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법에서나 쓰이는 용어라? 하긴 마법사들은 케스팅 타임이라는 말을 쓰고는 하지. 다리운이 가끔은 핵심을 찝는단 말이지. 자아, 이젠 옮겨 보자. 시간이 없으니까 말야.
"어찌됐든 시간이 없어. 그 딜레이 타임이라는 게 끝나기 이전에 전투를 진행 해야 하거든? 순백의 기사단 수를 한번 줄여야 해. 당장에 출정 준비를 하게나. 그리고 전령을 보내 오크로드와 오크주술사 쓰랄에게 와달라고 해줘. 그리고 스승님도 마찬가지! 다 이유가 있어서니 불러주게나."
음? 의문을 느끼는 표정의 첼로스다.
"오크들을 부르는 거 까지야 이해를 하지만, 첼로스님도 불러도 되겠습니까? 영지의 방비가 확실히 되야 할텐데요."
"괜찮다네. 모두가 다 필요가 있어서니 어서 조치를 취해주게나. 나도 잠시 쉬고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이제 막 오후이니 행군을 한다 해도 문제는 없을 거야."
"알겠습니다!"
좋아. 부관 다리운은 시킨데로 잘 해줄거다.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
곧 벌어질 전투. 그 한번을 제대로 마무리져야만 일을 진행 할 수 있을 거다.
*****
행군은 빨랐다. 그리고 적의 요충지가 아닌 애매모호한 곳으로 진격이 시작됐다. 전략적 요충지와 충돌은 하지도 않고 이상한 곳으로 가기 시작한거다. 카오딘 공작령의 외진 곳. 그곳을 향해 진격이 시작 된 거다. 그에 대한 이유는 하나.
신에게 들은 바가 있어 그러하다는 설명 뿐. 어떻게 보면 광신도적인 명령이지만 로우드의 명령이기에 수하들 모두가 따랐다.
"기동!"
"알겠습니다."
80여기의 가디언 포가 거대한 몸체를 스르르 움직이며 속도를 더한다. 카오딘 공작령의 외딴 성. 그 한 곳에 온 이유는 하나.
"수, 순백의 기사단!"
놀라서 소리치는 병사들. 로우드와 함께 순백의 기사단이 태어나는 모습을 보았기에 저러는 것이리라. 겁먹은 병사들을 탓할 필요는 없다. 오러 마스터인 로우드 조차도 거리낌이 느껴지는 존재가 순백의 기사단인데 보통 병사들을 오죽하겠는가. 그저 묵묵히 명령을 내릴 뿐이다.
'저들의 숫자는 이제 고작해야 400.'
남은 순백의 기사단 수다. 하지만 400이라 하더라도 그 전력은 전보다 강해졌다 볼 수도 있다. 같은 순백의 기사단의 피를 본 기사단이기에 전보다 강한 순백의 기사단이기 때문이다.
악마적인 아니 악마의 힘을 사용해서 태어난 존재는 그만큼이나 사기적인 거다.
그리고 사기적인 것에는 같은 사기로 대응을 해야 겠지?
"가디언 포! 준비!"
위이이이잉.
가디언 포들 전부가 자신의 포신을 성 하나에 맞춘다. 오차는 없다. 그만큼 정확하게 맞추었으니까.
"하아..."
한 숨이 나온다. 저 안에 천이 넘는 왕국민들이 살고 있다. 전쟁이 진행되고 순백의 기사단이 숨어 있음에도 그 사실을 모르고 그대로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왕국민들이 말이다.
하지만 자신은 앞으로를 위해 단 한번 비정한 명령을 내려야 한다.
'고르렘 신이여.'
그대를 믿습니다만. 지금 내려야 할 이 명령은 너무도 잔인하군요.
하지만,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해야겠지요. 뜸을 들이던 로우드. 그가 명령을 내린다.
"... 발사."
로우드의 명령.
고오오오오--
마치 기사가 기를 모으듯 대기의 마나를 빨아들이는 가디언 포들. 수십의 가디언 포가 한번에 발동되기에 마나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이이이잉. 모였다. 그 모든 마나가! 대기의 모든 마나를 빨아들여 마나 공진상태를 만들곤 그대로 모여든 거다. 80여 대의 가디언 포가 보여주는 위용은 그만큼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때가 됐다.
퍼어어어엉. 펑.
--------------- 먹먹함? 멍함?
그 뭐라 표현하기 힘든 폭발음. 그 거대한 폭발음이 이곳에 있는 모든이들의 귀에 가득 찼다.
순간 번쩍하며 빛을 내뿜는 가디언 포의 표적이 된 작은 성!
반짝임 뒤에 남은 것은? 그 무엇도 없었다.
성이 마치 모래가 바람에 흩어지듯 사라져 버렸다.
천명의 목숨. 그리고 그 안에 있을 수백의 순백의 기사단이 사라진.
"어?"
아니다. 젠장할.
"저게 뭐야!"
단 하나, 하나가 꿈틀대듯 살아 있었다. 이 거대한 폭발에서 순백의 기사 하나가 살아남은 거다.
'젠장.'
한번에 해결 될 거라 보았는데 결국 나서야 했다.
'이게 신이 말하던 한번의 위협일까? 모르겠군.'
지이이잉.
검을 뽑아들어 오러를 씌운다.
"스트렝스. 헤이스트. 윈드 업. 익스텐션."
몸을 강화하고.
"인첸티드 웨폰!"
검을 다시 한번 강화한다. 오러와 마나의 조합이란 기묘한 힘이 씌워진 로우드의 검.
그리고 여기에 다시 한번 힘을 더 한다.
이곳에는 전에 힘을 합쳤던 오크로드도 오크주술사도 없기에 자신이 나서야 하기에 모든 힘을 다한느 거다.
"그대의 금력으로 세상을 밝히길...."
작은 진언. 하지만 신탁안의 신에게서 세계의 일면을 알았기에 사용 할 수 있는 힘. 비록 소모용 힘이지만 그를 더한다.
신력. 마력. 오러. 세상을 구성하는 힘이라 불려지는 3가지의 힘. 그 모든 것을 동시에 사용해서 불어 넣은 검. 드워프 프레핸드가 만든 검임에도 위태위태하게 보이는 것은 검에 씌인 힘이 어마 어마하기에 그런 것이리라.
그때. 살아남아 꿈틀거리던 순백의 기사단이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춘다.
1미터. 2미터. 아니 3미터?
어느덧 5미터! 오우거보다도 더욱 거대한 크기라니!
"그어어어어!"
하. 말도 할 수 있는 거냐.
가디언 포도 아직 딜레이가 남아있다. 다시 한번 사용하기엔 너무 과열 돼있는 거다. 가디언 포가 안되면 다른 거라도 해야하지 않겟나?
"오러 화살! 스승님 저들을 지휘해주세요! 전에 오크 로드를 쓰러트렸던 그 작전데로 갑니다. 혹시 모르니 가디언 포도 준비해 주세요!"
부츠에 내장 된 점프 마법까지도 활용해서 입체적으로 공격했던 그 방법을 다시 쓰려 하는 거다.
"알았네. 몸 보전하도록 하게나!"
"갑니다!"
발을 놀려 거대한 순백의 기사 아니 순백의 괴물을 향해 간다.
아이러니한 새끼. 피를 머금어 태어남에 어찌 순수를 표현하는 순백의 색을 가지고 있는 거냐? 거대해 졌음에도 티끌하나 없는 유려한 갑옷의 선이 로우드의 복잡한 심경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죽. 어. 라."
말을 익힌 건가? 그 사이에? 태어나선 안 될 괴물이 태어났구나.
쉬이이익.
로우드의 검이 대기를 가른다.
퍼석.
로우드의 거대한 힘에 그대로 가루가 되는 순백의 괴물.
"어?"
생각보다 쉽잖아. 그만큼 내가 사용한 힘이 강한건가.
"그어어!"
녀석의 고통스러운 외침. 그 뒤 녀석만의 이적이 발동했다.
스스슷. 가루가 되어 흩어졌던 녀석의 몸이 다시 돌아온 거다.
"젠장할! 괴물새끼!"
그래. 그렇게 쉬울 리가 없었던 거다. 한순간이나마 쉽게 생각한 게 민망할 정도다.
"어디 놀아보자고?"
쉬이익. 쉭.
쉼 없이 순백의 기사의 몸을 가르는 로우드.
스슷.
그리고 갈수록 재생이 빨라지는 순백의 괴물.
"젠장할!"
그때다. 뒤에서 다리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구운!"
오러 화살 준비 완료인가? 아니 그 이전에 오러 화살이 먹히긴 할까?
"오러 화살 날리도록 해! 그리고 가디언 포를 준비해! 준비 되자마자 쏴버렷!"
위험한 명령이다. 순백의 기사단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가 누군가? 로우드다.
그런데, 가디언 포의 포를 날리라고? 아무리 그가 오러 마스터라 할지라도 죽을지도 모른다.
"안돼!"
이렐리안의 외침이 들려온다.
"명령이야! 알아서 몸을 뺄테니까 날리도록 하라고!"
어거지. 억지. 그 무엇이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만, 그리하지 않고서는 저녀석을 죽일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오러, 신력, 마나 이 세가지 힘이 합쳐져 공격했는데도 재생하는게 저 괴물이다.
군주의 시간 220편 - 마지막에 가까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