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00화 (11/2,000)

제 100화

4권

그 모습을 보고 주신과 마신의 허탈한 웃음이 들린다.

나 역시 그 엄청난 신력의 발동에 입이 벌려졌다.

그런데 갑자기 내 뒤쪽에 마기의 유동이 강하게 느껴진다.

퍼억-! 꿀꺽-!

“크헉-! 왁-! 삼켰다!”

선금으로 제시한 마신의 정기와 마기 1방울을 삼켜버렸다.

어떤 새끼가 손으로 내 뒤통수를 쳤고 머리가 앞으로 튕겨지며 입을 열고 있던 상태라서 그대로 삼켜버렸다.

마신이 제시한 카르마의 계약서가 빛을 발한다.

계약의 성립을 알리는 소리다.

“멈춰-! 이건 사기다. 누구냐-!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이냐-! 카르마의 계약 중간에 타인이 개입을 하다니? 그건 주신이라도 불가능하단 말이다!”

나의 마음속의 비명과는 다르게 카르마의 계약서가 장엄한 빛을 발한다.

“계약을 승인한다. 고귀하고 위대한 흑마도사의 무모한 용기를 치하한다.”

“이런 젠장-! 원래 그런 말은 안 붙잖아-! 계약종료만 선언하지 왜 무모한 용기를 치하해.”

나의 비명과 같은 절규 속에서 카르마의 계약서가 사라진다.

정말 난리가 났다.

창조신에게까지 올라가서 다시 저런 말이 붙을 정도면 빼도 박도 못한다.

마신과 주신이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마신의 정기와 마기를 바탕으로 드디어 11개의 서클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브 위로 찬란한 11개의 빛의 원이 굉음을 내며 회전한다.

정기가 모자라서 일시적인 11서클이다.

그것도 일반적인 11서클이 가능한 20억도 아닌 10억 미만이다.

‘어떤 놈들이 각성을 하면 신체가 바뀌고 완전히 회복된다는데 에너지 불변의 법칙은 어디다 약으로 팔아먹었냐? 갑자기 인간이 신되면 누가 신력을 줄 건데? ‘

힘을 담는 그릇이 커지는 것이지 따로 채워야 한다.

11서클이 되어 마력이 급속도로 회복되고는 있지만 11서클의 마법도 만든 것이 없고 아까의 ‘거신족 신의 필살의 일격(Deathblow of Gigantes God)’의 열화버전도 마력부족으로 발동불가능이다.

저 사기꾼 주신과의 카르마 계약처럼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

극악한 마신에게도 충성을 받는 영원히 군림하는 마신과의 카르마 계약의 부정적 적용이면 다시 ‘극악’이 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또 누구에게나 공격받고 노림을 받는 비참한 인생이 보인다.

그것을 어떤 놈이 내 뒤통수를 쳐서 이 계약을 하게 만들었다.

“하아! 정말 미치겠다. 그런 미친 짓까지 했는데 이제는 바닥까지 박박 긁어야 하나. 어떤 놈인지 두고 보자.”

정말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할 것 같다.

마탑에 나의 의지를 연결한다.

‘차원의 교황들이여, 차원의 성녀와 전쟁신의 성녀여.’

이제는 이 아기들 손이라도 빌려야할 상황이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다.

몇 달 전에 쓸모없다고 봉인하려던 상대에게 도움을 받아야 되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조용하고 따듯한 나의 마탑의 전경이 보인다.

정말 빨리 저기로 돌아가야 하는데 말이다.

‘…….’

취소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왜 모두 벗고 있지?

영체인 영령들까지 영체 옷까지 모두 벗은 상태다.

30만에 가까운 젊은 여성들이 나체로 거리를 다니고 있다.

그리고 여러 곳에서 그 알몸으로 영령 둘과 한명이 조를 짜서 수련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입으라고 다시 명령한 적이 없다.

마탑 내에서 전쟁을 벌인 대가로 봉인을 하려다 벗기라 했고 그 다음에 입으라 한 적이 없다.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차원의 교황과 성녀뿐이다.

‘설마 저거 힘으로 입지 못하게 하고 영령까지 전원 벗긴 건가?’

눈앞에서는 대신족의 주신이 신력포를 쏘려하고 마탑에 연결된 내 의식은 돌발 상황에 어질 거린다.

‘젠장-! 지금 그게 문제냐. 알몸으로 지내든 말든 조용하게만 있어라.’

이 정도의 사태에 흔들리기에는 나의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나의 의지가 차원의 교황과 성녀, 전쟁신의 성녀에게 전해지자 그녀들이 무릎을 꿇는 것이 보인다.

한없이 경건한 얼굴로 쳐다보는 그녀들에게 겨우 입을 떼어 말했다.

‘너희들의 권능을 내게 부여하라.’

주신 체면에 이제 성녀와 교황에게 손을 내민다.

신이 신성력을 성녀와 교황에게 내리는 것처럼 그들의 권능도 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금 이 바닥까지 긁고 있는 상황에 필요한 것은 전쟁신의 성녀의 권능인 ‘전장공유’와 차원의 교황의 ‘확률예측’, 차원의 성녀가 보내주는 ‘신력통합’ 뿐이다.

그런데 저 ‘확률예측’이 대신족의 주신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으니 나의 ‘전투예지’로 보완을 해도 아슬아슬하다.

과연 현자의 영령이다.

내가 보낸 정보를 기반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였다.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황제영령이 ‘심상확인’과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전 성녀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녀들의 경건한 찬가가 우주수로 빨려 들어간다.

그 우주수의 신력을 차원의 성녀가 수습하여 나에게 바친다.

나의 모든 신력이 단숨에 차오른다.

지금 저기 모여 있는 5만에 가까운 성녀와 신녀의 신력통합은 100억을 초과한다.

나의 13쌍의 날개가 완전히 차원의 신력으로 바뀌어 빛으로 일렁인다.

그리고 전쟁신의 성녀가 황급히 자신의 ‘전장공유’의 권능을 발한다.

차원의 신이자 전쟁의 신인 나에게 신도로 귀의한 20만의 영령의 모든 전투기술과 권능이 나에게 귀속된다.

‘마치 수없는 수련을 영구히 반복한 초인 중의 달인이 된 느낌이다.’

손끝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하나까지 마음대로 움직인다.

그리고 회색의 현자의 고유권능인 ‘확률예측’이 나에게 새로운 시야를 제공한다.

대신족의 주신의 신력포의 궤도와 위력, 막는 방법이 눈앞에 떠오른다.

나의 직접 전투경험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거의 정확하다.

‘무운을! 우리들의 신이시여.’

성녀와 교황의 간절한 응원이 들린다.

겨우 100억의 신력과 10억의 마력으로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아니다.

내가 보낸 정보만으로도 그 정도는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라면 막는 것은 가능하다.

차원의 신의 신성은 2배 이상의 출력을 보장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주신이지만 흑마도사다.

너의 ‘신멸’의 영향 따위는 안 받는다.

달려들기만 아는 맹수 따위에게 죽으면 마도사로서 웃음거리다.

‘이제 저들을 봉인시키기는 글렀군. 여주신들에게 본신신력을 단계별이 아닌 일시불로 받았으면 결과가 달라지려나? 아니, 그래도 상황이 변하지 않는군. 어차피 ‘차원개벽(次元開闢)’도 대신족의 최고위 주신에게는 1단계 신격하락 뿐이야.

그래보았자 처참하게 밀려.’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신족의 주신의 신력포를 향하여 달려든다.

아무래도 만신창이 이상이 될 것 같다.

‘도대체 어떤 놈이 내 뒤통수를 쳤는지 몰라도 나중에 가만히 안 놔둔다.’

꽈르르릉-!

신력의 파동의 굉음이 울린다.

총신력 200억의 대신족의 주신의 신력포가 빛을 발하며 주신과 마신에게 공격을 가한다.

주신과 마신은 합격기를 유지하며 그 것을 쳐다보고 있다.

‘올바른 판단이다.’

지금 상태의 주신과 마신으로는 일반 공격으로는 대신족의 최고위의 주신에게 필살의 타격을 줄 수 없다.

신력포의 궤도를 벗어나거나 몸으로 버티다가 일격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클레쉬 플래닛(Clash Planet).”

9개의 마력의 원이 찬란히 빛난다.

일시적인 11서클이지만 그 마력의 운용과 발동속도는 비교할 수 없다.

웅-! 웅-!

암석행성을 10개를 일시에 소환해 신력포의 궤도를 가로 막았다.

지금 마력으로 가능한 모든 행성소환이다.

이것 다음에는 마법은 없다.

꽈드드득-! 퍼어엉-!

일반신력 50억이 아니면 파괴할 수 없는 행성들이 종이처럼 뚫리며 폭발한다.

‘파괴될 생성은 모두 8개다. 하나, 둘, 셋, 넷…… 여덟!’

꽈르르릉-!

정확히 8개의 행성이 대신족의 주신의 신력포에 관통당해 폭발했다.

‘확률예측과 전투예지의 조합은 양호하다. 다만 마력은 이것으로 완전 소모 되었다. 남은 것은 별 2개와 본신신력 25억, 예비신력 75억인가? 대신족 최고위 주신 상대로는 어림도 없군.’

별 2개를 나의 마법과 차원의 권능으로 극소화시켜 몸 안에 수납한다.

이제 정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마법이나 차원의 권능의 제어가 풀리면 이 별들은 내 몸 안에서 본래의 모습을 가지게 된다.

한마디로 내가 처형한 마왕처럼 터진 풍선 꼴이 난다는 뜻이다.

‘외부에 유지할 마력도 없다.

오직 나의 몸의 육체를 대가로 마력을 짜낸다. ‘

별의 부서진 잔해와 폭발이 잠시 대신족의 주신을 시야를 가릴 때 주신과 마신의 합격기를 조사한다.

조사결과가 단숨에 나왔다.

현자의 확률예측과 나의 전투경험이 이 합격기의 정체를 알려준다.

“처형권능?”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소리다.

주신과 마신도 그 소리에 당황하며 합격기를 쳐다본다.

“이거 ‘태초의 새벽’인데?”

“처형권능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이거 정말 헛웃음이 나온다.

여기서 그의 흔적을 보게 될 줄 몰랐다.

그의 취미 중 하나다.

남이 보면 기적이라 불리는 권능들을 만들면서 본래의 용도 외에 완전히 다른 기능을 붙여 그 기능을 극한대로 저하시켜 아무에게나 던져준다.

그리고 본래의 기능을 밝힌 자는 상위의 존재로 이끈다.

밝히지 못한 자는 외면할 뿐이다.

저것도 그런 것과 같다.

“최고위 이상의 주신과 마신이 승부가 나지 않을 정도로 서로 비등할 때 최종결판을 내게 하기 위한 권능입니다. 정식명칭은 ‘무능한 자들의 단두대’입니다.”

“뭐-! 설마 이것이?”

“이게 그가 만드신 것이라고?”

주신과 마신의 얼굴빛이 변한다.

영겁의 세월을 살면서 많이 보아왔을 것이다.

창조신격에 도달한 주신과 마신왕에 도전하는 대마신이 영겁의 세월을 승부하는 장면을 말이다.

창조신의 자격의 인증은 별 따위로 정하지 않는다.

오직 마신왕에 도전할만한 마신과 존재를 건 승부에서 이겨야만 한다.

그러나 이미 과거, 현재, 미래에 각인될 정도로 강자들이 쉽게 질 리 없다.

결국 영겁의 세월을 싸우며 서로의 우열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지금 그 휘하의 창조신은 항상 부족하다.

그리고 우주를 관리하는 것이 마신왕이나 창조신이든 그는 관여하지 않는다.

단지 우주를 발전시키고 강하게 만들 존재면 된다.

그가 만든 카르마의 법칙보다 더한 냉철한 존재인 것이다.

그 영겁의 싸움이 지겹고 비효율적이라며 만든 것이 이 권능이란다.

이 권능이 발동되면 승부는 순간에 난다.

만일 못 내면 둘 다 소멸한다.

상대를 이기지 못한 무능한 자의 오명을 쓴 채로 전 우주에 각인되어서 말이다.

운이 좋은지 나쁜지 용병으로 간 전쟁터에서 단 한번 본적이 있다.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최상급의 주신과 마신이 싸운 것이다.

용병까지 동원하는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해도 승부가 나지 않자 최후의 선택이 이것이었다.

결과?

둘 다 소멸했다.

이 권능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순간적인 승부를 내지 못한 것이다.

최고위의 주신과 마신이 단 한순간에 허망하게 소멸하는 것을 보며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그것도 무능한 자들에 대한 마신왕의 커다란 비웃음소리와 창조신의 분노의 외침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두 절대자에 의해 영원히 말소를 우주에서 당했다.

이들은 먼 변방에 있어 모를 뿐이다.

“꿀꺽-! 어째 강제적으로 익히게 하더니 이런 것이었어.”

“이런 것이 있으면서 왜 이렇게 숨겨두었지.”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