다 같이 소멸 하려 하다니 너무 방심을 한 건가? 마지막에는 말도 많더군. 바로 끝장을 냈으면 당하지 않았을 텐데?”

“하아-!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추한 전투를 보여드렸군요.”

차원의 주신의 음성이 가늘게 울린다.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역시 거대 창의 균열 속에서다.

‘과연 칭호를 가진 절대자답게 잘 살아, 남았다.’

피식거리며 창조신이 의자에서 길게 기지개를 펴며 말한다.

“어릴 때는 다 그러면서 자라는 것이지.

갑자기 경지가 높아져서 건방떨다가 죽을 위기를 겪는 것은 칭호를 가진 절대자는 누구나 겪는 일이야.”

“전 마도신입니다.

이성과 합리에 저의 근원이 있습니다.”

“그래보았자 인간이지. 언덕에 있다가 산위에 오르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덤빈 것이지. 겨우 중급 주신가지고는 이 우주에서는 그에게 벌레보다 못해. 만약 나의 ‘진멸(殄滅)’칭호의 ‘적을 어떻게든 죽여 없앤다.’의 권능지원이 없었다면 자네는 소멸했어.

그리고 마신왕에게 말소를 당했겠지. 후배이고 휴가 중이라 봐준 거야. 절대자의 칭호를 보여줄 것이면 다음부터는 마신왕의 불간섭 조항도 집어넣도록 해.”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확실히 말이 많아진 것 같군요. 반성하겠습니다.”

주신살의 창의 틈 사이에서 차원의 주신이 기어나오는 느낌에 고개를 저었다.

거의 신력과 마력이 고갈되어 엉망진창이었다.

그리고 존재의 느낌조차 다소 감소되어 있다.

“그런데 어떻게 나온 것이냐? 공간이동을 할 틈이 없었는데?”

“거신족의 제 육체와 동화를 긴급 해제하고 주신살의 창의 균열에 본체를 집어넣고 그대로 창을 가격하여 대신족의 본체와 행성생체갑옷을 관통시켜 소멸영역 밖으로 날렸습니다.”

“마지막에 제대로 했군.”

“아뇨! 그게 참 부끄러운 꼴이.”

주신살의 창에서 완전히 기어 나온 차원의 주신의 모습에 창조신이 입을 딱 벌렸다.

키는 1미터 40센티 정도로 확 줄어있고 얼굴과 팔다리에 근육도 없다.

온몸에 새겨진 흉터도 사라지고 아기 같은 분홍빛의 피부만 드러났다.

얼굴도 특유의 억센 표정이 사라지고 아직 젖살이 안 빠진 동글란 얼굴이 들어났다.

명확한 이목구비에 신족과 마신족 어디로 보아도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운 얼굴이다.

흑마도사이자 차원의 주신과는 모습이 완전히 다르지만 다만 검은 황금처럼 투기로 빛나는 눈동자만이 그가 본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엄청난 상처를 자랑하던 전사가 변한 절세의 어린 미소년 같은 모습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변신도 아닌 저것은 분명 본체다.’

더구나 날개까지 달려 있고 머리의 11개의 마력의 원이 분명하게 증명한다.

‘흑마력으로 빛의 주신으로 오른 마도신은 이 자밖에 없다.’

“동화과정을 긴급 해제하다가 시간이 없어 육체의 성장과정의 일부를 생략했습니다.”

“풋-!”

“성장과정이 담긴 거신족의 육체가 소멸한 이상 이대로 자연성장을 시켜야할 상황입니다.”

“카카카카카학-! 푸카카학!”

괴상한 웃음을 내며 박장대소를 하는 창조신을 보니 차원의 주신은 이마에 핏줄이 생기려하다가 한숨을 쉬며 말을 했다.

“예. 웃으십시오. 저도 저의 방종에 기가 막힐 뿐이니 말입니다.”

“푸하하학-! 칭호를 가진 절대자가 저 꼴이 되다니! 카하하핳핫!

역사적인 기록 감이다. 카하하하하학-!”

이제 떼굴떼굴 구르며 웃는 창조신을 보고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마력의 원 11개도 이상 없고 신력 25억도 이상 없다. 다만 육체가 미성숙상태로 분리되어 회피력과 내구력이 일부 저하된 것인가? 그나마 다행이군. 전력은 이상 없다. 어차피 나는 마도사니 말이다.’

근접전은 불가능하지만 원거리라면 과거와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

물론 단련과정 부재로 내구력에 문제가 있어 마력의 최대출력의 초과는 무리다.

아마 하는 순간 이 여린 육체는 박살날 것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나쁘지 않군.”

창조신은 웃음을 멈추고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품속에서 하나의 책을 꺼냈다.

“이 기회에 신족측면의 육체도 강화해.

인간의 신체로는 11써클 유저가 한계야.

거신족의 육체로도 완전하게 구현할 수 없지.

완전한 주신인 11써클이 되려면 결국 편법이 아닌 자신의 능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음!”

절로 신음성이 나왔다.

거신족의 육체와 대신족의 육체를 비교해본 결과 역시 대신족이 압도적의 우위이다.

‘대신족의 생체갑옷은 거의 무한대의 신격을 견딘다. 그러나 자신이 만든 거신족의 육체는 역시 11써클 이상은 무리다. ‘

그렇다고 완전한 대신족이 되자니 자신의 개인의사와 모습까지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인간의 육체 강화는 한계에 도달했다. 남은 것은 신족의 육체 강화뿐이다. ‘

13쌍의 날개를 펴서 펄럭거리고 온 몸을 검사했다.

신력이 전 신을 퍼져나가며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자신의 단련된 육체와 마력에 짓눌려 있던 신족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발휘되고 있다.

‘이 능력은 정신생명체로서 회복과 강화다.’

자신의 몸은 차원의 신위를 얻어 완전한 신이 되었으나 마력으로 강화한 육체가 압도적으로 강해 억눌린 상태였는데 마력관련 육체의 성장과정을 생략하자 균형을 찾고 있다.

지금 신력과 마력을 같이 끌어올리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강해질 수 있다.

만약 최고위 주신급의 신력을 가지게 되면 마력의 최대출력에 제한이 없어진다.

“확실히 신력을 올릴 기회이군요.”

“그렇지. 최대 마력은 최고위 주신급인데 신력만 하급 주신이면 언제인가는 균형이 무너질 거야. 적어도 상급까지 올려야해. 이건 내 나름대로 신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적어놓았으니 참고하게.”

창조신이 넘겨준 책을 받아들며 의아한 어조로 말한다.

“또 바라시는 것이 있으십니까?”

아무 대가없는 호의는 없다.

그것이 그가 살아온 세계의 철칙이다.

그 말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받는다.

“잘 크면 나중에 도와주면 되지. 나도 솔직히 거지라서 혼자 살기 힘드니 말이야.”

“창조신이 거지라?”

“칭호를 가진 절대자의 기본이 창조신장이니 말이야. 잘 커서 올라오면 알게 되겠지. 그럼 여기 계약완료의 대가다.”

찬란하게 빛나는 ‘창조신의 보석’이 자신에게 건네진다.

자신의 아공간과 비슷하지만 저것은 하나의 세계이자 주신성의 핵이다.

저기에 별도 들어갈 수 있고 신력에 따라 또 하나의 우주도 들어갈 수 있다.

창조신의 권능과 권위의 상징이다.

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것을 아무렇게 넘겨주는 대범함에 질릴 뿐이다.

“제어를 해놓았으니 마음대로 쓰게. 그럼 다음에 보자고.”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없는 존재끼리는 돕고 사는 거야. 힘내서 어서 크라고.”

창조신까지 가자 손에 쥐어진 보석의 신력의 감각을 확인했다.

수는 거의 정확하겠지만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10써클급 절대자 102명, 상급이하 신과 마신이 908명인가? 이 정도로는 바로 못 쓰겠군.”

건방진 중간계의 절대자들에게 압도적인 공포를 보여주기에 힘이 모자라다.

항상 자기만 이렇게 당하니 억울하고 싸가지 없음에 이가 갈리고 있는데 겨우 우세한 정도로는 공포는커녕 기만 살려줄 수 있다.

“조금 강화하기로 하고. 하아-! 이 꼴로 어떻게 신계로 돌아간다?”

거울을 하나 소환해 본 자신의 몰골에 어이가 없다.

영락없이 어린 시절의 모습이다.

마도제국의 황자에 어울리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미소년이 거기에 있다.

하이엘프 퀸들에게 난도질당해 전사로 태어나기 전의 모습이다.

더구나 13쌍의 빛의 날개까지 찬란히 빛을 발하니 어디의 누가보아도 주신의 아름다운 아이 같은 모습이다.

변환도 못시키는 것이 완전히 성장된 상태가 아닌 지금 성장과정을 변형시키면 악영향이 심각하게 온다.

한마디로 본체의 힘의 성장이 저하된다.

자신이 폴리모프를 하던 ‘허위인증’을 하던 본체는 이 모습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면 힘에 심각한 불균형이 온다.

결국 이 모습으로 자연성장을 시켜야 한다.

‘그런데 신족의 성장이 얼마가 걸리던가? 1억년이 한세대였지? ‘

하도 어이없어 한숨을 쉬자 너무나 아름다운 주신의 미소년이 가볍게 크게 숨을 쉰다.

그 모습에 인상을 찡그리자 웅얼거리는 듯 몽환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자신이 보아도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귀여움에 아름다움이다.

전장을 지배하는 근원의 흑마도사의 모습이 아니다.

‘이게 뭐냐? 도대체.’

거울을 붙잡고 한참을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고민하는 차원의 주신이다.

그런데 그 모습도 마신족조차 넋을 잃고 쳐다볼 정도로 아름답다는 것을 모른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뭐, 답이 없다. 그냥 돌아가자.’

그게 결론이다.

어차피 죄 지은 것도 아니고 보기 나쁜 몰골도 아니니 결국 이대로 복귀하기로 했다.

신계로 가는 차원의 문을 열고 신계의 정문까지의 생각이었다.

“꼬마야. 여기는 여신전용인데? 아니, 상관없겠다. 어디 사니? 누나가 맛있는 것 사줄까? 잠깐 안아, 봐도 되니?”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