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1화
4권
여주신들은 편하게 각자 소파에 비스듬하게 기대며 대화하기 시작한다.
“그래-! 난 가난해서 동굴 속에 신전 만들고 살았다. 나무도 적고 땅도 안 파지는 혹한에서 어떻게 화려한 주신전을 지어? 신도들도 살기가 힘들어 조금만 방심하면 팍팍 죽어 나가는데? 그래서 이런 사치스런 것을 보고도 감동 같은 것은 안 해! 살아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그래서 네가 기본 범용신전을 만드는 것을 반대를 한 거라고-! 그게 개집이지! 더구나 왜 확장과 신설을 반대하는데?”
“낭비야! 모범을 보여야지. 집은 먹고 자는 것만 이상만 없으면 돼! 그리고 개집이라니? 내 신계에서는 가장 부유한 신이 지었던 가장 화려한 신전이었다고-! 모두 범용신전을 보고 얼마나 부러워했는데?”
“너의 가난한 신계에서나 그렇지. 이건 다른 신계의 중상급신의 단체숙소만도 못해. 하여간 어떻게든 보완해!”
“너희들도 저렴하고 효율적이라고 좋아했잖아-!”
“그런 이야기를 왜 지금 와서 해!”
“비교되니 하는 소리잖아!”
“비교 안하면 되잖아. 여기 못 들어오게 하면 해결돼-!”
“그걸 말이라고 해! 나 신전 안 고쳐주면 이제 더 이상 내년에 정기배정 증가는 못해줘-! 아니 반으로 확 깎아 버릴 거야-!”
“너무하잖아! 지금도 단독신전이 부족해 난리란 말이야. 우리 신계에 이런 대신전이 들어설 공간 따위는 없어.”
“몰라-! 알아서 해-!”
이제 서로에게 삿대질까지 하는 여주신들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건 남신이 1명에 여신이 8명이니 아무도 자신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마치 온천에서 휴식을 즐기는 분위기다.
하긴 의식을 치르며 못 본 것 없이 다 본 처지이기는 하다.
그래도 남신인데 경계심은 없고 나와 눈을 마주칠 때마다 찡긋거리면서 유혹의 시선을 보내온다,
품에 안긴 기절한 헤라를 안고서 깨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일어서 소파에 앉았다.
헤라가 계속 나의 신력을 흡수하며 경련하는 것을 보니 보충되기까지 의식을 찾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아다만티움의 주신전의 정기라면 곧 완료될 것이다.
그런 나와 헤라의 모습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주신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탁자와 다과를 소환했다.
눈앞에 음료와 과일, 과자들이 나타나자 잠시 아쉬운 듯 쳐다보다 각자 먹고 마시기 시작한다.
‘헌신 서약(Vow of Devotion)’의 의식을 수행하며 막대한 신력과 체력을 소모하여 일정량의 음식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다.
헤라도 의식은 없지만 음식의 향기를 느꼈는지 입맛을 다신다.
음료를 입으로 마시고 가볍게 그녀의 입으로 흘려 넣자 정신없이 마시고 몇 번을 반복하자 겨우 만족한 표정으로 등을 젖힌다.
나도 음식이 필요하여 그녀의 등을 왼손으로 잡아서 살짝 그녀의 등을 탁자에 기대고 하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으며 쳐다본 헤라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완벽한 이목구비와 빛으로 일렁이는 금발머리 탄력이 넘치는 둥근 가슴과 가는 허리를 가졌다.
그리고 몸의 봉인을 풀자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엉덩이와 길어진 다리까지 예술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가슴에 붙은 황금장식구가 흔들리며 유혹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각 여주신들이 뚫어져라 보고 있는 시점이기에 참을 뿐이다.
“그리고 차원의 주신님? 혹시 이 봉인구에 관심이 있나요?”
그런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한 여주신이 다가온다.
그리고 마치 보라는 듯이 크게 흔들리는 가슴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헤라의 옆에 앉아서 가슴의 봉인구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무척이나 풀고 싶은 얼굴이다.
“그랑조아가 젖을 아직 못 떼었을 때는 많이 보았는데 여기 와서는 본적이 없는데.”
눈이 반짝이며 나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헤라가 싫어하니 그만하시죠.”
“풋-! 나중에는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을 싫어해서요. 본인 말로는 자기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만을 보고 구분하는 것이 싫다고 하던데.”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헤라의 봉인구를 놓고 자신의 가슴과 팔로 나의 목을 감아온다.
“그랑라하는 이제 자연스럽게 회복하라고 그만두고 나와 어때요?”
뜨거운 숨을 나의 귀에 집어넣으며 자신의 가슴을 나의 오른쪽 어깨에 살짝 올리며 유혹한다.
여기에 살짝 오른손을 뻗어서 나의 허리를 살짝 어루만지며 웃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새인가 자신의 왼손으로 나의 손을 잡고 있었다.
‘이 여주신들 모두 취한 것처럼 정기에 흥분상태다.’
그 장면을 보는 여주신들이 모두 말리지는 않고 각자 눈이 빛나면서 쳐다보고 있다.
이미 얼굴은 흥분으로 빨개진 상태고 다만 엄청난 자제심으로 단체로 덤비지는 않는 것 같다.
‘여주신들이 정기에 이렇게 민감한 줄은 정말 몰랐다.’
하긴 정신체중의 최고인 주신에 속하는 그녀들이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옆에 여주신이 자발적으로 입을 맞추어온다.
쪼오오옥-! 쪼옥-!
신의 정의 교환이 아닌 단지 남녀의 키스다.
그 모습에 다른 여주신들보다 큰 몸을 가진 여주신이 한탄한다.
“하아아. 이거 정말 나중에 서로 어떻게 보려고 이러는지. 읍-!”
“읍-! 으읍-!”
“그냥 너도 하면 되잖아. 호호호홋!”
“바보가-! 정신들 차려-! 아윽-!”
덩치가 큰 여주신이 다른 여주신들의 정의 주입을 뿌리치고 호통을 치려했지만 다시 얼굴을 잡혀 신력이 부어진다.
그래도 조금 멀쩡해 보이는 여주신 중 한명이 나의 앞으로 이동하더니 탁자에 앉아 헤라의 머리를 자신의 허벅지에 올리고 편히 자세를 취하게 했다.
가만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랑라하와 우리가 얼마가 힘들어 했는지 아나요?”
“……”
나의 대답은 필요가 없는지 넋두리 같은 소리만 한다.
“남주신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지. 주신의 힘은 제한되어서 못쓰지. 너구리같은 신계 주신은 일은 안하고 잔머리만 돌리지. 무식한 태초의 투신들은 툭하면 죽어 재생하느라 신력만 낭비하지.”
분명하다.
이 여주신들 분명 모두 정기에 취한 상태다.
눈이 반쯤 풀려서 자신의 평소 하고 싶은 일만 하려하고 있다.
“과거의 몸으로는 잘 싸울 수 없다며 스스로 봉인하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불쌍한 헤라! 흐흑-! 흑-!”
앞의 여신이 이제는 눈물조차 보이며 그대로 자신의 가슴으로 헤라의 얼굴을 덮고 울기 시작한다.
갑자기 덮친 여주신의 몸에 헤라가 숨이 막힌 듯 팔다리를 버둥거려도 오히려 더욱 꽉 껴안으며 울기 시작한다.
‘아주 가지가지 한다. 나도 큰일 났다.’
옆의 여주신들이 눈을 흘기며 헤라에게 향한다.
“응-! 꺄하-! 봉인도 풀렸네. 나 꼭 이 가슴 직접 보고 싶었다니까. 정말 위대한 가슴이라니까!”
“아니! 제일 먼저 우리 차원의 주신님부터.
그래야 힘내서 우리까지 차례가 오지.”
“맞아-! 탄생의 권능을 가진 헤라의 축복의 모유입니다.”
“권능은 잠재력의 강화와 개발-! 체력과 힘의 강화는 덤입니다.
“호호호홋-! 이 축복의 모유로 최고위 신들을 몇이나 길렀다고 얼마나 자랑하는지.”
“그랑조아도 아직 젖을 못 땐 눈치이더라. 하긴 힘에 대한 욕망이 누구보다도 강한 아이니까. 남신아이는 조금만 크면 징그럽다고 안 먹이더니 여신아이는 얼마나 귀여워하는지.”
자신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정말 정기의 흡수가 끝나고 나서가 두렵다.
몸 내부에서 활활 타오르는 욕망을 무시하고 음료수를 마시고 말을 이었다.
“그랑라하가 회복되는 때까지는 여기서 머물게 하겠습니다. 나머지 신력은 별이 하나씩 완성되고 받지요.”
나의 평안한 어조에 일순 곤혹스러워하는 여주신들이 나와 그랑라하를 쳐다볼 뿐이다.
서로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말을 이었다.
“화 안내시나요?”
“전혀 아닙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주신분들과 잠깐 꿈같은 상황을 겪었으니 오히려 영광입니다.”
나머지 본신 신력 35억을 이상 없이 받을 때까지 잘 모셔야 될 상황이다.
‘남자의 자존심? 그게 어디의 누가 가지고 있는데? 그런 객기를 부린 놈들은 모두 전쟁터에서 죽고 덤으로 주위 인원까지 끌어들여 죽이더라. 특히 어린 마왕들과 부모주신 잘 만나 처음부터 최고위 신인 도련님들이 극성이었다. 몇 번 죽을 위기를 겪은 다음부터 내 앞에서 그딴 소리하는 놈은 먼저 박살내고 다녔다. ‘
더구나 방금 헤라로부터 ‘주신살’의 권능까지 배울 수 있었다.
다른 여주신들에게 어떤 다른 권능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오래간만에 확실하게 남는 장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