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흐아아아아압! 스트렝스. 헤이스트. 윈드 업."
남은 오러를 쥐어짠다. 보조마법을 건다. 부족해진 오러에 약해진 전투력을 마법을 발동해 조금이라도 보조하는 거다. 묘기를 부리다 떨어진 속도가 재차 빨라진다.
순백의 기사단과 남은 거리는 약 200미터.
거리가 떨어졌다 해서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다.
"쓰읍."
숨을 들이쉰다. 활의 활대에 화살을 건다. 몸에 있는 오러를 화살에 불어 넣는다.
하나. 팔을타고 활로 오러가 이어진다.
둘. 활에서 이어진 오러가 조금씩 화살로 이어진다. 이내 더해지는 속도!
셋. 불어넣어진 오러! 불타오르는 듯 형태를 이룬 오러! 오러 마스터가 돼야 만들 수 있는 폭발형 오러 화살!
"하압. 가라!"
불어진 숨. 그보다 더 빠르게 쏘아지는 화살.
피이이잉.
쏘아진 화살 뒤에 갈라진 공기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 뒤를 따라 속도를 더하는 로우드.
그들과의 거리 180미터.
콰과과과광. 쾅.
이어지는 폭음. 쏘아진 화살이 폭발하며 사방에 파편이 비산한다.
"군주시여!"
그에 맞춰 뒤에서 들려오는 부관 다리운의 목소리.
"오러 화살 준비!"
자신의 기사단에게 마지막 힘을 쥐어짤 명령을 내리고서는 자신은 계속해서 화살을 날린다. 준비시간이 오래 걸리는 폭발형 화살이 아니다. 여느 기사단과 마찬가지인 오러의 화살이다.
하지만 이 화살도 보통의 파괴력을 가진 건 아니다. 누가 뭐래 오러가 씌여 있으니까!
내가 준비가 되었으니 기사단들도 준비가 됐을 거다.
"발사!"
쉬시시식. 쉭.
순식간에 쏘아진 오러의 다발들. 용케도 로우드를 피해가는 것은 레인저 기사단의 강함에 대한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다섯? 아니 일곱?
오러 화살에 맞은 순백의 기사단 중 일곱이 당한 듯 하다. 남은 수가 말해주니까.
그리고 그만큼 순백의 기사들은 빨라졌다. 아군의 피를 빨아들여 더욱 강해졌으니까!
'인간같지도 않은 새끼들.'
뒤에서 다리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10명 외에 전부 탈진입니다!"
레인저 기사단은 여기까지다. 로우드야 오러 마스터여서 전력이 남은 거지 나머지는 아직 오러 익스퍼트다. 한계까지 힘을 뽑아냈기에 여기까지 쫓아 올 수 있었던 거다.
녀석들과 남은 거리는 50미터.
'마지막 힘을 더해야 한다.'
오러? 이미 삼분지 이 이상이 사라졌다. 남은 3분의 1은 하체에 불어 넣어 속도를 유지한다.
그리고 남은 방법은? 마법. 자신은 마법사.
오크로드를 상대하기위해 익혀두었던 마법! 전쟁에서야 사용될 줄은 몰랐던 대인용 마법을 사용한다!
"블레스트! 블레스트! 블레스트!"
쏘아져 나가는 마법들. 마법사에게 메모라이즈는 당연한 것이기에 로우드도 준비가 되어있다.
나아간다. 3발의 블레스트가! 마법사로서 로우드가 모든 마나를 불어 넣은 마법이!
레이저 줄기와도 같은 작은 붉은 색 줄기 세 개!
퍽.
퍼벅. 퍽.
그대로 맞은 3명의 순백의 기사단. 쓰러진다.
순백의 기사단 치고는 쉽게 죽어간다. 하지만 그만큼 남은 것들은 빨라진다.
"하아. 하아."
죽여야 해. 죽여야 한다.
귀족파의 불쌍한 병사들을 위해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몰라도 용맹스럽게 혹은 멍청스러울 정도로 전진한 불쌍한 평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저들을 죽여야 한다. 하나라도 줄여야만 된단 말이다.
남은 거리 20미터. 여기까지가 놈들과 줄어들 수 있는 거리의 한계.
"흐아아아아아아!"
마지막 힘을 쥐어짜 검에 오러를 불어 넣는다.
단 한 방. 거기까지가 최대한 낼 수 있는 힘.
마법. 오러. 그 자체 모든 것을 섞은 나의 검. 만들어진다. 로우드의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평생의 경험과 깨달음이 녹아든 파괴의 정화.
불타오르는 로우드의 검.
"죽. 어. 라!"
쉬이익.
가로로 길게 검을 베는 로우드.
공간이 갈린다. 뒤틀린다. 마법과 검술의 결합이 낳은 미친 파괴력.
지키고 싶다는 그 마음.
잘못된 것. 악마같은 행동을 하는 그들을 징벌하고 싶다는 그 순수한 마음이 로우드의 힘을 한 차원 도약시킨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폭발음? 없었다.
다만. 남은 적은 순백의 기사단 둘. 단 둘.
로우드의 깨달음이 낳은 파괴에 15의 순백의 기사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일인이 낳은 광경이라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파괴력.
하지만 정작 이런 광경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만족을 하지 못한다.
"제, 젠장."
둘이나 남았으니까.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왜 아니 그럴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으니 이런 것은 당연하다.
'신탁을 꼭 받아야겠어..'
그래야만 이 괴이한 상황을 해결 할 수 있을테니까.
마지막 생각을 끝으로 로우드는 몸을 뉘였다. 모든 힘이 빠져버렸기에 더 이상 몸을 지탱할 힘이 없는 거다.
"군주!"
뒤에서 들려오는 다리운의 목소리. 그가 뒤처리를 해줄거라 믿으며 로우드는 눈을 감았다.
지금은. 잠시지만 휴식이 필요했다.
챕터 10. 기부. 그리고 신탁.
눈이 뜨였다. 지금 떠야만 할 것처럼. 그리고 자신의 곁에는 언제나 자신의 옆을 지키는 그녀가 함께 였다.
걱정스러움이 가득한 눈. 그에 대한 사랑을 한 가득 안고서 로우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로우드."
이렐리안이다. 자신의 호위기사이자 사랑하는 여인.
"으으음..."
정신은 들었다. 하지만 목소리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 몸에 모든 힘이 사라진 듯 힘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힘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녀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불식시킬 수 있다.
오러 연공법? 연공법을 돌리려면 안전한 곳에 있어야한다. 그녀는 기사이니 알아듣지 않을까?
'오러를 돌리자.'
그녀를 믿고 오러 연공법을 돌린다. 어? 그런데?
몸 안에 오러가 단 한줌도 없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지친 와중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뜬다.
그때다.
쪼오옥.
"로우드. 스피든이 말해줬어. 지금은 마나 고갈과 오러 고갈이 한번에 와서 힘이 하나도 없을거야. 며칠 있으면 괜찮아 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쉬어. 한번에 2가지의 고갈이 오는 건 원래 힘든 일이라니까. 전후 뒤처리는 부관 다리운이 잘 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그런건가. 마나고갈과 오러고갈이라. 현생에 들어서는 마나와 오러 두 개 모두가 고갈이 온 적이 없었는데 조금은 당황스럽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만 쉬면 된다 했으니 괜찮은 거겠지.
조금은 안심하고 눈을 감는다.
온몸에 힘이 없는 와중에도 이렐리안 그녀의 마음이 전해진다.
'행복하군..'
매일 같이 시달리면서도 이런 여인이 자신의 옆에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은 행복한 놈일런지도 모른다.
로우드가 정신을 차리고 며칠 후.
"쓰으읍. 후우. 쓰읍."
반복되는 큰 호흡. 오러 연공법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스피든의 말대로 온 몸의 고갈 상태는 며칠이 지나 자연스럽게 고쳐지기 시작했다. 오러와 마나가 자신의 자리를 찾아왔다는 듯이 조금씩 몸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조금씩 돌아오는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연공법을 돌리며 힘을 쏟는 로우드다. 오러 연공법이 끝나면 마나 연공법을 돌려 마나도 다 채울거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자신은 이렐리안과 함께 자신의 영지로 돌아갈 거다. 신탁을 받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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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갈 상태를 완전히 해결한 로우드는 신탁을 위해 영지로 가겠다 말했다. 우른에서부터 스피든까지 모든 이들은 신탁이 꼭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자연스레 보내줬다. 로우드가 없는 동안의 방비는 부관 다리운이 맡을 거다.
군주의 시간 216편 - 기부. 그리고 신탁.