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0화
5권
마신왕의 불신의 눈에 상처를 받은 창조신이 삐진 얼굴을 한다.
그 순간 차원의 주신의 마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역시 남자의 낭만이 무엇인지 아는군. 정말 크고 아름답군.”
“뭐야-! 저거-!”
마신성의 대지에 내려온 흑마도사는 이를 뿌득 갈면서 마력을 점검한다.
11개의 마력의 원은 이상이 없다.
정기도 만전이고 신력도 양호하다.
무엇보다 대신족의 주신은 모든 정보를 확인했다.
마도사가 2번째의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면 자격문제다.
다만 이번 계약상대를 생각하니 기분이 나쁠 뿐이다.
“정말 내 카르마가 '극선(極善)'인 것 맞아? 기껏 11서클이 되어서 자신감 있게 처음 용병을 개시한 곳이 능력이 추측불가인 창조신 괴물이 있는 곳이야? 왜 이리 불행해? 게다가 칭호가 ‘진멸(殄滅)’이면 몽땅 무찔러 죽여 없애 버린다는 뜻이잖아? 창조신이면서 그런 칭호를 그에게 받았으면 얼마나 죽여 없앤 거야? 그럼 칭호를 가동하여 싸우면 어떻게 될까? 관두자. 그냥 원하는 머리수는 맞으니 가볍게 정리하자고.”
자꾸 불만스런 혼잣말이 나오니 상념을 무시하고 열심히 전투준비를 한다.
11써클이 되어서 변한 것은 아직 거의 없다.
단지 주문의 소모마력의 효율이 개선되어 사용 가용한 주문 수가 10. 5써클의 2배로 늘어났을 뿐이다.
9서클의 일시에 사용가능 주문은 80개에서 160개이다.
‘클레쉬 플래닛’의 거대 행성 160개를 동시 운용가능하다.
이것은 ‘써클 오브 스텔라 시스템(Circle of Stellar system)’이라고 이름도 붙였다.
내 앞에서 대군을 자랑하는 놈들에게 쓴맛을 보여 줄 것이다.
10서클 주문역시 8개에서 16개로 늘었다.
전투시 나의 몸을 유지하기 위한 회복과 보호마법 2개를 제외하고 14개를 사용가능하다.
20억의 본신마력과 근원의 길잡이의 20억의 마력을 합한 40억의 마력을 마왕의 마도구 2개를 총동원하여 최대 14중첩하면 560억의 마력을 낼 수 있다.
과거 320억의 최대 마력에서 560억으로 증가한 것이다.
물론 몸이 그 마력을 견디지 못해 순간적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11써클의 마도서에서 신력과 마력을 동시에 사용가능한 마도를 얻었고 다음은 연구 중이다.
지식을 얻는다고 단숨에 숙련되는 꿈같은 일 따위는 없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최상급 주신을 압도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하면 창조신에게서도 도망을 갈 수 있다. 이런 비관적인 생각은 관두자.’
정말 전과 같은 소멸을 각오한 전투 같은 것은 질색이다.
카르마의 계약과 그 놈의 정이 문제다.
‘하급 창조신 상대의 단판승부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에휴-! 아직도 멀었다.’
직접 겪어보니 아직도 어마어마한 힘의 격차다.
11서클이 되어 급증한 능력에 부은 간이 확 쪼그라든 느낌이다.
‘그냥 가늘고 길게 살자.’
가볍게 방어마법과 회복마법을 걸고 시작한다.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 자신을 돌아보니 과거와 현재가 같도다.”
이걸로 어느 정도는 한 번에 죽는 경우는 없다.
그럼 마력을 증가한다.
“은혜는 잊고 원한은 새기노라.”
자동적으로 회복마법과 중복 영창이 되어 마력이 폭증하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의 나는 일시적이지만 마력 560억의 나는 최고위 주신급의 마도신이다.
몸이 지나친 마력에 삐걱거리는 느낌과 과도한 마력이 주는 황홀감이 겹친다.
주변을 돌아보니 순도는 극히 나쁘지만 마력과 정기가 넘치는 최고위급 마신성(魔神星)답게 끝없이 흑마도사인 나에게 힘을 준다.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이곳은 흑마도사에게는 절호의 전장이다. 역시 이곳을 선택하기를 정말 잘했다. 마력의 소모도 적고 회복도 빠르다. 그런 나에게 저 정도 적은 적도 아니다. ‘
더구나 이번에는 용병까지 동원되어 대마신급 마신이 2명에 최고위급 주신이 2명이다.
그들이 방패 역활을 충실해 해줄 것이다.
그럼 나는 후방에서 마음대로 마법만 난사하면 된다.
어디에도 패배할 요소는 없다.
“더 폴리모프 오브 기간테스 로드(the polymorph of Gigantes lord)-!”
영창에 따라 나의 몸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쿠쿵-! 쿠쿵-! 쿵-! 쿵
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심장의 고동소리가 울린다.
심장이 붉은 피를 허공에 쏟아내며 허공에 혈관과 뼈가 점차 들어났다.
인간모양의 터무니없이 거대한 뼈가 구성되고 거기에 피와 근육이 덮여간다.
과거처럼 마력이 모자라서 내 육체를 일대 일로 변환할 필요도 없다.
대신족의 생체갑옷처럼 만들어내 거기에 동화할 뿐이다.
초거대한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 끝없이 마력이 소모되지만 말이다.
또 거신족의 본체가 타격을 입어도 나는 얼마든지 피해를 안 입을 수 있다.
동화를 해제하면 그만이다.
이미 폴리모프라고 할 수 없지만 아직은 나의 육체를 기반으로 하기에 폴리모프다.
완전한 11서클이 되면 이것은 또 다시 진화할 것이다.
그런데 언제 대마신이 된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에게 완전한 마기와 정기를 받아, 완벽하게 흡수할 정도로 수련할지 걱정이다.
지금도 가능은 한데 나의 약한 육체에서 소실되는 마기가 많아, 미룬 상태다.
쿠쿠쿵-! 꽈드득-!
대지에 내려선 거대한 두 다리의 발아래에 산맥이 무너지고 이 거대한 마신성의 초대륙이 갈라질듯 진동한다.
300억의 마력과 ‘경계’의 정기로 과거 구성했을 때 신장이 1,000km였다.
560억의 마력과 최고위급의 마신성의 마력과 정기로 만들어낸 신장은 2,000km를 초과한다.
이미 대신족의 최고위 주신과 비교될만한 거체에 동화한다.
눈앞이 점멸하고 나의 시야가 높아졌다.
모든 것이 너무나 작고 가소롭게 느껴진다.
이 자신감이 넘치는 육체가 바로 거신족이며 지금 나의 육체 것이다.
크게 숨을 쉬며 몸을 일으킨다.
우르르릉!
숨소리가 천둥과 같고 대지를 딛고 일어선 다리는 이미 별과 같다.
대기권은 이미 자신의 발아래에 있고 자신의 상체는 검은 우주공간에 떠서 신족과 마신족, 절대자들의 행성 방어선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너무나 작고 나약해 보인다.
아마 나의 공격의 여파도 견딜 수 없으리라.
양손을 크게 벌려 그들을 나의 전면에서 날리듯 치웠다.
기분 내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마력소모가 막대하여 11써클이자 560억의 마력을 가진 나조차 유지는 10분정도다.
찢어져라 눈을 부릅뜨며 피하는 그들을 잠시 보다가 외친다.
"신력개방-! ‘차원천라(次元天羅)’"
위이잉이잉잉!
초거대화한 나의 등에 나의 차원의 주신임을 증명하는 13쌍의 날개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날개가 끝없이 펼쳐지며 우주공간을 자신의 영역에 집어넣는다.
거신족의 주신이 되어 발산하는 권능의 범위는 1,000km가 아니다.
정확히 천배인 100만km인 것이다.
육체만으로 신의 반열에 오른 전 우주 최강의 육체생명체 다운 권능의 범위다.
마신족과 신족이 그 날개에 날려지는 것이 느껴지지만 이 정도에 죽을 약자들은 없다.
모든 별들을 덮을 것 같은 신력의 날개가 태양계를 감싸고 대신족의 주신까지 영향권에 넣었다.
대신족의 거체와 파괴력으로 획일화된 신력으로는 나의 차원의 공간이동을 능가할 수 없다.
단숨에 그의 공간이동을 제어했다.
“끼아아악-!”
대신족의 주신이 나의 차원천라(次元天羅)로 묶인 틈을 타 대마신들과 최고위 주신들이 정신없이 공격을 가하자 비명만을 지른다.
영역이 1,000km인 본래대로라면 나도 저 장소에서 소멸을 각오하고 싸워야 하지만 거신족으로 변한 상태에서 주신으로 변해 영역을 천배로 확산한 지금은 아니다.
원래 마도사는 아군의 후방지원과 원거리 공격이지 저번처럼 막나가는 싸움은 전혀 아닌 것이다.
능력이 부족하니 몸으로 때우는 그런 흉악한 상황은 영원히 안녕이다.
11서클이 되어 마력과 신력의 조화가 되니 이런 것도 가능하고 전투가 이리 쉽다.
역시 그의 도움은 확실하다.
이제까지 반발하는 마력과 신력을 안정화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덕분에 전력을 써보지는 못하고 언제나 목숨을 건 전투의 연속이었다.
그것을 그가 준 11써클 마도서가 깔끔하게 정리해 준 것이다.
기꺼워하며 초거대 주신살의 창을 소환해 쥔다.
저번에 만들었던 것을 늘어난 마력에 맞추어 틈틈이 만들어 논 것이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전투 중에 만든 것 보다는 백배 났다.
길이 2,000km의 초거대 주신살의 창이 태양의 신력까지 포함하여 타오른다.
그걸 11개의 마력의 원에 연결하여 투사할 준비를 한다.
물론 헤라에게 받은 ‘주신살’의 권능까지 얹어주었다.
560억의 마력에 주신살의 3배의 피해 강요면 단숨에 1,680억의 피해를 준다.
어떤 주신이라도 즉살인 것이다.
대신족의 주신이라도 5할인 280억의 피해가 더 들어가 총 840억의 피해를 강요한다.
절로 자신감 넘치는 호통이 터져 나왔다.
“이제 끝장이다.”
정말 모처럼 자신감 있고 편한 전투인 것이다.
웃음이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막 던지려는 순간 불길한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이대로 진행하면 죽는다고 ‘전투예지’가 맹렬히 경고해왔다.
내 전투가 이렇게 쉬울 리가 없다는 것도 불안감을 한몫 돕고 있다.
황급히 대신족의 최고위 주신의 상황을 살핀다.
나의 ‘차원천라(次元天羅)’에 공간이동을 봉쇄당하고 난타당하고 있다.
생체장갑도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고 비명만 지르는 것이 반격의 기세도 없다.
초거대 주신살의 창으로 결정타만 먹이면 끝이다.
그런데 갈수록 섬뜩한 것이 장난이 아니다.
혹시 모르니 이것도 걸어서 던져야겠다.
“나의 일격은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를 가는 길을 연다.”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공격하는 권능을 동원하자 불안감이 약간 가신다.
그런데 아직도 소름이 멈추지 않는다.
대신족의 주신에게서 섬뜩한 감각이 밀려온다.
그러나 거신족의 주신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없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서 몸의 감각을 최대한 긴장시킨 상태에서 560억의 전 증폭 마력과 이 육체만으로는 우주 최강의 종족의 힘을 모아, 전력으로 투척했다.
쿵-!
높게 들어 올려 힘차게 전력으로 내딛는 발에 대륙이 뒤흔들린다.
그리고 자신감이 다시 살아난다.
온몸의 근육이 물결처럼 흔들리며 응축되고 최대한의 힘을 뽑아낸다.
창을 잡은 팔의 근육이 풍선처럼 부풀며 수축한다.
13쌍의 빛의 날개가 최대한 권능을 발산하며 대신족의 주신에게 공간이동의 문을 연다.
“크오오-! ‘거신족 주신의 필살의 일격(Deathblow of Gigantes God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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